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처음 읽는 미래학 팟캐스트
앤드류 메이나드 지음, 권보라 옮김 / 프롬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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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그곳에 갈 수 있는가? 이 책에서 우리는 저자가 과학과 물리학에서 역사와 철학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넘나들며 세상, 그리고 인간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 지금 질곡 속에 빠져 있더라도 우리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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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처음 읽는 미래학 팟캐스트
앤드류 메이나드 지음, 권보라 옮김 / 프롬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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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모든 내용은 상상력이 뒷받침한다. 상상력은 희망과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우리를 처음으로 우주에 데려갔고, 우리가 당장 마추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도구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에 무엇이 있을지 탐구하는 또 다른 관점을 소개한다." 캐서린 콜먼(Cady Coleman, 전 NASA 우주비행사)가 이 책의 추천사로 쓴 글의 일부이다. 콜먼은 추천사에서 "우주에서 본 지구는 전혀 약해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 사라지더라도 이 암석 덩어리는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다."며 "이 책은 짧지만 흥미로운 60편의 글을 통해 앤드류(저자)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빛에서 음직임으로, 상상력에서 호기심으로, 가능성에서 희망으로 가는,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여정이다. 각 주제는 우리 주변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보게 한다."고 말했다.

이 책 『미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미래학 입문을 위한 기초서이다. ‘미래학’이란 과거 또는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모델을 제공하는 학문을 말한다. 대표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제러미 리프킨, 존 나이스빗과 같은 유명 미래학자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래학에 대해 문외한인 독자도 앨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을 읽은 기억이 있다. 당시 이 책의 출간 때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억도 함께 되살아난다. 이 책을 읽어본 독자는 우주에 대한 관심은 물론 '사유를 하는 방법'까지 알려준 '작지만 큰 책'으로 깊은 인상이 남았다.

 


 

대중적인 미래학자들은 30년 후, 100년, 심지어 수천 년 후의 세계를 그려내며 독자의 호기심과 불안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 『미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미래학자들의 유토피아적 혹은 디스토피아적 미래 예측이 아닌 ‘미래를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를 과학적 예측이 아닌 철학적 상상과 사색으로 예측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래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를 우선 돌아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자는 빅뱅에서부터 또 다른 지적생명체를 발견할지도 모르는 먼 미래까지의 흐름을 따라가며 ‘엔트로피’, ‘창의성’, ‘특이점’ ‘도덕성’ 등 60개의 키워드로 미래를 말한다.

추천사에서 지적한 대로 이 책 각 편의 글은 팟캐스트 같은 짧은 호흡이지만 개인으로서, 그리고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한다. 저자는 이 책을 쓴 계기에 대해 〈지구돋이(Earth Rising)〉라는 사진에서 출발했다고 밝힌다. 〈지구돋이〉는 1968년 아폴로 8호에서 찍은 최초의 지구 사진으로, 《LIFE》가 선정한 ‘세상을 바꾼 100장의 사진’ 중 하나이다. 인류는 이 사진을 통해 처음으로 지구를 객관화하여 볼 수 있었고, 우리 행성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말에 독자는 100% 동의한다. 이 사진을 본 순간 독자도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에 깜짝 놀랐고 이곳에 사는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감격스러워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지구’가 아닌 ‘미래’를 대상화하여 관찰한다. 현대 문명과 기술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에 대처하는 인류의 어려움을 지적하고, 생명공학 위험을 경고한다. 그러면서 미래란 무엇이고, 왜 미래가 우리 삶에 이토록 필수적인지, 그리고 우리가 가져야 할 책임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나아가 과학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미래 설계에 있어 윤리, 공감, 평등, 디자인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글들이 제목이 다르고 불쑥 튀어나온 단어들의 나열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 글들은 모두 저자의 철저한 계획에 의해 순서가 정해졌고, 4개의 장(章)으로 나뉘었다. 우선 장의 제목이 각각 1장 「과거로의 여행」, 2장 「고유한 인간」, 3장 「미래 건설」, 「내일의 문턱」 등으로 분류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우리가 구분하는 시간의 흐름으로 정해진 것 같다. 즉 '과거-현재-미래'란 시간 말이다. 이 '시간'은 나중에 더 읽어가면 인간이 정한 시간 구분마저도 모호해지긴 하다. 각 장은 15개 안팎의 짧은 단어 하나씩이 제목으로 정해졌다. 이를 테면 '지구돋이', '기원', '빛' 등이다. 모두 60개의 단어 중 겹치는 것은 3장에서 첫 제목 '변화'와 마지막 제목 '변화'만 겹칠 뿐(물론 내용은 다르다), 모두 각각의 단어들이다. 어떻게 보면 과학에서 쓰는 단어인 것 같기도 하지만, 대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 그대로다. 그 뜻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도 아니다. 모두 일상에서 우리가 미처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저자는 이런 단어들에 대해 사유를 거듭한 후 살아 숨쉬는, 생명을 가진 단어로 빚어낸다.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저자의 「서문」을 쓰는 시선은 '현재'에 머물러 있다. 저자는 "지금 인류는 미래가 불투명한 세게적 팬데믹과 씨름하고 있고, 난민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대우도 받지 못한 채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한 포퓰리즘과 민족주의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비인간성이라는 또 다른 유형의 전염병이 퍼지고 있고, 세계 곳곳에는 다른 이들의 편협함으로 인해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외면당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제한 뒤 "미래를 위한다면 이런 현재의 상황은 그다지 좋은 그림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암담한 미래를 예견하고 불안감만 증폭시킬 것인가. 그러나 저자는 이미 알고 있다.

"원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건설하는 인간의 조직적인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생물학을 정복하고,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고, 난치병을 치료하는 지점까지 와있다."고 정의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우리가 사람과 사회를 이해할수록 더 공평하고 정의로운 미래를 향한 길이 밝아진다."며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라는 행성이 가진 자원 내에서 지속가능하게 살아가는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고 제언한다. 그러나 만일 인간과 미래 사이의 관계, 인간이 미래에 가지고 있는 책임을 뼛속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해내지 못할지도 못한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물론 이 우려는 "각자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길을 찾아 인류의 앞날을 큰 그림으로 엮어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지금 온갖 매체에서 인류의 미래를 절망적으로 표현한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부의 양극화는 심각해지며, 인류는 회복 불가능한 지구를 떠나고… 이런 식의 미래 전망과는 달리 이 책은 희망을 말한다. 희망은 이 책이 지닌 가치의 일부이다. “인간이라는 종은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재능 있는 건축가와 같다. 저자는 하지만 일을 잘해내려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왔던 곳보다 더 나은 곳을 만들기 위해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위로와 책임감을 더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왜 미래가 삶에 이토록 필수적인지, 그리고 우리가 가져야 할 책임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보내는 시간은 거의 없다는 점을 저자는 아쉬워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나는 일종의 '리셋 버튼'을 누르기 위해 여러 편의 짧은 글을 쓰기로 했다. 의견을 전달하기 충분할 정도의 분량이면서 사족 취급을 받지 않을 정도로 짧은 글을 쓰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통해 미래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와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면서 다함께 미래를 그려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여행으로 초대할 것이다."며 집필 취지를 밝히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모든 그림이 그렇듯 이 이야기도 완벽하지는 않다. 자세히 보면 섬세한 디테일을 기대한 곳에 넓은 붓으로 대충 칠한 곳이 있고, 깊은 통찰력을 기대한 곳에는 뜬금없는 구멍이 있다. 그러나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미래와 우리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책임에 새로운 빛을 비추는 독특한 초상화가 한 폭 나타난다."는 덧붙이는 말은 '사족'이다.

 


 

60개의 단어 중 하나를 꼽으라면 독자는 당연히 주저한다. 모두가 필요한 단어들에 미래학자의 통찰력과 미래의 예측, 그 이전의 과거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유를 마친 것 중에 하나라도 불필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 말은 잘 정교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져 잘 돌아가는 톱니바퀴 중 어느 톱니가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인가?를 묻는 질문과 같기 때문이다. 다만 지면상 전부에 대해 독자의 느낌을 쓸 수는 없으니 한 개만 뽑아 여기에 전제를 대신하고 싶다. 물론 이 하나는 잘 돌아간 톱니바퀴 중 한 개의 톱니일 뿐이다. 1장 5번째 단어 '시간'의 설명으로 저자는 약 2페이지를 할당했다. 물론 다른 항목도 두 페이지 안팎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티븐 호킹이 1988년 발간한 『시간의 역사』에 대해 저자는, "사람들이 사놓고 절대 읽지 않는 책으로 유명하다. 불티나게 팔렸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읽기를 힘들어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시간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시간이 우리의 삶을 제약하면서도 어떻게 새로운 가능성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시간은 우리 삶을 지배한다는 저자의 말에도 공감한다. 우리는 시간의 피조물이며 시간에 몰입하고 시간에 집착하지만, 시간을 통제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시간을 경험하면서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한다. 시간을 이용한 판타지는 공상과학 소설에서 자주 다뤄지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에서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초 단위 이동을 초월한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

물론 모든 예측에는 예외가 있다. 여기에서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 또는 블랙홀과 같은 거대한 중력장이 예외로 작용하며, 이 같은 경우 시간은 더 이상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과학이라는 것은 우리가 시간여행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미래에 일어날 일을 흐리게나마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예측한 결과 중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엔트로피'가 축적되면서 우주와 우주가 포함하는 모든 것이 천천히 고갈되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이렇게 설명한 저자는 다음 항목에서 '엔트로피'를 다룬다. 이 책을 읽는다면 독자들의 과학과 미래, 상상력과 철학 등에 대한 생각은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로 나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그들의 입장이 어떤지 본능적으로 느끼고, 그들을 돕도록 영감을 주는 이 능력은 우리의 정신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그리고 타인의 관점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경로를 보고 느끼는 이 능력은 완벽히 사회적인 능력이다. 함께 미래를 건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감 능력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윤리는 우리에게 함께 살아가고 일하게 하는 사회적 규칙을 제공하지만, 그 동기를 제공하는 것은 공감이다.(p.216) - '공감' 중에서

 

저자 : 앤드류 메이나드(Andrew Maynard)

작가이자 물리학자이며, 복합적인 신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다루는 전문가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나노기술과 유전공학,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기술이 제시하는 도전과 기회를 전문가들과 긴밀히 교류해왔다.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어젠다 평의회(Global Agenda Council) 신기술 분야 의장을 역임했으며, 유익하고 책임감 있는 기술 혁신에 관한 포럼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학문적인 작업 외에도 작품이 많은 작가이자 소통 전문가이며 강사로도 인기를 끌었다. 미디엄 원제로(Medium OneZero)나 슬레이트 퓨처 텐스(Slate Future Tense),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기술과 사회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인 리스크 바이츠Risk Bites를 제작하고 트위터에서는 @2020science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사회혁신 미래학교 교수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데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첫 저서는 『미래에서 온 영화(Films from the Future)』이다.

 

역자 : 권보라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졸업 후 삼성SDS에서 다년간 근무하였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제품의 언어: 디지털 세상을 위한 디자인의 법칙』『UX 기획의 기술: 페르소나와 시나리오 기반의 디자인 프로젝트 관리법』『어린이를 위한 코딩』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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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메디슨 -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막히는 약의 역사
송은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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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히스토리×메디슨』은 세계 역사를 바꾼 '약'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책으로 분류되어도, 의약사책으로 분류되어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양 분야에 대한 저자 송은호의 해박한 지식으로 인류 역사와 약에 얽힌 12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다. 특히 이 책은 약에 의해 뒤바뀐 세계 역사를 다룬다. 약은 원래 질병에 의한 신체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상처의 고통이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했을 것이다. 특히 고대에는 인간 집단이 국가 단위로 커지고 전쟁도 잦았던 만큼 인간에게 약은 꼭 필요하고 중요했을 것이다.

고대는 인간의 평균 수명이 지금의 절반도 안 된 40살 정도였다고 하니, 불로초나 영생 불사의 약은 왕이나 황제, 지배 계층의 최상부에 있는 사람에게나 필요하고, 구할 가능성이 있지 일반적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반 피지배 계층의 대부분 사람들은 음식이나 물, 또는 자연의 오염으로 인한 병의 치료가 더 절실했을 것이다. 당시 의학 수준으로 본다면 작은 상처도 치료되지 않을 경우 생명을 앗아갈 수 있었을 테니 역시 약은 생명 유지에 절대 필요했을 것이다. 지금의 현대 의학이라면 큰 병으로 생각되지 않을 배탈이나 과식, 식생활에서 생긴 질병이라도 치료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상태였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욕심이었겠으나 이런 정도의 욕심은 지배층도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왕이나 황제가 꿈꿀 일이지, 일반 사람들이 이런 약을 구한다고 알려지면 역적 행위에 해당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독자는 저자가 이 책에 담은 열두 개의 이야기 제목에 모두 퀘스천마크(물음표)를 붙인 이유에 주목해본다. 히틀러가 죽은 이유는 사실 돌팔이 의사 때문이다? 누가 잔 다르크를 마녀로 몰아갔는가? 보르자 가문을 대표하는 독약이 있다? 위대한 성인 간디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 만인이 사랑하는 반 고흐의 작품에 숨은 비밀은? 그동안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약’을 통해 세계사를 파헤치는 책인데 왜 의문부호를 붙였을까. 확실하게 판명되지 않아서일까? 명제가 잘못된 약에 대한 상식에 반대의 내용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러 의문부호를 붙였을까. 아무튼 독자는 약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약과 관련한 역사 재조명에는 무한한 관심을 갖는다. 그것은 독자가 약보다는 역사에 관심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원래 ‘인문학 하는 약사’로 알려진 분이다. 이 별칭은 아마 전작 『일상을 바꾼 14가지 약 이야기』, 『내가 만든 약이 세상을 구한다면』과 라디오 방송에서 〈메디슨 카운슬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약과 관련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진행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저자는 이런 경험을 살리고 저자의 약과 역사에 대한 지식을 함께 버무려내는 굉장한 능력을 가졌다. 저자는 ‘약사’라는 전문성에 인문학적 지식을 더하는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합쳐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막히는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때로는 사람을 살리고 때로는 죽이기도 하는 ‘약’은 언제나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가장 좋은 도구였다. 세계사 속 인물들이 결정적 순간에 선택한 약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들의 삶과 업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새로운 시선으로 역사의 한 장면을 클로즈업해 건져 올려 오늘날 인간 욕망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약이 인간의 역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보여주려는 게 이 책의 집필 이유다.

 


 

이 책은 지루하고 어려운 역사책이 아니고, 어렵고 외우기 힘든 영어 등 외국어 투성이인 약의 역사도 아니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풀이한 역사 교양서쯤으로 해석해도 되지만,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약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우리들에 대한 배려라고 독자는 믿는다. 감춰진 역사도 알고, 약에 대한 상식을 더 늘리기를 원하는 독자들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약'과 관련된 굵직한 세계사적 사건은 누구도 쉽게 추측하지 못할 비밀과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독자들에게 충분하게 알려준다. 약을 소재로 하는 소설보다 흥미롭고 다른 역사책에서는 소홀히 다룰 수 있는 역사상 주인공들의 생명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어쩌면 누구도 몰랐던 약의 숨은 역사 이야기를 가장 먼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열두 가지 이야기에 대한 별도의 「프롤로그」를 책의 머리에 두고 있다. 프롤로그의 제목도 신비감을 자아낸다. '세계사 속 그들이 그 약을 선택한 이유'이다. 독자는 이 책을 읽기 전 '약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자답 시간을 조금 가져봤다. 독자는 약은 인간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덜어주는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전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서 인간이 가장 많이 죽은 원인은 '질병'이라고 말한다. 질병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인간이 죽는 가장 큰 원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학자들의 말-지금까지 지구에서 태어난 인류 중 절반이 모기가 전염시키는 '말라리아' 때문-을 덧붙인다. 독자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지만 학자들이 연구해 발표한 내용이라면 못 믿을 이유가 없다.

 


 

이뿐 만이 아니다. 학자들의 연구 보고에 따르면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결핵' 때문에 인류의 7분의 1이 사망했다. 가까운 2002년에만 전염병으로만 죽은 사람이 1,400만 명으로 집계됐다는 놀라운 사실도 있다. 우리가 월드컵을 치르고 응원과 환호성에 빠져 있을 때 그해 전염병으로 1,400만 명이 죽었다니 쉽게 믿음이 가지 않은 사실을 알려준다. 지금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미국에서 1년 만에 40만 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숫자는 미국이 제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해 4년 동안 죽은 미군 수를 합친 것과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새삼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생긴다. 이 같은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아직 학계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듯하다.

대신 여러 가지 설(說)을 말한다. 자연이 늘어난 인구수를 억제하는 방법이라는 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잠들어 있던 병원체가 등장한 것이라는 설, 야생 동물을 잡아먹어서 그렇다는 설 등을 저자는 소개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인류가 마주한 여러 위기 중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못박는다. 이번 코로나-19의 백신이 유례없이 일찍 만들어 서둘러 접종을 해서 이만큼 감염 확산을 막은 데 기여했다는 데 독자는 동의하지만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보면 '아니다'고 저자는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감염병이 돌고 백신이 만들어졌으면 변이 바이러스 등장을 막기 위해서라도 전 세계적으로 접종을 실시해야 하는데 그 점이 아쉬운 것 같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국민의 87%가 접종했으나 전 세계 인구의 백신 접종률은 65%에 미치지 못해서 갈 길이 멀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아마 백신 개발과 비용을 어느 국가에서 지원해줄 수 없으니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점으로 미루어 생명과 인류 전체에 대한 위협에도 자본주의 속성이 그대로 배어 있는 듯하다.

 


 

저자는 이제 약은 마법과 비과학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바뀌었다고 잘라 말한다. 그렇지만 약학이 추구하는 가치는 과거 연금술이 추구하던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질병의 공포로부터 해방되고 싶어 하고, 필멸의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으며, 영원한 젊음을 누리고 싶어 한다. 더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이고, 활기찬 육체와 총명한 정신을 가지고 싶어 한다. 성생활이나 탈모, 여드름 같은 치부마저 약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꾸준히 발전하고 매번 새로운 발견이 등장하는 현대 약학은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라고 설명한다. 독자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저자도 약의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전쟁'을 꼽고 있다.

책에 따르면 제 1차 세계대전과 제 2차 세계대전 동안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약과 제약 기술, 의학 기술의 토대가 세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을 살리는 약은 곧 병력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고 군인들의 전투력 유지와도 직결됐다. 지금은 신약을 만들려면 수많은 임상 시험과 까다로운 규정을 거쳐야 하지만, 기관총과 포탄이 끊임없이 날아오는 전쟁터에서는 새로운 약을 시험할 수 있는 환자들이 넘쳐났다. 전쟁이라는 참상 앞에선 실험 절차도 환자 인권도 중요치 않았다. 그 덕분에 수많은 신약이 개발됐다는 잘 알져지지 않은 사실도 전해준다. 사실 전쟁 속 약의 개발 뒤 어두운 면이 있음을 직시한다. 바로 중국 헤이륭장성 하얼빈의 일제 관동군 사하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의 인체 실험'은 우리가 역사을 통해 들은 바다. 미국이 전쟁에 이긴 후 731부대장 및 수뇌부들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말도 들은 바 있다. 끔찍한 실험으로 얻은 실험 데이터와 의학 지식을 미군들이 눈독 들였기 때문이다. 처벌 받지 않은 그들은 전후 회사를 만들어 지금 거대 제약회사가 됐다고 한다.

 


 

약은 치료 과정에서 고통을 덜 느끼기 위해, 좀 더 편한 인생을 살기 위해, 대머리나 발기 부전과 같이 말 못할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고 약이 꼭 사람을 살리고 돕는 용도로만 쓰였을까? 약의 종류는 무궁무진하고 약이라고 꼭 사람을 살리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약도, 독약도 모두 '약'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 역사 속에서 약은 많은 역할을 했다고 저자는 밝힌다. 죽어가던 영웅을 살리고, 소리 없이 은밀하게 적을 죽였으며, 예술가에게는 영감을, 명상가에게는 마음의 평안을, 정치가에게는 권력을, 군인에게는 광기를, 운동 선수에게는 승리를 가져다줬다.

인간의 역사가 '욕망의 역사'라고 한다면 약은 '약은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가장 좋은 도구'이자 '인간의 사회적·시대적 욕망이 실체화된 존재'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열두 가지 이야기 외에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독약,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마법의 묘약을 눈에 넣은 점안액으로 등장한다. 무협지에서는 내공을 올려주는 환으로 만든 알약이 나온다. 영국 추리 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는 약사의 경험을 살려 독약이 등장하는 소설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이처럼 신화, 문학, 드라마, 영화 등 여러 이야기 속에서 약은 수없이 등장한다. 불멸의 약처럼 때로는 누군가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무언가를 얻거나 이야기를 극적으로 전개시키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01 마지막까지 그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

02 욕망의 끝은 비극이어야만 했는가?

03 누가 그녀를 마녀로 몰아갔는가?

04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독약이 있다?

05 백신의 특허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06 미국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통풍이었다?

07 살인적 스케줄 속에서 그는 무엇으로 견뎠는가?

08 만인이 사랑하는 그의 작품에 비밀이 숨어 있다?

09 우리나라와 국민을 살린 기업은 어디인가?

10 그가 죽은 것은 사실 돌팔이 의사 때문이다?

11 흙에서 생명을 찾은 그의 인생은 어떠했는가?

12 위대한 성인의 추악한 이면을 발견하다?

 

저자 : 송은호

 

현직 약사. 건축학과, 생명공학과, 철학과, 약학과 등 여러 전공을 공부했고, 조선대학교 약학대학원을 졸업했다. 광주 인문학 공부 모임인 ‘예기치 못한 기쁨’에서 집행부로 일했으며, 후에 청년들을 대상으로 문학·철학·예술 분야를 가르치는 ‘청년 인문 살롱’ 프로그램 현대 철학 강사로 활동했다. 평소 약의 기전과 효능뿐만 아니라 약과 관련된 역사, 사회적 이슈,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전하는 데 관심이 많은 저자는 ‘이토록 흥미로운 약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는 신념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약사라는 직업 특성을 살려 현재 유튜브에서 약의 역사와 정보를 알려주는 〈펭귄약사〉 채널 운영과, 생활 속 약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TBN 부산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메디슨 카운슬러〉 진행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일상을 바꾼 14가지 약 이야기》《내가 만든 약이 세상을 구한다면》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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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그림 산책 - 소소한 일상 속에서 만나는 명화 에세이
이영춘 지음 / MiraeBoo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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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주 사적인 그림 산책』은 저자 개인의 일상에 대한 단상을 적은 에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에세이와 다른 점은 저자 개인적인 일상의 에피소드, 생각, 감정, 상념 등을 세계 명화와 연결고리를 찾아내 썼다는 점이다. 이는 (독자의 생각으로는) 명화나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삶 등을 잘 알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에세이이다. 저자가 그림 감상을 위해 쓴 해설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다방면에 매우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다. 이 책은 그래서 독자의 산책이라기보다는 '저자의 산책'이다. 독자는 '명화 감상'을 하면서 그림을 익혀두는 것만으로도 좋을 듯하다.

물론 저자는 스트레스와 긴장, 걱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그림을 보며 마음의 평온을 얻는 자신처럼 많은 독자들 역시 일상에서 그림의 위로를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지치고 힘들 때에는 백 마디 말보다 다정한 그림 한 점이 더 큰 위로를 건네주기도 한다. 그림 속에 담긴 화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그림이 그려진 비하인드 스토리 등은 덤이다."라고 밝힌다. 이 책의 독자들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집필 이유이다. 저자가 일상을 보내면서 그림을 떠올리고 그것을 생활 속에서 연결지은 것처럼 그런 경지에 도달하려면 독자는 더 꾸준한 그림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도 편안함과 소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 「프롤로그」에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프롤로그에 한 점의 그림이 있다. 에두아르 마네의 〈아스파라거스 다발〉이란 작품이다. 저자는 자신의 일상에서 있었던 일을 잠깐 소개한다.

식탁 위에 놓인 '파 뿌리'. 따 쓰고 남은 파와 뿌리가 여기저기 놓여 있다. 치우지 않고 그대로 놔둔 데 대해 아내에게 짜증이 난다. 조금 전에 다퉜던 듯하다.

하지만 화가 나고 분노 표출 일보 직진이지만 저자에게는 이내 마네의 이 그림이 생각난다. 거장 화가인 마네는 왜 하찮은 식자재인 아스파라거스를 그렸을까?를 떠올리며(마네는 당시 몸이 좋지 않았다) 혹시 자신의 처지와 같다고 생각해 그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짜증을 쉽게 억누를 수 있다. 갑자기 화를 내려 했던 자신이 오히려 부끄럽다. 그리고 곧 파뿌리에 대한 좋았던 기억도 떠오르며 다툼의 짜증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저자의 사유는 더 깊어진다. 소소한 것을 소중하게 바라보는 것. 그것이 저자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임을 깨닫는다. 아내에 대한 화는 사라지고, 고맙고 사랑스러운 마음만 남는다. 이런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 책은 3개의 부(part)로 이뤄져 있다. 1부 「그림을 읽는 일상」, 2부 「그림이 필요한 순간들」, 3부 「따뜻한 그림 한 점의 위로」이다. 각 부의 각 장(chapter)은 앞서 프롤로그에서 언급된 것처럼 명화 한두 점, 당시 화가의 생활이나 건강 등 일상, 그리고 저자 일상의 에피소드나 단상으로 이뤄져 있다. 1부 1장의 경우 〈찢어진 우산으로 본 세상〉에서는 귀스타브 카유보트가 1875년에 그린 「비 내리는 에르」란 작품이 실려 있다. 저자는 출근길에 급하게 나오다 찢어진 우산일 줄 확인도 안 한 채 들고 나왔지만 막상 펴보니 찢어진 우산이라 난감했다.

그러나 찢어진 우산 사이로 사람들이 출근하는 모습의 거리가 아름답게 보였다고 술회한다. 그때 저자의 머릿속에는 이 그림이 떠올랐나보다. 아니면 나중에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저자는 찢어진 우산 때문에 아름다운 출근길을 처음 발견했고 그 인상이 짜증보다는 미소를 안겨줬을 테니. 이 그림은 독자도 무척 좋아한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빗방울이 파문을 내며 흩어지는 모습을 한없이 바라본 추억 때문이다. 그 추억이 아름다운 추억이었기 때문에 비 내리는 날 우연히 발견한 조그만 웅덩에 빗물이 떨어질 때도 아름답게 보인다.

 


 

이 장에서 저자는 사유는 더 확대되고 더 깊어진다. "기대하지 않은 놀라움은 인생을 살아가는 재미 중 하나인 것 같다. 비를 막지 못해 쓸모가 없어진 우산 덕분에, 이전과 다른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함께 연상된 카유토트의 그림은 덤이다. 쓸모없음이 상황에 따라서는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촉촉한 비를 맞으며 걷다 보니, 카유보트의 「파리의 거리, 비 오는 날」이 생각이 났다.

막대한 유산을 통해 부자가 되었지만 화가를 꿈꿨던 카유보트(1848~1894). 처음에는 자신만의 그림을 통해 이름난 화가가 되고 싶었다. 차별화 전략도 있었다. 당시의 '현실'을 그리는 것이었다. 당시 예술계를 주도했던 화풍은 신화와 역사 속 장면을 그리는 신고전주의였지만 그는 역으로 근대화를 맞이한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도시생활을 주제로 삼았다. 당시 산업화가 한창 진행되면서, 파리는 이전과 다른 근대적 도시가 되었다. 오스만 남작에 의해 개발된 파리는 ㅅ야젤리제 거리의 도로가 포장되고, 곳곳에 공원이 생겼다. 산업화로 인해 삶의 여유가 생긴 사람들은 파리 근교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를 카유보트는 그림에 담고 싶었다. 그러한 그림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다.

 


 

이 대목은 저자의 낙관적인 성품이나 그림이나 화가에 대한 해박한 지식,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사유와 노력 등이 모두 드러나는 부분이다. 거기에 그림에 대한 지식도 잘 드러난다. "카유보트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한 장면처럼, 비 오는 날 파리 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그렸다. 이전의 파리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을 잘 포착했다. 독특한 구도와 치밀한 구성 속에서 여전히 원근법이 유지되고 있지만, 더 이상 그림은 신화와 역사를 주인공으로 삼지 않았다. 그들이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의미 있게 여겼다는 점이 중요하다.

하지만 당시 대다수의 화가와 평론가, 관람객들은 이런 '현실'을 그렸던 카유보트를 조롱했다. 저속하고 천박한 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생각처럼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변화를 추구하는 이 그림들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나갔다. 바로 인상주의자들의 그림을 사들이고, 함께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었다. 모네, 르누아르, 피사로를 중심으로 한 인상주의자들은 순간적 인상을 포착하여 그림으로 그렸던 예술가 그룹을 지칭한다. 그들이 첫 전시회를 열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인상주의자들을 비웃었다. '인상주의'라는 칭호 자체가 조롱에서 나온 칭호했다. 하지만 수십 년 만에 그들은 예술계를 주도했다.(p.17)

 


 

350페이지 가까운 이 책은 이처럼 세계의 명화, 당시 화가들이 주도한 흐름, 화풍은 물론 새로운 시도까지 그들의 삶과 묶어 통찰력 있는 저자의 해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에는 세계의 명화로 꼽히는 근현대의 그림이 주로 들어 있다. 르네상스 이후 유럽 미술계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는 부분까지 저자의 눈과 지식으로 분석해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카메라가 없던 당시의 사회상을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게 그림이고, 그 그림은 왕, 귀족 등 지배계급은 물론 천민 대우을 받던 사회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고 판단해도 무방할 듯하다.

로마처럼 유럽 제국을 꿈꿨던 나폴레옹에 대한 두 장의 그림((p.198~199)도 이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서로 다른 화가의 그림이지만 나폴레옹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뀐 것으로 추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림이다. 저자는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아쉬움과 연민의 정도 아낌없이 표현한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두고 "별을 바라보며, '고통'을 생각했다. 별(star)의 어원은 '상처(scar)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상처는 아물면, 더 단단해진다. 별로 그렇다. 밝게 빛나는 별은 그만큼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반 고흐는 정신병으로 입원한 생폴 드 모졸 요양원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 것이리라. 그만큼 상처 입은 자신을 마주했기 때문이다."(p.234) 독자에게는 그림에 대한 많은 지식과 화가들의 삶뿐만 아니라 저자의 그림에 대한 지식, 깊은 사유, 삶에 대한 사색 등이 오롯이 전해져 오는 책이다.

 


 

"그림으로 인해 세상이 다르게 보였고, 내면의 우울감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 경험을 독자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행복은 큰 것이 아닌, 소소한 것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각각이 지닌 가치를 발견하는 순간에서 오는 기쁨을 누린다면, 삶이 얼마나 그림처럼 아름다울까요? 그래서 삶 속 가치를 발견한 화가들의 그림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삶은 누구보다 치열했고, 비참했으며, 실패가 많았거든요. 그들에게서 위로를 얻고, 그림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그림을 보며 내 마음이 흔들렸던 그 순간이 저에게는 행복이었습니다."(p.328) -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 : 이영춘

 

캐리의 친구이자, 강이와 산이의 집사로 살고 있는 대한민국 역사교사. 저서로는 『영화 속 역사 깊은 이야기 : 한국사 편』(공저), 『미술관에 간 개냥이』 등이 있다.

“ENFP 성향의 초보 아빠다. ‘재기발랄 활동가’로 불리는 MBTI의 유형만큼 공상을 즐겨한다. 이런 나를 보고 아내는 망상가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소소한 일상의 탐험가’라고 부르고 싶다. 성향 탓인지 가만히 있질 못한다. 사소한 사물을 보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대하소설’을 머릿속에 쓰고 있는 날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 그림을 바라보며 위로를 얻는다. 나만의 그림과 화가들은 내 삶의 동반자이자, 가상의 멘토들이다. 나는 내 딸이 힘들고 지칠 때,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그리고 홀로 서 있는 세상이지만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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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 하루를 완전하게 사용하는 이윤규 변호사의 3단계 타임 매니지먼트
이윤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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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그동안 멀리했던 책 읽기를 코로나 팬데믹 확산 이후에 다시 시작했다. 학교 다닐 때는 꽤 많은 책을 읽었지만 차츰차츰 멀어지기 시작했다. 사회생활 시작한 지 5년쯤 지났을 때부터 책을 읽는 시간도 줄고 분량도 줄었다. 일년에 20~30권이 10권 미만으로 내려가는 데 걸린 기간은 불과 10년도 안 된 것 같다. 사실 열년에 10권 미만이라면 책을 거의 읽지 않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사실 업무상, 취미활동을 이유로 읽는 책 빼고는 거의 읽지 않았다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이런 저런 이유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 게 우리나라 출판업계의 발전 상황에 놀라고 분야도 다양해져 손에 쉽게 잡혔다. 읽다보니 왜 이런 책을 예전에 안 읽었을까 하는 책들이 많았다. 그 중의 하나가 '자기계발서'다. 직장생활에 몰두해 있을 때는 자기계발서에 적잖은 폄훼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현 직업에 불만이 있어 직종 전환을 하려는 사람, 그리고 승진을 위한 대인 관계나 처세술을 익히려는 사람들이 읽는 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생각은 읽어보지도 않고 책을 평가하려는 독자의 무지함을 반성한다. 2년 여 동안 자기계발서를 꽤 여러 권 읽었다. 상당수는 자기계발보다는 심리적 안정을 취하려는 책들이었다. 또 다음으로는 이 책처럼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즉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책들이다.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의미는 곧 사회적 성공을 뜻하기도 한다. 건강과 사회적 위치, 부의 축적 등이 삶의 질을 높이는 가치들이라고 전제한다면 사회적 성공이 삶의 질을 높이는 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이 책 『일 잘하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은 다른 두 가지 요소, 측 건강과 부를 포함한 책이긴 하지만 실제는 사회적 지위의 확보를 위한 노력과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시간 관리'를 꼽고 있다. 저자는 '시간 관리'를 '인생 관리'라고 생각할 만큼 시간의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다. 이는 시간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에 자신이 시간을 사용해 노력하고, 관리하는 것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린다는 생각에서인 것으로 이해된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위해 똑같이 조건이 주어진 상태에서 시간을 들여 노력하고 관리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때의 성공이 가치가 있는 것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책은 이른바 '갓생러'들에게 시간관리 텍스트로 사용해도 될 만큼 정석적이고 치밀한 계획 아래 쓰여진 책이 된다. '갓생러'란 최근 미라클 모닝, 리추얼, 루틴 등 여러 가지 이름들로 자신의 하루에 질서를 만들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오랜 팬데믹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생존’이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고, 자기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으로 읽힌다.

 


 

하지만 계획대로 움직여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남들처럼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지만 새벽에 일어나는 게 정말 효과적인지 의문스럽고, 돌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생각이 뒤죽박죽되면서 예정했던 일들이 엉켜버린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독자도 마찬가지다. 학창시절부터 공부에 대한 계획,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에 대한 계획, 심지어는 하루 일상에 대한 게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던 일들이 많았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하듯 의지와 계획만으로도 쉽지 않은 게 바로 ‘시간 관리’다.

이 책의 저자 이윤규는 변호사란 직업을 갖고 있다. 저자는 드라마틱한 '사법시험 합격기'로 공부법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와 콘텐츠를 갖고 있는 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저서를 통해서다. 그는 '26살, 9개월 만에 사법시험을 패스한 이윤규 변호사의 패턴 공부법'이라는 부제를 단 『나는 무조건 합격하는 공부만 한다』(2019년 12월 간)로 공부하는 사람들은 물론 성공을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이후 2021년 10월엔 '절대 공부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9가지 기술'이란 부제를 달고 『공부의 본질』이란 저작을 낸 바 있다. 이 두 권의 전작이 그를 자기계발서의 탁월한 집필 능력을 보여준 데 따른 것이다.

 


 

저자의 이번 신작은 치열했던 수험생 시절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지금의 ‘일 잘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치밀하고 전략적인 시간 관리가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베스트셀러였던 저자의 전작들에서도 시간 관리법에 대해 일부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그 노하우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의 홈페이지인 ‘DreamSchool’을 통한 유료 강연과 기업 강연들에서만 공개했던 내용에, 국내 시간 관리 전문가들의 비법과 다양한 해외 레퍼런스를 연구한 후 직접 실행해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을 더하고 있어, 그야말로 ‘믿고 볼 수 있는’ 시간 관리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은 '일 잘하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로 영화 제목처럼 정했지만 그는 「프롤로그」를 통해 '시간을 다르게 써야 인생이 바뀐다'란 점을 강조하고 있어, 시간 관리가 곧 인생 관리란 등식을 성공시킨다. 여기엔 자신의 경험이 크게 뒷받침되었고, 이를 구체적으로 적어 놓은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저자는 '시간 관리 비법'을 묻는 사람들이 "도대체 몸이 몇 개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한다. 자신은 하는 일이 여러 개이기 때문에(변호사, 유튜브채널-구독자 30만, 스타트업 회사 경영, 강연, 책쓰기 등) 하는 질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의 답변은 명확하다. "큰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머리와 몸을 나눠서 쓰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고,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 몇 가지는 어기지 않는다는 점만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독자는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마치 독자의 심중을 꿰뚫는 듯한 말을 하기 때문이다. "시간 관리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감정이 바로 '시간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시간 관리를 아주 잘하는 사람도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이미 인정받을 성과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충분히 만든 후에 '추가적으로' 뭔가를 더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 것임에 비해, 나는 애초에 해야 할 일조차 제대로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독자는 마치 속마음을 들킨 것처럼 낯이 붉어짐을 느꼈다. 많이 느꼈던 부분이고 계획표대로 일을 했음에도 목표치에 다가갈수록 시간이 부족하다고 허겁지겁 일을 처리해본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독자가 느낀 점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제대로 지적하는 데 깜짝 놀랐다. "정말로 일을 잘해서, 시간 관리를 잘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큰 성과를 만들었음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외치며 욕심을 내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지적하고, "시간 부족은 바로 시간 관리를 실패한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번번이 실패하는 원인도 여러 가지 요인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설명한다. 첫째 관리의 대상인 시간 자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 경우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을 위해 시간을 모두 쏟아서 시간이 부족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이다. 둘째, 일의 우선순위를 잘못 매긴 경우다. 말 그대로 급한 일만 처리하다 정작 중요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저자의 두 가지 지적만으로도 독자는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이런 독자에게 가혹하게도 "자신이 시간 관리를 실패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분석하지 않으면 절대로 시간 관리를 잘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저자는 일을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공통점이 하나 있다고 말한다. 일의 우선순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이는 시간 관리의 전체적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일인 것으로 저자는 설명한다. 또 시간 관리가 인생 관리란 점도 덧붙여 말한다. 저자는 구체적 설명으로 확언한다. 이에 따르면 사람의 인생은, 대략적으로 80세까지 산다고 치면 약 4,160주를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것일수록 나누어 단순하게 만들어보면 그 핵심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인생 관리는 결국 4,160주의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길고 복잡할 것 같았던 사람의 삶은 실제로는 이처럼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의 합에 불과하다. 내가 대충대충 또는 불만족스럽게 보낸 한 주의 시간이 실은 내 인생의 4,160조각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면, ‘시간 관리=인생 관리’라는 말에 어렵지 않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고, 종전과는 다르게 시간 관리를 해야겠다는, 어쩌면 비장한 마음까지도 들 것이다.(p.16~17)

저자는 이 책 2장 「완전한 자유는 완벽한 계획으로부터 나온다」를 설명하면서 "달력이나 다이어리를 떠올려보자. 달력이나 다이어리의 빈칸들에 이번 달에 해야 할 일들이나 약속 같은 것을 적어놓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달력이나 다이어리는 시간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둔 것이고, 내가 그 달력 또는 다이어리 속에 일정을 써 넣는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공간 속에 ‘일’이라는 물건을 배치하는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져 있기 때문에 결국 일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가 시간 관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고 할 수 있다."(p.38)고 언급해 시간의 시각화를 말한다. 기억에 오래 남기기 위함이다. 단계별로, 장단기별로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순위 정하기의 중요성은 '아이젠하워 원칙'을 실례로 들며 설명한다. 끊임없이 지나가는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관리하는 기술은 자신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기본 명제에 저자는 하나씩 하나씩 쉽게 이해하도록 구체적 설명을 해놓은 게 이 책의 내용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나은 삶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독자는 믿는다.

 


 

‘그래 5분 정도 유튜브 보는 것은 괜찮겠지’ ‘한 번 정도 예외 만드는 것 정도야 뭐’라고 생각을 할 경우, 정말 그 한 번의 일탈 내지 예외는 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일탈, 예외들이 쌓일 경우 애초에 목표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개별적으로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결과들이 누적되면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서양에서는 이를 ‘닥터이블 게임’이라고 부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악당이 나를 조종하여 안 좋은 결과가 일어나게 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시간 관리에 있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악당을 잘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 한 번의 예외에 관대하지 말고, 한 번의 예외는 열 번의 예외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계획을 망가뜨린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p.173~174)

 

저자 : 이윤규

 

법무법인 윈스의 변호사이자 구독자가 30만 명이 넘는 유튜브 ‘DreamSchool 이윤규’를 운영 중인 유튜버다. 법률, 자기계발에 관해 관공서나 기업체, 대학교 등에서 강연을 하고 있고, 7인 규모의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해마다 1, 2권의 책을 쓰는 진정한 ‘N잡러’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에 관심이 없어 대학에서 제적을 당했으나, 재입학한 후에 9개월의 준비로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변호사가 된 이후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수험생들에게는 공부법을 가르치고, 기업 등을 대상으로는 시간 관리법에 대해 강연을 해왔다. 그는 말한다. 공부든 일이든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자연스레 나머지 시간을 다른 일에 투자할 수 있게 되고 결국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말이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법과 마인드를전하기 위해 유튜브와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수험생뿐아니라 성과 관리, 시간 관리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그가 제시하는 방법들은 저자 개인의 경험에만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방법론, 그리고 일본과 미국, 유럽 등 해외의 방법론까지 수집 ㆍ 분석하고 체계화한 것으로 더욱 신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공부법이나 시간 관리뿐 아니라 멘탈 관리, 동기부여, 더 넓고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과 정리 방법에 관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무조건 합격하는 공부만 한다》, 《공부의 본질》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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