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온도가 전하는 삶의 철학
김미영 지음 / 프로방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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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에 들어가 있는 '기억'이란 단어에 주목해 봤다. 기억의 뜻을 우선 생각해 본다. 기억은 사전에서 크게 세 가지로 풀이돼 있다. ①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②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③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 등으로 분류된다. 의미는 알겠지만 백과사전을 이용해 더 세밀하게 생각해 본다. 생명과학대사전은 인상, 지각, 관념 등을 불러 일으키는 정신기능의 총칭이라고 말한다. 사람이나 동물이 경험한 것을 특정 형태로 저장하였다가 나중에 재생 또는 재구성하는 현상이라는 의미다. 새로운 경험을 저장하는 작용, 기명된 내용이 망각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작용, 유지하고 있는 사항을 회상할 수 있는 활동을 기억의 3요소라 한다고 기록돼 있어 더 자세한 의미에 다가갈 수 있었다. 백과사전은 덧붙여 기억은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시간적 측면에서 불필요하면 잊게 되는 단기기억과, 장시간, 때로는 평생 동안 유지되는 장기기억이 있다고 쓰여 있다.

이 책 『기억의 온도가 전하는 삶의 철학』에서 저자 김미영은 기억의 온도를 묻는다. 독자 개개인은 자신이 갖고 있는 기억의 온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저자는 기억의 온도를 구체적으로 수치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따뜻하다, 싸늘하다 등 감각적 온도를 말한다. 모든 사람은 흔히 '추억'이라고 표현되는 과거 기억을 갖고 있다. 과거 경험했던 일이나 어떤 현상에 대한 느낌을 뇌의 기억장치에 저장했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뇌에서 관장하는 일이라고 배운다. 그렇다면 인간의 기억은 '감정'이 동반된 과거의 일이나 현상을 되새기는 것이다.

 


 

기억에 관한 한 우리가 오늘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감정이 섞인 기억이라면 컴퓨터가 인간을 아직은 따라오지 못한다. 컴퓨터는 기계일 뿐이어서 감정이나 느낌, 이것들이 동반된 기억은 아예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에서 인공지능(AI)이 여러 가지 면에서 인간의 뇌를 능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감성이나 감정, 느낌 등은 인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이것마저 인간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긴 하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것이라면 감정이나 느낌 등에 대한 지적 능력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인공지능이 이것마저 뛰어넘을 태세이긴 하지만 말이다. 예술이나 법적 판단 등 고도의 인간 활동은 이미 AI가 정복했다고도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책은 저자가 과거 기억들로 더 풍부한 감정을 기억하고, 그 기억들이 '따뜻한 것'이었다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능을 한다는 의미에서 쓰인 것으로 읽힌다. 저자는 어렸을 때 엄마가 이불을 풀 먹인 홑청을 시침질해 푹신하게 덮어준 기억을 끄집어 낸다. 여름 내내 덮었던 시원하고 얇은 이불을 다 걷어 내고, 하얀 솜이 도톰하게 들어있는 푹신한 이불을 꺼내 아이들 침대에 각각 세팅을 해준 엄마를 기억하는 것이다. 이젠 저자 자신이 엄마가 돼 아이들에게 뽀송뽀송하고 푹신한 이불을 덮어 주면서 과거 어렸을 때의 똑같은 일을 한 엄마를 추억하고 있다. 그 이불은 따뜻했고, 따뜻함은 '사랑'으로 마음속에 저장돼 있었다는 의미와도 뜻이 통한다. "살아가다 보면 문득, 그 어떠한 기억이 스쳐 지나갈 때가 있는데, 그 당시 엄마의 이부자리는 지금까지도 나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곤 한다."

 


 

이 책은 기억을 끄집어내 그 기억의 온도를 글로 표현하면서 우리 삶에 얼마나 깊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자 해묵은 일기장이기도 하다.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만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뇌는 그런 선별 작업은 못하나 보다. 기쁨과 즐거운 기억만 남아 있는 게 아니라 슬프로 안타까운 기억도 모두 남아 있기에 하는 말이다. 독자의 기억도 마찬가지다. 서로 비교할 수 없지만 이처럼 따뜻했던 기억이나 슬펐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고,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 사람 뇌가 인공지능처럼 기계라면 다 뒤집어 비교해서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살았나를 비교해 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본다.

저자는 「기억의 소환, 그 온도를 느끼며」란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첫 책을 집필할 당시의 기억을 꺼낸다. "무척이나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자료들을 찾고, 취재하고,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첫 시작에 대한 순수한 열정!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아직 경험하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알아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가슴 벅찬 일이었다. 그때 그 열정, 그 끓어오르던 열정에 대한 기억이 가끔은 삶의 매너리즘에 빠진 나를 일으켜 세워주기도 한다.‘그래, 지금 이 나이에도 못 할 게 뭐 있어?’ 그렇게 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힘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그 힘으로 계속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기억이라는 것은 문득 스쳐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러 소환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특히 마음이 외롭고, 허전하고, 삭막할 때 그런 기억들을 소환함으로써 깊은 사색에 빠지곤 한다. 저자는 남동생에 대한 기억도 끄집어 낸다. 지금은 미국 시민권자가 되어 있는 남동생이 언젠가 나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은 사춘기 때 그 누구에게도 마음 터놓을 가족이 없었다고 했다. 가족이자 누나였던 저자가 그런 동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기억이 저자의 가슴이 아프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기억들을 소재로 모두 4개의 장(章)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따뜻했던 기억들(내 삶의 이유)」, 2장 「열정적이었던 기억들(내 삶의 힘)」, 3장 「싸늘했던 기억들(내 삶의 깊이)」, 4장 「추웠던 기억들(내 삶의 상처)」 등이다. 4개의 장에서 온도를 나타내는 단어들이 등장한다. '따뜻했던, 열정적이었던, 싸늘했던, 추웠던' 등이다. 일년 춘하추동과 맞게 조합했다. 구성 능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것은 삶의 기억들이 우리의 사계절과 같이 다양했다고 볼 수도 있고 계절이 우리에게 삶의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모두 독자들의 몫이고 독자들이 판단하면 될 일이다. 저자에게 봄의 기억은 '삶의 이유'가 되고, 여름의 기억은 '삶의 힘'이 되었다. 또 삶의 깊이는 가을의 싸늘했던 기억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돋보이고 겨울을 '삶의 상처'로 표현해 추위를 연상케 한 것은 저자의 사유가 깊었다고 이해된다.

저자에게 봄은 봄을 상징하는 냄새와 함께 왔나 보다. 봄의 전령사 '쑥국'에 대한 기억이다. 지금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봄이라고 해서 쑥국을 먹는 일은 드물지만(쑥 자체가 도시에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시 자연산이 시장에 나오면 굉장히 비싸다고 한다) 어렸을 때 농촌 등 지방에선 봄이면 캘 수 있는 쑥이나 냉이 등으로 국을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 향도 향이지만 건강에도 무척 좋다고 해서 너도나도 쑥을 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이 기억을 소환해 내며 이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난 모양이다. "지금도 가끔 어디에서 구수한 쑥국 냄새가 풍겨오기라도 하면 그 옛날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엄마와 바구니 끼고 거북산으로 향한던 길, 산꼭대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엄마와 심호흡하던 기억, 메뚜기, 여치가 폴작폴짝 뛰어나디던 드넓ㅇ느 풀밭,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나무, 습한 지대에 쫙 깔려 있는 탐스러운 고사리, 해가 질 때까지 쪼그리고 앉아 쑥을 캐던 일...(p.25)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느끼는 점이 있다. 사람의 기억에는 즐겁고 기쁜 일보다 슬프고 화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한때 독자는 기억을 더듬어볼 때 어렸을 때 기억은 즐겁고 좋은 기억이 많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슬프고 아픈 기억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기억이 선별해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면 왜 슬프고 아픈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고 생각하게 됐다. 인간의 기억의 총량을 따져 슬픈 일이 많은 것은 어쩌면 삶 자체가 슬프고 언짢은 일의 연속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맞설 방법이 없어서이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모든 악이 튀어나올 때 '망각' 이 마지막 튀어나왔다는 것은 그래도 인간에게 다행이라고 했다는 신화의 해석을 맞다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만일 망각이 없다면 인간은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도라의 상자에 대한 어느 문학비평가의 해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맞는 말 같아서 여기서 해본 말이다.

저자의 '추웠던 기억' 중에 으뜸은 아무래도 어머니의 건강과 돌아가시기 전의 어머니의 모습 등이 가장 가슴 아프고 눈물 나는 일이었던 것 같다. "아니, 철심도 있었다. 엄마가 고관절 수술을 할 때 철심을 박아 넣었던 것이 그대로 재와 함께 섞여 나온 것이다. 그 순간, 또 오열했다. 가슴을 갈기갈기 찢으며 상상조차 못할 정도의 고통이 뒤따랐다. 나를 낳고 길러주신 엄마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낸다는 것! 그것은 무엇으로도 형언할 수 없는 한없는 슬픔이었다. 그 슬픔 속에서 헤어 나오기까지 난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도 간혹 엄마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가 있다."(p.222)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던 세계의 명언들이 책 곳곳에 적지 않게 등장한다. 저자의 글의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장치겠지만 확실한 효과가 있다. 명언에 대해 새로운 해석이라기보다는 기억의 사실들을 뒷받침하는 데 적절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명언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명언'도 되고 '실언'도 될 수 있는 게 많으니까 말이다. 저자의 글 내용이 워낙 인간 본연의 감정에 대한 기억이라 어떤 명언을 갖다 붙여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독특한 구성을 위한 저자가 글 뒤에 붙인 명언들은 대부분 '신의 한 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저자 : 김미영

 

삶을 쓰고…

세상을 쓰고…

희망을 씁니다…

계절마다 느껴지는 분위기, 그리고 그에 따른 온도가 있듯이 내 삶의 기억 속에도 각각의 온도가 전해지곤 한다. 내 기억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삶의 얘기들… 그 진솔한 얘기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내 마음을 비추어 보았고, 그런 내 마음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얘기해 보고 싶었다. 따뜻했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들은 내 삶의 이유가 되어 주었고, 열정적이었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들은 내 삶의 힘이 되어 주었고, 싸늘했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들은 내 삶의 깊이를 더해 주었고, 추웠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들은 내 삶의 상처로 남겨졌다. 기억이라는 것! 지금껏 살아 보니 이렇듯 내 삶을 참 많이도 지배하고 있었다.

저서로는 PC 바이러스 진단과 치료 함께 하기』, 『대한민국 여자가 아름답다』, 『시험공부 놀면서 100점 따기』 상·하권, 『난 시험공부 맛있게 먹는다』 상·하권, 『사춘기 엄마 처방전』,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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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온도 - 일, 관계, 삶을 바꾸는 따뜻한 말 한마디
김진이 지음 / 다른상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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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한마디로 내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 것처럼 내가 전한 한마디가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고, 더 나아가 상대방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긍정적인 사람과 함께 하는 좋은 대화는 가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마음의 대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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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온도 - 일, 관계, 삶을 바꾸는 따뜻한 말 한마디
김진이 지음 / 다른상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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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疏通)은 사전적 풀이로만 보자면 '①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②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란 의미의 추상적 단어이다.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정밀화되어 갈수록 이 단어의 뜻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코드로 자리 잡아왔다. 공동체도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더욱 커지고 다양화됐다. 소통은 이제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단어로 자리 잡은 듯하다. 특히 이번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자 '소통'이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직접 보고 느꼈다. 소통이 막히자 각종 정신척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대거 발생하는 일이 발생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생겨났다. 의사들은 소통 부재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중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우울증의 한 종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통은 어느 새 우리 일상에서는 필수적인 요인이었다. 다만 형태를 가진 구체적 물건이 아니기에 실체의 의미를 굳이 자주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코로나 직전까지 우리 국가 공동체는 '소통 부재'로 일어난 큰 문제를 하나 넘어왔다. 이른바 국가 최고 지도자가 국민과의 소통을 소홀히 함에 따라 결국 국민으로부터 외면 당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직접적인 원인은 따로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소통 부재가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와 구성원 간의 소통 부재는 그래도 디지털 소통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그것마저 거부할 땐 불가피하게 힘으로 소통을 해야 한다고 국민적인 저항감을 드러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채 일단락됐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에서 보여준 것처럼 디지털만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 소통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날로그적 접촉, 즉 직접 만나거나 혹은 스킨십이라는 친밀 접촉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단순히 말만 주고받는 전화, 디지털 영상만으로는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감염병의 확산은 접촉이나 만남이 제한되기 때문에 디지털 접촉은 우리의 완전한 소통에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만 확인하고 숙제를 떠안은 것이다. 이 책 『소통의 온도』는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소통은 필연적인 것이라는 단순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소통'을 강조한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가 공동체를 발전시켜 오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축적해온 소통의 방식이 의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꼭 말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마음의 오고가는 것이 포함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이는 서로의 신뢰는 물론 사랑도 함께하는 돈독한 행위임을 말하는 것이다. 이 일을 저자 김진이가 책에서 말하고자 한다.

저자 김진이는 전략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현재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소통에 관한 학문적 이론을 공부했다. 그리고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택함으로써 실습적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전공의 이론적 학습과, 현장의 경험적 활동을 통해 '소통법'을 말하고자 이 책을 쓴 것으로 이해된다. 책의 구성만 살펴봐도 저자의 책 발간 이유가 잘 드러난다. 모두 5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각 장의 제목에 '소통법'이 일괄적으로 들어간다. 1장 「일상의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소통법」, 2장 「마음의 벽을 허무는 소통법」, 3장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소통법」, 4장 「불편한 상황에 대처하는 소통법」, 5장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줄 소통법」 등이다.

 


 

저자는 책 서문 「들어가며」를 통해 책의 내용을 발판으로 책 발간의 취지를 밝힌다. "부디 나의 말이 너에게 순조롭게 스며들기를, 너의 말이 나에게 편안히 와닿기를. 그게 어렵더라도 우리의 마음을 멋지게 지킬 수 있기를."바라는 마음이다.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부터 성찰부터 시작해 수많은 생각을 거듭해 일상의 대부분을 "어떤 말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현재 자신의 상태에서 상대방의 기분을 살펴 진심을 전하려는 자세가 소통의 본보기를 제시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에 책을 냈다고도 말한다. 저자는 "글을 쓰다가 문득 진심은 언젠가 통하고, 결국 우리의 소통은 원만한 길로 가게 되어 있다"라는 결론에 이르러서 책을 낼 용기가 더해졌다고 털어놓는다.

저자의 「들어가며」를 읽으면서 독자의 생각인 '아날로그 접촉'이 이른바 '꼰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요즘 들어 외롭더라도 혼자가 낫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혼자가 익숙한 삶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회사에서는 월급을 받은 만큼만 일하는 조용한 퇴사자가 생기고, 인간관계에서의 스트레스를 감당할 바에는 혼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쓰고 있다. 이에 덧붙여 저자는 생각이 다름을 밝히고, 갈수록 사람이 보고 싶고 온기가 그리워질 거라고 단언한다.

혹자는 SNS로 엄청난 소통을 하거나 AI와 대화를 함으로써 '혼자라도 끄덕없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저자의 생각은 점점 독자와 합류하며 한 가닥으로 흐른다.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때 감도는 행복한 기운으로 위로를 얻는다. 시대가 달라지고, 세대가 바뀌어도 늘 그러하다. 그게 우리의 본능이다. SNS로는 한계가 있다. 직접 내 곁에, 내 앞에,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와 호흡을 주고받는 시간이 필요하다. 온기로 가득한 말들과 곱씹을수록 진하게 느껴지는, 마음이 오가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주어야 한다."(p.7~8)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독자가 말하는 '아날로그 소통'이 아니다. 꼭 직접적인 접촉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뜻이다. 저자가 관심을 갖고 강조하는 것은 '좋은 소통'이다. SNS에서 '좋아요'로 표현되는 보여주기식 소통이나, 자신의 마음과 영혼이 담기지 않은, 비공감 소통이 우리의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좋은 소통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좋은 소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진심을 담지 않은 말은 금방 기억에서 사라지지만 진심을 담은 말은 단 한마디라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각 장에서 수많은 에피소드를 들어 설명하는 것도 천천히 읽어보면 마음이 담긴 소통은 상대의 형편이나 마음을 전제로 한다. 즉각적으로 쉽게 다가오지 않더라도 결국은 상대의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은 어떤 형식으로든 전해진다.

일상에서 우리는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을 부러워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곁에 있고 싶고 자꾸만 대화하고 싶은 사람은 결국 말에 따뜻한 마음을 잘 담아내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을 때로는 선물처럼 때로는 무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언제나 말에 존중이 묻어나는 사람, 마음이 캄캄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사람, 감정을 잘 다듬어 표현할 줄 아는 사람, 생각을 잘 정리해서 조리 있게 말할 줄 아는 사람, 무례함을 품격과 우아함으로 잠식시키는 사람 그리고 자신을 향한 긍정의 말들을 쌓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소통의 방법을 아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은 바로 저자가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는 비결들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좋은 소통으로 좋은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저자의 이 책을 쓴 취지와도 맥락이 같은 출판사 측 소개글을 참조하면 저자의 뜻이 한층 간결하고 정확하게 전해져 온다. “오랜 시간 습관처럼 사용한 좋은 말들은 나, 너, 우리의 삶에 지속적인 긍정 에너지를 불러온 것이기에 우연보다는 필연에 가깝다.(p.219) 지금까지 나를 괴롭혔던 마음속 부정의 말들을 모두 꺼내고, 긍정의 말부터 싣는 게 우선이다. 나는 믿는다. 긍정의 말이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에너지’를 드러낼 것이고,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줄 거라고.(p.243)"

책에 따르면 우리의 하루는 아침에 느낀 기분대로 흘러간다. 맑은 하늘을 보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우중충한 하늘을 보고 찌뿌둥함을 느끼기도 한다. 설렘과 희망이 담긴 노래가사에 에너지를 얻기도, 출근길에 연신 빵빵거리는 차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기도 한다. 아침의 기분이 쭉 이어지기 쉬우니 기분 좋은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 주목해야 할 것은 하루의 시작, 나 자신에게 어떤 첫마디를 건네는가다. ‘피곤해’, ‘귀찮아’라는 불평을 첫마디로 삼으면, 피곤하고 귀찮은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 ‘잘 해내야지’처럼 의욕을 북돋는 말을 첫마디로 삼으면 힘이 나고 목표를 달성하는 하루가 시작된다.

또, 아침에 처음 만난 사람과 어떤 첫마디를 나누는가도 중요하다. 마주치는 사람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물으면, 그전까지는 기분이 좋지 않았더라도 그 말 덕분에 환기되는 효과가 있다. 그 사람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밝은 인사말을 건네면서 나 자신의 기분도 환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소통의 온도를 높이는 시작점으로 ‘하루의 첫마디는 나를 향하든, 다른 사람을 향하든 긍정과 배려를 담아보자’고 제안한다. 호숫가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듯 하루의 시작에 내가 전하는 첫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을 설레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통의 시작점이다. 내가 아침에 가장 먼저 건네는 첫마디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오늘은 어떤 첫마디로 하루를 시작할까?’라는 설레는 마음을 가져보자. 혹시 부정적인 말들로 시작했다면 이제부터 긍정적인 말들을 하루의 첫마디로 삼고 습관처럼 사용해보자. 분명 나의 일상에 좋은 기운을 불러오고 그것이 지속될 테니 말이다.내가 하는 말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주는 마법을 경험해보는 일은 머리 있지 않다. 어렵지도 않다. 다만 꾸준한 노력으로 습관화해야 한다는 점만 유일한 장애물이다.

 

저자 : 김진이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전략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현재 경인방송 아나운서로 활동 중이다. iFM 경인방송 <뮤직테라피 김진이입니다>의 진행자로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대학교에서는 곧 사회에 나갈 학생들이 말하기를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실현해낼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는 스피치, 대화법, 마인드셋 강연을 하고 있다. 소통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에 말의 기능적인 요령보다도 배려의 마음과 태도를 말에 담아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 책을 썼다. 사람들이 말을 매개로 어울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선물하고자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jin2_voice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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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돈을 많이 벌었거나, 사회에 특별한 공헌을 하지는 못했지만 얻어 먹거나 남에게 돈을 빌린 경험이 거의 없을 정도로 먹고 살 돈은 직장 생활을 통해 일정액의 수입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아껴 쓰는 배우자와 함께 저축도 조금씩 하면서 직장이 있는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 한 채와 얼마간의 노후 여윳돈을 마련해 두고 있다. 남들처럼 은퇴 후 별장을 못 가지더라도 노후 생활을 공기 좋은 서울 외곽으로 이사할 생각도 해본 적은 있지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그만한 돈은 서울 집을 팔아야 가능한 일이니만큼 계획에는 없었다. 다만 호흡기 만성질환의 독자로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은퇴 후 시골 생활을 생각해 보면서 국내의 부동산 시세에도 처음으로 관심을 갖기도 했다. 특히 부동산 문제는 터질 때마다 일반적인 경제 흐름이나 투자자들의 신경이 곤두서는 걸 보면서 '있는 집은 지켜야' 하는 위기감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최근 일이다. 아무리 여윳돈이라 해도 부동산이나 증권 등엔 아직도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다.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20여년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부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없었다. 사업이나 장사를 해본 적도 없어 많은 돈을 짧은 기간에 벌어본 적은 없다. 심지어는 복권마저 사지 않아서 운 좋아서 돈 번 기억이란 없다. 이로 인해 돈을 못 벌었어도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반적 삶의 모습 아닌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먹고 사는 방식의 표준(기준) 수준이라고 독자는 생각하는 터다. 그러나 신문의 경제 기사나 부동산 책은 읽은 적이 많다. 그때 그때 이슈가 될 때마다이지만 그것은 직업을 바꾸거나 삶의 방식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흐름을 읽기 위해서다. 지인의 말을 듣고부터이다.

 


 

경제 관련 기사나 책을 읽으려면 가장 먼저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시작하라는 조언이다. 이 책 『부의 흐름은 반복된다』도 이런 관점에서 출간된 책으로 읽힌다. 경제를 알면 투자가 보이고 시장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저자 최진호의 주장이다. 물론 이 주장이 저자만의 주장은 아니다. 이미 경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는 상식에 속한다. 저자는 책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배분하는 투자행위를 할 때 그나마 기댈 곳은 경제흐름"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자료와 데이터가 난무하는 혼돈의 투자 세계에서 수많은 경제 정보를 정제해 실전에 활용하도록 돕는 최고의 지침서로 이 책을 발간했다고 밝히고 있다. 독자가 이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내용은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의 추천평과도 일치한다. "자료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진짜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면 성공적 투자가 훨씬 쉬울 것이다. 이 책은 수많은 경제 정보를 정제해 실전에 활용하도록 돕는 지침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경기변동을 읽는 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을 지나면, 이론과 현실의 간극과 사례를 통해 그간 찾고 싶었던 투자 솔루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저자는 아주 기초적인 문제부터 한걸음씩 더 경제 지식으로 확대해 들어가면서 경기의 흐름을 읽는 법도 제시한다. 이를 위해 마련된 내용이 책 1장부터 4장까지이다. 4개의 장을 다 읽을 때쯤이면 이론과 현실의 간극과 사례를 통해 그간 찾고 싶었던 투자 솔루션에 도달해 있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곧 현 시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에 있어서도 능동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투자는 하고 싶은데 무엇이 유망한지는 모르겠고 수동적으로 그저 유행만 좇아왔던 투자자라면, 이 책이 시장에 대한 능동적인 판단력을 갖추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독자는 이해한다.

 


 

특히 인플레이션과 연준(FED,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변덕스러운 움직임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지금과 같은 때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이 책이 추천되는 이유일 것이다. 저자는 이코노미스트로서 경제분석을 통해 금융시장의 거시경제변수들을 추적하고 전망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으며, 외환(FX) 투자전략을 주제로 SSCI급 논문을 쓴 경제학박사이기도 해 책 내용의 신뢰를 더한다.

출판사 소개글에 따르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운 이론을 쉽게 풀어내고 있어 경제와 금융시장을 잘 모르는 이들이 읽어도 술술 쉽게 읽힌다는 데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의 경제 상황이나 정책 방향, 그리고 이에 따른 자산가격의 변화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2023년 들어 경기 전망과 관련해 경착륙과 연착률과 노랜딩(무착륙) 등 각종 예측이 쏟아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인 ‘경기흐름 읽는 법’을 알려주고 있어 매우 시의적절하기도 하다. 경기에 대한 책은 시중에 많지도 않거니와 쉽고 명쾌하게 경기 읽는 법을 알려주는 책도 거의 없는데, 저자는 금융시장의 숫자들이 알려주는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쉽게 경기흐름 읽는 법을 알려준다. 대표적 경제변수들인 물가, 금리, 환율은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이 경제변수들의 정보는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유기적인 흐름을 엮어내 읽는 식견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경제체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투자를 위해서든 사업을 위해서든 필수적으로 경기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투자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경기에 대한 이해와 판단을 어렵다며 더 이상 미루지 말자. 어려운 경제 이론 전달이 아닌 선배나 동료가 이야기해주듯 쉽게 풀어서 알려주는 좋은 참고서인 이 책을 통해 경기를 읽어내고 현재와 미래의 투자 시계를 읽어내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경기변동을 모르면 부의 질서를 알 수 없다」, 2장 「경기순환(경기변동)은 자본주의의 달력이다」, 3장 「물가와 중앙은행의 비밀, 알고 나면 쉽다」, 4장 「금리와 환율의 긴밀한 연결고리를 이해하자」, 5장 「21세기 이후 경제와 금융시장 한눈에 보기」, 6장 「코로나19와 러-우 전쟁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끼친 영향」, 7장 「한국경제가 변해가는 큰 그림을 인식하자」, 8장 「경제학, 금융시장으로 나아가다」 등이다.

1장에서는 시장경제체제에서 자산가격은 경기변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과 함께 경기변동의 순환하는 흐름과 경기순환에 관한 상식적인 원리를 살펴본다. 2장에서는 총수요와 총공급이 불일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경기변동을 설명한다. 이러한 불일치가 일어나는 작용으로 물가 상승과 하락의 관계를 살펴보며 균형점을 향해 움직이려는 내재적인 힘의 작용과 함께 한 국가의 경제적 상태와 특성에 대해서 살펴본다. 3장에서는 경제에서는 불균형의 균형점을 찾아가려는 과정에서 거시경제적 비용이 수반되는데, 이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알아본다.

4장에서는 세계경제에서 국가 간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환율의 차이점을 살펴본다. 또 5장에서는 21세기 이후 경제를 한눈에 살펴보고자 한다.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전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들이 제조업 등 글로벌 경제를 이끌었다면 2010년 이후에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들의 기술산업과 서비스업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경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6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변동과 함께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충실한 연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경제에 끼친 영향을 살펴본다. 7장에서는 압축적인 성장을 이루며 그만큼 부작용도 함께 쌓여온 한국경제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변화될 여지를 살펴본다. 8장에서는 마켓 타이밍을 포착하는 데 서툴고 투자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시장에 접근해야 하는지 투자 초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금융시장에 접근하는 방식과 스타일을 알아본다.

 

 

이 책은 '돈 벌기 위한 책'이 아니다. 경제를 알고, 특히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데이터를 활용한 세밀한 분석을 통하여 투자의 성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경제는 흐름이다는 명언을 누가 남겼는지 모르지만, 격언에 알맞은 책이다. 아마 학문과 실천 경제, 투자 경제, 금융 경제에 능통한 저자의 경험에 기인한 책이기에 신뢰감이 더한 것으로 독자는 생각한다. 그가 「경제와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인사이트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지은이의 말부터 책의 본론까지 일목요연하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이 경제 흐름을 알고 나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책의 마지막 장 「경제학, 금융시장으로 나아가다」에서 저자의 말은 신뢰감을 더한다. 금융시장의 원리와 용어 해설부터 차분하게 설명한다. 또 경제학자가 돈 번 사람은 거의 없다는 이야기는 현실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야기로 들린다.

책에 따르면 역사를 되돌아볼 때 경제나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대부분 경제 이론과 부합해서 흘러갔다. 그럼 그에 대해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의 투자 성적표는 어땠을까? 저명한 경제학자들 중 투자로 큰 부를 거머쥔 분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타고난 투자자들은 금융시장에서 이론과 현실이 배치되는 국면을 잘 포착하고 크게 배팅하는 배짱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마켓 타이밍을 포착하는 데도 서툴고 투자자금도 여유롭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효율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금융시장이 효율적이라고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투자의 접근 방식과 스타일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장(章)에서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인간의 선택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합리적 선택을 하기 위해 비용과 효용이라는 가치가 중첩되는 수준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이것이 시장에 가격이라는 신호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소비와 투자, 저축에 대한 의사결정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느 분야에 지갑을 얼마나 여는지, 그리고 어느 곳에 저축(투자)을 하는지 등에 따라 실물시장에서 결정되는 요소나 화폐시장에서 결정되는 요소들이 변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국은 국제 교역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입니다. 전체 GDP에서 수출과 수입 비중을 합치면 최근에는 80%대까지 하락했으나 한때 100%에 육박했을 정도로 국제 교역에 민감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수출이 활황을 보이면 국내 경기도 함께 확장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한 수출이 잘되면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그만큼 원화도 강세를 보이는 경향(=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글로벌 경제가 선순환 과정을 보이던 2000년대 중반에는 한때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p.153)

변동환율제도를 운용하는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결정되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자국통화와 외국통화의 수요와 공급이 주요 요인입니다. 그리고 이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대표적으로 수출입 변동과 거주자 또는 비거주자(외국인)의 자금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2가지의 요인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국가경제의 산업 구조와 특징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p.237)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군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장치산업(equipment industry)이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제조업이 그렇지만, 특히 이런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자본을 들여서 그 산업에서만 필요한 특수한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생산 설비가 갖추어지게 되면 기계의 공정에 의해 생산되기 때문에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노동력보다는 기술력이 더 중요한 생산요소로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p.248)

 

저자 : 최진호

 

기초에 충실하자는 신념으로 경제와 금융시장의 숫자들이 알려주는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코노미스트이다. 현대차증권과 대우증권(現미래에셋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며 신한은행 S&T센터(舊금융공학센터)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를 거쳐 현재는 우리은행투자상품전략부에서 금리와 외환 투자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이 이론과 현실의 극간을 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종 언론사 인터뷰와 기고문을 작성하고 있으며 다수의 학술논문(SSCI)도 출간했다. 외환(FX) 투자전략을 주제로 경제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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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 20대에 얻은 지견
F 지음, 박진희 옮김 / 레드스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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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0대 작가가 공허와 무기력을 안고 사는 일본의 청춘들에 건네는 고요한 위로. 가장 짧은 글로 하고 싶은 긴 말을 대신한다. 다소 과격한 표현도 포함되지만 현실의 정곡을 찌른다는 의미에서 오히려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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