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처음 읽는 미래학 팟캐스트
앤드류 메이나드 지음, 권보라 옮김 / 프롬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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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모든 내용은 상상력이 뒷받침한다. 상상력은 희망과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우리를 처음으로 우주에 데려갔고, 우리가 당장 마추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도구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에 무엇이 있을지 탐구하는 또 다른 관점을 소개한다." 캐서린 콜먼(Cady Coleman, 전 NASA 우주비행사)가 이 책의 추천사로 쓴 글의 일부이다. 콜먼은 추천사에서 "우주에서 본 지구는 전혀 약해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 사라지더라도 이 암석 덩어리는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다."며 "이 책은 짧지만 흥미로운 60편의 글을 통해 앤드류(저자)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빛에서 음직임으로, 상상력에서 호기심으로, 가능성에서 희망으로 가는,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여정이다. 각 주제는 우리 주변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보게 한다."고 말했다.

이 책 『미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미래학 입문을 위한 기초서이다. ‘미래학’이란 과거 또는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모델을 제공하는 학문을 말한다. 대표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제러미 리프킨, 존 나이스빗과 같은 유명 미래학자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래학에 대해 문외한인 독자도 앨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을 읽은 기억이 있다. 당시 이 책의 출간 때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억도 함께 되살아난다. 이 책을 읽어본 독자는 우주에 대한 관심은 물론 '사유를 하는 방법'까지 알려준 '작지만 큰 책'으로 깊은 인상이 남았다.

 


 

대중적인 미래학자들은 30년 후, 100년, 심지어 수천 년 후의 세계를 그려내며 독자의 호기심과 불안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 『미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미래학자들의 유토피아적 혹은 디스토피아적 미래 예측이 아닌 ‘미래를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를 과학적 예측이 아닌 철학적 상상과 사색으로 예측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래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를 우선 돌아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자는 빅뱅에서부터 또 다른 지적생명체를 발견할지도 모르는 먼 미래까지의 흐름을 따라가며 ‘엔트로피’, ‘창의성’, ‘특이점’ ‘도덕성’ 등 60개의 키워드로 미래를 말한다.

추천사에서 지적한 대로 이 책 각 편의 글은 팟캐스트 같은 짧은 호흡이지만 개인으로서, 그리고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한다. 저자는 이 책을 쓴 계기에 대해 〈지구돋이(Earth Rising)〉라는 사진에서 출발했다고 밝힌다. 〈지구돋이〉는 1968년 아폴로 8호에서 찍은 최초의 지구 사진으로, 《LIFE》가 선정한 ‘세상을 바꾼 100장의 사진’ 중 하나이다. 인류는 이 사진을 통해 처음으로 지구를 객관화하여 볼 수 있었고, 우리 행성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말에 독자는 100% 동의한다. 이 사진을 본 순간 독자도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에 깜짝 놀랐고 이곳에 사는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감격스러워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지구’가 아닌 ‘미래’를 대상화하여 관찰한다. 현대 문명과 기술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에 대처하는 인류의 어려움을 지적하고, 생명공학 위험을 경고한다. 그러면서 미래란 무엇이고, 왜 미래가 우리 삶에 이토록 필수적인지, 그리고 우리가 가져야 할 책임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나아가 과학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미래 설계에 있어 윤리, 공감, 평등, 디자인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글들이 제목이 다르고 불쑥 튀어나온 단어들의 나열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 글들은 모두 저자의 철저한 계획에 의해 순서가 정해졌고, 4개의 장(章)으로 나뉘었다. 우선 장의 제목이 각각 1장 「과거로의 여행」, 2장 「고유한 인간」, 3장 「미래 건설」, 「내일의 문턱」 등으로 분류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우리가 구분하는 시간의 흐름으로 정해진 것 같다. 즉 '과거-현재-미래'란 시간 말이다. 이 '시간'은 나중에 더 읽어가면 인간이 정한 시간 구분마저도 모호해지긴 하다. 각 장은 15개 안팎의 짧은 단어 하나씩이 제목으로 정해졌다. 이를 테면 '지구돋이', '기원', '빛' 등이다. 모두 60개의 단어 중 겹치는 것은 3장에서 첫 제목 '변화'와 마지막 제목 '변화'만 겹칠 뿐(물론 내용은 다르다), 모두 각각의 단어들이다. 어떻게 보면 과학에서 쓰는 단어인 것 같기도 하지만, 대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 그대로다. 그 뜻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도 아니다. 모두 일상에서 우리가 미처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저자는 이런 단어들에 대해 사유를 거듭한 후 살아 숨쉬는, 생명을 가진 단어로 빚어낸다.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저자의 「서문」을 쓰는 시선은 '현재'에 머물러 있다. 저자는 "지금 인류는 미래가 불투명한 세게적 팬데믹과 씨름하고 있고, 난민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대우도 받지 못한 채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한 포퓰리즘과 민족주의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비인간성이라는 또 다른 유형의 전염병이 퍼지고 있고, 세계 곳곳에는 다른 이들의 편협함으로 인해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외면당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제한 뒤 "미래를 위한다면 이런 현재의 상황은 그다지 좋은 그림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암담한 미래를 예견하고 불안감만 증폭시킬 것인가. 그러나 저자는 이미 알고 있다.

"원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건설하는 인간의 조직적인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생물학을 정복하고,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고, 난치병을 치료하는 지점까지 와있다."고 정의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우리가 사람과 사회를 이해할수록 더 공평하고 정의로운 미래를 향한 길이 밝아진다."며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라는 행성이 가진 자원 내에서 지속가능하게 살아가는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고 제언한다. 그러나 만일 인간과 미래 사이의 관계, 인간이 미래에 가지고 있는 책임을 뼛속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해내지 못할지도 못한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물론 이 우려는 "각자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길을 찾아 인류의 앞날을 큰 그림으로 엮어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지금 온갖 매체에서 인류의 미래를 절망적으로 표현한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부의 양극화는 심각해지며, 인류는 회복 불가능한 지구를 떠나고… 이런 식의 미래 전망과는 달리 이 책은 희망을 말한다. 희망은 이 책이 지닌 가치의 일부이다. “인간이라는 종은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재능 있는 건축가와 같다. 저자는 하지만 일을 잘해내려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왔던 곳보다 더 나은 곳을 만들기 위해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위로와 책임감을 더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왜 미래가 삶에 이토록 필수적인지, 그리고 우리가 가져야 할 책임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보내는 시간은 거의 없다는 점을 저자는 아쉬워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나는 일종의 '리셋 버튼'을 누르기 위해 여러 편의 짧은 글을 쓰기로 했다. 의견을 전달하기 충분할 정도의 분량이면서 사족 취급을 받지 않을 정도로 짧은 글을 쓰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통해 미래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와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면서 다함께 미래를 그려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여행으로 초대할 것이다."며 집필 취지를 밝히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모든 그림이 그렇듯 이 이야기도 완벽하지는 않다. 자세히 보면 섬세한 디테일을 기대한 곳에 넓은 붓으로 대충 칠한 곳이 있고, 깊은 통찰력을 기대한 곳에는 뜬금없는 구멍이 있다. 그러나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미래와 우리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책임에 새로운 빛을 비추는 독특한 초상화가 한 폭 나타난다."는 덧붙이는 말은 '사족'이다.

 


 

60개의 단어 중 하나를 꼽으라면 독자는 당연히 주저한다. 모두가 필요한 단어들에 미래학자의 통찰력과 미래의 예측, 그 이전의 과거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유를 마친 것 중에 하나라도 불필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 말은 잘 정교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져 잘 돌아가는 톱니바퀴 중 어느 톱니가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인가?를 묻는 질문과 같기 때문이다. 다만 지면상 전부에 대해 독자의 느낌을 쓸 수는 없으니 한 개만 뽑아 여기에 전제를 대신하고 싶다. 물론 이 하나는 잘 돌아간 톱니바퀴 중 한 개의 톱니일 뿐이다. 1장 5번째 단어 '시간'의 설명으로 저자는 약 2페이지를 할당했다. 물론 다른 항목도 두 페이지 안팎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티븐 호킹이 1988년 발간한 『시간의 역사』에 대해 저자는, "사람들이 사놓고 절대 읽지 않는 책으로 유명하다. 불티나게 팔렸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읽기를 힘들어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시간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시간이 우리의 삶을 제약하면서도 어떻게 새로운 가능성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시간은 우리 삶을 지배한다는 저자의 말에도 공감한다. 우리는 시간의 피조물이며 시간에 몰입하고 시간에 집착하지만, 시간을 통제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시간을 경험하면서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한다. 시간을 이용한 판타지는 공상과학 소설에서 자주 다뤄지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에서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초 단위 이동을 초월한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

물론 모든 예측에는 예외가 있다. 여기에서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 또는 블랙홀과 같은 거대한 중력장이 예외로 작용하며, 이 같은 경우 시간은 더 이상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과학이라는 것은 우리가 시간여행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미래에 일어날 일을 흐리게나마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예측한 결과 중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엔트로피'가 축적되면서 우주와 우주가 포함하는 모든 것이 천천히 고갈되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이렇게 설명한 저자는 다음 항목에서 '엔트로피'를 다룬다. 이 책을 읽는다면 독자들의 과학과 미래, 상상력과 철학 등에 대한 생각은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로 나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그들의 입장이 어떤지 본능적으로 느끼고, 그들을 돕도록 영감을 주는 이 능력은 우리의 정신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그리고 타인의 관점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경로를 보고 느끼는 이 능력은 완벽히 사회적인 능력이다. 함께 미래를 건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감 능력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윤리는 우리에게 함께 살아가고 일하게 하는 사회적 규칙을 제공하지만, 그 동기를 제공하는 것은 공감이다.(p.216) - '공감' 중에서

 

저자 : 앤드류 메이나드(Andrew Maynard)

작가이자 물리학자이며, 복합적인 신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다루는 전문가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나노기술과 유전공학,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기술이 제시하는 도전과 기회를 전문가들과 긴밀히 교류해왔다.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어젠다 평의회(Global Agenda Council) 신기술 분야 의장을 역임했으며, 유익하고 책임감 있는 기술 혁신에 관한 포럼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학문적인 작업 외에도 작품이 많은 작가이자 소통 전문가이며 강사로도 인기를 끌었다. 미디엄 원제로(Medium OneZero)나 슬레이트 퓨처 텐스(Slate Future Tense),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기술과 사회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인 리스크 바이츠Risk Bites를 제작하고 트위터에서는 @2020science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사회혁신 미래학교 교수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데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첫 저서는 『미래에서 온 영화(Films from the Future)』이다.

 

역자 : 권보라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졸업 후 삼성SDS에서 다년간 근무하였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제품의 언어: 디지털 세상을 위한 디자인의 법칙』『UX 기획의 기술: 페르소나와 시나리오 기반의 디자인 프로젝트 관리법』『어린이를 위한 코딩』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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