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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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일반인보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발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읽은 이유는 독자가 호랑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강한 자의 상징처럼 예부터 우리에게 인식돼온 동물이다. 특히 산이 많은 한반도 지형상 호랑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에서 많은 호랑이가 살았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렸을 때는 '울면 호랑이가 밤에 와서 잡아먹는다'는 말에 울음을 그칠 정도로 무서운 동물로, 조금 커서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동물로 배워 알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호랑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학교를 졸업할 무렵이었다. 한국 호랑이는 멸종됐다는 말을 TV를 통해 들었을 때였다. 그때 나와 한국 호랑이의 멸종을 말한 분이 학자(대학 교수)였고, 그 말은 사실로 받아들였다. 멸종 시기도 밝혔는데 일제 강점기였다고 말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독자의 머릿속엔 호랑이의 '멸종'과 '시기'만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이후 우리 호랑이는 일제 때 남획했기 때문이라고 막연하게 추측으로 자리잡았던 것 같다.

호랑이를 직접 본 것은 동물원이었고, 시베리아산인가 인도산인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외국의 호랑이를 데려다 놓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한국 호랑이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였다. 마스코트가 호랑이(호돌이)였기 때문이다. 잠시 한국 호랑이는 멸종됐는데 왜 갑자기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썼을까, '강한 나라'로 인식되고 싶어 그렇게 정한 것인가? 하는 정도의 의혹만 지닌 채 지나왔다. 매체의 발달로 각 매체에서 호랑이, 특히 한국 호랑이와 시베리아 호랑이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것도 보고 간혹 책으로도 읽은 적이 있어 한국 호랑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됐다.



이 책이 한국 호랑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저자가 오랜 기간 조사하고 자료를 찾아 쓴 것을 알았다. 저자는 자연과 환경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온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 작가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 ‘조선 호랑이 멸종사의 불편한 진실’을 담았다. 작가가 된 이후, 호랑이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상권 저자는 그간 강한 민족의식 때문에 호랑이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음을 되새기며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로 이 책을 펴냈다고 밝힌다. 호랑이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호랑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한 그가 밝힌 조선 호랑이 멸종사의 ‘불편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책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에서 1만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1위는 바로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단군신화부터 평창올림픽 마스코트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일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얼이 담긴 상징이자 수호신으로 우리 삶에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 호랑이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에 의해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지금으로서는 ‘한반도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사실이 옛날이야기처럼 전해져 내려올 뿐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조선 호랑이 멸종’에 관한 믿음을 ‘불편한 진실’로 깨뜨린다. 호랑이를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멸종시킨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조선이며, 조선 호랑이 멸종사에 우리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쓰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지만, 그럼에도 이 땅에서 사라져간 호랑이를 생각하며 펜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저자의 용기는 독자로 하여금 외면해온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를 향한 다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다양하고 객관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시골에서 나고 자란 저자가 직접 겪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옛 어른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조선 호랑이 멸종사를 흥미진진하고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에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가 어떻게 호랑이를 억압하고 멸종시켰는지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착호군과 정호군을 편성해 ‘국가적으로’ 호랑이를 사냥했고, 호랑이 사냥을 독려하기 위해 호피공납제를 만들었으며, 호랑이를 타도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시대에 호랑이 멸종을 예상하고 후손을 위해 박제로 남긴 이가 조선인도 아닌 일본인 사업가였다는 사실 등을 밝힌 책을 읽어나갈 때, 어딘지 불편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호랑이를 가장 사랑한다고 하지만, 호랑이를 멸종시킨 것 역시 우리였다.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갈 미래를 위해 이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불편한 진실을 이제는 밝혀야 해. 우리는 그동안 불편한 진실을 감추려고만 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 이제부터라도 모든 야생동물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조선 호랑이 멸종사에 우리 책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는굳은 다짐과 반성의 메시지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외면해 온 진실을 받아들일 때, 이 땅에 야생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믿고 있다. 호랑이들에게 한반도는 저주의 땅이었다는 말로 용기 있게 적어 내려간 『위험한 호랑이 책』, 그 슬픈 멸종사를 읽는다.



저자가 호랑이에 대해 꽤 오랜 기간 연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역사를 호랑이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불교 국가인 고려 때는 호랑이도 살기 수월했지만 유교 국가인 조선이 인간 중심의 문화로 바뀌면서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동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호랑이는 사방이 확 트인 곳을 좋아한다. 인간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고, 다른 동물들이 이동하는 것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눈을 아주 좋아한다. 달빛이 쏟아지는 겨울밤이면 하얀 눈이 잔뜩 내린 곳으로 와서 신선들이 춤을 추듯이 혼자 논다. 일본이 한일합방이 되던 날, 호랑이 이름을 바꿨다. 원래 범이었으나 일본이 조선을 합병하자마자 범 호(虎) 자에다 늑대 랑(狼)을 결합시켜서 호랑이라고 부른 것이다.

저자의 고향은 호랑이가 많기로 유명한 영광군과 함평군에 걸쳐 있는 불갑산의 한 자락이다. 어린 시절, 마을 어른들로부터 정호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평생 산포수로 살아왔다고 호랑이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고 자랑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저자가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호랑이와 표범이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주로 호랑이 수컷이랑 표범 암컷이 결혼하는데, 그 후손을 ‘수호’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수호는 체구가 표범보다 훨씬 크고, 몸 곳곳에 표범 무늬가 섞여 있다.



저자가 호랑이에 대해 꽤 오랜 기간 연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역사를 호랑이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불교 국가인 고려 때는 호랑이도 살기 수월했지만 유교 국가인 조선이 인간 중심의 문화로 바뀌면서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동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호랑이는 사방이 확 트인 곳을 좋아한다. 인간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고, 다른 동물들이 이동하는 것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눈을 아주 좋아한다. 달빛이 쏟아지는 겨울밤이면 하얀 눈이 잔뜩 내린 곳으로 와서 신선들이 춤을 추듯이 혼자 논다. 일본이 한일합방이 되던 날, 호랑이 이름을 바꿨다. 원래 범이었으나 일본이 조선을 합병하자마자 범 호(虎) 자에다 늑대 랑(狼)을 결합시켜서 호랑이라고 부른 것이다.




또 우리가 즐겨 듣고 흥얼거리던 노래 「봄날은 간다」의 노랫말에 나오는 성황당은 원래 ‘산왕당’이라고 불렀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산왕은 '호랑이 신'을 모시는 곳이다. 한국의 신화는 호랑이 신을 빼면 초라해질 정도로 호랑이 신이 성황당으로 변해온 것 또한 우리의 역사라고 한다. 인간들은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지만, 한국에는 호랑이가 남긴 가죽은 거의 없고 그 이름만 남아 있다는 마지막 말이 새삼 비애를 느끼게 한다.

저자 : 이상권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나만의 옹달샘이 있었고, 나만의 나무도 여러 그루 있었고, 나만의 동굴도 있었다. 대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불안증과 난독증으로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졌을 때 문학이 찾아왔다.

계간 《창작과 비평》에 「눈물 한 번 씻고 세상을 보니」라는 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수탉」 「새 박사 원병오 이야기」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중학교 국어와 도덕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2018년 새 교과과정에서는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가 고1 국어 교과서에 전작이 수록되었다. 작품으로 『신 호모데우스전』 『첫사랑 ING』 『시간 전달자』 『과거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 『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개재판』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발차기』 『서울 사는 외계인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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