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힘든 당신에게
조은영 외 지음 / Book Insight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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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소통이 힘든 당신에게』는 '소통'을 위해 일선 현장에서 강의, 상담, 교육을 하는 분들이 공동으로 쓴 책이다. 저자들은 소통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서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그들이 상대와의 소통을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직접 경험, 상담자 경험과 각종 연구기관에서의 연구 경험 등을 바탕으로 '불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조언을 한다. 저자들의 소통 방식은 일방적이지 않다. 그리고 적극적 소통을 주문한다. 즉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능동적인 소통 방법을 일러준다. 불통을 호소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내 뜻대로의 소통'을 원하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즉, ‘내 마음 같은 소통’을 원한다면 그것은 안 된다는 뜻이다. 때문에 소통이 힘든 사람을 위한 처방전의 전제가 "세상에 ‘완벽한 소통’은 없다"이다.

좋은 소통은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행동에서 출발한다고 저자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존중이라는 영어 단어 ‘RESPECT’는 다시(RE), 살핀다(SPECT)라는 말이며, 자신의 기준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고려해 다시 살펴본다는 뜻이라고 강조한다. 완벽한 소통을 기대하기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두루 살피는 노력이 완벽에 가까운 소통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세상에 ‘내 마음 같은 사람’은 없다. 누군가와의 소통이 답답하고 힘들었던 것은, 어쩌면 ‘상대도 내 마음 같았으면’ 하는 당연함을 기대해서이다.

‘당연(當然)하다’의 ‘당(當)’이란 한자에는 ‘마주보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니 즐거운 소통을 위해서는 먼저 상대와 ‘마주봐야’ 한다. 더 이상 힘든 소통을 하지 않길 원한다면 ‘상대가 내 마음 같았으면’이란 생각을 내려 놓고 그저 ‘상대와 마주하자’라는 마음으로 소통을 시작해 볼 것을 권한다.

이들은 8가지 소통처방서를 내민다. 각기 소통의 방법이 다른 게 아니다. 어떤 상대와 어떻게 소통하느냐의 방법론적 처방이다. 저자 모두 소통의 대원칙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시작한다.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라 사람간 접촉이 최소한으로 줄었지만 소통은 대화와 접촉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글자, 영상 등 소통의 방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만 적절하게 상대방에 따라 소통의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내가 원하는 방법의 소통만을 고집한다면 스스로 소통의 대상 범위를 좁히는 행위다. 누구와도 본인이 원하는 소통을 하기 위한 여러 방법에 대해 저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저자별로 나누어 집필한 이 책은 소통이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대상별 소통 방법 등이 다양하게 제시된다.

 


 

예를 들면 빠르게 친밀감을 형성하는 기법도 있고, 경청하고 공감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저자들이 연구는 물론 현장 경험에서 얻은 결과이기 때문에 더욱 신뢰가 간다. 무겁고 어려운 주제에 대한 소통도 있지만 대부분 소통이 안 된다고 느끼는 사람은 일상 등 가벼운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힘들다고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가벼운 소통의 방법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제시해 독자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저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성이 없는 소통은 오히려 관계 형성에 방해가 되고, 자신의 신뢰만 떨어뜨린다는 주의 사항도 잊지 않는다. 진정성 있는 소통은 행복한 삶의 원동력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공감 가는 부분이다.

 


 

독자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사실 '불편한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누구에게나 있을지 모르지만 같은 조직 내에 협력 관계에 있어야 할 사람이 '불편한 상대'가 되면 될수록 독자가 소통을 피하게 되기 때문이다.(직장 내 있음) 저자들은 불편한 사람과의 소통을 한 챕터로 다루고 있다. 저자들이 내세우는 방법은 '바라봄'이다.

바라봄이란 '다가가기(관찰)', '침묵효과(공감)', '대화연장(관심)'을 통해 불편한 상대를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우선 관찰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예로 든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읽고 자신이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판단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관찰함으로써 우리가 헤엄쳐 나갈 수 있는 여지를 찾을 수 있다."

관찰은 앞 챕터에서 언급했지만 여기에 다시 강조한다. 불편한 상대의 취향이나 특징, 유형 등을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다음 단계는 공감이다. 공감은 불편한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과도한 리액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것이다. 적극적 반대를 표시하지 않고 침묵으로 공감을 표현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다음 단계엔 관심을 표시한다.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스펜서 레드의 말이다. 저자는 이처럼 소통이 힘든 사람을 위해 소통의 A부터 Z까지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조언한다. 이 책이 소통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직장이나 모임, 일상에 바로 쓸 수 있는 실전적 조언이어서 이 책의 독서욕을 돋우고 다 읽고 나면 뭔가 대단한 것을 배웠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사람은 독자뿐만 아닐 것이다.

 


 

저자 : 이주연

PSI 컨설팅 교수센터 연구소장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구MBC 아나운서, 연합뉴스 TV MC 등 10년간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MICE전문 입찰 프레젠터로 활동하며 국립 부산 과학관, 국립 새만금 박물관 등 100회 이상의 입찰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으며,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IR피칭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국방생태계 전략포럼, 인터모달 기술 개발 국제세미나 등 다수의 세미나와 포럼을 진행했고, SK, 삼성, 대한민국 수소엑스포 등 대기업 및 정부 행사, 국회의원 및 서울시의원 대담을 진행했다. 공동 저서로는 「스토리로 채우고 스피치로 승부하라」가 있다.

 

저자 : 주충일

GS칼텍스 부장(전 영업교육팀장, Sales Manager, 사내 전문코치 KPC),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한국산업교육학회 등 기업교육 및 성인교육 관련 학회 이사와 다양한 학습공동체의 고문 및 자문역할을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전공 석사를 마치고 아주대학교에서 HRD와 평생교육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러너자이저(learnergizer)’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여 성숙해지는 것이 삶의 가치와 에너지”라는 ‘삶앎?(사람됨)’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공동 역서로는 「NLP로 신념체계 바꾸기」가 있고, 멘토링/코칭, 학습공동체와 관련된 논문을 썼다.

 

저자 : 조은영

가치컴퍼니 대표. 한양대 교육대학원 인재개발교육을 전공하고 현대자동차, 한샘 CS기획팀에서 전문강사로 활동했다. 그 외에 삼성전자 유통연수소, 대한항공, (주)유니에스 인천공항본부에서 현장실무 및 교육업무를 하며 직원들의 OJT교육과 운영, 교육실장을 했다. 기업교육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주는 프리랜서 강사로 현재는 조직커뮤니케이션, 갈등관리, 세대 간 소통스킬, 감정관리, 리더십, 사내강사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 : 김민경

KB손해보험 고객지원팀 CS강사.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HR교육컨설팅, 현대자동차, NH농협손해보험, 삼성전자(한국총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교육팀에서 전임강사로 활동했다. 10여 년간 다양한 조직에서 근무한 경험과 다양한 직무 대상자를 교육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KB손해보험에서 교육과정 개발 및 강의를 하고 있다. ‘모든 문제의 답은 사람에게 있다’라는 철학으로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을 위한 강의를 연구하여 교육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강의 분야는 조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감정관리, 리더십, CS 등이다.

 


 

저자 : 전지영

다국적 기업에서 조직개발 및 HRD 업무를 했다. 현재는 HDC 현대산업개발에서 HRD를 담당하며 조직문화, 리더십, 퍼실리테이션, 갈등관리 등 다양한 직무 경험을 토대로 기업과 임직원의 변화와 성장을 돕고 있다.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을 전공하고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 외래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공동 저서로는 「NLP로 신념체계 바꾸기」가 있다.

 

저자 : 오미현

코칭앤코 대표, 한양대 교육대학원 인재개발교육을 전공하고 리더십 관련 논문을 썼다. 보령제약 (주)보령에서 교육팀장과 마임 교육팀에서 전문강사로 활동했다. 이후 15년 이상의 강의 경력으로 1000여 곳의 기업, 기관에서 커뮤니케이션, 리더십(팔로워십), 셀프리더십, 일의 의미, 마음챙김 등 기업에 필요한 역량을 강의하고 있다. ‘교육은 강사, 기업, 학습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모든 강의 콘텐츠를 기업, 학습자와 함께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다. 오쌤스토리, 오쌤박쌤 블로그를 운영하며 오쌤의 닉네임으로 교육뿐만 아니라 취업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 : 정주연

롯데손해보험 CS강사로 재직 중이며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스피치·토론 전공 석사과정 중에 있다. 신세계백화점, 삼성화재, 기업은행, 그리고 롯데손해보험까지 약 9년간 사내강사로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내부고객 만족이 곧 외부고객 만족’이라는 신념으로 고객접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CS컨설팅, 이미지메이킹을 전문분야로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저자 : 김향미

더행복한파트너스 대표.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글로벌서비스경영을 전공하고 효성ITX, 대성글로벌네트웍 교육컨설팅팀 전임컨설턴트로 활동했다. 현재는 공공기관, 기업, 콜센터, 병원 등에서 ‘서비스는 기업의 문화다’라는 교육 이념으로 고객과 구성원 모두가 더 행복한 서비스 문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 강사이다. 주요 강의분야로는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고객경험관리, 스트레스관리, 감정관리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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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 - 당신의 밤을 따뜻이 감싸줄 위로의 이야기
카시와이 지음, 이수은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웹툰 감성이지만 마음은 우주고 계절이고 하루고 밤이다. 흑백에 단 한 가지 색만 더한 일러스트는 코로나 블루를 연상케 한다. 매우 우울하고 외롭고 그래서 신화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이 책 『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는 감성적인 그림체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카시와이의 그림 에세이로 국내에서는 첫 출간된 것이다. 이유 없이 마음이 복잡한 밤, 울고 싶은 일이 있는 날 밤, 기쁜 일로 그냥 잠들고 싶지 않은 날 등 긴 하루의 끝에 이 책을 펼치고 작가가 풀어놓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다정한 글들과 그림이 고독했던 우리의 마음에 따스한 위로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선을 깨끗하게 살린 독창적 일러스트로 일본 독자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책으로서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다. 소장가치가 크다. 특히, 파란색과 흑백의 투톤 컬러만을 사용해 담백하고 간결한 터치로 그려낸 일러스트는 서정적이고 아련한 느낌을 주며 그 자체로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딱히 짚어낼 이유가 없이 외로움이 밀려드는 밤이 있다.

그런 날은 혼자 있고 싶은 마음도 함깨한다.

이 책 소제목에 등장하는 단어들은 오늘 밤부터 우주 공간으로 향한다.

혼자서 파도 없이 조용한 밤바다를 바라보면 왜 고래가 생각날까.

마음이 이미 신화 속으로 여정을 재촉한 탓일까.

일러스트에 나타난 인물은 작중 화자, 아마 저자 자신일 터다.

그는 행동으로 의사 표시를 한다. 말은을 하지 않는다. 웹툰과 구별되는 점이다.

외로운 이가 말이 필요할까.

더욱이 외로움을 즐긴다면... 언어보다 더 강렬한 몸의 움직임으로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위로하는 데 꼭 말이 필요없을 것이다. 따뜻하고 조용한 위로의 마음만 전해지면 된다.

 


 

낮의 떠들석함을 일시에 삼켜버린 도시도 불빛만 반짝인 채 침묵 속으로 들어간다. 파란색 바탕이 짙은 바다색이기도 하고, 밤의 어스름이 깔리는 무렵의 색이기도 하다. 어쩌면 새벽이 오는 무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나 거리는 관계가 없다. 외로운 밤에는 밤이 이슥해지든, 새벽 동이 터오든 상관없다.

어차피 잠 못 들고 깨어 있는 시간이니 그렇다. 살아오면서 독자도 밤새 잠 못 이루다 부시시한 얼굴로 출근한 적이 많다. 어젯밤 어둠을 채 씻어내지 못하고 하루 일을 시작해야 한다. 시간의 흐름은 어둠을 마저 벗겨내지 못한 채 다시 신화 같은 밤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반복되는 불면의 밤, 무엇이 독자를 잠 못 들게 했을까. 특별히 생각나지 않은 밤샘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니 정확히 헤아릴 필요도 없었고, 시간의 흐름도 의식하지 못했으니까.

 


 

이 책에는 열 개의 이야기가 있다. 시간, 거리, 공간, 우주 등 물리적인 언어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특별한 이유는 없다. 모두 외로움 속으로 녹아들어가서 그렇다.

 

Side-A. 몇 번의 밤과 아침

첫 번째 이야기_ 이런 밤에는

두 번째 이야기_ 슬픈 밤에는

세 번째 이야기_ 파랑 스카프

네 번째 이야기_ 바다 접시

* 겨울 편지

다섯 번째 이야기_ 여행을 떠난 오르골

 

Side-B. 푸른 성층권

여섯 번째 이야기_ 멀리서 들려오는 방울 소리

일곱 번째 이야기_ 거리 · 시간 · 우주

여덟 번째 이야기_ 잠이 든 두 사람

* 여름 편지

아홉 번째 이야기_ 낱말 상자

열 번째 이야기_ 여름 등불

 


 

『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 당신의 머리맡을 지켜줄 선물 같은 책이다.

“이 반짝임 속에 조금 더 살아보자, 지금은 그런 마음만으로 충분하다.”

저자는 페이지 곳곳에 이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친 하루를 버텨낸 나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 머릿속을 가볍게 비우고 싶을 때 이 책을 적극 권한다.

저자는 혼자 있는 밤과 낮의 풍경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하여 공감을 주는 문장과 그림으로 그려냈다. 다행히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 홀로 있는 밤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느껴진다.

독자도 잊고 있던 아득한 기억 속에서 슬프도록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따뜻한 언어와 감성적 표현으로 천천히 읽어가면 창밖은 어느새 파란색이 된다. 새벽 동이 틀 무렵 하늘이, 우리가 사는 공간이 왜 이렇게 푸른색을 띠는지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저으기 놀라기도 하지만 이내 잦아진다. 밤새 뒤척이던 바다가 새벽녘 잠에 드는 것처럼...

 


 

이 책이 좋다. 슬픔과 외로움을 이야기하면서도 전혀 슬프지 않고, 외롭게 느껴지지 않아서 좋다. 혼자 산책 가도 마음속에 우주와 신화, 바다와 고래가 있어서 못 느끼는가 싶다. 슬픔을 슬픔으로 대하지 않을 때 더 이상 슬픔이 아니다. 또 외로움을 외로움으로 느끼지 않을 때 역시 외롭지 않다. 밤새 이 책을 들춰보고 덮었다가 다시 들춰보고, 책 속의 파란색이 창밖의 파란색으로 바뀔 때까지 손에서 놓기 싫다. 다시 펼쳐 아무데나 읽어도 마음이 헛헛하지 않고, 방랑자의 심정으로 우주 공간을 여행하다 온 것처럼 마음은 평온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독자가 간 우주 공간에 '어린 왕자'는 없었다.

 

저자 : 카시와이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주요 작품으로 만화단편집 《107호실통신(107?室通信)》, 《빛과 창(光と窓)》이 있다. 《나뉴크들의 별자리(ナニュ?クたちの星座)》 등 여러 책의 삽화를 그렸다.

 

역자 : 이수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다양한 통번역을 경험하며 책 번역의 꿈을 키웠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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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수업 - 도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용기의 심리학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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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는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뜻이다. 삶은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내야 하는 도전의 연속이다. 이 경쟁 시스템은 이미 개인과 집단, 국가간 단위의 시스템으로 정착됐다. 세상 어느 분야, 어느 집단에서도 경쟁 시스템은 이미 인간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모든 것이 풍족해 경쟁하지 않고 충분히 다른 사람처럼 살 수 있다면 경쟁 시스템은 필요없는 방식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시공간을 넘어서도 그런 사회는 없다. 인간이 상상으로 그리는 '유토피아'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다. 이 경쟁 시스템은 인간 삶의 방식이다. 이 경쟁 속에서 이겨내지 못한다면 늘 사회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위를 빙빙 돌다 패배자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특히 승자 독식의 무자비한 시스템이 정착돼 가면서 경쟁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 치열하고 살벌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계속 실패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다 스스로 무너져내리는 사람도 있고, 환경 변화에 맞춰 자신의 도전 방식도 바꿔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흔히 말하는 적자생존이다. 우리 사회는 개인이 느끼지 못할지라도 매일 조금씩 변화한다. 이 변화는 인간이 사는 한 계속될 것이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부럽지 않게 살면 된다'는 답변을 잘 한다. '먹고 살 만큼만 벌어도 된다'는 식으로 자신의 사회 가치관을 내비치는 사람도 많다. 지나친 경쟁은 인간애를 해치기 쉽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쟁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패배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삶을 초월한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심지어는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을 제한하고, 오히려 자신을 옥죄는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어’, ‘여기까지 한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최고를 한 거야’, ‘원래 이렇게 하면 되는 일이야’라는 식이다. 이는 인간의 상상력과 능력을 가로막는 ‘생각들’ 말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러한 생각들 중에 진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 책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수업』의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 저자 앤디 앤드루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역대 4명의 미국 대통령 앞에서 연설한 적이 있는 유명 인사다. 저자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는 말하면 웬만한 독자는 다 아는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저자이기도 하다.

변화를 열망하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과 생각을 냉철하게 돌아보도록 만들었던 저자가, 이번에는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수업』으로 스스로의 틀에 갇힌 이들을 위한 안내자를 자처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패로 점철된 인생이라면 남들과 똑같은 방향으로 달려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곳, 기존의 원칙에서 한참 떨어져 외면받는 곳, 바로 그곳이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틀에 박힌 생각을 걷어차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세상의 승자가 되는 비결임을 독자들에게 일깨워준다.

출간 2주 만에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에서 앤디 앤드루스는 유쾌하고 울림 있는 23가지 이야기들로 우리들이 스스로 한계라고 느낀 문제들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이 책이 안내하는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스스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놀랍고도 탁월한 성공이라는 결과를 만날지도 모른다.

 


 

저자는 누구나 어렸을 적 경험이 있을 물놀이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저자 역시 어린 시절 일이라고 전제하고 이야기를 꺼낸다. 수영장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던 저자와 친구들은 '돌핀 게임'을 하였다. 돌고래처럼 수면 위로 얼마나 높게 점프하느냐를 측정하는 것이다. 모두들 이전처럼 수면 위에서 최대한 크고 많은 물장구를 쳐서 그 반동으로 점프를 했다. 그렇기에 늘 체격이 큰 아론이 우승했다.

하지만 어느 날 케빈이 아론보다 훨씬 높이 뛰어올랐다. 그 비결은 늘 하던 대로 수면 위에서 큰 물장구를 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수면 아래로 내려가 지면에 발을 딛고 그 반동으로 위로 치솟은 것이다. 그랬기에 그날의 우승자는 케빈이었다. 아론은 그 방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수면 위로 점프한 높이가 놀이의 목적이었기에 그 방법의 차이는 상관없었다. 물론 그 이후로 아론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다시 금세 승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이날의 게임이 저자에게 무척 큰 감명을 준 것 같다. 독자는 어렸을 때 물놀이하다 물 속에서 '숨 오래 참기' 게임을 한 적이 잦았다. 저자의 경우처럼 오래 참아 이기던 아이가 늘 이겼다. 저자는 어릴 때 기억으로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케인이 우승한 그 방법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혁신'이란 점을 말하고 싶어한다. '돌핀게임'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남과 똑같은 방법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진부함을 버리고, 틀에 박힌 방법 따윈 잊어버리고 '수영장의 바닥'처럼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야 남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늦게 뛰어든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기존의 방법과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다. 똑같은 방법으로 경쟁한다면 늘 뒤처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수영장의 바닥'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다.

늘 이기던 아론은 자신의 우수한 신체능력만을 믿고 새로운 기술이나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 성공의 자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늘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느냐고... 저자는 이 확대된 사유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저자는 이 일을 수영장 바닥에 대해 해석을 달아준다. 저자의 '수영장 바닥'은 단순히 '바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 반드시 눈여겨 봐야 하는 곳, 남들은 눈여겨보지 않지만 사실은 매우 중요한 핵심 지점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들은 눈여겨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저자는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덧붙인다. '수영장의 바닥'을 찾기 위해서 지금까지 보지 못하고 겪지 못했던 것들만 찾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늘 우리가 '보고, 만지던' 것들이 그것일 수 있다. 다만 그 사용법을 몰랐을 뿐. 기존의 생각을 버리고 다시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자.

어쩌면 '수영장의 바닥'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의 지혜의 여정은 이렇듯 끊임없이 도전의식을 갖고 새로운 방식이나 방법을 찾아보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생각을 더 확대하고 있다. 확신은 있지만 용기가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의 한마디는 도전하지 않는 무사안일의 태도로서는 경쟁 사회에서 살아 남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은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더 비겁한 경우다. 진정한 용기는 확신이 아니라 시도하는 것이다."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폐부 깊숙이 찌르는 바람에 독자도 읽으면서 움찔움찔하는 느낌이 있다. "확신이 있다면 '도전'하고 '시도'하라. 도전하지 않은 확신은 의심이다. 확신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에서 폰더 씨가 생각난다.

 


 

저자는 이 점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워하지 않는다.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는 게 어려울 뿐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심리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무엇이 문제점인지 파악이 되었는데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불만을 가질 필요도 없다.

자기 자신에게 훌륭한 질문을 던질 때, 궁극적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지혜를 찾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마라. 당신이 찾아낸 답의 질은 당신이 던진 질문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자신이 겪고, 듣고, 본 23가지의 실례를 들어 설명한다. 물론 다른 실례들은 다른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저자는 친절하게 설명한다. 독자도 삶의 지혜를 찾는 방법을 터득하는 데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여러 개 눈에 띈다.

"내가 찾아낸 질문이 내가 찾을 답을 결정한다"는 말은 늘 의심하는 자세(남을 의심하라는 게 아니라)를 견지해야 한다. 삶에 대해, 삶의 방식에 대해. 당연한 말이지만 이 말에 담긴 의미가 너무나 무거워 오랫동안 고민하며 묻고 또 물었으나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겨우 알아내는 정도지만 상당한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 관한 이야기니까. 그리고 내가 풀어야 할 질문이니까. 더 깊게 사유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이 우선 할 일이다.

저자의 전작 『폰더 씨의~』처럼 이 책 역시 무척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은 열심히만 한다면 그들만큼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방식으로만 산다면 그보다 잘살 수는 없을 것이다란 당연한 결론에 쉽게 도달한다. 더 잘살 것인지, 아니면 이 정도면 됐다든지의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우리는 그렇게 살 것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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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 - The Cheat Code of Justice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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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인 저자 안천식이 이 책 『확증편향』을 쓴 이유는 16년간의 변호에도 불구하고 왜 재판에서 졌는가에 맞춰져 있다. 공정하고 올바른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올바른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로는 재판 및 심리와 판결을 모두 공개하라는 헌법 규정을 어겼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 헌법 109조에 적시된 "모든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되어야 하고, 판결의 결과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그 공개를 제한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재판공개의 원칙'이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법도 복잡해진다고 한다. 이 때문에 현대인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사람들 사이의 시시비비를 재판으로 가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우리나라는 법치주의 국가이고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자유와 안전, 재산을 최대한 보장하여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공정한 재판과 공개재판의 원리에 따라 대한민국 헌법은 법관의 재판권 남용을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모든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되어야 하고, 판결의 결과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그 공개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 재판공개의 원칙이다. 저자에 따르면 재판공개의 헌법정신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데 비하여 현실은 참담하다. 대법원은 대부분의 판결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이 수많은 불량 판결이 공개될 것을 두려워하여 머뭇거리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판결문을 공개하는 방법이 있는데 판결 당사자가 직접 판결문을 개별적으로 공개하는 방법이 있다. 공개되는 판결 및 이에 대한 해설을 통하여 그동안 우리 사법현실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잘못된 관행들이 직시되기를 원하기에 『확증편향』에서는 여러 개의 판결을 모두 공개하게 되었다.

 


 

이 책 『확증편향』에서는 현대건설사와 개인이 벌인 재판을 통한 판결문 공개와 해설을 예시로 들고 있다. 고인이 된 피고의 아버지는 개발 예정지의 땅을 현대건설에 팔기로 한다는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지만 현대건설과의 직접적인 계약이 아니었다. 현대건설을 대신한 고인인 아버지의 친구인 이 씨가 대신 체결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까지 지급받았다. 그런데 피고는 아버지가 임종시에도 부동상매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고 당시 토지를 매매한 회사는 동아건설이었고 이도 잔금을 다 받지 못한 상태였다. 동아건설은 1997년 경 현대건설로 승계하면서 부동산매매계약도 체결되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재판은 3심까지 가게 되었고 건설사는 거짓 주장과 함께 거짓 증거를 앞세웠다.

이런 재판은 대부분 개인의 삶 자체를 망가뜨린다. 금전적 손해를 입고 오랜 송사에 시달리게 된다. 이 재판과 '확증편향'은 무슨 관련이 있나? 왜 확증편향이란 제목의 책에서 '사법개혁'과 '재판독립'을 주장하는가? 어떻게 하면 공정하고 정의로울 분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을까?란 사법부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갔을까.

 


 

법에 무지하고 법을 공부한 적이 없는 독자로서는 이 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판결문이나 재판 과정, 심지어 해설까지도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다. 사건 개요를 정확히 모르는 제 3자가 쉽게 이해하기는 무리인 문장의 연속으로 사건 개요마저 이해하기 힘들게 구성돼 있다. 법에 무지한 독자로서는 저자의 주장과 사법 개혁의 문제로까지 학대한 이유에 대해 경청한다.

"법치주의는, 권력자에 의한 통치가 아닌 법에 의한 통치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하는 개념입니다. 즉,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모두 일반 국민의 자유와 인권,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적 장치입니다."고 저자는 전제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법제도는 법관에게 모든 재판권을 독점시키는 권위주의적 방식을 유지함으로써 '법관의 재판권 남용' 문제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결과 세계 최하위의 사법신뢰도를 기록하는 등사법 후진국의 오명을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헌법은 법관의 재판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헌법 109조에 규정하고 있는 '재판공개의 원칙'이라고 말한다. 이 조항은 모든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되어야 하고, 특히 판결의 결과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그 공개를 제한할 수 없다는 선언이라는 것. 재판권을 독점한 법관이 혹여 불공정한 재판을 하는 것은 아닌지, 사전적 혹은 사후적으로 감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에 따라 모두 공개하라는 주장으로 들린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법관의 잘못된 판결에 대한 두려움과 그것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묻으려는 몰염치를 주장한다.

"법원이 판결문의 전면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실질적인 이유는, 그동안 행해진 수많은 불공정한 판결 등 재판권 남용 사례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 책임을 모면할 방편으로 개인정보보호 등 다른 이유를 제시하는 거라는 의심을 지우기가 어렵다"고 언급한다. 듣기에 따라 법관의 책임 회피로 들리기도 하고, 법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뜻인지 애매한 부분이다. 물론 앞뒤 맥락을 연결해보면 저자의 의중은 '법관의 책임 모면'으로 독자는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독자는 검찰의 지나친 권한 집중, 법원의 재판 거래 등을 이유로 사법부의 개혁을 주장해온 분들의 주장과 이에 맞선 반대 주장에 어떤 동조를 하지 않았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몰라서' 어떤 주장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또 '확증편향'과 사법개혁과는 무슨 관계인가. 확증편향이란 단어는 원래 심리학에서 채택된 단어인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확증 편향(確證偏向, 영어: Confirmation bias)은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이다. 흔히 하는 말로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와 같은 것이 바로 확증 편향이다. 인지심리학에서 확증 편향은 정보의 처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지 편향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간절히 바랄 때, 또는 어떤 사건을 접하고 감정이 앞설 때, 그리고 저 마다의 뿌리 깊은 신념을 지키고자 할 때 확증 편향을 보인다.

확증 편향은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모으거나, 어떤 것을 설명하거나 주장할 때 편향된 방법을 동원한다. 사전적 의미에 '확증 편향 - 왜 지식인 논객들은 편가르기 구도의 졸이 되었을까?'라는 제목에서 강준만 교수는 확증 편향의 일부 지식인들이 편가르기의 졸(卒)로 사용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은 적도 있다.

 


 

심리학자 정재윤은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에서 제 2차대전 때 일본의 진주만 공습 때의 일례로 설명하고 있다. 11월 27일과 12월 3일에도 추가로 경고를 받았다. 일본이 자기들끼리 주고받은 암호들을 대부분 없애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지휘관은 이것은 일본이 전쟁을 곧 일으킬 징조라고 보았다. 그러나 키멀은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할 생각이라면 ‘대부분 없애라’고 하지 않고 ‘모두 없애라’고 했을 것이라며 자기 편리한 대로 해석하고 무시해 버렸다.

12월 6일, 진주만 공격 하루 전날에는 ‘일본 항공모함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보고도 받았지만, 그 또한 무시해 버렸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싸우느라 바쁘기 때문에 진주만을 공격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멀의 확신과 상관없이 일본은 진주만을 공격했고, 미국은 큰 피해를 입었다.

키멀은 ‘진주만은 안전할 것이다’라는 자기 신념에 빠져 그와 반대되는 증거들은 모조리 무시해 버렸다. 이처럼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심리를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이다.

 


 

저자는 한 일반인의 변호사로서 현대건설과의 법정 싸움에 16년 간 변호사를 하면서 겪을 일들이 사법 개혁과 관련이 깊다고 생각한 듯하다.

「글을 마치며」를 통해 결론 겸 이 책을 쓴 이유를 다시 한 번 되짚고 있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패배자는 법원 및 사법부입니다. 법원과 사법부는 이 사건으로 사실상 매우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판결에 대한 신뢰를 크게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당사자인 기의호와 그 가족들은 향후 법원 판결을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략) 법원 판결은 이성과 합리성에 바탕을 둔 신뢰가 생명입니다. 이성과 합리성을 상실한 판결은 폭력이고 야만일 뿐입니다. 폭력과 야만으로 신뢰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권력화 된 법원의 폭력을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를 막록낳고(심지언 법관 자신까지도) 법원을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략) 대부분의 판결은 공정하고 정의로울 것이라 믿습니다. 대부분의 법원 및 검찰 구성원들은 공의를 위하여 오늘도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고 있을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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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두리 2025-07-0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도서출판 옹두리 입니다.
소중한 리뷰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도서출판 옹두리 올림-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1
이철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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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온 세상이 숨 죽인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국경 폐쇄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며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가능한 한 막고 있다. 대한민국도 국경을 폐쇄하지는 않았지만 불가피한 사람들을 제외한 사람들의 해외 여행이나 해외 관광객의 유입도 달갑지 않다.

일자리는 없어지고 수입이 줄거나 없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정부는 빛 내서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세워 집행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다. 그것마저 받지 못한 채 수입 끊긴 사람들은 하루 하루가 살아 남기 위한 전쟁이나 다름없다.

어느 시대나 어느 곳이나 큰 재앙이 닥치거나 전쟁이 일어나면 사회 소외 계층,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다. 코로나 재앙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갑자기 들이닥쳐 전 세계를 혼란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일상마저 모조리 빼앗아버렸다. 업무상 만나는 사람이나, 친한 친구 사이도 만남은 점점 뜸해지고 함께 부대끼며 울고 웃던 사람들끼리도 멀어지고 있다. 따뜻한 정이 흐르던 일상은 이제 허공의 메아리처럼 날아간 것처럼 보인다. 인터넷이나 전화, 기타 IT기기에 의존해 세상과의 소통의 길을 열어놓고 있는 정도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을 피해야 하고, 옆 사람을 감시하는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피로감마저 늘어가고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마음속 깊이 옛 이웃들의 따뜻한 정을 그리워하고 다시 마음껏 웃고 울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믿고 있는 것 같다. ‘거리두기 시대’를 맞이하며 이웃을 보듬기보단 피하게 되었기에 더더욱 인간애에 목말라 있는 듯하다.

 


 

저자 이철환의 소설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는 부모를 잃은 남매에게 공짜로 짜장면 한 그릇을 내어준 『연탄길』의 한 장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2,000매에 가까운 원고 중 12매의 『연탄길』 원고가 포함되어 있다는 게 작가의 귀띔이다. 어른을 위한 『연탄길』과도 같은 이 소설 속에는 부모를 잃은 어린 남매와 시각장애인, 가정폭력에 노출된 청소년 등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삶이 녹록지 않은 이들이지만, 그들은 꾸준히 서로를 지키려 노력한다.

‘거리두기 시대’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서로에 대한 관심이다. 감동과 반전과 유머를 오가며 경쾌하고 발랄하게 그려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지켜줘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잊고 있던 인간애를 되찾게 하는, 코로나 시대에 꼭 읽어야 하는 소설이다.

작품 배경과 등장인물이 압축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독서에 몰입감을 준다. TV의 영상미를 강조하는 듯한 잘 짜여진 단막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배경이나 상황이 아무리 엄혹해도 등장인물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 사랑과 아련한 감성이 흐르면서 잔잔한 감동이 이어진다.

 


 

이철환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면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자칫 무겁고 쓸쓸할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담담하고 경쾌하게 그려낸 희망 때문일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끝없이 나아지기를 다짐하는 그의 단호한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캄캄한 시간을 통해서만 깨닫게 되는 것이 있듯이,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듯이 우리가 품은 희망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의 430만 부 베스트셀러 『연탄길』이 추운 겨울에 따스한 위로를 안겨주었다면,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통과하면서 봄을 소망하게 된 2021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희망을 노래하는 소설이다.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부드럽게 한국 사회를 통찰하는 작품의 기저에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다. 아픈 이는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고, 위로받은 이는 타인을 위로할 수 있다. 거리두기 시대에 살고 있는 독자들을 향해,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시대를 향해 사랑과 희망을 노래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다.

“사람에게 많이 속은 사람이 사람 안 믿을 것 같지? 그렇지 않아. 사람을 많이 속인 사람이 사람 안 믿어. 속고 또 속아도 나는 사람 믿을 거야.”(p. 272)

 


 

고래반점을 운영하는 용팔과 아내 영선은 두 아들 동현과 동배를 건강하게 키우고 있는 건강하고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 정 많고 따뜻한 성품의 영선은 짜장면을 먹고 싶어하는 어려운 남매를 데려다 엄마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일 정도의 따뜻한 이웃이다. 그런 영선을 보는 용팔은 돈 안 받고 먹이는 것에 대해 잔소리를 하지만 그 또한 다친 길 고양이를 찾아 헤맬 정도로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코로나19로 바깥과 단절되어 실내생활이 길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은 다들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이 책에서는 지금 시대의 모습을 잘 반영하여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작은 스프링 수첩을 가슴에 품고 다니며, 짜장면 배달일에도 진심을 다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이야기를 적는 용팔은 우리가 마지막까지 놓지 않고 있어야 할 우리의 자존심의 표상처럼 보인다.

영선은 우리 시대 따스한 이웃을 보여주는 반면, 동현과 동배는 성적과 부모의 경제력으로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를 얘기하는 우리 시대 청소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고래반점의 건물주 최대출은 전형적인 이 시대 갑(甲)의 모습을 보여준다. 동현과 동창인 최대출의 딸 서연은 어른들의 갑과 을 관계를 얼른 벗어나기를 바라는 부잣집 공부 잘하는 소녀이다.

2021년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고 등장인물이다. 독자로서 조금 아쉬운 점은 권력과 돈 있는 사람든 대략 악역을 맡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은 선한 사람으로 묘사되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독자가 부자나 권력 있는 사람을 두둔해서가 아니라 70년 산업화의 군부독재 시절 권력과 소외계층의 대립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이철환 저자의 능력이라면 프레임 밖에서 소설을 구성하고 끌어가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장애를 가진 인하는 용팔의 글쓰기에, 생각에 영향을 주는 말벗으로 나온다. 요즘은 학생들의 교과서에도 다양한 인종과 장애를 가진 친구들의 모습이 삽화로 그려져서 지금 자라나는 학생들은 기성 세대보다 더 다양한 사회의 모습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갖게 하려는 시도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 적응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두렵다. 오늘도 TV 뉴스에 무인전자주문시스템을 들여놓은 업소가 많은데 시각장애인이나 시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 아니라 나타나서는 안 될 물건이다는 장면이 잡힌다.

점자나 버튼 등의 장치를 부착해 그들도 이용할 수 있는 기기로 만드는 것이 '배려'일 것이다. 말로는 우선, 배려, 친절 등 장황하게 떠들지만 실제 세세한 생활 환경에는 전혀 배려심이 없는 듯하다. 그것이 안타깝다. 사용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각장애인 청년은 이렇게 답했다. "첨단 시스템이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하나 더 늘은 것뿐입니다." 감동과 울림이 있는 정책과 기업의 배려가 아쉽다는 생각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들어 잠깐 말한 점,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저자는 용팔과 영선, 동현, 동배와, 인하와 정인의 이야기속에서 우리에게 메세지를 주고 있다. 현대판 신분의 차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 서민들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인지, 그리고 용팔은 건물주 최대출과의 관계, 또한 동현은 서연과 어떻게 될지, 무엇보다도 용팔과 영선이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인혜남매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2권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저자 : 이철환

 

소설과 동화를 쓰는 작가이다. 수년 동안 여러 지면에 ‘침묵의 소리’와 ‘풍경 너머의 풍경’을 주제로 그림을 연재했다. 지난 10여 년간 TV·라디오 방송과 학교, 기타 공공기관 및 기업체 등에서 1000회 이상 강연을 했으며, 풀무야학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작품집으로는 『연탄길(전3권)』, 『행복한 고물상』, 『위로』, 『곰보빵』, 『눈물은 힘이 세다』, 『송이의 노란 우산』, 『낙타 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

『아버지의 자전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등 20종이 있다. 400만 이상 독자들이 읽은 『연탄길』은 일본과 중국, 대만에 수출되었고 『곰보빵』은 일본에, 『송이의 노란 우산』과 『낙타 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는 중국에 수출되었다. 『연탄길』은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제4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소극장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작품 중 총 9편의 글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고, 〈뮤지컬 연탄길〉의 대본은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으며, 1편의 글이 영어로 번역돼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KBS 1TV [아침마당 목요특강], CBS TV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총 3회), KBS 2TV 특강, JTBC 특강, MBC TV 특강 등 여러 방송에서 강연했다.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홍보대사로도 활동했으며, 2000년부터 책 수익금으로 운영해온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낮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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