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속으로
폴 아시안테 외 지음, 김경영 외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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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 사회가 세계 최강국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다민족 이민자 사회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엄청난 자원을 안은 미국이 독립하고 서부 개척과 노예 해방이란 국내 당면 문제와 인류 공동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최강국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다. 많은 유럽 및 타 대륙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미국으로, 미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들은 낯선 땅이지만 자신의 노력만큼 이룰 수 있다는 미국인들의 용기와 도전 정신에 자신들을 맟춰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꿈을 이뤘다. 그들 덕분에 미국의 부(富)는 기하급수적으로 쌓여갔고, 제 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명실상부한 최강 최부국이 되었다. 이것이 미국의 힘이다. 프론티어십, 개척 정신은 오늘날에도 미국이 세게 최강국이 된 지주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 책 『두려움 속으로』의 저자 폴 아시안테는 트리니티 칼리지의 스쿼시 코치로서 팀원들을 유려하게 이끌어 200승이 넘는 연전연승의 기록을 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스포츠는 ‘스쿼시’지만, 두려움 속으로는 스포츠 종목과 관계없이 선수들을 압박하고 제압하는 ‘두려움 극복 코칭’에 관한 전설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무엇이 제일 두려운가? 무엇을 걱정하고 의심하는가? 본인의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대회에서 지든 이기든 다음 날 아침 태양은 뜬다.”

지름이 4㎝ 남짓한 공을 시속 210~260㎞가 넘는 속도로 쳐내는 스포츠,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스쿼시 스포츠사에서, 역대 코치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가장 넓은 성공 궤도 안에 들어있는 사람이 바로 폴 아시안테 코치다. 두려움 속으로는 폴 아시안테 코치와 그의 팀인 트리니티 칼리지 9명의 선수를 조망하면서, 동시에 절망과 승리의 순간들 등 삶의 다양한 면모를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빠르게 넘겨 버리는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선수들 개개인 이야기와 맞물려 아시안테 코치 스스로가 느꼈던 성공과 좌절, 실패와 절망에 관한 내용이 담겨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전형적인 미국인의 개척과 도전 정신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 성공을 위해 달려가는 법을 알려주는 에세이가 아니다. 『두려움 속으로』는 노력과 운을 통해 얻게 된 성공의 면모를 잘 이어나가는 방법, 그리고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빠르고 쉽게 패배를 인정하는 방법 등 삶의 다양한 측면을 총체적으로 다룬 이야기다. 이 책이 우리에게 읽히는 이유다. 책 제목처럼, 아시안테 코치는 두려움 속으로를 통해 불안과 조바심, ‘최악의 악몽’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방법을, 삶의 조언자이자 동료로서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성공이냐 실패냐, 승리냐 패배냐가 아니다. 인생은 긴 여정이다. 과정 그 자체가 목적지가 되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당부하는 아시안테 코치의 말처럼, 『두려움 속으로』는 삶은 계속해서 흘러가야 한다는 것과 그 흐름 속에 우리가 받아 마음에 간직해둘 지점들을 골라내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폴 아시안테 코치와 그의 팀은 정말 이루기 힘든, 어느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기록을 달성했다. 바로 13시즌의 우승 및 252연승 무패의 기록이다. 정말 어느 스포츠에서도 이루기 힘든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이 책에 다른 대학 스포츠에서 가장 근접한 연승 사례를 소개해 주고 있는데, 가장 근접하다는 기록이 1940년부터 1961년까지 201연승을 이룬 예일대학교 남자 수영팀의 연승사례라고 한다. 그 외에도 여러 연승 사례들을 들어주지만, 어느 사례도 200승 이상의 연승을 보여주진 못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운, 성공사례를 달성한 폴 아시안테 감독이 스쿼시라는 스포츠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아닌, 어떻게 멘토링을 해서 이런 대기록을 이룰 수 있었는지에 대한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히 코칭에 대한 리더쉽관련 이야기가 아니라, 전국 챔피언십 대회에서 프린스턴 대학팀과 맞붙은 듀얼매치에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각의 시합과 선수에 따른 그의 코칭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코치로써 가장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바로 이 책 제목인 '두려움 속으로'이다.

이 '두려움 속으로'의 의미는 안전해 보이는 곳이 위험한 곳일 수 있고, 두려워 보이는 곳이 오히려 안전한 곳일 수 있다는 사자의 사냥 이야기를 바탕으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두려움을 외면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선수들이 부담감 속에 느낄 수 있는 각각의 두려움을 떨쳐내고 시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코칭하는 게 바로 그의 역할이다. 독자가 미국인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해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사자는 영양떼를 발견해서 사냥을 할 때가 되면, 무리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병약한 사자가 키 큰 수풀을 향해 나아가고 나머지 사자들은 반대편 덤불 속에 흝어져 준비한 후, 이 최고령 사자가 포효를 함으로써 사냥을 시작한다고 한다. 이때 영양떼는 사자의 포효소리에 놀라 본능적으로 반대방향으로 질주하며 다른 사자들이 있는 곳으로 몰려가게 된다. 이런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본능에 맞서 포효소리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 나아가야 오히려 안전해질 수 있다.

정작 폴 아시안테 코치는 테니스 선수 출신의 코치인 것 같다. 전혀 알지 못하던 스쿼시 코치로서 룰부터 모든 것을 새로 배워가며 새로운 길에 도전했음에도 뛰어난 선수 관리를 시작으로 스쿼시 코치로서 전무후무한 기록까지 세워 나간다. 운이 아니라 도전과 개척 정신이라고 독자는 읽는다.

 


 

이 책은 주인의식, 지금의 힘, 서열 정리, 사랑의 힘, 잘 지는 법, 자신감, 통제권, 경기력, 근성의 9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이 가운데 독자에게 인상적인 부분만 발췌해 소개한다.

첫 번째로 '주인의식'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스스로 그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불분명하면 그 일의 성과는 대체로 좋지 않다. 회사 업무에서도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과 그냥 급여만 받으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는 사람은 분위기부터 다르다. 물론 성과도 크게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사장이나 관리자, 리더들은 '주인 의식'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주인 의식은 어떤 일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며 미국인의 개척정신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고 독자는 믿는다. 스스로에 대한 주인 의식이 있는 사람은 앞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열정적인 도전 의식도 거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미국의 서부 개척의 도전정신도 자신이 개척해 일군 땅에 대해서는 나라에서 모두 사유 재산으로 인정해준 데 따라 개척과 도전 정신을 북돋운 것이다.

또 다른 '잘 지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운동 경기든 인생이든 모든 일에 성공하고 이기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작든 크든 사람은 언젠가는 질 수 있다. 아니면, 시간의 흐름에 의해서라도 인간은 누구나 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져 본 사람이 잘 지는 법도 안다. 단순히 아는 게 아니라 다시 이기기 위해서다. 또 패자는 지는 경험을 통해 뭔가를 배우고 깨닫기 위해 노력한다. 이 점은 2500년 전에 이미 전쟁에서 깨달아 병법으로 남기기도 했다. 물론 그렇지 못하면 낙오자의 길로 걸어가게 된다. 실패를 기회로 삼으라는 사람들은 이 지점을 말하는 것이다. 최소한 자기반성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 내면화해서 바라보고 발전의 계기를 삼는 사람은 그 성과를 거둔다는 사실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증명함으로써 진리로 삼아도 될 정도로 굳어진 말이다.

 


 

저자는 또한 항상 똑같은 코칭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도 말한다. 때로는 긍정의 피드백을 건너뛰고 부정의 피드백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한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고 사람도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매번 똑같지만은 않다. 우리 삶에도 긍정과 부정의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라고 해야 한다.

저자는 이 밖에 각 선수들과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각 장의 주제를 풀어간다. 학생 스포츠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질풍노도의 시기인 선수들을 코칭하는 것은 프로에 비해 더욱 어렵다고 주장한다. 운동뿐 아니라 인성 부분에서도 선수를 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어려운 분야에서 믿지 못할 업적을 남겼다. 물론 그의 아픈 개인사(아들 문제)가 있지만, 그가 선수들과 나눈 경험들이 넓게는 우리 각자의 삶에서 한 번씩은 떠올리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스포츠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독자는 판단한다. 어떤 분야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남다른, 남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고, 삶에 적용해야 한다. 또 한 번 실패한다고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패를 잘 성찰해 다시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고 한층 더 윗단계로 뛰어오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열심히 사는 모습은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도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늘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 등을 독자는 이 책에서 다시 배우고 있다. 스포츠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그것을 통해 돈을 얼마나 더 버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삶을 바라보는 태도로 삼아야 한다.

 


 

사람들은 이 책에서 전설적인 코치의 성공 비결을 찾으려 하겠지만, 이 책에서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승리의 기록이 아니다. 더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아시안테 코치가 털어놓는 실패의 고백이다. 잘못된 결정과 코칭으로 결국 되돌릴 수 없는 관계가 되어 팀을 나간 몇몇 선수, 그리고 아들 매튜의 이야기를 고백한다. 아시안테 코치가 트리니티 스쿼시팀을 전미 최고의 팀으로 만드는 데 열중해 있는 사이 아들은 마약 중독자가 되어 재활원을 끝없이 오간다. 팀의 연승 횟수가 늘어날수록 아들과의 관계는 멀어진다. 선수들에게는 사랑과 형제애, 팀워크를 강조하면서 정작 본인의 아들이 필요로 했던 사랑과 관심은 쏟지 못한다. 세계적인 선수와 코치들에 둘러싸여 무하마드 알리 같은 전설을 만나지만, 정작 자식 농사에는 실패한 스스로를 자책한다. 책의 마지막에서 아버지 아시안테는 아들을 교도소 면회실에서 마주한다. 책의 번역가이기에 앞서 독자로서 행복한 결말을 바라며 안타까운 부자의 이야기를 읽어갔지만, 끝까지 매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하지만 아시안테 코치는 포기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 어쩌면 가장 어렵고도 두려운 존재일 수 있는 아들에게서 고개를 돌리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 : 폴 아시안테

 

트리니티 칼리지의 남자 스쿼시 팀과 테니스 팀 헤드 코치. 올해로 코치 18년 차인 아시안테는 스쿼시 팀을 이끌고 250연승, 시즌 13회 우승이라는 완벽한 기록을 일궈 냈다. 아시안테는 미국 대표팀 스쿼시 코치이며, 스쿼시 팀을 이끈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올해의 미국 올림픽 코치로 선정되기도 했다. 1974년 스프링필드 칼리지를 졸업하고 롱아일랜드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파와미스 클럽, 볼티모어컨트리클럽, 뉴욕 프린스턴 클럽에서 코치 경험을 쌓았다. 또한 아시안테는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챔피언십 테니스: 챔피언십 테니스 하는법』의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 : 제임스 저그

 

미국 스쿼시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이 책을 포함해 여섯 권의 책을 낸 수상 작가다. 《애틀랜틱》 《아웃사이드》 《보스턴 글로브》 《배니티페어닷컴》 등에 글을 기고했다. 미국 델라웨어 윌밍턴에 거주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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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두리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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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기대도, 어떤 욕심도 없이 어쩌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도전이었기 때문일까? 그는 베트남을 무작정 따스하거나 신비로운 모습만으로 그려내지 않는다. 그의 눈은 마치 아주 잘 닦인 거울처럼 베트남의 일상을 아주 직설적이고도 솔직하게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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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두리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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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의 저자 이두리는 스물일곱에서 스물아홉까지의 시간을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이두리 선생님’으로 살다 돌아왔다. 책 이름에 나오지만 '다낭'은 베트남의 한 도시다. 이 도시는 남북으로 길쭉한 베트남의 잘록한 허리 부분 가운데에 있는 도시. 인구는 2019년 기준 121만여 명으로 호찌민, 하노이, 하이퐁, 껀터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다. 남베트남 시절에는 제2의 도시이자 중요한 군사 거점이었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베트남 중부 관광의 중심지가 되어 가고 있으며, 베트남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로 부상중인 도시이다.

한국에도 TV 프로그램이나 입소문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덕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발전했다. 인근 30km 내에 서울 삼청동의 포지션을 갖고 있는 호이안 옛 거리(Khu Ph? C? 區?古)가 있으며, 바닷가를 따라 북상하는 보 응우옌 잡-황사(Vo Nguyen Giap-Hoang Sa 武元甲黃沙)로를 따라 세계적인 호텔 체인 및 리조트가 건설되었다. 또 현재 건설 중인 곳도 여럿이다. 독자는 이 도시를 지난 북미 정상회담 때 언론에서 두 정상이 만나는 곳 후보지로 집어 말하는 바람에 알게 됐다. 이름도 이때 처음 들었다.

 


 

베트남의 공식 국가 명침은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다. 베트남이 월맹과 월남으로 나뉘어져 전쟁을 할 때 우리나라가 파병해 월맹(당시 베트콩)과 적으로 싸웠던 나라다. 이 전쟁에서 미국이 패전을 인정하고 철수함으로써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로 통일된 나라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정회원국으로 수도는 하노이이다. 수도는 하노이지만, 도시 규모는 오히려 경제 중심지인 남부의 호치민(구 사이공)이 더 크다. 호찌민에 롯데리아가 먼저 들어갔다고 한다. 인구도 호찌민이 많다. 흔히 베트남 하면 밀림을 떠올리지만 실제 베트남 면적에서 숲의 비중은 37%에 불과하다. 물론 19세기 때만 해도 베트남의 대부분 지역은 밀림으로 덮여 있었으나 농경 목적의 개간이나 베트남 전쟁 때의 고엽제 살포로 인한 삼림파괴 등으로 거의 숲이 남아나지 않았던 적도 있기에 요즘에야 정부에서 국립공원을 지정해서 보호중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세계 열강인 프랑스, 일본, 미국, 중국과 모두 한 번씩 싸워 본 나라. 게다가 이들과 싸워서 결국 다 몰아내 버렸다. 프랑스와 미국은 공식적으로 베트남에게 패전한 걸로 취급되고 있다. 중국 역시 1979년 베트남을 침공했으나 뭔가 조금 소득이 있다 싶을 때 결국 근성의 베트남인들에게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은 지금은 중국처럼 경제 발전에 치중하며 과거의 구원(舊怨)을 가진 국가와도 교류를 한다. 개방 경제를 택한 후 중국처럼 큰 경제 발전을 이뤘다. 우리와도 공식 수교 후 굉장한 우방 관계를 맺고 있으며 우리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엄청나게 진출해 있다. 지난 북미 회담 때도 인근 삼성, LG의 대규모 전자 산업단지를 TV를 통해 보여준 적이 있다.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베트남 현지에 공장이 많이 진출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60~70년대 그랬듯이.

기업의 민간 교류와 함께 국제결혼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많은 남성(농촌지역) 중 결혼하지 못한 사람이 베트남 처녀들을 데리고 와 사는 형식이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다보니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을 해 파탄에 이르는 부부도 적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잘 적응하고 살고 있다고 TV를 통해 자주 방영된다. 또 최근에는 베트남 축구 열풍을 타고 우리나라 박항서 감독이 그곳 국가대표 감독으로 가서 엄청난 성과를 '국민 영웅'의 대접을 받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구원만 지운다면 우리와는 절친한 사이가 될 수 있는 선린 관계이다.

 


 

저자는 '살면서 한 번쯤은 장기 봉사활동을 가고 싶다’라는 염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2년이라는 시간을 타인을 위해 쓴다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동시에 지금 시도하지 않으면 영원히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봉사활동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혹여 다녀와서 내가 후회한다고 하더라도, 차라리 일찍 경험하고 일찍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면서... 코이카(KOICA)‘의 일원으로 다녀온 다낭<위 사진> 생활은 저자의 삶뿐만 아니라 글에도 많은 자양분이 된 것 같다. 봉사활동 차원에서 간 곳이지만 봉사활동 자체를 부각시키지 않고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느낌이나 경험 등에 중점을 두고 '다낭'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저자의 글에 영향을 미친 것을 증명한다. 코이카 : 정부 차원의 대외 무상 협력 사업을 전담하여 실시하는 기관. 1991년 4월에 설립되었으며 한국과 개발 도상국의 우호 협력 관계 및 상호 교류를 증진하고 이들 국가들의 경제 사회 발전을 지원함으로써 국제 협력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독자 주)

 


 

대단한 기대도, 어떤 욕심도 없이 어쩌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도전이었기 때문일까? 그는 베트남을 무작정 따스하거나 신비로운 모습만으로 그려내지 않는다. 그의 눈은 마치 아주 잘 닦인 거울처럼 베트남의 일상을 아주 직설적이고도 솔직하게 보여줄 뿐이다.

그는 다낭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평소의 자신이라면 느끼지 못할 감정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경험하는 듯 보인다. 어두컴컴한 낯선 이방의 땅에서 반사적으로 잡은 바퀴벌레를 보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서툴고 낯선 베트남어가 늘지 않아 속상한 밤을 여럿 보내기도 했으며, 한국어를 가르쳐줄 자신을 똘망똘망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봉사라는 것이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자신보다 남을 더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베트남 사람들을 보며 반성도 하고, 이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의 나라 베트남을 끝내 미워할 수 없을 것이란 사실도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 이두리에게 있어 다낭의 삶은 단편적으로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다낭의 하루는 좋았다가도 미워지고, 미워죽겠다가도 다시 사랑스럽게 느껴질 만큼 가변적인 존재이다. 2년간의 다낭 생활은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그에게 있어 다양한 감정의 파편을 느끼게 해준 기회였던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에세이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청춘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 겪는 다양한 내면의 목소리에 대한 기록이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일면을 발견할 때의 당혹스러움, 홀로 견디는 이방인으로서의 삶이 가져다주는 복잡한 심정의 변화 등이 당돌하면서도 솔직한 젊은 감성으로 그려져 있다. 베트남 봉사활동을 하며 습득한 현지 지식과 경험, 그리고 교훈은 덤이다. 젊음과 패기는 충만하지만, 아직은 서툰 구석이 많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중반의 청년이 바라본, 아주 현실적인 해외 봉사활동의 모습은 어떠할까? 궁금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집어 드시라. 다낭봉사자이자 한국어 선생님, 그리고 외국인이자 이방인으로 살며 마주한 2년간의 순간들이 아주 생생하게 이곳에 간직되어 있으니.

 


 

결국 아침을 먹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기로 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확실히 아침을 먹은 날에는 평소보다 힘이 난다.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왜 그렇게 아침 먹고 다니라고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다. 이제는 내가 그 입장이 돼서 아침밥 안 먹고 오는 학생들에게 잔 소리를 한다. 하지만 아침 7시 수업이 힘든 건 나뿐만이 아닌 듯싶다. 10분만 일찍 일어나서 밥 먹고 오라는 말에 학생들이 “선생님, 그 시간 에 더 자고 싶어요” 하며 배시시 웃는 걸 보면….(p. 50)

 

베트남이 얼마나 성장할 것 같은지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누누이 베트남 사람들이 가진 저력에 대해 얘기해 왔다. 베트남 사람들은 ‘내 일이고 내 책임이다’ 싶을 땐 어떻게든 그 일을 완수해 낸다. 시간이 없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끝마치고 문제가 생기면 지연·혈연을 총동원해서라도 방법을 찾아내는 게 베트남 사람들이다.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협동심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도 미리 짠 것처럼 흐트러짐 없이 일을 착착 진행한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또 한 번 감탄했다.(p. 174)

 

저자 : 이두리

 

걷지 말고 춤추듯 살자’가 삶의 모토이나 스텝도 밟기 전에 넘어질 때가 많다. 그때마다 말과 글을 통해 힘을 얻는다. 삶의 다양한 형태 중 내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산다. 그 일환으로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되어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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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 초판본 비밀의 화원 - 191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박혜원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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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독자는 세계의 고전 문학을 볼 때마다 어린 시절(당시 국민학교) 아버지가 사다주신 『세계문학전집』에 관한 아름답고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세계문학전집을 집에 가지고 있었던 친구들은 드물었고, 이 책 덕분에 우리 집은 가끔씩 도서관이 되곤 했다. 재미 있는 책도 읽고 아름다운 추억도 되새기는 시간이 어찌 소중하지 않겠는가. 친구들 중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우리 집에 뻔질나게 드나들었고 책을 빌려주지 않았지만 유독 친한 친구에게는 다른 친구들에게 말하지 않고 몰래 빌려줬던 기억도 새롭다. 독자의 어린 시절은 우리 모두가 가난했던 70년대이기 때문에 더욱 정감이 있었고, 그때의 친구들은 지금도 친구로 만나는 몇몇 중에 포함돼 있어 어쩌면 독자 인생의 굉장한 복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50권짜리지만 모두 읽었다.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1년 내에 다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뚜렷이 기억나는 책은 단 두 권뿐이다. 『소공자』와 『로빈슨 크루소』이다. 책 번호까지 생각날 정도로 기억이 생생하다. 제목과 줄거리, 등장인물 등과 함께 40년 이상 지났는데도 책 번호가 기억에 남아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이 책 『비밀의 화원』을 손에 들었을 때 한참이나 옛날 추억을 떠올리느라 읽지 못했다. 책 종이의 질이나 인쇄 상태 등은 지금과 비교할 바가 못 되지만 친구들과 함께한 소중한 기억으로 저장됐다가 이 책과 함께 되살아나 가슴 뭉클한 추억에 젖었다.

 


 

이 책 『비밀의 화원』의 저자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작품인 『소공자』도 무척 재미 있게 읽었는데 점심도 먹지 않고 책을 읽고 있다가 오히려 어머니에게 혼났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대표 걸작이라는 『비밀의 화원』은 전집에서 왜 빠졌을까 하는 의구심은 있지만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 이 책은 그때의 감동과는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우선 책 표지도 두꺼운 양장본이고 오리지널 판본이라고 한다. 그때 전집도 양장본이었지만 인쇄 기술이나 컬러 인쇄는 거의 없었을 때이다. 두께도 그때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어서인지 얇았다. 축약본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독자에게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어서 이 책 『비밀의 화원』을 읽는 동안 매우 행복한 감정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 전집 책에도 삽화는 있었지만 이 책의 삽화에는 못 미쳤던 것 같다. 원본 삽화인지, 별도로 출판사(금성출판사) 측에서 삽화를 그린 분에게 따로 의뢰한 것인지는 모른다. 당연히 흑백이고 지금보다 조금 흐릿했던 기억이 있다. 표지는 흰색 바탕에 도안무늬 그림이 50권 모두의 표지로 됐고, 제목만 각기 달랐다.

 


 

『비밀의 화원』은 출간 이후 110여 년 동안 전 세계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클래식 작품이다. 1911년 오리지널 초판본이 나왔다. 이 책의 표지디자인이었다고 한다. 그때는 책을 읽는 사람들이 대체로 돈이 많은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취미였을 테니 책이 고급스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책은 18세기 영국 일러스트 작가 찰스 로빈슨의 오리지널 일러스트를 수록해 비밀의 화원이 마법처럼 변화하는 모습과 주인공들이 변화하는 모습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출판사 측이 강조하고 있다. 매력적인 줄거리와 사랑스러운 캐릭터, 비밀의 화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미지 덕분에 이 작품은 수많은 영화와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도 각색되어 제작되었다. 2020년 8월 개봉 영화 〈시크릿 가든〉에서는 콜린 퍼슨이 메리의 고모부 아치볼드 크레이븐 역을 맡아,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편소설이지만 책의 내용은 복잡하지 않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주인공이 내면의 긍정적 의지를 잃지 않고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전통적인 성장소설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부족함 없이 담아내 꾸준히 사랑받았다. 또한 부모의 방치 속에 심술궂고 까다로운 아이로 자라난 메리가 자연과 소통하며 내면의 폐허를 치유하며, 주변 인물들의 마음까지 생명력을 불어넣어 변화시키는 모습은 흥미진진하면서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계급과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면서 모두가 행복한 결과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비밀의 화원』은 부족함 없는 걸작임에 틀림없다는 확신과 감동을 새롭게 주었다. 훌륭한 작품을 평온한 마음으로 읽으며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 책을 읽은 일 자체도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 스포가 될지 몰라 망설이다가 내용을 간단하게 기술하고 좋아하게 된 작가가 되었기 때문에 작가 소개를 뒷부분에 첨부한다. 무관심한 부모 때문에 태어나 성장해가는 거의 모든 순간을 인도인 보모와 하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심술쟁이 메리(주인공)는 부모를 잃고 잉글랜드 요크셔의 황무지에 있는 친척 아치볼드 크레이븐 고모부의 집으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정감 넘치는 하녀 마사, 자연과 동물들에게 사랑받는 마사의 동생 디콘, 세상과 단절된 채 자신만의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외톨이 왕 같은 사촌 콜린, 자신과 어딘가 닮은 정원사 벤, 온화하고 현명한 마사와 디콘의 어머니 소어비 부인,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자신의 아들 마저 외면하며 고독 속에 살고 있는 크레이븐 고모부를 만나게 된다.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고, 명령하는 것만 아는 까다롭고 냉소적인 메리의 심술 속에는 외로움이 숨어 있다. 자신이 외로워서 짜증을 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심통을 부리곤 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던 메리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혼자인 울새를 만나고 처음으로 자신이 외롭고 쓸쓸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친구가 된 울새를 통해 비밀의 화원으로 인도된 메리는 방치된 채 죽어가던 정원이 디콘과 메리의 노력으로 다시 되살아나듯 자신 역시 몸과 마음도 치유되며 건강하고 활기차게 변화해가고, 더 나아가 콜린과 크레이븐 고모부의 삶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콜린의 말처럼 마치 ‘마법’과도 같이...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의 완역판 『비밀의 화원』 속의 디콘과 메리, 콜린 등 세 사람이 동물들과 함께 자신들만의 비밀의 정원을 가꾸며 즐거워하는 모습이나 저택 어른들을 모두 놀라게 한 한밤중 콜린과 메리의 싸움 장면은 다시 봐도 절로 웃음이 나오고, 박수가 나올 만큼 삶의 지혜가 가득한 소어비 부인의 말들은 읽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마음으로 바꾸어준다. 독자에게는 자연의 생명력이 사람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어린이들에게 마법같은 변화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어렸을 때와 같이 경이로운 느낌이다. 어쩌면 잃어버린 자연의 힘이나 신비로움을 재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도 같다. 그러다보니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단어나 문장도 새롭게 느껴진다. 번역의 문제가 있겠지만 새로운 느낌은 같았다. 강요된 '집콕' 생활을 좀더 즐겁고 유쾌한 방식으로 바꾸고 변화시키는 방법을 또 하나 찾았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힘들 때마다 아름다운 정원을 생각하면 에너지도 솟고, 어려워도 삶은 환희로 가득차 있다는 느낌도 갖는다. 기분 좋은 독서, 소중한 책 읽기을 머릿속에 각인시켜주는 책이다.

 


 

저자 :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1849년 11월 24일 영국 맨체스터의 치탐 힐에서 태어났다. 빅토리아 시대(영국의 산업혁명 최절정기)에 철물점을 경영하던 재력가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지만, 세 살 때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어머니와 다섯 남매가 맨체스터 빈민가로 쫓겨난다. 어머니와 다섯 남매는 가난에 쪼들리며 살아야 했다. 내성적이었던 어린 시절의 버넷은 이 시기에 소설책을 읽고 이야기를 지으면서 가난과 외로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1865년 외삼촌의 권유로 온 가족이 미국 테네시 주 녹스빌로 이주한 뒤에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이었던 버넷은 투고료를 목표로 글을 쓰기로 결심, 산포도를 따다 판 돈으로 간신히 종이와 우표를 사서 잡지사에 원고를 발송한다. 하지만 그때 직접 겪었던 고통스러운 기억들은 본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이 겪는 고난을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는 통찰력의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잡지사에 보낸 소설이 열일곱 살 때 처음으로 채택되었다. 그 이듬해인 1867년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네 동생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글쓰기에 전념했으며 『고디스 레이디스북』이라는 여성 잡지를 통해 첫 작품을 발표했다.

그 후 몇몇 잡지사에서 한 편에 10달러를 받고 한 달에 대여섯 편의 소설을 썼다. 이 시기에 버넷이 주로 썼던 내용은 ‘학대받다가 끝내는 보상받는 영국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것이었고, 이를 통해 몰락한 가문을 차츰차츰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이후 의사인 스완 버넷과 1873년에 결혼하여 슬하에 두 아들 라이오넬과 비비안을 두었고, 배우인 스티븐 타운센드와 1900년에 재혼했으나 만 2년 만에 이혼했다. 그녀는 영국의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미국인의 취향에 맞추어 쓴 작품들로 어른 독자층을 파고들었다. 아동소설로 눈을 돌리기 전까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설로 꽤 많은 인기를 누렸다.

대표작으로 『로리 가(家)의 그 아가씨』(1877), 『셔틀』(1907) 등이 있다. 『폰틀로이 공자』(1886)보다 앞서 쓴 소설 『하얀 벽돌 뒤편』이 [세인트 니콜라스 매거진]에 발표되었을 때 독자의 반응은 뜨거웠고, 그 후 『폰틀로이 공자』, 『소공녀』(1905), 『비밀의 화원』(1911), 『로리 가의 그 아가씨』, 등의 작품들도 줄줄이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이 세 소설을 포함한 자신의 작품들을 각색하여 런던과 뉴욕의 연극 무대에 올려 흥행에 성공했다. 버넷은 74세로 1924년 10월 29일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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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 생존을 위해 물음을 던졌던 현직 기자의 질문법
김동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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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 게 업인 ‘현직 기자’가 알려주는 ‘질문법’. 질문을 잘하고 못하고는 성향 문제가 아니다. 질문은 궁금함에서 시작해 해결 의지로 완성되는 과정이다. 궁금증을 풀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문제다라는 말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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