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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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천재 음악 청년과 그가 만든 곡을 주축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발버둥 치는 여섯 명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잔잔한 일상에서 잊고 있던 ‘무언가‘를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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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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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단조로운 이야기 전개지만 저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강렬한 소설이다. 이 작품을 10대인 저자가 쓴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솜씨가 중견 작가 못지않다. 더욱이 요즘 일본의 소설 트렌드인 일상의 신변잡기 같은 내용으로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증명이라도 하듯 써낸 멋진 성장소설로 분류해도 될 듯 잔잔하면서도 열정이 드러나는, 잘 빚은 도자기 한 점을 감상하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이 소설은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던 직장인 하루카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하루카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the noise of tide'라는 밴드의 노래를 듣게 된다. 무명의 밴드, 정지된 이미지에 음악만 입힌 단조로운 영상임에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카는 그 노래에 푹 빠져들지만, 밴드의 보컬인 기리노 줏타가 지난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이 곡이 뒤늦게 화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2019년에서 2006년으로 돌아간 뒤 여러 인물들의 입을 통해 다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그 인물들을 둘러싼 중심에는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줏타가 있다.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노래와 줏타를 둘러싸고 이어지듯 이어지지 않듯 내용이 전개된다. 독자로 하여금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묘한 이끌림으로 계속 책에 주시하게 한다. 독자는 책에 빠져드는 느낌을 맛본 부분이다.

 


 

뒤이어 줏타와 관련된 인물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진실이 밝혀진다. 중학교 시절의 첫사랑 나쓰카,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이자 연인인 세이라, 줏타와 함께 밴드를 꾸렸지만 결국 꿈을 포기하고 만 마사히로, 줏타 아버지의 동료였던 기타자와, 줏타의 음악을 듣고 꿈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얻은 히카리. 나이도 시점도 배경도 각각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줏타의 노래를 듣는 순간 무언가 시작될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을 느낀다. 누군가는 그 예감을 믿고 끝까지 나아가고, 또 누군가는 나아갔지만 예상과는 다른 곳에 도달하고, 또는 포기하고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찾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 ‘예감’과 함께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연결’이다. 줏타를 중심으로 각자의 시점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알게 모르게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를 테면, 나쓰카의 친구 아키호는 세이라와 같은 반이 되고, 마사히로가 마지막 공연 때 만났던 여성 스태프는 히카리다. 줏타가 즐겨 듣던 라디오의 송신인은 기타자와이고, 기타자와가 줏타를 만나기로 한 이자카야에서 생일 파티를 하던 커플은 하루카와 겐타, 마사히로의 선배가 사귀던 여자는 히카리…. 등장인물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모든 것은 이어져야 하기에 이어져 있다”(p.180)는 소설 속 대사처럼 인물뿐만 아니라 일련의 사건 역시 느슨하게 연결된다. 어디서부턴지 모르게 이어지고, 서로 만나 흔들리고, 또 증폭된다. 그 과정에서 마사히로와 기타자와의 밴드처럼 무너지기도 하고 나쓰카와 히카리처럼 계속 나아가기도 하지만 소설은 무엇이 정답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마음속 파도는 오가고, 삶은 어떤 방향으로든 계속 이어질 것임을 또 한 번 ‘예감’할 뿐이다.

 


 

이 소설은 만 16세에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데뷔한 아오바 유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저자가 데뷔작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로, 사람은 무엇을 지침으로 삼고 살아가는지, 예전에 느꼈던 설렘과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답을 찾는 이야기다. 이는 곧, 청춘이고 청춘이었고 청춘일 우리들의 공통된 난제이자, 작가 자신의 고민이기도 하다.

저자는 신인상을 받을 때만 해도 마음속에 있었던 무언가가 어느 순간 사라진 느낌이 들어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그 마음을 파고들며 집필했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을 작가의 진솔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저자 : 아오바 유

 

2000년에 아이치현에서 태어났다. 2016년에 『별에 소원을, 그리고 손을』으로 제29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으며, 단편 『우리의 거리 측정법』(2017), 『하찮은 날』(2019), 『상반되는 봄』(2019)을 발표했다.

 

역자 : 김지영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유엔제이 번역회사 소속 도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소설로는 『파국』,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2021년 7월 출간 예정인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가제)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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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의 모든 것 - 35년의 연구 결과를 축적한 조현병 바이블
E. 풀러 토리 지음, 정지인 옮김, 권준수 감수 / 심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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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병이라 불리던 질환으로 사고(思考), 감정, 지각(知覺),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이다. 조현병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며, 단일 질병이 아닌, 공통적 특징을 지닌 몇 가지 질병으로 이루어진 질병군으로 파악되고 있다.

뇌는 인간의 모든 정신적, 신체적 기능들을 조절, 관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뇌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 이상 현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은 아직까지 완치에 이르는 치료제가 없어 '신(神)의 영역'으로 불리우고 있다. 그러나 의학과 약학계의 꾸준한 연구 노력으로 일부 장애에 관해서는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까지 성공한 부문도 있다. 조현병은 뇌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뇌질환, 뇌장애로 보는 것이 옳고, 증상은 다양하다. 조현병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이 물론 있지만, 환자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보고된다. 조현병 증상에 대해 정밀하고 전문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1980년대 이후부터는 크게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으로 나누는 것에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들이 동의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분류에 따라 치료적 접근도 세분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많은 정신 질환이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조현병의 완치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효과적인 치료방법들이 꾸준히 개발된 결과 이제 조현병 환자들은 스스로 독립적으로 만족스런 삶을 영위할 정도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조현병은 뇌의 만성질환이다. 하지만 조현병을 일으키는 명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 책 『조현병의 모든 것』의 저자 E. 풀러 토리는 이 책에서 아동기 트라우마가 조현병을 일으킨다거나(226p), 나쁜 가족 또는 나쁜 문화가 조현병 발병의 원인(230p)이라고 주장한 이론들을 비과학적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유전자로 인한 발병(213쪽), 감염으로 인한 염증과 면역 반응에 따른 발병(218p), 신경전달물질과의 연관성(219p), 태아의 뇌 발달 시기에 뇌의 특정 부분 손상이 병을 초래할 가능성(220p) 등 최신 과학이 조현병의 원인으로 주목하는 이론들을 소개한다. 특히 해부학적으로 조현병에서 뇌의 우측보다는 좌측이 주로 영향을 받는다는 최근 연구 결과(209p)도 흥미롭다. 그는 최근 염증, 감염, 면역과 관련된 이론들이 조현병의 원인에 관한 가장 유망한 이론으로 등장했다고 밝히면서도 조현병의 원인은 아직 한 가지로 말할 수 없으며, “여러 이론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최종 답은 여러 이론을 조합한 것일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다.

 


 

조현병의 원인과 더불어 진단을 받은 당사자와 가족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조현병의 초기 증상을 어떻게 알 수 있나”이다(134p). 저자는 조현병 환자의 4분의 3이 17~25세 사이에 발병하고 14세 이전이나 30세 이후에 최초 발병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특히 11~13세 사춘기 시기에는 행동의 표준 자체가 이상해지기 때문에 조현병 초기 증상과 명확히 구분이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힌다.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조현병 초기 증상은 여러 연구와 저자의 임상경험을 더해 정리한 표(157p)를 참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조현병 환자 중 발병 후 완전히 회복되거나 개선되는 비율은 얼마일까? ‘조현병의 10년 후 경과’와 ‘조현병의 30년 후 경과’를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둘 다 완전히 회복되는 비율은 25%, 비교적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개선된 비율은 각 25%(10년), 35%(30년)로 30년 경과가 10년 경과보다 더 양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화가 조현병 증상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평균적인 조현병 환자들에게는 30년 경과가 10년 경과보다 더 양호하다는 사실이 지금은 확실히 입증되었다. 이렇게 장기 예후가 더 좋은 주된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노화가 조현병 증상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조현병 증세는 20대와 30대에 가장 심한 편이고, 40대에는 그 정도가 조금 덜하고, 50대와 60대에는 훨씬 덜하다. 그 이유가 뭔지는 아직 모르고 물론 예외도 많지만, 조현병은 생애 과정에서 노화가 이로운 역할을 하는 몇 안 되는 질병 중 하나다."(172p)

 


 

조현병은 치료가 가능할까? 책에 따르면 “명백히 치료가 가능한 병이지만, 그것이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는 말은 아니다.” 완치란 병의 원인을 영구히 제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조현병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조현병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질병 모델로 ‘당뇨병’을 꼽는다. 당뇨병 역시 발병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며, 약을 통해 증상을 통제하듯이 조현병 치료에 있어 “완치보다는 증상을 통제해 비교적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에는 17세 때 발병해 현재 상담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셰넌, 25세에 조현병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통해 안정화된 뒤 심리학자가 되어 조현병에 관해 2000회 넘는 강연을 한 프레더릭 등 완치되지는 않았지만 증상들을 비교적 잘 통제하며 살아가는 조현병 환자의 사례도 실려 있다(180p).

약은 조현병 치료에 얼마나 중요할까? 조현병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항정신병약물’이라 불리는데, 현재 이 약들은 결코 완벽하지는 않지만 실제 약을 복용하고 제대로 사용하면 대부분의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 미국에서 사용되는 항정신병약물의 종류와 상품명, 효능 등을 제공하고(281~283p), 처음으로 정신증적 장애가 발생한 사람들이 가족, 의사와 상의해 안전하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초발 정신증 치료 계획’을 수록했다(293p). 한국에서 허가되지 않은 약물은 감수자인 권준수 교수가 별도 표기했다.

 


 

이 책은 정신의학의 명과 암을 동시에 담고 있다. 정신의학의 발전은 조현병의 원인을 찾고 경과를 예측하며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지만, 조현병에 대한 학계의 오랜 무관심은 많은 조현병 환자들을 절망의 늪에 빠지게 했다. 저자는 미국의 노숙 조현병 환자 수, 구치수와 교도소에 있는 조현병 환자 수, 치료받지 않는 조현병 환자의 폭력 행위 건수, 조현병 환자가 처한 참담한 환경 등 현대 미국 의료와 사회서비스가 간과함으로써 발생한 재앙의 규모를 수치화해 신랄하게 비판한다(558p).

 

"우리가 이 병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해온 방식도, 너무나 자주, 잔인하며 모순적이었다. 사실 그 방식은 현대 미국의 의료와 사회서비스의 표면에 생긴 가장 커다란 오점이다. 우리 시대의 사회사가 쓰일 날이 오면 조현병 환자들이 겪은 곤경은 전국적인 추문으로 기록될 것이다."(552p)

 


 

앞서 언급한 대로 조현병은 1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다. 이 비율로 따지면 국내에는 대략 50만 명의 조현병 환자가 있다고 예상되지만, 환자와 가족들 대부분 조현병이라는 것을 밝히기 꺼려하기 때문에 그 수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에 따르면 장애 등록을 한 사람은 10만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지난 몇 십년간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조현병이 뇌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지만, 조현병에 대한 낙인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낙인이 계속되는 이유는 소수의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폭력적 행위들이 아주 큰 화제로 다뤄지기 때문인데, 이런 사건들은 대부분 이들이 치료를 받지 않고 있을 때 벌어진다고 한다. 아일랜드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정신증을 치료하지 않는 기간이 길수록 4년 후 기능과 증상에서 유의미하게 더 나쁜 결과가 나온다.”

조현병 환자를 향한 공포와 불안감은 쌓이고, 낙인은 그들의 치료를 지연시킨다. 조현병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가족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믿을 만한 정보가 없어 진단과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조기에 진단을 받는다 해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약은 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 재발하진 않는지, 가족들은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등 정보가 부족해 막막해하는 조현병 환자와 가족이 대부분이다. 조현병 환자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가 믿고 참고할 만한 교과서가 필요하다.

 


 

평생을 조현병 연구에 바친 저자 토리는 지난 35년간 수백 명의 환자를 상담한 사례와 뇌 과학, 인지과학, 생물학이 밝힌 조현병에 관한 새로운 지식, 그리고 환자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정보를 이 책에 체계적으로 담았다. 그는 감염에 의한 조현병 발병 가능성을 비롯해 수많은 연구를 했으며, 중증 정신질환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들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개념을 널리 알리는 활동으로 유명해졌다. 이 책은 '조현병의 교과서', 조현병의 바이블'로도 불리우고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조현병에서 생존하기Surviving Schizophrenia’다. 조현병에 걸린 여동생을 둔, 조현병 환자의 가족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입원 치료와 좋은 의사 찾는 법(6장), 항정신병약물의 종류와 구체적인 치료 계획(7장), 재활 치료(8장), 조현병의 10대 주요 문제(10장), 환자와 가족이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와 생존 전략(11장), 도움이 될 옹호 단체와 피해야 할 단체(15장) 등 조현병 환자와 가족들이 비난과 수치로 인한 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와 실질적인 방법들을 소개한다.

또한 이 책은 국내 조현병 환자의 권익을 지켜온 조현병 연구의 대가이자 세계적인 뇌 과학자 권준수 서울대학교 정신과학·뇌인지과학과 교수가 감수를 맡아 관련 법률, 의료보험제도, 입원 치료, 정신건강 관련 기관 현황 등 국내 실정에 맞게 일부 내용을 추가, 국내 조현병 환자와 가족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보완했다(270p).

 


 

저자 : E. 풀러 토리

정신의학자이자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 연구자. 스탠리 의학연구소STANLEY MEDICAL RESEARCH INSTITUTE의 부소장이자 치료 옹호 센터TREATMENT ADVOCACY CENTER(TAC)의 창립자다. 치료 옹호 센터는 외래 치료 명령법과 민사입원법 통과와 시행을 추진하고, 미국 전역에서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들의 입원과 치료를 쉽게 하기 위한 개별 주들의 기준을 홍보한다. 토리는 감염에 의한 조현병 발병 가능성을 비롯하여 수많은 연구를 실시했으며, 중증 정신질환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들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개념을 널리 알리는 활동으로 유명해졌다.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 국립 군의관 의과대학교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THE HEALTH SCIENCES의 정신의학과 교수이며 지금까지 22권의 책을 썼다.

《조현병의 모든 것》은 토리가 지난 35년간 수백 명의 환자를 상담한 사례와 조현병의 원인, 진단과 증상, 치료, 예후에 관한 최신 연구를 총망라한 책으로 1983년에 출간, 현재까지 7판을 거듭하며 수많은 환자들과 가족, 정신건강 전문가 들에게 ‘조현병에 관한 최고의 지침서’라는 찬사를 받았다. 토리는 조현병 연구에 인생을 바친 전문가이자 조현병에 걸린 여동생을 둔 가족으로서, 조현병으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가족 들이 비난과 수치로 인한 재앙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매우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안한다.

 

역자 : 정지인

《우울할 땐 뇌 과학》,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공부의 고전》, 《무신론자의 시대》 등 여러 권의 책을 번역했다. 어려서부터 언어에 대한 관심과 재미가 커서 좀 조숙한 나이에 번역을 하겠다는 ‘장래희망’을 품었고, 그대로 세월이 흘러 꽤 오랫동안 번역만 하며 살고 있다.

 

감수 : 권준수

서울대학교 정신과학·뇌인지과학과 교수이자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현병과 강박증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자 세계적인 뇌의학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1998년,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에서 뇌 영상술을 이용한 정신질환의 기전을 연구했고, 이를 계기로 현재까지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 조기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서울대학교병원에 강박증 클리닉을 열어 전문적인 치료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지난 30년간 연구자이자 치료자로서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왔다. 특히 대한조현병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정신분열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해 조현병調絃病으로 병명을 변경하는 일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현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를 겸하고 있다. 아산의학상(임상부문), 대한의학회 분쉬의학상, 에밀폰베링 의학대상, GSK학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제조현병학회 이사와 국제정신약물학회 평의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지금까지 조현병과 강박증 등에 대한 370여 편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저서로 《나는 왜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가 있고, 공저로 《강박증의 통합적 이해》, 《쉽게 따라하는 강박증 인지행동치료》, 《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 제5판》, 《만족》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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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스마트 시니어에 주목하라
이수원 지음 / 끌리는책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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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간의 평균 수명은 100년 전에 비해 20~30세 가량 늘었다고 한다. 의학이 인류에 기여한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인구론적 접근으로 보면 급격한 수명 확장은 인구 '고령화'가 진행돼 사회문제화된다. 더욱이 1990년 이후 출산율 감소 역시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불과 20년만에 1.8명에서 0.9명까지 떨어지면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수명은 연장되고 출산율도 줄어 전체 인구는 서서히 감소하는 현상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구문제'다. 인구가 안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경제인구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점이다. 결국 중간층의 경제인구가 양쪽의 부양의무를 지고 있다는 말이다. 정부는 여러 가지 정책으로 인구 안정화에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도 이미 출산율 저하, 고령화가 해결되지 않은 채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 문제로 부각됐다.

 


 

우리나라는 IMF를 거치면서 회사 경영에 노동유연성을 도입하고 구조조정이 예전에 비해 쉬워졌지만 이 또한 적지 않은 문제를 낳고 있다. 인구는 고령화되는데도 일자리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다. 고연봉과 고액 정년퇴직 급여를 해결하기 위해 '희망퇴직' 제도를 도입해 조기 퇴직자에 대한 얼마간의 혜택을 주고 강제적 퇴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사오정'이라는 말이다. 45세 정년이라는 의미다. 수명이 늘어 기존 퇴직 연령에 비해 늘어야 하는데도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급격한 산업발전으로 경제 부문에서 우리는 거의 선진국 수준까지 올라섰지만 내부적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거기에 인구 문제가 덧씌워진 것이다.

 


 

통상 50세 이상을 시니어라고 칭한다. 이는 우리가 정한 것은 아니지만 서양 선진국들의 명칭에 따른 것으로 노인이 되는 연령은 5세가 상승해 65세이지만 시니어의 기준은 변하지 않았다. 물론 명칭만 시니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퇴직 등 생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난제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 노인의 기준은 65세지만 시니어의 기준 연령은 50세부터다. 요즘은 시니어라는 단어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고려하여 50+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60+, 70+ 등으로 구분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과거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 요즘 시니어를 뉴시니어, 더 활동적이라는 의미에서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적절한 표현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오늘을 사는 시니어 특성을 분석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스마트(SMART) 시니어’라는 표현을 이 책을 통해 제시했다. 지금 마케팅 현장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고 한다. 그들이 트렌드를 만들고 선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구구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그들에게만 관심이 쏠리는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지는 아직 섣불리 판단내릴 때가 아니다.

 


 

만약 시니어가 활력을 잃고, 경제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으며 부양 대상으로만 머문다면, 젊은 세대의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고 우리 경제 역시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시니어와 M세대, Z세대를 균형 있게 바라보고 최적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광고업계에서 3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저자는 과거의 무능하고 권위적인 모습과 달리 지혜롭게 새로운 삶을 개척하며 사회와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지금의 시니어에게 바치는 존경의 표시이자 헌사의 의미로 이 책을 썼다고 집필 취지를 밝혔다.

지금의 50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대의 중간쯤이다. 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어설픈 '경계인'이 될 수 있다. 이들은 50~60년대생 베이비부머(전후 출산율 최고치) 세대로서 사회 중산층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의 50대는 아이들 가르치느라 여분의 돈이 없었지만 지금의 50대는 높은 연봉과 연금, 주택 등 소유자들이 많아 소비 시장에서는 새로운 타겟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멋도 알고, 돈도 있으며 훨씬 여유로운 노년을 준비한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소비계층으로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숨은 뜻인 것으로 이해된다.

 


 

스마트한 시니어를 이해했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저자는 시간, 건강, 여행, 대행, 주거, 금융, 안전, 도우미(helper), 교육이라는 테마로 시장을 선점하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한다. 일본의 여행사가 ‘클럽 투어리즘’이라는 시니어 플랫폼을 만든 사례, 미국 뉴헴프셔 전문대학에서 여행과 교육을 결합해 상품으로 만든 ‘엘더호스텔’, 미국 은퇴자협회(AARP)의 활발한 활동 사례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독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대한민국 시니어 시장에는 확고한 1등 기업이 없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알면서도 선뜻 국내시장에서 구현하지 못하고 관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시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CEO가 장기적 비전을 갖고 전문가를 영입해 꾸준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니어 시장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 경주이고 지금이 바로 첫발을 내딛을 때라고 강조한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스마트 시니어의 특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이를 대비한 시니어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준비할 때라고 조언한다.

 


 

저자 : 이수원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의 AE로 광고계에 입문했다. 2000년 TBWA(한국광고업계에서 빌링 기준으로 독립광고회사 1위, 전체 6위인 글로벌 광고회사)로 옮긴 후 다수 기업의 광고 캠페인에 참여했다.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광운대학교에서 광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KOBACO(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교육원에서 강의하기 시작했고, 서울대학교 웰에이징 시니어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식품영양산업 CEO과정,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광고업계 경력 30년이 넘은 지금도 동료, 후배와 함께 매일매일 새로운 과제와 씨름하고 있다. 현재 TBWA의 CEO로 재직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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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불행하게 사는 것에 익숙하다 - 마음이 ‘건강한 어른’이 되는 법
강준 지음 / 박영스토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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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사실 우리는 불행하게 사는 것에 익숙하다』의 저자(강준)는 약사다. 약사로서 병원과 대형, 소형, 로컬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환자들의 심리 상담도 많이 해왔다. 또 많은 약국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크고 작은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직접 보고 경험했다. 앞 문장에서 나오는 심리, 정신이 약간의 다른 점은 있는데 일반 독자들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독자 또한 그렇다. 최근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보도가 엄청나게 나왔다. 이젠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으로 병증이 심각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책을 잘 이해하면서 읽기 위해서는 앞서 나온 '심리', '정신'과 함께 '마음'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다. 이 세 가지는 독자도 정확한 개념 정리가 안 되어서인지 지금도 헛갈려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에 혼동이 온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사전을 찾아 다시 한 번 개념 정리를 해둔다.

마음 - 지(知), 정(情), 의(意)로 대표되는 인간의 정신작용의 총체, 또는 그 중심에 있는 것으로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정신'과 동의어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신이 로고스(이성)를 체현하는 고차적인 심적능력으로 개인을 초월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면, '마음'은 파토스(정념)를 체현하며 보다 많이 개인적ㆍ주관적인 의미를 가진다.

정신-인간의 마음이나 생각, 의식.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이나 그런 작용. 육체나 물질에 대응하는 의미이다.

심리학(心理學, psychology)은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한 분야를 뜻한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이나 정신과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학 중의 하나가 바로 심리학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법'과 '행복을 느끼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겉모습만 어른이 되어 냉혹한 사회로 내던져졌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무수한 경쟁에 치이고, 타인과의 비교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마음의 병(화병, 슬럼프, 번아웃, 낮은 자존감)과 정신적인 질환(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얻고 있다. 우리는 아픈 것을 쉽게 말하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를 망설인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행복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살피거나 자존감을 쌓는 노력을 하기보단 불행이 끝나기만 기다린다. 저자의 의문은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사실 우리는 불행하게 사는 것에 익숙한 게 아닐까? 우리가 스스로를 잘 살피며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하고, 불행해지는 원인과 본질을 잘 이해하고 파악한다면 행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판단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지치고 힘들다고 해서 모두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가만히 있다고 찾아오지 않고, 행복해지기로 결심하고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본인이 행복해지려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만큼만 행복해질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불행해지기 쉬운 사회에서 살고 있다. 불행이라는 ‘비’가 그치길 기다리기보다는 그 속에서도 ‘춤’을 추며 행복을 찾을 줄 아는 마음가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다.

 


 

이 책은 저자 강준 약사가 다년간의 멘토링 경험과 심리 상담 사례에 전문 지식을 녹여내어 집필했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심리상담이 가지는 추상적인 표현을 최소화하고 구체적이고 명료한 설명으로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지식(자연과학, 사회과학, 의학, 약학, 심리학 등)을 활용하였으나, 전공 서적처럼 딱딱하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법에 대해 배울 기회가 많이 부족하다. '절대 선'을 추구하는 도덕적인 사람이 되거나 고결한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교육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정신건강(멘탈) 관리법’이나 바른 사고관과 가치관을 통해 쉽게 ‘행복을 느끼는 방법’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받은 교육과정 속에서는 이런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없다. 사실 학교나 가정에서는 ‘성적’과 ‘진로’가 더 중시되고, 학생들은 기본적인 인성과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받을 시기에 경쟁 속으로 내던져진다. 우리 모두 어렸을 적에 ‘나 자신을 돌보는 방법’보다 ‘내 성적을 올리는 방법’에 더 신경을 썼다. 지금도 ‘현재 행복하게 지내는 것’보다 ‘미래에 행복해지는 법’이 더 중요하다는 착각에 빠져 살고 있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현재의 고민보다 당장의 공부에 집중하고 대학에 간 후에 생각하라고 했지만, 막상 대학에 가게 되면 ‘이미 익숙해진 삶’에 속아 접어 두었던 고민은 잊어버린다. 대학에 와서도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보다는 자기 계발로 포장된 ‘스펙 쌓기와 취업준비’에 거의 모든 시간을 쓴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나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모르고 ‘겉모습만 어른’이 되어 냉혹한 사회로 내던져지게 된다.

 


 

책에 따르면 사람마다 언젠가 한번쯤 ‘과거에 접어 두었던 고민들’과 마주하게 될 시간이 찾아온다. 예를 들면, 경쟁이 가득한 사회에 지쳤을 때,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원하는 것이 맞는지 회의감이 들 때,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모를 때, 타인의 시선에 의식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 슬럼프가 찾아올 때, 주변 사람 때문에 화병이 날 때, 첫 직장에서 번 아웃 증후군을 겪을 때, 나의 취미가 점점 사라지고 핸드폰이 유일한 취미가 되었을 때, 일상이 쳇바퀴처럼 돌고 하루가 의미 없이 사라질 때, 우울감이 들고 외로울 때, 막연하게 불안할 때, 알 수 없는 것에 공포감이 생길 때, 스트레스가 너무 쌓이고 지칠 때, 자존감이 너무 낮아질 때 등 정말 다양한 순간에서 우리는 원론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남보다 조금 더 잘 벌고 잘 살면 행복한 것인가?’

우리는 이런 고민들을 해야 하는 시기를 무시하며 살아왔고, 누군가에게 배워야 하거나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모르고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나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부자연스럽거나 어렵게 생각하였고 당연히 꾸준하게 노력하지 않았다. 어디선가 정신 건강과 관련된 좋은 글을 보고, 좋은 강연을 듣고, 좋은 영상을 시청하여 깨달음을 얻었다면 좋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마 가지 않아 큰 변화없이 똑같은 삶을 되풀이하고 있을 것이다.

 


 

이 질문들을 시작으로 저자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왜 약국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 유난히 마음에 병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까? 왜 어머니들은 화병이 많을까? 왜 직장인들은 스트레스가 많을까? 왜 청년들은 슬럼프를 많이 겪고 도전을 두려워할까? 최근 들어 왜 현대인들에게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있을까? 왜 사람들은 돈이면 본인의 가치관이나 신념까지 바꾸게 된 것인가? 왜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의 취미가 유튜브와 SNS일까? 왜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에 대해 공부하지 않을까?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원인을 파악해보고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생각과 경험을 비교해가면서,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마다 어떤 관점으로 생각하는지? 혹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됐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후, 저자는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약국이나 멘토링 과정에서 한 명에게 온전히 할애하는 시간은 한 사람당 길어야 10분 남짓이다. 한 사람이 오랜 기간 가지고 살아온 ‘사고체계와 사상’을 짧은 시간의 대화만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가까운 지인이나 자주 상담을 요청한 사람의 경우에는 몇 년에 걸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상담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를 보여준 사례도 많았다.

 


 

저자의 고민은 깊어졌다. 자연스럽게 평생 몇 명의 사람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을 통해 차라리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저자 자신만의 철학과 사고관이 당연히 정답은 아니지만,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모른 채 사회에서 상처(스트레스, 화병, 불안장애 등)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 잘못된 가치관(물질만능주의, 이기주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경우 등)으로 인해 불행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작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금도 믿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위에 언급한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자각을 하지 못하거나 남의 조언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서 본인이 변해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변화하고 싶은 시기가 한번쯤 찾아온다. 그때,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미리 정리해보려고 한다. 앞으로 다룰 내용(목차)을 두 개의 주제로 분류하자면 ‘스스로를 잘 살피는 방법’과 ‘행복에 가까워지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스스로를 잘 살피는 방법

① 우리는 정신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을까?

② 멘탈 관리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③ 도전의 시작과 끝은 나로부터

④ 실패는 남이 정하는 게 아니다, 물론 나도 아니다

⑤ 목표 달성의 가장 큰 적 ‘슬럼프’

⑥ 첫 직장은 실패할 수밖에 없나? ‘번 아웃 증후군’

⑦ 소중한 일상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불안 장애’

⑧ 약이자 독인 ‘스트레스’

⑨ 아프면 참지 말자.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이 책은 1장 ‘스스로를 잘 살피는 방법’에서는 ‘나’에서부터 시작되는 문제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의 육체적인 상태와 정신적인 상태를 잘 파악할 줄 알아야 하며, 파악한 후에는 스스로 보듬고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고 자주적으로 설계해가야 한다. 마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생각들을 꾸준히 살피고 관찰해야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슬럼프나 번 아웃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에는 몸에 쌓아 두지 말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원활하게 해소시켜주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고통을 겪을 수 있는데, 이 또한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한다면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의 신호(아픔)를 잘 들어야 하는 것이다. 몸의 신호를 무작정 참거나 무시하는 것은 ‘잘못된 인내심’이며, 우리는 ‘행복하고 건강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내심’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

 

행복에 가까워지는 방법

①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속고 있다

② ‘고민상담’은 서로에게 득, ‘하소연’은 서로에게 독

③ 타인을 잣대로 나를 평가한다. ‘불행의 시작’

④ 다른 사람이 미워서 생기는 ‘화병’

⑤ ‘기분 나쁜 일’ 참고 견딜까? 웃고 넘길까?

⑥ 적을 우호적으로 만드는 방법, ‘경청’

⑦ ‘숨어서 하는 말’에 감정을 소비 당하지 말자

⑧ 잘못된 ‘자존심’은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또 ‘행복에 가까워지는 방법’에서는 판단의 기준을 ‘타인’에서 가져오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과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느껴야 하는 행복감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행복은 타인과 비교해서 얻는 상대적인 감정이 아니고 스스로에게서 발생되는 절대적인 만족과 기쁨의 감정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사소한 만족감과 즐거움도 행복이며, 이런 작은 행복을 무시해버리고 산다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 채로 행복만을 좇으며 살게 된다. 우리의 행복은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멘토링을 통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함께 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일방적으로하소연을 하게 되면 서로 지치고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경우도 있다. 또한,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신경을 써 본인의 행동, 생각 그리고 감정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면 새로운 불행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렇다는 것은 본인의 행복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고, 시시각각 타인의 의견에 의해 변화된다는 것이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저자 : 강준

 

정신건강과 심리상담에 관심이 많은 약사. 어릴 때부터 상담해주는 것을 좋아하여 친구/동기/선후배들의 어려움에 대해 항상 관심이 많았다. 이후, 멘토로서 도토리 인연맺기학교에서 자원 교사로 장애아동들과 함께 추억을 쌓았고, 다문화 국제학교에서 중도입국자녀들에게 학습지도 봉사를 하였다. UOD지산교육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탐색 멘토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교육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들의 방과 후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 드림클래스 강사로 3년간 활동하였다. 약사로서는 시립병원과 대형/소형 로컬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환자를 만나고 상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제약회사에서 신약/임상개발을 담당하는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1992년 출생으로, 서울외국어고등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였고, 경희대학교 약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대한약사회장 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조기 졸업하였고, 우수한 논문 실적을 바탕으로 ‘Outstanding Graduate Student Award 2017’을 수상하였다. 안구질환(황반변성, 백내장,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 간 질환(비알코올성 간질환), 제2형 당뇨병, 피부질환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여 「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 「Nanoscale」, 「Food & Function」, 「Journal of Functional Foods」 등을 포함하여 SCI/SCIE 급 국제학술지에 총 9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지금은 학술적인 글 외에도 다양한 활동에서 얻은 경험과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모두가 행복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희망하며’ 글을 쓰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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