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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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저의 오랜 침묵을 궁금해하지만, 무슨 엄청나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작가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조금씩 흔들렸고, 우물쭈물하다 보니 돌이킬 수 없이 무너져 있었습니다. 한창나이인 1990년대를 너무 분주하게 살았던 게 원인이라면 원인이었지요. 신문·잡지 연재소설을 2~3편씩 동시에 쓰기도 했고, TV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이런저런 잡문들, 많은 이들과의 크고 작은 만남, 거의 매일 이어지던 술자리들…. 그런 와중에도 꾸준히 내 ‘일’을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결국 터무니없는 치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이, 고이지 않는 샘물을 퍼내기만 하는 사람이 어떻게 좋은 작품을 쓰겠습니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숙성된 글을 쓸 수 없었고, 기계적으로 마담을 맞추기에 급급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런 약속조차 잘 지키지 못했고, 끝내는 미숙하고 졸렬한 속성의 문장마저도 펜 끝에서 잘 나오지 않게 되었지요. 출판관계자나 독자들에게나 부끄러운 기억이 많습니다.”

『빙벽』, 『최후의 계엄령』 등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함께 겪어오면서 군부 독재에 항거하는 생각은 앞섰지만 차마 앞장 서 저항운동을 이끌지 못한 다수의 직관자들을 대신하는 글로써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작가 고원정의 신작 『샛별클럽연대기』을 발간하면서 말한 자기 성찰의 변(辯)이다.

 


 

저자 고원정은 자신의 오랜 공백에 대한 반성으로 들고온 저작도 만만찮다. 한 권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시집. 특히 소설 『샛별클럽 연대기』는 15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소설이지만, 한 작가로서 순수한 열정과 포부를 담은 작품으로는 『한국인』 이후 22년 만이라고 한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소설 「거인의 잠」으로 당선, 문단에 나온 이후 그는 정치와 역사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80년대 금기의 영역인 군 의문사를 추적하는 대하소설 『빙벽』이 대형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면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라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다. 이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역사 다큐멘터리 등을 진행하는 방송인으로서도 크게 활약했던 그였다. 이 소설 『샛별클럽 연대기』는 그 모든 기억을 반납하고 오랜 문학적 탐색 끝에 내놓은 회심의 복귀작이라 하겠다.

이 작품에서 저자는 반공을 국시(國是)로 삼았던 시절에 성장기를 보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치들을 소설 전반에 배치하고 있다. 군가를 동요처럼 부르고 자라던 아이들의 동심이 오염되어 가는 과정 자체가 한국 사회의 불우한 성장기이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아이들은 이른 나이에 국가 폭력의 희생양이 되거나, 편승하거나 저항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독자 역시 70년대 말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이 때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편이다. 소설의 한 부분, 한 부분이 "어? 이거 내 얘기인데..." 할 정도로 그때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데 따른 남다른 능력은 저자가 그 시절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리다.

 


 

소설은 그동안 그가 천착해온 권력의 횡포와 구성원의 운명이라는 강렬한 주제의식에서 등장인물의 내면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 소설에도 ‘유신’부터 ‘촛불’에 이르는 정치적 사건들이 배경에 깔리지만, 그 사건들 속을 살아가는 개별적 존재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설의 시작은 1963년부터이다. 수많은 대통령이 바뀌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뤄냈다. 역시 한국 현대사의 아킬레스건이 되는 대통령 탄핵 직후까지 지구상의 가장 다이나믹하지만 모두가 놀랄 만한 변화를 이뤄낸 한민족의 의식 저변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있음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 박정희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한국 현대사 60년의 격변을 한 권의 소설에 담아내기에는 벅차지만 소설은 사건을 개인에 한정하는 축소되고 왜곡된 의식을 좇아감으로써 시대의 아픔과 굴곡진 역사의 희생이 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기도 한다. 당시 사건은 개별적이지만 상처는 보편적일 수밖에 없었던 시대라 저자의 이같은 시도는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두 희생양일지도 모를 시대 속에서 너무 일찍 조숙해져버린 아이들의 슬픔이 먹먹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등장인물의 행적에 한국 현대사의 얼룩이 그대로 묻어나며, 그 가운데 누구는 꼭 내 주변의 아무개를 떠올리게 할 만큼 예리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50년을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에 품었던 한 남자의 순정에 관한 이야기다. 정치소설도 성장소설도 연애소설도 아니지만, 시대의 비애와 인간에 대한 연민, 순정한 사랑에 대해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야기는 1963년 지방 소읍의 한 초등학교(국민학교) 교실에서 시작한다. 학예회를 통해 ‘샛별클럽’의 일원이 되었던 초등학교 2학년 열 명의 친구들. 동화처럼 순수했던 아이들의 유년은 예기치 않았던 사건으로 인해 불미스럽게 흘러간다. 한 동네에서 벌어졌던 친일과 월북, 반공과 저항의 사건들의 영향권에서 아이들은 제각기 어떤 운명을 예감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어린아이로 남을 수는 없게 된다.

저자는 반공을 국시(國是)로 삼았던 시절에 성장기를 보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치들을 소설 전반에 배치하고 있다. 군가를 동요처럼 부르고 자라던 아이들의 동심이 오염되어 가는 과정 자체가 한국 사회의 불우한 성장기이다. 저자도, 독자도 그 시대 한가운데를 걸어왔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새벽 기차역에 엄마 손 잡고 나가 파월장병(베트남 파병군) 환송식에서 불렀던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이른 나이에 국가 폭력의 희생양이 되거나, 편승하거나 저항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소설은 그동안 그가 천착해온 권력의 횡포와 구성원의 운명이라는 강렬한 주제의식에서 등장인물의 내면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 소설에도 ‘유신’부터 ‘촛불’에 이르는 정치적 사건들이 배경에 깔리지만, 그 사건들 속을 살아가는 개별적 존재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건은 개별적이나 상처는 보편적일 수밖에 없었던 시대, 어쩌면 모두 희생양일지도 모를 시대 속에서 너무 일찍 조숙해져버린 아이들의 슬픔이 독자에게는 남의 일 같지 않다. 사실 아닐 수밖에 없다. 베트남 파병군 환송식뿐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세뇌식으로 받아온 '반공 교육'도 새삼 머릿속에 맴돈다. 당시를 살았던 누구라도 개인적으로 좁혀보면 누구나 같은 감정일 것이다. 다만 어릴 때는 자신이 판단한 것이 아니라 주입식 교육에 의해 가치관이 형성됐으니까. 이로 인해 소설 속 등장인물은 당시의 우리들이며, 그들의 행적에 한국 현대사의 얼룩이 그대로 묻어난다.

 

각각 이름이 송희, 창순이, 양숙이라는 ‘아가씨’들도 있었다. 학교 앞인 이 회기동에 방을 얻어놓고 청량리 술집에 나가는 호스티스들이었다. 그중 제일 반반한 얼굴인 양숙이가 성재호를 숨겨주고 있었다. 방 두 칸짜리인 바깥채를 혼자 쓰고 있어서, 한 칸을 선뜻 내주었다고 했다. 대룡이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요섭이와 박충규가 조심스럽게 나누는 얘기도 들었다. “형, 정말 괜찮은 걸까? 성재호하고 양숙이?”(p.222)

 


 

당시 저자의 대학 후배로서, 동시대를 살아온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 박덕규의 평설도 저자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십 년이니 이십 년이니 과거를 돌아볼 게 아니라, 이 자리에선 우리 다 앞일만 얘기하기로 하자.” 이 소설의 한 작중인물처럼 이렇게 말하는 ‘이 자리’의 사람이 참으로 많다. 앞일만 해도 치러야 할 게 많을 뿐 아니라, 그래야 재화도 쌓고 안정도 얻는 그날이 곧 올 것 같으니까. 나도, 어디서나 대강 그렇게 말하고 생각하며 살아온 그런 사람 중 하나다. 그런데 나는 날이 갈수록 깨닫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았더니 그때 얻은 상처가 점점 커져 왔다는 걸. 그때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는 죽을 때까지 ‘진정한 나’를 만나지 못할 거라는 걸. 국가안보, 경제개발의 미명으로, 또는 그 피해 전력의 명분화(名分化)로 ‘자기 이익’만 챙겨온 ‘잘난 인간’들과 그들로부터 파괴당한 ‘조용한 인생’들 사이에 ‘나와 우리’가 있지 않았나! 이 소설은 곧, 그 파괴함과 파괴됨의 세월을 돌아보는 소설이자, 그 돌아봄으로 ‘진정한 나’를 회복하려는 한 인물의 ‘지고한 순정의 스토리’다. 근대화와 민주화 시대를 잇는 거대한 풍속도로 1980년대 후반 큰 화제를 모은 『빙벽』을 연상시키는 소설이자, 그로부터 더 나아간 21세기의 시선에서 20세기 후반을 아프게 성찰하는 내성(內省)의 소설이다."

 


 

이게 장송곡이던가? 느리고 어둡고 장중한 음악이 끝도 없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간간이 울음을 참는 듯한 아나운서의 목소리. “박정희 대통령은 가셨습니다….” 이어서 박정희의 이력이 소개된다. 끝나면 음악의 볼륨이 높아지고… 되풀이되고 또 되풀이된다. 하숙집 세면장 옆방의 한의대생이 한껏 크게 라디오를 틀어놓았고, 아홉 개의 방문이 모두 열려있었다. 날은 이미 밝아있었지만 어쩐지 한밤중인 것만 같았다.(p.273)

 

살아오면서 나는 두 사람을 죽였다. 문인오를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했다. 한요섭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나는 살아있었다. 이토록 편안하고 달콤하기까지 한 죄책감속에서…. 뻔뻔스럽게 울지는 말자고 머리를 흔들며 발아래 강물을 내려다보았다. 예전 섶다리가 있던 자리에 놓인 남강2교 자전거길을 검은 옷의 여자가 건너가고 있었다. 유인실이었다. 나처럼 일행과 떨어져 남은 모양이었다. 바람에 떠밀리듯 휘청휘청 걷다가 멈춰 섰다. 쪼그려 앉았다. 멀어서 알 수 없지만 흐느껴 우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항상 한 발 뒤늦게 운다. 일 년만, 한 달만, 며칠만 더 일찍 요섭이를 위해 울어주었다면…. 그래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저 한 사람은, 요섭이를 찾아오겠구나…. 나는 그럴 수 없다.(p.350)

 

저자 : 고원정

 

제주 출생으로 제주제일고와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중앙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고 주요 저서로는 창작집 『거인의 잠』, 『비둘기는 집으로 돌아온다』, 장편소설 『최후의 계엄령』, 대하소설 『빙벽』 등이 있다. 신작으로 시집 『조용한 나의 인생』과 장편소설 『샛별클럽연대기』를 함께 내놓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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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섬, 그곳에서 캠핑
소재성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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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차 캠퍼이자 10년 차 백패커인 소재성 저자는 책 『아일랜드』를 통해 섬 캠핑 3대 성지 중 하나인 굴업도를 비롯해 인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의 섬을 섭렵한 내용을 들려준다. 초보자에게도 어느 정도 섬캠핑을 다녀본 사람 모두에게도 필요한 정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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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섬, 그곳에서 캠핑
소재성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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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코로나 팬데믹이 대단한 위세를 떨칠 때는 국경 폐쇄로 해외 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어려워지면서 캠핑도 쉽게 갈 수 없었다. 그러나 백신 개발과 마스크나 손 소독제 사용이 일상화되고, 코로나 19의 중증화가 둔화되자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강화로부터 다소 자유로워졌다. 해외 여행은 아직도 예전의 활황을 찾아볼 수 없지만 국내 여행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단체 여행은 사라지고 캠핑, 글램핑 등으로 여행 방법이 변화되는 추세다. 사람들은 나만의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쉽고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캠핑이 그 자리를 채웠다. 2030 젊은이들은 물론 가족 단위의 캠핑족들이 늘어나면서 캠핑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이제 캠핑은 한시적인 유행이 아닌 휴식과 힐링의 아이콘의 되면서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언제부턴가는 어느 캠핑장을 가도 캠핑족들로 붐비고 휴식을 취하러 찾았다가 되레 피곤함을 안고 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혼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한 바닷가를 거닐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며 잠들 수 있는, 특별한 낭만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섬’에서의 캠핑이라면 어떨까? 교통이 불편하고 음식과 숙박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섬' 으로의 여행은 아직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탓인지 섬 캠핑은 다소 한가한 느낌이다. 오히려 그 때문에 섬 여행은 더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특히 수천 개의 섬을 끼고 있는 우리나라 지형은 제대로 된 정보만 입수한다면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이색 여행으로서 매력이 이른바 '만점'이다.

물론 배를 타야하고 바다 날씨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일단 섬에 들어가면 답답한 마음이 풀리고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예전과 달리 교통(배)도 훨씬 빠르고 안전한 배가 오가고, 섬 안에서는 그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시간을 가지며 즐길 수 있는 캠핑이어서 더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 『아일랜드』는 섬에서의 캠핑, 백패킹을 다룬 책이다. 자칭 타칭 '캠핑 고인물'이라고 불리는 저자 소재성이 전국 70여 곳의 섬을 다니며 쌓은 섬 캠핑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야영지 정보부터 그 섬에 필요한 캠핑 꿀팁까지 소소하지만 자칫 놓칠 수 있는 정보들이 가득 들어 있다.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것도 아니고,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도 섬 캠핑이 주는 매력은 무엇일까. 10개의 섬에는 10개의 이야기가 있다. 비슷한 섬 같지만, 섬에는 그 섬만의 특징이 존재한다.

육지와 다른 섬만의 풍경도 일품이며 섬 문화, 풍습까지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섬 캠핑의 매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낯선 섬에서의 하룻밤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저자 역시 섬 캠핑을 하며 실수도 있었고 다양한 사건사고를 겪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가슴에 남고, 머리에 기억되는 추억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섬 캠핑을 갔을 때의 실수담, 예상치 못한 기상악화로 섬에 발이 묶일 뻔했던 사연, 야영지를 못 찾아 헤매고 헤매야했던 일까지 섬에서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며 섬캠핑 초보자가 겪을 만한 일을 알려주고 대처할 방법을 전수해준다.

 


 

여행 자체도 쉽지 않은데 배까지 타고 섬으로, 그것도 캠핑으로 간다는 것이 더 어렵게 느끼질 수도 있다. 하지만 도전해보면 그것만큼 매력적인 여행이 없다. 그 어느 곳보다 가까우면서도, 그 어느 나라 못지않게 멋진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 곳, 그곳이 바로 아일랜드다. 저자는 우선 섬 캠핑을 다니며 알게 된 캠핑ㆍ백패킹 노하우와 육지 여행과 섬 여행의 차이, 섬 캠핑이 가진 매력에 대해 소개한다. 이 책은 저자가 다녀온 70여 곳의 섬 중 초보 캠퍼와 백패커가 입문하기 좋은 섬과 가는 여정이 힘들더라도 가보면 좋은 섬 등 20곳을 선별하여 각 섬에 대한 정보, 캠핑ㆍ백패킹 정보를 담았다. 또한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섬 풍경을 담은 사진을 삽입하여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아일랜드』는 섬 캠핑 3대 성지 중 하나인 굴업도를 비롯해 인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까지 각각의 섬에서 어떻게 캠핑을 즐겨야 하는지, 어디에 야영지를 구축해야 하는지, 섬 정보는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 등 저자만의 섬 캠핑 노하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누구나 쉽게 섬 캠핑에 도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은 캠핑 안내서를 넘어 저자의 섬 캠핑 경험담과 에피소드가 생생히 담긴 에세이기도 하다. 낯선 섬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과정, 섬 캠핑을 하면서 겪게 된 예상치 못한 사건, 섬 사람들과의 인연 등 독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특히 저자는 백패킹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백패킹이 가진 자유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다 건너 낯선 섬에서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모험과도 같지만 배낭 하나만 멘다면 대한민국 어디라도 발길이 닿는 곳이 여행지가 되고 야영지가 될 수 있기에 여느 여행보다 자유롭다고 말한다. 『아일랜드』는 섬 캠핑이 번거로울 거라는 생각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섬 캠핑에 도전할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며, 섬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과 감성, 자유를 함께 선사해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모두 5부(part)으로 구성돼 있다. 1부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섬 이야기」에서는 인천 굴업도는 사람이 업드려 일하는 모습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인위적 조형물이 없는 자연 본연의 모습으로 천연기념물 송골매와 멸종 위기종 식물이 서식하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다. 백패킹 장소로 잘 알려져 있는 개머리 언덕, 수크령이 들판에서 펼쳐지는 서해의 낙조의 아름다움, 청명한 가을 밤의 은하수, 굴업도의 맛있는 백반을 소개한다. 인천 이작도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로 이루어졌다. 소이작도 마을 잔치에서 맛본 꼬시랭이 냉면, 불멍의 위험성 등의 에피소드와 고래가 떠오르는 신비의 모래섬 풀등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서쪽 끝 인천 백령도의 아름다운 비경과 해병대와 만남으로 느끼게 된 남북 분단의 현실 북한의 도발로 폐허가 되었던 아픈 기억을 간직한 인천 연평도를 소개한다.

2부 「가볍게 가도 괜찮아」에서는 인천 신도·시도·모도는 섬과 섬을 잇는 다리가 놓인 뒤로 신시모도로 불린다. 수도권과 가깝고 예쁜 뷰 포인트의 매력을 갖는 형제의 섬등 아름다운 섬이 많다. 수기 해변, 모도 배미꾸미 공원의 조각들과 조각가 이일호 선생의 작품 "물에 빠진 버들 선생" 등도 소개된다. 백패킹의 매력, 전천후 캠팽장비 물티슈의 용도도 설명해준다. 차박의 성지 충남 대난지도·소난지도와 현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풍요의 섬 덕적도, 소야도의 갯벌, 데뿌리 해변, 덕적도의 옛날 탕수육집을 소개한다. 전남 상낙월도·하낙월도의 유채꽃, 꽃게회가 눈길을 끈다.

 


 

3부 「With Island」에서는 강아지와 함께 전북 부안 위도로 떠난다. 배에서 내리자 비틀 거리지만 금새 적응한다. 쉴새 없이 꼬리를 흔들며 신나는 강아지와 수억년 전 공룡시대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위도 행복버스, 강아지 가출 사건 등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인어의 섬 인천 장봉도, 가막머리, 등산객을 배려하는 백패킹 예절을 소개한다. 친구들과 함께한 안개의 섬 충남 외연도, 허가를 받아 들어갈 수 있는 무인도 인천 사승봉도와 치유의 섬 승봉도의 풍광을 소개한다.

4부 「때로는 힘들어도 좋다」에서는 충남 고파도는 오래 전 과거로 돌아간 듯한 시간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캠핑에 적합한 따뜻한 가을바다, 갈대와 억새, 야영지 선정 포인트 등을 소개한다. 서해의 공룡 인천 백아도에서는 섬에 도착하자 호우주의보로 바뀌면서 캠핑을 포기한다. 민박집에서 들려준 백아도의 원래 이름 빼알도 이야기와 맛있는 조개탕을 소개한다. 경기 풍도 후망산의 멋진 야생화와 겨울 캠핑, 제주 비양도의 펄랑못 등을 소개한다.

 


 

5부 「남해의 섬은 언제나 옳다」에서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인 경남 매물도. 장군봉에서는 날이 좋으면 대마도를 볼 수 있다. 등대섬 세 고릴라 등을 소개한다. 전남 금오도의 비렁길과 멸치 이야기, 전남 하화도의 봄 꽃들의 향연, 경남 비진도 는 우리나라 10대 섬 절경의 하나로 손꼽는다. 맑은 산호빛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윗섬과 아랫섬을 잇는 해수욕장은 미인의 잘록한 허리를 연상케 한다. 산호 빛 바다와 경쟁하듯 파란 하늘을 가진 비진도의 매력을 소개한다. 이 책은 각 부의 끝에 「캠핑노트」를 마련, 캠핑의 필수 준비물인 텐트, 침낭, 매트, 웨건, 배낭 선택법을 안내해준다. 또 배낭을 싸는 순서, 배낭 속에 넣어야 할 물건, 가볍게 백패킹을 다니는 B.P.L을 소개한다. 야영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 L.N.T.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타프, D팩, 버너 바람막이 등 캠핑장비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준다. 헤드 랜턴, 가방형 화롯대 등 쓸모 많은 캠핑장비를 별도로 소개함으로써 알찬 섬 여행의 기본기를 다지게 해준다.

 

저자 : 소재성

 

15년차 캠퍼이자 10년 차 백패커다. 20대부터 본격적인 캠핑을 시작하면서 백패킹을 접하게 되었다. 2015년부터 백패킹 동호회 「백패커스 노아」와 네이버 카페 「위드 노아」를 운명하며 백패킹 리더로 활동했다. 100여 명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트레킹 프로그램 ‘트레커스 노아’를 기획, 총괄 진행하였으며 매해 정기 캠핑 이벤트 ‘위드 노아’를 추진해 왔다. 지난 2017년부터는 대한민국 100개 섬 캠핑을 목표로 독도에서 마라도까지 70여 개의 섬을 다녀왔다. 섬 캠핑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주고, 섬 여행의 매력에 대해 소개하기 위해 『아일랜드』를 집필했다. 현재는 캠핑·백패킹 정보 공유를 위한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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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단 하나의 나로 살게 하는 인생의 문장들
최진석 지음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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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뿐이지요” 최진석 교수와 함께 읽는 단 하나의 나로 살게 하는 인생의 문장들에게 질문과 대답으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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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단 하나의 나로 살게 하는 인생의 문장들
최진석 지음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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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최진석의 글을 읽으면 무언가 중요한 것을 발견한 느낌에 늘 기분이 좋다. 그의 철학은 언제나 '나' 와 '우리', 그리고 '세상'에 있다. 그는 이 책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리고 “단 하나의 나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우리에겐 정해진 ‘답’이 아닌, 꾸준하고 성실한 ‘질문’이 필요하다. 대답은 나아가기를 멈추는 소극적 활동이고, 질문은 전에 알던 세계 너머로 건너가고자 하는 적극적 시도다.

저자는 책 읽기를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일에 비유한다. 하늘을 나는 융단에 몸을 싣고 ‘다음’을 향해 가는 일이 책 읽기를 통해 가능해진다. 책으로 쌓은 높은 지혜는 인간을 ‘다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인간은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존재이기에 멈추면 부패하지만 건너가면 생동한다. 건너가기를 멈추면 양심도 딱딱하게 권력화된다. 건너가기를 멈추고 자기 확신에 빠진 양심은 양심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지적한다. 도덕도 마찬가지다. 건너가기의 힘은 책 읽기로 가장 잘 길러진다. 건너가기를 하는 삶이 가장 인간다운 삶이며, 책 읽는 습관을 쌓으면 그 내공을 더 키울 수 있다. 저자는 마사 누스바움의 책 『역량의 창조』를 인용하며 파키스탄 경제학자 고(故) 마붑 울 하크가 주장한 말을 떠올린다. "한 국가의 진정한 부는 국민이다. 국민이 오랫동안 건강하고 창의적인 삶을 누릴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개발의 진정한 목적이다. 이 간단하지만 강력한 진실은 물질적-금전적 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종종 잊히곤 한다."

 


 

마붑 울 하크는 국가를 놓고 말했지만, 인간 삶의 근본 토대를 '건강'과 '창의력'으로 보는 것은 매우 옳고 정확한 시선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몸과 마음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와 달리 '창의력'은 단순히 여러 기능적 능력 가운데 하나로만 여겨진다. 오히려 그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본 조건임은 쉽게 잊어버린다. 인간은 가장 근본적 의미에서 문화적 존재이다. 문화적 존재라 함은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변화를 딛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건너가는 것이 인간의 근본적인 활동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다음 단계로 건너가는 그 힘'을 우리는 창의력이라고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리고 '대답'은 건너가기를 멈춘 상태에서의 소극적 활동이고, '질문'은 전에 알던 세계 너머로 건너가고자 하는 적극적 시도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자에는 창의의 기풍이 없지만 후자에는 창의의 기풍이 꽉 차 있다. 세계는 대답하는 습관으로 닫히고 질문하는 도전으로 열린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 읽기는 정보 수집이 아니라 일종의 수련이다. 낱말과 문장을 이해하는 것이 독서의 전부가 아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낱말과 낱말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에 텐트를 치고 남몰래 머무는 곳이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남몰래'이다. 문장들 사이에 자기만의 처소를 다지는 것이 책 읽기의 핵심이다."(p.8)

 


 

이 책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돈키호테』 『어린왕자』 『페스트』 『데미안』 『노인과 바다』 『동물농장』 『걸리버 여행기』 『이솝 우화』 『아Q정전』 『징비록』 등 열 편의 문학을 함께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독서운동 ‘책 읽고 건너가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모두 ‘진짜 나’를 발견하기 위해 끝없이 질문하며 탐험하는 인물의 이야기거나,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자신을 향해 걷지 못하는 미련한 인물의 이야기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죽기 전에 완수해야만 하는 내 소명은 무엇인가.” 나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게 하는, 열 편의 문학에 숨어 있는 인생 문장들을 통해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해 진심을 다해 묻고 다음을 향해 나아가자는 취지에서 이 책은 발간됐다.

84일간 고기를 잡지 못한 노인의 이야기가 있다. 85일째 되는 날 아침, 바다로 나가기 전 노인은 “오늘은 자신이 있다” 라고 중얼거리며 또 배를 탄다. 그리고, 고기잡이는 아니더라도 긴 시간 자신의 삶이 팍팍하고 이룬 것 하나 없다는 느낌에 허탈한 맴을 매일 도는 우리가 있다. 팍팍하게 지쳐가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 아침에 집을 나서며 노인처럼 “오늘은 자신이 있다”라고 중얼거릴 수 있는가? 일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람들은 부산하다. 어디론가 향해 가면서도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모른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찾는 나의 마음은 어디로 갔나. 『노인과 바다』는 '나' 에 대한 사유를 요구한다.

 

 

『이솝 우화』의 「암사자와 여우」 편에서, 여우가 암사자에게 새끼를 고작 한 마리밖에 낳지 못했다고 면박을 주자 사자가 말한다. “한 마리이긴 하지. 하지만 사자야.” 「독수리와 갈까마귀와 목자」 편에서, 독수리가 높은 바위에서 날아 내려와 새끼 양 한 마리를 낚아채는 것을 보고 시샘이 난 갈까마귀가 자신도 따라 숫양을 내리 덮쳤다. 하지만 숫양의 폭신한 털에 발톱이 박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목자에게 잡히고 만다. 저자는 남들처럼 잡다한 이것저것을 바라거나 남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 안에 있는 유일한 꿈과 소명 하나만 가지고 이를 실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교는 오직 자신과 하는 것만이 정당화되며 그렇지 않은 것은 전부 자기를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자기를 궁금해하고,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묻고, 진실하고 철저하게 생각하며 자기를 향해 가는 것이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 『아Q정전』의 아Q는 스스로 바라는 것이 없어 생각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다가 자신이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어갔다. 아Q는 자신의 사형을 결정짓는 문서에 서명을 하면서 동그라미를 그렸는데, “동그라미를 동그랗게 그리지 못한 것”을 더 신경쓰며 자신의 이력에 오점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자기를 향해 걸을 줄 모르는 사람은 일의 대소를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큰일이 벌어지는 중에도 작은 일에 빠져 있다.

 


 

조선시대의 임진왜란에 대해 적은 『징비록』에는, 동인과 서인 각 붕당의 대표로 김성일과 황윤길이 통신사가 되어 일본에 간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본의 정세를 돌아보고 온 황윤길은 일본이 전쟁을 일으킬 것 같다고 보고하고, 김성일은 그렇지 않다고 보고한다. 사람들이 혹세무민하고 불안해할까 봐 중요한 일을 대수롭지 않게 판단한 김성일의 보고 때문에 나라는 결국 전쟁의 참화 속으로 빠지게 된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이 끝난 후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 반성과 경계로 삼고자 당시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유성룡이 후세를 위해 남긴 책이다. '열 권'의 책에 『징비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생각하는 능력이 있으면 잘못한 후에 그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음을 써서 반성한다. 생각하는 능력이 없으면 마음을 써서 반성하지 못하므로 잘못을 반복한다. 반성한 후에 남긴 기록물은 귀하다.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환란을 겪었는가보다 환란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는가가 더 중요하다. 치욕을 또 당하지 않으려면, 환란의 진실을 마주하려는 자기를 잘 살필 일이다. 환란 속에서도 사적 이익에 눈이 먼 벼슬아치들에 싸인 채 제일 높은 자리의 선조가 국가 경영의 길을 잃고 정치 공학에만 빠져 있을 때, 우리에게는 그래도 유성룡과 이순신이 있었다. 지금 우리는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선조인가 유성룡인가 이순신인가. 나는 누구인가."(p.304)

 


 

저자가 선정한 열 권의 책이 모두 이유가 있고, 저자가 자신의 책 읽기의 이유에 알맞다는 점에서 강하게 동의하고 공감한다. 독자 개인으로서는 이 가운데 『걸리버 여행기』가 가장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독자 개인의 입장인 점을 분명 먼저 밝힌다. 이 소설 『걸리버 여행기』는 어렸을 적부터 나중에 영화로 보기까지 적어도 열 번은 넘게 읽은 것 같다. 우선 스토리가 재밌고, 어렸을 적 독자의 상상력에도 무척 영향을 주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자가 선정한 열 권의 책은 모두 '고전'으로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다. 당연히 시대를 초월해 읽어도 감동은 여전하고 우리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걸리버 여행기』를 선정한 이유가 저자는 정치와 나라를 걱정하는 글 모음집인 『탁월한 사유의 시선』이 생각난다. 그 책에서 저자의 진심과 진정성을 읽게 되었고 이제 우리가 정치를 대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게끔 독자를 유도했다. 그런 점에서 철학자 최진석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진석을 느낄 수 있었고 정치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점에서 책의 의의를 두었다. 『걸리버 여행기』도 정치적 풍자 소설이라는 점을 각인시켜 주어서 좋다. "순수하고 정의로운 '각자의 자기들'이 보는 사회는 썩을 대로 썩었고 '다른 사람들'의 행태는 짐승보다 못하다. 한탄을 금치 못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탄의 대상인 '다른 사람들'과 한탄하는 '각자의 자기들'은 입장만 바꾸면 서로 같은 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노골적인 부패와 타락이 사실은 인간 본성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기에도 충분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독자가 공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은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는 고전 열 편에 나오는 여러 인물을 통해 자기를 향해 걷는 자들의 모습과 그렇지 못한 자들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우리가 현명하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우리는 언제나 한 세계를 깨뜨리면서 다른 세계로 진입한다. 자기를 향해 부단히 걷고 자기에게 도달하려는 지적 욕구를 가질 때 우리는 ‘다음’으로 건너갈 수 있다. 더불어 자기 삶을 이야기로, 자신만의 신화로 구축해나갈 때 우리의 인생은 보다 탁월해질 수 있다.

 

“어떤 분들은 굳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야 하냐고 물으시지만, 생각하지 않으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자기로도 살아보고 자기가 아니게도 살아보고, 자유롭게도 살아보고 종속적으로도 살아볼 정도로 인생이 길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에 내가 나로 사는 이 일만이라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생각하는 일의 중요성과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삶의 가치를 알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p.323)

 

저자 : 최진석

 

1959년 음력 정월에 전남 신안의 하의도에서 태어나고, 유년에 함평으로 옮겨 와 그곳에서 줄곧 자랐다. 함평의 손불동국민학교와 향교국민학교, 광주의 월산국민학교, 사레지오중학교, 대동고등학교를 나왔다.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중국 헤이룽장대학교를 거쳐 베이징대학교에서 「성현영의 ‘장자소’연구(成玄英的‘莊子疏’硏究)」(巴蜀書社, 2010)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창 시절에 가르침을 받은 모든 선생님께 감사해 한다. 지금은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퇴임하고,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으로 있다. 쓴 책으로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2001), 『인간이 그리는 무늬』(2013),『경계에 흐르다』(2017)가 있고, 『노자의소老子義疏』(공역, 2007), 『개념과 시대로 읽는 중국사상 명강의』(2004) 등의 책을 해설하고 우리말로 옮겼다.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은 『聞老子之聲, 聽道德經解』(齊魯書社, 2013)로 중국에서 번역·출판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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