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부를 위한 신디의 관계 수업 - 서로 다른 너와 나를 위한 9가지 결혼 심리학
신동인(신디)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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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요즘 부부를 위한 신디의 관계 수업』은 부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분석해 길을 제시하는 '부부심리학'이다. 저자 신디는 결혼은 물론 삶에 필요한 지식과 교양 등을 어떻게 갖추어 나갈지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책을 쓰기 이전부터 행복한 삶과 결혼에 대한 길잡이로서의 온라인 부부멘탈케어 플랫폼 ‘신디SINDY’의 운영자이다. 국내 최초 사이트다. 엄청난 호응을 얻어 매달 2만여 명이 찾는 사이트로 발전하고, 자신의 경험이나 구체적 사례를 모아 책으로 펴낸 것도 부부를 위한 관계 지식, 공부를 위해서다. 저자에 따르면 결혼은 서로 다른 너와 내가 만나 한팀을 이루는 과정이다. 타인이었던 배우자와 가정을 꾸림으로써 관계와 책임을 배우는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 다른 관계보다 많이 특별하기 때문에 시간 내서 공부할 가치가 충분한 것이 바로 부부를 위한 관계 공부다.

 

결혼은 길고 긴 여정입니다. 희노애락이 깃들어 있는 이 쉽지 않은 여정을 어떻게 해야 보다 의미 있고 건강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여정을 함께 할 가이드가 있어야겠지요. 이 책이 저에게는 여정을 함께 하는 가이드입니다. 공부를 하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두고두고 보고 싶은 내용, 반복해서 봐야 하는 내용들을 추려 넣었습니다.

- 「개정판을 내며」 중에서

 


 

이번에 출간한 것은 2019년 『어쨌거나 잘살고 싶다면 신디의 결혼 수업』이 입소문이 나 새 책 출간 요청이 잇따른 데 따라 실제 부부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추가해 새롭게 펴낸 것이다. 저자는 이번 개정판의 내며 "결혼은 길고 긴 여정이며, 희노애락이 깃들어 있는 쉽지 않은 여정을 어떻게 해야 보다 의미 있고 건강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사유 끝에 개정판을 결심했다"며 이 책은 저자 자신에게도 필요한 결혼 생활의 가이드라고 밝힌다. 특히 자신이 공부를 하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두고두고 보고 싶은 내용, 반복해서 봐야 하는 내용들을 추려 넣었다고 말한다. 저자 신디 역시 남편과의 갈등에 마음이 힘들 날에는 이 책을 다시 펼쳐 들었다고 고백한다. 독자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해야 더 확실한 가이드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분노를 조절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랜 훈련이 필요하죠. 무엇보다 자신의 분노를 다스리는 것만큼 상대의 분노를 이해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상황에 비해 분노를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과도하게 표출한다면 그러한 분노가 이차정서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속에는 두려움이라는 일차정서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도요.

화내는 상대방에게 왜 그렇게 화를 내느냐고 급하게 묻는 것은 상대의 분노를 지적하는 느낌을 줍니다. 일단 기다려줄 필요가 있어요. 분노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성적인 대화를 시도해보는 겁니다. 그러기 힘든 상태라 해도 적어도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은 자제해야 해요.

- 「5장. 부부관계의 핵심, 정서 다루는 법」 중에서

 


 

저자는 책의 앞 부분에 「개정판을 내며」에서 이 책의 내용과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하나 꼽으라면 '부모와의 관계'일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없지요.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관계 중 가장 중요한 관계는 무엇일까요? 하나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부부관계라고 말합니다. 첫째,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개인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부부 관계는 수많은 이전 세대들의 종착점이자, 다음 세대를 잇는 브리지이며, 정서적 빈곤의 대물림을 끊고 밝은 세상을 만들어 갈 희망이 존재하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어 사는 것은 쉽지 않지만 부부 관계 하나만 튼튼해도 살아갈 힘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살아오는 경험을 통해 느낀 내용들을 이 책에 담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원래 소중한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는 자연의 섭리를 덧붙여 행복한 결혼 생활 역시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설명해준다.

 


 

책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부부치료의 세 이론은 정서중심 부부치료, 이마고 이론, 가트맨 방식인데 이 책에서는 이 세 이론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오랜 기간 심리학자들의 연구와 임상을 바탕으로 구축된 이 이론들을 저자는 실생활에 적용하여 알기 쉽게 풀어준다. 이 책에는 결혼을 앞둔 커플부터 n년차 부부까지 모두에게 유용한 지식이 알기 쉽게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양가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법, 반복되는 갈등에서 벗어나는 법, 말과 행동 뒤에 감춰진 정서 다루는 법, 부부에게 필요한 소통법 등 매일의 일상에서 필요한 조언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 책은 단지 결혼생활을 잘하게 만들어주는 책이 아니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관계와 소통을 새로 배우며 성장하는 수많은 개인들을 응원하고 돕는 책이다. 각자의 존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하기로 한 결혼이라는 서약을 스마트하게 시작하고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결혼, 이것만은 알고 살자」에서는 '1장 결혼을 공부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2장 스마트한 시작을 위해 필요한 것들' '3장 행복한 부부의 조건, 정서적 독립'으로 구성돼 있다. 2부 「관계, 결혼 후에 다시 배우다」는 '4장 반복되는 갈등에서 벗어나는 법' '5장 부부관계의 핵심, 정서 다루는 법' '6장 배우자와 나의 성인애착 활용법'을 담았고, 3부 「변화, 건강한 부부생활을 유지하다」는 '7장 서로의 상처를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 '8장 좋은 관계를 위한 부부의 소통법' '9장 결혼 후에 내가 단단해지는 습관들'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 내용은 결혼을 알고 살자는 이유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① 결혼의 개념이 바뀌었다 ② 관계는 삶의 행복을 결정한다 ③ 배우자는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대상이다 ④ 내 아이의 인생이 달려 있다 ⑤ 갈등은 해결이 아닌 관리의 문제다라고 적어 독자들이 결혼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을 갖게 한다. 이 책의 구성은 이처럼 매우 체계적이고 치밀해서 독자들이 필요할 경우 차례에서 제목만 보고 금세 찾아갈 수 있게 잘 짜여져 있다. 특히 학계의 이론이나 사례, 저자의 경험 등을 적절하게 삽입해 그냥 읽어나가기만 하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고 외우기 쉽다. 마치 학교 다닐 때 매우 좋은 참고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마지막 장인 9장 「결혼 후에 내가 단단해지는 습관들」에서는

① 변하지 않는 상대 때문에 힘든가요?

② 이혼에 대한 조금 다른 고찰

③ 현명하게 내 감정 조절하는 법

④ 배우자를 향한 꼬인 오해부터 풀어라

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구분하기

⑥ 그럭저럭 불화를 껴안고 잘 사는 것

⑦ 결혼을 통해 성장하는 삶은으로 구성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습관으로 익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우리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을 언급하고 있어. 독자들이 '총정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또 적절한 그림을 책 공간에 많이 배치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게 한다. 이 책이 가진 특장점이다. 만일 지금 결혼 생활을 하는 독자들이라면, 조금 더 나은 결혼 생활을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당장 읽어볼 것을 권유한다.

 


 

저자 : 신디(신동인)

 

삶에 꼭 필요한 지식과 교양을 선별하여 알려주는 콘텐츠메이커이자 국내 최초 부부 멘탈케어플랫폼 ‘신디Sindy(www.sindyschool.com)’를 만든 소셜벤처 사업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공부했으며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는 영예를 얻어 캐나다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했다. 서울공립초등학교에서 특수교사로 8년, 교육부 산하 기관에서 교육 전문직으로 6년 간 총 14년을 공직에 몸담은 교육 전문가이다. 본업 외에도 다양한 지식을 짧고 재밌는 콘텐츠로 만들어 ‘신디스쿨’이란 이름으로 SNS에서 대중과 소통해왔으며 첫 책인 《강연 읽는 시간》을 출간하기도 했다. 관계와 심리에 특히 관심이 많다. 네이버에 연재한 ‘신디의 부부관계 스터디’가 많은 부부들의 공감을 얻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수많은 부부들이 고민을 토로해왔다. ‘어떻게 하면 부부 관계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최연소 교감 자격 연수를 앞두고 소셜벤처를 차리기로 결심, 잘나가던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요즘 부부 고민 해결 플랫폼 ‘신디Sindy’를 창업했다.

부부를 위한 관계 및 자기계발 콘텐츠로 구성된 신디는 오픈 6개월 만에 회원이 급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가 좋아졌다는 커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관계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 타인과 연결되는 건강한 결혼 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신디의 콘텐츠를 만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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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와 춤을 - 진정한 자유인과 함께한 그리스 여행기
홍윤오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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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는 '그리스' 하면 떠오르는 것이 다른 사람과 달리 '조르바'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인류 4대 문명 발상지이고 오늘날 서양 문화의 원류라고 학교에서 배웠음에도 왜 미코스 카잔자키스라는 어려운 이름의 현대 그리스 문인을 떠오르는 걸까. 오로지 그의 작품 『그리스인 조르바』 때문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독자에게 최근 읽은 작품 중 가장 감명 깊었다.

이 책을 잠깐 소개하자면, 저자 자신의 화신인 ‘나’는 35세의 젊은 지식인으로서 육체의 쾌락을 경멸해 음식도 조금씩 몰래 먹듯 하는 책벌레 구도자이다. ‘나’는 갈탄광이 잘되면 모두 형제처럼 함께 일하고, 모든 것을 나누며, 함께 똑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옷을 입는 공동체를 조직해보겠다는 이상적인 꿈도 꿨다. 이성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먹물이자 세상에 뛰어들어 행동하기보다는 글을 통해 세상을 보는 책벌레 ‘나’가 대지의 어머니 가이아에게서 미처 탯줄을 자르지 못한 듯한, 길들여지지 않은 위대한 영혼 조르바를 만나고 큰 변화를 겪는다. 관념은 던져버리고 직접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원시 사냥꾼 같은 직감과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창의성, 망설이고 고뇌하기보다는 내면의 소리에 따라 주저 없이 행동하고, 죽음과 불행 앞에서도 당당하게 맞서는 조르바의 모습에서 나는 영적 스승의 영혼을 느낀다. 그러나 둘의 관계는 절대 일방적이지 않다. 조르바는 자신을 믿어주는 ‘나’에게 영적 아버지를 대하듯 솔직하고 ‘나’를 더할 나위 없이 사랑한다. 그래서 조르바는 둘의 이별 후에도 계속 ‘나’를 생각하고, 최후의 순간 그의 소중한 산투리를 ‘나’에게 남겨 자신을 오래 기억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현대소설의 정형으로 각인되어 왔다.

 


 

그동안 그리스에 관한 독자의 상식을 오롯이 담은 것 같은 이 책은 독자에게 현대 서양 문명을 다시 재해석하는 기회가 됐으면 상당한 진전을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그리스에 대한 맹목적 사랑보다는 철학적이고 정의로운 사람들이 세상을 선인들의 가르침을 따르며 살려고 애쓰는 곳이란 생각의 전환도 할 수 있었다. 독자가 인식을 바꾼 그리스를 가장 잘 알 수 있게 해준 작가가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의 저자 카잔자키스다. 그는 니체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니체 철학에 경도되었다고 한다.

인명사전에 따르면 니코스 카잔자키스(Nikos Kazantzakis, 1883년 2월 18일 ~ 1957년 10월 26일)는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동ㆍ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지형적 특성과 터키 지배하의 기독교인 박해 겪으며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 민족주의 성향의 글을 썼으며, 나중에는 베르그송과 니체를 접하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투쟁적 인간상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소설 『십자가에 못박히는 그리스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데, 시적인 문체의 난해한 작품을 남겼다. 그런 그가 학교에 가본 적도 없는, 평생을 육체노동으로 먹고살아온 예순 다섯의 노동자에게서 니체의 ‘빼어난 인간’(bermensch, 보통 ‘초인’으로 번역됨)을 본다.

얼핏 보기에 조르바의 삶은 내키는 대로 사는 방종한 모습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조르바의 지향은 분명했다. 관습에 따라 무비판적으로, 낙타처럼 수동적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사자처럼 적극적으로 자신의 판단 아래 치열하게 삶을 꾸려나가는 ‘빼어난 인간’과 같이 산 것이다. 그에게는 ‘니체’나 ‘빼어난 인간’과 같은 사상도, 단어도 필요 없다. 그저 그에게 ‘인간’이란 그런 존재, 곧 ‘자유인’인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을 방금 고용한 사장에게도 일은 노예처럼 하겠으나, 산투리는 자신이 원할 때만 치겠노라고 선언한다. 그런 그에게는 하느님도 악마도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

 


 

이 책 『조르바와 춤을』은 위와 같은 이유로 독자에게 가깝게 다가왔다. 독자가 유럽 여행을 가서 잠시 있었던 그리스에 대한 갈망과 관심도 많이 풀어주는 이 책은 그리스 문명의 발상지를 따라가며 그들의 생각과 학문에 접근하기 위해 그리스를 여행했고, 이 책을 썼다. 저자 홍윤오는 이 책의 부제를 「진정한 자유인과 함께한 그리스 여행기」로 붙였지만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서 진정한 자유인 조르바와 함께한 영혼의 산책'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이 책은 “나는 왜 사는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와 같은 삶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서 시작한다.

독서와 사색만으로 시원한 답을 구할 수 없어 홀로 떠난 그리스 여행에서 필자는 조르바와 춤을 추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교감하며 인생이 참된 의미를 깨닫는다. 신화의 세계를 돌아보며 필자가 경험한 ‘자유’와 ‘인간의 숙명’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은 독자들로 하여금 한번쯤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라면 단연 눈부신 하양과 파랑으로 가득찬 산토리니의 전경이 아닐까. 우리 나라 광고(CF)에도 자주 등장하는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과 검푸른 에게해, 인간을 몽환적 기분에 젖어들게 하는 해 질 녘 하니아의 베네치아 항구, 절벽 위 하늘에 얹힌 메테오라의 수도원들, 그리고 델포이와 펠로폰네소스반도의 대표적인 유적지까지. 저자는 코로나로 자유를 박탈당한 채 묶여 지내는 독자들에게 직접 찍고 그린 사진과 색연필화, 수채화를 담아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그리스 여행의 목적과 과정, 그리고 깨달았던 많은 부분을 언급한다. "누구든 평탄한 삶은 없겠지만 나 역시 갑자기 기자를 그만둔 이후 삶이 순탄치 못했다. 좋게 말하면 다채로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은 고달팠다. 딸린 식구도 있는데 제대로 자리를 못 잡아 늘 불안했다. 오죽하면 책에서도 그런 나 자신의 처지를 ‘간헐적 직업인인지 간헐적 실업자인지 모르겠다’라고 언급했겠나. 그럴 때마다 힘든 나를 구원해준 것은 여행이었다. 여행은 나를 치유와 깨달음의 세계로 이끄는 또 하나의 인생이다.

이번 그리스 여행은 조르바가 동행해 주어 좋았다. 물론 상상이다. 하지만 조르바라는 캐릭터 자체가 실제 인물을 모델로 만들어낸 상상 속 인물이다. 상상 속 인물과 동행한다는 상상이 크게 황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일종의 변명이다. 덕분에 조르바를,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스 신화도 마찬가지이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들이 있었지만 그리스 신화를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신화와 전설, 종교와 역사 모든 것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그 현장을 직접 가서 보고 느끼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 감동을, 느낌을 공감하고 싶은 생각 또한 인지상정 아닐까."

 


 

저자는 이어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묻고 답한다. "왜 기록을 남기려 하지? 이른바 시쳇말로 ‘안물안궁’ 때문이었다.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거든?” 첫 문장을 쓸 때부터 사람들이 이 질문을 던질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한 의도는 아니었고 기록만 하려다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 아무한테도 강요하거나 권유할 이유도, 자신도 없다. 다만 혹시라도 나와 비슷한 생각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책을 통해서나마 그와 감응(感應)하고 싶었다. 내가 조르바와 동행하면서 느꼈던 그 희열과 깨달음의 일단이나마 나누고 싶었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리스 문명이 그랬듯 저자 역시 가진 동ㆍ서양 지식 모두를 동원해 여행하고 이 책을 썼다. 저자의 그리스 여행의 결론이자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자유’와 ‘인간의 숙명’인 것으로 읽힌다. 핵심 결론이 딱히 무엇이라고 스스로 단정할 수 없는 건 저마다 느끼는 게 다 다를 것이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여행하면서 아무리 자유를 찾아봐도 자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심지어 하늘을 나는 새도 하늘에 갇혀 있다고 했다. 자유를 찾고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기자직을 접고 나선 결과는 비참했다. 어떤 면에서는 만용이고 방종이었다. 딸린 식구까지 있는 가장이 말이다. 백수에게는 알아주는 이도 찾아오는 이도 없었다. 삼국지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꾸만 수호지 등장인물이 돼가고 있었다. 양산박처럼 몸을 의탁할 곳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저자의 여행이 간단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저자의 다음 말은 독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여행에 대한 깊은 깨달음도 준다. "나의 40대 10년이 도깨비 같은 삶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자유를 찾아 나선 길이 결국 도깨비 삶으로 이어지다니. 그러나 그 또한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귀중한 경험이었다. 일부러 하려면 도저히 갈 수 없었던 길, 그 길을 다녀왔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유식한 말로 한 소식(消息) 한 셈이다. 덤으로 얻은 게 인간의 숙명에 대한 성찰이다. 생로병사, 희로애락이 무슨 얻고 말고 할 일인가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이치를 삶의 체험을 통해 진실로 체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닐 터이다. 하물며 상상 속 인물과 동행하며 신화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면 더없이 뿌듯한 일임에랴. 저자의 마지막 당부에 조금 집중해보면 독자들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모쪼록 이 책과 인연을 갖게 되는 분들이 다만 몇 대목만이라도 나와 공감하고 감응하면 좋겠다. 책을 읽는 동안 여행에 동행한다는 느낌까지 공유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특히 끝이 보이지 않는 미증유 역병의 시대에, 그래서 3년째 자유를 박탈당한 채 묶여 지내는 지금 책으로나마 마음껏 여행하면서 진정한 내면의 자유를 만끽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기자직을 직업으로 가졌던 저자의 그림 실력 만만찮아 보인다. 사진보다 훨씬 여행 분위기를 잘 알릴 수 있는 그림 또한 이 책의 가치를 한층 높인다. 몇 번이고 읽어도 다시 읽고 싶은 이 책, 오랜만에 보관하고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한 기쁨 또한 매우 크다.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은 없다고 했던가. 매 순간, 매 세월이 모두 의미 있고, 남는 게 있고, 생산적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때로는 허송세월도 삶을 되돌아보고 관조하는 성찰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멈추고 내려놓는 시간이 어쩌면 더욱 값진 경험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물며 지금 나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 여행을 하고 있지 않은가. 조르바를 만나고 신탁을 받기 위해 이곳에 온 것 아닌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동틀 무렵처럼 느껴졌다. 날은 점점 흐려졌고 멀리 산 위로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수도원 순례를 마치고 다시 남쪽을 향하는 자동차 사이드미러에 칼람바카의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점점 작아지며 사라지고 있었다.(p.141)

 

저자 : 홍윤오

 

서울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십수 년간 한국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아프간 전쟁 개전 초기 한국인 최초이자 단신으로 아프간 현지에 들어가 동행 외국 기자들의 피살 등을 경험한 뒤 자유로운 새 삶을 살겠다며 기자직을 접었다. 이후 성찰의 세월을 보내며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기업 및 공공기관 임원, 국회홍보기획관 등을 거쳐 지금은 대한전문건설협회 산하 신문사 주간으로 있다. 나이 들어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학위(행정학)를 받기도 했다. 여행과 등산, 음악과 그림을 즐기고 『아프간 블루스』, 『50년 여행 50일 인생』 두 권의 저서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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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 - 일인 여행자가 탐험한 타인의 삶과 문장에 관한 친밀한 기록
추효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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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혼자 해야 제 맛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독자만 들은 얘기는 아닐 것이다. 독자는 여행을 매우 좋아하지만 홀로 여행을 해본 경험은 많지 않다. 그것도 국내 여행뿐 해외 여행은 혼자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 이외에는 특별히 머릿속에 남은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혼자 가지 않은 것은 혼자 있는 시간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언어도 우리 말 이외에는 별로 잘 하는 게 없으니 자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처음 해외 여행을 갈 때도 여러 명이 어울려 갔고, 둘이서 간 것은 아내와 함께했을 때뿐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것은 남아 있지 않다. 또 횟수가 잦아지면서 개인적인 특별한 첫 인상과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며 어떤 도시에 처음 갔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그 도시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곳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인생관을 갖고 사는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그저 보이는 것이 그 도시에 대한 인상이었고, 그곳 사람들의 삶이라고 믿어버렸다. 이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여행이 많다. 여행의 참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해 안타깝지만 지금도 주기적으로 해외 여행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미리 준비를 할 만큼 하는, 나름대로의 알뜰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은 잊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 2년 이상 여행을 못해 봐서 지금도 가지 못한 곳을 선정해 몇 곳을 둘러보기 위해 착실하게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 『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은 독자와 달리 '1인 여행자'로 불리우는 추효정의 여행 기록이라 더 관심이 간다. 타인의 삶에 대한 순전한 호기심을 품은 채 전 세계 도시를 탐험하는 저자가 지난 10여 년간 써 내려간 여행의 문장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하니 독자로서는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 1인 여행의 용감한(?) 실천자라는 사실과 또 여행지 사람들의 삶에 알맞는 여행 계획, 느낌을 적는 기록 등 독자가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에게 여행은 비록 혼자 떠나는 여행일지라도 혼자만의 여행이 아니라고 한다. 낯선 도시의 거리에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아스팔트 길 위에서, 타인의 집 안 거실 구석에 놓인 소파에서 마주한 모든 순간이 수많은 여정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는 말에서 전달되는 느낌이다. 이 책은 그렇게 우연히 마주친 세상과 소통하며 서로의 삶을 묻고 보듬는 여행자들에 관한 매우 친밀한 기록이라고 한다. 배울 점을 배워서 '1인 해외 여행'을 더 늦기 전에 한 번 해보고 싶다. 저자를 따라 해보고 싶고, 그의 여행에 대한 인식도 배우고 싶다.

 

“인생에서 노력 없이 저절로 되는 게 어디 있겠어요? 살다 보니 깨우친 거지. 굳이 살면서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을 겪게 되면 시간이 지나서 하나의 깨우침으로 다가오더라고요.”(p.46)

 


 

책에 따르면 여행을 통해 삶이 변화할 수 있을까? 분명 가능할 법한 일이다. 우리는 이방의 냄새가 가득한 낯선 여행지에서 이방인이 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기도 하니까. 그러나 그것이 여행의 모든 이유라기엔 조금 거창할지도 모르겠다. 프리랜서 라이터로 각종 매체에 글을 쓰며 틈이 나는 대로 전 세계 도시를 여행하는 저자 추효정에게, 여행이란 곧 타인과의 만남을 의미한다. 여행지의 관광명소를 둘러보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로컬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는 저자는 자전거 여행, 히치하이크, 카우치 서핑 등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사람에 대한 기대, 타인에 대한 확신이 작가를 여행의 길로 이끌었다. 지난 10여 년간 가보지 않은 곳보다 간 곳이 더 많을 정도로 세계 여러 나라와 도시에서 여행을 즐기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그런 확신은 더욱 강해졌다. 그렇게 저자는 서울에서 밥벌이에 열중해야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부단히 이 나라 저 도시를 떠돌며 타인과의 여행을 실행에 옮겼다.

 

“여행을 통해 나도 몰랐던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일흔둘의 삶도 아직까진 현재진행형이구나 깨닫게 돼. 이 나이에도 새로운 것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지.”(p.209)

 


 

이 책에는 누구나 한 번쯤 가보길 꿈꾸는 관광지가 아니라 우리와 닮은 모습으로 각자의 도시에서 저마다의 삶을 꾸려가는 이들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가 여러 편의 드라마처럼 담겨 있다. 모스크바에서 육아와 새로운 직장 적응 문제로 바쁜 소피아를 만나 폐업 위기를 극복한 동네서점을 방문한 일, 남편과 남자친구를 동시에 사랑하는 핀란드 여자 박티의 집에서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목격하며 궁금증을 해소한 일, 그리스의 시골 마을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다가 현지인 아저씨와 함께 그의 이혼과 부친의 죽음을 주제로 깊은 대화를 나눈 일, 태국의 수도원에서 외국인들에게 명상을 가르치는 한스 스님으로부터 깊고도 간결한 깨우침을 얻은 일, 벨기에의 어느 도로 위에서 서울에서 태어난 한국인 입양아와 만나 아쉬움 가득한 짧은 순간을 함께한 일, 언젠가 한국에 가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는 스리랑카 소녀 니샤를 만난 일……. 어느 여행지에서든 작가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곳곳에 있는 자기 삶의 여행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내면세계를 확장해가는 일이 끝없이 이어졌다.

 

‘카우치 호스트로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항상 ‘사람의 냄새’를 언급한다. 사람마다 쉬이 지을 수 없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는 것을 내 집에 사람을 들이고 나서야 정확히 깨달았기 때문이다.(p.221)

 


 

여행지의 풍광과 음식이 아니라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가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면 작가의 여행은 한마디로 매우 밀도 높게 채워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누군가 옆에서 계획하고 조작하기라도 하듯, 작가의 여행은 늘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졌고, 그 속에서 작가는 끊임없이 타인을 만나 교감하면서 그들의 삶을 엿보았다. 책에는 무수한 여행자들이 우연한 여행과 만남의 과정에서 어느 순간 서로의 거리를 좁히며 도달한 친밀한 이해의 흔적이 뚜렷하게 묻어난다.

여행이 아닌 사람에 주목하는 이 책은, 작가에게 그 흔적을 남기고 간 친애하는 여행자들과, 오늘도 이방의 도시에서 낯선 얼굴을 한 다정한 이를 만나기 위해 익숙한 세상을 벗고 새로이 배낭을 꾸릴 무수한 여행자들을 위한 멋진 헌사가 되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3만 킬로미터를 달리는 동안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하나같이 내게 물은 건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냐’는 거였어. 여행 시작하고 처음 몇 달은 어떻게든 질문에 답을 찾으려고 애를 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어. …… 여행이 내게 준 가장 놀라운 가르침은 결국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거야.”(p.279)

 


 

친구들과 어울려 여행하던 20대 시절이 지나간 뒤 나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1인 여행자가 되었다. 여행을 떠난 길 위에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을 만나고 헤어지는 행위가 수없이 반복되었고 ‘혼자’는 ‘함께함’의 또 다른 말이라는 사실을 깨우칠 수 있었다.(p.155)

 

행복은 개개인마다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잃지 않는 거예요. 한번 잘 생각해봐요. 당신의 삶엔 그것 혹은 그것들이 있는지.(p.254)

 

불안은 불안으로 오지만 불안은 불안으로 가기도 한다.(p.288)

 

저자 : 추효정

 

여행자, 작가, 인터뷰어, 마크라메 메이커, 걷는 사람, 자전거 여행자, 히치하이커, 카우치 호스트, 카우치 서퍼 그리고 호기심꾼. 월간 〈바앤다이닝〉에서 피처에디터로 기자 생활을 시작하며 타인의 삶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왔지만, 그것으로도 충족이 되지 않아 스스로 타인의 나라로 눈길을 돌렸다. 각종 매체에 프리랜서 작가로 글을 쓰며 밥벌이를 하는 동시에 전 세계 삶의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나의 친애하는 여행자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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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 마음은 삶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까 마음챙김
엘렌 랭어 지음, 이양원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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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이나 심리학 책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독자들은 대부분 '마음챙김'이란 단어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독자 역시 명상이나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많이 접했다. 특히 명상 책을 읽을 때 많이 접하는 것 같아 주로 명상에서 쓰이는 용어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독자가 명상에 대해 관심을 갖기 훨씬 전부터 20세기 후반부터 사용된 용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마음챙김(mindfulness)이란 용어가 이 책 『마음챙김』에서 저자가 쓴 용어 '마음놓침'의 대립어로 쓰였던 점을 밝히고 있다.

저자 앨렌 랭어는 ‘마음챙김의 어머니’로 일컬어지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서 현대인의 정신 건강을 연구하다 각종 심리실험을 한 결과 새로 정립된 용어이다. 저자는 당시 심리실험을 위해 75~80세 노인들이 20년 전, 즉 그들이 50대 후반일 때의 생활환경 속에서 마치 그때로 되돌아간 것처럼 생활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에 대해 실험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단 일주일간 ‘마인드세트’를 바꾼 것만으로 그들은 정신적ㆍ신체적으로 모두 말 그대로 ‘젊어졌다’. 이 책은 이른바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로 불리는 전설적인 심리 실험 이야기다. 당시 실험을 이끈 심리학자가 바로 이 책의 저자 엘렌 랭어다. 그는 그 뒤로 40년이 넘도록 노화, 학습, 창의성, 직장생활, 건강 등 다양한 주제로 마음챙김이 지닌 위력을 연구해 왔고, 그 결과는 행동경제학에서 긍정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마음챙김’에 담긴 메시지는 명확하다. “삶에서 벌어지는 일에 기계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깨어 있는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이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많은 문제를 예방하며, 창의력을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불확실성과 혼돈이 커져가는 시기에, ‘마음챙김’은 변화의 도구이자 삶의 핵심이 된다. 이 책 『마음챙김Mindfulness』은 1989년 초판이 출간된 뒤로 25년간 변함없이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켜왔으며, 말콤 글래드웰, 아툴 가완디, 스티븐 핑커, 댄 애리얼리 등 수많은 대중서 및 학술서 저자들과 사회의 리더들에게 영감을 주며 심리학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랭어 교수의 ‘마음챙김’ 연구는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사소한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 ‘젊게 살면 젊어진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등 속설에 가까운 믿음들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입증해내는 출발점이 된다.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 앨런 더쇼비츠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세상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바라볼 수 없다.”고 했다. 이 책은 25주년 기념 출간했다. 저자의 25주년 기념 서문이 더해진 이 책에서, 엘렌 랭어는 고정관념에 대해 충격적 반전을 제시하고 마음의 힘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일련의 연구들을 굵직굵직하게 서술하는 동시에,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미지의 영역들을 가리켜 보여준다.

 


 

마음챙김(mindfulness)은 오래 전부터 존 카밧진의 ‘마음챙김 명상’, 구글의 ‘내면 검색 프로그램’ 등을 통해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위한 핵심 개념으로 부각되어 왔다. 그리고 오늘날 코로나 팬데믹의 시대에 이르러, 오랜 고투에 지친 사람들은 다시 ‘마음챙김’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마음챙김을 위한 각종 명상 앱이 있고,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어 자신을 돌보기로 결심한 사람들은 ‘마음챙김’ 챌린지를 시작한다. 그렇다면 마음챙김이란 곧 명상일까? 저자 엘렌 랭어 교수는 “명상은 (명상 이후에 오는) 마음챙김에 이르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명상을 통해 도달하든 아니면 좀 더 직접적으로 참신함에 주의를 기울이고 기존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도달하든 간에, 마음챙김이란 “바로 앞에 있는데도 몰랐던 모든 경이로운 것들을 알아차리며 현재를 충실히 사는” 심리적 원리임을 강조한다. 엘렌 랭어는 마음챙김 개념을 현대 심리학에 본격적으로 끌어들인 주역으로, 40년이 넘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마음챙김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한다. 마음챙김의 원리와 지혜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집대성한 내용이 바로 이 책 『마음챙김』에 담겨 있다.

 


 

‘마음챙김’은 현대사회의 뜨거운 유행어다. 그만큼 우리가 얼마나 ‘마음을 놓친’ 채로 살아가는지를 반증하기도 한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들은 직원 자기계발 프로그램에 ‘마음챙김’ 명상을 도입한 지 오래고, 내로라하는 비즈니스 구루가 마음챙김에 열광한다. 인기 검색어엔 ‘마음챙김’이 빠지지 않는다. ‘마음챙김’은 1970년대 후반부터 서구에서 동양의 정신문화에 영향을 받아 명상, 심리치료 분야를 중심으로 화두로 떠올랐다. 이것을 현대 심리학 연구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 사람이 바로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여성 최초로 종신교수로 임명된, 이 책의 저자인 엘렌 랭어다. 랭어는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 ‘객실 청소부 실험’, 일련의 ‘마음놓침’ 실험 등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인 실험들을 오랜 기간 열정적으로 진행해오면서 마음챙김의 잠재적, 심리적 이득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두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말이나 행동을 ‘생각 없이’ ‘무심코’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가 우리의 기대에서 벗어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즉 차 열쇠를 꽂아놓고 차문을 닫았다거나, 손쉬운 해결책을 바로 옆에 놓고도 사흘쯤 삽질을 한 다음에야 깜짝 놀라곤 한다. 엘렌 랭어의 말에 따르면, “마음놓침은 도처에 퍼져 있다”.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대인관계에서, 직장에서, 또는 사회생활을 하며 겪는 모든 문제는 직간접적으로 ‘마음놓침’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이다. ‘마음놓침’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크게 다섯 가지가 있다. ‘숙련 또는 전문가라는 함정’ ‘선입견’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는 믿음’ ‘시야를 좁히는 시간관’ ‘결과지향적인 교육’ 그리고 ‘맥락의 힘’이다. 이런 이유로 마음을 놓친 채 살아갈 때 치르는 대가는 위력적이다. 우리는 편협한 자기상을 가진 채, 자기도 모르게 주변에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끼치며 살아가게 될 수 있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통제감의 상실, 학습된 무기력, 더 나아가 잠재력이 위축되는 것이 모두 ‘마음을 놓치고’ 살아가는 결과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나눈 인터뷰에서 엘렌 랭어는 “마음챙김이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알아차리는 과정”으로 표현했다. 꼭 명상이나 심리치유가 아녀도, 마음챙김은 삶의 질을 높이는 대안이자 우리의 잠재력을 가둬놓는 경직되고 수동적이고 반복되는 관습들에 대한 과학적이고 심리학적 해결책이다. 하버드 심리학자 앨렌 랭어는 동양적 전통에서 비롯되어 수많은 명상과 심리치유 프로그램에서 언급되는 이 개념을 심리학 연구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 ‘요양원 실험’ ‘객실 청소원 실험’ 등 단순하고도 혁신적인 실험들을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독창적인 ‘마음챙김’ 개념을 제시한다. 이제 ‘마음챙김’은 노화, 창의성, 학습, 비즈니스와 직장생활, 사회적 편견, 건강 등 현대 일상생활의 주요 영역에 빈틈없이 적용하는 방향으로 확산 중이다.

 

"우리는 실험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 집단에게 그들이 하는 일을 마치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것처럼 생각하라고 지시했다. (···) 그 한 가지 외에 다른 것들은 변화시키지 않았다. 오로지 마인드세트 하나를 바꾼 결과, 실험집단은 체중·허리-엉덩이 비율ㆍ체질량지수ㆍ혈압이 줄었다. 이 모두가 자기 일을 운동으로 여기겠다는 마음의 변화가 작용한 결과였다. 반면 통제집단에서는 이런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 「25주년 기념판 서문. ‘마음챙김, 가능성의 심리학’」 중에서

 


 

책의 1부에서는 ‘마음놓침’을 다룬다. 1장에서 마음놓침의 속성을 살펴보고 그와 유사한 개념인 습관이나 무의식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2장에서는 마음놓침이 생기는 원인을, 3장에서는 마음놓침으로 인해 우리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이를테면 마음놓침 상태일 때 우리의 능력과 기대, 잠재력이 얼마나 제약을 받는지 살펴본다. 4장에서는 마음챙김의 속성에 관해 논의하며 동양적 마음챙김과의 차이도 짚고 넘어간다. ‘마음챙김’을 다루는 2부에서는 5장부터 9장에 걸쳐 마음챙김을 노화 · 학습과 창의성 · 일과 직장 · 편견 · 건강이라는 삶의 중요한 다섯 가지 분야에 본격적으로 적용해 설명한다. 미국심리학회는 랭어에게 공로상을 수여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엘렌 랭어는 선구적인 연구를 통해 ‘마음챙김’의 자세로 살아가면 얼마나 막대한 효과를 얻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여태껏 바꿀 수도 없고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온 문제들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다. 엘렌 랭어는 우리의 한계가 우리 손으로 만든 것임을 거듭 증명해냈다.”

 

"늘 마음챙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합니까? 너무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 아닙니까? 계속해서 대상의 차이를 신중하게 새로이 구별해야 된다면 결정은 언제 내립니까? (···) 열린 마음의 최고경영자는 두 가지 수준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한 가지는 능동적인 방식으로 단지 그 위기를 해결하는 수준이고, 다른 한 가지는 그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이용하는 수준이다."

- 「나오며 : 마음챙김을 넘어서」 중에서

 


 

저자 : 엘렌 랭어(Ellen J. Langer)

 

‘마음챙김의 어머니’로 일컬어지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여성 최초로 종신교수직에 임용되었다. 4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통제감, 마음챙김과 노화, 스트레스, 의사결정, 건강 등을 주제로 11권에 이르는 책과 200편이 넘는 연구논문을 쓰며 광범위하게 활동해 오고 있다. 뉴욕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던 중 뒷날 ‘교도소 실험’으로 유명해진 필립 짐바르도의 심리학개론 수업을 듣고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1974년 예일대학교에서 사회 및 임상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77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재직 중이다. 랭어의 박사학위 논문은 카드 게임과 복권을 이용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지닌 ‘통제력에 대한 환상’을 실험한 것으로, 오늘날까지 사회심리학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거듭 인용되며 행동경제학 분야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도 1979년에 외딴 시골 마을에서 75~80세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순하고도 혁신적인 심리 실험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Counterclockwise study’로 노화와 인간의 한계, 고정관념에 대한 충격적 반전을 제시하며 일약 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호텔 객실 청소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마음챙김 운동Mindful Exercise’ 실험은 《뉴욕타임스》가 뽑은 ‘2007 올해의 아이디어’에 꼽히기도 했다. 랭어의 연구로 말미암아 ‘새로운 것을 능동적으로 알아차리는’ 마음챙김을 통해 건강과 행복,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 속설과 자기계발적 슬로건을 넘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시작했다. 가능성의 심리학, 곧 마음챙김을 파고드는 랭어의 연구들은 사회심리학뿐만 아니라 의학, 교육, 비즈니스, 법을 아우르는 일상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을 긍정적으로 개선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랭어는 마음챙김 시리즈로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마음챙김》을 비롯해 《마음챙김 학습의 힘》 《예술가 되기: 마음챙김 창의성》 《마음의 시계》 등 네 권을 출간했다. 또 편집자로 참여한 《와일리 마음챙김 핸드북》은 일종의 앤솔로지로, 서구의 과학적 이론을 토대로 하는 자신의 연구와 동양적 전통에서 도출된 마음챙김 명상에 관한 연구를 통합하는 선도적 학자들의 연구를 모았다. 뛰어난 예술가 또는 학자에게 수여되는 ‘구겐하임 펠로십’을 비롯해 미국심리학회가 수여하는 ‘공익 분야 심리학 특별공로상’과 미국응용·예방심리학회가 수여하는 ‘응용심리학을 위한 기초과학 특별공로상’, 뉴욕대학교 동문 업적상, 아서 스타츠 심리학 통합상, 세계의회상, 제임스 맥킨 캐텔 상, 고든 올포트 상 등을 받았다.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는 《마음의 시계》 출간 직후 영국 BBC 방송국에서 〈젊은이들The Young Ones〉이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제작, 방송되었다. 지난 2013년 한국에서도 EBS 다큐프라임 ‘1982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황혼의 반란’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반복 실험, 소개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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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일제 침략사 - 칼과 여자
임종국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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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들의 치마폭에 이 땅의 민중들이 뼈 빠지게 얻은 노동의 대가를 착취한 일제 주구들은 아낌없이 쏟아 넣는다. 오늘날 한국에서 성행하고 있는 밤 문화는 오로지 일본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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