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철학자 강신주 생각과 말들 EBS 인생문답
강신주.지승호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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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강신주를 만나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직접 볼 기회도, 그의 책을 읽을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름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의 책을 읽을 생각까지는 해보질 못했다. 그의 철학이 독자의 마음에 안 들어서도 아닌데 유독 그의 책을 읽어보지 못한 이유는 독자가 철학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독자는 철학을 햑교에서도 또 다른 교육기관에서도 배워 본 적이 없다.

최근 읽은 철학 관련 서적을 빼면 대학 때 한 학기 들은 '철학개론'이 전부다. 철학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도 못했고, 또 사회에서도 철학과 출신은 직장 채용이 잘 안 되는 분위기여서 더욱 멀어졌던 것 같다. 군부 독재 시절 철학은 굉장히 집권자나 권력층에서 굉장히 꺼리는 학과였던 것으로 독자는 기억하고 있다. 종합대학교라고 해도 '철학과'가 없는 대학도 많았다. 인문계열에 철학과도 없는데 과연 종합대학이라 일컬을 수 있는가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철학과는 몇몇 종합대학교에서만 학과가 개설되어 있었던 시절이 그 시절이었다. 실제로 철학하는 사람들은 반항적 기질이 있는 듯하다는 느낌은 많이 가졌었다. 그들과 대화를 하면 하나같이 현실 비판은 정치 비판, 권력 비판을 했다. 운동권 학생들보다 더 격렬하고 뜨거운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독자는 이유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철학을 접하지 못하고 대학도 졸업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철학은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지식을 강조하는 대화에서는 필요할지 몰라도 삶의 현장에서 철학은 별 필요하지 않은 학문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쏟아져 나온 서적 가운데 철학책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에 독자는 놀랐다. 의학이나 심리학 등이 필요하다고는 쉽게 수긍이 가지만 철학은 왜 감염병 사태에 필요한 걸까. 그러다 한 권, 두 권 읽다보니 철학은 모든 학문과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학문 자체가 우리의 삶의 범주에서 벗어나서는 있을 수 없다는 점도 인식한 후였다. 인간의 삶과 연계되지 않은 학문을 힘들여 배우고 연구하고 탐구할 필요는없다는 사실을 왜 학교 다닐 때는 몰랐을까. 출간된 책은 대부분 서양철학 책이었다.

뒤늦게 철학 책을 읽어본 것으로만족해야 할 상황이지만 철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죽어도 한이 안 될 것 같은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 철학은 독자의 마음속에 들어왔다. 이 책도 철학을 깨닫게 된 것이 독서의 이유가 됐다. 강신주의 이름만 들었지 그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몰랐다. 이 책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도 사실은 위로 에세이쯤으로 생각했던 사실도 고백한다. 철학자가 에세이로 힘든 시대를 위로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이 책은 인터뷰집 시리즈 〈EBS 인생문답〉의 첫 책으로, 자신만의 철학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가면서도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쟁점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 시대의 문제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고민했던 인물들의 말과 생각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나. 인문, 경제경영, 교육 등 당대의 대표 인물을 만나 인생을 묻고 철학을 기록한 인터뷰집이다.

 


 

이 책은 철학자 강신주를 인터뷰한 형식으로 그의 말을 풀어쓴 것이다. 인터뷰어는 지승호다. 지승호는 특별한 재주가 없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독자가 보기에는 우리 삶의 현장에서 사회적 문제를 파헤치는 인터뷰어의 역할을 하는 문답 대화를 통해 우리 삶을 탐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길을 제시하는 학자처럼 느껴진다. 강신주와의 인터뷰도 10년 만에 만나 이뤄진 것으로 소개된다. 몸이 불편한 강신주 철학자와의 11번의 만남을 통해 그의 철학과 사상, 그가 가진 삶의 방향도 제대로 짚어냈다는 독후 느낌이다.

지승호는 강신주와의 인터뷰를 끝내고 책으로 펴낸 출판사 측은 두 사람의 만남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끊임없이 당대의 문제에 천착하며 시대적 징후를 읽어온 인터뷰어 지승호와 시대의 징후로부터 철학적 담론을 생성해온 강신주의 만남" 이 책은 국내 최고의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가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 강신주를 10년 만에 만나 인터뷰한 책이라는 것이다. 인터뷰어 지승호는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자본주의는 매번 새롭게 변하는 것으로 유지되는 유일한 체제이며, "자본주의의 전대미문성은 거기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자본주의에서는 사치품이 필수품이 되고 그 필수품이 또 필수품을 낳고, 그 필수품이 새로운 사치품을 만들고, 이 새로운 사치품이 필수품이 되는 과정을 무한 반복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거기서 자연과 인간은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강신주의 말 일부를 전한다.(p.9)

 


 

지승호는 10년간 철학자 강신주의 타인에 대한 애정은 더 단단하고 깊어졌다고 인터뷰 소감을 밝힌다. 타인은 물론, 가족마저 ‘기브 앤 테이크’ 관계가 되어가는 사회에서 우리 존재는 ‘교환’이 아닌 ‘불가능한 교환’의 관계임을 일깨운다. 또한 10년간 철학자 강신주의 말과 생각은 더 강력하고 신랄해졌다. 강력한 자본주의 세상을 ‘스마트폰’으로 압축하여 분석하고, 누구나 ‘작은 자본가’가 되기를 꿈꾸는 현시대를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애독자들이 유독 궁금해하는 건강 문제와 집필 중인 책 이야기도 담았다. 인간성을 파괴하는 담론들과 맞서 싸우며 삶과 시대에 대한 강신주만의 성찰을 오롯이 담았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그늘이 넓은 나무'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철학자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곁에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하는 바람이 담긴 말이다.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거리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강신주는 어느덧 가지와 잎이 무성한 나무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 찾아오는 사람들 가슴에 그는 몰래 폭탄 하나씩 넣어두는 것만 같다. 그것은 무언가를 파괴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다. 오히려 어떤 무기보다 강한 폭발력을 지닌, 세계를 정화하는 작고 단단한 연꽃 씨앗과도 같다. 그리고 무심한 듯하지만 몸 안에 수많은 질문들을 품고 살아가는 한 사람이 있다. 인터뷰어 지승호는 결핍과 허기 가득한 질문들을 주머니에 넣고 와서 철학자 앞에 가만히 놓아둔다. 두 사람의 치열하고 뜨거운 만남은 우리 시대의 찢긴 의식들, 갈라진 세계를 뜨겁게 용접한다. 좀 더 나이 들고 아픈 몸으로 만난 두 사람의 말과 생각은 '몸의 시간'을 통과하며 역설적이게도 더욱 힘 있어졌고 폭 넓어졌다.

 


 

21년 동안 60권이 넘는 인터뷰 책을 출간한 인터뷰어 지승호는 혐오가 혐오를 부추기는 시대, 가족이라는 공동체마저 위태로운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엽기적인 사건들, 팬데믹과 언택트 시대의 현상들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도 묻는다. 이에 더해서 강신주의 철학과 담론, 집필한 책과 작업 중인 책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쏟아놓는다. 이에 대한 답변을 통해 지승호는 “현상의 본질에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다”라고 털어놓으며, 강신주라는 철학자가 “점점 더 본질을 파고들어 꿰뚫어가고 있다”고 긴 만남 후의 감회를 전한다.

강신주의 말과 생각은 불편하다. 내가 속한 세계가 '억압체제'이며 “거대한 요새처럼 우리를 가로막고” 있다는 현실을 까발려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말과 생각은 뜨거우면서 동시에 상쾌하다. 사유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천의 방향으로 열려 있기 때문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세계를 가능성의 영역으로 끊임없이 불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강신주는 모든 가치를 교환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자발적 노예, 출퇴근 노예로 살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벤담적 사고를 지닌 이기적 개인이며, 모든 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의 관계로 포섭된다고 비판한다. 강신주가 드러내는 현실 속의 ‘나’는 이렇듯 무엇인가로부터 목이 눌려 있다. 이 불편함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강신주는 내 몸을 누르고 있는 형상을 들춰내고 그 압력을 온전히 느끼게 만든다. 다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가능성 너머로 가는 실천의 길을 함께 제시한다.

 


 

인터뷰어 지승호는 철학자 강신주가 한 말을 정리해 우리에게 전한다. “강자에게 복종하지 말고 약자를 억압하지 않는다, 약자를 돌보는 것이 자유인의 자긍심이고 당당한 사람의 자긍심이라고 나는 말했어요. 어떤 강자라고 해도 그 사람이 힘이 세고 나를 억압한다고 하더라도 강하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아야 자유인이라고 배웠으니까요. 당당하고 자유로운 사람들의 공동체가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고, 최제우가 말했던 하늘처럼 존귀한 님들의 공동체고,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들이 살고 있는 땅, 불국토(佛國土)예요. 원효가 꿈꿨던 불국토. 모두가 부처고, 모두가 하늘님인데 누가 누구를 지배해요. 누가 자유인의 목을 눌러요.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누구도 내 몸에 걸터앉을 수 없어요. 사자를 죽여야만 사자의 목에 발을 올릴 수 있는 거죠. 강자한테는 사자 같은 사람이어야 해요. 그것이 자유인의 전통이에요.” (p.316)

강신주는 억압체제에서 벗어나 좀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해 우리가 “가슴속에 품어야 할 하나의 가치”는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고, 누군가를 지배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말한다. 그뿐 아니라 “타자와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 소수 지배자가 되거나 그들 편을 들지 않고 지금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인문주의적 패밀리의 구축을 이야기한다. 결국 타인에 대한 애정과 연대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특히 ‘스마트폰 사회경제학’과 ‘팬데믹과 언택트 시대’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강신주는 전염병으로 인한 팬데믹의 원인을 자본의 팽창과 세계화 그리고 몸의 로컬리티, 인간의 시간을 넘어서는 자본의 속도에서 찾는다. 그리고 여기서 “자본을 통제하지 않으면 전염병은 또 온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가속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전한다. 자본주의에서는 사치품이 필수품이 되고, 그 필수품이 새로운 사치품을 만들고, 이 새로운 사치품이 필수품이 되는 과정을 무한 반복한다고 말한다. 거기서 자연과 인간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낡은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취향을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각인시키고 있어요. 자본주의는 계속 신제품을 만들어서 사용가치가 다하지 않은 제품을 버리고 새로 사도록 만들어야 하니까요. 산업자본주의가 작동하기 이전 시대에서는 어땠을까요? 낫이 다 닳아서 쓸모를 다했을 때 바꿨어요. 당연히 낫을 다량으로 소유할 필요가 없었죠. 집에 옷이나 신발이 쌓여 있지도 않았어요. 옷이 해지거나 신발이 닳을 때 옷이나 신발을 구하면 되니까요.” (p.125) 강신주는 이러한 인간의 소유 욕망, 이기적 욕망에서 벗어나려면 각자가 자유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유인의 정신을 가질 때 비로소 “타인 역시 존중의 대상 그리고 아낌의 대상”이 된다고 말한다. 또한 자유인들이 꿈꾸는 공동체의 이념은 노동하는 사람에게 생산수단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 명령하는 상전을 뽑지 않는 것, 그리고 모든 대표자는 언제나 소환 가능하다는 원칙이다.

 


 

이 책에는 '몸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한 철학자의 생각과 말들이 그늘을 드리운 나무의 잎처럼 아우성치는 소리가 담겨 있다. 철학자 강신주는 모두가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살아내기를 바라며,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인간에 대한 사랑과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바람처럼 우리를 흔들어대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함께 ‘폭주하는 기차의 비상 브레이크를 잡아당길 수 있기를’ 바라면서 소통 가능성의 조건을 만들고 있다.

 

저자 : 강신주

철학과 삶을 연결하며 대중과 가슴으로 소통해온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동서양 철학을 종횡으로 아우르며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인문학적 통찰로 우리 삶과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들에 다가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 《강신주의 역사철학 · 정치철학 3 : 구경꾼 VS 주체》 《강신주의 역사철학 · 정치철학 1 : 철학 VS 실천》 《철학 VS 철학 :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의 감정수업》 《강신주의 다상담》 《김수영을 위하여》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철학이 필요한 시간》 《상처받지 않을 권리》 등이 있다.

 

저자 : 지승호

열심히 읽고 성의껏 듣는 것밖에 다른 특별한 재주가 없어서 전업 인터뷰어로 살고자 하나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21년째 꾸준함 하나로 버티며 60여 권의 인터뷰 단행본을 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강신주) 《홍혜걸을 말한다》 《잡담》(고종석)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 하다》 《바이러스가 지나간 자리》 《공범들의 도시》(표창원)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닥치고 정치》(김어준) 《괜찮다 다 괜찮다》(공지영) 《신해철의 쾌변독설》 외 다수의 책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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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그녀들 일본문학 컬렉션 2
히구치 이치요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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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 『발칙한 그녀들』의 작가들은 일본 현대 여성작가는 아니다. 메이지유신 이후의 근대 일본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몸소 겪으며 여성운동의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한 작가들이다. 앞서 나가는 생각으로 시대를 거슬렀던 일곱 명의 이들 여성 작가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는 당시 일본의 시대상이나 사회 현실, 여성의 사회적 위치 등을 살필 수 있는 문헌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돋보이는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곱 명의 여성 작가들의 각 1편씩의 단편소설을 묶어 출판사 측에서 기획한 〈일본문학 컬렉션〉의 일환으로 출간했다. 두 번째 이야기인 『발칙한 그녀들』은 새로운 문명이 한창 유입되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발표된 작품들을 모았으며, 제목인 ‘발칙한 그녀들’은 작품을 쓴 여성 작가들 그리고 그녀들의 분신이었던 작품 속 여성 인물을 의미한다.

책의 첫 작품 「배반의 보랏빛」은 남성 중심의 사회적 배경 속에서 여성의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뤘다. 1890년 당시 일본에서는 메이지 민법이 공표되었지만 여전히 봉건제도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녀 불평등 규정이 많았고 가족 제도에서 여성의 법적 지위는 매우 낮았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불륜을 다루었다는 건 매우 파격적인 시도다. 이 작품은 저자 히구치 이치요(1872~1896)가 생전에 발표한 작품 중 유일한 미완성 단편이다. 완결을 짓지 못하고 요절하는 바람에 작품으로서는 불완전하지만 상편의 내용만으로도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았다. 저자는 여성이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가 없는 시대에 불륜이라는 대담한 선택을 하며 세상의 인습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소설이다.

 


 

일본 최초의 페미니즘 소설인 시미즈 시킹의 소설 「깨진 반지」는 당시 여자가 결혼하지 않고 사회적 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시대에 쓰였다. 그리고 합의 이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혼으로 인해 여성은 많은 비난과 모욕의 대상이 되고 본인한테도 후회와 분노가 남을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그런 체험을 그저 단순히 개인적인 일로 끝내지 않고 공론화하면서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시미즈 시킹은 결혼하기보다 교사로 살고 싶었지만 부모의 강요로 결혼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다른 여성이 있었고 결혼한 후에도 그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결국 4년 뒤 이혼한다. 그후 여권 운동에 눈을 뜨게 된 시미즈 시킹은 〈여학잡지〉의 기자로 활동하였다. 그리고 이 소설로 문단에 등장했다. ‘그 시대 최고의 젠더적 작품’, ‘여성들의 결혼 생활을 그린 선구적인 실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 다무라 도시코의 「그녀의 생활」, 문명에 대한 비판 그리고 여성들도 성장해야 한다는 작가의 사상이 잘 반영된 미야모토 유리코의 「아침 바람」 등을 읽어 보면, 백여 년 전 소설 속에 그려진 여성의 삶이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녀들은 당시 여성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제기하면서 여성의 자립을 주장하기도 한 것이다.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우리의 조선시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시대임을 알 수 있는 전근대적 봉건사회의 시대나 다름없다. 일본은 1976년 '메이지유신'을 통해 국가의 근대화를 시작했으나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는 이전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의식이 사회의 주된 흐름이었던 것으로 소설 속의 인물들이 증명하고 있다. 독자는 소설 속의 인물들과 시대적 배경 설명, 또 사회 현상 등을 주목하며, 일제 강점기 시절 그들의 사회인식을 살펴보는 기회로 삼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소설 「여자(女)」는 당시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

"여자들은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존재란 말이야. 약은 건지 모자란 건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니까. 법정 같은 데서도 이건 이래서 이렇다고 딱 잘라서 말하는 증인들 대부분은 여자거든. 남자들이라면 확실히 기억이 안 난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텐데......" 여자들은 확신을 가지고 진술을 한다고 비하 불평하는 남자 변호사의 말이 나온다. 이 작품의 저자는 미즈노 센코로 일본 일상생활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려 냈다. 자연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성장한 작가의 소설답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본 문단의 평이다. 누구나 무심코 할 법한 작은 거짓말을 소재로 과연 인간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얼마나 정직해질 수 있는지,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이다. 그녀는 여류 작가로 활동하는 한편 〈요미우리신문〉의 부인 기자로 활약했다.

 


 

「철 지난 국화(晩菊)」의 하야시 후미코는 25세 때 〈여인예술〉에 발표한 자전적 소설인 「방랑기」가 평판을 얻으며 작가로 데뷔했다. 1948년 「철 지난 국화(晩菊)」로 여류문학자상을 받았다. 중국, 파리, 런던 등을 여행하면서 기행문을 투고했으며, 중일전쟁 중 〈매일신문〉 특파원으로 현지에 가기도 했다. 책에 따르면 하야시 후미코가 막 등단했을 때 문단에서는 '가난을 파는 아마추어 소설가', '단 6개월의 파리 생활을 팔아먹는 벼락부자 소설가' 그리고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중에는 '북치고 나팔 불며 군국주의를 부추긴 어용 소설가'라며 박한 평가를 했다. 그러나 문단의 평가와는 별개로 대중은 그녀의 작품을 지지했다. 전후 일본 국민들의 정서가 드러나는 대목으로 독자는 판단한다.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한 작가가 서민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 인기를 얻으며 그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녀는 인기 작가가 된 후로도 집필 의뢰를 거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집필을 계속했다.

이 소설 「철 지난 국화(晩菊)」는 작가가 성숙기에 쓴 작품(1948년)으로 전후를 살아가는 여성을 그린 걸작으로 꼽힌다. 나루세 미키오 감독에 의해 1954년 영화화되었으며 1960년에 드라마화되기도 했다. 50대 중반의 은퇴한 게이샤인 주인공 긴과 부모 자식뻘만큼 나이 차이가 나는 어린 옛 애인 다베가 조우하게 되면서 둘 사이에 오가는 다양한 욕망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돈을 노리고 찾아온 젊은 옛 애인과 주인공 여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젊음과 물질에 대한 욕망이 서로 부딪히며, 화자의 시점이 여자에서 남자로, 남자에서 여자로 교차될 때마다 긴장감이 고조된다. 남자와 여자, 젊다는 것과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일곱 명의 여성 작가의 작품이 나열되어 일본 여성 근대문학을 접하는 귀중한 기회이어서 꽤 의미 있는 독서이지만 독자에게는 문명에 대한 비판 그리고 여성들도 성장해야 한다는 사상이 잘 반영된 미야모토 유리코의 「아침 바람」이 가장 인상적이다. 그녀가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대표 주자로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아침 바람」은 크게 세 가지 시점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부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세로운 문명과 도시화, 그에 따른 빈부 격차 등이 비교적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들판이었던 곳에 건물이 들어서고 또 비행장으로 바뀌기도 한다. 쪽방촌이 사라지고 거기에 공장이 들어선다. 도쿄에서는 집을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세상은 점점 변해가는데 서민들의 삶은 날로 궁핍해진다. 두 번째는 좌익 활동으로 형무소에서 고문을 받다 죽은 시인의 아내 오토메에 관한 이야기다. 미야모토 유리코가 1934년에 발표한 「고이와이의 일가」는 프롤레타리아 시인 곤노 다이리키 일가, 특히 그의 부인 쓰토무로, 그리고 부인 히사코를 오토메라는 이름으로 등장시킨다. 곤노 다이리키는 프롤레타리아 잡지 〈일하는 부인〉의 편집 일을 했으며, 1932년 구속되어 고문을 당하다 1935년 31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시점은 작가 미야모토 유리코를 그대로 투영한 주인공 사요의 감정이다. 미야모토 유리코의 남편은 정치가이자 문예평론가인 미야모토 겐지이다. 그는 당시 좌익활동으로 스가모의 형무소에 갇혀 있었다. 그녀는 관동대지진을 혼자 경험하면서 남편을 그리워한다. 그러다 여동생의 아기가 태어나면서 새로운 희망을 엿보기도 하지만 다시 예전의 그리움이 떠오르면서 과거의 장면과 오버랩이 된다. 그녀는 급격하게 변해 가는 세상에서 행복했던 과거의 단순한 일상을 그리워하며 울컥한다. 미야모토 유리코는 '성장'을 중요한 키워드로 잡고 글을 쓰는 작가이다. 그녀는 여성들에게 "우리의 힘든 현실을 잘 이해하고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품에서 언급되는 '평범한 여자'는 이데올로기에 지쳐 잠재적인 가능성을 포기한 고독한 여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는 일본 문단의 평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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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부터 칭찬합시다 - 하루 3분, 삶을 기적처럼 변화시키는 나와의 대화
데즈카 치사코 지음, 김연경 옮김 / FIKA(피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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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하는 말이 인생을 바꾼다” 하루 3분, 삶을 기적처럼 변화시키는 나와의 대화를 통해 긍정감을 갖고 자존감을 높임으로써 단단한 나를 만들어 인생을 바꿔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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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디테일에 강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전후 복구 과정에서 한국전쟁 덕이라는 것을 누구나 안다. 미국이 한국전쟁에 참가하면서 장기화되자 막대한 군수물자를 가까운 일본에서 만들어 조달했다. 지리적으로 바로 이웃에 있는 데다 일본은 미국에 패전한 나라로서 미국의 사실상 지배하에 있는 상태였으므로 합리적 필요성에 의해 채택된 것이다. 그때부터 일본은 특유의 디테일을 잘 살렸다고 한다. 정밀 군수물자를 만드는 데 소질을 발휘한 모양이다. 한국전쟁을 틈타 전후복구는 물론 산업발전도 덤으로 받은 것이다. 그러다 산업이 정상화되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크고 단단한 차를 좋아하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을 소형 자동차로 휩쓸어버린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오일 파동'이 거들었다. 기름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자 큰 차를 선호하던 미국 시민들이 소형 자동차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기계에서도 정밀 소재 부품 등의 시장을 석권하는 등 일본 경제는 전쟁 전보다 오히려 훨씬 호황을 수십년 누리는 바람에 패전의 허허벌판을 제 2의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은 것이다. 이때 일본은 '디테일에 강하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실제 일본은 섬나라다. 섬나라 특유의 섬세함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 세계 정세의 변화와 경제적 호황이 잇따르면서 완전히 선진국 대열로 복귀했다. 물론 이 이유 외에도 근면성과 치밀함으로 표현되는 민족성도 가세했으리라 짐작할 수는 있다. 아무튼 일본은 자력으로 다시 선진국으로 올라섰고 세계적 대우도 군사적인 면만 뺀다면 선진국 대우를 받는다.

 


 

디테일에 강한 그들의 특성은 문화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특히 문학에서도 그 기질을 잘 발휘하고 있다. 책 만드는 기술(인쇄 출판)은 메이지 유신 이후 최고라는 평을 받아온 일본은 국민 교육을 책을 통해 시킨다고 할 정도로 출판 문화의 선진국이다. 국민들이 책을 잘 읽어서인지 모르겠지만 1인당 독서량도 '세계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출판계에서도 단연 세계를 선도하는 입장이다. 독자가 일본의 디테일한 민족성 운운하는 것은 일본의 책 내용에서도 잘 드러나서이다. 특히 이 책 같은 자기계발서의 내용은 세세하다 못해 섬세하다. 거의 모든 일본의 자기계발서가 그렇다.

하루 5분 책 읽기 등도 그들의 민족성에서 비롯된 것 같다. 보통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 일년에 책 두 권 이상 읽기 등 분량으로 따지던 국민 독서 권장 교육도 일본에서는 하루 5분 등으로 구체적이고 세분화해서 교육에 사용하는 식이다. 이 책 『일단 나부터 칭찬합시다』도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책이다. 자신에 대한 자책이나 비하를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존중해야 삶이 바뀐다고 취지의 책이다. 이 책의 부제에서 드러나듯 '하루 3분 나와의 대화'를 통해 나를 변화시키면 인생이 바뀐다는 명제로 내세우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루 3분 정도를 투자해 인생을 바꿀 수 있는지, 어떤 어려움이 닥치면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자세히 실려 있다.

 


 

책에 따르면 누구나 입버릇처럼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당신은 어떠한가. “귀찮아, 짜증 나, 내버려 둬, 다 싫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인가. “멋져, 좋은데? 기뻐, 고마워.”라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인가를 생각하고 부정적이고 질책하는 말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면 칭찬하는 말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알려준다. '자신을 바꾸려면 말부터 바꿔라'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자존감을 높여주는 코치 & 카운슬러로 30년 가까이 일해온, 이 책의 저자 데즈카 치사코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십만 명을 지도해왔다. 저자는 내 삶을 기적처럼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열쇠는, 그럴듯한 계획이나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매일매일 자신과 나누는 ‘나와의 대화’, 바로 그 ‘말의 힘’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루 일과를 돌아보며 나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긍정적인 말로 나와의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자기 긍정감과 존중감이 높아지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과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나와의 대화’로 인생을 꿈꾸는 대로 변화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겸손이 미덕이라 생각해 자신을 칭찬하는 데 인색했던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칭찬함으로써 달라지는 것들을 뇌과학적으로 근거를 들어 제시한다. 또한 나와의 대화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를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다면 빼곡하게 채워 넣은 계획이 부족한 자기 긍정감(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긍정하는 감정)과 자기 존중감(자신이 소중한 존재라고 믿는 감정)을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본다. 그렇다면 자기 긍정감을 높여 삶을 궁극적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칭찬의 말로 나누는 나와의 대화’에 그 답이 있다고 강조한다. ‘칭찬 일기’라고도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작은 공책이나 수첩에 하루 일과를 돌아보며, 사소해 보이지만 스스로를 위해 노력한 일, 자기 자신 혹은 타인에게 고마운 일, 꼭 일어난 일이 아니어도 격려받아 마땅한 아이디어나 생각, 혹은 자신만의 감성과 감각에 대해 기록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특히 자기 긍정감을 높여주는 구체적인 대화의 방법과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더 높은 단계의 노하우, 그리고 체험담까지 소개되어 있어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30년간 수천 번의 워크숍과 연구를 통해 자신이 개발한 이 프로그램으로 실제 삶을 기적처럼 변화시킨 사람들의 체험담을 이 책에 함께 실었다. 그들의 체험담에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나와의 대화를 기록하며 기적처럼 달라진 자신의 삶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만의 노하우까지 소개하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인생을 바꾸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자존감이 무너졌다면, 무얼 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이 책을 길잡이 삼아 자신에게 하는 말을 먼저 바꿔볼 것을 독자는 권한다. 하루 3분, 이 짧은 나와의 대화, 즉 말의 힘이 일상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나아가 인생을 변화시키는 기적을 경험하하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성실한 사람일수록 ‘이걸 바꿔야 해.’ ‘어떻게든 고쳐야 해.’라며 자신의 단점과 맞서 싸워서 개선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러면 역효과가 납니다. 뇌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자신을 질책하는 회로’가 굵어지므로 개선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럴 때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요령을 터득합시다. 예를 들어 ‘모두가 해내는데 왜 나만 못 하는 걸까? 난 역시 능력이 없어.’라는 생각이 들면, ‘이걸 해내기 위해 나는 매일 노력하고 있어. 대단해!’ 하며 노력한 부분을 칭찬합니다. 나의 단점에 공감하면서 노력한 부분을 칭찬하는 겁니다.(p.41)

 


 

생각과 사고, 이미지는 ‘말’에서 시작됩니다. 그 말을 사용하는 ‘자신’이 스스로 부정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면, 아무리 좋은 이미지를 떠올려도 실현하기 어렵고 오히려 계속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하는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인 말로 바꿔서 자기 이미지를 갱신해나가면, 저절로 생각은 긍정적이고 균형 잡힌 상태가 됩니다. 그때 떠올리는 이미지가 실현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p.98)

 

저자 : 데즈카 치사코

일반 사단 법인 자기 존중 프랙티스 협회의 대표 이사이며 자존감을 높여주는 코치&카운슬러다. 자기 긍정감과 자기 존중감을 길러주는 트레이너로서 일본 각지의 자치단체와 서클 등에서 세미나와 강연을 하고 있다. 수천 번의 워크숍과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효율적으로 자기 긍정감을 기르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프로그램 중 하나인 ‘칭찬 일기’는 수십만 명이 실천한 뒤 업무 능력 상승, 인간관계 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효과를 보았다. 『나에게 하루 한 줄 칭찬 수첩』 등 다수의 저서를 발간했다.

 

역자 : 김연경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 중국지역통상학, 경영학을 공부한 뒤 졸업하였다. 이후 번역가로 활동하며 비즈니스, 영상,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하며 저서로 《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공저)이 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일단 나부터 칭찬합시다』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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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2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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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독자가 최근 읽어본 철학 서적을 중 으뜸이라 할 만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여서가 아니다. 이 책을 번역한 박문재의 철학 강의라고 생각해서다. 독자는 박문재 번역자를 잘 알지 못한다. 직접 만나본 적도 없고, 그의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가 번역한 이 책에 신뢰감이 있는 것은 박문재 번역자의 다른 책을 조금 읽어봤기 때문이다. 어렵다는 그리스어와 로마어 많이 공부한 분이고 그의 번역본 철학서들은 독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그리스 철학을 대표할 만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이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었다. 번역자에 따르면 『니코마코스 윤리학』는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가능하며, 유지되고 발전하는가를 아리스토텔레스가 스스로 이해하고 강의하기 위해 정리한 글이다. 1차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에우데모스가 스승의 강의를 필기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들 니코마코스가 다시 원고를 정리해서 이 책이 나왔다고 전해진다. 즉, 이 책은 ‘행복’이라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주제에 관해 인류 최고의 철학자가 제자와 아들과 공유한 매우 드문 ‘핫 콘텐츠’이다. 2,4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표 저작으로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자가 그리스 철학자들의 저서를 처음 읽는 것은 아니다. 학교 다닐 때 철학을 공부하지 않았지만 교양 차원에서 읽다가 우연히 이 책의 발췌 번역본도 읽은 적이 있다. 수십 년 전 일이라 제목이나 번역자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이라고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래서 책의 구성이나 차례를 살펴보니 기억이 조금은 되살아난다. 이후 서양철학사 등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을 이처럼 자세하게 번역한 책은 처음이다. 한마디로 어렵다.

철학의 기본마저 제대로 배우지 못한 독자가 이해하고 소화하기에는 무척 어렵다. 그러나 이번 기회가 아니면 죽기 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를 다시 읽을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절박한 심정에서 읽었다. 될 수 있는 대로 촘촘히 읽어 이해하려고 했지만 한 번 읽고 난 소감은 여전히 안갯속 같은 느낌이다. 다만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부분을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롭게 이해할 수 있어 그것만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극히 일부를 알게 된다는 자부심이 일 정도로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되었다는 좋은 느낌이 꽉 차오르는 듯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을, “인간의 고유한 기능이 미덕(아레테)에 따라 탁월하게 발휘되는 영혼의 활동”이라고 보았다.

 


 

번역자에 따르면 결과나 보상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사람들이 선택하고 싶어 하고, 아무런 부족함 없이 자족하는 상태를 말한다. 여러 감정과 욕망, 행동이 이성과 지성으로 잘 다스려지고, 지속적으로 삶의 의미를 충족하는 상태가 그리스인들이 그토록 원하던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한 후에 느끼는 성취감과 성장, 깨달음과 만족감 등이 어우러져 인생의 행복을 이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이성(로고스)과 지성(누스)을 사용해야 한다고 보았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실천적 지혜”(프로네시스)를 통해 행동을 낳는 지식, 실생활로 이어지는 지식을 강조했다는 면에서,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 체계와 영국의 공리주의, 서양 경험주의를 낳았고, 그것이 실용주의와 과학주의로 이어지면서 서양 철학의 중요한 뼈대를 형성했다고 번역가는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 그리스어 원전을 꼼꼼한 해제 및 각주와 더불어 매끄럽게 옮긴 역자는 이 책에서도 380개의 세심한 각주와 군더더기 없이 전체를 꿰뚫는 해제, 그리고 중요 그리스어 용어 15개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으로 독자들의 깊은 이해를 돕고 있다. 이성과 지성이 활동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례와 변주, 어울림이 결국 ‘에우다이모니아’를 이루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독자들은 지적인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첫 장에서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이 책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썼다고 밝힌다. 사람들은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을 ‘행복’이라고 부르는데, 그 행복이 과연 무엇인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 모든 생물이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을 보면, 가장 좋은 것인 행복은 가장 즐거운 것일 수밖에 없다고도 하며,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천착해 들어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왜 이런 방법을 사용했을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대화하는 형식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생각을 적어나가는 것은 당시 스승들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독자의 협소한 추측이긴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용한 방법 두 가지가 당시 학문하는 방식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첫째, 그리스인들은 윤리와 관련해, 선악 개념이나 당위와 의무가 아니라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는 개념을 사용해 “좋은 것과 즐거운 것과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 시대 속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인간 본성에 들어맞는 행복의 조건을 찾기 위해 거의 모든 인간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으며, 단지 겉모습뿐 아닌 미덕과 중용, 지성과 행동, 이성 등을 두루 살펴야 했다. 둘째, 저자는 모든 참된 지식은 현실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것에서 분리될 수 없고, 반드시 현실 삶 속에 존재한다고 믿었으며,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번역자의 견해이다. 명료하고 세심한 분석을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철학에 문외한인 독자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번역자의 배려에 감사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과 즐거움에 관한 사람들의 통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성(로고스)과 지성(누스)을 사용해 하나하나 밝혀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 책의 백미는 단지 결론만 알고 끝이 아니라 그가 보여준 성실한 추론 과정과 통찰력을 확인하는 데 있다고 번역자는 「해제」를 통해 밝힘으로써 책을 두 번 읽는 느낌이다. 안갯속 같은 의미 해석이 깨끗하게 밝아짐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에 한 걸음 다가선 느낌이다.

 


 

책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에 관한 글을 여러 편 썼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다. 그는 미덕이 특정한 사물의 고유 기능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눈은 제대로 볼 수 있을 때만 선한 눈이다. 눈의 고유한 기능은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그는 인간에게도 고유한 기능이 있다고 보았는데, 그것은 이성(‘로고스’)에 따른 혼(‘프쉬케’)의 활동이었다. 그는 혼의 이성적인 활동은 인간의 모든 의도적인 행위의 목적인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을 향한다고 가르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에 대해 가르치면서 인간은 자기 고유한 본성에 주어진 일(‘에르곤’)을 해야 좋은데, 그 일을 위해 동물에게는 없고 오직 인간에게만 주어진 이성(‘로고스’)과 지성(‘누스’)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인간의 행복도 이성과 지성의 활동(‘에네르게이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설령 먹고 마시는 것이나 단순히 감각적으로 살아가는 일에 잠깐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하더라도, 그런 것은 동물에게도 있으므로 인간 본성에 고유하게 좋은 것은 아니다. 여러 감정과 욕망, 행동이 이성과 지성으로 잘 다스려지고, 지속적으로 삶의 의미를 충족하는 상태가 그리스인들이 그토록 원하던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행복은 이성과 지성의 활동이므로, 첫 번째 활동은 감각적 지각으로부터 생겨나는 여러 감정과 욕망을 이성으로 다스리고, 두 번째 활동은 “행위” 자체를 이성으로 다스리는 것과 관련 있다. 이 통제가 올바르게 이루어졌을 때, 우리에게는 어떤 성품(‘에토스’) 또는 상태(‘헥시스’)가 나타나는데, 이것을 “미덕”(‘아레테’)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한 후에 느끼는 성취감과 성장, 깨달음과 만족감 등이 어우러져 인생의 행복을 이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이성(로고스)과 지성(누스)을 사용해야 한다고 보았다.

 


 

독자들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통해, 인생의 중요한 주제(여기서는 ‘행복’)를 놓고, 이성과 지성을 총동원하여 하나의 수준 높은 결론에 도달하는 한 철인(哲人)의 진지한 성찰의 과정을 목격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숨겨지지 않고 뿜어져 나오는 “관조적인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단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행복”에 대한 단답형 결론이 아니라, 이 책의 내용으로 우리를 설득하며 강의하고 있는 현자의 미소를 떠올리며 찬찬히 읽는다면 평생 행복을 위한 사고 실험의 기초를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준 높은 작업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높고 다양하다는 번역자의 해석은 '참'이다. 2,300여 년이라는 시간적 격차, 그리스인들의 논리 체계와 다소 지루하고 쓸데없다고 여겨지는 논증 방식, 비슷비슷한 철학적 개념과 단어들, 원문을 성실하게 옮기더라도 뜻을 파악하기 힘든 저자의 난해한 글쓰기 방식 등… 읽고 바로 이해하는 독서에만 익숙한 독자들에겐 이 책이 즉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해주진 못한다는 점을 미리 알려준 번역자의 자상한 배려에도 감사한다. 번역자는 하지만 인생 전체에 걸쳐 지속하고 깊어지는 행복의 길을 찾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보화라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들 니코마코스에게 들려준 강의를 정리한 이 책을 통해 ‘회복탄력성’과 ‘긍정심리학’이 결합된 개념인 ‘에우다이모니아’(행복)에 이르는 길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자가 심혈을 기울여 번역하고 책으로 펴낸 이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 그리고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등 그리스어 원전을 꼼꼼한 해제 및 각주와 더불어 매끄럽게 옮긴 박문재 번역자는 이 책에서도 380개의 세심한 각주와 군더더기 없이 전체를 꿰뚫는 해제, 그리고 중요 그리스어 용어 15개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으로 독자들의 깊은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역자는 과거의 번역어와 비교하면서 더 합당한 번역어를 제시하기 위해 애썼다. 독자는 촘촘히 읽어나가면서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고대 그리스 문명을 발전시킨 훌륭한 학자이고, 그리스는 민주주의 발상지이다. 당연히 훌륭한 철학자이자 학문이 뛰어난 3명의 철인의 민주주의 사상이 우리가 배운 민주주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듯하다.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서 '평등'의 개념은 없었던 듯하다. 엄밀한 의미에서 '민주주의자'가 아니란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책에서 '행복' '좋음' '미덕' '도덕' '품격' '정의' '청치' '이성' '철학' '자제력' '사랑' '삶'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인간됨'이나 인간의 행동, 도덕 및 윤리 등을 설명하면서 당시 사회의 한 구성원인 '노예'에 대해서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인식이 없는 것 같다. 노예들을 이성을 갖지 못한 '짐승'으로 간주하고 미덕과 절제가 없으며 본능적 사랑만을 가진 짐승과 다름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당시 사회 구조가 그랬기 때문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 당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인류 최고의 철학과 각종 학문을 가진 사람으로 폴리스 제도를 부정하면서 출발했다는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계급사회의 시민으로 모두 위계질서를 긍정했던 반민주주의자였다는 평가에 더 힘이 실린다. 더 공부하고 싶은 대목이다.

 


 

저자 :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

기원전 384년에 그리스 마케도니아 지방의 스타게이로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니코마코스는 왕의 주치의였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릴 때 죽었다. 17세 때 어머니마저 여의자 후견인 프록세노스는 스승 플라톤이 있던 아테네의 아카데메이아로 그를 보냈고, 거기에서 20년간 머물렀다. 기원전 347년에 플라톤이 죽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카데메이아를 플라톤의 조카 스페우시포스에게 맡기고, 철학의 후원자였던 소아시아 아소스의 왕 헤르메이아스에게 갔다. 거기서 헤르메이아스의 조카 피티아스와 결혼해 딸 하나를 두었다. 기원전 342년에는 마케도니아의 왕 필리포스 2세의 초청으로 훗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된 왕세자의 가정교사가 되었다. 기원전 335년, 다시 아테네로 돌아와 자신의 독자적인 교육기관 리케이온을 세웠고, 이것이 소요학파(逍遙學派)의 기원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 대부분은 이 기간에 쓰였다. 기원전 323년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죽고 나서 아테네에 반마케도니아 정서가 강해지자 불경죄로 고발당한다. 이에 에우보이아의 칼키스로 떠나, 그다음 해 62세의 나이로 죽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 플라톤과 함께 서양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위인이다. 1998년 저명한 현대 철학자들이 뽑은 “서양철학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철학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의 지성과 관심 분야의 폭 그리고 깊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그가 다룬 분야는 논리학, 형이상학, 인식론, 심리학, 윤리학, 정치학, 수사학, 미학, 동물학, 식물학, 자연학, 철학사, 정치사 등으로 아주 넓었다. 대표 저서로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포함, 『수사학』, 『시학』, 『형이상학』, 『정치학』, 『자연학』, 『범주론』, 『명제론』 등이 있다. 그리스에서는 선악보다 훨씬 폭이 넓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여기서 “좋은 것”은 본성에 부합하는 것을 가리키며, 저자는 인간에게 가장 좋고 즐거우며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를 귀납적으로 추적해나간다.

 

역자 : 박문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보쿰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또한, 고전어 연구 기관인 비블리카 아카데미아(BIBLICA ACADEMIA)에서 오랫동안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익히고,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원전들을 공부했다. 대학 시절에는 역사와 철학을 두루 공부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30년 이상 인문학과 신학 도서를 번역해왔다.

역서로는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실낙원』(존 밀턴) 등이 있고, 라틴어 원전을 번역한 책으로 『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철학의 위안』(보에티우스), 『유토피아』(토머스 모어) 등이 있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옮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이솝우화 전집』 등은 매끄러운 번역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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