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좋은 습관 1일 1실천
이형준 지음 / 피플앤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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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기계발서이다. 코로나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자연스럽게 다시 시작한 독서를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독자로서 그동안 적잖은 책을 읽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소통 부재에서 오는 위로와 위안을 주는 에세이와 자기계발 책이 서점가에 많이 쏟아져 나왔다. 출판계에 따르면 한 해 서적 판매 집계를 분석해보면 에세이와 자기계발서가 가장 많이 팔린다. 자기계발서는 직장에 쫒기듯 살아오면서 자기계발에 시간을 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찾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자도 그동안 적잖은 책을 읽었다. 약 2년 동안 책을 읽어본 결과 자기계발서는 대부분 한 가지 단어에 집중되고 있다. '습관'이다. 자신의 삶을 바꾸려면 습관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삶을 바꾸는 일은 도식적으로 살펴보면 좋은 생각(숙고)-실천(행동)-반복(습관)-변화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습관을 바꿔야 삶이 바뀐다는 점을 거의 모든 자기계발서에서 주장하고 있다. 각자의 자기계발서들은 그 과정을 디테일하게 분석하거나 습관화하는 방법에 조금씩 차이를 보일 뿐 대부분의 패턴은 거의 같다. 삶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노력에는 청소년과 성인의 구별이 따로 없다.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라고 해야 할 듯하다. 저자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로서 성장기이며 인격 형성기의 우리 청소년들에게 좋은 습관을 들일 것을 제안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에 따르면 성장기에 만들어지는 습관은 가치관 형성과 인생을 결정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습관은 생각과 행동, 생활을 지배하며 인성을 형성함으로써 인생까지도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생각의 가치관과 변화, 올바른 인격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습관과 덕목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고, 꿈을 이루기도 하며, 올바른 자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라나는 십대들에게 많은 조언과 격려와 함께 좋은 습관을 통해 변화와 성장을 강연과, 책들을 통해 수없이 강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왜일까?

 


 

십대가 성장하는 데 습관과 격려만으로 충분할까?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많은 청소년이 변화를 갈망하지만 얼마 안 가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며, 자포자기하고 만다. 일선 학교에서도 변화하지 못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변화를 이끌고 성장할지를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으며, 하다가도 실패하는 경우를 수없이 보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구체적인 지침이 없고,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며 실현 가능한 목표 설정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경험과 사유, 연구를 통해 분석했다. 저자는 이에 따라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10년 이상의 교직생활을 통해 보고, 느끼고, 경험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가치관을 형성해야 할 청소년들과 변화에 실패한 청소년들을 위해 실현 가능하고, 쉽고, 구체적인 38가지 덕목과 지침을 이 책에 실었다.

 

1. 감사 / 2. 호기심 / 3. 너그러움 / 4. 배움 /5. 단정함 6. 공감 / 7. 나눔 / 8. 희망 / 9. 유머 / 10. 독립 11. 명료함 / 12. 성취 / 13. 소통 / 14. 애도 15. 연결·유대 16. 신뢰 / 17. 일치·일관성 / 18. 자기 돌봄 / 19. 목표 설정 20. 성실 / 21. 전문성 / 22. 신체 활동 / 23. 혼자만의 시간 24. 자기표현 / 25. 정직 / 26. 현존 / 27. 깨어 있음 / 28. 용기 29. 존중 / 30. 창조성 / 31. 중용 / 32. 확신 / 33. 재미 34. 통찰 / 35. 능력 / 36. 도전 / 37. 순응 / 38. 끈기

 


 

십대들이 앞으로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꼭 한 번쯤은 고민해보아야 할 덕목들과 그에 따른 분명하고 구체적 지침을 ‘이번 주 할 일’ 3가지씩을 매일 또는 매주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저자는 지침과 함께 '1일 1실천'이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실천함으로써 행동의 변화가 가져다주는 행복함을 몸소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어김없이 해내도록 만드는 것이 습관이다. 그러나 습관의 형성은 어렵다. 이 책에서 설명한 덕목들을 습관으로 한 번에 만들 수는 없다.

반복이 습관을 형성하는 유일한 길이다. 저자는 쉽게 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는 말자라고 본문에서 강조하고 있다. 가치 있는 것은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다. 가장 형성하기 어려운 습관이 십대에게 가장 가치 있는 습관이 될 것이다. 그것은 분명 자신의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며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가치 있는 성장과 삶의 정상에 서있음을 발견할게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요즘은 학생들에게 옛날 '공자'를 말하고 '도덕'을 말하면 '꼰대'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이 책도 38가지 덕목을 말하면 같은 말을 들을지 모른다. 그러나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먼저 인생을 살아본 선배로서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것 중에서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을 뽑아 이 책에 정리해 놓았다. 말하다 보면 융통성 없는 '꼰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독자는 청소년 시절에 가치관과 인생관을 정립하기 이전에 이런 덕목들을 쌓기 위한 교육을 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와 독자가 그렇게 배웠듯이. 그러나 이 책은 어설픈 도덕과 윤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 인간의 품격과 대우를 받기 위해 근본적으로 함양해야 할 덕목들이다. 혹시 독자들 중에 오해할지도 몰라 먼저 읽은 독자로서 한마디 하고 싶은 얘기는 "38가지 덕목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는 말이다.

또 어떤 것은 자신이 모르는 새에 이미 쌓아놓은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세상 살아가기에 필요한 덕목을 모두 갖춘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세상은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을 요구한다. 직장에서도, 사업하는 사람으로서도, 자영업을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여기에서 제시한 덕목은 '지식'이 아니다. 많이 배우고 적게 배운다고 차별이 있는 것들이 아니다. 삶에 필요한 지혜는 공부를 많이 한다고 깨닫는 것이 아니다. 진지한 노력과 경험이 삶의 지혜다. 그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같은 덕목이 습관이 되도록 반복해야 한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능력은 배워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실천과 습관으로 몸에 쌓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실천할지 안 할지는 독자들의 선택이다.

“세상은 특정한 한 사람을 위해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니 누구도 그 사실에 대해 불평할 이유는 없다. 당신이 가는 곳마다 레드 카펫이 깔리기를 바라지 마라. 대신 당신 신발 밑창을 보다 푹신한 것으로 바꾸어 보라. 그러는 편이 보다 현실적이다. 세상이 변화하길 기다리기보다, 지금 당장 지신을 변화시켜 보라. 당신은 더 나아지고 싶은 열망이 있고,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이제 매주 3가지 덕목을 매일 반복하여 실천하자.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삶은 더 즐거워지고, 자신에 대한 확신과 행복이 가득할 것이다.”

 

저자 : 이형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3년, 첫 대학 생활 시작. 국어 과목 전문 강사 생활. 2013년, 전문계 고등학교로 첫 발령, 학생들을 가르치다 2014년,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 일반 강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2015년, 인문계로 옮기고 학생들의 자율성 확립을 위한 토론 수업 연구 주도성을 잃고 계속 흔들리는 학생들을 보며 교사 역할에 대해 공부 중, 사람은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며 심리학을 공부 중이다. 『청소년을 위한 자존감 수업』,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는 역전 공부법』, 『신규교사를 위한 자기성장 매뉴얼』, 『청소년을 위한 매력적인 글쓰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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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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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리 사회에서 잘 쓰지 않은 용어가 '간통'과 '불륜' 등 법과 윤리적 차원에서 금기시했던 남녀간 문제다. 둘다 비슷한 의미의 단어지만 간통은 법에서 사용하던 단어고 불륜은 사회적으로 하는 말로서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간통죄'가 지난 2015년 폐지됨으로써 이 용어들도 점차 사라지는 말이 돼가는 것 같다. 물론 법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간통이나 불륜 행위에 대해 완전히 인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민사 문제라든지 보상을 받는 제도는 남아 있다. 이미 혼인 관계는 무너진 대신 금전적 보상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법은 사회적 현실이 달라질 경우 이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큰 혼란을 겪지 않고 법 제도로 안착되는 듯한 느낌이다. 간통죄가 폐지 논란에 휩싸인 것은 혼인 외 상대와의 간음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여성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출발한 법이라고 한다. 함께 없어진 '혼인 빙자 간음죄' 역시 그렇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하고 서로 상대적인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대체법(금전 보상)으로 처벌을 대신하고 있는 것 같다. 귀책 사유를 가진 편에서는 재산 분배나 위자료 등에서 일방적인 책임을 받게 한다는 것이다.

 


 

이 책 『웨하스 의자』는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2001년 소설이다. 사랑이 허용되지 않는 두 사람(중년의 독신 여성과 딸이 있는 유부남)의 사랑을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간명하고 명징한 언어로 이야기한다. 화가이자 스카프, 우산 디자이너인 여자의 일상은 고요하다. 매일 그림을 그리고 애인을 기다리고 가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동생의 연애에 귀 기울인다. 얼핏 똑같아 보이는 하루하루가 지속되지만, 애인의 사랑 안에서만 숨 쉴 수 있는 여자는 자신이 조금씩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의 보호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존재를 지탱할 수 있는 어린아이와 같은 여자의 내면. 그녀가 어른이기를 주장하고, 이 사랑을 벗어나려 할 때 그녀에게는 죽음과도 같은이별이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선택한 사랑의 마지막 모습은 어떤 것일까. 조그맣고 예쁘지만, 누구도 앉을 수 없는 ‘웨하스 의자’와 같은 절망 속에서, 그 절망조차 문제 삼지 않고 자신을 긍정하는 강함. ‘사랑’ 혹은 ‘절망’ 그 사이에서 지극히 고독함을 고백하고 있는 이 소설은, 읽고 나면 한없이 쓸쓸하지만, 또 따스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번역가 김난주의 꼼꼼한 번역도 더 다듬어졌다. 표지는 일러스트레이터 오하이오의 작품이라고 한다.

 


 

'웨하스 의자'는 은유적 상징을 갖고 있다. 저자는 소설 안에서 그 은유의 뜻을 내보이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웨하스 의자는 내게 행복을 상징했다. 눈앞에 있지만-그리고 당연히 의자지만-절대 앉을 수 없다."

웨하스 의자는 말 그대로 과자 '웨하스'와 '의자'의 합성어이다. 과자로 만든 의자는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 과자로 만든 의자니까 보기에는 예쁘고 갖고 싶고 달콤한 향이 느껴질지 몰라도 절대로 앉을 수는 없다. 의자란 본질적 속성에 충실하지 못하다. 그리고 곧 부서지고 부식되고 마는 웨하스는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기 때문에 시간이란 것에 귀속된다. 끝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이 작품 제목이 암시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어떤 상황에 근본적인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얘기하며, 그 문제로 인해 언젠가는 끝을 맞게 되는 상황이 오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초판 편집자는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고 한다. 에쿠니 가오리에 대해 얘기하면서 현실의 본질적인 고독과 결핍, 그리고 소수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대해 빼놓을 수 없다. 대표작 『냉정과 열정 사이』로 에쿠니 가오리는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수성을 흔들어놓으며 독자들에게 어필되었지만, 같은 ‘사랑’이라는 소재임에도 호모 남편과 알코올 중독자 아내, 그리고 남편의 애인이라는 상식 너머에 있는 세 사람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반짝반짝 빛나는』이나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기묘한 우정을 키운 리카와 하나코가 등장하는 『낙하하는 저녁』 같은 작품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웨하스 의자』에서도 에쿠니 가오리는 사회적 표면으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상황, 사람들이 미처 모른 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살며시 표면으로 드러내 보이며 그 본질에 대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작품 속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이다.

 

동생이 대학원생과 헤어졌다고 한다. (…중략…)

대학원생에게 4년이나 사귄 여자가 있단다.

‘그게 이유야?’ (…중략…) 동생은 분개하고 있다. (…중략…)

4년을 사귀었다면, 아마도 그는 그녀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동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네가 그 남자를 좋아하는 감정, 그리고 그 남자가 너를 좋아하는 감정은 어떻게 되는데?’

‘몰라, 다 끝났어.’ 동생이 말한다.

‘나는 언니하고 달라. 그런 거 꼬치꼬치 안 따져.’ (p.96~97)

 


 

이 작품 발표 당시와 지금과는 20년이 넘는 시간의 차이가 있다. 당시에도 지금도 이 작품은 흔히 불륜이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부인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 가정을 가진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 그리고 그들의 사랑)에 대해 문학의 사회학적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본다. 물론, 저자는 그들의 관계가 지극히 합리적이라거나 행복한

결말이 기다린다는 식의 청사진을 내놓지 않는다. 단지, 어쩔 수 없이 사랑한 사람이 ‘부인이 있는 남자’였을 뿐인 한 여자가 있고, 그녀의 사랑과 주변에 대해 고운 시선으로 바라봐줄 뿐이다. 고통과 슬픔이 예정돼 있다 해도 소중하게 다가온 사랑을 정직하고 충실하게 맞이한 사람들에 대해서 말이다.

한 개인으로써 누구나가 지켜야 할 법이 있고,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 도덕이 있다는 것을 무시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그런 것들을 위해 사람들은 또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흘려보내며 놓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러한 관계는 어찌보면, 결국 소외된 사랑의 한 전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개정판을 내며 편집자는 약간의 수정을 가했음을 이처럼 소개한다.

 

"17년 전 처음 소개된 에쿠니 가오리의 『웨하스 의자』가 세월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해석과 함께 리커버 개정판으로 조금 더 꼼꼼하게 다듬어졌다. 역자의 더욱 세밀하고 예민한 언어로 새롭게 탄생한 『웨하스 의자』를 소개한다."

 


 

또한 주인공은 죽음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래 전 아빠가 가르쳐 준 대로 죽는 건 슬픈 일이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이러한 담담하고 담백한 힘에서 주인공의 사랑은 더욱 선명해지고 강인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 주인공이 사랑과 자신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다정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비록 웨하스로 만들어진 의자에 앉을 수는 없지만, 외로움이 사무치는 날 홍차 한 잔에 각설탕과 웨하스를 곁들여 달콤함을 음미하는 순간을 즐길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사랑' 특히,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는 사랑을 왜 하게 되는가. 그것은 사람간의 관계에서 자유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장 취약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가장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상태. 어쩌면 이것은 ‘자유’라는 것으로도 부족한 것일지도 모른다. 작은 세계를 짓는다는 게 정확할 지도 모르겠다. 그 안에서 지속가능한, 혹은 뭔가 강한 유대에서 오는 편안함. 아무리 난리를 쳐도 그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독자는 아무 이해 관계가 개입되지 않은 사랑이 진실한 사랑이다는 생각에서 서서히 균열이 옴을 느낀다. 세월 탓인가, 사회 탓인가... 재미 있게 읽은 이 소설의 독자로서 이런 문제를 자신에게 적용할 때는 남 탓하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저자 :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 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3),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역자 : 김난주

역자 김난주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좌안 1·2』, 『낙하하는 저녁』, 『소란한 보통날』, 『홀리 가든』, 『부드러운 양상추』, 『반짝 반짝 빛나는』, 『수박 향기』, 『제비꽃 설탕 절임』, 『등 뒤의 기억』,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겐지 이야기』, 『모래의 여자』, 『별을 담은 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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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재 열전 -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인문적 세계를 설계한 개혁가들
신정일 지음 / 파람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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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시대의 벽을 뛰어넘은 조선 시대의 진정한 천재 9명을 불러내, 고독과 고난 속에서 꽃피운 그들의 역사적 소명과 창조적 삶을 우리에게 펼쳐 보여준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는 것은 천재들의 운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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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재 열전 -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인문적 세계를 설계한 개혁가들
신정일 지음 / 파람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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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재 열전』은 조선시대 천재적 자질로 우리 역사에 뚜렷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조선시대 인물 9명에 대한 탐구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천재'의 정의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독자는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 신정일은 프랑스 영화감독 장 콕토가 정의한 바 ‘불타는 서정의 순간’과 시인 생 종 페르스가 언급한 ‘순수한 벼락 같은 것’이란 인용을 했다.

그러나 조선시대 천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은유적 표현으로 비유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진정한 천재란 무엇인가?와 그들의 삶은 평범한 사람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 탐색 연구했다. 우리 역사 속에서 수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져간 천재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천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바르게 사는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되짚어 보여준다. 또한 도보여행가로도 유명한 저자답게 한국 역사 속 천재들의 진솔한 삶의 궤적을 실제로 따라가면서 새로운 시대의 천재상을 도출해내는 새로운 형태의 역사 기록으로 규명했다.

 


 

『닥터 사이언스』 사전에 따르면 천재는 과거의 유산이지만 전통 등으로 제시된 낡은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으며 당대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천재성의 징후는 다른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에서 전혀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고 능력과 이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천재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낸다. 대표적 인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찰스 다윈, 이삭 뉴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을 들었다. 사전에는 ‘천재성은 사회의 나아갈 바를 밝혀주는 지적으로 높은 창조성을 보여주는 능력을 말한다.’ 천재는 과거의 유산이다. 하지만 전통 등으로 제시된 낡은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으며 당대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조선시대 천재라고 다를 바 없다. 서양의 개념으로 말한 것이라 하더라도 인물에 대한 평가는 같은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읽기 전에 독자는 약간의 의문을 가졌다. 서양의 천재라는 사람들과 달리 왜 우리 조선시대의 천재들은 대체로 불행한 삶을 살았는가이다. 그러나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 깊은 탐구의 책을 발견하지 못했다. 역사 기록에 의해 밝혀진 조선시대의 삶은 대체로 불우했다. 가난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상적인 삶을 누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불행한 삶을 살았다. 이 책에 나오는 저자가 선택한 조선 천재들은 김시습, 이율곡, 정철, 허난설헌, 정약용 등 9명이다.

 


 

책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는 조선 초기 천재로 널리 알려진 김시습의 작품이다. 김시습은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혼자 글을 깨칠 정도로 자질이 남달랐다. ‘시습(時習)’이라는 이름도 옆집 사람이 ‘배우면 곧 익힌다’라는 의미로 지어준 이름이다. 온 장안에 시습이라는 아이가 뛰어난 신동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세종이 그를 시험하고는 감탄하여 비단 50필을 내려주기까지 했다. 김시습은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아웃사이더 중의 아웃사이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시습은 세살 때 시를 지을 줄 알았다고 한다.

어느 날, 김시습이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시는 어떻게 짓습니까?" 할아버지가 "일곱 글자를 이어놓은 것을 시라고 한다"라고 대답하자 "그러면 일곱 자의 첫 자를 불러보십시오"라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봄 춘(春) 자를 부르니, 곧 시를 짓기를 "봄비가 새 휘장 밖으로 내리니 기운이 열리도다"라고 하자, 그것을 지켜본 사람들이 모두 탄복했다. 이는 일화를 기록한 데서 비롯되었다.

"김시습의 운명을 결정짓는 사건이 일어난 해는 그의 나이 21세가 되던 1455년(단종 3년)이었다. 그때의 상황이 「행적」에 실려 있다. 서울에 다녀온 사람이 전하는 말 중에 세조가 단종에게 임금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김시습은 문을 굳게 닫고서 나오지 않은 지 3일 만에 크게 통곡하면서 책을 불태워버리고 거짓으로 미친 체하며 더러운 뒷간에 빠졌다가 도망하여 머리를 깎고 스스로를 설잠(雪岑)이라고 불렀다."

 


 

『조선 천재 열전』은 시대의 벽을 뛰어넘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여러 천재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피바람 부는 정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정철, 제주도의 쓸쓸한 오막살이에서 추사체를 완성한 예술가 김정희, 유배 생활 가운데 『경세유표』, 『목민심서』, 『여유당전서』 등 수많은 저술로 우리 역사에 커다란 획을 남긴 정약용까지, 여러 천재들의 삶은 대부분 평탄치 못했다. 어쩌면 고독한 가시밭길을 걷는 게 천재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의 질곡에 휩쓸리는 가운데 절망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보시키려 노력한 인물이야말로 진정한 천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산초당으로 온 후 정약용은 비로소 마음 놓고 사색하고 제자들을 가르치며 본격적으로 연구와 저술에 몰두할 여건을 갖게 되었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넘어가는 산책길과 귤동마을 앞 구강포 바다, 스스로 가꾼 초당의 조촐한 정원 속에서 유배객의 울분과 초조함을 달랠 수 있었다. 또한 유배 초기에 의도적으로 멀리했던 해남 연동리의 외가에서도 여러 가지 도움을 주었는데, 그 가운데 큰 도움은 윤선도에서 윤두서에 이르는 동안에 모아졌던 외가의 책을 가져다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여류 시인 허난설헌도 탐구했다. 아름다운 용모와 뛰어난 천품으로 유명한 허난설헌은 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廣寒殿白玉樓上粱文)」이라는 글을 지어 여신동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상량문’이란 집을 지을 때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 의식을 위한 글인데, 그녀가 지은 상량문은 상상 속 신선 세계를 배경으로 여러 신선들의 생활을 묘사하고, 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광한전’이라는 궁궐을 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가 지은 주옥같은 시들이 담긴 『난설헌집』은 조선을 넘어 중국에까지 알려져, 당시 낙양의 종이값을 올려놓았다고 할 만큼 극찬을 받았다.

 

"허난설헌은 동생 허균과 같이 이달에게 시를 배웠으며, 열다섯 살 때 안동김씨(安東金氏)였던 김성립과 결혼했다. 김성립은 1589년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고 홍문관저작에 올랐다. 당시 양반가 대다수가 여자들에게 글을 가르치지 않았던 시기에, 더더구나 시를 쓰는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달갑지 않은 존재였을 것이다. 허난설헌의 시어머니는 지식인 며느리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갈등의 골이 깊었다. 또한 남편 김성립 역시 그런 아내를 이해하고 사랑하기보다는 과거 공부를 핑계 삼아 바깥으로 돌며 가정을 등한시했다. 그런 이유로 두 사람의 부부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저자는 또 천재 문장가로 이산해를 꼽고 있다. 『토정비결』을 지은 이지함은 조선의 천재 문장가로 이름 높은 조카 이산해가 태어났을 때 우는 소리를 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아이가 기특하고 영리하니 꼭 잘 보호하십시오, 우리 문화가 이로부터 다시 흥할 것입니다.” 또한 이산해는 다섯 살에 병풍에 직접 글을 썼는데, 운필하는 것이 귀신같아서 그것을 본 사람들이 모두 신동으로 여겼다. 조선의 대표적 실학자 이익 역시 『성호사설』 ‘신동’ 조에 김시습과 함께 조선을 대표하는 천재로 이산해를 꼽았다. 을사조약 소식을 듣고 자결하여 ‘조선의 마지막 선비’로 널리 알려진 황현은 다섯 살에 혼자 집에 남았을 때, 숯으로 창과 벽에다 빈자리 하나 없이 글씨 같은 것을 가득 채워놓았다. 또한 백일장에 나갔을 때 필법이 너무나 뛰어나서 ‘광양의 황신동’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는 조선의 역사를 그물코처럼 촘촘히 기록한 『매천야록』을 남긴 조선의 마지막 천재였다.

 

"추사의 학문의 핵심은 실천에 있었다. 성리학적 공론을 배격하고 실질과 실용을 중시했기 때문에 진흥왕 순수비나 그 외의 사실에서 보듯 금석학이나 역사학도 실증을 통해 분석했다. 그는 시도(詩道)에 대해서도 당시의 고증학에서 그러했듯이 철저한 정도(正道)의 수련을 강조했다. 스승인 옹방강으로부터 소식과 두보에까지 폭넓게 이어지는 것을 시도의 올바른 이상으로 삼았다. 추사의 시상이 실사구시에 충실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추사가 심혈을 기울여 지은 『시선제가총론(詩選諸家總論)』을 보면 추사가 추구했던 시론을 여실히 볼 수 있다."

 


 

저자 : 신정일

 

문화사회학자. 역사와 문화 관련 저술 활동을 하는 작가이자 도보여행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10대 강 도보 답사를 기획하여 금강에서 압록강까지 답사를 마쳤고, 한국의 산 500여 곳을 오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옛길인 영남·관동·삼남대로를 도보로 답사했으며, 부산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걷고서 해파랑길을 만드는 데도 기여했다. 2005년에 시작된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대표를 맡고 있으며,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길 위의 인문학_우리 땅 걷기’에도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불러온 도보 답사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하여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쳤고, 1989년부터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1994년 동학농민혁명백주년기념사업회에 참가했고, 동학농민 혁명의 지도자였던 김개남, 손화중 장군 추모사업회를 조직하여 덕진공원에 추모비를 세우는 데 노력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옛길을 재발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저자는 현재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과 산림청 국가산림문화자산 심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기업, 지자체 등에서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 인기 강연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신정일의 신 택리지』 시리즈(11권)와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 시리즈(3권), 『꿈속에서라도 꼭 한 번 살고 싶은 곳』, 『천재 허균』, 『조선의 천재들이 벌인 참혹한 전쟁』,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신정일의 동학농민혁명답사기』,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공주, 부여』 등 70여 권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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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나에게 - Q&A a day (2022 메리골드 Edition)
포터 스타일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독자는 다이어리를 개인용(사적)으로 써본 적이 없다. 올해까지 회사에서 준 다이어리를 이용했다. 회사 내에서 회의 기록 등 업무용으로만 사용했기 때문에 개인적 내용은 거의 없다. 회사 밖에서의 개인적 일에 대한 기록도 전혀 없다. 개인적 전화번호나 약속일시, 기타 중요한 메모 등은 따로 수첩을 갖고 다니며 사용했다.

그것도 최근에는 모두 휴대폰에 기록하기 때문에 수첩마저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다 이 다이어리북을 받았다. 무려 5년간 기록할 수 있는 두꺼운 수첩 형식이다. 부피에 약간 짓눌린 느낌이 있지만 하루 하루 작성할 부분이 두어줄에 불과해 심적 부담은 적다. 착실히 기록해볼 셈이다.

 


 

이 다이어리북은 이미 10년 전부터 발간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서 실제 사용해보면 유용할 것이라는 짐작이 쉽게 간다. 내용을 살펴보니 하루 한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매일 페이지 맨 위에 한 줄의 격언이나 '생각거리'가 쓰여 있다. 모두 철학적 사유를 위한 것이 아니고 살아가며 흔히 생각해보는 일상적인 것이 많아 더 유용할 듯하다.

특히 각 페이지를 5등분해 5년간 기록할 수 있도록 구성됐기 때문에 1년~5년의 기록을 한 페이지에서 볼 수 있어 매일 기록하는 습관이 관건이 될 것이다. 일기를 안 쓴 지 오래돼서 다시 일기 습관을 들일까도 생각하고 있다. 1년 전 오늘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를 메모 한두 줄 정도로 기록해 두었다가 다시 비교 검토하면 매일 매일을 허투루 낭비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니 기분마저 좋아진다.

 


 

이 책은 기존에 출시된 다이어리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출판사 측은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는 하루에 하나씩, 1년 동안 그 답을 기록할 수 있는 지혜롭고 영감에 찬 365개의 질문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앞서 독자가 확인한 그대로이다. 이 365개의 질문이 곧 전 세계 수백만 독자들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라는 것도 언급한다. ‘오늘의 나를 예술 사조로 표현한다면?’과 같은 철학적 질문부터 ‘머리를 감지 않고 버틴 최장 기록은?’과 같은 유쾌한 감정을 불러오는 질문까지, 우리 삶에 가치와 유익, 웃음과 긍정을 불어넣는 물음에 차곡차곡 답을 기록해나가다 보면, 무심코 흘려보낼 뻔했던 우리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마음에 새겨 넣는 놀라운 기회를 만나게 된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2022 한정판 메리골드 에디션'이다. 겉표지가 금색으로 장식돼 마치 금 도금을 한 듯하다. 중요하고 늘 신중하게 작성하라는 의도인 것 같다. 또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음각 디자인에 찬란한 황금빛이 반짝이는 특수코팅이 돼 있어 바쁜 일상에 지친 자신은 물론, 소중한 친구, 연인, 가족, 지인에게 선물하기 좋을 것 같다.

 


 

독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 출판사 측은 지적한다. 막상 펼치고 나면 뭘 써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닫고 마는 평범한 다이어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새해부터 5년 동안 우리 삶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힌트와 단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제공하는 365개의 질문에 대해 하루에 하나씩, 직접 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한다. 즉 같은 질문에 대해 5년간 5개의 답을 기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가 바뀌면서 나의 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5년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성장과 변화를 거쳐왔는지, 어떤 순간에 가장 빛나고 행복했는지를 간편하게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 1년 중 어느 날에 시작해도 괜찮다. 그저 하루에 하나씩 주어진 지혜로운 질문에 답함으로써, 이 책은 5년 후 삶에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선물이 될 것 같다.

 


 

요즘엔 누구나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책을 쓰기 위한 소재로 사용할 수도 있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다이어리와 일기장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나면 뭘 써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그냥 닫고 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독자만 그런 게 아닌가보다. 사나흘쯤 쓰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너무나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실에서 매일 다이어리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느낄 수 있다.

독자가 개인용 다이어리를 안 썼다는 것은 삶의 중심이 업무에 있었다는 반증인 것 같아 후회가 된다. 그리고 뭘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매일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일기를 쓰는 사람은 쉽겠지만 일기 습관이 없는 사람에겐 또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기 위해 제작됐다고 한다. 그리고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로 세계 다이어리 시장을 석권했다고 하니 이 책에서 제공되는 대로 두어 달 지켜나갈 셈이다.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아무 변화가 없을지는 그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터 우선은 다이어리에 적힌 대로 수행해 나갈 참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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