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격 있게 일한다
한기연 지음 / 책장속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나는 품격 있게 일한다』의 저자 한기연은 이른바 '뷰티 사업' 외곬 인생을 걸어온 여성의로서의 삶과 일, 그리고 가정을 담아낸 이야기다. 이 시대 여성이 전문직으로 성공하고 사업가로도 당당하게 바로 선 커리어 우먼 파워를 보여준다. 물론 책의 주제는 '경영'이 아닌 '자기계발'이다. 사실 50년 가까이 한 길로만 걸어왔다는 사실은 성별에 관련 없이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성으로서 결혼, 출산, 육아 등 평범한 시작이었다. 집안에서 귀한 사랑을 받고 자라던 저자가 결혼을 하고 주부로만 살다가 예전에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당장 생활비도, 아이들 육아나 교육비 등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워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 시절엔 남편의 월급으로만 생활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적지 않은 수는 사실 여성도 사회 생활해야 아이들 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생활의 규모가 달라지기 시작할 때였다. 주부가 천직인 줄 알고 살던 저자는 부족한 생활비를 벌겠다고 '무작정' 사회로 나왔다는 것.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당연한 요즘과 달리, 저자가 20대였던 시절에는 흔치 않았고, 힘든 사회 생활이었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30년 가까운 내 삶 그 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그저 부모님이 곱고 예쁘게 가꿔준 무능한 ‘공주’가 있었고, 남편의 경제력에 의존한 ‘무수리’가 있었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가 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타인에게 의존하던 끈부터 끊어내야 했다. 그리고 그 시작은 ‘경제적 자립’이었다.”

 


 

 

독자는 저자가 현직이라고 해서 50대 정도의 원숙한 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표지 안쪽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20대 여성의 사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모습이어서다. 언제적 사진인지 밝히지는 않아 현재의 모습은 아닐지 몰라도 외모상으로 굉장히 관리를 잘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저자는 이 책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써넣고 있다. 저자의 외모에 관한 연상이 쉽게 이해된다.

"행복한 삶, 아름다운 삶은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매일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서 3시간 가까이 외적인 아름다움에 시간을 쏟는 사람이라면, 이후의 시간은 어떨 것 같은가? 그 정도로 부지런하게 자신을 아끼고 관리하는 사람은 이후로 이어지는 시간 또한 결코 헛되이 쓰지 않는다. 피부를 가꾸고 몸매를 가꾸는 노력의 수십, 수백 배의 열정으로 자신의 삶을 가꾼다."

평소 일에 대한 열정과 철저함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그런 노력이 있어 현재도 외모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짐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생활 전선으로 뛰어든 지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성 역시 남성과 마찬가지로 배움과 자아성취가 당연한 권리가 되었고, 직업 활동 또한 필수가 되었다. 혼자 벌어서는 가정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데다, 무엇보다 평균수명이 100세를 넘어서니 좋든 싫든 5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을 직업인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사실 성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저자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인생관은 독자와 다르다. 그러나 삶에는 연습이 없다. 때문에 치열하게 살아내지 않으면 나중에 분명히 후회하게 되고, 후회할 때는 이미 때가 늦은 것임을 안다는 사실은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온 결과를 놓고 본다면 누가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를 판가름하는 것은 지금 현재를 놓고 갈라진다. 한 번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 왔느냐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기준은 일반적으로 돈이나 명예, 권력 등을 내세우지만 그것 외에도 판별할 수 있는 것은 많다. 그 중의 하나가 현재 인생, 삶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다. 인생. 그 한 번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저자의 이 말은 후배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리더는 직원에게 큰소리치며 힘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라 외부의 공격에서 내 사람을 지키고 그들의 행동까지 책임지는 사람이다. 이는 직원을 위한 일인 동시에 고객을 위한 일이며, 회사를 위하는 가장 지혜로운 처세술이다." 저자가 처세술이라고 겸손한 표현을 썼지만 분명히 '리더십'이다. 직장이든 사업이든 장사든 리더의 삶을 살았느냐 아니냐는 그 사람 삶의 성공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지만 직업적이고 전문적인 작가가 쓴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심리학자나 의사 또는 상담사가 쓰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자기계발서 전문 작가가 쓴 것 못지 않게 독자들에게 삶을 위한 자기계발에 충분한 동력이 되고 활력을 준다. 자신이 걸어온 길, 자신의 생각, 일에 대한 열정과 가정과 고객 등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기술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문 심리학자가 쓴 책보다 독자 입장에서 이해하기는 더 쉽다. 전문 용어도 일절 쓰지 않고, 심리적인 갈등이나 결심의 미묘한 표현도 전혀 하지 않아서다. 생활 전선에 뛰어든 초창기 저자는 걀등이 없었을 리 없다. 지난 결혼 전 생활과 너무 다르고, 힘든 일도 많아서일 터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긍정적 마음과 행동을 일관한다.

당시 '맞벌이는 선택'이라던 시절이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 "남편 잘 만나면 팔자 틔고, 못 만나면 힘들게 산다"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했을 무렵이다. 이 때문에 능력 있는 여성은 사회로 뛰어든 분들이 많다. 이때 저자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잘난 남편도 좋지만 잘난 나는 더 좋다. 조건 좋은 남자를 찾을 시간에 내 조건을 더 빛내고, 남편의 성공을 응원할 힘으로 내 성공에 더 정성을 들이자. 조건 좋은 남자, 능력 있는 남편보다 내가 능력을 갖추고 좋은 조건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 빛을 내는 힘을 가져야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삶에 당당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저자는 일단 사회 생활에 뛰어든 만큼 최선을 다해 열정을 불태웠다. 한 가지를 이루면 또 다른 한 가지에 도전한 것도 박수칠 일이다. 거기에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뷰티 산업의 미래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사회적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자신을 믿고 거기에 온힘을 기울인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인'의 태도이지 일반인의 태도로 보기는 어렵다. 당사자로서는 더 큰 뜻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터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사회 흐름을 읽은 것이다. 한 가지 길에 매진하다 보면 이 길이 성공의 길이 맞는지, 잘못 가고 있는지 자주 되돌아보는 게 일반인의 상식적인 태도다. 즉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매진할 수 있는 일인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직장이든 사업이든 마찬가지다. 이때도 저자의 도전의식과 낙관적 삶의 태도는 빛났던 것 같다.

"바깥일과 가정일을 모두 잘하려고 노력하다고 해서 내가 '슈퍼우먼 신드롬'에 빠진 것은 아니다. 직장일과 집안일을 모두 잘 해내려는 마음이 지나쳐서 두통, 노이로제, 우울증, 불안감 등의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슈퍼우먼 신드롬과 달리 나는 그것들을 해내면서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다. 게다가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마음도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만 한다는 마음으로 한다. 게다가 힘들거나 행복하지 않다면 언제든 슬쩍 힘을 빼면 되었다. 그런 편한 마음으로 지내다 보면 다시 에너지가 채워지니, 그때 또 힘을 내면 된다." 저자의 말은 독자들의 희망과 용기를 북돋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기왕 하는 것이니 즐겁고 행복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외곬의 길을 걸었지만 독자들을 위한 말은 다소 유연하다. "포기는 패배가 아닌 선택이다. 말장난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결과를 그렇게 만들면 된다. A를 포기한 대신 B에 더 큰 열정을 쏟고 나아간다면 포기는 패배가 아닌 선택이 된다. 물론 이 또한 충분한 고민과 신중한 판단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다 독자의 입장에서도 저자의 말은 '대안이 있을 때 포기하라'고 들린다. 물론 포기는 충분한 고민과 신중한 판단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막연히 힘들어서, 내가 바라던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두 손을 든다면 후회가 남는다. 포기를 선택한 대신 새롭게 도전하고 집중할 무언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포기는 패배가 아닌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이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이와 함께 많은 애기를 늘어놓는다. 소제목만 얼핏 보아도 서른 다섯 가지는 되어 보인다. 소제목 몇 개만 적어본다. 독자들은 무슨 얘기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간결하고 짧은 단어나 문장이다. 이 중 독자들이 선택해 실천하면 저자 못지않은 성공에 이를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도전해야 내 안의 능력을 만날 수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의 길을 만들다

늘 배움을 갈구하며 다음 계단을 바라보라

절대 쫄지 마라, 당당하면 반은 이기고 들어간다

프로페셔널의 하루에는 디테일이 있다

나는 힘들수록 운동화 끈을 바짝 죄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에필로그」를 통해 두 개의 단어를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감사'와 '긍정'이다. 물론 책 내용에 나와 있다. 저자가 핵심 키워드 두 개로 정리한 것으로 독자는 판단한다. "행복은 태도이자 습관에서 비롯된다. 행복한 상황이 만들어져야 행복한 게 아니라 삶 속에서 깨알 같은 행복을 찾고 감사하면 감사한 일이 계속 늘어나고, 그 감사함으로, 행복감도 차오른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행복하고 햇빛이 쨍쨍하면 또 햇빛이 쨍쨍해서 행복하다. 심지어 열 가지가 나빠도 한 가지가 좋으면 그 안에서 감사와 행복을 찾고 키워나가면 된다."

 

시도하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남은 인생을 자신 있고 당당하게 꾸려가려면 어떤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아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 마음을 이끄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장 배우고 도전해야 한다. 그래야 내 안의 진짜 능력을 찾아내고, 그것을 성장시키면서 멋진 나를 완성해나갈 수 있다(p.42)

 

저자 : 한기연

 

사람들의 얼굴과 몸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무경력의 30살, 두 아이 엄마였던 나는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장바구니를 든 슈퍼우먼을 꿈꾸며 세상 밖으로 나왔다. 피부미용학원 수강 후 개인 출장 서비스를 다니며 경력을 쌓기 시작해, 끊임없는 도전과 배움으로 뷰티 서비스업 전문가로 걸어온 경력이 어느덧 40년이 되어 간다. 내가 좋아하는, 가꾸고 꾸미는 일을 평생 업으로 하고 있음에 감사한다. 일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나는 여전히 행복감을 느끼며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매 순간 소소한 행복을 찾고, 내 안의 감사와 긍정으로 아름답고 품격 있는 삶을 완성해나가는 중이다. 현 ‘황금비원’ 분당점 대표전 ‘황금비원’ 청담점 대표 / 분당 ‘한기연 에스테틱’ 대표 / ‘세리미용실’ 압구정 본점 실장 / ‘한기연 피부/비만 썬텐 관리실’ 대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40가지 지혜
이종호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간절히 해답을 원하는 순간이 있다. 지식이 될 수도 있고, 지혜나 통찰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 순간이 간헐적으로 가끔 찾아오기도 하지만 연이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올 수도 있다. 적절히 대처하며 훌륭하게 극복한다면 그는 더욱 단단해지고 삶의 훈장 격인 지혜를 터득해 소중한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기도 한다. 다만 어떤 위기가 어떤 방식으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때를 대비해 우리는 역사를 배우기도 하고, 위인들의 지혜를 얻기도 해 적극 대처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은 지혜와 지식, 경험과 위인들에게서 얻은 지혜의 총량은 우리 삶의 무기이다. 그것이 알차고 단단할수록 위기 극복이 한결 쉬워질 것이란 사실은 불보듯 명확하다. 진리는 늘 그것을 탐구하고 이를 위해 힘쓰는 사람 편이니까. 어쩌면 그 과정에서 우리는 위인들의 단편적인 지혜와 명언으로 남겨진 각 분야의 지식을 합쳐 통찰력을 얻기도 한다. 통찰력은 우리의 삶에 닥쳐온 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하는 가장 큰 무기이다. 즉 위기의 순간 '유레카'를 외칠 수 있는 방법은 평상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 그리고 통찰력일 것이다. 이 책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40가지 지혜』는 저자가 과학, 문화, 역사 등 다방면의 독서를 통해 얻은 지혜와 통찰을 담고 있다. 독자들과 좀 더 가깝고 자세하게 전해주기 위해 책으로 낸 '탈무드' 같은 것이다.

 


 

현재 온 인류가 처음으로 겪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미래를 정확히 예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변화된 미래를 읽어주는 어떤 패턴이 있음은 분명하다고 저자 이종호는 말한다. 인간이 만드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원리’는 미래가 어떻게 변화하든 변치 않을 요소이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차별화된 대안 강구 능력을 갖추기 위해 그동안 세계인들이 성공적으로 접목한 지혜를 활용하라고 제안한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40가지 지혜는 축적된 인류의 위대한 자산이다. 모든 문제에는 핵심이 있기 마련이다. 그 핵심을 발견하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 또한 자명하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다른 무엇보다도 그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어야 할 이유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늘 삶의 현장에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한다. 우리는 정확한 답을 빨리 찾기 위한 훈련을 어렸을 때부터 받는다. 바로 '교육'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또는 책을 통한 선인들의 지혜를 배우기도 하고, 당대 지식인과 지성인들의 말에 귀기울이기도 한다. 하지만 늘 사회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정답은 그 완전한 모양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에 대한 생각과 관점부터 더듬는다. 문제에 대한 정의를 다시 세우고, 문제가 담고 있는 본질을 알기 위해서다. 그래야 '정답'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늘 변하기에 우리는 항상 새로운 문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질문에 대한 답을 외우거나 배우기보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은 우리가 당면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가 어떻게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가?란 명징한 의문을 갖고 시작한다. 이 말은 결국 우리의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에 대한 책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미래가 어떻게 움직일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고 말문을 연다. 미래에는 자본보다 재능을 가진 사람이 더 중요한 생산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노동시장에서 '저기술-저임금' 작업과 '고기술-고임금' 직업을 구분하는 장벽이 점점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당연히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술 발달이 소득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지어 줄어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심각하게 이야기하자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느끼고 있는 불만족과 불공정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점차 더 많이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불만은 디지털 기술의 보급과 소셜 미디어로 대표되는 정보 공유 플랫폼의 역동성으로 점점 커진다고 저자는 예견한다. 저자에 따르면 학자들은 포스트 팬데믹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혁신적인 사고를 부단히 창출하는 사람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제4차 산업혁명은 비즈니스에 4가지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다. 소비자의 기대, 제품 향상, 협력적 혁신, 조직 형태가 그것이다. 고객이 점차 경제의 중심에 자리하게 된 것은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혁신과 붕괴가 항상 병행하여 일어나는 것을 볼 대 고객 경험, 데이터 기반 서비스, 분석을 통한 자산 관리의 세상은 새로운 형식의 협력을 요구한다. 이 말은 변화하는 환경을 이해하고 기득권에 도전하며 확고하고 중단 없는 혁신을 감행하면 오히려 적극적인 대안을 창출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학자들에 의하면 세계 500대 기업에서 평균적으로 요구하는 인재는 적응력, 소통력, 리더십, 실행력, 학습 능력, 창의력, 팀워크 등을 갖춘 사람이라고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을 세계적 화두로 끌어올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이 우선순위로 제시한 미래 인재의 핵심 능력은 도전 정신, 문제 해결력, 소통 능력, 창의성, 적응력, 협동 능력 등으로, 위의 자질과 대동소이하다.

이는 단순하게 스펙을 관리하는 수준으로는 미래 세상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미래의 기본은 '창조성'과 '생각하는 힘'이라고 단언한다. 여기에 '유연성'까지 합쳐지면 금상첨화다. 학자들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창조 계층 10퍼센트가 나머지 90퍼센트의 인구를 먹여 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모든 사람이 창조 계층이 되지 않아도 자신에 적합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제1차, 제2차, 제3차 산업혁명이 등장한 배경에는 구시대에 비해 획기적인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과거 혁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요소는 창조를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접목한 새로운 기술이다. 아이디어와 기술의 결합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한마디로 창조성이 구세대의 유물을 창고에 넣은 것으로 학자들은 차별화된 생각을 습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건 생각으로 무장해야 포스트 팬데믹에서 직면할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와 함께 학자들의 말을 빌려 저자는 차별화된 대안 강구 능력을 가줓기 위해 그동안 지구인들이 성공적으로 접목한 지혜를 활용하라고 제안한다. 현대인들도 수없이 많은 지혜를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설명하는 40가지 지혜는 일종의 예시에 불과하다. 인간의 지혜를 단편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지만 과거부터 축적한 인간의 지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이 책의 「머리말」을 통해 당부한다. 이에 덧붙여 저자는 각자에게 걸맞은 미래는 자신에게 알맞은 지혜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데에 달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책과 함께 이미 출발한 포스트 팬데믹의 기차를 함께 타면서 미래 세계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40가지 지혜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장(章)이나 파트 구별 없이 40가지 지혜를 탐색하는 방식으로 40개의 소제목을 달아 과거 인류에게 지혜와 삶의 방향을 제시했던 위인들의 경험과 명언, 지혜 탐구 방식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하나 하나 읽어가면서 그들이 인류에게 전해주는 지혜를 받아들이는 수용의 자세를 취한다면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해 삶의 방향에 동참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서로의 연관성 없은 각각의 지혜를 오히려 장의 구분 없이 열거한 저자의 심중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동서고금의 여러 가지 사건이나 사안을 통해 국적 구별하지 않고 살펴보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몇 가지 소제목의 실례를 여기에 열거한다.

01 다빈치의 호기심과 창의력

02 아인슈타인의 표절

06 문제의 핵심을 '발견'하는 능력

13 질문의 생활화

24 위대한 꼴찌

26 스티븐 스필버그가 보여준 한 수

28 자유의 여신상 쓰레기로 대박

31 외모 자본의 역설

35 1미터만 더 팠더라면

 

저자 : 이종호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와 과학국가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문부성이 주최하는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등에서 연구했다. 과학기술처장관상, 태양에너지학회상, 한국발명교육학회 논문상, 고려대학교 이정덕 건축상, 국민훈장 석류장 등을 받았다. 프랑스 유학 시절부터 세계의 여러 유적지를 탐사하며 연구해 기초 없이 빌딩을 50층 이상 올릴 수 있는 ‘역피라미드 공법’을 비롯해 특허 10여개를 20여 개국에 출원하는 등, 이론과 실제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학저술인협회장(과학저술가)으로 신문, 잡지 및 인터넷에도 활발히 기고하는 등 과학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인의 뿌리』, 『로봇, 사람이 되다』, 『피라미드』, 『미래과학, 꿈이 이루어지다』, 『21세기 교양키워드』, 『미래과학, 세상을 바꾼다』, 『시크릿 방사능』, 『2030년 미래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영화 속 오류』,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세계 7대 불가사의』,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을 바꾸는 인문학, 변명 vs 변신 - 죽음을 말하는 철학과 소설은 어떻게 다른가?
플라톤.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 플라톤이 살았던 시대는 고대 그리스로서 약 2.500년 전쯤이다. 또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 Franz Kafka)는 오스트리아ㆍ헝가리 제국의 유대계 작가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 인간 존재의 불안을 통찰하여, 현대 인간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하여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받는다. 소크라테스와 카프카의 생존시기는 대략 2,400년의 차이가 있다. 또 소크라테스는 철학자이고 카프카는 소설가이다. 이 책 『생각을 바꾸는 인문학, 변명 VS 변신』의 역저자 김문성은 두 사람을 묶어 고찰한다.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차이가 있을까. 지식이 일천한 독자로서는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표제로 나온 「변명」과 「변신」의 차이점을 연구했는지, 아니면 두 작품이 '생각을 바꾸는' 인문학으로서 대상이 됐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변명」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주제를 갖고 있나 살피고, 「변신」 역시 같은 관점에서 읽어보는 것이 김문성 역저자의 의도에 조금 더 나아갈 단초를 될 것으로 기대하며 우선 두 책의 성격과 주제, 왜 쓰였나라는 관점으로 분석해 볼 것을 역저자의 집필 취지에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는 독자의 판단이다.

 


 

「변명」은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재판과 그의 변론을 표현한 고전 (플라톤) 철학의 기록이며, 「변신」은 크게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빌린 소설이기에, 이에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시대도, 장르도, 주제도 다른 두 개의 작품에서 과연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에 주목한다. 우선 지혜를 사랑한 위대한 사상가 소크라테스는 살아 있는 동안 아무런 글도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제자 플라톤이 심혈을 기울여 스승의 사상과 철학적 삶을 알리는데 그중 소크라테스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저서로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가장 유명하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사형당하기 전 법정에서 변론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예전 책에서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으로 번역돼 소개된 것도 많았다. 이 책을 보면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고발당한 죄목에 대한 부당함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변론한다. 소크라테스의 죄목은 첫째로 소크라테스는 하늘에 있는 것과 땅속에 있는 것을 탐구하는 괴상한 사람이며 악행을 일삼으며 악을 선처럼 보이게 하고 남에게도 터무니없는 것을 가르친다라는 것이고, 둘째로 국가가 신앙하는 신을 믿지 않고 새로운 신을 믿는 죄를 범했으며 젊은이를 타락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이것이 오해임을 밝히며 자연철학을 모르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가르친 적이 없고 이러한 오해를 받게 된 원인이 델포이 신탁의 말에 있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자라는 신탁을 받았는데 그 의미를 밝히기 위해 자기보다 현명한 자들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찾아간 이들은 자신이 실제로 지닌 지혜보다 많은 지혜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는 자기는 자신의 무지를 알기 때문에 이들보다 현명하다는 결론에 이르고 자신의 무지를 모르는 이들을 일깨워 주기 위해 사람들을 찾아다녔는데 그로 인해 사람들의 미움을 받게 되었다며 경위를 설명한다. 이렇게 소크라테스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그는 30표라는 근소한 차로 유죄로 결정된다. 유죄 결정 후 형량을 결정하기 위해서 다시 피고인 소크라테스의 진술이 전개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애걸하기는커녕 자기는 국가적 귀인으로 대접 받아야 마땅하다고 진술한다. 형량을 표결에 부친 결과 그에게 사형이 언도된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유죄 투표를 한 사람들을 향하여 “여러분은 나의 죽음을 결정했지만, 내가 죽은 후 곧 당신들에게 징벌이 내릴 것이다”라고 예언한다. 그러고 나서 무죄 투표를 한 사람들을 향해 자기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반성하면서, 죽음의 의미에 관해 “선한 사람들에게는 살아 있는 동안이나 죽은 후에나 악한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확신을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단편이기는 하지만 소크라테스 자신의 치열하고도 경건한 철학 정신이 잘 묘사되어 있는 대화편으로서 객관적 삶의 태도와 정신의 일치가 철학함의 진정한 전형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최후 진술에서도 소크라테스는 담대하고 차분하게 말한다. 이때 자신을 극형에 처하려는 법의 부당함을 주장하지 않고 목숨을 구걸하는 행위 역시 하지 않는다. 준엄하고 당당하게 의견을 밝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신념을 위해 기꺼워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하여 판결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죽음을 택한다.

여기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삶에 대한 철학과 훌륭한 인격이 드러나 있다. 소크라테스는 단순한 지식이 아닌 실천하는 지식을 중요하게 보았고, 일방적으로 해답을 주기보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여 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찾아갈 수 있게 도왔다. 독단적인 지식을 배격하고 잘못을 제거하여 일반적인 진리에 도달하게 한 것이다. 또한 선을 중요시하였고 도덕적이고 금욕적인 삶을 추구했다. 진리를 위해서라면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소크라테스의 말들은 현대인에게 교훈을 주는 바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변신」은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가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끔찍한 벌레인 해충으로 변하면서 그의 가족들과 겪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 그레고르 잠자의 운명은 「시골의 결혼준비」에서 라반의 꿈을 연상시킨다. 라반은 자아를 딱정벌레의 형상으로 침대에 누워있도록 만든 반면에 잘 차려입은 자신의 육체만을 시골에 보냄으로써 세상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싶어 한다. 이 소설에서도 잠에서 깨어날 때 그레고르 잠자에게 떠오른 생각은 자신이 유능한 사원임을 끊임없이 확인시켜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변신』은 바로 그의 억압된 소망들을 표현한다. 그는 자신을 멋대로 다루는 고용주와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그의 반항은 무의식 속에서 공포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퇴행을 통해 그레고르는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고 식객의 역할이 바뀐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를 제거해야 할 기생충으로 여기며 누이동생이 내린 결정에 의하여 그레고르 잠자는 최후를 맞는다. 이튿날 아침 그가 죽자 몇 개월 동안 그 때문에 마음 고생하던 가족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교외로 소풍을 떠난다. 그들은 전차 속에서 얼른 기분전환을 한 뒤 그레고르 잠자의 시체와 짐을 빨리 처리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로 계획까지 세운다. 그들 모두가 탄 칸은 따뜻한 햇볕이 속속들이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좌석에 편안히 기대고 장래의 전망에 대해 논의했는데 좀 더 자세히 관망해 보니 장래가 어디까지나 암담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레고르 잠자가 자신의 방을 벗어나려는 시도는 자신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달라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 몸부림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은 가족 구성원간의 진정한 소통의 부재를 의미한다. 가족 간의 소통도 이렇게 안 되는데 사회구성원 사이는 오죽하겠는가.

 


 

“절망하지 말라, 설사 네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절망하지 말라. 이미 끝난 듯싶어도 결국에는 또다시 새로운 힘이 생겨나게 되어 있다. 모든 것이 정말로 끝장이 났을 때에는 절망할 이유조차 없지 않은가?” 이렇게 말한 카프카는 독일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을 통틀어 가장 많이 연구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카프카의 문학을 주목한 이유는 그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불안과 고독 그리고 극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놀라울 정도로 문학 속에 잘 녹여내기 때문이다.

카프카의 작품들은 소심하고 나약한 개인의 일상이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권위의 힘에 맞서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변신」은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가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끔찍한 벌레인 해충으로 변하면서 그의 가족들과 겪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 그의 운명은 「시골의 결혼준비」에서 라반의 꿈을 연상시킨다. 라반은 자아를 딱정벌레의 형상으로 침대에 누워있도록 만든 반면에 잘 차려입은 자신의 육체만을 시골에 보냄으로써 세상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싶어 한다. 이 소설에서도 잠에서 깨어날 때 그레고르 잠자에게 떠오른 생각은 자신이 유능한 사원임을 끊임없이 확인시켜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소설 「변신」은 변형기담(變形奇譚)에 특유한 유머와 이상한 사건을 예사로운 일처럼 묘사하는 작자의 냉정하고 사실적인 문체는 독자로 하여금 실존(實存)의 차원과 부조리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박력을 지니고 있으며, 현대인이 언제 어느 상황에서 처하게 될지도 모르는 절망적인 세계 속에 유폐된 소시민의 생활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카프카 문학 중 대표작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책 표제어 『생각을 바꾸는 인문학, 변명 VS 변신』 아래에는 「죽음을 말하는 철학과 소설은 어떻게 다른가」란 부제가 달려 있다. 독자는 이 책의 성격, 집필 의지, 주제가 이 부제에 더 잘 나타나 있다고 본다. 역저자 김문성은 「프롤로그」를 통해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단편이기는 하지만 소크라테스 자신의 치열하고도 경건한 철학 정신이 잘 묘사되어 있는 대화편으로서, 객관적 삶의 태도와 정신의 일치가 철학함의 진정한 전형임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소크라테스는 단순한 지식이 아닌 실천하는 지식을 중요하게 보았고, 일방적으로 해답을 주기보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여 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찾아갈 수 있게 도왔다. 독단적인 지식을 배격하고 잘못을 제거하여 일반적인 진리에 도달하게 한 것이다. 또한 선을 중요시했고 도덕적이고 금욕적인 삶을 추구했다. 진리를 위해서라면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소크라테스의 말들은 현대인에게 교훈을 주는 바가 대단히 크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역저자는 "그레고르 잠자가 자신의 방을 벗어나려는 시도는 자신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달라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 몸부림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은 가족 구성원 간의 진정한 소통의 부재를 의미한다. 가족 간의 소통도 이렇게 안 되는데 사회구성원 사이는 오죽하겠는가."라고 전제하고 비인간적인 공포의 형상 속에서 가족 자체의 비인간성까지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변신한 아들에 맞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이 소설의 비인간적인 결말은 가조그이 참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언급한다. 역저자는 이에 따라 「변신」은 현대인이 언제 어느 상황에서 처하게 될지도 모르는 절망적인 세계 속에 유폐된 소시민의 생활을 상징하는 것이다."고 주장한다.

이 프롤로그에서 보여주는 역저자의 태도는 제 3자적 입장에서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한 변론과 카프카의 「변신」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현대인의 소통 부재를 짚어내 소통 부재가 일반 소시민들에게 어떤 부조리한 결말로 다가오는가를 생각케 하고 고대 법정에서의 진리 추구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변론을 편 철학자를 대비시킴으로써 우리의 삶에 진정 기여하는 바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독자의 지식과 문학에의 관점이 역저자의 책 발간 취지에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2022년 대한민국 사회 현실에서 두 작품은 우리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쓰여진 책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

 


 

저자 : 플라톤(PLATON)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으로 서양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명문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20세에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되었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셨을 때 그의 나이 28세였다. 그 후 여러 곳을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고 기원전 387년에 철학 중심의 종합 학교인 아카데메이아를 세웠다.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철학이 담긴 글을 저술하며 그 안에 자신의 철학도 담았다. 「파이돈」 「크리톤」 「향연」 「국가」 「프로타고라스」 등 35편의 저서를 남겼는데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제외하면 전부 대화체 형식으로 되어 있어 『대화편』이라 불린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철학을 저술 활동으로 남기지 않았기에 그의 사상을 엿보려면 플라톤의 『대화편』에 의존해야 한다. 초기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짙게 느낄 수 있으며 후기로 갈수록 소크라테스 철학을 근간으로 한 플라톤 철학이 나타난다.

 

저자 :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년 오스트리아ㆍ헝가리 제국 보헤미아(현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나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 사회에서 성장했다. 1901년 프라하 대학에 입학해 독문학과 법학을 공부했으며, 1906년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꿔 1904년 「어느 투쟁의 기록」, 1906년 「시골의 결혼 준비」를 집필했고, 1908년 노동자상해보험공사에 취직한 이후로도 14년 동안 직장생활과 글쓰기 작업을 병행했다. 「선고」 「변신」 「유형지에서」 등의 단편과 『실종자』 『소송』 『성』 등의 미완성 장편, 작품집 『관찰』 『시골 의사』 『단식 광대』 등 많은 작품을 썼고 일기와 편지 등도 방대한 양을 남겼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과 인간 존재의 근원적 불안에 대한 통찰을 그려내, 사르트르와 카뮈에 의해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았다. 1917년 폐결핵 진단을 받아 여러 요양원을 전전한 끝에 병이 악화되어 1924년 빈 근교의 한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역자 : 김문성

중앙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마쳤으며 귀국한 뒤 출판사, 잡지사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였으며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와 작가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번역서로 『걸리버 여행기』 『지그문트 프로이트』 『알프레드 아들러』 『아들러 심리학 입문』 『아들러 심리학 활용』 『심리학 콘서트 스페셜 2: 프로이트의 심리학 입문』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좋은 인생 좋은 습관』 『30대에 다시 읽는 동화: 안데르센과 그림 형제의 만남』 『마흔에 읽는 그림 형제 동화』 『유식의 즐거움』 외 다수가 있다. 저서로 『마음공부』 『이기는 심리학 1·2』 『마법의 거짓말』 『심리학의 탄생』이, 편저로는 『심리학 개론 : 심리학의 탄생부터 마음의 치유까지』 『교양의 즐거움 』 『심리학의 즐거움』 『이렇게 이겨라』 등이 있으며, 『독서와 논술』의 주요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
류팅 지음, 동덕한중문화번역학회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자는 이 책을 손에 잡는 순간까지 단순한 중국의 판타지 소설로 생각했다. 요즘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판타지 소설이 강세인 데다 '영혼이 뒤바뀐다'는 설정으로 미루어 현실을 뛰어넘는 사후 세계까지 포함해 쓴 소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류팅이라는 작가의 이름만 들어봤지, 한 번도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는 독자로서는 그가 어떤 작가인 줄 잘 몰랐으니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 책은 제목 『뒤바뀐 영혼』처럼 피폐한 정신세계를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묘사되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중국의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욕망과 피폐해진 정신세계를 그려내는 단편소설을 모았다.

생활의 곤경 때문에 타인과 영혼을 바꾼 천재 시인, 타락한 현실을 피해 당나라로 돌아간 대학 교수, 인간의 두려움을 먹고 사는 죽음의 신과 친구가 된 남자 등 열두 편의 기묘한 환상곡을 선보인다. 이 소설의 저자 류팅은 중국 ‘80후(80후세대)’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그의 작품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고 한다. 『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에 담긴 열두 편의 이야기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에 바탕을 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열두 작품이 모두 소설에서나 가능한 '허구'의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현실을 외면하거나 완전히 현실과는 동떨어진 먼 미래의 세계나 아주 먼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소재가 아니다. 물론 정신세계를 다루는 소설이라 저자의 상상력에 의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시공을 초월하는 것도 맞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소설집의 표제작인 「뒤바뀐 영혼」에서 천재 시인인 야거는 자신의 시적 영감과도 같은 연인 샤셩을 만나 가정을 이루지만, 현실적인 곤경에 직면하고 만다. “야거는 생존에 관해서 가장 본질적인 진리만 알고 있을 뿐, 두 사람이 처한 곤경에 대해 어떠한 실질적인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다”(p.12~13) 이 때문에 그 어떤 위대한 ‘시’로도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느낀 야거는 화장터에서 일하다가 가족을 위해 유골함을 훔친다. 결국 감옥에 갇힌 야거는 어느 날 밤, 신비한 목소리로부터 “내일 감옥에서 나가면 맨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우리 바꿉시다’라고 말해봐. 너의 시재를 전부 그에게 주고 그의 모든 삶의 지혜를 달라고 하는 거야”라는 말을 듣게 되고, 감옥을 나서는 순간 타인과 영혼을 바꾸기에 이른다.

다른 작품 「당나라로 돌아가다」 역시 중국 현대인의 욕망과 그로 인한 정신적 피폐함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대학 교수인 ‘나’는 당위원회 부서기이자 학교 최고의 미녀로 불리는 자신의 아내가 총장과 부적절한 관계인 것을 알게 되고, 모든 것을 버리고 “한 수의 시처럼 아름다운 당나라 시대로”(p.85) 돌아가고 싶어 한다. 우연히 당시(唐詩) 한 편에서 이런 비밀을 발견하게 된 ‘나’는 천둥 번개가 치는 날 시계탑 꼭대기에 올라가 번개를 맞고 당나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가난과 전쟁으로 인해 그곳에서 ‘나’의 삶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처럼 류팅은 “현실과 비현실, 상상과 관념이 빈틈없이 긴밀하게 연결된” 방식으로 중국 현대인들의 실상을 기록한다. 정부의 토지개발사업의 보상 문제에 맞서다가 굴착기에 머리를 맞아 온몸이 마비된 채 오로지 귀로서만 세상을 감각할 수 있는 비참한 상황을 그린 「귀」, “죽음에 이르기 직전의 두려움을 먹고 살아왔던”(p.120) ‘죽음의 신’이 더 이상 인간의 죽음이 순수한 두려움이 아니라 욕망과 쾌감, 분노와 증오 같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 굶주림을 겪게 된다는 「죽음의 신과 친구가 되다」, 야간버스 운전기사인 ‘라오훙’이 단골 승객인 한 아가씨의 권유로 처음으로 경로를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지만 단 한 번의 일탈로 인해 그 아가씨를 비극적 상황으로 몰고 가는 아이러니함을 다룬 「낮과 밤」이 그렇다.

또 제복이 가진 권력에 매료된 경찰이 그 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제복에 집착하다가 결국 감옥에 가서 죄수복을 입게 된다는 「제복」, 현실에서 아주 작은 것조차 꿈꾸지 못하게 된 주인공의 영혼이 노인처럼 늙어버려, 실제로 죽어 화장을 했을 때도 전혀 무게가 나가지 않았다는 「영혼의 무게」 등은 저자 류팅의 소설관과 소재로 삼는 것들에 대해 명확한 증거를 제공한다. 『뒤바뀐 영혼 : 류팅의 기묘한 이야기』는 가장 환상적인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열두 편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 현대사회의 정신적 도덕적 곤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가장 파격적인 문제작이다.

 


 

열두 작품 모두 신선하고 문제 제기의 성격으로 무척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지만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열두 작품이 끝난 뒤 책 마지막 부분에 쓴 「작가 후기」다. 저자는 "우리는 더 이상 고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사람과 자연, 사람과 타인, 사람과 자신이 일치된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또한 우리는 더 이상 어떤 것도 직접 인식할 수 없다. 모든 인식은 문학의 기법인 은유와 상징, 우화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고, 우리 자신은 매체를 통해서만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 (……) 문학 혹은 예술이 현대생활의 종교의식이라면, 허구는 이 의식의 핵심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의미에서 허구는 소설이 소설일 수 있는 본질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독자는 소설을 좋아해 많이 읽는 편이지만 문학이론이나 소설론에 대해서는 완전 문외한이라 작가 후기를 읽고서도 쉽게 이해하지 못해 조금 당황했다. 그러나 굉장히 중요한 말인 것 같아 두 번, 세 번 거듭 읽었다. 대강의 의미를 이해하기에는 충분한 것 같지만 워낙 소설 이론에 문외한이어서인지 글로 정리하기에는 벅차다.

 


 

저자가 「신(新)허구 : 내가 상상하는 소설의 가능성」이란 후기를 간략하게 여기에 인용해 적는다. 이 서평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이 소설의 성격과 작가의 소설관을 미리 아는 게 독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짧은 논문처럼 전개되는 이 후기는 소설을 쓰는 분들이나 소설을 연구하는 학자에게도 읽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독자의 판단이다. 소설은 모든 둑자들이 알고 있듯이 '허구'다. 실제 일어난 일을 쓰면 그것은 소설이 아니라 신문기사는 로포, 다큐멘터리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허구이지만 '일어날 법한 허구'다. 그것이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상관없이 말이앋. 이 허구를 그럴 듯하게(독자들이 읽기에 사실성을 부여해) '지어내는' 일이 소설 쓰기인 것이다.

'진실' 혹은 '거짓'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말이다. 이 점은 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일 터, 저자는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허구'라는 주제에 관한 담론에서 나는 먼저 그동안 배웠던 관련 이론이나 그 위대한 인물들의 논조를 버리고 싶다. 제대로 정리할 수도 없고 오히려 혼란만 일으키게 되는 터라 차라리 철저히 외면해버리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인류의 문명사에서 허구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인류는 허구를 통해 세상을 재인식하고 배열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서두를 꺼낸다.

 


 

이어 저자는 "그러나 허구의 디테일이 탄생했을 때, 설사 그것이 최초의 서사의 거짓말이라 해도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고 인류의 의식 세계도 달라졌다. 이제는 어느 정도 허구로 인해 틈이 벌어졌고 마침내 2차원적 관념에 세 번째 차원이 생기게 되었다. 허구는 사람이 자연 세계에서 독립해 나오는 중요한 단계를 상징한다. 허구의 최종 결과 또한 가장 중요한 결과물 가운데 하나이다. 다름 아니라 소설이 탄생한 것이다. 소설이 안정적인 가공 방식이 되어야만 인간은 어는 정도 신을 모방할 수 있게 된다. 서사를 통해 인간 세상에 비와 바람을 부르고 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허구는 우리의 관념 세계를 구축하는 본질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소설과 관련된 문제는 모두 '허구'를 줄거리로 한 인류 발전사와 문명사로 돌아가서 논의되어야 한다. '허구의 역사' 한 편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어 저자는 "우리는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소설의 근본적인 특징은 허구이고 소설가는 허공에서 현실을 움켜쥐는 사람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점을 점차 잊어가고 있다. (중략) 허구가 기본 요소가 되어 수백 년 동안 소설 작품을 지배하고 난 뒤에 사람들은 그 반대편으로 가서 진실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진실이 절대로 명확한 어떤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선택적으로 망각하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인간의 관념과 그에 대한 인식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더 확실하게 자신의 소설론을 설명한다. "몇 년 전에 내가 또 다른 글에서 거론한 바 있지만, 비허구 작품에서 가장 감동적인 대목도 진실이 아니다. 진실은 그저 그 바탕일 뿐이다. 비허구 작품의 '허구' 부분 역시 문학적 서사 기법으로 구성하고 묘사하고 재현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고층빌딩의 최종 모습은 자채가 아닌 설계 도면에 따라 결정된다. 자재는 진실이지만 허구만이 빌딩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소설의 영역에서 진실에 대한 추구 또한 나날이 응당히 유지되어야 할 범위를 벗어나고 있고, '서민들의 삶에 광범위하게 접촉하는 것'이 많은 소설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표준이 됨녀서 점점 더 많은 작가들이 단순한 현실적 작법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그렇다. 깊은 물속에는 소재가 풍부하지만 빛이 흐릿하기 때문에 우리는 너무 많이 생각할 필요 없이 그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그 위에 둥둥 떠다니기만 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항상 무수한 현실 생활이 글쓰기의 소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중략)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은, 현실을 작품으로 쓰느 데는 반드시 서민들의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이는 생활 속의 사람 사는 냄새와 구별되어야 하지만 이러한 차이가 간과되고 있다. 이 점은 소설은 물론이고 시도 예외가 아니다. 오늘날의 시에 서사의 유령이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 저자의 글은 계속 이어지지만 독자의 정리가 부실하다는 생각에 이만 줄인다. 관심이 가는 독자들은 책을 통해 한 번 읽어보시길 권유한다.

 


 

“나이가 많다니요…… 딸꾹…… 우리 남편은 삼십대인 데다 몸무게도…… 딸꾹…… 거의 10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사람이라고요…….”

직원이 멍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삼십대라고요? 영혼이 늙으면 마찬가지예요. 다 태우고 보니 팔십대 노인처럼 바싹 마르고 기름기가 없어 꼭 철사 같았거든요.”(p.208, 「영혼의 무게」 중에서)

 

그 후에 경찰국에 도둑이 들었다. 이 도둑은 배짱이 하늘을 찔렀다. 잃어버린 물건은 제복이었다. 각 부서마다 전부 제복을 잃어버렸다. 운동실에 있는 제복도 잃어버리고 사무실에 걸어놓은 제복도 잃어버렸다. 사건은 아주 빨리 해결되었다. 그가 바로 범인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사물함에서 서른 벌에 가까운 다양한 유형의 제복을 발견했다. 직장에서 일괄적으로 배급한 것이면 남녀 가리지 않고 속옷이건 겉옷이건 따지지 않고 전부 훔쳤다.(p.234, 「제복」 중에서)

 

저자 : 류팅(劉汀)

 

중국 ‘80후’를 대표하는 청년 작가로 소설가와 시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중국 최고의 문예지인 『인민문학』의 수석 에디터를 맡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 장편소설 『부커 마을의 편지』 『청춘약사(略史)』, 산문집 『타인의 생활』 『고향집』 등이 있으며 『인민문학』 『10월』 『산화(山花)』 『청년문학』 『시간(詩刊)』 등 유수의 문예지에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신소설가경선’ 신예상과 제39회 홍콩문학상 소설 부분 우수상, 제2회 중국청년작가상 비허구제명상 등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멈추고 호흡하고 선택하라 - 내 삶에 리셋이 필요할 때
나즈 베헤시티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공하는 삶을 살 것인가, 건강한 삶을 살 것인가? 어느 쪽을 고를지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은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봐야 할 때다. 진정한 행복한 삶이란, 바로 건강하면서도 동시에 성공한 삶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