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仁祖 1636 -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
유근표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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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할 기회가 있어 이야기를 나누다 정치 한 사람이 정치 화두를 꺼냈다. 지금 정치 상황에 대한 의견들이 오가다 갑자기 다른 한 사람이 "우리가 고등학교 다닐 때 배운 한국사 중에서 가장 한심하고 무능한 최고 지도자가 누구일까?"란 질문을 했다. 각자의 의견을 한마디씩 냈다. 질문자가 '갑자기'여서 좌중이 잠시 머뭇거리다 '지금 대통령 얘기야?" 하고 되물었다. 현대사든 고대사든 한반도 5,000년사를 '통틀어' 하는 질문이라고 다시 '통틀어' 를 강조했다. 여기 저기서 한마디씩 하면서 현 대통령 이름도 섞여 나왔지만 "아직 임기 중에 판단은 곤란하니 빼자"는 말이 다시 흘러나왔다. 모두들 동의하는 듯하면서 제각기 한 사람씩 이름을 댔다. 절반의 사람이 '인조'를 꼽았다. 대개 동의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선조와 연산군, 이승만 대통령도 이름이 거론됐다. 그러나 인조라는 말에 가장 많은 이가 동조했다.

그렇다. 우리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한심한 왕이자 최고 지도자였다. 우리 친구들끼리 이야기였고 비전문가의 이야기들이라 정식으로 거론할 문제는 아니지만 인조는 왜 우리들에게 무능하다고 점찍혔을까? 광해군의 폭정을 뒤엎고 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인조는 외교와 국제정세의 흐름에 둔감했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임진왜란 이후의 난세 극복이라는 어떠한 정책도 펼치지 못했다고 배운 바대로다. 임진왜란에 대비해 군사 등 국방력 강화에 소홀한 선조도 무능력 군주로 역사에 불명예로 남았다. 그리고 이 두 왕에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도성(서울)과 백성(국민)을 버리고 자신만 도피했다는 점이다. 인조는 청의 갑작스러운 침략으로 속수무책 우선 몸을 피해야 했기에 백성을 버리고 도망쳤다는 말에는 좀 더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겠지만 청의 왕에게 삼전도로 나아가 삼배구고두로 신하로서 예를 하는 치욕을 당했다. 인조는 청 태종에게 무릎 꿇고 양손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을 때까지 숙이기를 3번, 이것을 한 단위로 3번 되풀이했다.

 


 

1636년이라면 우리는 병자호란으로 청에 항복한 해로 알고 있다. 이 책 『인조仁祖 1636』은 병자호란에 대해 완전히 다른 문제 인식을 제공하는 책이다. 먼저 저자는 1636년을 중심으로 조선의 내외 정세 및 대응 그리고 전쟁의 실질적 피해자인 백성들의 참상을 사료를 근거로 상세히 서술한다. 저자에 따르면 병자호란은 불가피한 전쟁이 아니었다. 이 책은 인조반정→이괄의 난 →정묘호란 →병자호란 →소현세자의 죽음에 이르는 시간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무능한 지도자의 그릇된 인식과 판단이 엄청난 전쟁의 원인이며, 그것의 최종 피해자는 백성임을 밝힌다. 이 책은 남한산성으로 도망간 주전파와 주화파의 허망한 논쟁보다, 인조의 삼전도의 굴욕보다 남한산성에 숨은 왕을 구하기 위해 근왕군으로 동원된 병사와 의병 그리고 백성들의 죽음, 청으로 끌려간 수십만 명의 억울한 백성들이 왜 그러한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그 원인을 추적한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막연히 조선의 3대 혼군으로 알려진 인조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오욕의 역사에서 현재를 생각하는 ‘역사의 눈’을 조금씩 더 키우게 될 것으로 믿는다.

인조반정은 병자호란의 원인에 해당하는 사건이었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인조는 광해군의 ‘폐모살제와 명나라에 은혜를 갚는다는 재조지은을 명분으로 반정에 성공한다. 따라서 인조에게 전 정권 세력 척결과 광해군의 외교 정책 폐기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왜 그랬을까? 인조는 떠오르는 강자 후금을. 한낱 오랑캐로 규정할 뿐이었다. 더구나 인조는 명을 부모의 나라로 떠받드는 정책으로 일관해, 당시의 국제 정세를 이해하려고도 수용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 구체적인 첫 번째 사건이 정묘호란이라고 저자는 판단한다. 1618년 명과 후금은 사르후에서 전투를 벌인다. 조선은 강홍립을 필두로 1만 3,000의 지원군을 파견하는데, 중원 진출을 노리는 후금은 명을 치기 전에 조선을 먼저 정벌해야 할 군사적 필요성을 확신한다. 게다가 후금은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명나라 장수 모문룡의 가도 주둔을 조선이 불러들인 것으로 여겼다. 따라서 어리석은 군주 인조의 시간은 정묘호란으로 그 서막을 올리게 된다.

 


 

1623년 인조반정 이후 조선은 금나라를 배척하는 정책을 내세우자 1627년 후금은 조선을 침입하여 정묘호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때 조선과 후금은 강화를 맺고 양국관계는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1632년 후금은 만주 전역을 석권하고 명나라 북경을 공격하면서, 친명정책을 취하는 조선을 견제하게 되었고 배후의 안정을 위해 조선을 굴복시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후금은 양국관계를 형제지국의 대등한 관계에서 군신지의로 고칠 것과 황금·백금 1만 냥, 전마 3,000필 등 세폐와 정병( 3만을 요구하였다. 1636년 2월 용골대·마부태 등을 보내어 조선의 신사를 강요하였으나, 인조는 후금사신의 접견마저 거절하고 8도에 선전유문을 내려, 후금과 결전할 의사를 굳혔다. 1636년 4월 후금의 홍타이지는 스스로 황제로 칭하고 국호를 청(淸)이라고 고쳤으며, 조선이 강경한 자세를 보이자 왕자·대신·척화론자를 인질로 보내 사죄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고 위협하였다. 그러나 조선은 주화론자보다는 척화론자가 강하여 청나라의 요구를 계속 묵살하자 홍타이지는 이런 조선의 도전적 태도에 분개하였다. 12월 2일 청나라 홍타이지(태종)는 10만 대군을 스스로 거느리고 수도 선양을 떠나, 12월 9일 압록강을 건너 쳐들어왔다. 의주부윤 임경업은 백마산성을 굳게 지켜 청군의 침입에 대비하였으나, 선봉장 마부대는 이 길을 피하여 서울로 진격하였다.

13일에서야 조정에서는 청나라 군의 침입사실을 알았고, 14일 청나라 군은 개성을 통과하여 한양 외곽에 이르렀다. 조정에서는 급히 판윤 김경징을 검찰사로, 강화유수 장신을 주사대장으로, 심기원을 유도대장으로 삼아 강화·서울을 수비하게 하였다. 또 원임대신 윤방과 김상용으로 하여금 종묘사직의 신주와, 세자비·원손·봉림대군·인평대군을 비롯한 종실 등을 강화로 피난하게 하였다. 14일 밤 인조도 강화로 피난하려 하였으나 이미 청나라 군에 의해 길이 막혀, 소현세자와 백관을 거느리고 남한산성으로 피하였다. 인조는 훈련대장 신경진 등에게 성을 굳게 지킬 것을 명하고, 8도에 근왕병을 모집하도록 격문을 발하였으며, 명나라에 급사를 보내어 지원을 청하였다. 그러나 16일 청나라 선봉군이 남한산성을 포위하였고, 1637년 1월 1일 태종이 도착하여 남한산성 아래 탄천에 20만 청나라 군을 집결시켜, 성은 완전히 고립되었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사진출처 : 두산백과>

 

남한산성에 갇혀 청군의 홍이포 공격에 속수무책이던 인조는 도성 이남의 군 지휘관들에게 납서를 보내 근왕군을 동원하여 자신을 구하라고 명령했다. 병자년 12월, 삼남에서 몰려온 군사들, 의병들, 지휘관들은 혹독한 추위와 군수물자의 부족 속에서 왕을 위해 혈전을 벌였다. 남한산성에 스스로를 가두고 주전파와 주화파 놀이를 주관한 것도 인조였고, 거듭되는 패전에 스스로의 목숨을 구걸한 당사자도 인조였다. 병자호란을 홍타이지의 조선 침략에서만 원인을 찾는다면 왕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수많은 병사, 의병, 장수들 그리고 억울하게 청으로 끌려간 수십만 명의 백성들의 역사적 한(恨)은 여전히 방기되고, 역사를 통해 배우는 교훈은 남지 않을 것이다.

성내에는 군사 1만 3000명이 절약해야 겨우 50일 정도 지탱할 수 있는 식량이 있었고, 의병과 명나라 원병은 기대할 수 없었으므로 청나라 군과의 결전은 불가능하였다. 또한 성 밖에는 청나라 군이 무고한 백성들을 죽이고 노략질하기를 일삼으며, 어미는 진중에 잡아놓고 그 아이들은 추운 길바닥에 버려 거의 모두 굶어죽고 얼어죽었다. 특히 병자년은 혹독한 추위가 오래 계속되어, 노숙)한 장수·군사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기진하여 병들고 얼어죽는 자가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내에서는 최명길 등 주화파와 김상헌 등 주전파 사이에 논쟁이 거듭되다가, 강화론이 우세하여 마침내 성문을 열고 항복하기로 하였다. 청 태종은 조선의 항복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우선 인조가 친히 성 밖으로 나와 항복하되, 양국관계를 악화시킨 주모자 2, 3명을 잡아 인도할 것을 요구하였다. 때마침 강화도가 적에게 함락된 소식을 들어, 어쩔 수 없이 최명길 등을 적진에 보내어 항복조건을 교섭하게 하였다. 1월 28일 이에 청군은 용골대·마부대를 보내 강화조약 조항을 제시하였다.

 

 

인조에게 항복 조건으로 청이 내세운 요구 조건은 나라와 백성 전체를 자신들에게 내놓으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어쩌면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말자는 의견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불행히도 실록에는 언급돼 있지 않는 모양이다. 그저 하층 백성들의 의견이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① 청나라에게 군신의 예를 지킬 것, ② 명나라의 연호를 폐하고 관계를 끊으며, 명나라에서 받은 고명·책인을 내놓을 것, ③ 조선 왕의 장자·제2자 및 여러 대신의 자제를 선양에 인질로 보낼 것, ④ 성절·정조·동지·천추·경조 등의 사절은 명나라 예에 따를 것, ⑤ 명나라를 칠 때 출병을 요구하면 어기지 말 것, ⑥ 청나라 군이 돌아갈 때 병선 50척을 보낼 것, ⑦ 내외 제신과 혼연을 맺어 화호를 굳게 할 것, ⑧ 성을 신축하거나 성벽을 수축하지 말 것, ⑨ 기묘년(1639)부터 일정한 세폐를 보낼 것 등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조가 소현세자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기록은 없다. 그럼에도 소현세자의 죽음 이후 며느리 강빈을 사사하고 손자들을 제주도로 귀양보내어 죽게 내버려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소현세자는 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포로였지만, 명의 멸망을 직접 경험했고 청 제국의 복잡한 정세와 아담 샬을 통해 발전한 서양의 과학 문명을 학습했다. 그는 혼군의 시선으로 정권 안위에 급급했던 아버지 인조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일 수 있었다. 소현세자에 대한 기록과 사실은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그 죽음이 안타까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현세자가 아버지 인조의 냉대 속에서 귀국 2달 만에 세상을 떠난 이유가 그의 건강에 있든, 소현세자가 친청파로 돌아섰다는 오해와 청나라에서 자신을 끌어내리고 소현세자를 왕으로 삼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저지른 독살이든 소현세자의 죽음은 조선이 서양 문물을 수입해 발전할 기회를 잃어버린 안타까운 일이다.

 


 

1월 30일 인조는 세자 등 호행 500명을 거느리고 성문을 나와, 삼전도에 설치된 수항단에서 태종에게 굴욕적인 항례를 한 뒤, 한강을 건너 환도하였다. 청나라는 맹약에 따라 소현세자·빈궁·봉림대군 등을 인질로 하고, 척화의 주모자 홍익한·윤집·오달제 등 삼학사를 잡아, 2월 15일 철군하기 시작하였다. 이로써 조선은 완전히 명나라와는 관계를 끊고 청나라에 복속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관계는 1895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일본에 패할 때까지 무려 260년 간 계속되었다. 전후에는 많은 고아들의 수양문제와, 수만에 이르는(어느 기록에는 50만) 납치당한 이들의 속환문제가 대두되었다. 특히 청나라 군은 납치한 양민을 전리품으로 보고, 속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종실·양반의 부녀를 되도록 많이 잡아가려 하였으나, 대부분 잡혀간 이들은 속가를 마련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속가는 싼 경우 1인당 25∼30냥이고 대개 150∼250냥이었고, 신분에 따라서 비싼 경우 1,500냥에 이르렀다. 속환은 개인·국가 모두 그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큰 일이었다. 여기에 순절하지 못하고 살아돌아온 것은 조상에 대해 죄가 된다 하여, 속환 사녀의 이혼문제가 사회·정치문제로 대두하였다. 1645년 10년의 볼모생활 끝에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은 환국하였으나, 소현세자는 아버지 인조와 갈등으로 2개월 만에 죽었다. 인조의 뒤를 이은 효종(봉림대군)은 볼모생활의 굴욕을 되새기며, 북벌계획을 추진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저자의 병자호란에 대한 관점이 「자신들만의 권력을 지키고 대국을 섬기기만 하면 백성은 어떻게 되는가?」란 제목의 이 책 '서문' 첫 문장에 잘 나타나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병자호란은 갑자기 닥친 전쟁이 아니다. 이 전쟁에 앞서 40여 년 전에는 임진왜란을 겪었고, 불과 10여 년 전에도 정묘호란을 겪었다. 정묘호란 이후, 청나라는 각종 경제적 요구는 물론, 명나라를 치는 데 협조하라며 수시로 조선을 압박했다. 이런 와중에도 인조 정권은 시종일관 국방이나 백성들의 곤궁한 삶을 외면하고 오직 자신들의 권력 팽창에만 열을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임진왜란 당시 원군을 보내 재조지은(再造之恩)을 행한 명나라의 은공을 갚아야 한다며 대명의리를 위해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 했다.”

 


 

정묘호란 후, 조선은 대명의리에 빠져 국제관계에 대한 인식도, 국가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군사력 증강 등 전쟁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10년 후 홍타이지가 즉위하고 명나라 정복이 본격화하면서 또다시 전쟁의 참화에 휩쓸려야 했다. 병자호란은 유례없는 굴욕의 상징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과연 인조는 삼전도에서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린 비겁한 왕으로만 역사의 시간에 멈춰 있어야 하는가? 인조는 반정에 성공한 조선의 전제군주였다. 그리고 반정의 실질적인 책임자이기도 하다. 광해군이 무리한 궁궐공사로 백성의 삶을 도탄에 빠트렸다며 반정의 기치를 높이 들었으나 그는 전쟁이 발발할 때마다 백성과 도성을 버리고 몽진을 떠났다. 정묘호란 때는 강화도로, 병자호란 때는 남한산성으로 숨어들었다. 백성을 버리고 자기 살길만 찾는 군주를 백성들은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청나라가 기마병을 앞세우고 순식간에 서울 인근에 당도하자 인조는 강화로의 피난을 포기하고 남한산성으로 향했다. 반란이 무서워 군사훈련을 금지했던 인조 정권의 정책으로 인해 전력이 약화된 조선군은 홍타이지와 백전노장 장수들이 이끄는 청군에게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저자 : 유근표

 

20여 년간 성곽과 병자호란을 연구했다. 2000년 초 수풀 속에 방치된 서울성곽에 충격을 받고 6년에 걸쳐 답사한 끝에 ‘서울성곽 탐방안내도’를 완성하여 언론에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 10여 년간 문화재 관련 단체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서울성곽 안내와 역사를 강의했다. 남한산성 답사 중, 병자호란 때 임시수도로서 45일간 항전한 남한산성의 역사성에 주목하여, 병자호란에 관한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 후 10여 년 넘게, 『인조실록』 『승정원일기』 『만문노당(滿文老?)』 등 1차 사료와 인조와 병자호란과 관련된 수많은 저작을 연구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인조와 병자호란을 다룬 이 책을 집필했다. 현재는 역사를 주제로 한 저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강산 이조국』 『성곽답사와 국토기행』 『서울성곽 육백년』 『이야기 수동사』 등이 있다. 이밖에 논저로는 「조선왕조의 왕위에 오르지 못한 세자」 「고려와 조선왕들의 수명」 「이회영 일가」 「독립군 최고의 무장 홍범도」 「의사 강우규」 「임시정부와 김구」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김원봉과 의열단」 「석주 이상룡」 「남한산성과 병자호란」 「북한산성」 「서울성곽의 어제와 오늘」 「고개 이야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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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서의 오페라 - 오페라 100선, 감상법 및 음반 소개, 개정판
이종순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단순히 오페라에 대해 설명하는 책인 줄 알았다. 표제어 『취미로서의 오페라』와 오페라 작품 100편의 감상 포인트를 설명하는 책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막상 펼쳐보니 오페라의 신세계가 들어 있었다. 독자는 클래식 음악도 공부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따로 책을 통해서도 배운 적이 없다. 대부분의 비전공자가 그렇듯이 클래식을 처음 접한 것은 학창 시절 음악시간에 음악 선생님이 가르쳐 준 정도가 전부였다. 물론 그때까지도 오페라에 대해서는 완전 문외한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 오페라 관람의 기회가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 이끌려 가다시피 간 오페라 공연은 문외한인 독자가 많은 것을 보기엔 너무 다른 세상이었다. 압도적인 무대장치와 화려한 의상 등만 기억에 남는다. 그때 처음 봤던 오페라가 〈세빌리아의 이발사〉였던 기억이 남아 있다. 스토리도, 오페라 감상 포인트도 모르고... 화려한 의상과 음대 학생들이 부르던 성악의 향연인 듯한 느낌만 들었다.

이후 예술의 전당에서 봤던 오페라는 〈투란도트〉였고, 이 역시 꽤 오래 전이다. 20년은 된 듯하다. 그렇게 햇수로만 치자면 오페라를 처음 대한 지 어느 덧 30년이 지났다. 그러나 클래식과 오페라는 문외한인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자리를 내주지는 않았다. 이후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여러 번 오페라 공연을 찾았으나 오페라나 클래식에 대해 알려고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독자에겐 여전히 '낯선 곳'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이 오페라나 클래식도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만 굳혀졌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책, 클래식과는 꽤 친해졌다. 책과 클래식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느낌을 주었다. 책은 그동안 멀리 했던 동안 부족한 지식욕을 메꾸어 주었고, 클래식은 삶의 의미를 깨닫기에 큰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독자의 오페라에 대한 무지를 취미로 바꿔줄 좋은 안내서이다. 저자 이종순은 오페라나 클래식을 전공한 분이 아니다. 취미로 오페라를 즐겼다고 한다. 사실 취미로 즐기다 오페라를 사랑하고, 즐기고, 책까지 쓸 정도라면 단순히 취미를 넘어선 열정이 있었으리라. 다만 책에 오페라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나 취미로 오페라를 즐기려는 독자들에게는 꽤 알차고 묵직한 지침서 역할을 하기 위한 책을 썼기에 겸손의 의미로 노력과 열정을 쏘옥 빼놓고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오페라를 보다 깊이 공부하시려는 분들에게 책 한 권으로 주요 오페라 100개 작품의 감상법 및 추천 음반들을 소개한 오페라 총서"라고 밝힌 대목에서 저자의 열정을 읽을 수 있다. 취미로서 오페라를 즐겼다는 저자의 글을 보면 오페라에 대해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알려고 노력했던 흔적을 책 곳곳에서 발견된다. 저자는 2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하며 취미로써 오페라를 즐겼다고 밝힌 것이 겸손의 의미라는 반증이다. 아무튼 저자의 입장이야 어떻든 독자로서는 이런 오페라 안내서가 반갑기 그지 없다.

저자가 책에서 제시한 '필수 오페라 100편'도 그냥 인기 있는 오페라를 한데 묶은 것이 아니고, 내심 심혈을 기울여 공부하면서 얻은 것임을 몇 페이지만 읽어도 쉽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편적인 오페라 나열이 아니라 각 작품별 주요 장면, 감상 포인트와 보편적으로 추천되는 음반/DVD까지 세세히 소개한다. 한 권에 오페라 100편의 내용을 충실하게 담은 책은 유일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점으로 미루어 저자의 오페라 내공은 문외한인 독자가 보기에는 전공자 못지 않은 느낌을 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페라를 시작하는 방법에서부터, 이탈리아 오페라, 모차르트 오페라, 독일 오페라, 바그너와 악극, 동유럽 오페라, 오페레타, 바로크 오페라까지 약 100편에 이르는 오페라 작품들을 통해 장구한 오페라의 역사를 개관하고, 최신 음반들을 포함하여 오페라 감상에 필수적인 명반들을 소개한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꽂아두는 책이 아니다. 클래식을 듣거나 클래식 방송을 들을 때 옆에 있으면 언제든 펼쳐보고 지식을 깊게 할 수 있다. 물론 작곡이나 성악 등 직접 클래식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수시로 펼쳐볼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탓에 죽 훑어내리 읽어도 훌륭한 지식 습득이 되겠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방송이나 책에서 자주 나오는 오페라는 거의 전부 망라돼 있어 책상 위에 두는 것이 이 책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저자는 100편의 오페라를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기술하지 않지만 어쩌면 전공자가 보아도 대상 오페라 선정은 '좋다'라는 평가를 받을 듯하다. 우선 이탈리아 오페라를 먼저 알아본다. 이탈리아가 오페라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초적인 부분부터 깊숙한 작품 해설, 스토리에 대한 감상과 곡과 어우러지는 정도 등 오페라 전문 감상법 못지 않은 내용을 보여준다. 취미 수준이 아니라 전문가 수준이다. 거기에 더해 글로 풀어낸 솜씨도 탁월하다. 문외한인 독자가 판단한 것이 정확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 책 저 책 읽었기에 독자로서 하는 말이다.

저자는 서문 「들어가며」를 통해 오페라의 어원부터 언급한다. 이에 따르면 오페라(Opera)는 '작품'을 뜻하는 라틴어 'Opus'의 복수형이다. 클래식 음악을 소개할 때 작품번호라고 해서 그 앞에 Op.을 붙이는데, 예컨대 베토벤의 위대한 교향고 5번 〈운명〉은 Beethoven Symphony no. in C minor Op.67(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작품번호 67)과 같은 식이고, 여기서 Op.가 바로 Opus의 약자다. 저자는 또 "원래 오페라나 클래식 음악은 어릴 때부터 잘해야 하고, 나이가 들어서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생각들이 많다. 집안에 클래식을 좋아하는 어른들이 있어야 그런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데, 대부분 먹고살기 바쁘고 어렵게 자라온 사오십대 분들에게 클래식 음악, 특히 오페라라는 영역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일 수밖에 없으리라"고 말한다. 독자를 두고 지적하는 것 같아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다. 사실 오페라는 20~30대 때 독자의 수입으로는 취미로 하기엔 '너무 먼' 고상한 취미다. 당시 골프가 그랬듯이. 저자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는 듯하다. 1인당 10만~20만원씩 하는 관람료가 일반 서민들에겐 확실히 부담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오페라도 마찬가지다. 오페라의 역사가 훨씬 오래 됐으니 종합예술로서는 조상 격이다. 오페라에는 오케스트라의 관현악과 성악가의 노래(음악), 대본(문학)과 주역들의 연기(연극), 배경과 무대장치(건축)라는 여러 요소가 합쳐 하나의 오페라 작품이 탄생하고 공연된다. 물론 음반을 들을 때는 음악의 다른 요소들이 각자의 상상에 맡겨진다. 이런 특성상 오페라 한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서는 오케스트라 및 지휘자, 성악진(합창단 포함), 연출 파트(의상, 무대장치, 조명 포함) 등이 모두 구비되어야 하고 그론 인해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연주와 공연의 난이도 때문에 뮤지컬과는 달리 장기공연이란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 결과 기업체나 지방자치단체 혹은 애호가들의 지원 없이는 입장료 수입만으로 공연을 울리기가 매우 어렵다. 여기에 뮤지컬과 달리 관객층이 두텁지 못하다는 점도 기여를 한다. 오페라가 폭발적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페라 자체의 존속이 어렵게 유지되어 왔다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저자는 이제 우리 나라 오페라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공연도 어렵고 즐기는 쪽도 한정되어 있으니 우리나라 현실에서 제대로 된 실황을 보기는 지난한데, 그래도 1년에 4~5편 정도 국립오페라단에서 일정 수준을 갖춘 공연을 올리고 가끔 사설 오페라단에서도 공연을 하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이지만 실황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참고 사항이라며 저자가 건네주는 귀띔 한마디는 가슴 아프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오페라를 포함한 클래식 인구가 훨씬 두텁고 외국의 유명한 공연단체도 일본은 자주 방문을 한다. 문제는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불과하지만 일본까지만 오고 우리나라는 잘 오지 않는다는 것. 아직 우리나라는 클래식 분야, 특히 오페라 분야에서는 변방이다. 저자의 말의 사실 여부를 떠나 직접 경험한 말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지만 클래식에서 요즘 우리의 젊은 성악가와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손꼽히는 상황이나 우선 마음을 달래보고, 내일에 대한 희망이 샘솟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저자의 오페라 감상이나 즐기는 법을 배우기 전에 저자의 권유대로 클래식에 대한 지식이나 성악 발성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저자는 유명 오페라 아리아를 모아놓은 킴필레시션 음반을 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오페라 극장에서 실황 공연을 전제로 많은 청중들에게 소리가 전달외어야 하는 성악가의 발성은 마이크를 사용하고 스피커를 울려서 전자화된 소리를 내보내는 대중가요의 창법과 많이 다르고, 성악가들의 발성과 소리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가사를 전혀 모르더라도 대가들의 노래 소리를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이 된다. 특히 오페라 극장의 실황에 익숙해지면 어떠한 전자장치의 개입이 없더라도 사람의 목소리 그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최고의 악기인지 새삼 느낄 수 있다. 또 뮤지컬 중에서도 오페라와 유사한 연주 방식을 가진 작품을 많이 들어보면 오페라에 대한 접근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첨언도 아끼지 않는다. 저자의 조언 몇 마디를 여기에 옮겨본다.

"뮤지컬은 오페레타(Operretta)에서 유래했지만 현재는 오페라의 인기를 한참 능가하는데, 예전에 봤던 뮤지컬 중에 오페라에 가장 근접한 작품을 꼽자면 바로 '레 미제라블'과 '오페라의 유령'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제목 그대로 오페라극장이 배경인데다 음악과 연주 방식도 오페라의 특유한 장면들을 그대로 본땄고, 프리마 도나(prima donna)를 치켜세우는 남자들과 자태를 뽐내는 여주인공, 독창 및 중창과 합창이 어우러지는 피날레는 오페라의 그것을 똑같이 닮았다. 특히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대사 부분을 오페라의 '레치타티보'와 유사하게 처리하는 소위 'song through' 형식으로 오페라에 더 근접하여, 이 작품을 보고 격한 감동을 받았으나 음악적으로 뭔가 2%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p.20~21)

유명 아리아 모음집도 좀 들어보았고 엉겁결에 오페라 실황 공연도 한 번 보았으니 오페라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처음 오페라 전곡을 들어볼 작품을 정해야 한다. 오페라의 시작이 이탈리아이고 가장 대중적인 작품들도 이탈리아 오페라인 만큼 첫 작품은 이탈리아 오페라로 한다. 그리고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표는 누가 뭐래도 베르디 선생이니만큼 베르디 작품 중 가장 익숙한 '라 트라비아타'를 첫 작품으로 정한다. 세세하고 조목조목 지적하고 설명해주니 독자들도 이 대목쯤 읽으면 누구나 '오페라를 취미로'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 든다.

 


 

저자는 웬만큼 설명을 하며 한 가지 더 주의를 덧붙인다. 이에 따르면 오페라 작품들 중 유명한 노래 몇 개를 들어보고 그 작품, 그 노래를 안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결코 오페라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없다. 오페라를 처음 접할 때부터 하이라이트 음반은 권하고 싶지 않다. 힘들더라도 서곡부터 독창, 중장, 합창, 레치타티보, 관현악, 각막(Act)의 피날레 등 한 작품을 첨부터 끝까지 전부 들어보아야 참맛을 알 수 있고, 다른 작품을 들을 때도 지겨워지지 않는다. 전곡 음반을 사서 음반에 들어 있는 대본을 펴놓고 혹은 '고클래식' 등의 사이트에서 한글대본을 다운받아서 펼쳐놓고, 내가 지금 공연장에 와 있다는 기분으로 각 장면을 상상하며 전곡을 듣는 습관을 계속 들이자. 처음에는 지루하고 졸리기만 하겠지만 어려운 시간들을 인내하고 나면 어느 순간 경이론운-누군가 지상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유희라고도 표현한-예술 분야에 진정으로 빠져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미술이나 건축도 그러하지만 어떤 예술 분야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다소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들인 노력 만큼 값진 보상이 오고, 특히 오페라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어느 단계가 되어 귀에 들리기 시작하면 그 보상, 그 감동은 어마어마하다고 감히 장담을 한다. 단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혹은 내가 오페라를 알고 오페라 공연을 보았다는 것을 남들에게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평생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취미로서, 그리고 나와 평생을 같이 갈 수 있는 친구처럼 오페라에 다가서고 오페라와 친해질 수 있기를 저자는 기대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에는 100편의 오페라가 들어 있다. 책에는 각 오페라의 작곡가와 그에 대한 설명은 물론 오페라의 역사적 발전 단계까지 한눈에 궤뚫어볼 수 있는 목차가 책 맨 앞에 자리하고 있다. 자신이 더 찾아보고 더 들어보고 싶은 것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시해 두면 기억에도 지식 깊이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독자들 중심으로 제작되었음을 독자도러 강조하고 싶다.

 


 

작품 설명이나 감상 포인트, 해당 오페라의 작곡 설명, 제작 당시의 관객 호응 등 미처 생각지도 못한 깨알 지식부터 전문적인 감상 포인트와 작가별, 성악가별 특성까지 모두 이 책에 망라돼 있다. 이 책이 '오페라 총서'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다. 뿐만 아니라 오페라 400년의 역사 중 오페라의 사회적 위치와 관객의 선호 흐름 등도 조목조목 살피다 보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깔끔한 정리로 독자들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굳이 장(章)을 나누지 않았지만 특성별, 작곡가, 지역별, 부수적 특징까지 묶어 설명하고 있다. 무조건 내리 읽어도 다 읽고 나면 거의 머릿속으로 정리할 수 있지만 단숨에 내리 읽기에는 많은 양이고, 또 전문 용어나 특히, 초보자 등 독자처럼 문외한들은 한 번에 읽고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읽다보면 저절로 머릿속에 오페라가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독자는 기대한다.

크게 분류해 장으로 구분하자면 「이탈리아 오페라」,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 「중요한 베르디 작품들」, 「센티멘털리즘의 극한 - 푸치니」, 「오페라 부파의 달인 - 로시니」, 「벨리니의 유일한 라이벌 - 도니제티」, 「그 외 이탈리아 오페라」, 「모차르트 오페라」, 「독일 오페라 - 바그너 이전」, 「바그너와 악극(樂劇)」, 「악극의 절정 - 니벨룽의 반지」, 「주세페 베르디 vs. 리하르트 바그너」, 「R. 슈트라우스 - 파격에서 고전으로」, 「프랑스 오페라」, 「동유럽의 오페라(러시아, 체코, 헝가리)」, 「즐거운 오페레타」, 「즐거운 오페레타」, 「현대 오페라들」, 「모차르트 이전의 오페라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 : 이종순

 

1969년 대구 출생.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동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1992년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구)건설부, 건설교통부에서 행정사무관으로 근무하였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2002년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2005년부터 지금까지 법무법인 태일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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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혼자입니다 - 홀로 사는 사람이 꼭 챙겨야 할 인생 정리법
마츠바라 준코 지음, 송경원 옮김 / 지금이책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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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홀로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순간, 나 자신을 잘 정리하고 싶다.” 주변에 폐 끼치지 않고 홀가분하게 떠나려면 조용하게 천천히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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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혼자입니다 - 홀로 사는 사람이 꼭 챙겨야 할 인생 정리법
마츠바라 준코 지음, 송경원 옮김 / 지금이책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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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 사회에는 그야말로 장수 시대를 맞는 기쁨으로 들썩였다. 얼마 전 열풍을 일으킨 노래 〈백세 인생〉은 "육십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간다고 전해라"라고 시작한다. 이 노래는 작곡가 김종완이 1995년 작곡한 것으로 20년 전 친구의 아버지가 50대 연세로 돌아가시자 자식들이 애타게 울고불고하는 모습을 보고 좀 더 오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가사를 썼다고 한다. 원래 제목은 〈저 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말하리〉인데 여러번 재편곡과 개사 과정을 거치고 2013년 〈백세 인생〉이라는 제목이 되었다. 이후 '백세인생'은 입소문을 타고 고속도로에서 많이 찾는 노래 1위로 올라서고 짤방까지 더해져 젊은 층으로까지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 노래가 리바이벌돼 큰 인기를 끈 것은 우리의 '100세 시대' 선언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것이 가요계 평가다. 이른바 '100세 열풍'은 국민 평균 수명이 '100세 시대'로 불릴 만큼 연장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2009년 출생아 기준으로 80.5세다. 지금을 기준으로 한다면 1~2살은 늘었으리라 본다. 40~50년 전에 비해 평균 수명이 20년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열풍을 가져 온 이 노래는 리바이벌된 지 10년을 버티지 못했다. 의학 기술의 발달이 100세 시대를 견인한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100세 이상 인구가 머지않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그렇게 환영할 일은 아니다.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 생산 인구가 비생산 인구를 부담해야 할 경제·사회적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선진화에 성공한 일본은 30여년 전에 고령화를 거쳐 지금은 초고령화 시대라고 한다. 우리도 2025년~2030년이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다고 사회학자나 인구학자 등은 입을 모으고 있다. '100세 시대'의 기쁨은 이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사실 100세를 맞이한다 해도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병간호를 받으면서 병석에 누워 지내기만 하거나, 치매가 되어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행복'이 아니라 '지옥'일 수도 있다. 그 점을 생각해보면 수명 연장이 마냥 즐겁고 행복할 일만은 아니라는 자각심이 든다. 반면 잘 생각해보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다. 더욱이 우리보다 일찍 100세 시대를 건너온 일본의 예도 있어 우리가 대책을 세우는 일은 좀 더 쉬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혼자입니다』는 100세 시대 초고령화 인구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짚어낸다. 특히 죽음을 맞는 홀로 사는 노인의 문제, 고독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 마츠바라 준코는 한 가지로 집약해 말한다.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더는 특별하지 않은 시대에 홀로 맞는 죽음도 더는 특별한 죽음이 될 수 없다고. 죽을 때 만족하며 죽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홀로 사는 사람들이 홀로 마주하게 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위해 챙겨야 할 인생 정리법을 이 책은 담담하게 적고 있다. 저자는 홀로 노후를 보내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일본의 시민단체 SSS네트워크(single, smile, senior life network)의 설립자이자 작가, 감독이며, 일생을 가부장적 규범에 맞서 대안적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실천해온 활동가다.

1947년생인 그 자신도 70세를 훌쩍 넘은 비혼의 노령으로 인생의 마지막 관문을 향해 가며 깨달은 삶의 비밀과 나이 듦에 관한 통찰, 또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인생 과제들을 재치 있는 연륜의 입담으로 풀어냈다. 특히 저자는 홀로 살아온 사람이 홀로 임종을 맞이한 상황을 두고 무조건 ‘고독사’라 지칭하는 데 반기를 든다. ‘고독사’라는 말에는 죽음을 목격한 사람의 시각에서 묘사된 처참한 죽음의 광경만 있을 뿐, 고인의 일생을 향한 존중은 담겨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홀로 살다 홀로 맞는 죽음을 다 쓸쓸하고 비극적인 죽음이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혼자 살던 사람이 혼자 죽는 것이 뭐 그리 이상하냐”고 반문하며, 자신이 평생 살아왔던 방식대로 죽음을 맞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적인 죽음의 방식, 즉 ‘최고의 홀로 죽음’이 아니겠냐고 말한다.

 

 

책에서도 강조되듯,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고독한 죽음’이 아니라 ‘고독한 삶’이다. 이 책은 죽는 날까지 살아 있는 삶 그 자체가 목표이자 목적이어야 함을 강조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나답게’ 자기를 아끼고 지키며 살아갈 것을 주문한다. 홀로 맞이한 나의 죽음 앞에서 누군가가 ‘고독사’를 떠올릴까 봐 전전긍긍하기보다는 ‘행복하게 여한 없이 잘 살다 간다’라고 나 스스로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일본에는 결혼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다는 것이 꼭 고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다른 관계들을 이뤄내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다고 한다. 저자 마츠바라 준코가 20여 년째 운영 중인 SSS네트워크도 이 중 한 곳이라고 밝힌다. SSS네트워크는 비혼 여성과 지역사회 여성들의 네트워크 공간이자 비혼 여성의 삶을 사회에 알리는 여성 공동체로, 이곳 회원들은 돌봄이 필요하게 될 노년의 삶을 함께 공부하며 준비한다. 또 이곳에서 운영하는 ‘합장묘’는 친지나 친족 간의 교류가 거의 없는 이들에게 죽음을 앞두고 심리적으로 위안이 되고 있다.

책에는 저자가 이 단체를 운영하며 만난 사람들의 무수한 사연들이 등장한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눈에 띄는 대목은 ‘홀로 죽음’을 맞이한 고인들의 사례다. 쇼핑하러 가는 길에 쓰러져 그대로 숨을 거둔 85세 미스코 씨, 텔레비전이 켜진 채로 거실 카펫에서 싸늘하게 식어간 60대 교코 씨, 시한부 선고를 받았음에도 좋아하는 등산을 즐기다 집에서 조용히 홀로 생을 마감한 쉰아홉 살의 요시다 씨. 홀연히 홀로 자신의 임종을 맞이한 사람들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이들의 죽음이 누군가에게는 외롭고 쓸쓸한 죽음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때 이른 안타까운 죽음으로 비치겠지만, 노령의 비혼인 저자의 시각에서 ‘최고의 홀로 죽음’이다. 죽기 직전까지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 요란하지 않게 홀로 삶을 마감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는 집에서 죽든, 길에서 죽든,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죽든 임종 장소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 사람이 고독과 함께 혼자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는가, 즉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왔느냐가 나의 가장 큰 관심사다”(p.109)

물론 사람마다, 또 혼자 사느냐 가족과 함께 사느냐에 따라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죽음이 “자기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왔기에 멋지게 홀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준다면, 우리는 이 깨달음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삶의 방식을 가다듬을 수 있지 않을까. 책에 따르면 홀로 사는 사람이 종종 난감할 때가 있다. 가령 요양시설 입소를 앞두거나 입원이나 수술을 해야 하는 긴박한 순간, 신원보증인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른바 ‘보호자’가 없는 이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비혼에 나이도 많다면 가족을 보호자로 세우는 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책에는 홀로 사는 사람들이 종종 맞닥뜨리는 곤란한 상황들을 소개하며 어떻게 이에 대응하면 좋을지 조언한다. 저자는 보호자 문제뿐만 아니라 존엄사와 연명치료에 관한 최근의 이슈도 다루는데, 본인의 의사를 미리 주변에 알리고 여기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까지 작성해둘 것을 권한다.

많은 1인 가구가 궁금해하는 유산 문제도 중요하게 다뤘다. 대다수가 “유언장을 쓸 만큼 대단한 부자도 아닌데···.” 하며 유언장을 마치 돈 많은 이들이나 쓰는 것으로 여기는데, 저자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유언장을 반드시 작성해둘 것을 당부한다. 이미 고인이 된 SSS네트워크 회원의 말을 빌리면, 유언장을 써두어야 본인이 정말 주고 싶은 사람에게 재산이 전달될 수 있을뿐더러, ‘누구에게 무엇을 얼마나 남길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동안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등 유언 방식에 따른 장단점도 기술되어 있으니 실제 유언장 작성에 앞서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가능하다면, 살아 있을 때 유품 정리 대행업체와 사후의 일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다음 계약까지 미리 해두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고독사, 즉 홀로 살던 사람이 홀로 임종을 맞고 ‘한참 후에나 발견되는 죽음’을 피하기 위한 생활의 팁도 담았다. 고독사란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홀로 사는 노인 가구 층에서 많았으나, 점차 중장년층과 청년층의 고독사도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고독사 사례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당국에서도 '고독사예방법'에 따른 소외계층이나 수급자,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노인 등에 대해 수시로 전화로나마 접촉을 시도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고독사를 줄이는 데 얼마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초고령화 사회가 된 일본의 경우 저자처럼 민간단체 설립으로 죽음 이후의 정리를 해주는 단체를 지원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방법도 역시 좋은 대처법은 아닌 듯하다. 계속해서 고독사가 나온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고독사와 비슷한 '무연고 사망'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이는 장례를 치러야 되는데 아무도 인도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사망자의 연고자가 아예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경우나, 연고자가 있지만 여러 사정 등의 이유로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 등을 가리킨다.

고독사는 가족, 친척, 사회에서 격리돼 홀로 떨어져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음에 이르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시신이 오랫동안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현대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고독사에 대해 고령화·핵가족화·1인 가구화 등을 그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과거 홀로 사는 노인 가구 층에서 많이 발생한 고독사는 점차 중장년층과 청년층에서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처럼 고독사가 늘면서 고독사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피해를 방지하려는 취지 등으로 2020년 3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고독사예방법)'이 제정돼 2021년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고 관계 당국은 밝히고 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국민은 고독사 위험에 노출되거나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으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고독사위험자를 고독사 위험으로부터 적극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에 더해 개인적으로는 취미나 봉사활동 혹은 지역사회 모임 등에 규칙적으로 참가하면서 외부와 단절되는 것을 피하고, 우유나 신문 등의 구독 서비스, 무료 도시락 배달 서비스, 요양사 방문 서비스도 적극 활용할 것을 이 책의 저자는 제안한다. 여기에 전자통신 기반의 ‘1인 가구 안부 살핌’ 서비스도 이용해볼 것을 권한다. 이 외에도 책은 현실적인 조언들로 빼곡하다. 사람은 살던 대로 죽는다고 했다. 언젠가 마주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혼자일까 두렵다면, 지금의 나를 돌아보자. 그리고 오늘 하루를 나의 삶으로 온전히 채우자. 저자 자신도 적지 않은 방황과 고민, 시행착오를 통해 깨닫게 된 ‘나다운 삶, 그리고 나다운 홀로 죽음’의 지혜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가 책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해 나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홀로 사는 이라면 참고해볼 사안이다. ① 유언장은 법정 상속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남기고 싶다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유언장은 건강할 때 작성해 두어야 삶이 자유롭고 편안해 진다. 이 때 자산은 물론 장례절차와 유품의 정리와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한다. ② 죽음을 앞두었을 때에는 걸어서 올수 있는 지척의 거리에 믿을만한 사람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③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적어도 현금 1백만원정도를 가지고 있어야 비상사태 시 지인이 와서 즉각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택시비를 계산한다든가 하는 것 등이다. ④ 믿을만한 사람에게 현관문 비번을 알려 주거나 보조열쇠를 맡겨야 자신의 시신을빨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멋지게 혼자서 살아왔다 해도 마지막에 가서 구더기로 뒤덮이는 인생이라니 참으로 허망할 수밖에 없다. 죽은 뒤의 일이야 본인은 알 수 없다고는 해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광경이다. 그러면 홀로 생활하는 사람이 사망 후 3일 이내로 발견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평소 당신에게 관심 가져주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린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p.235)

 

저자 : 마츠바라 준코

 

1947년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나 쇼와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 퀸스칼리지 대학원에서 카운슬링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39세 때 『여자가 집을 살 때女が家を買うとき』로 작가로 데뷔한 후, 세 번째 작품인 『크루아상 증후군クロワッサン症候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평생을 여성과 인권에 관심을 두고 저술 활동과 강의를 해오고 있으며, 1998년 홀로 노후를 보내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NPO법인 SSS네트워크(single, smile, senior life network)를 설립해 현재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전통문화와 부딪히는 비혼 여성의 분투를 유쾌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나의 장례일기〉에서는 감독 겸 제작자로 참여했다. 저서로 『장수지옥長生き地獄』, 『멋진 인생을 고민하는 아름다운 여성을 위하여?んだほうが人生はうまくいく』, 『나의 나 홀로 인생わたしのおひとりさま人生』, 『혼자인 노후老後ひとりぼっち』, 『고독이야말로 최고의 노후孤?こそ最高の老後』, 『혼자인 노후는 두렵지 않다ひとりの老後はこわくない』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송경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일본어교육과 일본근대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번역가 및 외서 기획자로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책들을 소개하려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 『100세까지의 독서술』 , 『고양이형 인간의 시대』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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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사도들 - 최재천이 만난 다윈주의자들 드디어 다윈 6
최재천 지음, 다윈 포럼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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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은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이 창시한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 이론이다. 생물학이나 지질학 등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다윈의 진화론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도는 대략 알고 있다. 그만큼 큰 파장을 몰고 온 인류의 기원에 관한 이론이기 때문이다. 진화론이 옳은 이론인지에 대한 진위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창조론을 정면으로 뒤엎는 이론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서구 대부분의 문명은 기독교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창조론은 서구 문명에 결정적 인식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진화론에 대한 발표 당시 파장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생물학의 뉴턴'으로 불리는 찰스 다윈은 당시에는 의학 수업을 받았으나, 이를 포기하고 지질학과 식물학에 심취하였다고 한다.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박준우, 2009년)에 따르면 다윈은 1831년에 비글호를 타고 5년 간 세계 일주를 할 때 라이엘의 『지질학 원론』을 탐독했다. 항해 중 다윈은 광범위한 지질학적, 식물학적, 동물학적 자료를 수집했다. 그는 아메리카 대륙을 남하함에 따라 극히 가까운 종들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을 보았다. 또한 다윈은 육지에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동태평양의 갈라파고스(Galapagos) 제도의 섬들에서 참새와 비슷한 되새류가 30여 종이나 있음을 보았는데, 이들은 육지에서 보았던 되새류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부리 모양이 달랐으며 섬끼리도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어떻게 30여 종의 비슷한 새들이 격리된 섬에서 살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것이 우연이기보다는 아마도 아주 오래전에 한 종류의 새가 이 섬으로 날아온 후 세월이 지나면서 서로 다른 형태로 변했으리라고 추측했다. 생물체가 진화한다는 것은 탈레스 시대에도 제기되었고, 라마르크가 이에 대한 견해를 책으로 발표하기도 했으나, 성서에 동물과 식물이 변화했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견해는 별로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 항해에서 그는 또한 생물 종이 기후가 아닌 지리적 격리에 의해서도 달라진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 책 『다윈의 사도들』은 저자 최재천이 〈「드디어 다윈」 시리즈 출간에 부쳐〉라는 제목의 발간사에 "드디어 '다윈 후진국'의 불명예를 씻게 되었다"고 쓴 첫 문장을 틍해 우리 나라의 다윈 연구가 선진국에 비해 늦었고, 그만큼 뒤떨어졌다는 점을 독자는 처음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이 책 출간은 표제어처럼 다윈 진화론의 추종자들의 인터뷰집이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우리도 이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만큼 학문도 상당히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적절한 선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난 2009년 '다윈의 해'에 다윈을 재조명하는 각종 행사와 출판 기획이 활발하게 이뤄진 이후 당초 계획했던 시기보다 다소 늦게 3권의 책 『종의 기원』,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이 출간됐거나 계속 간행중인 것만으로도 다윈 연구의 출발선에 섰다는 저자의 말을 통해, 독자들의 희망과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인터뷰한 13명(부부 1쌍 포함)의 '다윈주의자'를 '사도'로 표현한 것은 예수의 12명의 제자를 사도로 표현한 것에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 이 책은 당초 계획했던 다윈의 저서를 번역한 것과는 별도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앞서 언급한 갈라파고스 되새류의 생태와 진화를 연구하고 있는 프린스턴 대학교 로즈메리 그랜트와 피터 그랜트 부부 등 다섯 명을 인터뷰하는 기획이었지만 그 분들을 만나러 가는 길목에서 다른 탁월한 다윈주의자들을 틈틈이 만나 나눈 대담을 엮어 이 책을 발간했다고 밝히고 있다. 책에 따르면 현재 다윈의 이론은 현대 생물학의 기초 중의 기초, 현대 과학의 기둥 중 기둥으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다윈주의(Darwinism)라고도 불리는 다윈 진화론의 한국 사회에서의 위상도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느리지만 천천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한 예로 한국 진화학회가 작년 9월 출범했고, 그간의 계획과 행사 개 등은 모두 2009년 국내 생물학자들의 모임이 기조었다는 점도 저자는 밝히고 그들의 노고도 엿보인다.

 


 

이 책은 앞서 밝힌 대로 다윈주의자 12명의 인터뷰집이다. 이들은 저자와의 대담을 통해 다윈 이론의 이모저모를 밝혀주고, 그들의 연구 과정이나 현재 상황, 그리고 발전 방향 등을 제시함으로써 다윈의 진화론이 하나의 학설에 그치는 이론이 아니라 인류와 함께 앞으로도 진보를 함께할 인류의 벗이자 방향을 제시해주는 선구자의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11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사도 1장(한 장만 두 사도를 함께 묶었다)인 셈이다. 그들은 모두 다윈의 사도임을 새삼 저자가 말하지 않아도 그들이 하는 연구나 조사 등이 모두 다윈과 다윈의 이론에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두 열거하는 일이 번거롭지만 그들의 이름은 진화론과 생물학의 각종 책이나 논문 등에서 수시로 나올 것으로 예상돼 적어둔다. 1장 「다윈 법정의 선서 증인-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2장 「개미와 공작, 더 무엇이 필요하랴?-헬레나 크로닌」, 3장 「익숙함을 낯설게 만드는 진화 심리학자-스티븐 핑커」, 4장 「유전자의 눈을 가진 미스터 다윈-리처드 도킨스」, 5장 「다윈을 철학하다-대니얼 데닛」, 6장 「식물학자 다윈, 그리고 그의 식물학 동료들」, 7장 「마음을 들여다보다-마쓰자와 데쓰로」, 8장 「블루칼라 다윈 학자-스티브 존스」, 9장 「현대판 다윈의 불도그들-매트 리들리와 마이클 셔머」, 10장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엄마보다도 더 중요한-제임스 왓슨」, 11장 「그래서 다윈은 누구인가-재닛 브라운」 등이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원래 이 책은 2012년에 초판이 출간되고 2022년 10년 만에 개정 증보판이 출간된 『다윈 지능: 최재천의 진화학 에세이』와 짝으로 기획된 책이다. 2005년 최재천 교수가 우리 사회의 다윈주의자를 모아 만든 ‘다윈 포럼’의 다윈 선집 출판 프로젝트인 「드디어 다윈」에서 다윈 진화론의 기본 개념과 이론을 다루는 『다윈 지능』과 함께 당대 다윈주의자들의 사상과 업적을 소개하며 현대 진화론이 펼쳐지는 양상을 소개할 해설서로서 기획되었다.

 

 

하지만 인터뷰이들의 대담 원고 검수와 수정 작업이 지연되면서 이 책의 출판 역시 미뤄졌다. 2019년 장대익 교수가 옮긴 『종의 기원』, 2020년 김성한 교수가 옮긴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의 출간으로 국내 유일의 다윈 선집이라고 할 「드디어 다윈」 시리즈의 출간이 본격화되면서 이 책의 마무리 작업과 『다윈 지능』의 개정 증보 작업도 속도를 올려 진행되었다고 한다. 2022년 11월 24일 팬데믹(pandemic)과 공진화, 마음의 진화, 음악의 진화, 그리고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에 관한 글이 추가되고 기존 내용이 업데이트된 『다윈 지능』의 2판이 출간되었고, 2023년 2월 14일 다윈 탄생 214년째 되는 날에 이 책 『다윈의 사도들』이 출간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로써 다윈 포럼 결성으로부터 18년 만에 현대 다윈주의의 이론과 실천을 아우르고자 했던 최재천 교수의 구상이 하나의 매듭을 짓게 되었다고 출판사 측은 평가하고 있다.(최재천 교수와 김성한 교수가 번역하는 드디어 다윈 2, 3권인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은 2024년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

최재천 저자는 1999년 사회 생물학과 동물 행동학의 최신 연구들을 바탕으로 개미들의 사회성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개미 제국의 발견』으로 출판계에 데뷔한 이래 50종 가까이의 저서와 번역서를 출간하며 진화 생물학의 전도사로서 다윈의 사상과 현대 생명 과학의 통찰을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해 왔다. 뿐만 아니라 한 가정의 가장을 남성으로만 해야 한다는 호주제가 자연에도 있다면 그 가장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호주제 폐지에 일익을 보탰고, 하버드 시절의 지도 교수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통섭(Consilience)』의 번역 출간을 계기로 한국 교육계와 학계를 100년 넘게 지배해 온 문·이과 분리 체제를 무너뜨리는 통섭과 융합 바람을 일으켰고, 국립 생태원의 기획과 설계에 깊이 관여하고 나아가 초대 원장을 맡음으로써 국립 생태원이 단순한 전시 기관으로 그치지 않고 학술 연구 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으며, 코로나19 일상 회복 지원 위원회 민간 위원장 등을 맡아 진화 의학의 관점에서 팬데믹 방역과 일상 회복의 마스터플랜을 준비했다.

 


 

 

이 책은 표제어 표현 그대로 다윈주의자들이다. 다윈주의의 이론과 실천을 겸비해 온 진정한 사도라 할 수 있는 커리어를 지나왔고, 지금도 쌓아가고 있는 학자들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윈주의의 기원지로 일컬어지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50년 가까이 다윈 핀치(되새류)를 연구해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 적자 생존을 통한 종의 분화와 생물 다양성 확대라는 현상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낸 피터 그랜트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1장 첫째 사도) 자연 선택과 함께 다윈 진화론의 두 기둥 중 하나인 성 선택 개념의 형성과 발전의 역사를 명쾌하게 해명한 과학사학자이자 철학자인 헬레나 크로닌.(2장 둘째 사도)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예언했던 심리학과 생물학의 융합의 산물인 진화 심리학의 최전선에서 인간의 인지와 언어를 연구하는 스티븐 핑커.(3장 셋째 사도) 멘델의 유전학과 DNA 이중 나선 구조 발견으로 20세기 초중반 눈부신 발전을 이룬 유전학의 관점에서 다윈주의 통찰을 재해석하고 발전시킨 리처드 도킨스.(4장 넷째 사도) 의식, 종교, 자유 의지, 문화의 진화 등 기존에는 철학의 과제로만 여겨졌던 인문학적 문제들을 다윈주의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재구축하는 생물 철학자 대니얼 데닛.(5장 다섯째 사도)

화석으로 식물의 진화 계통수를 추적하는 식물학자이자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과 런던 큐 왕립 식물원의 수장을 역임한 피터 크레인.(6장 여섯째 사도) 독특한 역사를 이룩한 일본 영장류학의 정통 후계자이자 유인원 언어 연구의 개척자인 마쓰자와 데쓰로.(7장 일곱째 사도) 방송과 책, 그리고 강연을 통해 다윈의 사상과 생물학의 발전상을 대중에게 널리 퍼뜨리기 위해 애써 온 스티브 존스.(8장 여덟째 사도) 다윈의 가장 유창한 대변자 중 하나인 과학 저술가 매트 리들리(9장 아홉째 사도)와 사이비 과학에 맞서 회의주의 운동을 주도하며 다윈의 진화론을 강력하게 옹호해 온 마이클 셔머(9장 열째 사도). DNA 이중 나선 구조의 발견자로 20세기 생물학 그 자체로 평가받았던 제임스 왓슨. (10장 열한째 사도) 다윈의 삶과 업적, 그의 성격과 행적을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재현해 낸 『찰스 다윈 평전』의 저자 재닛 브라운.(11장 열둘째 사도)가 독자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과 나눈 대담의 내용 모두를 여기에 적을 수는 없고, 생물학이나 진화론의 문외한인 독자 입장에서는 다윈이 1859년에 자신의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자연선택 또는 생존 경쟁에서의 적자생존에 의한 종의 기원에 대하여(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라는 긴 제목의 책에 대한 앞서 언급한 박준우 저자에 따른다. 이 책에는 이 긴 제목을 1872년 제6판부터 제목을 줄여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이라고 하였다. 다윈이 논증한 종의 기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① 모든 생명체는 약간씩 변이 한다.

② 이 변이는 후대로 물려 전해진다.

③ 생존을 위한 극심한 투쟁이 있으며, 생존에 유리한 변이가 일어나는지 여부가 생명체의 생존을 결정한다.

④ 아주 긴 지질학적 역사 속에서 이들 성공적인 변이가 곧 아주 다양한 동식물 종이 생성되는 기원이다.

진화의 개념은 화학, 천문학, 언어학 및 인류학에도 응용되었지만, 자연선택의 학설이 그대로 적용된 곳은 주로 사회철학 및 윤리학이었으며, 사회진화론자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진화론의 등장으로 신학은 성서절대주의를 고집하는 파와 성서해석주의를 주장하는 파로 분파되었으며, 생명체는 신에 의해 창조되었고 자연의 오묘한 구조와 진행은 결코 우연일 수는 없고 신의 계획에 의해 진화된다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타협안도 제시되었다. 사회주의자들은 생존경쟁의 개념이 자신들의 견해에 부합되기 때문에 진화론을 환영하였다.

 


 

이 책의 저자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의 머리말을 「다윈의 ‘아미’」라는 제목의 글로 장식한다. BTS의 팬덤인 ‘아미’가 BTS의 음악과 메시지를 “체화한 다음 콘텐츠를 재생해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것이 BTS를 세계 최고의 그룹 반열로 올린 것처럼 다윈과 그의 진화론 역시 그의 ‘아미’라고 할 수 있는 다윈 당대의 팬덤과, 현대에도 그의 제자와 사도를 자처하며 과학 분야 곳곳에서 활약하는 현재의 팬덤이 없다면 확산되지도, 발전되지도 않았으리라고 지적한다. 말 그대로 다윈주의는 더할 수 없이 “자발적이고 효과적인 집단 지능”의 산물인 것이다. 이렇게 집단 지능의 일종이라 할 ‘다윈 지능(Darwinian intelligence)’의 핵심 개념과 이론을 29개의 키워드로 소개하는 책이 『다윈 지능』이고, 이 집단 지능을 이루는 인간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책이 바로 이번에 출간된 『다윈의 사도들』이다. 저자는 이 책들을 디딤돌 삼아 자연과 우주 삼라만상의 궁극적 원인을 탐구하는 ‘위키다위니아(WikiDarwinia)’를 꿈꾼다고 밝혔다.

저자는 이 열두 사도들(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를 한 사도로 계산했다)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찰스 다윈이 어떤 ‘인간’, 어떤 ‘과학자’였는지, 다윈이 썼고 생물학에서 사용되는 ‘진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윈의 업적이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다른 분야 위대한 과학자들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 다윈주의가 과학만이 아니라 철학과 종교, 나아가 인간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각의 다윈주의자들, 이 책에 등장한 다윈의 사도들은 진화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 그리고 도대체 왜 다윈이 중요한지 따져 묻는다. 최 교수는 인터뷰를 모두 정리하고 나서 쓴 「맺음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살면서 내가 해 온 제법 많은 일을 돌이켜보니 다윈의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수행한 행전(行傳)이었다. 2009년 세계 여러 곳에서 열두 동료 사도들을 만나 그들의 행전을 함께 되짚어보며 나는 참으로 많은 걸 깨닫고 배웠다." 저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인간 진화 생물학' 수업을 받던 학생들이 수업이 끝난 후 일제히 박수 치며 "아멘"을 외치던 장면을 회상하며 "우리는 여전히 다윈의 샘으로 돌아가 그의 물로 목을 축인다"라고 외치던 마무리 발언을 떠올린다.

 


 

저자 : 최재천(崔在天)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 학위를,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을 지냈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와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를 맡고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와 『과학자의 서재』를 비롯하여 수십여 권의 책을 쓰고 번역했다.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학자로,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번역하여 국내외 학계의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1995년 이래로 시민단체, 학교, 연구소 등에서 강연을 하거나 방송출연, 언론기고를 통해 일반인에게 과학을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학창 시절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지만 방학만 되면 어김없이 고향의 산천을 찾았다.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1979년 유학을 떠나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19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 전임강사를 거쳐 1992년 미시간대의 조교수가 됐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고, 1992-95년까지 Michigan Society of Fellow의 Junior Fellow로 선정되었다. 2004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교수로 부임하였으며 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냈고, 2006년 이화여대 자연과학대로 자리를 옮겨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이화여대 에코과학연구소 소장과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를 맡고 있.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설립한 통섭원의 원장이며, 기후변화센터와 136환경포럼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그 밖에도 '국제환경상' '올해의 여성운동상' '대한민국 과학기술훈장' 등을 수상했고,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을 비롯하여 4개의 국제학술지의 편집위원을 역임하였다. 해외에서는 주로 열대의 정글을 헤집고 다니며 동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국내에 머물 때면 "알면 사랑한다!"라는 좌우명을 받쳐 들고 자연사랑과 기초과학의 전도사로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하버드 시절 세계적 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로 있었으며, 그의 개념을 국내에 도입하였다. '통섭'이라는 학문용어를 만들어 학계 및 일반사회에 널리 알리고 있다. 1998년부터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과학기술부 과학교육발전위원회의 전문위원을 맡아 청소년의 이공계 진출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과학의 대중화를 실천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과학자의 서재』와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비롯하여 30여 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그가 한국어로 쓴 최초의 저서 『개미제국의 발견』은 2012년 봄에 영문판 The Secret Lives of Ants로 존스홉킨스대학출판부에서 출간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영문서적을 비롯하여 다수의 전문서적들과 『개미제국의 발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인간의 그늘에서』,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인간은 왜 늙는가』,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통섭』, 『알이 닭을 낳는다』,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알이 닭을 낳는다』, 『벌들의 화두』, 『상상 오디세이』,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21세기 다윈 혁명』, 『개미』, 『인문학 콘서트』, 『과학자의 서재』, 『통섭의 식탁』, 『호모심미우스』, 『다윈지능』,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등의 저 · 역서 외에도 여러 책에 감수자로 참여했다. 2019년 출간된 『동물행동학 백과사전(Encyclopedia of Animal Behavior)』의 총괄 편집장을 역임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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