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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평점 :
우리는 놀라운 발전을 이룬 물질 문명의 혜택을 온몸으로 받으며 살아간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덜 힘들고, 더 즐거운 것들을 경험하고 발전시킨다. 태어날 때부터 의무적으로 문명의 발전을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회 시스템은 인간의 각종 노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이루어져 있다. 농사도, 고기잡이도, 최첨단 디지털 기기도 모두 인간의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수확을 거두도록 설계돼 있다. 이 시스템의 혜택을 받으려면 갈수록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이겨야 가능하다.
살아가는 한 불특정 다수와 늘 경쟁 관계에 있어 불안하고 스트레스 가 많을 수밖에 없다. 속도마저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자칫 나태하거나 한눈 팔다가는 낙오하기 십상이다. 화려하고 놀라운 물질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생활이 모든 면에서 예전에 비해 말할 것도 없이 나아졌다. 그러나 이런 문명을 누리고 풍요롭게 사는데도 왜 늘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허전하고 불안한 것일까? 또 삶의 기준(가치)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것일까? 등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살아야 한다. 시원하고 쉬운 답이 없는 질문들이다. 때문에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한 현대 사회에서 삶의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할 때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이 질문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하게 되는 의문이다. 따라서 답도 스스로 구해야 한다. 구하지 못할 경우 방황할 수 있고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낙오가 불가피하다. 간혹 경험을 통해 스스로 찾아내거나 좋은 선생을 만나서 답에 가까이 갈 방향을 잡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에서 답을 구한다. 특히 인류의 지혜가 담긴 고전을 펼치는 사람이 많다.
사실 우리가 '고전'이라고 일컫는 많은 책에선 지혜를 구하거나 영감을 주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책뿐만 아니다. 삶의 각 분야에서 실제 고전이나 '전형(典型)'으로 일컬어지는 것들은 모두 그렇다. 다만 책에 담아서 후세에 남겨 놓기 때문에(가장 쉬운 방법이므로) '책을 찾는다'는 말로 대체될 뿐이다. 고전에는 각종 의문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고, 힘든 삶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영감도 받을 수 있다. 이 책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에는 저자 장재형이 임의 선정한 고전 28편의 내용과 설명, 연관되는 책의 이름이 많이 쓰여 있다. 바쁜 현대인에게 시간을 절약하게 해준다. 물론 힘들고 어려운 삶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실타래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에는 28편의 고전 문학 작품이 나온다. 우리가 한 번쯤 접해본 『데미안』, 『어린 왕자』, 『달과 6펜스』, 『오즈의 마법사』, 『여자의 일생』,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부터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좁은 문』, 『지상의 양식』, 『구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가 지금껏 살면서 품어 왔던 인생의 질문들과 관련 있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작품 속 주인공과 함께 질문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행복을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진정한 나로 사는 방법은 무엇인지, 삶이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살면서 부딪히는 질문에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성공한 많은 이가 고전을 즐겨 읽는다는 것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고전에 옛 성인들의 지혜가 녹아 있고 이를 통해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고전을 읽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속 SNS에 넘쳐나는 짧은 글에만 익숙해져 긴 글을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요즘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도 진정한 삶의 변화를 원하고, 진심으로 인생에서 추구할 가치를 찾고 싶다면, 나답게 행복해지고 싶다면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특히 무의미한 시간이 반복되는 복제의 삶을 벗어나길 원한다면 말이다. 다만 저자의 임의 선정이라고는 하지만 서양의 고전만 28개가 선정, 게재돼 아쉬움이 남는다.
오랜 세월을 통해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고전에 우리가 찾는 답이 들어있다. 고전은 긴 세월 퇴색되지 않고 버틴 인류의 근육이며 신경 체계이다. 고전은 삶에 기쁨을 쏟아 주는 위대한 이야기다. 사무엘 바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저자는 인생이 기다림이며 끊임없는 기다림 속에 찾아오는 인생의 공허를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이야기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통해서는 파멸 당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는 강인한 의지와 함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것이 인간의 운명임을 들려준다. 고전에 담긴 내용과 저자의 통찰을 읽다 보면 어느 새 내면의 가치를 깨닫고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그동안 현실의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다면, 이제는 고전 문학을 찾아 읽어 보는 것도 변화를 꿈꾸는 사람으로서는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한 가지 정해진 해결책이 아닌, 자신만의 창조성에서 나온 가치와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이끌어 줄 것이다. 한 권 한 권 읽다 보면 자연히 행복이라는 나만의 정원이 풍성해질 것이다.
모두 6장으로 구성돼 있는 이 책의 각 장엔 연관이 있는 주제어로 묶여 있다. 첫 번째 챕터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에서는 데미안(자아), 오즈의 마법사(여행), 장 폴 사르트르의 말(독서), 달과 6펜스(예술), 네루다의 우편배달부(감수성)를 다룬다. 두 번째 챕터 '우리는 사랑으로 산다'에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사랑), 어린왕자(타자), 좁은 문(슬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연인)가 나온다.
또 세 번째 챕터 '단 한번뿐인 삶, 욕망하라'에서는 위대한 개츠비(열정), 연금술사(꿈), 지상의 양식(욕망), 그리스인 조르바(자유), 파우스트(방황), 네 번째 챕터 '살아있음이 곧 기적이다'에서는 노인과 바다(의지), 인간의 대지(기적), 구토(선택),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가 제시된다. 다섯번째 챕터, '내 삶의 의미를 묻다'에서는 변신(고독),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시련), 안네의 일기(절망), 마지막 잎새(희망), 이반 일리치의 죽음(죽음)이, 마지막 챕터 '행복해지고 싶을 땐'에서는 싯다르타(지혜), 고도를 기다리며(기다림), 여자의 일상(운),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우정), 대성당(관계)이 각각 저자의 사유가 곁들여져 있다. 독자들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해도 좋고, 필요할 때 연관 주제어별로 찾아 일부분만 읽어도 되도록 독자 편의 입장에서 쓰였다.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연금술사』에서 ‘연금술’이란 값싼 금속을 값비싼 황금으로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찾아 보물 같은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 여정에서 우리가 찾는 보물은 먼 나라의 피라미드가 아니라, 가까운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내 마음이 가는 곳에 나의 보물이 있다.(p.104)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다시 말해 인간은 태어난 날(birth)부터 죽는 날(death)까지 좋든 싫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choice)해야만 한다. 우리는 매 순간 홀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수많은 가능성과 선택사항을 눈앞에 두고 고민에 휩싸여 이리저리 떠밀려 다닌다.(p.155)
저자 : 장재형
원목 주방용품 업체 ‘장수코리아’의 대표다. 인문학과 자기계발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다. 한 달에 책을 50여 권 넘게 읽는 독서가이며 애서가이자 서평가이기도 하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장작가의 고잉비욘드 인문학살롱’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인문학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고전 문학, 동ㆍ서양철학, 그리고 역사에서부터 서양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끊임없이 읽고 지적 탐구한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주는 것들》이다. 저서로는 《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등이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