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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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의 첫 머리글은 "아래의 이야기는 사실이다. 또한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로 시작한다. 표제어만큼이나 첫 문장이 무엇을 표현하는지 아리송하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저자 수재나 캐헐런은 〈프롤로그〉에서 두 가지 사건을 말한다. 두 사건은 모두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데이비드 루리. 서른아홉 살의 광고 카피라이터로, 결혼했고 자식은 둘이며, 환청을 듣는다. 나머지 하나는 스물네 살의 여성으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사람들과 있는 것이 갈수록 불편해서 자신의 아파트에 틀어박혔다. 가족들의 걱정이 점점 늘어간다. 그녀는 가족들을 오히려 피한다. 하는 수 없이 병원에 입원시켰다. 병원에 갇힌 그녀는 점차 현실로부터 유리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발작을 일으키기도 해서 의사들은 향정신성 약물의 투여량을 늘렸다. 검사를 하고 또 했지만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병원은 그녀를 다룰 수 없다고 판단하여 진료 기록에 '정신병동으로 이송'이라고 적었다.

저자는 루리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고 여성의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위 사실은 모두 일어난 사건이다. 전자는 50년 전 일어난 데이비드 로젠한의 '가짜 환자'이고 후자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말한 것이다. 저자의 경우는 "운 좋게도 사려 깊고 창의적인 의사의 추측 덕분에 결국은 정신병동으로 이송되는 것을 면했다. 그 의사가 저자의 신체 증상을 뇌염이라고 정확히 짚어내어 오진으로부터 구해준 것이다. 저자는 운명의 반전이 없었다면, 무너진 당시의 정신보건 시스템 속에서 길을 잃거나 희생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치료가 가능한 자가면역 질환(뇌염)이 조현병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에 쓴 신체적 증세는 앞서 언급한 대로 조현병과 비슷했다고 한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50년 전 가짜 환자 사건을 〈프롤로그〉에 적시한 이유는 "의사와 의료진이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을 구별할 수 있"는지 직접 알아보고자 해서 건강한 여덟 명의 남녀가 자발적으로 정신병동에 입원했던 사건에 대해 쓰기 위해서다. 저자가 50년 전 사건을 다시 들춰낸 것은 지금도 아직 고쳐지지 않은 정신보건 시스템에 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셈이다.

 


 

책에 따르면 데이비드 로젠한은 당시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로서 정신질환 병력이 없는 여덟 명의 정상인들과 함께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정신병원 잠입을 시도했다. 정신의학이 정상과 비정상을 가려낼 수 있는지 직접 테스트한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진료받은 병원 모두 그들을 정신병자로 오진했고, 평균 20여 일 동안 정신병동에 수감되어 잘못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실험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되면서 수많은 정신병원이 문을 닫았고, 정신의학계의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질문인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라는 논쟁에 불을 붙였다.

1973년 권위 있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실험 내용도, 결과도 충격적이었다. 실험은 로젠한을 포함한 다섯 남성과 세 여성이 실제로는 아무런 증상도, 문제도 없는데도 ‘환청’이 있다고 거짓 증상을 내세우며 정신병원에서 진단과 입원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이들은 미국 5개 주의 12군데 정신병원에서 모두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모든 정신병원이 가짜 환자에 뚫린 셈이다.

미국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뇌염을 조현병으로 오진 받아 입원한 경험을 계기로 미국의 정신보건 시스템을 파헤쳤다. 저자는 2012년 세상을 떠난 로젠한의 미출간 원고를 추적해 이를 바탕으로 연구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미출간 원고를 살핀 결과 여덟 명의 가짜 환자 가운데 일곱 명이 조현병으로, 한 사람은 조울증으로 진단받아 모두 열두 차례나 입원했다. 연이어 네 차례나 조현병 진단을 받아 입원한 사람도 있었고, 합쳐서 일곱 차례에 걸쳐 총 76일 동안 입원한 경우도 있었다. 여덟 명의 평균 입원 기간은 19일에 이르렀다. 일방적인 환청 주장만으로 모두 오진을 받고 정신병원에 상당 기간 입원한 셈이 됐다.

 


 

더욱 문제는 입원 뒤에 벌어졌다. 이들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순간 의료진에게 더 이상 환청증상이 없으며, 상태가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은 무시됐으며, 정신병원 측으로부터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인정하도록 강요받았다. 게다가 병원에서 처방한 정신질환용 의약품을 복용해야 했다. 실제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말이다. 이들은 항정신병약을 복용하는 조건으로 퇴원을 허가받았다. 이로써 정신의학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진단과 입원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자 출신답게 글의 구성력과 문장력이 돋보인다. 저자가 재구성한 이 책의 내용은 1969년 2월, 한 남자가 정신병원을 찾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에게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한다. 이름이 뭡니까? 당신은 어디 있습니까?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됩니까? 대통령은 누구죠? 그는 네 가지 질문 모두에 옳게 답했다. 데이비드 루리, 하버포드 주립병원, 1969년 2월 6일, 리처드 닉슨.

이제 의사는 그가 듣는 목소리에 대해 물었다. 환자는 목소리들이 이렇게 말한다고 의사에게 전했다. “비었어. 안에 아무것도 없어. 공허해. 둔탁한 소음이 나.” 의사가 물었다. “목소리들을 알아듣겠어요?” “아니오.” “남자 목소린가요? 여자 목소린가요?” “항상 남자예요.” “지금도 들리나요?” “아니오.” “그들이 진짜라고 생각해요?” “전혀요. 나는 진짜가 아니라고 확신해요. 그런데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의사는 진단이 끝난 후, 그에게 조현정동장애 진단을 내리고 정신병동에 입원시켰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데이비드 루리는 환청을 듣지 않는다. 그의 성은 루리가 아니다. 사실, 데이비드 루리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데이비드 로젠한이 꾸며낸 가상의 인물이자, 악명 높은 로젠한 실험의 첫 번째 가짜 환자이다.

 

 

당시 로젠한은 정신의학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동시에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된 실험을 계획했다. 이후 가짜 환자들은 병동 내부의 비윤리적인 행태와 부당한 대우에 노출되었고, 꼼짝없이 잘못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책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는 이 역사적 실험의 이면을 추적한다. 정신의학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오진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실험 후 가짜 환자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로젠한은 왜 실험을 계획했으며, 이는 위대한 사건인가 추악한 사기인가? 지금껏 알려진 이야기로는 바라볼 수 없는 정신의학의 얼굴을 파헤치며, 아직 걷히지 않은 정신의학에 드리운 거대한 그늘을 보여준다. 마치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겉으로 들어난 사건의 진실은 이후 정신질환과 병원에 대해 의사들과 함께 논란을 거듭해왔지만, 겉으로 드러난 역사적 사실들이 모든 것을 얘기해 주는 것은 아니다고 저자는 이 책에서 설명한다. 정신의학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오진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실험 후 가짜 환자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데이비드 로젠한은 이 실험을 왜 계획했으며, 이는 위대한 사건인가 추악한 사기인가? 저자는 이 같은 질문을 세우고 정신의학의 역사를 살펴보며 근본적인 원인을 찾으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는 오랜 시간 광기의 원인을 찾으려 노력했다. 광기를 신이 내리는 벌이라고 주장했던 초기 종교와 물질적인 신체와 완전히 별개로서 합리적 이성이 무너진 부산물이라고 주장한 계몽주의 사상을 거쳐, 19세기에 들어서야 광기는 의학의 대상이 되었고 ‘정신의학’은 탄생했다.

이후 카를 베르니케, 크레펠린 등의 정신의학자는 정신질환의 원인을 뇌를 비롯한 생물학적 원인에서 찾으려 했고, 프로이트는 유명한 무의식 이론을 주장하며 마음을 분석하여 원인을 밝히려 했다. 하지만 광기, 즉 정신이상의 원인을 찾는 여정이 악령과 이성의 문제에서, 뇌와 육체를 거쳐, 보이지 않는 무의식에 이를 때까지 정신의학은 어떠한 과학적 언어를 가지지 못했다. 오직 정신의학자들이 주장하고 합의하는 것, 그것이 ‘정신’을 개념화했다.

 


 

이 과정에서 회전의자, 뇌엽절리술, 허술한 약물 처방과 같은 끔찍한 치료를 시행했고, 우생학과 단종법, 정신분석과 극단적 진단 허무주의 사이를 크게 오가며 진단에서도 치료에서도 어떠한 답을 밝히지 못했다. 정신의학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누구나 정상에서 추방당할 수 있었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잘못된 치료를 받는 악순환이 역사 내내 계속되었다. 정신의학은 과학적 언어가 없다는 명백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신을 판단하고 좌우하는 너무나 크고 중요한 힘을 가졌으며, 그것을 활용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로젠한의 실험은 이런 사회적 의구심과 함께 계획되었다.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이 존재한다면 대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까?” 로젠한의 이 질문은 정신이상은 어떤 객관적이고 외적인 진실로 인해 진단되는 것이 아닌, 그저 관찰자의 눈에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대학교수라는 직함과 〈사이언스〉라는 명망 높은 학술지가 과학적 엄정함을 뒷받침했고, 1960~70년대 당시 거세게 불었던 반정신의학 운동과 광기에 대한 대중들의 옹호는 로젠한 실험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데 일조했다. 그렇게 로젠한은 실험의 여러 ‘치명적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월하게 정신의학의 심장에 칼을 꽂을 수 있었고, 그에 따른 권위를 얻었다. 저자는 로젠한 실험의 역사적 배경을 꼼꼼히 살피며, 실험이 계획되고 실행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 그리고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정신의학 안팎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파고 들어간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과 로젠한 실험의 구체적 모습은 어떻게 다를까? 저자는 로젠한과 관련된 자료와 인물들을 탐색하며, 논문에 기록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날조된 로젠한이 숨기려 한 가짜 환자들의 실태를 찾아 나선다. 빌 언더우드라는 이름의 가짜 환자는 로젠한에게 제대로 된 준비를 받지 않은 채 정신병동에 수감되었다. 과도한 약물치료에 그대로 노출되었고, 전기충격요법을 받을 뻔했다.

 


 

또한 로젠한은 빌과 그의 아내에게 그를 언제든지 퇴원시킬 수 있는 인신보호영장을 준비했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 빌은 정신병원에 도사린 온갖 위험에서 어떠한 안전도 보장받지 못했다. 빌의 아내는 남편과 면회 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언젠가 박사학위를 받을 사람과 결혼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그가 병약자처럼 구는 모습을 보니,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보니 참기 어려웠습니다.” 정신병원 수감 경험은 한 사람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하지만 로젠한은 논문에서 이런 사실을 모조리 삭제했다.

또 다른 가짜 환자 해리 랜도의 경우 그는 아예 기록에서 삭제되었다. 그가 실험 취지에 어긋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해리는 정신병원에서 안정감을 느꼈고, 의료진 및 환자들과 마음을 나누었다. 현실에서 느낀 불안감과 소외감이 오히려 정신병원에서 해소된 것이다. 동료들과 진심으로 고민을 나눴고 때로는 리더 노릇을 하기도 했다. 해리는 정신병원 생활에 만족했고 이를 보고했지만, 정신의학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게 목표였던 로젠한은 그의 기록을 누락했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실만 가져와 다른 환자의 기록에 덧붙였다. 저자가 밝히는 가짜 환자들의 이야기는 정신병원 내부의 모습, 그리고 정신의학의 한계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로젠한과 가짜 환자들이 의사를 상대로 쓴 속임수, 과장된 진술을 조목조목 살펴보며, 로젠한 실험에 점철된 날조와 왜곡을 흥미롭게 펼쳐낸다.

당시 정신의학계 안에서 실험의 방법론적 결함을 지적하며 가짜 연구임을 고발한 사람들이 있었다. 한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내가 혈액 한 통을 마시고는 무슨 짓을 했는지 감추고 병원 응급실에 가서 피를 토한다면, 그곳 직원이 어떻게 행동할지 빤히 예측된다. 그들이 출혈성 궤양이라고 진단하고 치료하면, 의학이 병을 진단할 줄 모른다고 내가 설득력 있게 반론을 펼 수도 있을 것 같다.”

 


 

저자는 50년 전 진행된 로젠한 실험의 자료를 새롭게 살피며, 로젠한이 오늘날 정신의학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선 숱한 정신질환자 수용시설이 폐쇄되고, 전기충격요법·뇌엽절제술 등 효과가 의심되고 인권 차원에서 문제가 많은 과격한 치료법들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로젠한 연구는 사회적으로도 연쇄 반응을 불렀다. 정신질환이 ‘사회적으로 일탈자를 분류하고 정형화하기 위한 시도일 뿐’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는 프랑스 철학자?역사학자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를 인용하며 ‘모든 광기는 사회적 구성물이며 애초부터 정신병원 시설은 감금을 지배의 도구로 활용한 증거일 뿐’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헝가리계 미국 정신과 의사 토마스 사스는 정신질환이 사회적 골칫거리나 도덕적으로 편향된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억압의 도구라는 주장을 폈다. 스코틀랜드의 정신과 의사 R.D 랭은 정신이상이 ‘미친 세상에 대한 온전한 반응’이라는 반문화적 이론을 내세웠다. “광기라고 해서 반드시 ‘고장’은 아니며 오히려 삶의 돌파구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신의학 치료법의 유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잠재적인 환자 위해를 주장해온 반정신의학(Anti-Psychiatry) 운동가들은 연구 결과에 반색했다.

저자는 정신질환은 병변이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다양한 논쟁과 생각의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정신의학 종사자들에겐 사회심리학 학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신의학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유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마음의 환자를 위한 사회적 돌봄 시스템의 확대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정신의학에 우리의 정신을 맡길 수 있는가?’ 우울증, 공황장애, 성인 ADHD, 조현병…… 누구나 한 번쯤은 정신질환을 염려하는 시대에 이 책이 던지는 도발적 질문은 지금 우리가 논하는 정신이란 것이 무엇이며,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지에 대한 길을 찾는 단서를 제공한다.

 


 

저자 : 수재나 캐헐런(Susannah Cahalan)

 

촉망받는 기자였던 저자는 스물네 살의 나이에 삶을 뒤흔드는 정신질환 오진을 경험한다. 병명은 ‘자가면역 뇌염’이었지만 의사들은 차트에 ‘조현병’이라고 적었다. 꼼짝없이 잘못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고 결국 정신병원 강제 수감이 결정되기에 이르렀지만, 한 의사의 끈질긴 노력과 헌신으로 정확한 병명을 밝혀낼 수 있었다. 신체질환을 정신질환이라고 진단한 오진, 조현병이라는 꼬리표는 육체와 정신을 사지로 끌고 갔다. 저자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나 같은 오진의 희생자가 또 있을까? 자신은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저자는 이 문제를 탐구하는 데 전념했다. 그러던 중 한 무리의 가짜 환자가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정신병원에 잠입하여 정신의학을 송두리째 뒤흔든 ‘로젠한 실험’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와 마주했다.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까?” 데이비드 로젠한이 던진 중요한 질문을 따라 실험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사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로젠한이 왜 정신의학의 기반을 흔드는 실험을 계획했는지, 왜 이런 실험이 가능했고 가짜 환자들은 누구인지, 그리고 데이비드 로젠한은 어떤 인물이었는지, 지금껏 밝혀지지 않은 실험의 미스터리한 진면모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저자의 탁월한 문장력과 조사력은 기자 활동 경험에서 비롯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뉴욕 포스트〉 인턴 기자로 시작해 베테랑 기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오진 경험을 주제로 쓴 『브레인 온 파이어』가 있다.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세계 22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클로이 머레츠가 연기한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역자 : 장호연

 

1971년에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음악학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뉴캐슬대학교에서 대중음악을 공부했다. 음악 동호회 얼트 바이러스에서 음악평론을 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해 웹진 [웨이브]에 음악평론을 기고했고 방송작가로도 활동했다. 현재 음악과 뇌과학, 문학 분야를 넘나드는 번역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얼트 문화와 록 음악 2』(공저), 『오프 더 레코드, 인디 록 파일』(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뇌의 왈츠』, 『뮤지코필리아』, 『인문학에게 뇌과학을 말하다』, 『낯선 땅 이방인』,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에릭 클랩튼』, 『레드 제플린』, 『거금 100만 달러』,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긍정의 뇌』,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내 모습이 모두 가짜라면』, 『자연의 노래를 들어라』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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