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미술관 : 이탈리아 - 내 방에서 즐기는 이탈리아 미술 여행 Collect 13
김덕선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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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힐링 도서가 쏟아져 나온다. 지금도 코로나 이전보다 에세이나 각종 감염병에 관한 의학과 교양 서적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고 출판계는 말한다. 대형서점 집계로도 연간 가장 많이 출판되는 자기계발과 에세이가 여전히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가세한 것이 예술 서적이 특히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클래식 음악에 관한 서적도 많지만 미술 관련 서적은 괄목할 만한 증가세를 보인다고 서점가는 말하고 있다.

이 책 『90일 밤의 미술관-이탈리아』는 코로나로 인한 힐링 도서를 표방하지 않은 책이다. 사실 그림 자체가 힐링되는데 그 그림을 이해하기 좋게 설명해주고 해석해주는 책은 그 자체가 힐링이고, 마음 치유 역할을 하기 때문일 터다. 독자는 그동안 쏟아진 그림 관련 책 중 가장 여러 권 읽은 것은 '서양미술사'라고 이름 붙여진 그림의 역사와 그림, 화가에 대한 삶이나 해석 등을 붙인 도서들이었다. 한 권을 읽을 때마다 그림의 여러 가지 지식을 습득하는 재미는 직접 그림을 감상하러 다니는 느낌 못지않게 감동을 주었다. 이 책은 독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온 ‘90일 밤’ 시리즈'로 나왔다. 이번에는 서양 미술사의 중심부 이탈리아로 떠난다. 이탈리아의 미술관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4명의 이탈리아 국가 공인 가이드가 나섰다. 도슨트 역할은 그림의 해석뿐만 아니라 감동을 받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번에 이 책에서 도슨트 역을 하는 저자들은 독자들을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등 9개 도시의 미술관과 성당에 소장된 곳으로 안내한다. 그곳에 소장된 작품들을 차근차근 감상하는 멋진 기회다. 100여 점의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담은 선명한 도판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고 출판사 측은 자신감을 내비친다. 독자가 책을 펼쳐 확인한 바로는 소장 가치가 높은 데다 그림 지식을 크게 높여 주는 효과가 컸다.

이 책에서 독자가 뚜렷이 느낀 것은 서양미술사 등에 흔히 나오는 그림도 포함하지만 그동안 많이 소개되지 않은 대가들의 작품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거장들의 삶과 작품 경향, 그리고 화풍으로만 보아도 누구의 작품인지를 알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림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독자에게는 그림 지식 확장감과 자신감을 심어주어 매우 즐거웠다. 또 오랜 기간 다양한 관람객과 소통해온 가이드들의 해설은 생동감 있고 명료해서 그림 해석과 이해, 그리고 감동을 배가시켜 준다. 책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서양 미술사의 시작이자 중심지이다. 로마, 피렌체, 밀라노 등 도시마다 다른 역사와 개성, 특유의 화풍을 지니고 있어 한 도시만 여행하기에는 아쉬운 나라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뛰어난 철학과 예술을 창조해낸 곳이기도 하다. 미술사에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곳이다.

 


 

로마는 2800년 역사를 품고 있는 '영원의 도시'로, 가톨릭의 중심인 바티칸 시국은 물론 도시를 거닐다 만나는 모든 곳에서 역사와 예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특히 유럽의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바티칸 미술관’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웅장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비롯해 수 세기에 걸친 7만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로마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개인 미술관인 ‘도리아 팜필리 미술관’,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를 볼 수 있는 ‘빌라 파르네시나’, 베르니니의 「성녀 테레사의 환희」로 유명한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이 있다. ‘꽃의 도시’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피렌체는 르네상스가 화려하게 꽃피운 도시이다.

르네상스 회화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우피치 미술관이 있으며, 이곳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산치오, 산드로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피렌체 대성당 뒤편에 있는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과 미켈란젤로의 조각 「다비드」가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도 빼놓을 수 없다. 산 마르코 수도원과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에서는 종교를 넘어 서양 회화에 한 획을 그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도시와 박물관 별로 특징을 미리 살펴보니 그림의 의미와 미술사가 한눈에 들어오는 듯 밝게 가슴에 박힌다.

 


 

이탈리아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밀라노는 세계 패션과 디자인의 중심지이다.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미켈란젤로의 「론다니니 피에타」를 비롯해 최근에 지어진 현대 미술관까지 폭넓은 미술 감상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후의 만찬」이 오랜 세월 동안 어떤 수난과 역경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 알아보고, 현대 화가들의 흥미로운 시도를 마주하는 즐거움도 놓칠 수 없다. 낭만의 도시 베네치아에는 찬란한 빛과 풍부한 색채를 표현한 베네치아 화파가 있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화가 조반니 벨리니, 조르조네, 티치아노 등의 작품을 통해 베네치아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는 익숙한 대상을 기묘하게 표현한 마르크 샤갈, 조르조 데 키리코,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작품들 사이에서 색다른 감상을 선사한다. 이 밖에도 나폴리, 시칠리아, 크레모나, 피아첸차, 볼로냐에 있는 여러 유서 깊은 미술관과 개성 있는 현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들을 알차게 돌아본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작품을 서평에 다 소개할 수 없지만 이 책을 다 읽은 다음의 느낌은 강렬했다.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그림 이외에도 잘 알지 못하는 그림과 사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그림 감상에 큰 도움이 될 영감도 얻은 듯하다.

 


 

“천재를 믿지 않는 사람, 혹은 천재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미켈란젤로를 보라.” - 로맹 롤랑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알게 된다면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 부르지 못할 것이다.” - 미켈란젤로

언뜻 대화 같아 보이는 두 사람의 말은 미켈란젤로가 얼마나 대단한 작품을 남겼는지, 또한 그러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과 고통이 필요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과연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는 500년이 넘도록 실제로 그 아래에 선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놀라운 감동을 전하고 있다. 물론 미켈란젤로뿐만이 아니다. 시대를 초월해 우리에게 닿은 화가와 조각가들의 열정은 ‘천재’라는 호칭 하나에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책 4명의 저자는 이러한 미술가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먼 이탈리아로 떠났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같은 작품을 수천 번 이상 보고 공부했다고 한다. 다양한 관람객을 상대로 이야기를 나누며 폭넓은 감상의 경험도 쌓았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들의 시간과 노력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탈리아로 그림 여행을 떠날 시간을 기다리며 즐거움과 기대감은 점점 부풀어갈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이다.

 


 

라파엘로가 죽자 그의 제자 줄리오 로마노는 한 가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라 포르나리나〉에 표현된 여러 상징을 통해 스승인 라파엘로가 제빵사의 딸인 마르게리타와 연인 관계라는 것이 알려지면 죽은 스승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죠. 결국 줄리오 로마노는 그림에 표현된 상징 중 둘의 약혼을 상징하는, 마르게리타의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덧칠로 지워버립니다. 그렇게 지운 반지는 2001년 라파엘로의 그림을 복원하던 중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반지 외에 라파엘로가 남긴 징표들을 찾아보며 둘의 사랑을 직접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p.134, 「떠난 연인에게 바친 라파엘로의 순정」 중에서

 

우피치 미술관은 카메라의 플래시를 끄고 촬영이 가능한 곳입니다. 〈수태고지〉를 정면에서 눈으로 본 후 사진으로 찍고, 그림 오른편으로 이동해 살짝 무릎을 굽히고 그림을 본 후 사진을 찍어보세요. 두 사진을 비교하면 마리아의 팔 길이와 건물의 대리석 장식 크기가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부자연스럽던 부분들이 오른편에서 보면 달라지는 신기한 차이를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p.216, 「그림을 봐야 하는 위치는 정해졌다」 중에서

 


 

저자 : 김덕선

역사 강사로 일하다 입시 위주 강의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살아있는 역사를 공부하고 싶어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후 10년 동안 이탈리아 국가 공인 가이드와 바티칸 미술관 공인 가이드로 활동하며 연간 5000여명의 사람들과 역사와 예술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한국에서 인문학, 역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역사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저자 : 김성희

2007년 유로자전거나라에 입사해 이탈리아 현지 가이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국가 공인 가이드로 로마에서 12년 동안 활동했으며 현재는 밀라노에서 이탈리아 북부 도시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오디오 가이드와 온라인 키즈 강연도 하고 있다.

 

저자 : 유재선

유로자전거나라 초창기 멤버이자 이탈리아 남부환상투어의 기획자이다. 19년 째 많은 여행자에게 이탈리아의 매력을 전하고 있으며 가신, 곧 가이드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탈리아 국가 공인 가이드로 JTBC 〈뭉쳐야 뜬다 2〉, MBC 〈아무튼 출근〉에 출연했고, 유튜브 채널 〈로마가족〉을 운영하고 있다.

 

저자 : 이영은

20대 후반 첫 유럽 여행에서 만난 이탈리아의 매력에 빠졌고 이곳에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이후 유로자전거나라에 입사해 이탈리아에서 여행 가이드로서 공부하고 일하고 여행을 즐기며 10년 넘게 살고 있다. 2016년 이탈리아 국가 공인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했고, 현재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통해 이탈리아의 역사, 문화와 여행지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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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매일의 문장들
양경민(글토크) 지음 / 빅피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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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는 살면서 예기치 못한 역경과 시련에 부딪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기 위해 저자 양경민이 '글토크'를 통해 한 말들을 모아놓은 에세이다. 살다보면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데도 예상치 못한 시련에 무너지게 되는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닥친다. 그럴 때면 자책하고, 가끔은 방관하며 불필요한 감정들로 가장 소중한 ‘나’를 잃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의 글을 먼저 읽은 20만 명의 사람들이 가장 뜨겁게 감동받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은 글들을 오롯이 담아낸 것으로, 글토크의 첫 에세이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취업과 퇴사 사이에서, 인간관계와 경제적인 문제로 우리는 자주 망설이고 고민에 빠진다. 저자에게 방문한 많은 이의 이야기를 사려 깊게 듣고,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냈기에 글토크의 글은 묵직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저자의 글은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단 한 줄의 문장일지도 모른다. 긴 미사여구나 심오한 지혜가 아닌 진정성이 묻어나는 한 글자 한 글자는 긴 하루를 무사히 버텨내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준다.

 


 

여기 글들은 어느덧 20만 명이 모여든 글토크 유튜브 채널에서 사람들이 가장 뜨겁게 감동받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은 글을 모아 엮었다. 기존에 공개되지 않은 원고들까지 수록되어 더욱 소장 가치를 더한다. 이 책은 그저 따뜻한 말로 위로하고, 힘내라는 막연한 응원을 보내는 다른 에세이와는 조금 다르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이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작가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글들이기에 더욱 묵직하게 마음에 와닿고 단단한 힘을 준다. 그래서일 것이다. 오늘도 글토크의 글에 수많은 독자가 진심 어린 공감과 찬사의 댓글을 남기는 것은.

 

"'준비 없는 퇴사는 지옥이다'라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맞는 말이고,

나 또한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깊게 공감한다.

하지만 나의 또 다른 경험으로는

퇴사를 해보지 않고는 그 누구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p.42)

 


 

이 책은 자존감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부터 막막한 미래, 인간관계의 어려움까지 살면서 마주하는 여러 고민을 사려 깊게 두루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차례를 살펴보면서 필요한 부분만 먼저 골라서 읽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불안한 순간을 이겨낼 답을 찾는 독자라면 1부를, 삶의 돌파구가 필요하거나 슬럼프를 극복하려 한다면 2부를, 내가 행복해지는 인간관계를 꿈꾼다면 3부를 펼쳐보길 저자는 권한다. 무기력감이나 우울, 자책 등 부정적인 감정에서 자신을 단단하게 지키는 방법은 4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책으로 펴내면서 저자가 분류했다. 구어체로 쓴 문장들은 유튜브 토크 식으로 써서 마치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고 바로 곁에서 위로와 용기, 희망을 읊조리듯 전해준다.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단 한 줄의 문장, 진심 어린 공감일지도 모른다. 긴 미사여구나 심오한 지혜가 아닌 “진정성이 묻어나는 한 글자 한 글자”가 긴 하루를 무사히 버텨내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줄 것이다.

 


 

「멘탈이 무너질 때 기억해야 하는 말」이란 제목에서 이런 말을 적었다.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잡히지 않을 때 항상 내뱉는 말이 있다.

 

"이 순간이 삶의 운명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일 수도 있다고."

 

힘든 일들은 언제나 예고 없이 슬그머니 찾아오기에

별도리 없이 깨지고 박살 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무슨 일이든

항상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p.67)

 


 

나에게 닥치는 모든 문제는 나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해결해야 하고 나만 풀어나갈 수 있다. 여기에 나의 존재 이유가 있다. 내가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내가 풀어야 한다. 내가 세상에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적어도 독자의 생각은 그렇다. 저자 역시 「나라는 존재의 가치」라는 글을 통해 말한다.

 

나를 대신해 살아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순간이 나의 선택이며,

그 선택에 대한 책임 또한 오롯이 나의 몫이다.

그러니 누군가의 헛소리에 절대 흔들려서는 안된다.(p.99)

 

안되는 이유를 찾으려 하지 말고,

악착같이 내가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보자.(p.98)

 


 

늘 부드럽고 조용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저자의 말소리도 때론 격정적으로 높아질 때가 있다. 독자들이 용기가 필요할 때다. 「이제 다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할 때」에서 저자는 카랑카랑 목소리를 높인다. 단호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는 늘 불완전한 삶을 살아간다.

그 불완전 속에서 우린 완전함을 배우는 중이다.

나도, 당신도, 그 누구도 그렇게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 더 튼튼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당신이라면

어느 순간 분명 또 다른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있는

자신을 만나는 날이 올 것이다.

당신은 꼭 그렇게 될 거다.(p.204)

 


 

해결되는 게 하나도 없어 막막할 때

아무도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

이젠 그만둬야겠다 포기하고 싶을 때

그리고 세상이 너무 원망스러울 때

이 책은 독자들의 멘토가 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될 것이다.

 

저자 : 양경민(글토크)

 

긍정적이지만 가끔 우울하고, 열정적이지만 쉽게 무너지며, 행복하다가도 금방 외로워지는 사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글이 좋아 글을 쓰기 시작한 덕분에 작가가 된 사람. 문장이 전하는 진심의 힘을 믿기에 마음을 온기로 가득 채우는 글들을 모아 유튜브 채널 〈글토크〉에 업로드하고 있다. 무기력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서, 인간관계에 상처받고, 걱정들로 인해 자존감마저 떨어질 때, 사람들이 위안을 찾아 모여드는 곳, 글토크. 오늘도 그의 채널에는 20만 명의 사람들이 방문해 뜨겁게 감동받고, 위안을 얻으며,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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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인간관계가 귀찮은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2022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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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나라 일본에서 한때 '히카코모리(引き籠もり)'란 단어가 사회문제화 되어 떠들썩했다. 히카코모리는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서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1990년대 중반 은둔형 외톨이들이 나타나면서 사회문제로 떠오른 용어이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히키코모리는 '틀어박히다'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1990년대 말부터 한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방콕족(방안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과 증상이 비슷하다. 이들은 스스로 사회와 담을 쌓고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생활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 후생성은 2001년부터 6개월 이상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히키코모리로 분류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 3~4년, 심하면 10년 이상을 방안에 갇혀 지내는 예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꺼린다. ② 낮에는 잠을 자고, 밤이 되면 일어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에 몰두한다. ③ 자기혐오나 상실감 또는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 ④ 부모에게 응석을 부리고, 심할 때는 폭력까지 행사한다. 학자들은 핵가족화로 인한 이웃·친척들과의 단절,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한 급속한 사회변화, 학력 지상주의에 따른 압박감,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취업하지 못하는 데 따르는 심리적 부담감, 갑작스러운 실직, 사교성 없는 내성적인 성격 등 여러 요인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이 책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혼자 있는 게 더 편한 사람,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사람, 상처받을까 봐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않는 사람, 속마음을 털어놓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는 사람,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책임이나 속박을 싫어하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 이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회피형 인간'의 특징으로 얼핏 보면 점점 개인주의화되어가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하는 사람들의 특징으로 보인다. 코로나 19로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혼자 커피를 마시거나, 영화를 보거나, 장을 보거나, 밥을 먹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의 정신의학자인 오타다 다카시가 일본에서 2013년에 출간한 이후 2015년 국내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서 계속 늘어나고 있는 회피형 인간이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회피형 인간이 원래 태어날 때부터 내성적이고 소심했기 때문이 아니라 어린 시절 만들어진 ‘회피성 애착 성향’ 때문에 그런 성격으로 굳어진 거라고 말한다. 방치되거나 혹은 너무 억압적인 환경에 노출되면서 공감을 바탕으로 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출간 이후 ‘회피형 인간’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수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인간관계, 심리학 도서이다. 코로나 팬데믹 후 다시 우울증이나 병리적 히카코모리가 늘어남에 따라 개정 출판했다. 최신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13년에 출간된 이후 아마존 심리 분야 1위, 아동 의학 분야 1위에 오른 바 있다. 2015년 2월에는 일본의 유명한 시사 보도 프로그램 〈NHK 클로즈업 현대〉에 ‘청소년 범죄와 애착 장애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방영되면서 크게 주목받았고 현재까지 심리 분야 베스트 순위에 여전히 올라 있다. 국내에도 2015년에 소개된 이후 자기계발, 인간관계 분야 베스트 순위에 여전히 랭킹되어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도 회피형 인간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꼭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현대인의 대부분은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결혼이나 출산을 하려고 하지 않으며, 책임이나 속박보다는 자유를 선호한다. 이와 같은 사회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1인 가구의 비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에 15.6%이던 1인 가구의 비율이 2010년에는 17.5%로 늘어났고 2020년에는 31.7%에 이르고 있으며 많은 학자들이 앞으로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22년 개정판에 해제를 쓴 가족치료 전문가인 이남옥 교수에 따르면 임상 사례에서는 방임보다는 과도한 사랑 때문에 회피형 인간이 된 사례가 훨씬 더 많다.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이자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남옥 교수는 해제를 통해 “이 책은 ‘내가 왜 이러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혹은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러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가 궁금한 일반 독자뿐 아니라 상담이나 심리치료 및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전문가들에게도 귀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집단의 문화에서 개인의 문화로 바뀌는 것이 그토록 큰 사회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이러한 사회 트렌트가 사회 유지의 관점에서 봐도 매우 위험하다고 진단한다. 결혼율과 출산율이 이런 식으로 꾸준히 줄어든다면 종국에는 인류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는 논리다. 또한 타인과 친밀한 관계 맺는 것을 싫어하고 진심을 나누지 않다 보니 진정한 친구가 없는 사람들, 감정적으로 쉽게 상처받으며,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칩거해버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보다 질적으로 낮은 삶에 만족해버리는 것도 큰 손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회피형 인간이 점점 더 늘어나는 걸까?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바로 그 이유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회피형 인간이 원래 태어날 때부터 내성적이고 소심했기 때문이 아니라 어린 시절 만들어진 ‘회피성 애착 성향’ 때문에 그런 성격으로 굳어진 거라고 말한다. 방치되거나 혹은 너무 억압적인 환경에 노출되면서 공감을 바탕으로 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도 부모의 공감과 사랑을 받지 못해 생존할 수 없었던 전쟁고아들의 이야기가 그 근거 중 하나로 등장한다.(영국의 정신과 의사인 존 볼비가 전쟁고아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 조사, p.32~33) 또한 여기에는 현대 의학의 출산 시스템, 유아원 교육, 정보의 과잉과 IT 기술의 발달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이 책은 저자의 임상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유명인들의 사례가 흥미진진하게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이것은 정신과 의사일 뿐만 아니라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주특기라 할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키르케고르, 헤르만 헤세, 조앤 롤링, 융, 톨킨, 마리 퀴리, 에릭 호퍼 등 자기만의 세계를 개척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회피형 인간이 되었고 그 특징을 어떻게 예술 혹은 전문 분야로 승화시켰는지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또한 부록으로 ‘애착 성향 진단 테스트’가 들어 있어서 독자들도 자신의 ‘회피형 애착 성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점검해볼 수 있다.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헤르만 헤세. 그는 어머니가 임종 직전이라는 소식을 듣고도 찾아가지 않았다. 급기야 어머니가 사망했을 때 장례식장에도 가지 않으려 했다. 늘 의무감이나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고, 종교마저 강요했던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로부터 부정적인 말이 쏟아져 나와 자신의 세계가 무너질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그는 어머니가 사망한 후, 무거운 굴레에서 해방이라도 된 듯 계속 작품을 발표했고,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이것은 어쩌면 어머니를 외면하고, 거부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p.80~82)

 


 

책에 따르면 프로이트, 아들러와 함께 3대 심리학자로 손꼽히는 카를 구스타프 융. 그는 어릴 때부터 자폐증이라고 할 만큼 혼자서만 노는 아이였다. 사교적이지도 못하고 공부도 그렇게 잘하지 못했으며 가난했던 융은 학교에 가기 싫어서 발작을 일으켰고 한동안 홀로 공상에 빠져 지냈다. 하지만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고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졌고, 자신의 인생에서 도망치지 않겠다고 결심하면서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융은 정신적인 이상 징후와 발작이 고통에서 도망침으로써 생긴다는 것, 그러므로 그 고통과 마주하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한 것이다.(p189~192)

또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와 같은 걸작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인 감독으로 인정받는 미야자키 하야오. 그는 어릴 적에 날마다 옷을 바꿔 입는 것조차에도 예민해져서 똑같은 옷만 입었고,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아이였다. 어린 시절 9년 동안이나 척추카리에스를 앓던 어머니 때문에 불안했던 그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털어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의 어머니는 칭찬에 매우 인색해서 미야자키에게는 ‘안전 기지’라고 할 만한 존재가 별로 없었다. 그가 회피하는 습관을 버리게 된 계기는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참가했던 경험이다. 그는 전쟁 당시 군수공장을 운영했던 친가를 매우 부끄러워했으며 연대감을 갖고 약자를 위해 싸우기 시작하면서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펼치는 사회 참여적인 인간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p265~268)

 


 

저자 : 오카다 다카시(岡田 尊司)

도쿄대에서 철학을 공부했지만 중퇴하고 교토대 의과대학에 다시 들어가 정신과 의사가 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현재는 오카다 클리닉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신의학과 뇌 과학 분야 전문가로 주목받는 그가 꾸준히 주장하고 있는 ‘애착 이론’은 청소년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 때문에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가 대표작이며 『나만 바라봐』, 『예민함 내려놓기』, 『심리 조작의 비밀』, 『애착 수업』, 『나는 네가 듣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다』 등 수많은 책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특히 이 책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결혼율과 출산율이 저하되고 1인 가구가 늘어가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심리학 도서로 입소문만으로 국내 출간 이후 7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역자 : 김해용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자로 일하며 다수의 일본 작품을 번역하고 편집했다. 오쿠다 히데오의 『버라이어티』, 『나오미와 가나코』, 이사카 고타로의 『악스』, 모리미 도미히코의 『야행』, 츠지무라 미즈키의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등의 소설과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지성만이 무기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신공룡 도감; 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등 여러 교양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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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신재현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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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우리나라 영토 중 가장 온화한 기후로 국민 관광지로 불리워진 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과거의 아픔을 씻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선 기후가 겨울에도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은 따뜻한 남쪽이고, 풍광 좋은 바다가 사면에 있는 섬인데다 인구도 많지 않아 혼잡스러운 느낌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직 때묻지 않은 후한 인심이나 덕성스러운 이웃이 함께하는 곳인 점은 제주를 살기 좋은 곳으로 꼽기에 마땅할 것이다.

더욱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 배우 등은 물론 문학, 미술, 음악 등 유명 예술인들의 이곳에 자리잡고 사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편리한 문화시설이나 돈이 많이 쏠려 있는 금융가의 모습이 아닌 현대적 상업 지역도 아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에 맞는 점을 제주는 꽤 많이 갖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일부 방송에서 그들의 모습이나 그곳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등 우리 국민들에게 관광지를 넘어 '살기 좋은 곳'이란 이미지 제고가 충분히 되어 있는 상태다. 다소는 이국적인 가로 풍경이나 바다에 오묘한 조화를 매일 보고 느끼고 함께하는 감동도 살기 좋은 곳의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이고 있다.

 


 

이 책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는 교사로서 제주가 좋아 제주로 이사한 후 정착한 저자 신재현이 '제주살이'를 있는 그대로 적어 놓아 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의 희망의 크기를 늘린다. 물론 '제주 사랑'으로 쓴 글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제주살이를 희망했던 사람에게는 어쩌면 마음을 굳히는 데 일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글솜씨 때문이 아니라 제주에 대한 진솔한 표현 등이 더욱 마음을 끌어당긴다.

제목부터 '제주로 퇴근'한다면 눈에 번쩍 뜨일 터다. 출퇴근을 한다면 당연히 거기 산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도 왜 유독 눈에 띄일까? 아마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제주에 대한 동경과 제주 사랑이라는 마음이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바꾸어서 '나는 서울로 퇴근한다'고 쓰면 독자들 눈에 띌까? 옛말에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낸다고 했다. 속담 속에 자리잡고 있는 뜻은 제주는 사람 살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당연했다. 벼도 수확할 수 없는 척박한 땅,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 아픈 과거(유배지, 4.3사태)의 이미지를 벗고 제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제주의 속살을 본 제주 주민들은 어떻게 제주가 가슴에 들어가 있을까?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한마디로 풀어주는 말이 이 책 소개글 첫머리에 오른다. "고단한 하루 일을 마치고 푸름이 가득한 제주도로 퇴근하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요?"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서울의 교직 생활을 뒤로한 채 제주도 이주를 선택한 괴짜 선생님의 이야기다. 부장 교사에서 교감 그리고 교장까지 탄탄대로가 보장되어 있던 ‘성공보다는 행복’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저자는 그가 사랑한 제주도에 정착하기로 했다. 편의시설이 바로 없는 불편함, 무시무시한 초강력 태풍, 섬이라 배송이 어려운 것이 수두룩한 인터넷 쇼핑 등. 육지 생활에 편리함을 포기했지만, 대신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여유로운 삶을 얻었다.

그는 제주도에 내려와 웃음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아내와의 대화 시간이 늘어나고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며 섬의 이곳저곳으로 캠핑을 하러 다니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서울에 있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는 오늘도 아침에 한라산을 보며 출근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달리며 퇴근한다. 저자는 제주살이의 정의에 대해 '주중은 죽음, 주말은 환상'이라고 표현한다. 사실 이 말은 그의 말이 아니라 저자의 아내의 말이란다. 남편 따라 내려왔지만 자신의 의사는 별로 포함되지 않는 부인인 것 같다. 지금이야 제주 사랑이 남편보다 더할지 모르지만. 저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는 금요일 퇴근하는 차 안에서 항상 콧노래를 부르며 집에 온다. 제주도는 주말이 되면 거리에 있는 자동차부터 달라진다. '하, 호, 허' 번호판(렌터카 번호판, 독자 주)이 즐비하고, 한산하던 도로가 막히기 시작한다."(p.51)

 


 

자신이 꿈꾸던 생활이 시작되었으니 저자는 매일매일이 천국 같을 것이다. "꿈꾸었던 일이 이루어졌다. 매년 제주도를 여행할 때 이곳에 살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현실이 되었다. 나는 매일 한라산을 보며 출근하고, 제주도 바다를 옆에 끼고 퇴근한다. 자통차 창문을 열고 상쾌한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운전한다. 출퇴근길 자동차 안에서 '행복하다, 행복하다'라고 노래하며 직장을 다닌다. 이 모든 것이 서울에서 꿈꾸었던 일이다." 그의 제주 예찬은 계속된다. "제주도는 도시에서 얻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이제는 누구를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제주도에서 얻은 새로운 인연과 마음을 나누며 우리 가족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내려놓고 산다는 것, 그것은 바라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이다. 무의미한 욕심을 버릴수록 마음은 행복으로 차오른다.

제주도는 내게 내려놓고 사는 방법을 지금도 가르쳐주고 있다." 이처럼 제주살이를 자랑하는 저자는 '제주도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천국'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경계하는 말도 한다. 욕심을 제주가 없애줬다고 말하지만 정작 제주에 살려면 욕심을 버리고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가능하다는 말로 독자에게는 들린다. "제주도에 사는 것은 육지와 도시의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의 쾌적함과 편리함을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여유로운 삶으로 바꾸는 것이다. 제주도에 살며 물질적인 것에 대한 욕심이 많이 사라졌다. 서울에서 백화점 브랜드만 찾던 내가 여기에서는 이마트 옷이 예뻐 보인다. 다이소만 가도 만족스럽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차를 타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의 제주살이 전반에 걸쳐 쓰였지만 3개의 장(章)으로 나뉘었다. 1장은 「서울 초등 교사, 제주 초등 교사가 되다」에서는 제주로 이주한 이유, 첫 인상, 제주의 자연환경과 개인의 질병 치료 등을 적었다. 2장은 「소소해서 특별한, 제주 일상」이란 제목으로 말 그대로 '제주 일상'에 대한 느낌과 경험에서 얻은 감정, 그리고 제주에서 해볼 수 있는 낭만적 삶 등을 주로 썼다. 마지막 3장엔 「제주도 이주민의 제주 활용법」을 있는 그대로 제주를 보여줌으로써 제주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제주도에서만 할 수 있는 일 등을 중심이 된다.

이 제주도 활용법에는 앞으로 제주 이주를 꿈꾸는 사람에게 사전에 준비해야 할 마음의 각오를 슬쩍 슬쩍 알려주기도 한다. "제주도의 겨울은 외롭다. 도시는 해가 지면 피어나지만, 제주도는 해가 지면 모두 잠이 든다. 특히 겨울은 해가 짧아 더욱 일찍 잠이 든다. 무엇보다 관광지로서 비수기이기에 상점은 일찍 문을 닫고 아예 영업을 않는 곳도 수두룩하다. 제주 도민 중에는 봄에서 여름까지 성수기에만 장사를 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해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성수기에 바짝 벌고 나머지 시간에는 본인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다."(p.204) 처음에는 반대에 살짝 비협조적이었던 저자의 아내도 이제는 제주에 완전히 녹아들고 만족스러운 것 같다. 저자는 잊지 않고 아내의 심사를 살핀다. ""난 알고 있었어, 우리가 제주도에 내려오면 좋을 것이라는 것. 그런데 말이야, 이 정도로 좋을지는 몰랐어." 아내의 짧은 답변이 인상적이다. "그러게, 이대로만 살았으면 좋겠다."(p.209)

 


 

제주도는 귤이 흔하다. 일손이 부족해 수확하지 못해 버려지는 귤도 많고, 겨울철이면 관공서나 상점에서 공짜로 귤을 가져갈 수 있도록 박스채 가져다 놓는다. 재미있는 것은 귤을 양쪽 주머니 가득 챙겨오는 사람은 우리 가족밖에 없다는 것이다. 겨울철이면 나는 매일 아침 강아지 ‘제주’를 산책시키며 동네에 있는 주인 없는 감귤밭에서 한 주머니 가득 귤을 따온다. 나만 그 감귤밭에 관심이 있지 동네 사람 누구도 관심이 없다. 결국,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떨어진 귤들이 썩어 간다. 내 눈에는 진짜 아까운데 제주도에는 그러한 귤밭들이 흔하다. 내가 애용하는 ‘당근마켓’에 보면 가끔 이런 문구가 올라오기도 한다. ‘귤 무료로 따 가세요. 채팅 주시면 주소 알려드립니다.’(p.127)

 

저자 : 신재현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다. 신춘문예를 통하여 동화 작가로 등단하였다. 부장 교사로 근무하며 열심히 살았지만, 치열한 경쟁의 환경에 회의를 느껴 제주도 이주를 결심하였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제주도 임용 고시에 도전하여 합격하였다. 바다가 보이는 애월에 살며 제주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제주도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있다. 지금 매우 행복하다.

브런치_ brunch.co.kr/@5c88599d157244a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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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
마연희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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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생업마저 위협받고 있어 '병들어 죽기 전에 굶어 죽게 생겼다'는 자조와 좌절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실정이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역시 식당업 등 서비스 접객업소들의 영업 제한 시간 등으로 폐업하거나 폐업 위기를 근근이 넘겨가는 아슬아슬한 순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예상 외로 오래 가는 데다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나며 쉽게 잡히지 않아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업종 중의 여행업이다. 이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직장을 알아보거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속출해 이러다간 여행업 자체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각 나라가 국경 봉쇄 등 불가피한 정책이 지속되어서 여행업은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태에 이른 것이다. 이 책 『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은 여행이 좋아 여행을 직업으로 삼은 여행사 대표다. 이 책은 다른 여행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판데믹 속에서 살아남아 꿋꿋하게 여행의 즐거움을 전하는 여행사 대표 겸 여행 작가의 이야기다.

 


 

저자 마연희는 책 「프롤로그」를 통해 팬데믹 상황이 오래 지속되자 지금은 여행사 일을 잠시 멈추었다. 이후 딱 한 번 여행업에 뛰어든 것을 후회도 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결심을 다잡고 있다. 충전 기간으로 생각한 것이다. "괜히 여행사를 시작했나?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우울했을 때, 우리 여행사를 거쳐간 손님들과 보낸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을 추슬렸다. 그리고 '대표님, 이런 때일수록 건강 챙기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와 격려의 선물까지 보내주는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여행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한다. 아직 가야 할 곳도, 보여 드릴 곳도 많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를 더했다. 저자는 그것을 이 책 제목에 그대로 표현했다.

"아직은 먹구름이 잔뜩인 상황이지만, 이제 곧 맑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아마 그 즈음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책 출간 결심이 시작되었다. “풀 빌라에 코코넛이 떨어져 지붕이 박살이 났다고요?” 그리고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비상문이 열렸다고요?” 전화를 붙잡고 한참을 웃고 나서야 책으로 출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지금은 충전 기간으로 결정한 저자에게도 반가운 소식은 연일 들려 올 것이다. 독자가 보기에도 각종 설문조사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여행'이라는 답변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 여행 자체가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왁자지껄한 공항의 분위기,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관광지, 간혹 교통 불편으로 겪는 고생 등이 그리워지는 듯하다. 독자 역시 여행지의 풍광보다도 사람들 틈에 끼여 예전 같은 분위기를 맛볼 수 있을까 걱정하며 가장 하고 싶은 일에 '여행'을 꼽았다.

이 책에는 어딘가 현실성이 없어서 만화 같지만, 실제로 여행 중에 일어날 수 있는 트러블은 물론 감동적인 에피소드 또한 가득 담겨 있다. 때문에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여행을 떠나지 못해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위로와 웃음을 전해 주는 동시에 잠들어 있던 여행 세포를 일깨워 준다. 아직은 먹구름이 잔뜩 있어 여행을 자유롭게 떠나지 못하지만, 언젠가 맑은 하늘이 돌아 올 것으로 독자는 굳게 믿는다.

 


 

저자는 코로나로 여행을 다니지 못하지만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저자만의 비밀여행지를 이 책의 가장 앞 순서에 소개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희망을 선물하려는 것이다. 저자는 그곳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드디어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1년 11개월 만이다. 비록 고통스럽게 코를 찔러야 하는 PCR 검사도 해야 하고 예방 접종 증명서에 입국 신고서까지 준비해야 하는 서류만, 한 뭉텅이지만 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어서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이번 여행은 나만의 숨겨진 비밀 여행지로 떠나기로 했다. 나와 내가 아는 몇몇 지인만이 아는 그곳. 바닥이 비치는 투명한 바다 때문에 '태국의 몰디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라차섬이다.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장소인지 모른다. 그래서 행여나 크게 알려져 유명해질까 봐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사실 라차섬은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푸켓 옆에 있는 작은 섬이다. 푸켓 공항에서 차로 50분 그리고 보트를 타고 40분을 가야 하는 안다만해 중간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대한 저자의 칭찬은 라차섬 소개의 전 페이지를 장식할 정도다. 이곳은 코로나가 한참인 2021년 여름부터 외국인에게 하늘 문을 열었다고 한다. 백신 접종만 완료하면 격리 없이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좋은 여행 정보이기도 하다. 그의 이 섬에 대한 칭찬은 침이 마를 정도다.

푸켓에서 라차섬으로 가는 동안은 바다색이 3번 바뀐다. 짙은 검은색의 바다에서 라차섬이 가까워질수록 연하게 흐려지다가, 섬의 해변에 닿을 즈음에는 투명한 에메랄드빛이 된다. 보트가 라차섬 해안에 도착하면, 리조트 직원들이 해변까지 나와서 환영을 해준다. (...) 모래사장에 널브러져 누워 있어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지 않을 그곳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다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할머니의 쌈지 주머니 속 사탕처럼 꼭 꼭 숨겨 놨지만, 이제는 조금 더 좋은 장소를 사람들에게 더 많이 나눠야겠다. 그동안 고생한 나를, 우리를 위한 선물 같은 섬." 저자가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이 섬의 칭찬에 진심과 선물 같은 마음이 배어 있는 듯 벌써 그곳이 그리워진다.

 


 

문득 15년 전이 떠오른다. 잘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무작정 여행사를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응원은커녕 다들 말리기 급급했다. “왜 힘든 일을 사서 해?”라거나 “여행을 다니는 것과 여행사를 운영하는 것은 달라!”라고 말이다. 단순히 여행이 좋아서, 단순히 여행에 미쳐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내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모았던 돈으로 가 본 그곳을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p.12)

 

공황 장애가 있는 사람 중의 대부분은 비행기를 타는 걸 포기한다. 죽을 만큼의 공포를 견디기보다 차라리 여행을 포기하는 게 나을 정도니까. 나도 오랫동안 비행 공포증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손님들에게는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다. 여행사 사장이 비행 공포증이 있다는 게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왠지 여행사 사장은 비행기도 잘 타고, 아무거나 잘 먹고 오지도 잘 다녀야 할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 그렇지만 오늘부터 말하기로 했다. 뭐 그리 큰 비밀은 아니니까.(p.117)

 

저자 : 마연희

 

국내 최초 여행 컨설팅 회사 ‘휴트래블 앤 컨설팅’ 대표이자 여행 칼럼니스트. 진짜 여행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여행 컨설팅 회사가 벌써 12년째다.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여행을 만들었고, 매일 새로운 여행을 기대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여행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여행에 미쳐 매일 여행을 떠나고 있다. 저서로는 『지금, 나트랑』, 『인조이 다낭』, 『인조이 푸껫』, 『허니문 100배 즐기기』가 있고 유튜브 〈여행 갈 땐 마 작가〉 와 네이버 카페 〈휴트래블〉을 운영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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