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로컬, 브랜드 -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곽효정 지음 / 지금이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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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주에서 먹고살 수 있을까?” 좋아하는 곳에서 반짝이며 일하는 열여섯 로컬브랜드에 물어본 ‘가장 궁금한 것’에 대한 해답이 그들의 삶 속에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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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컬, 브랜드 -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곽효정 지음 / 지금이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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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조선 500년 내내 유형의 땅이었다. 우리나라 가장 큰 섬이기도 한 제주도가 해방 후 1946년 하나의 자치도로 분리됐다. 현재는 제주특별자치도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천혜의 자연 경관 덕분에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1989년) 이전까지는 국민의 관광지, 특히 결혼 기념 관광지였다. 지금은 국제적인 관광 휴양지로, 세계 교류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금의 제주특별자치도는 전체 인구가 56만 명 정도로 전국에 있는 광역시, 도 중에서 인구가 가장 적다. 제주도는 제주도를 포함해서 우도, 추자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 등 사람이 사는 8개의 섬과 사람이 살지 않는 55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조선 500년 간 제주도민은 뭍인 육지로 나가 살 수 없었다. 당시 법이 출륙금지령이었다. 관리들의 수탈과 왜구의 노략질 그리고 해마다 닥치는 기근 때문에 제주도 사람들은 기회가 닿고 틈만 생기면 뭍으로 도망치려 했고, 관리들은 막기에 급급했다. 서울서 정치인들의 유형지로도 유명하다. 교통, 특히 뱃길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한양(제주)에서 가장 먼 거리의 유배지였다. 우리가 잘 아는 추사 김정희가 유배 가 있었던 곳이다.

조선 성종 2년인 1477년에는 경상도 관찰사에게 “이들을 내쫓으면 놀라 바다로 나가서 해적이 될지도 모르니 잘 달래어서 살게 하고, 그들이 드나드는 것을 엄중히 하라”고 유시를 내렸다. 또 그들을 그 지방에서 정착해 살게 하면서 그 지방에서만 나는 해산물을 조정에 바치는 역할을 맡기기도 했고, 떠돌아다니도록 자유를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제주를 빠져나가는 사람들은 자꾸 늘어나기만 했다. 하지만 잦은 흉년과 왜구들의 노략질에 시달린 제주 사람들은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가서 유민으로 떠돌았다. 당시 제주 유민들은 전라도·경상도 해안과 심지어 중국의 해랑도(海浪島) 지역까지 떠돌았다. 결국 인조 7년인 1629년 8월 13일 조선 정부에서는 제주도민이 육지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는 출륙금지령을 내렸다. 특히 제주도 여자가 육지로 시집가는 것은 철저히 막았다. 도망친 노비들도 많았는데, 그 수가 만 명을 넘었다고 『현종실록』은 전하고 있다.

 


 

제주도는 온난한 해양성 기후대에 속해서 연중 따뜻한 기후로 지금은 천혜의 경관과 아울러 국민 관광지로 품격을 높였다. 야자수가 있는 거리는 이국적 풍경을 자아내기도 해서 우리 국민들의 관광휴양지로 거듭났다. 한라산 화산 폭발시 나온 용암 등이 굳어진, 저수 능력이 부족한 암석과 토양으로 이루어져 쌀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한다. 제주도민들은 밭농사와 어업, 육지에서 들여온 쌀로으로 생계를 이었다고 한다. 제주도는 국내인들의 신혼여행지로서 역할을 했으며,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이전 국민들은 바다 너머의 지역이라서 "해외 여행"으로 불리기도 했다. 산업 시설의 거의 없고 관광지로 지정됨으로써 개발은 더뎠다. 중국과의 수교 이후 많은 관광 시설이 들어서 지금은 해외 관광객들의 메카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돈을 벌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한 제주도이지만 한때 부동산 업자들과 일부 돈 많은 사람들은 제주 땅을 탐욕스럽게 먹어 치우기도 해서 돈벌이에 이용하기도 했다. 제주는 예로부터 '삼다도(三多島)'로 표현했다. '돌, 바람, 여자'다. 이 가운데 '여자'는 해녀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주로 어업에 종사하던 제주도 남자들은 배 타고 나가 풍랑을 만나 죽는 경우가 많아 여자들이 바다로 나가 해녀로 일하면서 가계를 이어갔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들리기도 한다. 2000년 새 밀레니엄에 들어서면서 제주가 또 한 번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웰빙, 환경 위기 등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제주는 그런 점에서 무척 자유로웠다. 산업 시설이 없고 인구도 많지 않아 자동차도 자연스레 적었다. 환경 오염이 덜 된 것이다. 연예인과 예술인들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낮은 인구밀도에 끌리듯 와서 새 삶을 꾸렸고 심플 라이프, 쉼이 있는 삶에 적절했기 때문이다. 한때 해외의 살고 싶은 도시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처럼 퍼졌다. 이후 국내에서는 '제주에서 한 달 살기'도 인터넷 상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 인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책 『제주, 로컬, 브랜드』는 여행이나 관광 차원이 아닌 '제주에서 살기'를 작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즉 제주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삶을 위해 제주에 정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자 곽효정은 잡지사 기자, 출판사 편집자, 프리랜서 작가를 거쳐 우즈베키스탄에서 국제협력단 활동가로도 2년을 살았다. 이처럼 다양한 일을 했으나 쉽사리 정착하지 못하는 마음의 이유를 찾다가 우연한 기회로 제주에 오게 됐고, “어디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을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오랜 시간 풀지 못했던 의문을 ‘제주’와 ‘브랜드’를 통해 해답을 찾는 실마리가 되었다. 포털 사이트 지식백과에 적힌 브랜드(brand)라는 단어의 어원은 노르웨이 고어 'brandr'이다. 독자도 처음 알았다. 이 단어는 '태운다(to burn)'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고대 유럽에서 가축의 소유주가 자신의 가축에 낙인을 찍은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브랜드라는 단어는 시간이 흘러 한 제품의 속성, 이름, 포장, 가격, 역사를 뜻하는 의미로 발전되었고, 지금은 ‘자기다움’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고 저자는 이 책의 첫머리에 「제주도에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다. 제주에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로컬브랜드의 ‘가장 나다운’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는 말이다.

저자가 브랜드라는 단어의 유래를 굳이 설명하는 까닭은 제주도에서 오랫동안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해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와 같은 고민을 해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저자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브랜드'라는 단어를 갈고 닦으며 제주도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곳 로컬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들은 가게, 회사 등이 곧 자신의 삶을 표명해주는 수단이 되고, 그 운영방식을 통해서 자기다움을 보여주는 브랜딩을 계속해서 실천해가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들은 이미 '생계'와 '삶'을 연결하는 일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과 일의 균형을 이뤄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로컬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꾸려나간다는 공통점과 소신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저자는 털어놓는다. 이 책은 소상공인들의 인터뷰를 주로 담아 냈고 제주도라는 로컬에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를 고민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책은 4개의 파트(PART, 부)로 나뉘었으며, 각 부는 4장(章)으로 나뉜다. 4부 16장의 구성을 갖고 있다. 각 장마다 '제주, 로컬, 브랜드'에 맞는 한 사람이 소개되고 있다. 1부는 〈나의 브랜드는 거룩한 노동〉이라는 제목 아래 「할머니와 손녀의 합작떡 라이스나이스」, 「가장 정직한 방법으로 농사 짓기 하윤이네농원」, 「문사수의 태도로 만드는 비건버터 문사기름집」, 「스스로 서서, 함께 자립하는 삶 소농로드」 등 4개의 일터가 소개된다. 2부 〈내가 아닌 타인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는 「배려와 존중으로 결을 만들다 제주로부터」, 「환경의 해를 최소화하는 의류브랜드 그린블리스」, 「이 시골에 ‘즐거움’ 하나쯤은 있어야죠 요이땅삐삐」, 「소리소문없이, 이 좋은 책들이 알려지길 소리소문」 등이 담겼다. 3부 〈너와 나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단단한 진심으로 뿌리내리기 카페단단」, 「오롯이 타고 사라지는, 아름다운 빛 랄라밀랍초」, 「반짝이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워터벨롱」,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있는 공간 목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4부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될 때〉는 「사각사각 연필의 세계 클래식문구사」, 「다정한 기억이 켜켜이 쌓인 공간 여행가게」, 「살던 곳이 일터가 되려면? 키라네책부엌」, 「먹고 마시고 머물러라! 버거스테이」가 선보인다. 부록으로는 16개의 「로컬브랜드 찾아보기」를 실었다. 제주도 지도와 로컬브랜드의 위치가 실렸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저자는 열여섯 브랜드의 대표들을 인터뷰하면서 브랜드와 브랜딩은 비단 유명 상표에만 붙여지는 단어가 아님을 깨달았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잘 꾸려가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바로 아는 것이 ‘브랜드’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나가는 것이 ‘브랜딩’임을 알게 된 것이다.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브랜딩’ 해나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신도 성장할 기회를 찾게 되었다고 저자는 밝힌다. 저자는 ‘제주도’라는 로컬에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각 브랜드의 대표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발견했고, 자신만의 원리와 원칙으로 일과 삶을 지속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제주의 각 로컬브랜드들은 제주로 이주하면서 그전에 했던 일들과는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힌다. 또한 그것은 ‘생계’와 ‘삶’을 연결하는 일이었다. 특히 ‘제주’라는 공간은 연대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지역의 일과 주변 브랜드와 소통할 기회들이 열려 있었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경쟁’의 개념으로 보기보다 ‘함께’ 살아갈 고민을 하는 큰 장점이 있는 로컬이다. 제주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꾸려가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상생’하는 일을 자주 도모하는 모습을 저자는 발견한다. 그들이 어떻게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함께하는 일을 꾀하게 되었는지, 인터뷰이들의 다양한 답변을 통해 알 수 있다.

제주 원도심에 7평도 되지 않은 구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세계 곳곳의 연필을 파는 가게, 주 3일은 비건버터를 만들고, 3일은 판매하는 시골 가게, 버려진 밀랍으로 만든 초를 파는 가게, 제주에서도 가장 끝자락에 있어 사람이 살까 싶은 곳에 위치한 공연하는 술집… 사실 이런 가게들이 과연 장사가 될까? 싶지만, 그들만의 가치관과 철학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는 대규모 수익은 아니더라도 지속할 힘이 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이상 이 브랜드는 ‘망하지’ 않고 제주를 누리고 있으며, 작지만 강한 소상공인으로 지역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저자 역시 인플래닝이라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로컬매거진 〈sarm〉을 발행하는 곳이기도 하며, 다른 소상공인의 브랜드들을 브랜딩해주거나, 여러 외부에서 기획한 일을 실행한다. 각 브랜드 대표를 인터뷰한 매거진 〈sarm〉의 수익은 크지 않으나, 로컬매거진은 다른 일들을 불러주는 통로가 되었고, 다른 이들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어 현재까지 계속 발행하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동일하다. “하고 싶은 일을 가장 좋아하는 곳에서 오래 하는 것.” 그래서 제주에 생겼다가 무수히 사라지는 오로지 ‘수익’만을 위한 가게와 기업들 속에서도 오래 반짝이고 있다.

 


 

제주에서 환경에 피해 주지 않으면서 핸드메이드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룰루와 저 사이에 늘 켜져 있던 초가 눈에 들어왔어요. 룰루가 언젠가 다도 자리에서 선생님이 밀랍초를 태웠던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그는 초가 연소되어 사라지는 모습에서 온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야기해주었어요. 우리는 함께 밀랍초를 통해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양봉장에서 쓸모를 다해 버려지는 밀랍을 사용하는 일은 양봉장에도 도움이 되고 나아가 꿀벌 생태계에도 도움이 돼요. 우리가 만들어내는 빛을 통해 자연과 인간, 개인과 이웃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p.198)

 

마음가짐은 늘 태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태도’를 염두에 두고 살피려고 합니다. 목리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께도 드러나지 않으나 느낄 수 있는 마음과 사소한 태도에 대해 당부합니다. 밀린 주문에 급해진 마음에 따른 물줄기가 원두의 향을 휘발시킬 수 있고, 답답한 상황에 성급하게 와인병을 치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일이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에 집중하고 정성을 기울일 때 전달되는 진심이 존재합니다. 저는 그 진심이 목리를 찾아온 손님과 그분의 시간을 존중하는 데 있길 바라며 늘 정성을 기울이는 태도를 지켜가는 것을 목리의 철칙으로 삼고 싶습니다.(p.246)

 

저자 : 곽효정(J. 페페)

 

서울에서는 기자로, 제주에서는 로컬매거진 을 창간해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제주 정착 이전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소도시 페르가나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낯선 나라에서 이웃이 곧 친구이며 친구가 곧 이웃인 로컬 중심의 삶을 산 덕분에 ‘제주’라는 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나답게 살아가는 이웃이자 친구 같은 소상공인의 인터뷰를 시작했고,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들과 여러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아리랑 라디오 <원더스 오브 제주>의 구성작가를 겸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페페의 필름통》과 《서른, 비로소 인생이 달콤해졌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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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를 움직이는 12가지 힘 - 공화정·회복탄력성·공공성·대립과 경쟁·영웅과 황제·후계 구도·선정과 악정·5현재·혼돈·군인황제·유일신교·멸망
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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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학교에서 세계 역사를 배울 때 자주 들었던 말이다. 역사가들은 이탈리아 반도(변방)의 작은 도시국가인 로마가 어떻게 유럽 전역을 손에 넣은 대제국을 건설하고 무려 1,000년이 훨씬 넘게 번영할 수 있었을까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탐구해 왔다. 로마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자체가 사실은 나라의 번성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을 터다. 로마사는 정치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군사, 국제 외교까지 다방면에 걸쳐 연구해왔고, 관찰 시점도 다양했다. 그만큼 로마 역사는 지금보아도 연구 분석할 가치가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로마사를 연구하는 역사가들은 로마사 이전의 국가(도시국가)인 아테네 등 문화적 선진국의 주변의 도시국가 연구로부터 시작한다. 이는 로마 발전에는 그리스 문명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로마가 힘을 키워갈 때 그리스 문명은 로마인들이 가장 높게 바라봤다는 증거는 차고넘친다.

이 책 『로마사를 움직이는 12가지 힘』은 로마사 일본 역사가인 최고 권위자이자 모토무라 료지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로마사’ 관련 최고의 역작이라고 소개된다. 저자는 도쿄대 명예교수이며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 책 『로마사를 움직이는 12가지 힘』에서 '로마사'를 움직이는 힘의 원동력으로 12가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다. 로마사는 한 권으로 읽을 정도로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모든 사람들은 인정하는 터다. 역사를 모르는 일반 사람들도 로마사에 한 번 빠져들면 손을 놓지 못할 정도로 많은 요인들이 로마 제국의 건설과 번영에 기여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는 로마사를 '읽는 법', 즉 로마사를 이해하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해" 분석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의 책 발간 취지는 「로마 역사는 살아 있다」는 제목의 〈글을 시작하며〉의 첫 머리에 담겨 있다. "예를 들면, '같은 폴리스(도시국가)에서 출발했는데 왜 그리스인은 민주정을 목표로 하고, 로마인은 공화정을 수립했을까' 같은 주제에 관해 살펴본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이를 위해 내놓은 12가지 핵심어는 ‘공화정’, ‘회복탄력성’, ‘공공성’, ‘대립과 경쟁’, ‘영웅과 황제’, ‘후계 구도’, ‘선정과 악정’, ‘5현제’, ‘혼돈’, ‘군인황제’, ‘유일신교’, ‘멸망’이며 2,206년 동안의 장대한 로마사를 명쾌하게 설명하며, 그 로마사가 오늘의 세계를 어떻게 움직이는지까지를 날카롭게 통찰한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세계사 수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게 로마 제국에 관한 부분이다. 독자가 판단하기로는 우리의 현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서양, 그 중에서도 서양사에서 가장 비중을 두고 그리스·로마 문명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근·현대 구분은 서양 역사가들에 의해 편의상 구분되어진 것이다. 고대-중세-근대-현대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 말이다. 우리 대한민국 역사는 이런 서양 역사의 관점에 잘 맞지 않는다. 대항해 시대, 식민지 건설, 산업혁명 등 정치·경제적 대변혁을 거치지 않았기에 시기와 우리 역사의 시기가 맞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사실상 근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현대로 이어진 것이라든지, 진정한 현대는 해방 이후부터다라고 주장하는 사학자들도 있다.

이로 인해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당연히 로마사를 많이 배운 것으로 독자는 생각한다. 서양 문명은 그리스·로마 문명을 그대로 이어온 것이란 점을 두고 볼 때 우리 역시 로마사에서 배울 것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서양은 지금의 패권국가인 미국에서도 '로마'라는 나라는 유럽인들과 마찬가지로 롤 모델로 삼는 것도 똑같은 이유일 것이다. 독자 개인적으로는 로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시오노 나나미의 소설 작품 『로마인 이야기』(전 15권)를 읽고서부터다. 이 작품이 소설이지만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 덕분인지 고대 로마에 대한 그의 소설이 사실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 『로마사를 움직이는 12가지 힘』의 저자 모토무라 료지는 로마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설 작품이니만큼 역사에 기록된 것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 비평가와 역사학자들은, 시오노의 작품이 엄밀히 말하면 역사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가 이를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또한 시오노의 책에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로마인 이야기』의 경우 특히 고대 그리스를 서술한 부분이나 로마의 속주 통치를 미화한 부분)이 다수 있으며, 이것이 독자들에게 잘못된 정보와 그릇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그러나 ‘2,206년간의 로마 역사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왜 중요할까?’란 의문에 답하려면 시오노의 책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의문을 풀어가기 위해서 이 책이 저술됐다고 밝히기도 한다. 특히 저자는 전작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에서 ‘세계사를 움직이는 7가지 코드(힘)’ 중 일곱 번째로 꼽은 ‘현재성’을 이미 내놓은 바 있다. 모토무라 료지는 먼저 자신의 다른 책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에서 “모든 역사는 현재사다”라고 언명한 바 있다. 이는 역사란 어느 한순간, 한 장면도 단절되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오늘, 지금 이 순간으로 이어지고 확장하며 ‘현재성’을 획득해간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2,206년간의 로마 역사 역시 어느 한순간, 한 장면도 단절되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오늘, 지금 이 순간으로 이어지고 확장하며 ‘현재성’을 획득해간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로마사에는 인류의 경험이 응축되어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로마사는 사회학의 실험장이다”라는 정치학자 마루야마 마사오의 말과 “로마 이전의 모든 역사는 로마로 흘러 들어갔고, 로마 이후의 역사는 로마로부터 흘러나왔다”라는 독일 역사가 레오폴트 폰 랑케(Leopold Von Ranke)의 말에 기대어서다. 두 학자의 말대로, 인류 역사에서 차지하는 로마사의 위상과 무게감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세계사를 찬찬히 톺아보면 랑케의 말대로 “로마 이전의 모든 역사는 로마로 흘러 들어갔고, 로마 이후의 역사는 로마로부터 흘러나왔”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의 영향을 받은 고대 그리스 역사와 카르타고를 비롯한 고대 지중해 역사가 로마의 역사로 흡수되었고, 중세의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유럽 역사가 로마사라는 거대한 수원(水源)에서 흘러나왔으며, 그 영향이 오늘날 대부분의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서 언급한 〈글을 시작하며〉에서 반세기 가까이 로마사를 연구해온 과정에서 눈에 들어온 깨달음이 적지 않다고 술회한다. 가령 세계 제국으로서의 로마 제국을 원형으로 삼는다면 근대 해양제국 중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대해서도, 식민지를 줄줄이 거느린 대영제국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이해가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로마사 '읽는 법'을 12개의 핵심 코드로 뽑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 책을 저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 책의 '세계사 열풍'이 아니라 '글로벌 히스토리'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소박한 열정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준다. 한 가지 경계할 일은 그리스 비극에서 찾는다. '휴브리스(Hubris, 오만·교만)가 비극의 원인이라고 가르친다는 점을 들고 있다. '로마사는 대단하다'는 관점에서만 바로보면 휴브리스의 교훈을 거스르는 것이란 주장이다. 이 책은 12개의 핵심 코드를 4개 파트(부)로 나눠 로마의 기원부터 로마의 멸망까지를 서술하고 있다. 1부 〈‘회복탄력성’과 ‘공공성’, 두 기둥으로 세계 제국이 된 로마: 최대 경쟁자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고 지중해를 통일하다〉, 2부 〈최고 영웅 카이사르와 최고 황제 아우구스투스, 로마를 반석 위에 세우다: 율리우스-클라디우스 왕조의 성쇠,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 3부 〈가장 행복했던 ‘5현제 시대’ 이후 찾아온 최악의 ‘군인황제 시대’: 낮이 지나면 밤이 오듯 번영의 끝에서 몰락이 시작되다〉, 4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 로마 멸망: 관용을 상실한 로마, 멸망의 길로 질주하다〉로 이뤄져 있다. 1부에는 「Republican Government(공화정)」, 「Resilience(회복탄력성)」, 「Publicness(공공성)」등 3개의 키워드가 등장한다. 2부는 「Confrontation&Competition(대립과 경쟁)」, 「Heros&Emperors(영웅과 황제)」, 「Succession Structure(후계 구도)」를 다룬다. 이어 3부는 「Good Politics&Bad Politics(선정과 악정)」, 「The Age of Five Good Emperors(5현제 시대)」, 「The Beginning of Chaos(혼돈의 시작)」이 이어진다. 마지막 4부에는 「The Military Emperors’ Time(군인황제 시대)」, 「The Monotheistic World Empire(유일신교 세계 제국)」, 「The Fall of the Roman Empire(로마 제국 멸망)」 등을 다루며 로마의 멸망 원인을 '군인황제'의 등장과 '관용'의 실종, 유일신 기독교의 영향 등에 관해 논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로마가 어떻게 번영하게 됐으며 오랜 기간 관용과 공공성을 제국의 기본 정신으로 이어왔다는 점을 궤뚫어볼 수 있다. 결코 무너지지 않을 제국, 로마는 흔히 과거 역사에서 비춰보면 흔한 멸망의 과정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사를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국가의 멸망은 내부로부터 시작된다. 흔히 '부정부패'와 '권력의 남용' 등에 관해 로마의 역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순서가 편의상 매겨져 있지만 연대기 순으로 저술되었기에 중요성과 순서의 중요도는 상관없다는 점을 독자는 인식한다. 즉 로마의 기원부터 번영, 쇠망 등을 연대기 순으로 로마 역사에 드러나는 변곡점에 있는 키워드를 선택했다는 말이다. 저자는 1부에서 1장(章) Republican Government(공화정)부터 3장 Publicness(공공성)을 다룬다. 기원전 8세기 로마 건국부터 제 3차 포에니 전쟁이 종결되고 카르타고가 멸망하는 기원전 146년까지이다. 이러한 시대 구분에는 저자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밝힌다. 작은 도시국가에서 확장된 로마가 지중해 세계의 패권을 잡고 사실상 제국으로 성장했다고 말하는 시기가 바로 기원전 146년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역사적으로 유명한 2차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에게 대패했을 때 로마의 명장 스키피오는 적장 한니발의 전법을 배워 로마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① 공화정 ② 회복탄력성 ③ 공공성의 시대다.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양아버지인 카이사르 암살에서 배워 4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안정된 정권을 유지했다.

이어 2부는 기원전 146년 카르타고 멸망부터 공화정 말기의 혼란기를 거쳐 아우구스투스라는 최초의 황제가 탄생하는 제정 초기까지를 이야기한다. 이 시대는 '승자의 저주'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혼란의 시대였다. 지중해의 패권을 거머쥐고 사실상 제국으로 자리매김한 로마는 거대한 영토 탓에 갖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이 시기 로마에서는 내란이 반복되었다. 그 내란을 잠재우는 형태로 카이사르가 등장하고 황제가 탄생하면서 로마는 명실상부한 제국으로 거듭난다. 그런데 제정이 안정되지 않은 탓에 칼리굴라와 네로 같은 폭군이 출현하며 공화정으로 복귀하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황제의 ④ 대립과 경쟁 ⑤ 영웅과 황제 ⑥ 후계 구도 확립을 위한 시대라고 저자는 밝힌다.

 


 

3부는 ⑦ 선정과 악정 ⑧ 5현제 시대 ⑨ 혼돈의 시작으로 그때까지의 혼란을 극복하고 로마 제국이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이한 5현제 시대를 중심으로 이 책에서 서술된다. 그러나 로마의 전성기는 100년을 가지 못했고 다시 '혼란의 3세기'라고 부르는 군인황제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어 마지막 4부는 ⑩ 군인황제 시대와 ⑪ 유일신교 세계 제국 ⑫ 로마 제국 멸망으로 풀어낸다. 군인황제 시대, 그 혼란을 수습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부터 로마라는 대제국의 멸망까지를 다룬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시야를 조금 더 넓혀 '고대 세계의 종말'이라는 관점에서 저자는 서술하고 있다. 로마의 멸망(서로마 멸망, 476년)은 동로마(비잔티움)의 시대를 열기도 했으나, 로마 제국의 멸망을 뜻한다. 오늘날 역사에서는 서로마 제국의 멸망이 로마 제국의 멸망으로 이야기한다.

서로마 제국의 멸망은 중세의 개막을 예고하는 중요한 시점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소제목을 통해 '로마를 중심으로 통합되었던 고대 '세 개의 세계'가 중세에 다시 '세 개의 세계'로 분열하며 새시대를 열었다고 쓴다. 이에 따르면 로마 제국이 탄생하기 전, '오리엔트 세계', '그리스 세계', '라틴 세계'라는 세 개의 세계까 펼쳐져 있었다. 이 세 개의 세계를 라틴 세계를 중심으로 로마가 통합했다. 그리고 '로마 제국'이라는 하나의 세계가 탄생했다. 그 하나의 세계는 이윽고 '이슬람교 세계', '그리스정교 세계', '가톨릭 세계'라는 세 개의 세계로 나뉘었다. 이 새로운 세계를 살펴보면 옛 오리엔트 세계였던 지역은 '이슬람교 세계'가 되고, 옛 그리스 세계였던 지역은 '그리스정교 세계'가 되었으며, 옛 라틴 세계였던 지역은 가톨릭 세계'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왜 예전과 같은 장소에 새로운 세계가 구축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배경 지식으로 '언어적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샘어, 그리스어, 인도·유럽어족+게르만어 등 언어를 기반으로 로마 제국이 해체되며 다시 본래의 오리엔트·그리스·로마라는 세 개의 세계로 분열하게 됐다. 고대 로마 제국의 공용어는 라틴어였으나 테오도시우스 황제 이후 동로마 제국에서는 그리스어를 공용어를 사용했다. 7세기 이후 동로마 제국은 '중세 로마 제국'의 성격을 띤다. 또하 이 제국은 같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고대 세계를 계승하고 중세라는 시대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p.387)

 


 

네로의 국고 탕진과 귀족의 처형 및 재산 몰수, 그리고 황제 자리를 둘러싼 내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베스파시아누스가 황제 자리에 올랐을 때 로마의 재정은 이미 바닥이 드러난 상태였다. 새 황제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재정 건전성 회복이었다. 그런데 새 황제의 독특한 방식에 로마인들은 기절초풍했다. 각지에 세리를 파견해 세금을 엄격하게 징수하는 건 기본이고 관직을 법에 정해진 가격 이상으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매매했다. 심지어 공중화장실을 여기저기 지어 화장실에서 모은 소변에 세금을 매겼는데 그런 정책에 로마인들은 기함했다. 당시 모직물 염색과 세탁에 사용되던 소변은 염색업자에게 꼭 필요한 재료였다. 거기에 눈독을 들인 황제는 공중화장실에서 모은 소변을 사용하는 염색업자에게 사용료 명목으로 세금을 징수했다. 현재 이탈리아어로 공중화장실을 뜻하는 ‘베스파시아노(Vespasiano)’는 이 시대의 정책에서 비롯되었다.(p.217~218)

 

저자 : 모토무라 료지(もとむら りょうじ, 本村 凌二)

1947년 구마모토현에서 태어났다. 도쿄도립 기타타마고등학교를 거쳐 1973년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를 졸업했다. 1980년 도쿄대학교대학원 인문과학 연구과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1984년부터 도쿄대학교 교양학부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1994년 교수로 승격했다. 1996년부터 도쿄대학교대학원 종합 문화연구과 교수로 활동했다. 2012년 도쿄대학교를 정년퇴직한 뒤 도쿄대학교 명예교수가 되었다. 퇴직 후 전임직에서 벗어나 지금은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잡지 《KODAI》의 편집장으로 일본 고대 서양사 연구를 해외에 소개하고 있으며, 일본 서양 전학회 위원과 지중해 학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대 로마 사회사 전문으로, 산토리 학예상, 지중해 학회상, JRA마사 문화상(JRA賞馬事文化賞受賞: 일본 중앙 승마회에서 문학, 평론, 예술 등 문화 활동을 통해 승마문화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1987년부터 수여하는 상_ 옮긴이)을 수상했다.

저서로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다신교와 일신교』『로마제국 인물 열전』『말이 바꾼 세계사』『애욕의 로마사』『지중해 세계와 로마제국』 등이 있다.

 

역자 : 서수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회사 생활에서 접한 일본어에 빠져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해 출판 번역의 길로 들어섰다.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를 삶의 모토로, 더 많은 책을 읽고 알리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읽고 옮긴다. 옮긴 책으로 아동서 『단단한 마음 기르는 법』, 『초등 과학 실험 대백과』 「추리 사건 파일」 시리즈,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유럽 사상사 산책』,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 『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 등의 인문 교양서와 『세상 끝의 아이들』, 『어쩌다 너랑 가족』 등의 소설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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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 명작 영화의 촬영지로 떠나는 세계여행 여행이 좋다
세라 백스터 지음, 에이미 그라임스 그림, 최지원 옮김 / 올댓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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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889년 에디슨이 발명한 지 불과 50년도 안 되어 미국에서 산업화됐다. 대량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다른 예술에서는 쉽게 꿈꿀 수 없는 산업화의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처음 발명 시에는 신기함과 눈앞의 '움직이는 사진'에 현혹되었겠지만 산업화가 이루어진 이후 영화는 상품화가 가능했다. 오늘날 영화는 우주나 해저, 지하를 막론하고 관객들을 모두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제처럼 느끼게 하는 데는 최고의 예술이다. 물론 연극의 형태를 빌어 스토리와 배우, 감독 등이 꼭 필요하지만 이들은 대중의 인기를 사로잡을 때는 명예와 함께 돈방석에 앉을 수도 있다. 물론 상업성을 들어 영화를 예술의 범주에 넣기를 반대한 적이 있지만 오늘날 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인류가 해왔던 미술 음악 문학 무용 등 모든 예술 행위가 약 두 시간의 움직이는 사진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종합예술'로 자리 잡았다.

영화는 이처럼 아름다운 화면,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 능력에 따라 우리 관객들에게 번잡한 일상을 잊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다. 영화는 인생의 교훈과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고 압도적인 풍경을 담아 관중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영화는 TV라는 새로운 매체 발달로 잠시 주춤한 적이 있지만 TV로서는 해결하지 못하는 큰 화면과 음향 시스템으로 여전히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도 영화 도입 100년 만에 영화계 최고의 상이라는 아카데미 감독상(봉준호, 〈기생충〉을 수상하는 등세계적 수준으로 인정 받고 있다. 영화의 이처럼 다양한 분야는 때론 영화의 내용 못지않게 압도적인 광경이나 아름다운 배경이 마음에 남는 경우도 많다. 영화의 배경은 주인공의 심리나 내용 전개, 영화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화의 촬영지가 주인공이나 줄거리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된다고 이 책 『영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는 말한다.

 


 

평범한 장소도 일단 영화의 스토리가 입혀지면 그 장소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있는’ 장소가 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곳을 찾아가 사진을 찍거나 영화의 감동을 되살려보고 싶어한다. 여행 작가인 저자 세라 백스터는 이 책에서 심혈을 기울여 고른 스물다섯 편의 영화와 그 배경이 된 세계 곳곳의 영화 촬영지를 소개한다. 히치콕의 고전적인 스릴러부터 〈레버넌트〉, 〈런치박스〉, 〈기생충〉 등 비교적 최근의 명작까지, 〈피아노〉 같은 시대극, 〈델마와 루이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같은 로드무비, SF, 로맨틱 코미디, 예술적인 스릴러, 첩보물, 우화, 액션, 스포츠 영화까지 시대도 장르도 다양하다. 또 유럽, 미국, 캐나다, 중남미,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 지역도 다채롭다.

저자는 영화의 줄거리, 제작에 얽힌 사연, 촬영 에피소드와 함께 촬영지의 정치, 지리적 특성과 역사도 함께 풀어놓는다. 여기에 마음을 사로잡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70쪽이 넘는 삽화는 영화 속으로 독자를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특히 영화의 줄거리를 뛰어넘는 영화에 대한 지식은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는 독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영화를 제작하고 선보일 때, 장르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뿐 관객들은 '명작'이라고 손꼽히는 영화에는 뭔가 다른 느낌을 갖는다. 영화에 대한 설명과 해석은 우리가 영화를 이해하고 즐기는 데 필수적이다. 점점 영화가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세상을 표현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요즘 유행하는 장르인 SF나 스릴러의 긴장감, 심리적 변화를 보여주는 영화들이다. 영화에 '명화'의 해석을 입히는 사람은 주로 영화평론가들이지만 관객들의 호응도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독자는 생각한다. 흥미로운 스토리, 극적인 플롯, 아름다운(또는 강렬한) 비주얼, 효과적인 배경음악과 OST가 영화를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면 영화보다 좋은 것은 별로 없다.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인 〈들어가며〉를 통해 "스포일러에 대한 양해를 구한다"고 말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영화는 이미 모두 개봉된 것인데다 명화로 손꼽히는 영화가 대부분이어서 이 책의 내용이 스포일러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란 게 독자의 판단이다. 저자가 선정한 25편의 영화는 이미 관객들로부터 많은 칭찬과 관심을 가지고 '우수한 영화'로 판정된 것들이다. 물론 많은 영화를 모든 사람들이 다 관람했을 수는 없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명하고 관객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영화엔 '뭔가' 있다. 주인공의 이야기부터 스토리, 배경, 역사적 배경, 감독의 역량 등이 '영화 팬'들에게는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그 영화를 못 봤을 때는 소외감을 느낄 정도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수가 5,200만 명 정도인데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한 영화를 봤다면 그건 이미 '사건'이 된다. 우리 영화 중 '1,000만 관객'이라 불리는 영화가 얼마나 많은 지를 보면 미루어 짐작할 일이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는 스토리를 제외한다면 소통의 핵심이다. 우리의 경제가 좋아지고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영화 촬영지가 관광의 중심지가 되어 있는 곳을 들를 때가 많다. 배경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주인공의 감정, 영화의 분위기, 심지어 영화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주인공이 깃들었던 영화의 촬영지를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 영화의 감동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한다는 것. 이 책에서는 세계적인 명작 영화 촬영지 스물다섯 곳(편당 한 곳)을 소개하고 있다. 보통은 이미 본 영화와 모르는 영화의 목록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책을 읽노라면 이미 본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고, 영화를 보면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그간 잘 알지 못했거나 무심하게 보았던 장소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때도 있다. 사진과는 이 책에서는 또다른 감성의 아름다운 '삽화'가 그 감동과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해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독자 개인적 입장으로는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영화를 다 여기에 소개하고 싶지만 저자가 말하는 '스포일러 주의' 때문에 독자가 보았던 영화 두 편만 소개한다. 영화의 내용(스토리)과 함께 감독, 배우는 물론 배경지의 역사, 역사적 의의 등 스토리에 얽힌 많은 것들을 저자는 이 책에서 알려준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영화는 우리가 편의상 분류하는 많은 장르로 나뉘지만 사실 그 내용의 구분일 뿐이다. 영화의 완성도는 장르보다는 스토리나 연기, 감독의 연출 능력에 크게 좌우한다고 본다. 다만 배경지 선택도 감독의 임무이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별도의 '장소 헌터'를 고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혹은 영화 스토리와 분위기에 맞는 촬영은 촬영감독이라는 직업도 따로 있다. 음향 감독, 조명 감독, 미술 감독 등 분야별 책임자도 따로 있다. 영화 한 편을 완성시키기에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에서 '종합 예술'임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독자가 가장 먼저 소개할 영화는 〈킬러들의 도시〉(마틴 맥도나, 2008)에 등장하는 도시는 벨기에 수도다. 유럽 여행을 몇 번 갔지만 독자는 아직 벨기에는 가보지 못했다. 유럽의 통로라는데 이상하게 벨기에는 인연이 없었던 듯하다. "굳이 안 가도 책에서 배운 도시"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이웃 네덜란드에 들렀을 때도 벨기에는 선뜻 떠오르지 않은 이유는, '베네룩스 3국'이라고 교과서를 통해 배웠는데도 네덜란드에 비해 독자에게는 인지도가 낮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적은 있다. 화면에 운하가 많이 나와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비슷하다고 느낀 적은 있다. 저자는 벨기에 브뤼해를 "꼬불꼬불한 길, 낭만적인 다리, 길쭉한 탑으로 둘러싸인 이 도시는 흡사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고 묘사했다. 도시의 풍경 묘사는 이뿐 아니다. "박공지붕을 얹은 오래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거리에선 말발굽 소리가 울려 퍼지며, 잔잔한 운하 위로 백조가 우아하게 물을 가른다.(p.56) 디즈니 마법의 왕국처럼 생긴 〈킬러들의 도시〉에는 누구에게는 천국 같은 도시가 누군에겐 지옥이 되고 만다.

 


 

책에 따르면 신참 살인청부업자인 레이(콜린 파렐 분)는 첫 번째 임무 중에 실수로 무고한 소년을 죽이는 바람에, 선배인 켄(브랜단 글라슨 분)과 함께 브뤼헤에 몸을 숨긴다. 두 사람을 피신시킨 두목 해리(랄프 파인즈 분)는 심각한 사이코패스이지만, 어린 시절에 딱 한 번 다녀간 브뤼헤에 깊은 애정을 표한다. "그 운하며 다리며 자갈길이며 성당이며, 제기X, 동화 속 마을에나 있을 법한 그런 것들을, 제기X, 누가 감히 자기 취향에 안 맞는다고 해?"

캔은 브뤼헤와 사랑에 빠져서 건축과 운하, 그림, 경치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반면에 레이는 최악의 관광객이다. 그에게 이곳은 자신의 죄가 심판받기 전까지 무한정 기다려야 하는 연옥이나 다름없다. 아름답게 보존된 이 중세 도시를 찾은 방문객이라면 대부분 레이보다 캔과 같은 마음을 품게 될 것이다. 브뤼헤는 보물상자 같은 곳이라, 우리의 눈만 아니라 입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 프릿(벨기에식 감자튀김) 노점과 수많은 와플 가게, 초콜릿 상점들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더욱이 브뤼해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저자는 귀띔한다. 유럽의 구시가지들은 늘 미로 같은가 보다. 브뤼헤도 미로 같은 골목을 따라 브릭 고딕 양식의 정교한 건축물이 늘어서 있다. 그물망처럼 연결된 운하에는 이제 관광용 배와 백조들만 한가롭게 떠다니지만, 한때는 이 운하도 중요한 무역로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준다.

영화 〈킬러들의 도시〉는 이 도시 전체를 무대로 하고 있다. 캔과 레이는 추운 겨울날 브뤼헤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감탄하거나 불만을 터뜨린다. 이들이 묵었던 를레 부르곤디스 크라위스 호텔은 단아한 반목조 건물로, 운하 옆에 자리 잡고 있다. 두 사람은 현지의 인기 비스트로인 츠바르트 하위스에서 술을 마신다. 찬 바람을 맞으며 나룻배도 탄다. 바실리크 성혈 예배당에도 들어가는데, 켄은 레이에게 이곳에 예수의 성혈이 담긴 유리병이 보관되어 있다고 가르쳐준다(실제 이 장면은 브뤼헤의 예루살렘 예배당에서 촬영했다고 저자가 주를 달았다). 이들이 잠시 들르는 로젠후드카이(묵주 부두라는 뜻-역자 주)는 과거에 묵주를 팔던 곳이며, 현재는 브뤼헤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장소로 유명하다. 영화 스토리나 이들이 나눈 자세한 대화는 소포일러를 걱정해 독자가 임의로 생략한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Alejandro Gonzalez Inarritu)는 로키산맥이라는 가혹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비극과 역경, 복수와 인내에 관해 이야기한다. 원시적이고 단순하게, 언어가 아닌 침묵으로 더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이리저리 배회하는 카메라워크와 산속 풍경의 상호작용,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통해 조명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난폭함이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주역이다. 촬영 감독인 엠마누엘 루베즈키Emmanuel Lubezki가 아카데미 촬영상을 거머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p.162) -캐나다, 앨버타

 

저자 : 세라 백스터(Sarah Baxter)

잉글랜드 노퍽에서 자랐고 현재는 바스에 산다. 여행에 대한 열정과 멋진 세상에 이끌려 아시아와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와 미국을 횡단한 뒤 작가로 자리 잡았다. 독립심이 강한 여행자들에게는 성서와 같은 잡지 [원더러스트(Wanderlust)]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가디언],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등에 광범위한 여행 관련 글을 썼다. 또한 십여 권이 넘는 『론리 플래닛』에도 글을 썼으며, 『500개의 길에 담긴 세계의 역사』와 『500곳의 기차 여행지에 담긴 세계역사』, 이 책의 시리즈인 [Inspired Traveller’s Guide] 의 첫 번째 책 『Spiritual Places』의 저자이다.

 

그림 : 에이미 그라임스(Amy Grimes)

런던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연과 그 안에서 발견되는 자연스러운 무늬에서 영감을 얻어 밝고 강렬한 소재, 꽃과 나무의 풍경을 자주 그립니다. 출판과 디자인 업계와 협업하는 동시에 그림과 문구 등을 판매하는 ‘헬로 그라임스’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는 『신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잠들기 전 5분 잠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역자 : 최지원(崔智媛)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에머슨 칼리지에서 미디어 아트를 전공했다. 미국에서 문화산업 관련 일을 했으며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을 번역해 왔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해리 포터 지팡이 컬렉션』, 『해리 포터 무비 스크랩북: 주문과 마법』, 『신비한 마법의 기록: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영화 속 숨은 이야기들』, 『해리 포터 무비 스크랩북: 다이애건 앨리』, 『해리 포터 무비 스크랩북: 호그와트』, 『로키: 장난의 신』, 『Marvel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얼티밋 가이드』, 『어벤저스 얼티밋 가이드』, 『마블 스파이더맨 백과사전』, 『마블 스파이더맨: 게임 아트북』, 『DC 아쿠아맨 아트북』, 『옥자: 디 아트 앤드 메이킹 오브 더 필름』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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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4-2028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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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불과 50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세계에서 보기 힘든 나라,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을 큰 자부심을 갖고 산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의 댓가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50년 간 대한민국에서 민주화에 피 흘리고, 산업화에 땀 흘린 분들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독자는 돈 버는 재주가 없기에 부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굶을 정도의 가난을 겪은 적도 없다. 가깝게는 부모 덕이겠지만 우리 모든 국민의 단결된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긍심을 갖게 되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국제 뉴스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전쟁과 기아 속에서 나라를 떠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말이다. 우리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이나 산업화 과정에서의 땀의 댓가가 균형적으로 보상, 배분되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자칫 그들의 헌신적이며 희생적인 노력들이 '돈'에 의해 오히려 희석될 수도 있기에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보상에 대한 책임은 국가가 할 수밖에 없는 일. 민주화된 정부가 30여 년 간 해온 노력들이 있을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런데도 혼돈의 시대란 말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극복해 낼 것이란 의욕도 있었다. 또 선거가 혼탁해질 때도 "원래 선거 때는..." 하면서 결국은 우리가 이길 것이란 생각은 독자만의 것이었을까? 신·구 세대간 갈등을 넘어서 남녀 성 갈등, 여기에 인종 차별까지 우리가 돌아보지 못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느낌이 지난해부터 들기 시작했다. 21세기에 들어온 지 20년 이상 지났고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굳건히 보존해온 나라가 경제적 위협으로부터 뿌리째 흔들린다는 경제 전망은 마음을 무겁게만 한다.

이 책 『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4-2028』을 독자가 읽게 된 이유다. 표제어대로 단순히 전망이라고 밝혔지만, 읽다보면 어두운 점이 있듯이 밝은 점도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저자 곽수종은 경제 전망을 내놓기까지 엄청난 연구와 공부를 했을 것이다. 그의 네임밸류는 이미 경제에 문외한들이라도 독자들로부터 그가 주장하는 내용은 몰라도 이름 한 번쯤은 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경제 지식과 전망은 정확해서 읽어두면 좋을 것이란 독자들로부터 평가된 저자이다.

 


 

저자는 21세기 신질서의 화두는 ‘각자도생’이라 할 만큼 지금은 질풍노도와 같은 혼란과 혼돈의 시대이면서 변화의 시대라고 전제한다. 국가는 끊임없이 미래에 대한 판단과 결단을 내려야 하고, 지속적인 생명력을 위해선 세계 모든 정부가 의도대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p. 8) 이에 따라 이 책은 세계경제, 특히 미국과 중국 경제의 위기와 기회를 다루며, 각 부문별로 거시적, 미시적 요인을 살펴봄으로써 한국경제가 미중 간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경제학의 모태는 철학이라는 모토 아래, 경제학자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넘나들며 세계경제 흐름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분석력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어온 분이다. 특히 이 책이 미국과 중국경제에 대한 중단기 전망을 토대로 한국경제의 2024~2028년 전망을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다.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게 맞는가?” “미국 소비자들, 즉 가계부채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 이 같은 질문이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한국은행과 우리 가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 연준(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ED)이 금리를 5.5%까지 올리고 다시 한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향후 한국과 중국경제를 포함한 신흥국 및 개도국 경제에 어떠한 파급효과를 가져올까? 2024년 미국 대선 결과는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 책은 복잡한 수식이나 경제학적 모델 표기를 사용하기보다는 논리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20세기 초입부터 말까지 미국은 글로벌 질서의 표준이었고 룰 세터(rule setter)였다. 21세기 미국의 새로운 역할 변화를 제대로 리포맷(reformat)하지 못하고 리부팅(rebooting)하지 못한다면, 21세기는 혼돈의 한 세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세기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는 미중 간 이극체제를 거쳐 21세기 이내에 미국, 중국, 유럽 및 인도 등 다극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p.30)

 


 

이 책은 3개의 PART(부)로 구성된다. PART 1 〈미국경제, 다가올 위기와 기회〉, PART 2 〈중국경제, 다가올 기회와 위기〉, PART 3 〈2024년 이후 한국경제 빅픽처〉 등이다. 1부는 두 개의 장(章)으로 나뉜다. 1장 「미국경제, 다가올 위기와 기회」와 2장 「미국경제의 미시적 요인」이다. 2부 역시 2개 장으로, 1장 「중국경제의 거시적 요인」, 2장 「중국경제의 거시적 요인」을 미국과 같은 비중으로 탐구한다. 1부에서는 미국의 경제적 현상을 해석하고 예측 가능한 전망들을 살핀다. 현재의 통화정책과 향후 변화될 모습,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 갖는 의미, 미중 간 갈등 전개 양상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브릭스(BRICs)의 지역 통화 거래와 관련된 내용도 알아본다. 20세기 글로벌 질서의 표준이었던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여러 나라의 출현, 즉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에서 미중 간 이극체제를 거쳐 미국, 중국, 유럽 및 인도 등 다극체제로 전환되는 모습에 주목한다. 미국의 부동산시장, 장단기 금리차이 등 미국경제의 미시적 요인과 미국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도 살펴본다.

2부에서는 2008년 급부상한 중국경제가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 혹은 또 다른 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조명한다. 휘청거리는 중국경제, 미중 간 디커플링 문제, 중국-대만의 관계, 반도체 기술 확보 가능 여부부터 중국의 부동산시장과 금융 시스템 등까지 거시적·미시적 차원에서의 중국경제를 파헤친다.

PART 3 〈2024년 이후 한국경제 빅픽처〉에서는 2024년 이후의 한국경제를 전망하는 12개의 시나리오들을 제시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성공 여부와 미국의 대선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여부, 미중 간의 갈등 전개 양상, 대외 정치경제 환경에 대한 한국경제의 정책 대응 능력 보유 정도 등 8가지 국외·국내 상황을 전제로 한다.

시대 전환기에 우리는 약하다. 정부와 기업은 상대적으로 우리 개인보다 강하다. 하이데커의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을 굳이 정독하지 않아도 안다. 이대로는 좀비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2025년 이후 세계경제는 1990년 다우지수의 J 커브 모양을 보여줄 것이다. 미국과 중국 중심이다. 그 결과물을 가장 빨리, 많이 차지하는 국가가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맹주가 될 것이다.(p.308)

 


 

1부는 미국 경제의 현 주소와 전망에 대해 많은 자료를 토대로 향후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미 연준의 통화 및 금리정책은 기술개발과 산업구조 전환을 나타낸다. 또 미국 채권 중립금리 정책은 세계경제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고금리에 취약한 경제 주체의 어려움이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인플레를 억제하는 고금리와 인플레를 유발하는 보조금의 모순된 정책이 아직은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요즘 다시 부각되는 금리 문제는 미국이 불경기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거나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 금리는 물론 금융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미국은 강(强)달러 기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까지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피치(Fitch)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시킨데 따른 신용등급 강등의 의미, 환율 전쟁과 기축통화 전쟁을 포함한다. 깊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외에도 키신저 중국 방문의 의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태, 중국-대만의 통일 문제, 미국의 경찰국가 역할 실패, 브릭스 통화 구축 움직임 등 미국경제가 당면한 거시적 위기 요인을 하나씩 알아본다.

미국에서 아파트 건물은 오랫동안 안전하게 여겨졌지만, 최근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분야에서 주요 경제적 불확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저자는 높아지는 임대료가 투자 수요를 급증시키면서, 아파트 다세대 건물의 가격도 상승한다고 분석한다. 아파트 부문의 수요는 여전하지만, 임대료 상승을 앞지르는 대출 금리 급등은 아파트 소유주들을 유동성 위기에 몰아넣게 된다. 임대료 증가율의 급격한 둔화, 인플레와 높아지는 보험료,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감소 등도 위협적이라고 설명한다. 부동산 투자 신탁의 신규 대출 중단, 부동산 투자 기업의 실탄 확보, 장단기 금리 차이 역전, 긍정과 부정이 상반된 경제지표, 무디스의 은행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살핀다.

연방준비은행은 물가 안정과 실업율 축소라는 상반된 목표를 가진다. 미국 경제와 시장 연착륙 전망은 단언하기 어렵다는 불투명한 전망이다. 연준의 통화긴축에도 경제는 강세며, 실업율은 낮지만, 고물가, 장단기 금리 역전 등은 위험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2부는 중국경제에 대해 중국이 경제적 권력의 정점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책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불확실성이 강조되면 중국 투자가 줄어든다. 중국의 시장 가격과 리오프닝 정책을 통한 무역확대 정책은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물가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 재투자를 통한 경제성장세 유지 정책은 부동산 및 증시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저자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중국 경제의 근원적 문제, 지정학적 환경 변화 등을 분석한다. 또 미중 간 디커플링이 경제에 미치는 심각성을 알아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이후 계속되는 대중국 견제 정책, 자유시장과 중국 공산당이 중심되는 이중적 경제 구조, 인민은행의 정책 방향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과의 갈등을 이용하는 중국정부의 미흡한 경기부양책 등을 저자는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부채, 중국 주식시장의 거품,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중국경제의 위기 요인이다. 시진핑 체제가 불안정할 경우 대만 침공에 미치는 영향, 대만 봉쇄 가능성, 대만 사이버 침공, 중국 가계재정 악화, 가계부채 증가, 소비여력 둔화, 심각한 실업문제 등 시장 신뢰도가 약화되는 위험요소를 제기한다. 중국은 이밖에도 중국경제의 문제점, 인민과 공민의 차별 정책, 경제정책 경험 부족, 공산당원에게 부와 기득권의 편중된 부의 집중 등 중국경제의 거시적 위험요소를 분석해 낸다.

저자는 이와 함께 중국의 관치금융이 글로벌 투자 기업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한다고 강조한다. 환율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위안화 하락을 멈춘 외환 관리 전문가가 인민은행 총재로 선임된 것은 위안화의 급속한 평가 절하 가능성에 대비한 수순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위안화가 높은 위상을 갖기 위해, 재정 및 통화정책을 하나의 포괄적 거시경제 정책으로 운용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은 최근 이미 깊어진 중국 반도체 산업의 탈미국화 전략을 위해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

 


 

3부에서 독자는 '한국의 빅픽처'라는 표현에 집중해본다. 한국 경제 시나리오는 미국경제, 중국경제, 미국 대선 결과, 러-우전쟁, 미중 갈등,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팬데믹 가능성, 한국의 정책적 유연성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줄줄이 늘어선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설명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국제 분쟁이나 갈등에 한국 경제가 관여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은 현재 산업 인프라 투자와 신기술 개발 부진으로 산업 경쟁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경제정의라는 허구'의 정치적 선전구조에 매몰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저자는 전제한다. 새로운 도약에 실패하면 한국은 무너지게 된다고 경고한다. 바이든 정권의 반도체 법은 반도체 제조 업체를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반도체 생산지원 법안이다. 이에 미국 중심의 산업 표준화, 글로벌 전략에 대응해 한국 정치권과 기업은 별다른 로비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 경제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월등히 많은 시스템적 단점들이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목한다. 급속히 이룬 경제 발전이 늘 갖고 있는 위험요인으로 보는 듯하다. 정치권은 대기업의 횡포만 파헤치려 하고, 세계 경제의 방향성과 미래 산업의 비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점도 꼬집는다. 저자는 이에 바탕해 바이든 정권의 지속 여부, 러우 전쟁의 전개, 중국경제 향방 등을 감안해 한국경제를 전망하는 12 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저자는 시진핑이 덩샤오핑의 당부를 무시하고 중국몽이라는 칼날을 미국에 들이대자, 미국은 전략적으로 반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미중간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경쟁에서, 한국은 미중의 위험 요인과 한국의 취약성을 알고 대응해야 한다는 게 이 책에서 열두 개의 시나리오를 내놓는다. 지금 세계는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맹주를 차지하려는 시대 전환기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건 '전쟁'이라는 말이다. 전쟁을 알고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몰락할 것은 뻔하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권, 그리고 경제 국민들에 대한 경고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는 적절한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세계의 패권국 자리 싸움이 아닌 경제무역전쟁이 미국과 중국에서 벌이고 있는 상태에서 대한민국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아무 대응도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실망을 넘어서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전문 분야를 불문하고 우리 모두가 다시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시대가 혼란스러울수록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은 그 자체의 생존본능을 작동시키게 된다. 위기가 되었건, 기회가 되었건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 자체에 대한 본질적 변화 혹은 파생적 변화를 직감하는데, 이를 시그널(signal)이라고 한다. 시그널을 제대로 읽어내면 위기 혹은 기회에 미리 적응할 수 있다.(p.18~19) 저자는 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싸움에 한국은 강소국가라 이 싸움에 낄 수 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런 때일수록 생존본능을 발휘해 준비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을 통해 세계경제가 당면한 현실과 큰 흐름을 살펴봄으로써 경제를 보는 시각이 열리고, 한국경제가 살아남을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한다.

 

한국경제가 더 이상 신산업과 경제발전전략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일본식 ‘잃어버린 30년’의 저성장과 초고령화 사회로의 불황터널로 진입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한국경제는 1980년대 이후 산업 인프라 투자와 신기술 개발에 부진했기에 새로운 산업 기술 개발과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후발 주자로서의 장점과 이점은 거의 소진되어가고 있는 상태다. 부차적으로 인구의 초고령화, 교육제도의 후진화,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심화, 성장 정체와 분배제도의 왜곡 등으로 인해 일본식 잃어버린 20년의 초입기에 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한국경제는 구조적 리포맷팅과 리부팅의 기회를 사실상 잃어버렸다. 경제정의는 관습과 문화 등 전통적 가치의 연계 사슬에서 오랫동안 묻혀지고 쌓여지는 것이다.(p.271~272)

 

저자 : 곽수종

 

연합뉴스경제TV에서 ‘곽수종의 경제프리즘’, 한국경제TV에서 ‘경제전쟁 꾼’의 진행자를 맡고 있다. 리엔경제연구소를 설립하여, 국제금융과 국제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대학의 교수직을 거쳐, 미 캔자스 주정부에서 일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캔자스대학교에서 파생상품 금융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선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8년 이후 캔자스 주 공공기업위원회(Kansas Corporation Commission)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미주경제 팀장을 지냈으며, 2005년 당시 이미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2천 달러까지 상승하고 ‘금본위제도’가 부활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2006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Peterson IIE에 객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에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2007년 8월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 과정을 미국 워싱턴D.C.에서 직접 연구한 바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혼돈의 시대, 경제의 미래』 『곽수종 박사의 대한민국 경제 대전망』 『매일 경제 공부』 『한국경제 판새로 짜라』 『세계경제 판이 바뀐다』 『세계 경제의 99%는 트럼프에 달려 있다』 가 있다. 경제를 보는 탁월한 분석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등 다양한 경제전문지나 해외 학술지에 ‘Designing natural gas utility hedge programs with call options’ ‘Provisional Liquidation of Futures Hedge Programs’ 등을 게재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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