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땅 캄보디아
전은경 외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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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꿈의 땅 캄보디아』를 접할 때 표제어에 있는 '꿈의 땅'이라 문구에 눈이 먼저 갔다. '캄보디아'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앙코르와트이지만, 정치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떠오른 이미지는 '킬링필드(Killing Fields)'란 단어다. 오늘날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 대표적 빈민국 중의 하나다. 앙코르와트(사원)를 보면 이렇게 웅장하고 찬란한 유적을 가질 정도로 강력한 나라가 어떻게 20세기에 자국민을 200만 명이나 학살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앙코르와트는 사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왕궁이라고 한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앙코르 톰이란 도시에서 남쪽 약 1.5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12세기 초에 건립되었다. 앙코르(Angkor)는 '왕도(王都)'를 뜻하고 와트(Wat)는 '사원'을 뜻한다. 당시 크메르족은 왕과 유명한 왕족이 죽으면 그가 믿던 신과 합일한다는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왕은 자기와 합일하게 될 신의 사원을 건립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유적은 앙코르왕조의 전성기를 이룬 수리아바르만 2세가 바라문교 주신의 하나인 비슈누와 합일하기 위하여 건립한 바라문교 사원이다. 후세에 이르러 불교도가 바라문교의 신상을 파괴하고 불상을 모시게 됨에 따라 불교사원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건물·장식·부조 등 모든 면에서 바라문교 사원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독자는 아직 이곳을 가보진 못했지만 세계여행 책이나 안내 영상에 캄보디아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유적지라 세계인에게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깊이 각인돼 있다. 강인한 민족성과 종교 신앙이 합쳐져 이전에는 꽤 강대국으로 불릴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이다. 이 나라에 역사상 가장 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 '킬링 필드'란 참혹한 명칭이 붙은 것은 공산주의 무장단체 크메르루주(붉은 크메르) 정권이 당시 크메르루주의 지도자였던 폴 포트를 최고 지도자로 옹립한 데서 시작됐다. 폴 포트는 1979년까지 4년간 노동자와 농민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최대 200만 명에 이르는 지식인과 부유층을 학살했다고 한다. 우리 방송에서도 이때의 사건을 기획 보도한 적이 있다.

 


 

독자도 그 영상을 보며 공산주의와 폴 포트 정권의 잔인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이 4년 간의 학살은 인근 국가 베트남에서 전쟁을 하고 있던 미군이 1975년 4월 철수함으로써 공산 정권이 들어서는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폴 포트가 정권을 잡자 론 놀 정권의 부패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국민들은 환영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폴 포트는 새로운 농민 천국을 구현한다며 도시민들을 농촌으로 강제 이주시킨 것은 물론 화폐와 사유재산, 종교를 폐지하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과거 론 놀 정권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지식인, 정치인, 군인은 물론 국민을 개조한다는 명분 아래 노동자, 농민, 부녀자, 어린이까지 무려 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여 명을 살해했다. 크메르루주의 만행은 아이러니하게도 1979년 베트남의 지원을 받은 캄보디아 공산동맹군에 의해 전복되면서 종결되었다.

45년 가까이 지난 지금 아무 의미가 없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곳에 사는 캄보디아 국민들은 그때의 고통을 고스란히 안은 채 지금도 가난과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처럼 독자는 느꼈다. 이런 나라에 어떤 사람들이 다녀왔기에 '꿈의 땅'이란 표현을 했을까? 독자가 궁금한 점이었다. 이 책 『꿈의 땅 캄보디아』는 2023년 1월 26일부터 2월 4일까지 9박 10일 동안 진행된 캄보디아 자원봉사 여행기다. 6명의 지은이를 중심으로 함께 참여했던 7명의 MZ세대들(학생)의 해외 봉사 후기가 담겨 있다.

책의 저자들은 보건교사로서 나이팅게일의 후예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현장에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이들의 첫 해외 봉사는이번에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2015년 페루에서 시작되었고, 2018년에는 아프리카에서 펼쳐졌다. 코로나19로 멈춰졌다가 2023년에 캄보디아 봉사로 다시 이어진 것. 페루와 아프리카에서는 보건교육, 성교육, 건강체험, 교육연수, 문화교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캄보디아에서는 도서관 건립 후원과 벽화 조성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지난 봉사에 함께 참여했던 사회복지사는 청소년희망센터를 창립하고 캄보디아에 그룹홈 지사를 설립했고, 진로를 고민했던 교사를 장학사가 되었고, 대학생은 어엿한 경기도의 교사가 되었다.

 

 

세 번의 해외 봉사를 통해 희망을 품고, 꿈을 이뤄나가는 봉사단의 성장 스토리라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봉사단은 세 번의 해외 봉사 모두 자비로 참여했고, 다양한 기관과 함께했다. 현지 문화체험와 연계해 테마에 맞는 캠페인을 펼쳤다는 공통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외 봉사단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코이카(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한국국제협력단)만 하는 줄 알았는데 민간 봉사 단체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코이카는 경제개발과정에서 축적된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발전을 지원하고 최빈국 주민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등 국제협력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재정지원기관이다. 독자의 가족 중 한 명도 이 봉사단체의 일원으로 라오스에 다녀온 적이 있어 코이카에 대해서는 잘 알았지만 민간 단체도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다.

이번 캄보디아 봉사에서는 저자들은 프놈펜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헤브론병원, 모노롬의 클리닉, 캄보디아왕립농업대학교의 보건실과 세종학당의 한글학당도 방문했다. 한국의 학교보건과 성교육에 대해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책에서 밝히기도 한다. 시아누크빌에 있는 라이프대학을 방문하고 간호대학의 현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시엠립에서는 시소폰의 초등학교에서 보건교육, 성교육 등 교육 봉사를 했고 그룹홈에는 도서관을 짓고 벽화를 그려주었다. 다양한 봉사활동이 캄보디아라는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 책은 막연하게 해외 봉사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많은 정보와 지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구성된다. 1장 〈꿈의 땅 캄보디아〉, 2장 〈3인3색 교사들이 교육으로 펼치는 무지갯빛〉, 3장 〈협력해서 함께 참여한 각양각색의 꿈〉, 4장 〈꿈의 땅 캄보디아를 밟은 MZ세대 이야기〉 등이다. 각 장은 각 교사들이 맡은 분야의 봉사활동과 진행 과정, 결과 등을 직접 썼다. 각각 맡은 분야의 글을 세부항목에서 다룬다. 1장에서는 이전 해외 봉사와 이번 해외 봉사를 관통하는 사명감에 대해 말하는 한편 이번 봉사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계기독간호재단 창시자 이송희(이하 존칭 생략), 김계숙, 박순복, 성진숙, 신기조 등 캄보디아 현지에서 뿌리내리고 봉사를 펼치는 귀한 분들을 소개한다. 2장은 세 명의 보건교사의 봉사 후기가 각자의 형식으로 자유롭게 담겨 있다. 「내 마음의 별을 따라서」(김명숙), 「캄보디아의 크메르인과 만남」(신선혜), 「일단! 그냥 해보자」(최은화)를 각각의 저자가 썼다.

말 그대로 겪은 일과 느낌, 그리고 성과 등에 대해 세세하게 적었다. 저자 김명숙은 「내 마음의 별을 따라서」을 통해 "모든 길은 열려 있다. 수많은 길이 열려 있지만 내가 걸어가야 길이 되어 준다. 첫 해외 봉사지 아프리카를 다녀올 때는 경험 많은 선배들이 있어 조력자의 역할을 담당했으나 이번에는 총괄팀장을 맡아 준비와 진행, 마무리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참여해 함께 일하는 팀원들의 열정에 오히려 감복하고 더 열심히 봉사 활동을 했다는 성취감을 표현한다. "공사장에서나 볼 것 같은 비계에 오르는 청년들의 열정을 만나고 호수 위에 곱게 물든 석양을 배경 삼아 추억도 남겼다. 언어는 달라도 앎의 지평을 넓혀 준 해외 간호학자들과 만남도 가졌고, 은퇴한 보건교사 선배가 전해주는 삶의 가치와 성과도 확인했다. 가진 것을 나누며 안주하지 않는 성장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간호사 선배들을 만나며 나의 걱정은 설렘과 기대로 바뀌었다."(p.83)

 


 

저자 신선혜는 「캄보디아의 크메르인과 만남」에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지만 봉사활동 중 얻은 감성을 끌어올려 이 소중한 인연을 글로 옮긴다는 말을 전제하고 "겨울방학에 어디에 갔다 왔냐는 질문에 조금 흥분된 어조로 초등보건교육연구회에서 주최하는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했었다고 말했다. 그런 내 모습이 9박 10일 동안 힘들었지만, 보람되고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프놈펜, 시아누크빌, 시엠립 등 이름도 낯선 그곳 사람들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미소가 사랑스럽고 타국인에게 호의적이었다. 단 음식을 좋아해서 당뇨 질환, 치과 질환 환자가 많았고, 의료시설이 부족해 기본적인 위생교육, 식생활 개선, 약물 오남용 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은 안타까웠다."(p.103)라고 적었다. 이어 '여정'을 소개하면서 그곳 풍경을 글로 표현해 옮기기도 한다. 붉은 빛에 비치는 건물들의 형태, 동시에 나무그림자로 올라오는 빛줄기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각자의 다른 감동으로 전해짐을 느낄 수 었었다. 시간대별로 색깔과 각도에 따라 나무의 느낌이 하늘의 빛깔과 어우러져서 다채롭게 연출된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고 앙코르와트의 일출, 석양 노을, 그리고 호수를 배경으로 풍경 사진을 함께 게재해 아름다운 나라라는 인식을 갖게 해준다.

현지인들과 함께한 활동, 그곳의 풍경과 음식물, 생활 모습 등이 어우러져 캄보디아의 참모습에 많은 면을 할애해 사진과 함께 실었다. 미처 사진이 담아내지 못한 내용은 그림으로 그려 보이기도 한다. 대단한 솜씨로 보인다. 이쯤 되니 사실 '꿈의 땅'이란 캄보디아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아름다워 '꿈의 땅'인지 자신이 그곳을 방문한 경험이 있기에 '꿈의 땅'인지 조금 헷갈리기도 한다. 아무려면 어떤가? 두 가지가 다 해당되기에 '꿈의 땅'이라고 표현했을 것이란 독자의 평가가 틀리지 않았기를 바란다. 그곳은 '킬링 필드'였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지금 어리고 젊은이들에겐 분명 꿈의 땅이 되기를 독자는 바란다.

 


 

3장에서는 함께한 간호대학 교수와 사회복지사가 참여한 봉사에 대한 후기를 다른 시각에서 소개했다. 4장은 참여한 MZ세대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번 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참여 소감 등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부록으로는 ‘Hello 캄보디아 교육봉사 및 학술대회’라는 이름으로 펼쳐진 이번 프로그램 일정표를 담았다.

 

저자 : 전은경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는 교사는 귀한 직업이다.” 건강한 아이들, 행복한 선생님이 가득한 학교를 꿈꾸는 선생님이다. 자원봉사, 미래교육, 건강과 안전,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준비하며 꿈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보건교사,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초등학교 교감을 거쳐 현재 양평에 있는 행복한 작은 학교, 곡수초등학교를 교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초딩들의 사춘기』, 『대한민국의 학생과 교사, 아프리카에서 새 희망을 찾다』 등이 있다.

 

저자 : 김명숙

눈물 가득 담긴 아프리카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교육하는 간호사가 되었다. 배운 것을 나누며 겹이 두터워지고, 결이 고와지는 사람으로 성숙하기를 바라며, 현재 용인 상현초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대한민국의 학생과 교사, 아프리카에서 새 희망을 찾다』 등이 있다.

 

저자 : 신선혜

현실에 충실하게 살다 보니 봉사라는 단어가 멀게만 생각되었다. 그러던 중 ‘경기도초등보건교육연구회’라는 친밀한 단체에서 해외 봉사를 권해와서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 함께했던 시간들이 값진 추억과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여행을 넘어 이제는 봉사로 다른 나라의 생활 깊숙이 들어가 함께 식사도 하고 눈빛 교환도 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하고 있다. 현재 부천에 있는 부원초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저자 : 최은화

완벽주의가 아닌 경험주의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보건교사다. 평택에서 3곳의 학교를 거쳐 현재 오산 운산초등학교에 보건교사로 재직 중이다.

 

저자 : 이지선

사실에 근거해서 정답보다 적합한 것을 사고(思考)하며 다양하고 넓은 세상에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간호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경상국립대학교 간호대학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주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 후 가톨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듀크대학교와 에모리대학교에서 박사 후 방문학자로 있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지역사회 기반 참여형 연구에 초점을 맞춘 건강, 건강 격차 및 건강증진에 관한 것이다.

 

저자 : 박정미

“나의 작은 손길이 이곳 아이들에게 작은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딸아이의 고백처럼, 누군가에게 받은 고마움과 은혜를 누군가에게로 흘려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작은 행복이 아니겠는가! 대구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과 재활심리학을 공부하고, 한양대학교에서 상담심리 전공 석사 후 현재 특수아상담을 하고 있다.

 

저자 : 조수민

카메라 앵글로 캄보디아 봉사를 담았다. 가진 작은 재능을 담아 숲속작은도서관을 디자인하고 함께 그리고 채색했던 기억이 귀한 스펙이 되었다. 한양여자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를 졸업 후 현재 ㈜사람과 기술에 재직 중이다.

 

저자 : 김유민

체육교사를 꿈꾸며 체육교육학과를 들어갔다. 사회복지사인 아버지를 따라 봉사에 참여하며 가치 있는 교사로 사는 것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되었다. 꿈꾸고 나누는 체육교사가 되고 싶다. 서원대학교 체육교육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저자 : 김찬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 예비 사회복지사다. 함께 행복을 나누는 것이 복지라고 생각하며 현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저자 : 홍나희

나눔의 행복을 실천하기 위해 국내 봉사, 페루, 아프리카, 캄보디아 등 학창 시절부터 꾸준히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평화를 위해 연주하는 호르니스트를 꿈꾸며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후 현재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저자 : 홍나연

지구촌 사람과 동물, 자연까지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벽화 그리기, 해외 봉사 등 여러 봉사활동을 참여하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거워 교사라는 꿈을 꾸고 있다. 현재 동일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저자 : 김유은

중앙예닮학교 8학년

 

저자 : 심서율

방교중학교 2학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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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시간 -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
최평순 지음 / 해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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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인류가 지구의 종말 앞에 선 시각까지 남은 시간을 말한다. 듣기에 따라서는 인류의 최후를 예고하는 느낌이다. 오싹하고 절망적인 어휘다. 지구 나이 45억 년에 비하면 인류, 특히 현생인류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는 불과 15만~25만 년 전에 처음 나타났다고 추정된다. 그야말로 지구 나이 연대에 비하면 점에 불과할 정도의 짧은 기간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도구'와 '불'을 발명하면서 비약적 발전을 하고 이 시기를 구석기 시대라고 인류학자들은 구분한다. 불과 5만 년 전이다. 호모 사피엔스란 학명은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1758년 '현대 분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가 현생인류의 종(種)에 붙인 명칭이다. 생물학이나 고인류학에서 두루 쓰인다. 철학에서는 이성적인 사고 능력을 인간의 본질로 파악하는 인간관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인다고 알려져 있다.

구석기 시대 이후 인류는 두뇌와 섬세한 손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문명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선사시대의 업적은 구전으로, 신석기 시대 문자 시대 이후부터는 글과 책으로 인류 발전과 문명의 발달을 자세히 기록해서 우리가 자세히 알 수 있다. 이로부터 지구는 생존의 각축장이 된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의식주 해결이 불가피해지자 이웃한 집단으로 쳐들어가 약탈과 노략질로 의식주를 해결했다. 그야말로 국가별 집단의 전쟁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인류의 종말을 예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늙어서 자연사하는 사람과 전쟁터에서 죽는 사람의 숫자의 합보다 출생의 숫자가 더 많았기 때문에 인류는 지속 번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인간의 노동 대신 기계를 이용하는 대변혁을 이루어냈기에 엄청난 물량을 만들어낼 수 있었기에 문명의 발전은 계속되고 번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의 에너지로 석탄, 석유를 쓰면서 인류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문명의 이익을 누리기에 급급했을 뿐, 석유 석탄이 지구의 공기를 오염시켜 우리의 삶을 망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산업혁명 당시 세상의 중심지였던 대영 제국의 수도에서 '스모그'란 단어가 나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때 이미 공장과 자동차에서 뿜는 매연에 의한 공기 오염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일부 학자들은 대기와 수질·토양 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했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입장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늘날 마침내 삶의 터전인 지구마저 큰 위기에 빠뜨리는 '인류 멸망'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우주를 관찰하거나 직접 갈 수도 있고, 세균에 의한 인간 질병을 어느 정도 정복했다고 하지만 의식주의 풍요를 즐기기 위해 쓰여진 화석에너지가 이제는 인간과 지구의 존속을 동시에 위협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희망은 있는 것일까?”란 질문에 봉착한다. 아니 이미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세기 들어 그것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르고 나서 지구의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뒤늦게 대처에 나섰지만 환경 위기는 대책 마련이 간단치 않다. 문명의 발전이 에너지 발전과 산업 구조의 개편으로 이루어진 만큼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로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지구 환경의 위기는 눈앞에 닥쳤다. 70년대부터 지구 기후 변화에 대비한 국제적 모임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려고 수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국가 이익이라는 이기적 욕심과 개인의 편의를 위한 욕망의 난관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환경 오염의 주범격인 선진 각국들이 누리고 있는 혜택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논쟁으로 벌써 기후변화 대책 협의회는 벌써 50년이 훌쩍 넘겼지만 아직도 뚜렷한 대안이 없다. 다만 발등의 불 끄기 식의 플라스틱 줄이기, 탄소배출량 제도 등 소극적이고도 개인적 노력만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우리는 왜 지구의 위기를 외면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저자 최평순은 환경 다큐멘터리 PD로서 이 질문에 한 가지 질문을 더해 이 책을 썼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란 질문이다. 환경 위기에 대처하는 노력과 앞으로의 전망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제시하고자 했다. 저자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바다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신종 전염병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지구 위기, 인류 삶의 존속 등을 걱정하거나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책에 그의 진심인 인류의 미래와, 지구 환경 위기 앞에선 인류의 행동을 촉구하는 의미에서다.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소행성은 쳐다보지 마!〉, 2장 〈대중의 언어〉, 3장 〈이슈화의 최전선〉, 4장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기〉 등이다. 이 가운데 신선한 단어 하나가 눈길을 잡아 끈다. '인류세(Anthropocene)'다. 독자로서도 딱 한 번 매스컴에서 들은 기억이 있을 뿐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지 못한 단어다. 책에 따르면 인류세는 네덜란드의 화학자이자 1995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파울 크뤼천이 2000년에 처음 제안한 용어로서,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이다.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인해 지구의 환경체계는 급격하게 변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게 된 시대"를 뜻한다. 시대 순으로는 신생대 제4기의 홍적세와 지질시대 최후의 시대이자 현세인 충적세에 이은 것이다. 지질시대를 연대로 구분할 때 기(紀)를 더 세분한 단위인 세(世)를 현대에 적용한 것으로, 시대 순으로 따지면 신생대 제4기의 홍적세와 지질시대 최후의 시대이자 현세인 충적세에 이은 전혀 새로운 시대이다.

지금까지 계속되던 충적세가 끝나고, 이제 과거의 충적세와는 다른 새로운 지질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아직 학문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구태여 구분하자면 크뤼천이 제안한 2000년 안팎을 인류세의 시작으로 보면 된다.

 

 

인류세의 가장 큰 특징은 인류에 의한 자연환경 파괴를 들 수 있다. 그동안 인류는 끊임없이 지구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함으로써 인류가 이제까지 진화해 온 안정적이고 길들여진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엘니뇨·라니냐·라마마와 같은 해수의 이상기온 현상,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해 물리·화학·생물 등 지구의 환경체계도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 이로 인해 인류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면서 어려움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는데, 인류세는 환경훼손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현재 인류 이후의 시대를 가리킨다. 인류로 인해 빚어진 시대이기 때문에 인류라는 말이 붙은 것이다.

2004년 8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로사이언스 포럼에 참가한 각 분야 과학자들도 인류세 이론을 지지하였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재앙을 일으키는 가장 치명적인 지역으로 사하라사막, 아마존강 유역의 삼림지대, 북대서양 해류, 남극 서부의 빙원, 아시아의 계절풍 지대, 지브롤터해협 등 12개 정도를 꼽고 있다. 이처럼 아직 인간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단어는 많은 생물학자나 생태학자 등 학자들은 물론 환경운동가, 심지어는 정치인들도 적절하고도 놀라운 개념의 창안에 환호하고 있다. 저자 최평순도 '인류세'는 단 세 글자로 지금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우리와 다른 생물종을 대멸종으로 몰아놓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마법의 단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단어의 개념을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많은 글을 이 책에서 환기시키고 있다. 그만큼 환경운동가에게는 금과옥조의 어휘임을 뜻하기도 한다.

저자는 1장에서 "누군가 지금 당신의 우선순위를 묻는다고 치자.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답을 고를 것이다. 인류세는 질문의 전제를 바꾼다.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데 남은 시간이 석 달이라면,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가요?'"(p.19) 지구의 위기를 인식시키기 위해 저자의 질문은 강렬하다. 강렬하다는 것은 절박하다는 의미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의미로 연결된다.

 


 

저자는 기후 위기와 과학 지식에 무관심해지고 심지어 불신하게 된 우리 사회에 대해서 말한다. 사회학자를 만나 과학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물어보고, 심리학자에게는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심리적인 편향에 대해 물어본다. 과학자들의 97%가 기후 변화가 사실이라는 점과 그 원인이 인간 활동임에 동의하고 있다. 지금 히말라야에서는 빙하 홍수가 발생하고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는 물 밑으로 가라앉고 있다.

2장에서는 기자, 언론학자, 정책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기후 위기의 시대에 언론이 담당하는 막중한 역할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과학자들이 아무리 경고 신호를 보내도 언론이 이를 대중에게 잘 전달하지 않으면 사회를 움직일 수 없다. 한국 언론이 기후 위기 뉴스를 소홀히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 위기에 대한 철학의 부재와 한국 언론 특유의 출입처 시스템은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언론의 접근을 일차원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출입처에서 얻은 정보로 매일매일 지면과 방송 뉴스 시간을 채워나가는 것이 한국 언론의 관행이지만, 지구적 문제를 담당하는 한 부서나 기관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외의 언론은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프랑스에서는 폭염 보도에 한 남성이 일광욕을 하는 사진을 실은 보도 참사를 계기로 ‘생태 비상에 대응하기 위한 저널리즘 헌장’이 탄생했고, 독일 방송사들은 기후 관련 소식을 황금 시간대 뉴스 헤드라인에서 다룬다.

또 3장에서는 기후 위기를 대중에게 알리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공해를 누비는 그린피스 선박에 올라 선원들을 취재하고, 돌고래를 취재하는 영화감독, 조류 유리창 충돌을 기록하는 사람들, 플라스틱 돌을 수집하는 예술가, 기후우울을 만화로 그리는 웹툰 작가를 인터뷰한다. 한국 1호 영장류학자인 김산하 박사는 지구적 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의 태도를 질타한다. 지구의 문제는 국경을 초월한 행성 전체의 문제이고 우리 모두는 공동 운명체인데, 여전히 “왜 내가 굳이 그런 걸 알아야 하죠?”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다.

 


 

마지막 4장은 기후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갈 방법을 찾는 일을 다룬다. 사회학자, 과학기술학자, 과학철학자를 만나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저자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2009년에 제작한 자신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우리 사회가 지난 10여 년 동안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서 얼마나 분투했는지를 설명한다. 그 동안 일회용 컵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찾아보기 제법 어려워졌고, 일회용 컵을 규제하는 제도도 도입되었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이 책의 출간을 앞둔 2023년 11월,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철회한다고 발표함으로써 한 발 후퇴했고, 이에 대해서 환경 단체와 운동가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렇듯 변화는 느리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느긋하게 기다리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이번 세기를 넘기지 못하고 인류 멸종이 올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이고 과격한 발언도 나오고 있는 오늘날이다.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 기사를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유명 대학교 소속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새로운 사실이 매일 홍수처럼 쏟아진다. 하지만 우리 종의 생존이 경각에 달려 있다는 이 긴박한 메시지는 대중에게 잘 가닿지 않는다. 오히려 대중은 위기를 경고하는 뉴스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위기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음모론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는 마치 영화 〈돈 룩 업〉에서 지구로 다가오는 혜성을 놓고 갑론을박하다가 멸망을 맞이한 사람들처럼 우리에게 남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 〈긴팔인간〉 등 EBS에서 여러 명작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저자는 불타는 우림, 쓰레기가 떠다니는 태평양, 스모그가 가득한 인도의 도시까지 인간에 의한 지구 파괴 현장을 찾아 오늘도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지구 역사상 최악의 위기라는 오늘날 '인류세'에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뻔한 동시에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구적 재난을 외면하는 세상이 이 상황을 마주할 수 있게 알리고 공유하는 것.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지구적 재난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어 있고, 심리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재난 현실을 외면하며 살기 쉬운 조건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조건들은 하나씩 사라질 것이다. 2030년의 지구, 2040년의 지구는 더 가혹하게 인류를, 대한민국 국민을 위협할 것이다. 우리는 계속 고민하고 공유해야 한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외면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지구에서 살고 있고,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연구팀은 과거에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었던 가뭄이 수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이른바 ‘재난’이 일상화되는 시기를 추정해냈다. 연구 결과는 지중해 연안이나 남미의 남부 등 특정한 지역은 이번 세기 전반 혹은 중간쯤에 역대 최악의 가뭄이 적어도 5년 이상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시기를 맞이하고, 과거에는 비정상 상태로 간주되었던 재난이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확률이 높아짐을 보였다. 또한 온실가스의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나가더라도 어떤 지역에서는 십여 년 안에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 김형준 교수는 그것을 ‘재난의 일상화’, 다른 말로 ‘비정상의 일상화’라고 부른다. 비정상의 일상화라. 두려운 말이다. 정상이 아닌 것이 정상이 되는 시대. 그 말을 과학자의 입을 통해 들으니 섬뜩하다. 그의 연구팀과 슈퍼컴퓨터는 계속 섬뜩한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 24시간 가동 중이다.(p.54)

 

저자 : 최평순

 

환경·생태 전문 PD. 플라스틱에 대한 단편 영화감독으로 2010년 다큐멘터리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EBS에 입사해 〈하나뿐인 지구〉, 〈이것이 야생이다〉 시리즈, 다큐프라임 〈긴팔인간〉,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을 연출했다. 유인원 기번의 생태를 다룬 〈긴팔인간〉은 IWFF 국제야생영화제, VAASA 국제환경영화제 등에 초청됐으며, 〈인류세〉는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대상을 수상했고, 〈여섯 번째 대멸종〉은 2022년 호주 과학영화제(SCINEMA) 소셜임팩트상을 수상했다. 현재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기후과학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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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식사합시다
이광재 지음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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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쓴 다정한 정치 연서(戀書)��� 정치인 이광재와 대통령 노무현이 진심으로 꿈꾸는, 보통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담아 진솔하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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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식사합시다
이광재 지음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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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같이 식사합시다』의 저자 이광재는 정치인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울 정도로 그의 신임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관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인물이다. 당연히 노무현 대통령과 패배도 영광도 함께했다. 그는 정치인인 동시에 강원도 지사를 지낸 관료로서의 면모도 보여줬다. 지금은 국회 사무총장으로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지 않는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 저자는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진보 정권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다른 진보 정치인들처럼 학생 시절 운동권에 깊숙이 관여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 대학생이 돼(1983년) 학생운동으로 수배(1986년) 생활도 했다. 1년 간의 도피생활 끝에 마침내 체포돼 옥살이도 했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무척 책을 좋아했다고 한다. 덕분에 대학생도 읽기 어렵다는 책들을 읽었다고 이 책에서 회고하고 있다.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가 안 돼도 책 읽는 게 좋아서 절에 들어가 읽을 정도였다.

이 책 『같이 식사합시다』에 기록된 저자 이광재는 정치인으로 생활하는 동안 말그대로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 그가 국회 사무총장으로 음식 관련 책을 냈다는 사실이 처음 믿기지 않았다. 최근 움직임이 거의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정치를 떠나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을 거라고 독자는 생각했다. 그가 독자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모 신문에서 기획한 젊은 정치인 4명의 대담 기사 때문이었다. 저자를 포함, 진보권 인사 2명, 그리고 보수권 인사 2명의 생각과 한국 정치에 대한 바람과 발전 방향을 인터뷰 기사로 내보냈다. 한참 떠오르던 4인방 중 보수권 2명은 지금도 정치인으로 생활하고 있다. 다만 진보 인사 1명만 자성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들 4명이 모 신문사가 집중한 것은 그들이 젊은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우리 정치와 나라를 이끌어갈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들의 평가도 내려진 후이니만큼 그들의 정치 인식은 참신했고, 우리나라의 앞날도 밝다고 생각될 정도로 그들은 올바른 방향의 한국 정치와 나라 발전 방향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독자에게는 무척 인상적이어서 그 뒤로 그들의 진로를 눈여겨볼 정도였다. 그 중의 한 명인 저자는 국회 사무총장이 됐는지도 몰랐다. 신문이나 언론에서 크게 다룰 자리는 아니라서 보도를 하지 않았거나 독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낸 탓이거나 할 터다.

 


 

이 책은 그가 하루아침에 쓴 책은 아닌 듯하다. 에세이 형식의 글이지만 가벼운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 특히 정치인으로서의 삶과 음식을 적절히 섞어가며 잘 차린 밥상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의 이야기까지 자신의 일상 경험을 함께 버무려 정치 역정을 주로 담아냈다. 이 책에 담긴 음식들은 우리 일상에서 늘 먹는 것들이라 별로 특별하지 않은 느낌이 들지만 저자의 삶과 함께 풀어놓으니 매우 맛깔스럽다. 대부분 예전의 추억을 간직한 것들이라 애틋한 마음까지 자극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누리는 평범한 음식과 평범한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이 정치인의 삶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곡절이 많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봐도 아마 화려함보다는 안타까움, 성공보다는 퇴보의 모습이 더 기억 날 것이다.

저자는 「세상도 정치도 좀 푸근해졌으면 좋겠다」란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달고 짜고 쓰고 매운 인생을 살아왔고, 모든 경험 속에서 그는 무언가를 늘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품으며 가슴속에 하나의 메시지를 새겼다"고 전제하고. 그것은 바로 ‘보통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였다고 술회한다. 그가 마음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쓴 이 책에서 건네는 이야기는 오늘날 위기의 대한민국, 그리고 그 안에 던져진 국민 모두를 향한 맛의 위로이자 모두의 행복을 바라는 간절한 꿈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찌 들으면 매우 정치적 발언이고, 목적 있는 말 같지만 자신의 진심을 담아내는 데는 솔직한 저자를 믿고 싶다. "먹고사는 일에는 좌우가 없다. 급변하는 시대, 극단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맛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는 저자의 진심을 독자들에게 권유한다. 출판사 측에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맛있는 음식'이란 말은 과장이다. 그러나, '맛있는 사람, 맛있는 인생의 이야기'가 담겼다는 주장은 진실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음식은 모두 10가지다. ① 라면 ② 김치찌개 ③ 도리뱅뱅이 ④ 짜장면 ⑤ 두부 ⑥ 미역국 ⑦ 오므라이스 ⑧ 대합탕 ⑨ 샤부샤부 ⑩ 열무김치 등이다. 모두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대하는 음식이다.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서, 대통령의 오른팔로서, 도지사의 음식은 아니다.

 

 

저자가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음식으로 만들어낸 재주는 그의 진심 때문으로 풀이된다. 말하자면 그의 인생 역정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정성이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세상에 눈 뜨며 신념에 따라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이야기을 담았기에 평범한 일상의 특별한 음식이야기이다. 그의 이 책의 집필은 오늘날 우리의 삶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경제 대국', '선진국', '강대국' 등의 화려한 수식어가 난무하던 때가 불과 수년 전이다. 지금은 오히려 잘 살지 못했던 "옛날이 더 그립다"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현 보수 정권의 잘못도 아니고, 그렇다고 진보 정권 때문도 아니다. 지금 힘들다고 국민들이 느끼는 이유는 경제 문제 때문이기는 하지만 '소통의 부재'가 더 크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독자의 생각이다. 아마 저자도 그런 점을 염두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저자는 실제 예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삶이 전쟁 같은 시대, 하루 먹고살기가 참 힘든 시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드리고자 쓴 책입니다. 우리는 늘 “식사하셨어요?”라고 서로에게 안부를 묻잖아요. 그만큼 인간의 삶에 있어 ‘밥’이 주는 의미가 큰데, 10가지 음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보았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에서 저자는 음식점을 개업했던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서울시 종로구 청진동에서 ‘소꿉동무’라는 식당을 열었던 기억이 나요. 자영업의 고됨을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였지요. 낮에는 주로 오므라이스, 밤에는 낙지볶음에 집중했지요. 직접 시장조사도 뛰고, 주방장도 구하러 다니고... 내 손으로 벌어 먹고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잘 쓴 문장을 스스로 뽑아보라는 질문에 “세상도 정치도 좀 푸근해졌으면 좋겠다”는 〈프롤로그〉 제목이라고 한다. 저자의 집필 의도가 담긴 문장이라고 독자는 추정한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인생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계절이 켜켜이 쌓여 있다. 마치 반세기 넘는 삶이 한 편의 자기소개서를 보는 듯하다. 그가 어떤 유년 시절을 보냈는지, 어떤 가정환경과 주변 상황을 겪으며 성장했는지,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사람을 만나며 지적·정신적 성숙을 이루어갔는지, 그리고 86세대로서 사회의 공적 영역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을 들이게 되었고 그것이 이후의 정치적 행보에 어떤 나침반이 되었는지 등이 생생하게 살아나온다.

특히 평범한 10가지 음식이 저자의 추억인 된 에피소드가 책 전체를 아우르고 있어 말 그대로 '인생 음식'이 된다. 책장을 펼칠 때마다 평범한 음식이 맛있는 사람과 만나 맛있는 인생 역정이 펼쳐진다. 첫 번째 등장하는 음식은 '새우 라면'이다. 우리나라 라면에 '새우 라면'이 있었나? 의아하지만 평범한 라면이 새우 라면이 된 이유를 들어보면 아주 사소한 일 때문이다. 20대 시절 막노동판에서 일하던 중에 저수지에서 잡은 새우를 넣고 냄비에 보글보글 끓여 먹었던 기억에 '새우 라면'이다. 또 수배자 신분을 숨기고 지내던 중에 부산 어느 주물 공장에서 일하며 먹었던 김치찌개, 2011년 중국 유학 생활 중 너무나 그리웠던 짜장면, 어머니가 손수 끓여주셨던 미역국의 맛을 기억하며 신림동 자취방에서 직접 만들어 먹던 미역국 등 어쩌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음식과는 거리가 먼, 소박하고 평범한 음식들이다. 그리고 그 음식들에는 인간 이광재의 인생에 좌표가 되어준 값진 경험과 추억이 새겨져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정치인 이광재를 떠올릴 때마다 빠질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故 노무현 대통령이다. 그는 이광재의 정신적 지주이자 정치적 동료였다. 함께 밥을 나누는 사이였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함께 꿈꾸던 벗이었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이러저러한 위기는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치가 답을 주지 못한다는 불신과 불안, 불만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한 3불(不)은 무엇보다 내가 먼저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살아온 궤적을 돌아보았다고 고백한다. 이 책이 결과물이다.

 


 

저자는 이 책 『같이 식사합시다』에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추억이 알알이 새겨진 음식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저자에게 도리뱅뱅이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음식이다. 도리뱅뱅이는 피라미를 튀기고 구운 요리를 말하는데 청와대 생활 중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찾았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그의 소년 같은 미소를 볼 수 있던 소중한 음식이기도 했다. 국가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훌륭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두 사람이 마음을 다잡던 순간에는 도리뱅뱅이처럼 소박하고 평범한 음식이 늘 있었다고 저자는 책에서 털어놓는다. 독자로서는 다른 9가지 음식은 일상처럼 자주 먹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도리뱅뱅이'란 음식은 처음 접한다. 여기에 재료 등 음식 이름도 적혀 있어 무슨 음식인지 알겠지만 피라미 튀김이란 맛은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독자로서는 도리없이 먹어본 '빙어 튀김'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며 헤아려본다.

저자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추억에 얽힌 음식이 많다며 털어놓은 이 도리뱅뱅이의 정체를 밝힌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했던 식사만 수천 번, 음식 종류만도 수백 종은된다고 말한다. 역시 '노무현의 오른팔'임이 입증된다.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음식이 이 도래뱅뱅이라고 한다. 독자의 심정을 헤아리듯 저자는 친절한 음식 맛과 모습을 표현해 준다. 멋진 그림도 곁들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가끔 자극적인 음식을 찾았다. “도리뱅뱅이가 먹고 싶은데…” 하면서 소년 같은 미소를 지을 때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에 강원도 정선에 함께 출장을 갔던 적이 있다. 도리뱅뱅이를 그때 처음 드셨는데, 맛을 잊지 못하셨던 것 같다. 대통령이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음식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그런 모습이 애잔해, 옥천 쪽으로 업무차 가는 직원이 있으면 돌아오는 길에 도리뱅뱅이를 좀 사달라고 부탁했다. 대통령의 갈증과 스트레스를 풀어드릴 수 있는 비서진의 작은 선물에 불과했다. 무척 흡족해하시면서 “막걸리도 있으면 좋을 텐데” 하고 거절할 수 없는 미소를 짓곤 하셨다.(p.93~94)

 


 

음식을 나누며 마음을 터놓던 노무현과 이광재는 위로의 정치, 정치의 위로를 꿈꾸었다는 것을 우리 국민 대다수는 알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먼저 하늘의 별이 된 노무현 대통령의 꿈을 마음에 되새기며 저자 이광재는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대합탕 편에서도 소개되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추억은 모두가 그리워하던 그때 그 시절로 우리의 시간을 되돌려놓는다.

 

빗소리 들으며 대합탕에 소주 한잔은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다.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비서진 몇십 명을 데리고 가셨던 적이 있다. 몇 번 낙선하면서 보좌관 한두 명 데리고 쓸쓸히 찾아오던 정치인이 어느 날 대통령이 되어 나타나자 주인장도 크게 감동하는 모습이었다. 그 포장마차는 근처에 번듯한 점포를 구해 2023년 현재도 영업 중이다. 가끔 찾아간다. 대합탕을 주문한다. 마주 앉았던 사람의 자리에 빈 술잔을 놓는다.(p.222)

 

저자 : 이광재

 

1965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났다. 원주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당시 초선 국회의원이었던 노무현의 보좌진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래 2002년 ‘대통령 노무현’의 탄생에 기여했으며, 30대에 참여정부의 첫 국정상황실장으로 주요 국가 정책 디자인에 매진했다.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10년 강원도 도지사에 당선되었다. 2011년 정계를 떠나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공부하며 시야를 넓혔다. 이후 싱크탱크 ‘여시재’의 원장으로 재임하며 국가 미래전략을 연구했다. 재임 중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리더, 학자들과 교류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당선되어(강원도 원주시 갑) 정계에 복귀했다. 더불어민주당 K뉴딜본부장으로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이미 와 있는 미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정책개발에 앞장서왔다. 사회 원로, 전문가, 일반 시민들에게 지혜를 묻고 답하며 함께 생각의 힘을 키우는 저서들을 연속 출간하고 있다. 현재 국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이광재 독서록》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 《노무현이 옳았다》 《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 《중국에게 묻다》(공저)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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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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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의 첫 머리글은 "아래의 이야기는 사실이다. 또한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로 시작한다. 표제어만큼이나 첫 문장이 무엇을 표현하는지 아리송하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저자 수재나 캐헐런은 〈프롤로그〉에서 두 가지 사건을 말한다. 두 사건은 모두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데이비드 루리. 서른아홉 살의 광고 카피라이터로, 결혼했고 자식은 둘이며, 환청을 듣는다. 나머지 하나는 스물네 살의 여성으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사람들과 있는 것이 갈수록 불편해서 자신의 아파트에 틀어박혔다. 가족들의 걱정이 점점 늘어간다. 그녀는 가족들을 오히려 피한다. 하는 수 없이 병원에 입원시켰다. 병원에 갇힌 그녀는 점차 현실로부터 유리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발작을 일으키기도 해서 의사들은 향정신성 약물의 투여량을 늘렸다. 검사를 하고 또 했지만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병원은 그녀를 다룰 수 없다고 판단하여 진료 기록에 '정신병동으로 이송'이라고 적었다.

저자는 루리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고 여성의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위 사실은 모두 일어난 사건이다. 전자는 50년 전 일어난 데이비드 로젠한의 '가짜 환자'이고 후자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말한 것이다. 저자의 경우는 "운 좋게도 사려 깊고 창의적인 의사의 추측 덕분에 결국은 정신병동으로 이송되는 것을 면했다. 그 의사가 저자의 신체 증상을 뇌염이라고 정확히 짚어내어 오진으로부터 구해준 것이다. 저자는 운명의 반전이 없었다면, 무너진 당시의 정신보건 시스템 속에서 길을 잃거나 희생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치료가 가능한 자가면역 질환(뇌염)이 조현병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에 쓴 신체적 증세는 앞서 언급한 대로 조현병과 비슷했다고 한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50년 전 가짜 환자 사건을 〈프롤로그〉에 적시한 이유는 "의사와 의료진이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을 구별할 수 있"는지 직접 알아보고자 해서 건강한 여덟 명의 남녀가 자발적으로 정신병동에 입원했던 사건에 대해 쓰기 위해서다. 저자가 50년 전 사건을 다시 들춰낸 것은 지금도 아직 고쳐지지 않은 정신보건 시스템에 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셈이다.

 


 

책에 따르면 데이비드 로젠한은 당시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로서 정신질환 병력이 없는 여덟 명의 정상인들과 함께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정신병원 잠입을 시도했다. 정신의학이 정상과 비정상을 가려낼 수 있는지 직접 테스트한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진료받은 병원 모두 그들을 정신병자로 오진했고, 평균 20여 일 동안 정신병동에 수감되어 잘못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실험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되면서 수많은 정신병원이 문을 닫았고, 정신의학계의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질문인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라는 논쟁에 불을 붙였다.

1973년 권위 있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실험 내용도, 결과도 충격적이었다. 실험은 로젠한을 포함한 다섯 남성과 세 여성이 실제로는 아무런 증상도, 문제도 없는데도 ‘환청’이 있다고 거짓 증상을 내세우며 정신병원에서 진단과 입원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이들은 미국 5개 주의 12군데 정신병원에서 모두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모든 정신병원이 가짜 환자에 뚫린 셈이다.

미국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뇌염을 조현병으로 오진 받아 입원한 경험을 계기로 미국의 정신보건 시스템을 파헤쳤다. 저자는 2012년 세상을 떠난 로젠한의 미출간 원고를 추적해 이를 바탕으로 연구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미출간 원고를 살핀 결과 여덟 명의 가짜 환자 가운데 일곱 명이 조현병으로, 한 사람은 조울증으로 진단받아 모두 열두 차례나 입원했다. 연이어 네 차례나 조현병 진단을 받아 입원한 사람도 있었고, 합쳐서 일곱 차례에 걸쳐 총 76일 동안 입원한 경우도 있었다. 여덟 명의 평균 입원 기간은 19일에 이르렀다. 일방적인 환청 주장만으로 모두 오진을 받고 정신병원에 상당 기간 입원한 셈이 됐다.

 


 

더욱 문제는 입원 뒤에 벌어졌다. 이들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순간 의료진에게 더 이상 환청증상이 없으며, 상태가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은 무시됐으며, 정신병원 측으로부터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인정하도록 강요받았다. 게다가 병원에서 처방한 정신질환용 의약품을 복용해야 했다. 실제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말이다. 이들은 항정신병약을 복용하는 조건으로 퇴원을 허가받았다. 이로써 정신의학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진단과 입원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자 출신답게 글의 구성력과 문장력이 돋보인다. 저자가 재구성한 이 책의 내용은 1969년 2월, 한 남자가 정신병원을 찾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에게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한다. 이름이 뭡니까? 당신은 어디 있습니까?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됩니까? 대통령은 누구죠? 그는 네 가지 질문 모두에 옳게 답했다. 데이비드 루리, 하버포드 주립병원, 1969년 2월 6일, 리처드 닉슨.

이제 의사는 그가 듣는 목소리에 대해 물었다. 환자는 목소리들이 이렇게 말한다고 의사에게 전했다. “비었어. 안에 아무것도 없어. 공허해. 둔탁한 소음이 나.” 의사가 물었다. “목소리들을 알아듣겠어요?” “아니오.” “남자 목소린가요? 여자 목소린가요?” “항상 남자예요.” “지금도 들리나요?” “아니오.” “그들이 진짜라고 생각해요?” “전혀요. 나는 진짜가 아니라고 확신해요. 그런데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의사는 진단이 끝난 후, 그에게 조현정동장애 진단을 내리고 정신병동에 입원시켰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데이비드 루리는 환청을 듣지 않는다. 그의 성은 루리가 아니다. 사실, 데이비드 루리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데이비드 로젠한이 꾸며낸 가상의 인물이자, 악명 높은 로젠한 실험의 첫 번째 가짜 환자이다.

 

 

당시 로젠한은 정신의학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동시에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된 실험을 계획했다. 이후 가짜 환자들은 병동 내부의 비윤리적인 행태와 부당한 대우에 노출되었고, 꼼짝없이 잘못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책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는 이 역사적 실험의 이면을 추적한다. 정신의학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오진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실험 후 가짜 환자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로젠한은 왜 실험을 계획했으며, 이는 위대한 사건인가 추악한 사기인가? 지금껏 알려진 이야기로는 바라볼 수 없는 정신의학의 얼굴을 파헤치며, 아직 걷히지 않은 정신의학에 드리운 거대한 그늘을 보여준다. 마치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겉으로 들어난 사건의 진실은 이후 정신질환과 병원에 대해 의사들과 함께 논란을 거듭해왔지만, 겉으로 드러난 역사적 사실들이 모든 것을 얘기해 주는 것은 아니다고 저자는 이 책에서 설명한다. 정신의학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오진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실험 후 가짜 환자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데이비드 로젠한은 이 실험을 왜 계획했으며, 이는 위대한 사건인가 추악한 사기인가? 저자는 이 같은 질문을 세우고 정신의학의 역사를 살펴보며 근본적인 원인을 찾으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는 오랜 시간 광기의 원인을 찾으려 노력했다. 광기를 신이 내리는 벌이라고 주장했던 초기 종교와 물질적인 신체와 완전히 별개로서 합리적 이성이 무너진 부산물이라고 주장한 계몽주의 사상을 거쳐, 19세기에 들어서야 광기는 의학의 대상이 되었고 ‘정신의학’은 탄생했다.

이후 카를 베르니케, 크레펠린 등의 정신의학자는 정신질환의 원인을 뇌를 비롯한 생물학적 원인에서 찾으려 했고, 프로이트는 유명한 무의식 이론을 주장하며 마음을 분석하여 원인을 밝히려 했다. 하지만 광기, 즉 정신이상의 원인을 찾는 여정이 악령과 이성의 문제에서, 뇌와 육체를 거쳐, 보이지 않는 무의식에 이를 때까지 정신의학은 어떠한 과학적 언어를 가지지 못했다. 오직 정신의학자들이 주장하고 합의하는 것, 그것이 ‘정신’을 개념화했다.

 


 

이 과정에서 회전의자, 뇌엽절리술, 허술한 약물 처방과 같은 끔찍한 치료를 시행했고, 우생학과 단종법, 정신분석과 극단적 진단 허무주의 사이를 크게 오가며 진단에서도 치료에서도 어떠한 답을 밝히지 못했다. 정신의학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누구나 정상에서 추방당할 수 있었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잘못된 치료를 받는 악순환이 역사 내내 계속되었다. 정신의학은 과학적 언어가 없다는 명백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신을 판단하고 좌우하는 너무나 크고 중요한 힘을 가졌으며, 그것을 활용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로젠한의 실험은 이런 사회적 의구심과 함께 계획되었다.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이 존재한다면 대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까?” 로젠한의 이 질문은 정신이상은 어떤 객관적이고 외적인 진실로 인해 진단되는 것이 아닌, 그저 관찰자의 눈에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대학교수라는 직함과 〈사이언스〉라는 명망 높은 학술지가 과학적 엄정함을 뒷받침했고, 1960~70년대 당시 거세게 불었던 반정신의학 운동과 광기에 대한 대중들의 옹호는 로젠한 실험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데 일조했다. 그렇게 로젠한은 실험의 여러 ‘치명적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월하게 정신의학의 심장에 칼을 꽂을 수 있었고, 그에 따른 권위를 얻었다. 저자는 로젠한 실험의 역사적 배경을 꼼꼼히 살피며, 실험이 계획되고 실행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 그리고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정신의학 안팎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파고 들어간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과 로젠한 실험의 구체적 모습은 어떻게 다를까? 저자는 로젠한과 관련된 자료와 인물들을 탐색하며, 논문에 기록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날조된 로젠한이 숨기려 한 가짜 환자들의 실태를 찾아 나선다. 빌 언더우드라는 이름의 가짜 환자는 로젠한에게 제대로 된 준비를 받지 않은 채 정신병동에 수감되었다. 과도한 약물치료에 그대로 노출되었고, 전기충격요법을 받을 뻔했다.

 


 

또한 로젠한은 빌과 그의 아내에게 그를 언제든지 퇴원시킬 수 있는 인신보호영장을 준비했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 빌은 정신병원에 도사린 온갖 위험에서 어떠한 안전도 보장받지 못했다. 빌의 아내는 남편과 면회 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언젠가 박사학위를 받을 사람과 결혼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그가 병약자처럼 구는 모습을 보니,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보니 참기 어려웠습니다.” 정신병원 수감 경험은 한 사람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하지만 로젠한은 논문에서 이런 사실을 모조리 삭제했다.

또 다른 가짜 환자 해리 랜도의 경우 그는 아예 기록에서 삭제되었다. 그가 실험 취지에 어긋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해리는 정신병원에서 안정감을 느꼈고, 의료진 및 환자들과 마음을 나누었다. 현실에서 느낀 불안감과 소외감이 오히려 정신병원에서 해소된 것이다. 동료들과 진심으로 고민을 나눴고 때로는 리더 노릇을 하기도 했다. 해리는 정신병원 생활에 만족했고 이를 보고했지만, 정신의학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게 목표였던 로젠한은 그의 기록을 누락했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실만 가져와 다른 환자의 기록에 덧붙였다. 저자가 밝히는 가짜 환자들의 이야기는 정신병원 내부의 모습, 그리고 정신의학의 한계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로젠한과 가짜 환자들이 의사를 상대로 쓴 속임수, 과장된 진술을 조목조목 살펴보며, 로젠한 실험에 점철된 날조와 왜곡을 흥미롭게 펼쳐낸다.

당시 정신의학계 안에서 실험의 방법론적 결함을 지적하며 가짜 연구임을 고발한 사람들이 있었다. 한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내가 혈액 한 통을 마시고는 무슨 짓을 했는지 감추고 병원 응급실에 가서 피를 토한다면, 그곳 직원이 어떻게 행동할지 빤히 예측된다. 그들이 출혈성 궤양이라고 진단하고 치료하면, 의학이 병을 진단할 줄 모른다고 내가 설득력 있게 반론을 펼 수도 있을 것 같다.”

 


 

저자는 50년 전 진행된 로젠한 실험의 자료를 새롭게 살피며, 로젠한이 오늘날 정신의학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선 숱한 정신질환자 수용시설이 폐쇄되고, 전기충격요법·뇌엽절제술 등 효과가 의심되고 인권 차원에서 문제가 많은 과격한 치료법들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로젠한 연구는 사회적으로도 연쇄 반응을 불렀다. 정신질환이 ‘사회적으로 일탈자를 분류하고 정형화하기 위한 시도일 뿐’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는 프랑스 철학자?역사학자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를 인용하며 ‘모든 광기는 사회적 구성물이며 애초부터 정신병원 시설은 감금을 지배의 도구로 활용한 증거일 뿐’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헝가리계 미국 정신과 의사 토마스 사스는 정신질환이 사회적 골칫거리나 도덕적으로 편향된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억압의 도구라는 주장을 폈다. 스코틀랜드의 정신과 의사 R.D 랭은 정신이상이 ‘미친 세상에 대한 온전한 반응’이라는 반문화적 이론을 내세웠다. “광기라고 해서 반드시 ‘고장’은 아니며 오히려 삶의 돌파구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신의학 치료법의 유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잠재적인 환자 위해를 주장해온 반정신의학(Anti-Psychiatry) 운동가들은 연구 결과에 반색했다.

저자는 정신질환은 병변이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다양한 논쟁과 생각의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정신의학 종사자들에겐 사회심리학 학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신의학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유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마음의 환자를 위한 사회적 돌봄 시스템의 확대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정신의학에 우리의 정신을 맡길 수 있는가?’ 우울증, 공황장애, 성인 ADHD, 조현병…… 누구나 한 번쯤은 정신질환을 염려하는 시대에 이 책이 던지는 도발적 질문은 지금 우리가 논하는 정신이란 것이 무엇이며,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지에 대한 길을 찾는 단서를 제공한다.

 


 

저자 : 수재나 캐헐런(Susannah Cahalan)

 

촉망받는 기자였던 저자는 스물네 살의 나이에 삶을 뒤흔드는 정신질환 오진을 경험한다. 병명은 ‘자가면역 뇌염’이었지만 의사들은 차트에 ‘조현병’이라고 적었다. 꼼짝없이 잘못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고 결국 정신병원 강제 수감이 결정되기에 이르렀지만, 한 의사의 끈질긴 노력과 헌신으로 정확한 병명을 밝혀낼 수 있었다. 신체질환을 정신질환이라고 진단한 오진, 조현병이라는 꼬리표는 육체와 정신을 사지로 끌고 갔다. 저자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나 같은 오진의 희생자가 또 있을까? 자신은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저자는 이 문제를 탐구하는 데 전념했다. 그러던 중 한 무리의 가짜 환자가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정신병원에 잠입하여 정신의학을 송두리째 뒤흔든 ‘로젠한 실험’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와 마주했다.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까?” 데이비드 로젠한이 던진 중요한 질문을 따라 실험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사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로젠한이 왜 정신의학의 기반을 흔드는 실험을 계획했는지, 왜 이런 실험이 가능했고 가짜 환자들은 누구인지, 그리고 데이비드 로젠한은 어떤 인물이었는지, 지금껏 밝혀지지 않은 실험의 미스터리한 진면모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저자의 탁월한 문장력과 조사력은 기자 활동 경험에서 비롯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뉴욕 포스트〉 인턴 기자로 시작해 베테랑 기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오진 경험을 주제로 쓴 『브레인 온 파이어』가 있다.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세계 22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클로이 머레츠가 연기한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역자 : 장호연

 

1971년에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음악학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뉴캐슬대학교에서 대중음악을 공부했다. 음악 동호회 얼트 바이러스에서 음악평론을 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해 웹진 [웨이브]에 음악평론을 기고했고 방송작가로도 활동했다. 현재 음악과 뇌과학, 문학 분야를 넘나드는 번역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얼트 문화와 록 음악 2』(공저), 『오프 더 레코드, 인디 록 파일』(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뇌의 왈츠』, 『뮤지코필리아』, 『인문학에게 뇌과학을 말하다』, 『낯선 땅 이방인』,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에릭 클랩튼』, 『레드 제플린』, 『거금 100만 달러』,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긍정의 뇌』,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내 모습이 모두 가짜라면』, 『자연의 노래를 들어라』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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