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규칙 -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수정빛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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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공자는 서른에 학문의 성과를 이루었고,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를 통해 연인과의 이별로 ‘허무‘를 노래했다. 수정 저자는 열일곱에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비롯된 트라우마를 씻어내고 자존심과 자존감을 회복해 새 삶의 변곡점에 섰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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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규칙 -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수정빛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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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자는 이 책 『서른의 규칙』을 읽기 전에 문득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있다. '서른'에 대해 말한 사람들이다.

공자는 나이 서른을 '이립(而立)'이라 했다. 물론 자신의 나이 30때를 설명한 것이다. 이립이란 '배움에 성과를 이루는 나이'임을 뜻한다. 또 한 사람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가수 김광석이다. 우리 젊은 가슴에 노래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 가수였기에 독자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가수였다. 그는 「서른 즈음에」를 통해 사랑 특히 이별에 관한 허무를 노래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내뿜은 담배연기처럼/작기만한 내 기억속엔/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비어가는 내 가슴속엔/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이처럼 각기 살아온 이력에 따라 서른의 의미는 모든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의미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저자 수정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나이 30을 되돌아보며 삶의 중요한 변곡점을 찾아낸다.

그때의 나는, 내 진짜 모습, 진짜 성격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나를 가짜 취급하리라 생각했다. 평범하지 않았던 내 과거는 나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 무가치한 일들이고, 저급한 경험이라고 확신했다. 또, 나의 상처가 다른 사람이 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나는 말하지 않았다. 내색하지 않았다.(p. 27)

20대 초반에 청춘들은 저마다 서른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이상적 인 모습을 그려 놓는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가까워지는 서른 에 당혹감을 느낀다. "내가 그리던 서른이 아니잖아?" 자신이 바라왔던 서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어제와 다름없는 환경과 나의 모습에 실망한다. 열아홉 살에는 가슴 설레며 스무 살을 기다렸지만, 스물아홉 살에는 내가 이루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며 두려움으로 서른을 기다린다.(p. 67)

저자는 이 책의 부제로 '서른이지만 열입곱입니다'를 달아놓았다. 저자는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나이에 눈앞에서 엄마를 잃는 비극을 맞이했고, 그동안 가정의 비극으로 인해 생긴 깊은 상처를 철저하게 잘 숨겼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새 그 상처는 각종 트라우마와 습관이 되어 저자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었다.

지금은 그때와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저자는 어디선가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서 평생 숨긴 채 살고 싶었던 자신의 인생을 이 책을 통해 최초로 고백하기로 한 것이다. 그때의 마음의 상처가 워낙 큰 상실의 아픔이었기에 트라우마로 남아 자신의 인생을 지배했다고 말한다.

 


 

사랑에 집착하면서 혼자 있을 때 느끼는 불안과 공포의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고 지내온 저자가 과거의 트라우마로 생긴 '분리불안 장애'가 그 원인이라는 것을 28년 만에 알게 되었다고 밝힌다. 그렇게 뼛속 깊이 묻혀 있던 상처의 근본적인 이유를 알게 된 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이를 악물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고 한다. 여러 권의 책을 읽거나 유명인의 강의를 듣기도 하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도 밝힌다. 수많은 실패와 연이은 도전 끝에 이윽고 자기만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되찾은 저자는, 자신이 실행했던 방법들을 한 권의 책에 모두 담아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

‘내 삶을 이렇게 극복했으니 봐달라’라는 고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여전히 자신의 삶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존하고 싶어 하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다.

하지만 생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을 쓰며 노력했고, 그 결과 예전과는 달라진 자신의 태도와 변화하고 있는 삶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 이 놀라운 경험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함께 행복한 일상으로 한 걸음 내딛기를 바라는 저자는, 책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꼭 필요한 따뜻한 진심을 건넨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 경험하는 것으로 생각의 저변을 넓히고, 다른 세상을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대 수많은 청춘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에 봉착했다. 코로나라는 팬데믹 상황으로 친구들도 마음대로 만날 수 없고, 취업도 예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다른 사람보다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을 기회가 줄어, 스스로 인정해줘야 한다. 이때 건강한 자존감을 갖추지 못한 청춘들은 생각의 늪에 빠져 상처를 돌보지 못하고 스스로 더 아프게 한다. 혼자 문제를 만들고, 혼자 결론을 내린다. 그러면서 자신도 마음이 아프지만 다들 힘들 거라는 생각에 혼자 앓는 사람들, 안 아픈 척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을 터 한 번도 힘들어본 적 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 지금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사람은 있다. 저자는 힘든 일을 연이어 겪고 오랜 시간 헤맸으나, 지금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힘들어도 애써 웃으며 괜찮은 척하던 습관을 버리고, 이제 스스로 ‘힘들어도 괜찮다’라고 말해준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를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사랑하며 자기 자신을 돌보는 삶을 산다. 지난날 아팠던 시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도 사랑을 보내는 저자는, 독자들 또한 아프면 아픈 대로,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하나뿐인 삶을 사랑하며 행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자신의 경험으로 인한 위축과 너무 큰 슬픔을 떠안아 자신의 존재감마저 잃어버릴 위험에 처했을 때 개인의 자존감은 무너질 수 있다. 지나친 자기애의 본능만 남아 자신을 지키는 수단에 활용될 수 있다. 이런 삶이 오래 간다면 인간의 존엄성, 자신의 존귀함, 존엄한 자신이 해야 할 일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채 살아갈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아야 한다. 이는 자칫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자신은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세상에 당당하게 우뚝 선 존재로의 자신은 온데간데 없고 초라한 육신만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상황 착오를 일으킬 상태에 처할 수도 있다. 2030이면 그 나이에 알맞은 청춘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고 더 좋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지나간 청춘이 아름답게 추억될 수 있고, 그리워하기도 한다. 저자는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기 위해 펜을 들지는 않았을 터다. 이처럼 암울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바라지 않은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힘이 청춘에게는 있다. 그러기에 청춘이다. 그래서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을 지키고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며 즐기는 일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읽힌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찾고 싶은 당신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나의 상황을 비교하여 자신을 자책하는 일이 아니라, 당신의 삶에서 일 이란 어떤 의미인지, 당신의 성향, 가치관, 잘하는 것이 무엇인 지. 끈질기게 질문을 이어가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명심하자.(p. 200)

 


 

저자 : 수정

 

저자는 유아교육 전문가이자, 글을 쓰는 작가다. 다양한 직업만큼, 그녀의 삶 또한 다양한 색채로 가득 차 있다. 1990년에 태어난 그녀는 17살,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때 세상 전부였던 엄마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유년 시절부터 오랜 시간 불안과 상처로 보내왔지만, 그녀는 오로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끈질긴 생존본능으로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직면하였고, 이제는 자신의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살고 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끈질기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이메일 : soojunglight@gmail.com

인스타 : instagram.com/sooj_light

블로그 : blog.naver.com/soojung_g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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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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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음악 이야기와 유쾌한 웃음, 따스한 감동이 버무려진 인간미 넘치는 아날로그 감성 소설. 영국 한 항구도시의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어느 곳이나 이런 감성과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은 만날 수 있다. LP음반 가게 주위에서 벌어지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일상을 묘사해 더욱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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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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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감성 가득한 아날로그 소재의 소설을 읽었다. 코로나로 어려워진 소통을 해갈해줄 대체용으로 에세이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이 많이 출판되지만 막상 그것들은 대부분 '마음 치유'를 위해 심리 요법이나 미술 치유법을 사용한다. 이 소설은 LP판을 소재로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운다. 뮤직숍에서 파는 것은 오로지 LP판이다. 그것은 뮤직숍의 주인이자 주인공 프랭크의 LP판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착 때문이다. 프랭크는 단둘이 살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이후 어릴 때부터 살아온 바닷가 하얀 집을 떠나 허름하고 낡은 가게들이 늘어서있는 유니티스트리트에 음반 가게를 열고 정착한다. 유니티스트리트가 있는 항구 도시는 지난날 한때 치즈와 양파를 주재료로 사용해 영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과자 공장이 크게 번성하면서 활기가 넘쳤지만 지금은 점점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낙후되어가고 있다. 한때 산업의 발달로 활기찬 도시는 그 산업이 쇠퇴하면서 사라져가는 옛 모습을 그리워하고 향수에 젖을 수 있는 멋진 소재이기도 하다.

유니티스트리트 인근 이 도시의 최대 번화가인 캐슬게이트에 대형 음반사의 체인점이 있고, 엘피판 대신 시디(CD)가 음반 시장의 대세를 이루어가기 시작하면서 프랭크의 음반 가게도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14년 전, 프랭크가 처음 음반 가게를 열었을 때만 해도 엘피판이 중심이었다. 프랭크는 음악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엘피판을 들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음반사 영업사원들이 시디(CD)를 취급해주길 원하지만 프랭크는 끝내 엘피판만 판매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사실 프랭크의 음반 가게는 다른 가게와는 음반을 판매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 프랭크는 어릴 때부터 집 안이 온통 엘피판으로 가득 채워진 집에서 살아왔고, 단 하루도 음악을 듣지 않았던 날이 없을 만큼 평생을 음악과 더불어 숨을 쉬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랭크의 어머니 페그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열렬한 음악 애호가였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음악을 들었던지 프랭크의 내면에 세상의 모든 음악이 들어있다시피 하다. 버튼을 누르면 커피가 나오는 자판기처럼 극히 일부분만 듣고도 무슨 곡인지 알아내고, 허밍만 듣고도 무슨 노래인지 제목을 맞힐 만큼 프랭크의 몸 안에는 방대한 음악이 들어 있다. 어머니에게 매일이다시피 들었기에 음악가나 음악에 얽힌 이야기도 무수히 많이 알고 있다. 프랭크는 손님들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금세 어떤 음반을 소개해주면 좋을지 감을 잡는다.

프랭크가 소개해준 음악을 들어본 손님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프랭크의 음반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음반을 구입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음악을 통해 위안과 치유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프랭크는 마치 정신과의사처럼 손님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나서 손님들이 현재 처한 감정 상태에 적합한 음반을 소개해준다. 따라서 프랭크의 음반 가게에 처음 발을 들여놓긴 쉽지 않지만 한 번 와본 사람은 누구나 단골이 된다. 프랭크가 시디를 취급하지 않겠다는 건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유니티스트리트에는 프랭크의 음반 가게 말고도 오래전부터 문을 열고 장사를 해온 이웃들이 있다. 전직 사제인 앤서니 신부가 운영하는 종교 선물 가게, 언제나 당당하고 밝게 보이지만 남다른 아픔이 있는 모드가 운영하는 문신 가게, 쌍둥이인 윌리엄스 형제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장의사, 젊은 시절 폴란드에서 이주한 노박이 운영하는 빵가게가 있다. 종교 선물 가게의 앤서니 신부와 문신 가게의 모드는 틈만 나면 프랭크의 음반 가게에서 시간을 보낸다. 저마다 가족도 없이 외롭게 지내는 처지인 데다 10년 넘게 우정을 나누며 지내온 사이라 전혀 허물이 없다. 프랭크와 함께 가게를 지키는 유일한 종업원 키트는 물건을 손에 쥐었다 하면 망가뜨리고, 툭하면 넘어지기 일쑤였지만 유쾌하고 부지런해 언제나 음반 가게의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어느 날 음반 가게 쇼윈도 밖에서 녹색 코트를 입은 여자가 커다란 눈으로 가게 안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가 프랭크와 눈이 마주친다. 그러다가 갑자기 바닥으로 쓰러진다. 급히 밖으로 달려 나간 프랭크는 앤서니 신부와 키트의 도움을 받아 녹색 코트 여자를 가게 안으로 옮긴다. 여자는 의식을 잃고 있지만 숨을 쉬고 있다. 키트는 앰뷸런스를 부르지만 잠시 후 여자는 눈을 뜬다. 여자의 이름은 일사 브로우크만이다. 첫사랑을 떠나보내면서 실연의 상처가 컸던 프랭크는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순수하고 매력적인 일사가 나타나면서 점점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어 간다.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세 가지의 재미를 선사한다. 첫 번째 재미는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물들이 있다. 저마다 녹록치 앟은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생생한 모습으로 그려지며, 웃음과 눈물을 준다. 마치 영국의 유명 제작사 '워킹타이틀 필름스'의 로맨틱 코미디 〈노팅 힐〉을 보는 것 같다. 또 조연급 캐릭터들의 신 스틸러들이 다수 등장해 독자들의 즐거움을 끌어내고 만족할 만한 미소를 짓게 한다. 엉뚱하고 모자라 보이지만 착하고 유쾌한 키트, 원래는 사제였다가 가슴 아픈 사연을 뒤로 하고 조기에 은퇴해 종교 선물 가게를 꾸려가는 앤서니 신부,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이 야속해 늘 툴툴거리는 모드, 프랭크와 일사가 매주 만나는 카페 〈싱잉 티포트〉의 종업원도 생동감이 넘쳐 자칫 무거워질 분위기를 살려낸다. 이들이 어울려 내는 말, 몸짓, 웃음 등은 소설의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이끌어준다.

 


 

두 번째 재미는 따뜻한 웃음이다. 독자들은 이야기 사이사이에서 프랭크의 어린 시절을 접할 수 있다. 괴퍅한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프랭크, 청소년 시절의 프랭크의 모습이 그려진다. 유니트스트리트 사람들의 곡절과 사연이 많은 과거도 조금씩 드러난다. 그들은 힘든 날이지만 좌절하거나 슬픔에 빠지지 않는다. 이 소설 속 인물들은 삶에 대한 희망과 극복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절망과 슬픔에 매몰되지 않는다. 독자들의 미소를 끌어내는 인물들의 캐릭터 설정에도 저자는 탁월한 솜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 번째 재미는 음악이다. 책을 읽으며 소설 속에 나오는 음악을 찾아 들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저자의 말에, 인물들이 하는 말에 저절로 수긍하게 된다. 알던 곡이라도 몰랐던 곡이라도 다 들어 보아야 한다는 것이 옮긴이의 귀띔이다. 소설을 다 읽은 후에 독자들은 귀와 정신이 한층 고양됨을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오늘날 LP판에 대한 향수는 50~60대 이상의 기성 세대만 느끼겠지만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자극해 더욱 감성적이고 어려운 시절의 감성까지 더해지면 이 소설에 흠뻑 빠질 수 있을리라고 독자는 믿는다.

소설의 배경이 영국의 어느 도시이건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이 아는 어떤 곳을 떠올리면 이와 비슷한 삶들이,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남의 나라 남의 일이 아닌 코로나 시대 우리가 바라는 이웃과의 소통, 정감, 감성들이 뚜렷이 그리워지는 소설이다.

 


 

저자 : 레이철 조이스

 

1962년 영국 런던에서 출생했고, 브리스틀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후 왕립 드라마 예술 아카데미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다가 1999년 드라마 작가가 되었다. BBC 라디오4에서 브론테의 소설들을 비롯한 고전을 각색한 라디오 드라마 20편을 집필했고, BBC 라디오2에서 드라마 시리즈 각색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했다. 2007년 BBC 라디오 극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12년 《선데이 타임스》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는 한편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 소설로 커먼웰스 도서상, 2012년 올해의 신인 작가상을 수상했고, 맨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다. 2014년에는 올해의 영국 작가 후보에 올랐고, 현재 30여 개국에서 작품을 출간하고 있다. 2017년 작 《뮤직숍》은 《더 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퍼펙트》, 《퀴니 헤네시 양의 사랑 노래》, 연작 단편소설집 《스노 가든과 그 밖의 이야기들》 등이 있다.

출판사에 따르면 레이철 조이스의 『뮤직숍』은 2018년에 영국의 [더 타임스]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올해의 책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소설이다. 레이철 조이스는 드라마 작가로 활동했다. 2012년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레이철 조이스는 드라마 작가 출신답게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인물들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장점이 있고, 웃음과 감동이 버무려진 이야기로 독자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소설을 써오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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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진리 - 삼성전자를 사야 하는 이유
이영주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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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독자는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7일 현장을 지상중계한 중앙 모 일간지 기사를 소개한다.

215만 '동학개미' 주주를 보유한 삼성전자 제52회 주주총회가 17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주총에선 예년과 달리 주식 투자한 지 오래되지 않은 이른바 '주린이(주식+어린이)' 주총 참여가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초 처음으로 주식에 도전해 약 1년간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다던 60대 남성 A씨는 "일평생 주주총회 자체에 참여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며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삼성전자 주주로서 오프라인 주총을 경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대 후반 남성 B씨는 "지난해 중순 처음으로 주식을 투자했다"며 "내가 투자한 삼성전자에 대해 자세히 공부하고 싶어 오늘 일정을 비우고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날 주총 현장에선 부모님과 함께 손을 잡고 온 어린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총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선 자신을 지난해 처음 주식에 투자했다고 밝힌 한 주주가 '오는 5월 공매도가 재개될 것이라는데, 향후 삼성전자 주가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냐 등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그간 사용했던 '박수 통과'도 없앴다. 대신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해 모든 안건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다. 주주 구성이 과거보다 젊어지며 주주총회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주주들이 혹여나 박수 통과에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저자는 이 책에서 평범한 우리가 왜 부자가 될 수 없는지, 왜 은행만 믿고 기다리면 안 되는지, 진정한 부자는 어떻게 투자하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는 사회에서 낙오하지 않고 생존하려면 대한민국 1등 기업인 삼성전자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부자가 되진 못하더라도 부자와 같은 배를 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삼성에 입사하려고 애쓰지만 삼성에 입사하면 노예가 되고 주식을 사면 주인이 된다. 삼성의 노예가 될 것인가, 주인이 될 것인가. 기로에 서 있는 독자에게 자본의 논리, 자본주의의 실상, 부의 진리를 일깨워준다.

이 책 『부의 진리』의 저자는 부제로 「삼성전자를 사야 하는 이유」로 적었다. 즉 삼성전자의 주식이 '부의 진리'를 증명해주는 것으로 본 것이다. 앞서 언급한 삼성 주총에서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의 관심이 삼성전자로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보나 지식, 자본 등 거의 모든 것이 없는 개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자칫 투자처를 잘못 선택해 파산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를 언론을 통해 심심찮게 접해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이른바 블루오션에 떠 있는 거함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또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면 거함에 타고 안전한 부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티켓을 끊은 것으로 회자되어 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2020년, 개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자 코스피지수는 고공행진 끝에 3,000 포인트를 뚫었다. 개미투자자들은 이제 외국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에게 밀리지 않는 강력한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그런 그들의 뒤에는 삼성전자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는 어느 회사가 우량한지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금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력이 좋은 기업이 경영 능력이나 기술력이 좋은 기업을 이긴다. 그러므로 자본력이 막강한 삼성전자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려면 강남 부동산을 사야 하듯이, 주식 투자를 하려면 어설픈 종목이 아닌 삼성전자를 사야 한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543조 원에 육박한다(2020년 말 기준). 이는 전체 주식시장의 24%다.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보면, 호재가 있다고 하루아침에 폭등하지도 않고, 악재가 있다고 폭락하지도 않으며 큰 변동이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투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설사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분기마다 배당을 하므로,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주가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좋고,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배당금을 받아서 좋다.

저자는 지금부터라도 매달 적금을 붓듯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 모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삼성전자 주식을 투자 철학과 함께 자녀에게 물려줄 것을 권장한다. 자녀가 20살이 되었을 때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돈 한 푼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다른 친구들과 출발선부터 다른 것이다. 아직도 주식 투자에 겁먹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생각해온 투자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뒤바뀔 것이다.

 


 

이 같은 저자의 주장은 자본주의, 주식시장, 돈의 속성 등에 정통한 저자의 일관된 확신이다. 자본주의는 돈이 주인이 되는 사회, 돈 가진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살면서 아직까지도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돈이 전부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돈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돈이 주인인 사회에서 돈을 가지려면 돈에 대해 알아야 하고,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은행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만, 은행은 사실 돈을 묶어두어도 걱정 없는 부자들에게나 필요할 뿐이다. 1%도 안 되는 금리를 받으며 돈을 묶어두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많은 부자들은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부의 진리에 가까워지는 투자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한 부자는 아는 것에 직접투자하고, 우량자산에 투자하며, 보유주식 수에 집중한다. 또한 주가가 떨어질 때 매수하고, 수익률보다는 비용을 관리하며, 시장의 위험보다 본인의 위험을 관리한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부자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에 더 특별한 가치를 담는다. 이 책을 읽고 부의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을 배워 부자와 같은 배에 올라타보자.

 


 

독자는 주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스릴도, 많은 돈의 손실도 입은 적이 없다. 직장 생활하면서 쓰고 남은(얼마 안 되지만) 돈은 은행에 맡기는 재테크(?)를 해온 셈이다. 원래 이재(理財)와는 거리가 멀어 돈을 많이 벌어 부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럭저럭 집 사고, 아이 키우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잘살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가난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이제 노후를 생각해야 할 나이에 접어들면서 노후를 보내기에는 은행에 있는 돈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이럴 때면 주식에 투자에 돈을 조금 벌었다는 친구와 주식 투자에 대한 몇 마디 충고를 전해 듣지만 결코 마음이 주식 투자로 간 적이 없다. 워낙 거리를 두고 살아온 곳의 투자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돈이 많다고 자신이 원하는 주식을 마음대로 매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그 친구로부터 전해들은 바가 있지만 신선한 충격이었다.

저자는 독자 같은 투자자가 많은 줄 알기나 하듯 충고한다. "세상은 공평해서 열심히 일하면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고, 능력이 모자라서 돈을 조금 덜 벌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고 배웠다. 그렇게 수십 년을 살아왔다. 그런데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온 결과를 보면 배운 것과는 정반대다. 열심히 일하며 노력한 만큼 노동의 대가를 받아온 사람보다, 부동산으로 돈을 굴려가며 자본 소득을 창출한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었다. 평등을 중시하며 정의롭게 살려고 노력한 사람보다, 정의롭지 않은 방법으로 더 많은 기회를 가져간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었다. 평화, 행복, 정의 같은 아름다운 가치가 종요하다고 생각한 사람보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실제로는 더 아름답고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독자에게는 충격을 주는 말이다. 이제까지 돈이나 자본주의 등 관련 서적들을 많이 읽어봤지만 이렇게 신랄하게 자본주의를 비판한 저자는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 저자의 말대로 독자는 '잘못 살아온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맹공격을 가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렇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의 종이 되는 것보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삼성전자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자녀 학원비에 들어갈 돈으로 자녀에게 삼성전자 주식을 사줘서 삼성의 종이 아니라 주인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삼성전자에 입사하면 종이 되고,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면 주인이 된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저자의 논리가 비약적인지, 설득력 있는지 여부를 가릴 필요도 없이 저자는 말을 이어간다. "주식의 노예가 아니라 돈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투자금액이 아닌 보유주식 수에 집중하라. 그것이 진정한 주식 투자이고 투자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이다. 그렇게 우량자산의 주식 수를 늘려가다 보면 수익은 나로 모르는 사이에 내 통장에 들어와 있을 것이다."

논리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저자의 주장에 정신을 못 차리는 독자에게 마지막 부의 진리를 들려준다. "진정한 돈의 주인은 돈에 가치를 담는다. 돈에 가치를 담으면 사람들은 당신의 돈이 아니라 당신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돈에 수익을 더하면 금융이 되고, 금융에 가치를 더하면 행복이 된다. 이것이 진정한 부의 진리다."

 

저자 : 이영주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금융컨설팅회사 ㈜큐에셋 대표로 있으며, 연금박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 16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연금박사’를 운영하는 파워 유튜버이며 멘사(IQ 160)다. KBS1 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연금’ 편에 출연했고, KBS1 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 5년간 고정 출연 중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책상이 아니라 최전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재무상담사(CFP)이자 국내 최고의 연금 전문가다. 저서로는 『남보다 10년 먼저 당당한 노후설계』(공저) 『부자 강의』 『실전 재무설계 길라잡이』 『연금부자들』이 있다.

연금박사상담센터 www.100-500.kr

이메일 100-500@naver.com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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