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규칙 -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수정빛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독자는 이 책 『서른의 규칙』을 읽기 전에 문득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있다. '서른'에 대해 말한 사람들이다.

공자는 나이 서른을 '이립(而立)'이라 했다. 물론 자신의 나이 30때를 설명한 것이다. 이립이란 '배움에 성과를 이루는 나이'임을 뜻한다. 또 한 사람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가수 김광석이다. 우리 젊은 가슴에 노래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 가수였기에 독자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가수였다. 그는 「서른 즈음에」를 통해 사랑 특히 이별에 관한 허무를 노래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내뿜은 담배연기처럼/작기만한 내 기억속엔/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비어가는 내 가슴속엔/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이처럼 각기 살아온 이력에 따라 서른의 의미는 모든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의미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저자 수정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나이 30을 되돌아보며 삶의 중요한 변곡점을 찾아낸다.

그때의 나는, 내 진짜 모습, 진짜 성격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나를 가짜 취급하리라 생각했다. 평범하지 않았던 내 과거는 나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 무가치한 일들이고, 저급한 경험이라고 확신했다. 또, 나의 상처가 다른 사람이 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나는 말하지 않았다. 내색하지 않았다.(p. 27)

20대 초반에 청춘들은 저마다 서른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이상적 인 모습을 그려 놓는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가까워지는 서른 에 당혹감을 느낀다. "내가 그리던 서른이 아니잖아?" 자신이 바라왔던 서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어제와 다름없는 환경과 나의 모습에 실망한다. 열아홉 살에는 가슴 설레며 스무 살을 기다렸지만, 스물아홉 살에는 내가 이루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며 두려움으로 서른을 기다린다.(p. 67)

저자는 이 책의 부제로 '서른이지만 열입곱입니다'를 달아놓았다. 저자는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나이에 눈앞에서 엄마를 잃는 비극을 맞이했고, 그동안 가정의 비극으로 인해 생긴 깊은 상처를 철저하게 잘 숨겼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새 그 상처는 각종 트라우마와 습관이 되어 저자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었다.

지금은 그때와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저자는 어디선가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서 평생 숨긴 채 살고 싶었던 자신의 인생을 이 책을 통해 최초로 고백하기로 한 것이다. 그때의 마음의 상처가 워낙 큰 상실의 아픔이었기에 트라우마로 남아 자신의 인생을 지배했다고 말한다.

 


 

사랑에 집착하면서 혼자 있을 때 느끼는 불안과 공포의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고 지내온 저자가 과거의 트라우마로 생긴 '분리불안 장애'가 그 원인이라는 것을 28년 만에 알게 되었다고 밝힌다. 그렇게 뼛속 깊이 묻혀 있던 상처의 근본적인 이유를 알게 된 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이를 악물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고 한다. 여러 권의 책을 읽거나 유명인의 강의를 듣기도 하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도 밝힌다. 수많은 실패와 연이은 도전 끝에 이윽고 자기만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되찾은 저자는, 자신이 실행했던 방법들을 한 권의 책에 모두 담아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

‘내 삶을 이렇게 극복했으니 봐달라’라는 고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여전히 자신의 삶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존하고 싶어 하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다.

하지만 생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을 쓰며 노력했고, 그 결과 예전과는 달라진 자신의 태도와 변화하고 있는 삶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 이 놀라운 경험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함께 행복한 일상으로 한 걸음 내딛기를 바라는 저자는, 책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꼭 필요한 따뜻한 진심을 건넨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 경험하는 것으로 생각의 저변을 넓히고, 다른 세상을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대 수많은 청춘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에 봉착했다. 코로나라는 팬데믹 상황으로 친구들도 마음대로 만날 수 없고, 취업도 예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다른 사람보다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을 기회가 줄어, 스스로 인정해줘야 한다. 이때 건강한 자존감을 갖추지 못한 청춘들은 생각의 늪에 빠져 상처를 돌보지 못하고 스스로 더 아프게 한다. 혼자 문제를 만들고, 혼자 결론을 내린다. 그러면서 자신도 마음이 아프지만 다들 힘들 거라는 생각에 혼자 앓는 사람들, 안 아픈 척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을 터 한 번도 힘들어본 적 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 지금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사람은 있다. 저자는 힘든 일을 연이어 겪고 오랜 시간 헤맸으나, 지금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힘들어도 애써 웃으며 괜찮은 척하던 습관을 버리고, 이제 스스로 ‘힘들어도 괜찮다’라고 말해준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를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사랑하며 자기 자신을 돌보는 삶을 산다. 지난날 아팠던 시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도 사랑을 보내는 저자는, 독자들 또한 아프면 아픈 대로,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하나뿐인 삶을 사랑하며 행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자신의 경험으로 인한 위축과 너무 큰 슬픔을 떠안아 자신의 존재감마저 잃어버릴 위험에 처했을 때 개인의 자존감은 무너질 수 있다. 지나친 자기애의 본능만 남아 자신을 지키는 수단에 활용될 수 있다. 이런 삶이 오래 간다면 인간의 존엄성, 자신의 존귀함, 존엄한 자신이 해야 할 일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채 살아갈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아야 한다. 이는 자칫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자신은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세상에 당당하게 우뚝 선 존재로의 자신은 온데간데 없고 초라한 육신만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상황 착오를 일으킬 상태에 처할 수도 있다. 2030이면 그 나이에 알맞은 청춘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고 더 좋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지나간 청춘이 아름답게 추억될 수 있고, 그리워하기도 한다. 저자는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기 위해 펜을 들지는 않았을 터다. 이처럼 암울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바라지 않은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힘이 청춘에게는 있다. 그러기에 청춘이다. 그래서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을 지키고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며 즐기는 일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읽힌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찾고 싶은 당신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나의 상황을 비교하여 자신을 자책하는 일이 아니라, 당신의 삶에서 일 이란 어떤 의미인지, 당신의 성향, 가치관, 잘하는 것이 무엇인 지. 끈질기게 질문을 이어가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명심하자.(p. 200)

 


 

저자 : 수정

 

저자는 유아교육 전문가이자, 글을 쓰는 작가다. 다양한 직업만큼, 그녀의 삶 또한 다양한 색채로 가득 차 있다. 1990년에 태어난 그녀는 17살,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때 세상 전부였던 엄마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유년 시절부터 오랜 시간 불안과 상처로 보내왔지만, 그녀는 오로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끈질긴 생존본능으로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직면하였고, 이제는 자신의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살고 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끈질기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이메일 : soojunglight@gmail.com

인스타 : instagram.com/sooj_light

블로그 : blog.naver.com/soojung_g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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