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의 가족캠핑 - 계절의 풍경을 즐기는 여행
김유리 지음 / 책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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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여행은커녕 친구, 회사 동료와의 회식마저 모두 빼앗기는 상태가 2년 넘게 지속되자 인류에게 또 하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소통 부재에 따른 고립감의 엄습이다. 인간은 함께 소통하고 부딪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데 이에 제동이 걸렸으니 이른바 '코로나 블루'라는 정신적 불안정 상태로 심하면 정신과 치료가 불가피한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다행히 코로나 감염 증세가 약해져 생명에는 위협이 되는 정도가 약해져 서서히 소통 부재나 정신적 불안 상태는 누그러지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은 지구촌 어디서나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여행은 자유롭지 못할 지경이다. 소통은 전화, SNS로 영상 주고 받기 등의 대체 돌파구가 있어 어느 정도 숨통은 터져 있다. 이때 캠핑은 매우 유용한 돌파구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일반 여행과 달리 국내 캠핑은 안전하고 자연과 교감하며 가족간 소통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레저이자 정신적, 육체적 단련에도 큰 도움이 되는 최고의 '방역 레저'인 셈이다. 이 책 『열두 달의 가족캠핑』도 이런 차원에서 출간된 멋진 책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캠핑은 사실 한때 자연을 훼손하는 주범이라고 낙인 찍혀 될수록 제한하는 조치도 취해졌으나 당국과 시민들의 높은 의식 수준으로 이제는 '자연 훼손'의 오명으로부터 벗어나 적극 권장 휴식 방법이 됐다.

 


 

이 책의 저자 김유리는 계절마다 달라지는 숲의 공기를 느끼기 위해 주말이면 가족과 캠핑을 떠나는 4년 차 캠퍼다. 고요한 듯 경이로운 자연의 풍경과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어 영상을 찍기 시작했고, 유튜브 〈뮤리의 숲〉에 차곡차곡 기록하는 중이기도 하다. 어느덧 계절의 장면들로 채워진 〈뮤리의숲〉은 고된 일상을 지나온 누군가에게 또 다른 숲이, 쉼이 되어주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기록한 각각의 장면들이 모여 한 권의 '가족 캠핑'을 위한 책이 되어 나왔다.

사실 캠핑의 좋은 점을 들어보라 하면 누구나 재빨리 답변을 쏟아낼 정도로 익숙하다. 특히 산이 많고 좋은 우리나라의 경우 '산'은 우리나라 산업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돈이 별로 들지 않고 취미이자 신체 단련이라 그것만으로도 우리 현실에 최고의 레저로 자리잡았다. 경제적으로 늘 쪼들린 상태에서 산은 늘 우리 곁에서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에 최고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산은 우리에겐 마음의 고향처럼 휴식과 안정, 자연과의 교감 등 많은 것을 주었다. 여전히 다소 넉넉해진 살림살이에도 캠핑의 방법이 조금 호화스러워졌을 뿐이지 국민 레저의 자리를 굳게 지킬 정도로 우리에겐 친근하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측에서도 우리의 감성이나 산, 캠핑에 대한 향수와 선호를 자극한다. "오늘 하루 동안 하늘 한번, 나무 한번 바라본 적 있나요? 우리는 빠르게 흘러가는 현실에 치여 계절이 오고 가는 것조차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여유를 갖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게 괜한 사치처럼 느껴질 때도 있죠. 그런 우리에게 작은 휴식처가 되어줄 유튜브 채널 〈뮤리의 숲〉을 소개합니다. 〈뮤리의 숲〉에 빼곡히 기록된 영상에는 사계절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한 달에 한 번 자연으로 캠핑을 떠나는 한 가족의 삶도 엿볼 수 있고요. 어깨가 축 처진 채 퇴근하는 직장인, 아이를 재우고 겨우 한숨 돌리는 엄마 아빠 등의 구독자들이 하루 끝에 잠시 들러 고요한 자연을 보며 휴식을 취하곤 합니다. ‘멋진 풍경 보며 힐링하고 갑니다’라는 말과 함께요."

책을 손에 들기만 해도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한 번도 캠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의 마음도 설렌다.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캠핑은 늘 우리 곁에서 여전히 우리를 반기고 있다. 산이 그리하듯이. 이 책은 제목처럼 '열두 달 캠핑'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열두 달은 사실 사시사철계절에 관계없이 쉽게 생활처럼 할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우리의 산은 그렇게 다정하다. 마치 고향의 어머니처럼.

 


 

TV 화면 속의 산이나 캠핑 장면을 보고 누구나 빨리 한 번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보는 것만으로 다정한 위로와 포근한 행복을 전해주는 자연경관을 실제 눈앞에서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상상과 함께. ‘캠핑 한번 가보고 싶은데···’라는 결심으로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로망이라면 봄을 맞아 이제 실천해 보기를 권한다. 기존에 캠핑을 잘 다니던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교과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실천에 앞서 '혹시' 하는 불안감이나 두려움은 덜고, 즐거움은 채울 수 있도록 캠핑 노하우를 담은 이 책 『열두 달의 가족캠핑』이 해결해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사실 누구나 느끼지만 캠핑을 취미로 삼아 보고 싶단 마음을 먹는 것부터 실제 캠핑을 떠나기까지에는 쓸데없는 걱정이 끼어든다.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알아보려고 검색을 하다 보면 캠핑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용어부터 캠핑장 위치, 예약, 먹을 것, 교통 등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오기 때문이다. 또 장비를 갖추려면 경제적인 부담이 많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당연히 든다. 설령 장비를 구입했다해도 텐트 치는 법이나 불 피우기 같은 캠핑 기술을 따로 배워야하고, 어느 캠핑장이 좋은지 알아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어느 곳이 안전 문제, 물, 먹거리, 잠 등이 걱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요즘은 사이트 확보에도 치열한 예약 경쟁이 있다고 하니 초보들에겐 걱정거리로 떠오를 것이다. 걱정만 하다가 결국 ‘나중으로 미루자’는 결론에 다다를 수도 있다.

 


 

특히 MZ 세대는 모든 게 갖춰진 숙소로 떠나는 여행에 익숙하다 보니 요리할 공간에 잠자리까지 내 손으로 꾸려야 하는 캠핑에 두려움이 들 것이고 생각된다. 당연한 걱정이다. 그러나 이 책은 초보자들도 캠핑으로 이끌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출간됐다. 다양한 캠핑 스타일, 꼭 필요한 기본 장비, 감성을 채워주는 아이템, 메뉴 짜기 팁, 믿고 갈만한 캠핑장, 간편 레시피까지 캠핑을 시작함에 있어 필요한 정보를 꽉 채운 캠핑 입문서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물론 어느 정도의 연차가 된 캠퍼들에게도 유용한 팁이 많이 담겨 있다. 늘 꿈꾸기만 하던 캠핑 로망, 이 책과 함께라면 더 이상 두려울 것 없이 기쁜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만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캠핑을 떠나는 저자는 4년이란 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캠핑을 즐기다보니 계절마다, 달마다 어울리는 캠핑이 떠올라 이 책의 주제를 ‘열두 달의 가족캠핑’으로 선정했다고 말한다. 저자가 추천하는 열두 가지의 테마 캠핑도 좋고, 자신이 꿈꾸는 어떤 캠핑이라도 이 책과 함께 즐기면 분명 훌륭하고 평온하고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캠핑을 경험할 수 있으리가 본다. 예를 들어 3월엔 차박캠핑, 4월엔 캠프닉과 차크닉, 5월엔 카라반 캠핑, 6월엔 우중캠핑, 7월엔 바다캠핑, 8월엔 계곡캠핑, 9월엔 호수캠핑, 10월엔 숲캠핑, 11월엔 산중캠핑, 12월엔 설중캠핑, 1월엔 장박캠핑, 2월엔 섬캠핑을 저자는 제안한다. 다채로운 테마를 통해 캠핑을 좀 더 재밌게 즐겨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가 떠올린 아이디어이지 독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캠핑 스타일을 언제나 골라 언제든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산수는 계절과 달에 따른 특색이 있을 뿐이지 언제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특히 독자는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캠핑 요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캠핑 요리'다. 물론 레시피도 담았다. 열두 달의 테마 캠핑 파트에서는 매달 2~4가지의 캠핑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한식, 양식, 면요리 등 계절에 관계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선택해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다. 편의상 제철음식처럼 분류했을 뿐이다. 단 재료 분량이나 조리 방법이 상세하게 나와 있는 일반적인 요리책과는 다르다. 어찌 보면 라면 하나 끓이는데 무슨 레시피라고 생각할 만큼 다소 너무 단순한 레시피가 실려 있다. 비율이 중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확한 분량을 생략하고, 조리 방법은 최대한 현장에서 따라 하기 쉽게 단순화했다. 단, 적절히 맛을 보며 간을 조절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메뉴 위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가서 해먹을 땐 이 책의 귀중함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캠핑 요리'니까. 산에서 먹는 캠핑 요리는 호텔 만찬처럼 늘어놓고 오랜 시간 걸려서 만들어 먹을 수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산에서 먹으면 라면 하나로 한 끼를 때워도 진수성찬처럼 느껴진다. 연한 있는 어떤 캠퍼는 먹을 것은 될수록 간편한 것이 좋다고 확언한다. 캠핑은 음식을 '먹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기 위해' 가기 때문이다.자연 속에서 먹는 음식이 호텔이나 근사한 여행지의 맛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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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 - 중요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7가지 전략
세라 로젠튤러 지음, 황선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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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서 나오는 '의미 있는 대화'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들은 누구나 대화를 하며 살아간다. 서로의 의사 소통을 위한 첫 번째가 대화이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나누는 대화는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이 있을 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중요하지 않는 것은 또 무엇인가. 말 장난처럼 들리는 이 질문은 이 책을 읽기 위해 꼭 필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그럼 독자가 생각하는 '중요한'과 저자의 '의미 있는'은 같은 의미일까?

이 점을 알기 위해 독자는 이 책을 읽는다. 즉 저자의 의미 있는 대화의 실체를 알기 위해 읽는다는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말(대화)'은 인생의 모든 면에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핵심 도구다. 그런데도 기회를 놓치거나 정말 중요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고 느낀 적이 얼마나 많은가? 관계에 문제가 생겨서 애인과 이야기해야 하든, 경력에 관해서 상사와 이야기해야 하든 이 책은 여러분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알려주기 위해 쓰였다. 대화는 우리의 삶에서 분명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나누는 대화 중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말은 어떤 말일까. 우리 삶에 관여한 대화라면 모두 중요할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삶을 바꿔줄 대화가 가장 중요한 대화고 의미 있는 대화이다. 그러나 이 엄청난 대화를 아무 생각 없이 나누지는 않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를 좋아했다는 저자는 대화가 단순히 '이야기를 주고받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수 있는 '포털'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길 좋아한다고 책 「머리말」을 통해 전제한다. 대화가 그런 '틈'이 되려면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우리가 대화에 투입하는 에너지, 대화를 준비하는 과정, 열린 마음은 전부 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잘 나눈 대화 덕택에 그들(워크숍 참여자들)은 집, 직장, 그리고 더 넓은 세게에서도 더 나은 삶을 살게 됐다. 그들의 피드백은 내가 여기서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세 가지 핵심적인 통찰력을 안겨주기도 했다."고 말한다.

저자의 세 가지 통찰력은 첫째, 우리가 서로에게서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인간 관계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대화의 중요성을 전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여기서 얻은 통찰력은 사람들이 대화를 도와줄 실용적인 도구를 얼마나 갈구하는지 알게 됐다고 언급한다. 이 책은 초판에서 재판으로 넘어가면서 제목이 『인생을 바꿔주는 대화』에서 지금의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진짜 중요한 것에 관해 독자들에게 격려하고 용기를 싶은 마음을 더 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세 번째 통찰력은 저자가 수년 동안 수천 명을 도우면서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교감이라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도 명확하게 알아차렸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저자의 집필 이유와 대화에 대한 중요성은 이어지는 「서문」을 통해 확실하게 드러난다. "나는 대화가 우리의 삶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선뜻 대화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또는 일자리를 잃거나 인간관계를 망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다른 삶과 대화하는 능력을 키우면 우리가 원하는 삶을 꾸릴 수 있다고 확언한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해오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통과하려면 새로운 능력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과 다시 교감하려면 자존감도 더 키워야 하고, 새로운 기술도 익혀야 하며, 인간관계를 조정하는 도구도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이 어떤 형태든(망가진 인간관계, 집에서 벌어진 예상치 못한 상황, 중요한 직업적인 선택 등) 변화의 충격을 이겨내도록 준비할 수 있다.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배우면 된다. 서로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힘든 시기를 보내거나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은 많다. 우리는 중요한 것에 관해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거나 쓸모 없어진 약속에서 해방되거나 더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런 어려운 도전의 공통분모는 주로 한 가지다. 바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ㅎㅏ는 것이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개입되면 대화라는 추가적인 요소가 작용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세라 로젠튤러다. 독자는 잘 모르지만 리더십 컨설턴트, 대화 코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15년 넘게 일한 경력이 있다. 그녀는 2003년부터 공인 심리학자로 일하기 시작했고, 브리지워크 컨설팅 회사(BRIDGEWORK CONSULTING LTD.)를 세우기도 했다. 그녀의 장기 고객으로는 영국 식품업체 ABF(ASSOCIATED BRITISH FOODS), BP, 스펜서 스튜어트(SPENCER STUART), 스탠다드차타드 은행(STANDARD CHARTERED BANK) 등이 있다고 한다. 리더십과 팀 개발이 저자의 주요 전문 분야이며, 그녀는 CEO와 리더들이 중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코치한다. 저자는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앞서 말한 독자 여러분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기대하는 마음에서 책으로 써 알리게 된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자신만의 중요한 대화를 나누도록 영감을 불어넎고 준비시키고 자극하기 위해 썼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이 책을 읽으면 정신적으로 새로운 깊이를 경험하고, 삶을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리고, 내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책을 읽고 나면 무서워 도망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누구와도 언제 어디서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언하고 있다. 독자로서는 혹시 자신의 책의 무게감을 높이기 위해 한 말이 아닐까 의문점을 보이지만 더 책을 읽어봐야 할 것으로 마음을 굳힌다. 책 맨 앞에 나와 있는 수많은 「추천평」을 쓴 사람들의 면면이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세라 로젠튤러의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은 자기성찰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훌륭하게 소개한다. 이 영향력 있는 책은 다른 사람들이나 자기 자신과 중요한 대화를 나눌 때 필요한 도구, 전술, 전략을 제공한다. 이런 대화는 우리와 우리 주변의 세상에 관해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 FAPA 소속 엘든 테일러 박사

 


 

이 책은 구성면에서도 다른 자기계발서와 비견될 만큼 압도적인 기획력을 보인다. 모두 3개 부(part)로 나누고, 1부에서는 대화가 우리의 인생이 펼쳐지는 주요 매개체이며,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낳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울러, 대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대화에 더 창의적이고 더 의식 있는 태도로 참여하면 이야기하는 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한다. 2부에서는 우리가 인생을 바꿔줄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돕는 의식의 7가지 변화를 설명한다. 이런 변화를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 7명의 고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살펴본다. 이들은 인간관계를 끝내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등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서 상대방과 대화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3부에서는 여러분이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되는 연습 과제를 제시한다. 대화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면 어려운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대화가 더 쉬워진다. 여기에 실린 연습 과제를 전부 할 필요는 없다. 과제를 하나만 완성해도 여러분의 대화에 필요한 변화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직감을 활용하고 에너지가 흐르는 곳으로 따라 가본다. 이어지는 「7가지 변화」는 이 책의 핵심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7가지 이야기의 변화를 각각 실존 인물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 분들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세부사항을 변경했고 정보를 섞기도 했을 뿐 완전 실제임을 밝힌다. 그 분들이 각자 중요한 대화를 준비하고 대화의 영향을 흡수하게 도운 일은 저자에게 영광이자 배움의 기회였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이제 이 책의 핵심적인 「7가지 변화」에 대해 말한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고, 다른 항목과의 연계성 등 유기적인 구성이 돼 있어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 강조돼 있는 저자의 글쓰기 솜씨는 혀를 내두르게도 한다. 책에 대한 믿음이 커지는 부분이다. 저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의 핵심은 내가 ‘7가지 변화’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기면 인생을 바꿔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독자가 편의상 번호를 붙인 것은 독자들을 위해 외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일 뿐 중요성과 번호는 관련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용기를 끌어내라 - 잘못을 바로잡으려면 용기를 내서 한쪽으로 밀어뒀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컨테이너를 만들어라 - 누군가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면 상처를 치유하고 잊힌 좋은 추억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전달하는 메시지에 분명한 의도를 담아라 - 미래로 뻗어 나가려면 꼼짝 못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서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이야기해야 한다.

 존중하는 마음으로 교감해라 - 인생을 더 의미 있게 살려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욕구를 말로 나타내고 가장 중요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여러분의 진실을 말해라 -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을 해방하려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을 말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타협하지 않은 채 상대방과 대화해야 한다.

 여러분의 이야기에서 벗어나라 - 새로운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그만 움츠러들고 여러분이 대화를 어떻게 망칠 우려가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

 일을 매 듭지어라 - 마음의 평화를 되찾으려면 묶여 있는 에너지를 풀어내고 대화가 새로운 시작이 되게 해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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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 시한부
김단한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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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이롱 시한부』는 시한부(?) 삶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세상 사람은 부자든 가난하든, 권력자든 노예이든, 늙은 사람이든 젊은 사람이든 언젠가 모두 죽는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김단한의 주장은 억지처럼 들린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필연적으로 있는 것이지만, 공평하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세계는 불균형하다.’라는 말을 어쩌면 제일 잘 대변해 주는 것은 죽음이 아닐까? 공평하게 주어진다면 어떻게 언제 죽어야 공평한 것인가. 저자의 불평일 뿐일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도 지금 죽음에 맞닥뜨렸다고 '불공평'이라는 말은 억지스럽게 들리기도 한다. 그 때문에 죽음을 앞둔 사람은 물론 죽음에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그 불공정한 죽음에 대하여 저마다의 방법으로 받아들인다.

그 많고 많은 사람의 방법 중 『나이롱 시한부』 속에 등장하는 안나는 평온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반면 안나를 너무 사랑하는 단한은 저항한다. 아직 안나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며, 화사한 꽃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것이 모두 안나를 잡아 둘 수 없는 것임을 알면서도. 저자의 생각이 이 같은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지금 죽는 일에 불공평하다고 불만을 말하지만 사실은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한 것이리라.

 


 

그러나 책을 조금만 더 촘촘하게 읽어보면 저자의 마음속에 있는 말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나이롱'이라는 표현에 방점을 찍어 읽어본다. 나이롱이란 단어는 사실 나일론의 일본식 발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무척 많이 들었지만 요즘은 잘 들리지는 않는 단어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줄이고 늘이는 것을 자기 편한 대로 하는 사람에게 이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일정한 규칙 없이, 정작 죽어가는 당사자의 의사와도 상관없이 죽음은 다가온다는 사실 때문에 저자는 시한부란 의미의 정반대의 개념인 나이롱을 붙였나 싶다.

저자는 독자의 생각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나이롱의 의미를 밝힌다. "안나는 가끔 자신이 아무렇지 않다며, 아픈 것도 다 거짓말 같다고 말한다. 통증이 없다고, 오늘은 피를 쏟지 않았다며 웃는다." 이해가 된다. 충분히... 그러면서 저자는 덧붙인다. "나는 나이롱 시한부다. 하나도 안 아픈 시한부다. 안 아프다고 생각하면 안 아프다. 나는 백 살까지 살 거다. 나는 악바리다. 지(죽음)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 보라지." 짓궂은 목소리는 정말로 안나를 한순간에 나이롱 시한부로 만들어 버린다. 죽음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정말 그런 사람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자칭 ‘나이롱 시한부’인 안나는 그럴 수 있을 것만 같다. 오죽 안타까우면 그렇게 표현했을까. 환자의 삶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말이다.

 


 

나일론은 탄력성이 좋아 줄였다 늘였다가 뛰어나다. 또 질기디 질긴 대상에 대해 나일론이란 단어를 붙여도 적절하다. 생명을 두고 질기다는 표현을 쓸 수는 없다. 그렇지만 삶의 의지를 표현하기에는 이처럼 좋은 비유도 드물다. 나일론의 속성이 그렇다. 저자는 할머니 안나의 삶에의 의지가 엿보일 때는 그렇게 마음이 좋은 것 같다. 그러다 비관하거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표현에는 '그렇지 않다'고 희망과 용기를 주기도 어렵다. 환자가 앓고 있는 병의 속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저자의 전언에는 안나의 정신이 총총할 때는 삶의 의지가 매우 강한 분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나는 남겨질 이에게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끝이 정해진 삶을 사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이냐고. 그러니 한 번 사는 인생, 촘촘히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똑같이 끝이 정해져 있지만 어떤 끝인지는, 본인이 하기 나름이라고." 안나가 한 말과 행동을 저자는 자신의 삶의 의지에 투영시킨다. "안나가 자신에게 남은 세상의 조각을 나에게 슬며시 꺼내 보여 주곤 했다."고 한다. 어떤 것은 너무 커서 시야를 다 가리고, 어떤 것은 너무 작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안나와의 대화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안나와의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나의 세상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었다. 세상을 넓히는 것엔 약간의 품이 든다. 아프기도 하다. 이 책은 그에 대한 기록이다.

 


 

"『나이롱 시한부』는 죽음을 목전에 둔 할머니와 손녀의 마지막을 그린 단순한 신파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뻔하디뻔한 신파의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단한 작가의 문장이다. 죽음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로 정제된 단한 작가의 문장은 나를 떠난 사람과 나를 떠나게 될 사람을 떠오르게 하고, 홀로 남겨질 나를 생각하게 한다. 누구나 필연적으로 죽음을 향해 가고 있기에 『나이롱 시한부』는 나와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삶에 자세에 대해서 한 번쯤 환기시킬 수 있는 글이다." 출판사 측의 책 소개글이지만 안나의 마음을 궤뚫고 있다는 생각이다.

저자는 책을 낸 후 〈채널 예스24〉와 인터뷰를 가졌다. "글 속에 등장하는 '안나'(할머니)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난 후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루하루가 그냥 사라지는 게 너무 아쉽게 느껴졌기 때문에요. 처음에는 단순한 기록용으로 썼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것이 많아 이 글을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와 '안나'가 보낸 시간에 관련하여 가족들은 단순히 제가 말로 건네는 이야기들만 접했기 때문에 글을 읽으면 조금 더 색다를 것이라 생각했어요. 물론, 안나에게도 읽어주고 싶었고요. 그렇게 쓰다보니까 또 욕심이 생겨서, 브런치에 연재를 하게 되었어요."

 


 

할머니의 자랑이자 맹목적인 사랑은 첫째 딸인 자자의 엄마이다. 엄마는 할머니의 엄청난 교육열로 인해 많이 힘들었다. 엄마는 몸도 유약한 편이라 할머니의 지극한 정성을 끊임없이 받았다. 때때로 그 사랑과 관심은 오히려 거추장스럽고 부담스럽다. 누구나 다 그렇다. 그렇게 세상에서 남부러울 것 없던 할머니의 첫째 딸은 대학에 입학했고 할머니는 그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면서 5명의 자식을 두었지만 그중에 첫딸인 엄마를 유독 많이 사랑했나 보다.

저자는 유년 시절을 엄마와 떨어져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한테는 외할머니가 나의 최초의 엄마였던 셈이다. 이 책의 안나 할머니는 독자의 어머니와 비슷한 병을 앓고 있다. 다만 독자의 어머니는 요양병원까지 가지도 못하고 일찍 돌아가셨다. 옆에서 정성껏 보살펴주지 못한 독자로서는 그 점이 한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돌아가실 때까지 독자의 어머니도 자식 걱정만 했다. 자상하지도 못하고 신경질적으로 대한 것이 지금은 한으로 맺혀 있다. 이 때문인지 저자의 심정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이 책은 에세이다. 안나와의 얘기를 일기처럼 써나가는 것 같지만 충분히 스토리가 있고, 스토리의 전개도 극적인 점이 엿보인다. 차분하게 글을 끌어가면서도 독자에게 눈물 콸콸나게 하는 감정선을 자극하는 표현을 무척이나 쉽게 쓰고 있다. 제목이나 처음 글을 읽어나가면 마치 소설 같기도 하다. 3장으로 구성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할머니와의 추억과 대화 - 남겨진 이들 - 요양병원에서의 할머니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독자를 울리기 위한 책이 아닌데, 투박한 할머니의 글씨체가 떠오르면서 저자의 감정에 쉽게 동화되는 이유가 독자의 어머니와 한나 할머니가 같은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도 저자의 애끓고 안타까운 심정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제일 처음 초고를 쓰던 시기에는 '안나'의 병세가 그리 깊지 않았기 때문에 마냥 재미있었어요. 사진을 찍는 재미도 있었고, 매번 '안나'를 만나고 난 다음에 일기처럼 있었던 일을 나열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죠. 그런데, 한 권으로 묶기 위해서 글을 다시 정리할 때는 앞서 말씀드렸듯 '안나'의 병세가 더 심각해졌어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짜가 점점 다가옴을 느끼면서 원고를 정리할 때는 저도 모르게 울게 되더라고요. 지나간 일들이지만 써놓길 잘했다, 맞아 이런 이야기를 나눴지, 정도의 생각을 하면서 우느라 원고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적도 많아요. 불쑥불쑥 떠오르는 '안나'에 대한 그리움들을 제어하면서 너무 감정적이지 않게 글을 쓰려 노력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안나는 짧으면 2개월, 길면 6개월이라는 시한부의 삶을 선고를 받았다. 나는 안나에게 찾아온 죽음이 너무나 미웠지만,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 나는 아직까지 죽음과 어색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소심함을 탓했지만, 안나는 그 무엇도 탓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안나는 씩씩했다.씩씩한 안나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나이롱 시한부’라고 칭한다. 죽음을 가까이 두고 있는 할머니와 아직 죽음이 뭔지 모르는 손녀는 종일 대화를 나눈다. 대화에는 주제가 없다. 그저 오늘 하루 있었던 일과 앞으로 있을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에는 죽음도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둘의 대화에 등장하는 죽음은 결코 무거운 존재가 아니다. ‘나이롱 시한부’ 안나 덕분에 죽음은 손녀에게 더더욱 알 수 없는 존재가 된다.(p.6)

 

저자 : 김단한

 

가끔 정처없이 떠도는 마음을 다 잡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저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 많이 쓰려 노력하는 중이다. 쓰는 글 중에 사람과 사랑이 등장하지 않는 글이 없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랑에 대해 지겹다 말하면서도 이 두 가지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말간 백지를 보며 얼굴이 새하얗게 변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다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위안을 받는 사람. 내면에 숨쉬는 다양한 것들을 숨김없이 끄집어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쓰고 싶단 생각을 품고 있다. 『나는 오늘도 부지런히 너를 앓고』와 『연못 산책』을 독립출판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kim_danhan_delay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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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의 기술 - 우리 집을 넓고 예쁘게 꾸미는 아이디어
가와카미 유키 지음, 이예린 옮김 / 리스컴 / 202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독자는 코로나 19로 달라진 점이 있다. 예전에 중단했던 '책 읽기'가 첫 번째고, '집안 꾸미기'가 두 번째다. 독서는 원래 좋아했지만 직장 생활할 무렵부터 '시간'을 핑계로 책과 멀어졌다. 늘 '책 좀 읽어야 하는데...'라는 압박감을 가진 채 미루고, 미루다 결국 멀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2020년 지구상 인류 중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 팬데믹은 일상을 바꾸어 놓았고 회식이나 친구들 모임 등 사교적 모임을 갖는 횟수도 줄었다. 그것도 현저히 갑자기. 자연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누구나 그렇듯이 직장 생활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무엇을 할 줄 몰라 고르고, 생각하다가 아까운 시간 많이도 버렸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 상황도 오래 가지 않아 끝날 것으로 낙관한 데서 우물쭈물한 원인도 있다. 아무튼 코로나 19 상황이 점점 수렁 속으로 빠져들듯 2개월이 넘어서자 암담한 미래 전망이 방역 전문가나 의사들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 무렵이 독자가 다시 책을 손에 들기 시작한 때다. 종류도 구분 없이 닥치는 대로 인터넷을 뒤져 조금 읽고 싶은 생각이 들면 사서 읽었다. 대체로 에세이와 코로나 관련 서적, 세계적 정신과ㆍ심리학 의사들의 유명한 저서에 대한 출판물이 많았다.

 


 

다음으로는 재택 근무로 인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집안 인테리아에 자꾸 관심이 갔다. 집이 넓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안 읽던 책이 쌓이기 시작하자 우선 책장도 필요했다. 또 책을 살 때마다 끼워주는 소소한 필통이나 책갈피 같은 것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책도 양장본인지, 일반 제본인지 구분하게 되었고, 책장은 좋은 게 많아 쉽게 구입을 결정했다. 그렇게 평생 하지 않던 독서와 책장 등이 갖춰지자 이젠 실내 화분 등 식물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 책 『공간 디자인의 기술』도 인테리어 연장선상에서 읽게 됐다. 독자 판단으로 이 책의 컨셉은 '실용공간 창조'와 '휴식공간 확보'로 생각했다. 책 소개글을 보고 판단한 것이다. "코로나, 미세먼지 등으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워라밸’을 중시하면서 라이프스타일도 가족 중심으로 바뀌었다. 집은 이제 기본 생활공간을 넘어 삶의 질을 좌우하는 공간으로 그 가치가 더 높아졌다. 가족생활의 중심인 만큼 쾌적하고 살기 편하게 꾸미는 게 아주 중요하다."라고 쓰고 있다. 집을 쾌적하고 살기 편하게 꾸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적절히 배치하고, 물건들을 잘 수납하고, 그런 다음 좋아하는 스타일로 예쁘게 장식하는 것. 이것이 살기 좋은 집으로 꾸미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몇 가지 포인트만 알면 적은 비용으로 멋진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이 그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남다른 감각이나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집 안을 넓게 멋지게 꾸밀 수 있는 아이디어가 가득해 간단히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알기 쉽고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곁들여 한눈에 쏙 들어오고 이해도 잘된다. 가족이 함께 꿈꾸며 오래 머물고 싶은 집. 집이 바뀌면 가족의 생활이 달라진다. 책에 따르면 집은 기본 생활공간이고, 몸과 마음이 쉬는 휴식처이며, 가족의 스토리가 담기는 장소이다. 그런 만큼 원하는 스타일로 생활하기 편하게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인테리어라고 하면 대부분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더 넓고 효율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배치’, ‘수납’, ‘장식’의 3가지만 체크하면 된다. 집 구조에 따른 적절한 배치와 수납으로 생활 기반을 다진 뒤, 인테리어 장식으로 예쁘게 꾸미는 것이다. 큰돈 들이지 않고 집 안을 180도 바꿀 수 있다. 이 책은 인테리어의 기본이자 핵심인 배치, 수납, 장식의 기술을 시뮬레이션을 하듯이 그림과 함께 설명한다. 한 단계 한 단계 따라 하면 공간이 효율적이고 쾌적한 집, 좋아하는 분위기의 편안한 집, 그래서 자꾸 머물고 싶은 집으로 바뀔 것이다. 늘 옆에 두고 활용하면 그때그때 집 안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독자들이 참고하기를 추천한다.

 


 

공간 디자인의 기술을 인테리어 단계에 맞춰 배치, 수납, 장식으로 나누고, 각 파트의 앞부분에 기억해야 할 포인트를 짚어준다. 바빠서 인테리어에 신경 쓰기 어려운 사람이라도 포인트만 파악하고 나면 고민하는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이고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 모든 방법을 알기 쉬운 그림과 함께 시뮬레이션 하듯이 알려줘 상황과 해법이 바로 이해되고 응용도 가능하다. 이보다 더 쉽고 재미있는 인테리어 책은 없다. 좋은 집을 구하는 방법과 가구 고르는 요령도 알려준다. 신혼집을 꾸미거나 집을 이사하는 사람, 가구를 새로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이 내용이 저자가 쓴 이 책의 주제다.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당연히 이 책이 지닌 특징과 연결된다. 이 책의 특장점 몇 가지만 소개한다.

 

① 가족이 더 가까워지는 인테리어

인테리어에 따라 가족 간의 거리가 달라진다. 가족이 함께 지내는 ‘생활의 중심’을 배치하는 등 가족이 더 가까워지는 인테리어를 제안한다. 더 많은 대화로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

② 배치, 수납, 장식, 단계별로 포인트만 콕콕

인테리어의 핵심인 배치, 수납, 장식 요령을 단계별로 포인트만 콕콕 짚어 알려준다. 그대로 따라 하면 집 안을 넓고 예쁘게 꾸밀 수 있다.

 


 

③ 알기 쉬운 그림과 한눈에 쏙 들어오는 편집이 특징

구체적인 방법을 시뮬레이션을 하듯이 상황에 맞는 일러스트와 함께 설명한다. 한눈에 쏙 들어와 바로 이해되고 응용하기도 쉽다.

④ 보기 좋고 쓰기 편한 수납의 기술

공간과 물건 체크하기, 수납용품 이용하기 등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수납법을 알려준다. 공간도 시간도 여유가 생겨 일상의 스트레스가 줄고 생활이 쾌적해진다.

⑤ 좋은 집을 구하는 방법과 체크 리스트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는 요령, 집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 등 좋은 집 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조량, 내장재, 주변 환경 등 꼭 체크해야 하는 것들도 꼼꼼히 짚어준다.

⑥ 우리 집에 딱 맞는 가구 고르기와 멋지게 세팅하는 요령

크기 재기, 모양 맞추기 등 우리 집에 어울리는 가구 고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집 안 분위기를 살리는 세팅 요령도 알려준다.

 


 

이 책은 '집을 넓게 예쁘게 꾸미는 아이디어'란 부제에 맞춰 체계적으로 썼다는 점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책은 마치 요약집을 보는 것처럼 압축적으로 간결한 문장을 사용해 정리했다. 단 두 개의 큰 파트로 나누고, 세부적인 중점 사항은 대체적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활용해 깔끔하고 보기 좋게 꾸몄다. 독자들은 저자가 말하려는 내용을 몇 개의 핵심 키워드와 그림을 함께 보며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머릿속에 잘 간직하도록 배려했다. 봄맞이 집안 단장을 준비하거나 새 집을 사서 이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필요로 하는 책이다.

 

저자 : 가와카미 유키

 

1992년 오피스 가구 회사에 입사하여 수납 가구 등의 디자인 · 설계 · 상품 개발에 참여했다. 퇴사 후에는 인테리어 코디네이터,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카와카미 유키 디자인사무소’를 운영했다. 현재는 주택 관련 기업에서 가구와 주택 등의 상품 개발과 디자인 컨설팅을 하고 있다. 실천적인 라이프 스타일 컨설팅으로 잘 알려진 저자는, 인테리어 및 수납 강사로서 여성잡지와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TV 등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나만의 집을 만드는 100가지 원칙』『심플 인테리어 레시피』『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 등이 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알기 쉬운 내용과 여자의 마음을 읽어내는 감각적인 컨설팅이 주목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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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바꾼 명문장 : 경제학 1 보이지 않는 손 vs 야성적 충동 - 원서로 읽고 따라 쓰는 세계를 바꾼 명문장
서정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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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책을 통해 세상의 지식을 습득한다. 또 습득한 지식은 자신의 생각을 더하고 경험을 더해 삶의 지혜로 이용하기도 한다. 책은 우리의 지식욕을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당대 지성인들의 삶의 지혜를 터득하는 길도 안내해준다. 우리가 책을 읽으며 얻는 즐거움과 더불어 삶의 지혜까지 터득하는 길을 안내해 주는 책들이 많다. 이들이 한 말이나 쓴 책들은 '명저', '명언' 등으로 기록이나 책으로 남겨져, 두고 두고 인류가 배우고 익히며 삶에 응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특히 삶이 빠르고 복잡해지는 현대에 들어서는 책보다는 인터넷이나 영상 등으로 전달 속도가 빨라졌을 뿐 그들이 남긴 명저나 명언, 명저들은 글자 하나도 틀리지 않게 전달된다. '고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가 두고 두고 읽고 익혀 배워야 할 것 등을 고전의 범주에 넣는다는 의미다. 이 책 『세계를 바꾼 명문장』은 고전부터 현대까지 각 분야 대가들의 주요 도서 문구들과 어록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매경총서 중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경제학 1편으로서, 독자들이 단순히 이들의 번역문을 읽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원서 원문을 함께 수록함과 동시에 별도로 필사 페이지를 넣어 읽는 이로 하여금 손으로 쓰고 가슴에 새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번역 문제로 오해나 잘못 알게 될 우려가 있어 원문을 함께 수록했다. 대부분 영어로 된 것들이다.

 


 

경제학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학문이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경제학 책 중 가장 널리 이용되고 전 세계가 자본주의 경제 체제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고전이고 경제학의 최고봉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정치경제학과 경제학 분야를 개척한 스코틀랜드 철학자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는 유명한 시장 경제에서 작동하는 가격 조정의 원칙을 언급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는 게 이 책 『세계를 바꾼 명문장』의 저자 서정희는 확인해준다. 번역은 물론 원전까지 정확하게 짚어서 확인해주는 것. 이 책의 발간 목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에게 역사상 처음 등장하는 것은 애덤 스미스가 글래스고대의 철학 교수가 된 뒤 자신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1759년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오늘날 경제학 용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 말이 탄생했다. 애덤 스미스는 원래 도덕을 중시하는 철학자로서 원래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고 능력에 따른 보상을 강조하는 품성의 인물이었다. 그는 당시 영국 최고의 명문대인 옥스퍼드대를 중간에 그만두고 자유분방한 학풍의 글래스고대로 옮겨 학위를 마쳤다.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교수들이 능력에 비해 너무 많은 보수와 신망을 받고 있다고 당시 주류 하계를 개탄했다고 일화를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을 펴낸 지 17년이 지난 1776년 그의 성숙한 학문세계를 바탕으로 『국부론』을 완성한다. 『국부론』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도덕감정론』에서 서너 번 나왔던 이 용어가 정작 『국부론』에선 단 한 번 등장할 뿐이다. 그것도 살짝 스쳐 지나가듯이. 사실 보이지 않는 손 용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곳은 스미스가 말년에 저술한 〈천문학사(원제는 철학적 주제들에 관한 소고)〉 논문이다. 이 책은 뉴턴의 물리학을 모방한 것인데, 결국 스미스의 자연질서는 뉴턴의 물리학을 경제에 비유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도덕감정론』에 등장한 보이지 않는 손이 개인 소비자들 사이의 물자 배분에 관한 시장의 원리를 설명한 것이었다면 『국부론』에 나오는 보이지 않는 손은 그 반대다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생산자들의 개별 비즈니스 활동이 사회 전체의 물자 공급과 어떻게 서로 맞아 떨어지게 되는지 설명하는 과정에 등장한다. 개별 생산자들은 사업가로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뿐이지만 그 결과는 그들의 의도와는 달리 전체 공공의 이익이라는 조화로운 목표를 달성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때 스미스가 주목한 현상은 누가 미리 정밀하게 계산을 하거나 계획을 짜 맞춘 게 아닌데도 세상 재물은 사람들에게 그럭저럭 먹고살 만큼 배분되고, 이를 각자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분석을 통해 알아차린 것이다. 서로 필요에 따라 주고 나눴을 뿐인데, 누군가가 마치 세상 물자를 미리 사람들 수대로 동일하게 나눈 것과 유사하게 적당한 배분이 이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보이지 않는 손의 등장이다.

 


 

『도덕감정론』의 이 대목의 내용을 여기에 한 사레로 적어본다. 편의상 해석문을 먼저 쓴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보다 별로 많이 소비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그들의 천성의 이기심과 탐욕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개량의 성과를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어 가진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토지가 모든 주민들에게 똑같이 나누어졌을 경우에 있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생활필수품의 분배를 하게 된다. 그리하여 무의식중에, 부지불각 중에,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인류 번식의 수단을 제공하게 된다.(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박세일 민경국 옮김, 비봉출판사, 1996, 345~346쪽)

 

이의 영문은 이렇다. "The rich consume little more than the poor, and in spite of their natual selfishness and rapacity··· They divide with the poor the produce of all their improvements. They are led by an invisible hand to make nearly the same distribution of the necessares of life, which would have been made, had the earth been divided into equal portions among all its inhabitants, and thus without intending it, without knowing it, advance the interest of the society, and afford means to the multiplication of the species.(Adam Smith,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Liberty Press, 1982, p.184~185)

 


 

이 책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저자의 생각은 2년 여만에 결실을 봤다고 술회한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예상과 우리의 출판 현실 등을 감안할 때 어려운 일이지만 뜻있는 일이라고 의기투합한 저자와 출판 관계자는 경제학의 오리지널 원서의 향기와 숨결까지 느끼게 해주고 선진국 입구 바로 문턱까지 숨차게 달려온 대한민국 사회에 이런 책이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돼 정확하고 분명한 뜻과 저자, 원문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이론이나 저서, 저자의 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데 당위성을 갖고 출판을 서두르는 가운데 결정적 촉발제가 된 것이 지난 대선 때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당시는 후보)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권에 뛰어들던 2021년 여름 무렵.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밀턴 프리드먼의 책 『선택할 자유』를 검사 시절 자주 펼쳐 보았다며, 정부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당연히 언론에서 난리가 났다고. 식품 안전 문제를 사례로 들며 부정식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시빗거리가 된 모양이다. 발언 취지는 안중에 없고, 서민이라고 해서 부정식품을 먹어도 되는 거냐는 꼬투리 잡기 식의 비판이 반대편 당에서 쏟아져 나온 것. 저자는 프리드먼의 책에 부정식품 혹은 정크푸드)junk food)라는 용어가 나온지 확인해보았다고 말한다. 언론에서 공방만 보도하지 이 용어의 원전의 진위 여부를 묻지는 않아서 저자가 직접 찾아봤다고 한다. 결과는 '없다'였고 며칠 뒤 윤 당선인이 엉터리로 떠벌렸다는 비난의 글만 난무하더라는 것. 그러나 비난이 전부일까? 저자 개인적으로는 절대 타당한 지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이 책의 출간에 박차를 가했다고 언급한다.

 


 

저자는 이 책의 발간 의미를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과 ‘야성적 충동’이라는 두 가지 테마로 인간심리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고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힌다. 위대한 경제철학의 오디세이를 담은 이 책 『세계를 바꾼 명문장』은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출처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고 특히 사례를 찾아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어려웠다고 강조한다. 구글 등을 통해 여러 개를 찾았으나 역부족이었고, 미국에서 출간된 책을 뒤져보고, 미국에 있는 경제학자들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이에 따라 참고하게 된 책 두 권도 서문인 「책을 펴내면서」에서 밝히고 있다. 참고하게 된 책이 하나는 『A Short History of Economic Thought(Bo Sandelin 외 공저)』이고 또 하나는 『A History of Economic Thought(Lionel Robbins 외 공저)』이다. 이번에 펴내는 책의 재료 가운데 30% 정도 구절을 이 두 권의 도움을 받았다.

번역 문제도 간단치 않았다. 책 전체를 번역하는 것보다 일부 구절을 번역하는 게 더 어렵고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 번역서가 존재할 경우 기존 출간된 책에 의존하기로 했다. 문제는 또 남아 있었다고. 다른 책의 원문을 인용해야 하다 보니 모두 인용 허락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는 것.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은 경제학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화두로 잡았다. 시장경제와 정부 개입의 영역을 두고 우리 한국에서 오해와 논란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한다. 소위 시장의 실패라고 공격받는 사례들은 대부분 정책 실패의 소산이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제 한국경제도 선진국 본격 진입을 앞둔 마당에 이에 대한 분명한 사회 통념, 신뢰, 공감대 같은 사회적 자본이 두터워져야 한다고 독자도 믿는다.

 


 

It is not from the benevolence of the butcher, the brewer, or the baker, that we expect our dinner, but from their regard to their own interest.(우리가 식사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 · 양조장 주인 · 빵집 주인의 자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때문이다.)

- 애덤 스미스(Adam Smith)

 

The markets are moved by animal spirits, and not by reason.(시장은 이성에 입각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야성적 충동에 의해 움직인다.)

-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저자 : 서정희

 

서울대 경제학부를 나왔고, 미국 미주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해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경제, 금융, 정보통신 분야를 주로 취재하며 시장과 정부의 역할에 주안점을 두고 관찰했다.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 경제부장, 금융부장, 증권부장, 지식부장 등을 거치고 MBN 보도국장, 매일경제TV 대표를 역임해 신문과 방송을 두루 경험했다. 현재는 매경출판 대표로 재직 중이다. 언론인으로서 관훈클럽과 편집인협회 위원을 맡아 활동했고, 씨티언론인상 대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외적으로는 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기획재정부 금융발전심의위, 연기금투자풀운영위, 재정자문회의 위원 등을 맡아 폭넓은 활동을 한 바 있고, 민간 은행의 사외이사로 기업 경영에도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2009년부터 13년간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객원교수 등으로 금융경제세미나 강의를 맡아 진행해왔다. 저서로는 《나는 분노한다》, 《브런치 경제학》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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