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온도 - 일, 관계, 삶을 바꾸는 따뜻한 말 한마디
김진이 지음 / 다른상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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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疏通)은 사전적 풀이로만 보자면 '①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②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란 의미의 추상적 단어이다.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정밀화되어 갈수록 이 단어의 뜻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코드로 자리 잡아왔다. 공동체도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더욱 커지고 다양화됐다. 소통은 이제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단어로 자리 잡은 듯하다. 특히 이번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자 '소통'이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직접 보고 느꼈다. 소통이 막히자 각종 정신척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대거 발생하는 일이 발생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생겨났다. 의사들은 소통 부재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중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우울증의 한 종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통은 어느 새 우리 일상에서는 필수적인 요인이었다. 다만 형태를 가진 구체적 물건이 아니기에 실체의 의미를 굳이 자주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코로나 직전까지 우리 국가 공동체는 '소통 부재'로 일어난 큰 문제를 하나 넘어왔다. 이른바 국가 최고 지도자가 국민과의 소통을 소홀히 함에 따라 결국 국민으로부터 외면 당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직접적인 원인은 따로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소통 부재가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와 구성원 간의 소통 부재는 그래도 디지털 소통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그것마저 거부할 땐 불가피하게 힘으로 소통을 해야 한다고 국민적인 저항감을 드러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채 일단락됐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에서 보여준 것처럼 디지털만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 소통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날로그적 접촉, 즉 직접 만나거나 혹은 스킨십이라는 친밀 접촉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단순히 말만 주고받는 전화, 디지털 영상만으로는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감염병의 확산은 접촉이나 만남이 제한되기 때문에 디지털 접촉은 우리의 완전한 소통에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만 확인하고 숙제를 떠안은 것이다. 이 책 『소통의 온도』는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소통은 필연적인 것이라는 단순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소통'을 강조한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가 공동체를 발전시켜 오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축적해온 소통의 방식이 의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꼭 말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마음의 오고가는 것이 포함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이는 서로의 신뢰는 물론 사랑도 함께하는 돈독한 행위임을 말하는 것이다. 이 일을 저자 김진이가 책에서 말하고자 한다.

저자 김진이는 전략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현재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소통에 관한 학문적 이론을 공부했다. 그리고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택함으로써 실습적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전공의 이론적 학습과, 현장의 경험적 활동을 통해 '소통법'을 말하고자 이 책을 쓴 것으로 이해된다. 책의 구성만 살펴봐도 저자의 책 발간 이유가 잘 드러난다. 모두 5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각 장의 제목에 '소통법'이 일괄적으로 들어간다. 1장 「일상의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소통법」, 2장 「마음의 벽을 허무는 소통법」, 3장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소통법」, 4장 「불편한 상황에 대처하는 소통법」, 5장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줄 소통법」 등이다.

 


 

저자는 책 서문 「들어가며」를 통해 책의 내용을 발판으로 책 발간의 취지를 밝힌다. "부디 나의 말이 너에게 순조롭게 스며들기를, 너의 말이 나에게 편안히 와닿기를. 그게 어렵더라도 우리의 마음을 멋지게 지킬 수 있기를."바라는 마음이다.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부터 성찰부터 시작해 수많은 생각을 거듭해 일상의 대부분을 "어떤 말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현재 자신의 상태에서 상대방의 기분을 살펴 진심을 전하려는 자세가 소통의 본보기를 제시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에 책을 냈다고도 말한다. 저자는 "글을 쓰다가 문득 진심은 언젠가 통하고, 결국 우리의 소통은 원만한 길로 가게 되어 있다"라는 결론에 이르러서 책을 낼 용기가 더해졌다고 털어놓는다.

저자의 「들어가며」를 읽으면서 독자의 생각인 '아날로그 접촉'이 이른바 '꼰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요즘 들어 외롭더라도 혼자가 낫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혼자가 익숙한 삶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회사에서는 월급을 받은 만큼만 일하는 조용한 퇴사자가 생기고, 인간관계에서의 스트레스를 감당할 바에는 혼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쓰고 있다. 이에 덧붙여 저자는 생각이 다름을 밝히고, 갈수록 사람이 보고 싶고 온기가 그리워질 거라고 단언한다.

혹자는 SNS로 엄청난 소통을 하거나 AI와 대화를 함으로써 '혼자라도 끄덕없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저자의 생각은 점점 독자와 합류하며 한 가닥으로 흐른다.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때 감도는 행복한 기운으로 위로를 얻는다. 시대가 달라지고, 세대가 바뀌어도 늘 그러하다. 그게 우리의 본능이다. SNS로는 한계가 있다. 직접 내 곁에, 내 앞에,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와 호흡을 주고받는 시간이 필요하다. 온기로 가득한 말들과 곱씹을수록 진하게 느껴지는, 마음이 오가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주어야 한다."(p.7~8)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독자가 말하는 '아날로그 소통'이 아니다. 꼭 직접적인 접촉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뜻이다. 저자가 관심을 갖고 강조하는 것은 '좋은 소통'이다. SNS에서 '좋아요'로 표현되는 보여주기식 소통이나, 자신의 마음과 영혼이 담기지 않은, 비공감 소통이 우리의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좋은 소통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좋은 소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진심을 담지 않은 말은 금방 기억에서 사라지지만 진심을 담은 말은 단 한마디라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각 장에서 수많은 에피소드를 들어 설명하는 것도 천천히 읽어보면 마음이 담긴 소통은 상대의 형편이나 마음을 전제로 한다. 즉각적으로 쉽게 다가오지 않더라도 결국은 상대의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은 어떤 형식으로든 전해진다.

일상에서 우리는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을 부러워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곁에 있고 싶고 자꾸만 대화하고 싶은 사람은 결국 말에 따뜻한 마음을 잘 담아내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을 때로는 선물처럼 때로는 무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언제나 말에 존중이 묻어나는 사람, 마음이 캄캄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사람, 감정을 잘 다듬어 표현할 줄 아는 사람, 생각을 잘 정리해서 조리 있게 말할 줄 아는 사람, 무례함을 품격과 우아함으로 잠식시키는 사람 그리고 자신을 향한 긍정의 말들을 쌓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소통의 방법을 아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은 바로 저자가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는 비결들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좋은 소통으로 좋은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저자의 이 책을 쓴 취지와도 맥락이 같은 출판사 측 소개글을 참조하면 저자의 뜻이 한층 간결하고 정확하게 전해져 온다. “오랜 시간 습관처럼 사용한 좋은 말들은 나, 너, 우리의 삶에 지속적인 긍정 에너지를 불러온 것이기에 우연보다는 필연에 가깝다.(p.219) 지금까지 나를 괴롭혔던 마음속 부정의 말들을 모두 꺼내고, 긍정의 말부터 싣는 게 우선이다. 나는 믿는다. 긍정의 말이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에너지’를 드러낼 것이고,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줄 거라고.(p.243)"

책에 따르면 우리의 하루는 아침에 느낀 기분대로 흘러간다. 맑은 하늘을 보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우중충한 하늘을 보고 찌뿌둥함을 느끼기도 한다. 설렘과 희망이 담긴 노래가사에 에너지를 얻기도, 출근길에 연신 빵빵거리는 차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기도 한다. 아침의 기분이 쭉 이어지기 쉬우니 기분 좋은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 주목해야 할 것은 하루의 시작, 나 자신에게 어떤 첫마디를 건네는가다. ‘피곤해’, ‘귀찮아’라는 불평을 첫마디로 삼으면, 피곤하고 귀찮은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 ‘잘 해내야지’처럼 의욕을 북돋는 말을 첫마디로 삼으면 힘이 나고 목표를 달성하는 하루가 시작된다.

또, 아침에 처음 만난 사람과 어떤 첫마디를 나누는가도 중요하다. 마주치는 사람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물으면, 그전까지는 기분이 좋지 않았더라도 그 말 덕분에 환기되는 효과가 있다. 그 사람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밝은 인사말을 건네면서 나 자신의 기분도 환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소통의 온도를 높이는 시작점으로 ‘하루의 첫마디는 나를 향하든, 다른 사람을 향하든 긍정과 배려를 담아보자’고 제안한다. 호숫가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듯 하루의 시작에 내가 전하는 첫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을 설레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통의 시작점이다. 내가 아침에 가장 먼저 건네는 첫마디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오늘은 어떤 첫마디로 하루를 시작할까?’라는 설레는 마음을 가져보자. 혹시 부정적인 말들로 시작했다면 이제부터 긍정적인 말들을 하루의 첫마디로 삼고 습관처럼 사용해보자. 분명 나의 일상에 좋은 기운을 불러오고 그것이 지속될 테니 말이다.내가 하는 말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주는 마법을 경험해보는 일은 머리 있지 않다. 어렵지도 않다. 다만 꾸준한 노력으로 습관화해야 한다는 점만 유일한 장애물이다.

 

저자 : 김진이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전략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현재 경인방송 아나운서로 활동 중이다. iFM 경인방송 <뮤직테라피 김진이입니다>의 진행자로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대학교에서는 곧 사회에 나갈 학생들이 말하기를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실현해낼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는 스피치, 대화법, 마인드셋 강연을 하고 있다. 소통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에 말의 기능적인 요령보다도 배려의 마음과 태도를 말에 담아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 책을 썼다. 사람들이 말을 매개로 어울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선물하고자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jin2_voice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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