상큼 발랄 내 몸 사용법 - 체중계 위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는 운동 루틴 탐탐 3
신지은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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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마음과 아름다운 몸은 모든 사람의 바람이다. 살아가면서 가장 바탕이 되고,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다. 건강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살을 빼려는 사람도, 살을 찌우는 사람도 건강을 위해서다.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몸은 실체를 들여다보면 동의어나 다름없다. 또 건강은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포함한다.

‘어떻게 하면 살이 빠져 보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키가 더 커 보이고 몸매가 좋아 보일 수 있을까?’ 이 두 가지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목적이다. 눈에 보이는 외적인 것에 집중하는 말이다. 그래서 무리한 식단을 강행하며 굶기도 하고, 무작정 몸을 움직이다 금세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식의 다이어트로는 살을 뺄 수 없다. 혹시 살이 빠지더라도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금세 요요가 오고 만다. 이렇게 두세 번을 거듭하면 실패로 인한 자존감에 큰 해가 되고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상큼 발랄 내 몸 사용법』의 저자 비타민신지니(신지은)는 필라테스와 요가를 통해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는 훈련을 한다. 누군가에게 날씬하고 예뻐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 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 역시 무리한 다이어트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경험을 한 뒤, 운동을 통해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나 점수를 받기 위함이 아닌, 오로지 '나만을 위한 운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성공 비결이다.

저자는 진짜 나를 위한 운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스스로 다이어트 하는 이유를 되돌아보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마인드셋’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작정 “다이어트를 시작해야지” “살을 빼야지”가 아니라, 왜 살을 빼야만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다이어트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무리 없이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이 책은 운동 전 마인드셋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원하는 몸으로 디자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식단보다 식습관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봄으로써 더 아름다운 몸과 건강한 마음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저자가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을 이야기하고,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 역시 잊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내 몸을 들여다보고, 나를 위한 목표를 설정한 뒤 마음가짐을 다잡고, 운동을 생활 속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무리하게 힘들이지 않고도 평생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다이어트 과정에서 겪었던 실수와 몸소 얻은 노하우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체중 감량만을 목표로 하는 다이어트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운동과 식습관으로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음 다잡기부터 식단, 기초운동, 응용동작, 기구 사용 운동법, 일상 속 운동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지만 어렵거나 힘든 동작은 없다. 일반인들이 모두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것들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마음 다잡기다. 다이어트 이유부터 방법까지 마인드셋이 기초이자 바탕이 돼야 운동을 통해 올바른 다이어트도 가능하다. 운동은 세수와 양치, 식사처럼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하며, 절대 압박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운동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생활 속 일부로 자리 잡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에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운동 루틴을 알려주는 것으로 특히 유명한 저자는 이 책에서도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 동작들을 소개한다.

어떻게 운동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따라 하루에 한 동작씩 2주 동안만 진행해보면 성공에 자신감이 생기리라 독자는 믿는다. 일부러 시간을 내거나 힘을 들이지 않아도 실생활에서 간편하게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지만 꼭 필요한 동작들이니 매일매일 따라 하다 보면 저절로 건강한 운동 습관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을 통해 내 몸을 들여다보고, 나를 위한 목표를 설정한 뒤 마음가짐을 다잡고, 운동을 생활 속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무리하게 힘들이지 않고도 평생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다이어트(건강한 몸)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7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꼭 마음에 담아두고 실천을 거듭해 습관화하면 원하는 목표 달성에 쉽게 다가설 것이다.

① 편식하지 말자.

② 짜게 먹지 말자.

③ 최대한 천천히 먹자.

④ 과식은 하지 말자.

⑤ 제때 먹자.

⑥ 먹고 나서 바로 눕거나 엎드리지 말자.

⑦ 운동하자.



저자 : 비타민신지니(신지은)

요가·필라테스 강사. 7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비타민신지니’ 채널에서 사람들이 운동의 즐거움을 느끼며, 다이어트를 통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건강한 운동을 추구하며,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 노하우를 소개한다.

어릴 때는 무용으로 현재는 필라테스로, 인생의 반 이상을 운동과 함께했다.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 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필라테스, 다이어트 체형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로움바디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비타민신지니 톡톡’이라는 다이어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다이어트를 전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움직이고,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저서로 《비타 파워 다이어트》 《하루 15분 커플 홈트》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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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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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놀라운 발전을 이룬 물질 문명의 혜택을 온몸으로 받으며 살아간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덜 힘들고, 더 즐거운 것들을 경험하고 발전시킨다. 태어날 때부터 의무적으로 문명의 발전을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회 시스템은 인간의 각종 노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이루어져 있다. 농사도, 고기잡이도, 최첨단 디지털 기기도 모두 인간의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수확을 거두도록 설계돼 있다. 이 시스템의 혜택을 받으려면 갈수록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이겨야 가능하다.

살아가는 한 불특정 다수와 늘 경쟁 관계에 있어 불안하고 스트레스 가 많을 수밖에 없다. 속도마저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자칫 나태하거나 한눈 팔다가는 낙오하기 십상이다. 화려하고 놀라운 물질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생활이 모든 면에서 예전에 비해 말할 것도 없이 나아졌다. 그러나 이런 문명을 누리고 풍요롭게 사는데도 왜 늘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허전하고 불안한 것일까? 또 삶의 기준(가치)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것일까? 등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살아야 한다. 시원하고 쉬운 답이 없는 질문들이다. 때문에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한 현대 사회에서 삶의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할 때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이 질문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하게 되는 의문이다. 따라서 답도 스스로 구해야 한다. 구하지 못할 경우 방황할 수 있고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낙오가 불가피하다. 간혹 경험을 통해 스스로 찾아내거나 좋은 선생을 만나서 답에 가까이 갈 방향을 잡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에서 답을 구한다. 특히 인류의 지혜가 담긴 고전을 펼치는 사람이 많다.

사실 우리가 '고전'이라고 일컫는 많은 책에선 지혜를 구하거나 영감을 주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책뿐만 아니다. 삶의 각 분야에서 실제 고전이나 '전형(典型)'으로 일컬어지는 것들은 모두 그렇다. 다만 책에 담아서 후세에 남겨 놓기 때문에(가장 쉬운 방법이므로) '책을 찾는다'는 말로 대체될 뿐이다. 고전에는 각종 의문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고, 힘든 삶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영감도 받을 수 있다. 이 책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에는 저자 장재형이 임의 선정한 고전 28편의 내용과 설명, 연관되는 책의 이름이 많이 쓰여 있다. 바쁜 현대인에게 시간을 절약하게 해준다. 물론 힘들고 어려운 삶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실타래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에는 28편의 고전 문학 작품이 나온다. 우리가 한 번쯤 접해본 『데미안』, 『어린 왕자』, 『달과 6펜스』, 『오즈의 마법사』, 『여자의 일생』,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부터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좁은 문』, 『지상의 양식』, 『구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가 지금껏 살면서 품어 왔던 인생의 질문들과 관련 있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작품 속 주인공과 함께 질문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행복을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진정한 나로 사는 방법은 무엇인지, 삶이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살면서 부딪히는 질문에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성공한 많은 이가 고전을 즐겨 읽는다는 것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고전에 옛 성인들의 지혜가 녹아 있고 이를 통해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고전을 읽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속 SNS에 넘쳐나는 짧은 글에만 익숙해져 긴 글을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요즘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도 진정한 삶의 변화를 원하고, 진심으로 인생에서 추구할 가치를 찾고 싶다면, 나답게 행복해지고 싶다면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특히 무의미한 시간이 반복되는 복제의 삶을 벗어나길 원한다면 말이다. 다만 저자의 임의 선정이라고는 하지만 서양의 고전만 28개가 선정, 게재돼 아쉬움이 남는다.

 


 

오랜 세월을 통해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고전에 우리가 찾는 답이 들어있다. 고전은 긴 세월 퇴색되지 않고 버틴 인류의 근육이며 신경 체계이다. 고전은 삶에 기쁨을 쏟아 주는 위대한 이야기다. 사무엘 바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저자는 인생이 기다림이며 끊임없는 기다림 속에 찾아오는 인생의 공허를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이야기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통해서는 파멸 당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는 강인한 의지와 함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것이 인간의 운명임을 들려준다. 고전에 담긴 내용과 저자의 통찰을 읽다 보면 어느 새 내면의 가치를 깨닫고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그동안 현실의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다면, 이제는 고전 문학을 찾아 읽어 보는 것도 변화를 꿈꾸는 사람으로서는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한 가지 정해진 해결책이 아닌, 자신만의 창조성에서 나온 가치와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이끌어 줄 것이다. 한 권 한 권 읽다 보면 자연히 행복이라는 나만의 정원이 풍성해질 것이다.

 


 

모두 6장으로 구성돼 있는 이 책의 각 장엔 연관이 있는 주제어로 묶여 있다. 첫 번째 챕터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에서는 데미안(자아), 오즈의 마법사(여행), 장 폴 사르트르의 말(독서), 달과 6펜스(예술), 네루다의 우편배달부(감수성)를 다룬다. 두 번째 챕터 '우리는 사랑으로 산다'에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사랑), 어린왕자(타자), 좁은 문(슬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연인)가 나온다.

또 세 번째 챕터 '단 한번뿐인 삶, 욕망하라'에서는 위대한 개츠비(열정), 연금술사(꿈), 지상의 양식(욕망), 그리스인 조르바(자유), 파우스트(방황), 네 번째 챕터 '살아있음이 곧 기적이다'에서는 노인과 바다(의지), 인간의 대지(기적), 구토(선택),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가 제시된다. 다섯번째 챕터, '내 삶의 의미를 묻다'에서는 변신(고독),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시련), 안네의 일기(절망), 마지막 잎새(희망), 이반 일리치의 죽음(죽음)이, 마지막 챕터 '행복해지고 싶을 땐'에서는 싯다르타(지혜), 고도를 기다리며(기다림), 여자의 일상(운),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우정), 대성당(관계)이 각각 저자의 사유가 곁들여져 있다. 독자들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해도 좋고, 필요할 때 연관 주제어별로 찾아 일부분만 읽어도 되도록 독자 편의 입장에서 쓰였다.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연금술사』에서 ‘연금술’이란 값싼 금속을 값비싼 황금으로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찾아 보물 같은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 여정에서 우리가 찾는 보물은 먼 나라의 피라미드가 아니라, 가까운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내 마음이 가는 곳에 나의 보물이 있다.(p.104)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다시 말해 인간은 태어난 날(birth)부터 죽는 날(death)까지 좋든 싫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choice)해야만 한다. 우리는 매 순간 홀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수많은 가능성과 선택사항을 눈앞에 두고 고민에 휩싸여 이리저리 떠밀려 다닌다.(p.155)

 

저자 : 장재형

 

원목 주방용품 업체 ‘장수코리아’의 대표다. 인문학과 자기계발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다. 한 달에 책을 50여 권 넘게 읽는 독서가이며 애서가이자 서평가이기도 하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장작가의 고잉비욘드 인문학살롱’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인문학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고전 문학, 동ㆍ서양철학, 그리고 역사에서부터 서양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끊임없이 읽고 지적 탐구한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주는 것들》이다. 저서로는 《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등이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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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1세, 현역 의사입니다 - 은퇴를 모르는 장수 의사의 45가지 건강 습관
다나카 요시오 지음, 홍성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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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온 지도 꽤 됐다. 독자의 기억으로는 대략 20년 가까이 된 듯싶다. 지난 2011년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2009년 출생아 기준으로 80.5세다. 40년 전보다 평균 수명이 약 18년 늘었다. 다른 나라에 이 같은 예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미 언론은 의학 기술의 발달로 100세 이상 인구가 머지않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2011년 훨씬 이전부터 100세 시대란 용어가 사용돼 왔다.

아마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김으로써 100세 시대란 말은 언론계에서 먼저 사용한 게 아닌가 한다. 지금은 보통명사화 돼 정부의 각종 지표상의 기준도 더 늘려 잡을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 65세를 기준으로 한 고령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자 건강보험, 국민연금 기준 등도 올려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주장도 제기된다. 청장년 일자리가 줄어들자 정년 나이를 앞당겨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책이 자리도 잡기 전에 이번엔 노인 대책이 제기되자 정책 당국이 우왕좌왕하는 형국이 됐다.



2012년 나와 공전의 히트를 쳤던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노령 인구 대책을 세워야 할 정부 당국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장수는 인간의 본능이다. 다만 질병이나 1인 가족의 급증 등 변화하는 사회 시스템의 속도를 당국의 정책이 따라가지 못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경우 노인들은 대책 없이 사회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질병과 가난 등이 겹칠 경우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노인 자살률도 올라간다. 양극화되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수명마저도 양극화로 간다면 사회 불안 요소로 작용할 우려도 크다. 사회적 문제점만 제외한다면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은 같을 것이다. 더욱이 예전에 비해 경제적, 민주적 발전이 화려하게 꽃 피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수는 미덕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축복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을 따라갈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장수 역시 매일 관리를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갈 뿐이다. 개인의 노력으로 말이다. 이 중에서 실제 100세를 넘기는 사람이 자주 나타난다. 더욱이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생활을 지속하고 있으면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그들의 건강법에 주목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비법이라도 알아내고 싶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100세를 넘긴(1920년 생)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철학)가 책도 쓰고 TV 인터뷰에도 등장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화제가 됐다. 예상보다 건강한 모습에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장수 가능성의 본보기를 보여줘 삶의 의지도 북돋아 주었다고 시청자들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고 한다. 일본도 101세의 현역 의사가 있다. 이 책 『나는 101세, 현역 의사입니다』의 저자 다나카 요시오다. 그는 지금도 환자를 매일 진찰한다고 한다. 스마트폰도 즐기고 활력 있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일본 의사가 책을 통해 자신의 '건강 습관 45가지'를 펴냈다.



책에 따르면 그는 햇볕에 보기 좋게 그을린 피부, 시종일관 밝게 웃는 얼굴, 의사 가운을 걸치고 다소 느리지만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로 병원을 오간다. 그가 백 살 넘은 노인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지금까지도 병원에서 매일 오전 환자들을 진료하는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두터운 안경을 꺼내 쓰고 직접 컴퓨터를 두드려가며 환자 한 명 한 명을 돌본다. 오전 진료를 마치면 집으로 돌아가 점심을 차려 먹는다. 매끼 손수 준비하는 식사는 잡곡밥과 채소, 생선이나 고기 등 단백질 위주로 구성된다. 오후에는 반드시 산책을 나간다. 나이 들수록 하체 근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얕은 오르막이 있는 산책길을 선택하여 천천히 완주하고 온다. 산책을 마치면 따뜻한 차 한잔을 즐기며 스마트폰으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눈다. 멋진 풍경, 재밌는 동영상을 나누며 수다를 떤다.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말년을 보내는 사람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101세 현역 의사’는 매우 희망적이고 바람직한 롤모델이다. 끝까지 내 일을 하고 내 발로 걷고 내 사람들과 소소한 기쁨을 나누며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120세까지 사는 시대라 해도 두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45가지 건강 비결은 너무나 쉽고 간단(?)하다. 아침에 일어나 하체 체조하기, 과일과 야채로 만든 주스 마시기, 매일 15분 이상 햇빛을 쬐며 30분 이상 걷기, 과자를 먹지 않고 발효식품 챙겨 먹기, 스트레스 즐기기 등 활동법ㆍ식사법ㆍ마음 관리법으로 이루어진 장수 비법은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것들이다. 독자들 역시 얼마든지 저자처럼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얘기로 희망을 준다.

100세 시대가 회자되고 있지만 정작 백년 넘게 사는 삶을 반기는 이들은 많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나빠지는 건강 탓에, 몸도 마음도 아프고 돈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중년 이상의 독자들에게 맞지 않는 건강 상식을 짚어준다.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중년 이후의 건강 관리는 젊은이들의 그것과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성인병 예방을 위해 육류 섭취를 제한하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한다. 인체에 필요한 아홉 가지 아미노산과 혈청 알부민은 동물성 단백질에 많이 포함되어 있고, 동물성 단백질이 면역력을 높이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여 뇌졸중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이가 많을수록 육류를 반드시 섭취해야 하고, 본인도 매일 적당한 양의 고기를 먹어 왔다고 말한다.



탄수화물에 대한 생각도 좀 다르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탄수화물을 아예 먹지 않는 다이어트 비법이 유행하고 있는데, 당질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오히려 근육이 줄어들어 건강을 해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어드는데, 여기에 탄수화물 섭취까지 막으면 우리 몸이 근육을 분해해 아미노산을 당으로 바꾸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근육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근육 저하는 사람이 활동하기 어렵게 만들고, 낙상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고령자에게 더 치명적이다. 저자는 장수하는 고령자 중에서 밥을 먹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걸 강조하며 본인도 매끼 현미, 백미, 국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또한 4050의 운동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몸이 좋아질 거라는 단순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떨어지는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운동을 하면 체내 활성산소가 증가하여 세포와 조직이 손상된다. 한편 심박수가 급히 올라가면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어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자기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적절히 해야 한다. 이때 적당히 중력에 저항하는 운동을 해야 뼈가 단단해지고 골다공증도 예방할 수 있다. 저자는 매일 30분 이상 걷기를 지속하되 얕은 경사로가 있는 코스를 선택하여 중력에 저항하는 운동을 해왔다고 밝힌다. 독자가 판단컨대 쉽지 않다.



저자 : 다나카 요시오(田中 旨夫)

79년째 의사로 일하고 있는 104세 의사. 아직도 현역 의사로 일하며 주5일 환자를 진료하고 스마트폰으로 채팅도 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101세에 출간한 이 책에서 그는 백 살을 넘긴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비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1918년 대만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으로 건너갔다. 의사인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1943년 쇼와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내과 의사가 되었다. 오키나와에서 42년간 아카미치클리닉(あかみちクリニック) 원장으로 환자들을 진료했으며, 현재는 대만의 여성·아동협회 클리닉(臺灣正生婦幼聯 CLINIC)에서 일하고 있다.

역자 : 홍성민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교토 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를 수료하였다.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죽기 전까지 걷고 싶다면 스쿼트를 하라》 《곤도 마리에 정리의 힘》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최고의 휴식》 《치매 부모를 이해하는 14가지 방법》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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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비밀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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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의 총량(지구 대기권 내)을 지금까지 살다 간 인구 수로 나누어 혹시 2000년 전의 조상이 내쉰 날숨의 일부를 내가 들이마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은 일반인들이 하기 어렵다. 지구의 공기가 대기권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수천 년 전의 공기가 그대로 있으리라고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의 저자 샘 킨은 극히 희박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생각한다. 그의 글솜씨가 단순히 많이 써서 잘 쓰는 게 아닌 것 같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점에 착안, 내가 지금 호흡하고 있는 공기의 일부가 카이사르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 내쉰 공기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주장을 유쾌하고 거슬리지 않게 풀어내는 솜씨는 '대단한 작가'라는 찬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저자가 공기에 주목하는 순간부터 공기는 한 권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책’과 같았다.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의 저자 샘 킨은 이 책에서 공기에 얽힌 기묘하고도 흥미진진한 과학과 때로는 비극적이고 때로는 익살맞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입담으로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책에서 저자는 산소를 이용해 대담한 강도 짓을 벌인 도둑의 발자취를 따라가는가 하면, 의학 역사상 처음으로 가스 마취제를 도입한 수술 장면을 보여준다. 또 증기 기관이 수증기를 내뿜으며 산업 혁명을 추동한 경이로운 역사와 핵실험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능 기체가 대기를 오염시킨 비극적인 사건을 마치 영화처럼 설명한다.

 


 

저자의 이 같은 생각과 글솜씨는 이미 앞서 언급한 『사라진 스푼』에서 증명된 바 있다. 그는 『사라진~』에서 금, 규소, 텅스텐, 탄소를 비롯해 주기율표에 나오는 모든 원소들을 일일이 추적하면서, 이 원소들이 역사, 경제, 신화, 전쟁, 예술, 의학과 과학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냄으로써 놀라움으로 벌어진 독자들의 입이 닫히기도 전에 이 책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을 발간함으로써 글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보여준다. 『사라진~』에서 저자는 아침을 먹으면서 수은에 관한 옛날 일을 떠올리다가 주기율표의 모든 원소는 각자 나름의 흥미롭고 기묘하고 섬뜩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즉시 원소에 관련된 발견과 발명, 과학 이론, 역사, 그리고 과학자들에 관한 흥미진진한 일화를 썼다. 그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나 교과용 지도서에는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주기율표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읽다보면 누구나 주기율표를 즐길 수 있도록 이야기를 끌어냈다. 그가 이번에는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에서 한 모금의 숨결에 담긴 경이로운 공기의 이야기를 통해 숨에 관한 일반적인 생각을 단번에 바꿔놓는다.

 


 

TV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교수가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우리가 실제로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까?’ 이것은 바꿔 말하면 이순신 장군이 내쉬어 대기 중에 퍼진 공기 분자가 얼마만큼 우리 폐 속에 들어올까 하는 질문이다. 저자 샘 킨은 이와 비슷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의 네 번째 책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의 문을 연다. 로마 황제 카이사르가 “브루투스, 너마저”를 외치며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우리가 들이마실 수 있을까? 놀랍게도 우리는 매번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카이사르의 숨결 일부를 마시고 있고, 이것은 이순신 장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때 역사적 인물의 폐 속에서 춤추던 분자들이 그토록 먼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 이 순간 우리의 폐 속에서 춤추고 있다는 상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렇다면 더욱 과감한 생각을 할 수도 있을까? 우리가 머금은 한 모금의 공기에는 역사적 인물이 죽어가며 내쉰 마지막 숨뿐 아니라, 지구와 인류의 역사가 도래한 이래 나타난 온갖 종류의 기체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독자의 턱없이 부족한 과학 지식 때문인지 생각은 해보지만 가늠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책에서 아인슈타인이 안전한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분투한 이야기와 핵실험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능 기체가 대기를 오염시킨 비극적인 사건을 마치 영화처럼 생생하게 풀어낸다. 역사상 획기적 사건들에서 나타난 온갖 종류의 기체는 여전히 우리 폐 속을 오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인류의 이야기는 곧 기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지구의 대기가 생겨난 과정을 살펴보며 그에 얽힌 기묘하고도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머릿속에서 마치 영상처럼 떠오르게 한다. 저자가 들려주는 대기의 대서사시는 이산화황과 황화수소 유독 가스로 들끓는 대기부터 시작해서, 오늘날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질소 중심의 대기를 거쳐, 언뜻 생각하기에 생명의 필수 요소로 보이지만 한때 대학살을 불러왔던 산소 중심의 대기로 마무리된다. 저자의 풍부한 비유와 친절한 설명을 따라 공기의 발자취를 좇아가다 보면, 마치 인류가 수백만 년 동안 지난한 과정을 거쳐 진화했듯이 오늘날의 공기 또한 꾸준한 변화 속에서 형성되는 유동적인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과학적 사실을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역사적 인물들의 흥미진진한 일화와 버무려 먹기 좋게 탈바꿈시킨다. 가령 유독 가스 대기에 관한 내용은 화산 폭발로 순식간에 기체로 변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괴짜 노인의 일화를 통해 스릴 넘치게 풀어낸다. 또 질소의 과학적 사실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화학 반응법을 발명한 동시에 섬뜩한 독가스 무기를 만든 화학자 프리츠 하버의 이야기와 연결시켜 과학을 어려워하는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준다.

 


 

이 책에서 공기 자체에 주목한 저자의 시선은 이제 공기와 인간의 관계로 향한다. 저자는 의학·화학·공학 분야를 넘나들며 인류가 삶을 개선하기 위해 기체를 활용해온 방식을 낱낱이 파헤친다. 의학 역사상 최초로 가스 마취제를 성공적으로 시연한 불운한 사업가 호러스 웰스와 사기꾼 윌리엄 모턴부터, 아내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증기 기관을 개선해 산업 혁명을 추동했던 엔지니어 제임스 와트, 다이너마이트 발명으로 얻은 ‘죽음의 상인’이라는 악명을 떨쳐내기 위해 노벨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 그리고 열기구를 만들어 인류가 중력의 밧줄을 끊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이루게 한 몽골피에 형제까지. 기체는 인류가 질병과 근력과 중력이라는 타고난 한계를 극복하여 현대 문명을 건설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주었다.

저자는 이 밖에도 큰 주제를 다루는 각 장 사이사이에 ‘못다 한 이야기’라는 짤막한 에피소드를 수록해놓았는데, 이것은 각 장에서 다룬 주제와 개념을 더 확장한 이야기로서 책에서 결코 놓치면 안 될 매력적인 요소로 가득차 있다. 가령 방귀를 ‘활용’해 나이트클럽 물랭루주에서 큰돈을 거머쥔 르 페토만의 일화는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방귀의 ‘쓰임’을 일러주며 우리를 미소 짓게 하고, 각종 철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지 않아 발생한 스코틀랜드의 테이 다리 참사 이야기는 기체를 알맞게 사용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독자로서는 저자의 생각(발상)의 자유로움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앞서 공기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본 저자 이번에는 반대로 인간이 공기를 어떻게 변모시켰는지도 들여다본다. 책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간은 대기의 조성을 뚜렷하게 변화시켰다. 바로 핵무기를 통해서였다. 미 군부는 1945년 이래 핵실험을 수백 차례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방사성 원자들이 지구상 모든 곳에 촘촘히 뿌려지며 대기의 조성을 변화시켰다. 당시에 실시된 핵실험은 공기 중의 방사성 탄소-14의 양을 약 두 배로 늘렸고, 그 결과로 우리는 이전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졌다. 이것은 생존과 결부된 문제이고 아직도 여러 방식으로 방사성 낙진의 후유증이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공기의 현대사는 단순히 흥밋거리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과 밀접히 연결된 주제이다. 전 지구에 미치는 거대담론으로서 부각돼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자는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아는 것 같다. 인류 현대사와 관련하여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깃거리에 주목한다. 그중에서 아인슈타인의 '안전한 냉장고'는 다른 냉장고 제조회사가 저렴한 프레온(염화불화탄소)을 냉매로 사용하게 되면서 시장화에 실패했다고 한다. 지금은 잘 알려져 있듯이 프레온에는 오존층에 구멍을 뚫는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인류가 아인슈타인-실라르드의 냉장고에 투자했더라면 장기적으로 많은 문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당연히 설득력을 갖는다.

 


 

저자 : 샘 킨(SAM KEAN)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DISAPPEARING SPOON』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THE VIOLINIST’S THUMB』 『뇌과학자들THE TALE OF THE DUELING NEUROSURGEONS』『배스터드 브리게이드THE BASTARD BRIGADE』 『얼음송곳 의사THE ICEPICK SURGEON』의 저자. 미국 워싱턴 D.C.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물리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뉴욕 타임스 매거진NEW YORK TIMES MAGAZINE〉 〈슬레이트SLATE〉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에 글을 썼다. 미국과학작가협회 특별상(2009)을 수상했다.

『사라진 스푼』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 아마존 ‘사이언스 TOP 10 BOOKS’에 꼽혔고,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최고의 책’, 미국 아마존 ‘올해의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에디터스 픽’에 선정되었다. 『뇌과학자들』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와 함께 PEN/E.O. 윌슨 문학적 과학 작품상과 AAAS/SUBARU SB&F상 후보로 지명되었고, 미국 아마존 ‘올해의 책’, A.V. 클럽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으며, 굿리드 초이스상 비문학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샘 킨의 네 번째 책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또한 미국 아마존 ‘베스트 논픽션’과 〈가디언〉 ‘최고의 과학책’에 선정되었다.

 

역자 : 이충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교양 과학도서의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로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대한출판문화협회) 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사라진 스푼』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뇌과학자들』 『잠의 사생활』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 『경영의 모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진화심리학』 『원소의 이름』 『돈의 물리학』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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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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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일반인보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발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읽은 이유는 독자가 호랑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강한 자의 상징처럼 예부터 우리에게 인식돼온 동물이다. 특히 산이 많은 한반도 지형상 호랑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에서 많은 호랑이가 살았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렸을 때는 '울면 호랑이가 밤에 와서 잡아먹는다'는 말에 울음을 그칠 정도로 무서운 동물로, 조금 커서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동물로 배워 알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호랑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학교를 졸업할 무렵이었다. 한국 호랑이는 멸종됐다는 말을 TV를 통해 들었을 때였다. 그때 나와 한국 호랑이의 멸종을 말한 분이 학자(대학 교수)였고, 그 말은 사실로 받아들였다. 멸종 시기도 밝혔는데 일제 강점기였다고 말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독자의 머릿속엔 호랑이의 '멸종'과 '시기'만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이후 우리 호랑이는 일제 때 남획했기 때문이라고 막연하게 추측으로 자리잡았던 것 같다.

호랑이를 직접 본 것은 동물원이었고, 시베리아산인가 인도산인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외국의 호랑이를 데려다 놓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한국 호랑이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였다. 마스코트가 호랑이(호돌이)였기 때문이다. 잠시 한국 호랑이는 멸종됐는데 왜 갑자기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썼을까, '강한 나라'로 인식되고 싶어 그렇게 정한 것인가? 하는 정도의 의혹만 지닌 채 지나왔다. 매체의 발달로 각 매체에서 호랑이, 특히 한국 호랑이와 시베리아 호랑이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것도 보고 간혹 책으로도 읽은 적이 있어 한국 호랑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됐다.



이 책이 한국 호랑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저자가 오랜 기간 조사하고 자료를 찾아 쓴 것을 알았다. 저자는 자연과 환경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온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 작가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 ‘조선 호랑이 멸종사의 불편한 진실’을 담았다. 작가가 된 이후, 호랑이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상권 저자는 그간 강한 민족의식 때문에 호랑이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음을 되새기며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로 이 책을 펴냈다고 밝힌다. 호랑이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호랑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한 그가 밝힌 조선 호랑이 멸종사의 ‘불편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책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에서 1만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1위는 바로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단군신화부터 평창올림픽 마스코트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일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얼이 담긴 상징이자 수호신으로 우리 삶에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 호랑이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에 의해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지금으로서는 ‘한반도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사실이 옛날이야기처럼 전해져 내려올 뿐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조선 호랑이 멸종’에 관한 믿음을 ‘불편한 진실’로 깨뜨린다. 호랑이를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멸종시킨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조선이며, 조선 호랑이 멸종사에 우리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쓰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지만, 그럼에도 이 땅에서 사라져간 호랑이를 생각하며 펜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저자의 용기는 독자로 하여금 외면해온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를 향한 다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다양하고 객관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시골에서 나고 자란 저자가 직접 겪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옛 어른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조선 호랑이 멸종사를 흥미진진하고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에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가 어떻게 호랑이를 억압하고 멸종시켰는지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착호군과 정호군을 편성해 ‘국가적으로’ 호랑이를 사냥했고, 호랑이 사냥을 독려하기 위해 호피공납제를 만들었으며, 호랑이를 타도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시대에 호랑이 멸종을 예상하고 후손을 위해 박제로 남긴 이가 조선인도 아닌 일본인 사업가였다는 사실 등을 밝힌 책을 읽어나갈 때, 어딘지 불편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호랑이를 가장 사랑한다고 하지만, 호랑이를 멸종시킨 것 역시 우리였다.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갈 미래를 위해 이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불편한 진실을 이제는 밝혀야 해. 우리는 그동안 불편한 진실을 감추려고만 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 이제부터라도 모든 야생동물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조선 호랑이 멸종사에 우리 책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는굳은 다짐과 반성의 메시지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외면해 온 진실을 받아들일 때, 이 땅에 야생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믿고 있다. 호랑이들에게 한반도는 저주의 땅이었다는 말로 용기 있게 적어 내려간 『위험한 호랑이 책』, 그 슬픈 멸종사를 읽는다.



저자가 호랑이에 대해 꽤 오랜 기간 연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역사를 호랑이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불교 국가인 고려 때는 호랑이도 살기 수월했지만 유교 국가인 조선이 인간 중심의 문화로 바뀌면서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동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호랑이는 사방이 확 트인 곳을 좋아한다. 인간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고, 다른 동물들이 이동하는 것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눈을 아주 좋아한다. 달빛이 쏟아지는 겨울밤이면 하얀 눈이 잔뜩 내린 곳으로 와서 신선들이 춤을 추듯이 혼자 논다. 일본이 한일합방이 되던 날, 호랑이 이름을 바꿨다. 원래 범이었으나 일본이 조선을 합병하자마자 범 호(虎) 자에다 늑대 랑(狼)을 결합시켜서 호랑이라고 부른 것이다.

저자의 고향은 호랑이가 많기로 유명한 영광군과 함평군에 걸쳐 있는 불갑산의 한 자락이다. 어린 시절, 마을 어른들로부터 정호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평생 산포수로 살아왔다고 호랑이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고 자랑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저자가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호랑이와 표범이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주로 호랑이 수컷이랑 표범 암컷이 결혼하는데, 그 후손을 ‘수호’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수호는 체구가 표범보다 훨씬 크고, 몸 곳곳에 표범 무늬가 섞여 있다.



저자가 호랑이에 대해 꽤 오랜 기간 연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역사를 호랑이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불교 국가인 고려 때는 호랑이도 살기 수월했지만 유교 국가인 조선이 인간 중심의 문화로 바뀌면서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동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호랑이는 사방이 확 트인 곳을 좋아한다. 인간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고, 다른 동물들이 이동하는 것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눈을 아주 좋아한다. 달빛이 쏟아지는 겨울밤이면 하얀 눈이 잔뜩 내린 곳으로 와서 신선들이 춤을 추듯이 혼자 논다. 일본이 한일합방이 되던 날, 호랑이 이름을 바꿨다. 원래 범이었으나 일본이 조선을 합병하자마자 범 호(虎) 자에다 늑대 랑(狼)을 결합시켜서 호랑이라고 부른 것이다.




또 우리가 즐겨 듣고 흥얼거리던 노래 「봄날은 간다」의 노랫말에 나오는 성황당은 원래 ‘산왕당’이라고 불렀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산왕은 '호랑이 신'을 모시는 곳이다. 한국의 신화는 호랑이 신을 빼면 초라해질 정도로 호랑이 신이 성황당으로 변해온 것 또한 우리의 역사라고 한다. 인간들은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지만, 한국에는 호랑이가 남긴 가죽은 거의 없고 그 이름만 남아 있다는 마지막 말이 새삼 비애를 느끼게 한다.

저자 : 이상권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나만의 옹달샘이 있었고, 나만의 나무도 여러 그루 있었고, 나만의 동굴도 있었다. 대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불안증과 난독증으로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졌을 때 문학이 찾아왔다.

계간 《창작과 비평》에 「눈물 한 번 씻고 세상을 보니」라는 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수탉」 「새 박사 원병오 이야기」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중학교 국어와 도덕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2018년 새 교과과정에서는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가 고1 국어 교과서에 전작이 수록되었다. 작품으로 『신 호모데우스전』 『첫사랑 ING』 『시간 전달자』 『과거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 『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개재판』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발차기』 『서울 사는 외계인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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