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의 공부법 -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공부의 비밀
헤닝 벡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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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도 학교 다닐 때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 할 때도 가끔씩 질문 받은 적이 있다. "학교 다닐 때 어떻게 공부했느냐?"라는 질문이다. 기억에는 잡학다식이라고 소문이 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 가지를 깊이 아는 것 같지는 아는데 여러 가지를 많이 안다는 소문 때문이다. 독자가 잡학다식이 맞다면 댭변하기 쉬운 질문이다. "책을 조금 봐서 그런 것 아닐까"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 없지만 이젠 그런 질문을 독자에게 하는 사람은 없다.

독자가 유난히 다른 사람보다 책을 많이 봤다고 생각지 않는데 '읽은 내용을 많이 기억하고 있어서일까'라고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아무튼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독자는 '정독'이었을 뿐이고 암기 비법 같은 것은 분명히 없다. 학교 공부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말씀을 유난히 잘 기억한 것은 맞다.

그것도 정독과 마찬가지로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해서라고 생각한다. 집중해서 책을 읽으면 암기는 자동으로 되는 것이고, 기억하면 나중에 정답을 맞출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때도 선생님들마다 가르치면서 "잘 들어, 중요한 거야, 시험에 꼭 나오는 것이니 암기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시험 공부가 가장 중요한 공부의 이유였을 때니 당연한 주의였다. 그래서 암기해 시험에서 틀리지 않도록 저렇게 열심히 설명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집중해서 들었을 뿐이고... 즉 가르쳐주시는 것은 모두 중요한 것이니까. 그렇지만 독자도 가정교사를 들일 형편은 안 되니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한 적도 있다. 하루 한 과목 정도이니 부담도 지금처럼 없었고, 입시 지옥은 지금보다 더 했으면 더 했을 때다. 더욱이 지금처럼 대학이 많지 않은 시대여서 대학을 들어가는 것 자체가 심한 경쟁을 해야 할 때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도 했지만 수십 년 지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분명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르쳐준 것이다. 학원에서도 틀린 것을 가르칠 리 없지만 기억에 남은 것은 별로 없다. 어떤 과목을 들으려 어떤 학원에 가서 어떤 선생님에게 배웠다는 사실 정도만 기억될 정도로 내용에 대해선 별로 기억하는 게 없다. 학원에서도 집중해서 들은 건 마찬가지인데... 이후 대학 들어가서는 그런 생각을 모두 잊었다. 대학 들어가서까지 어느 학원, 어느 선생 그런 거는 기억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해'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학원 교육은 입시를 위한 암기 위주였고(수학도 어떤 유형의 문제를 받으면 어떤 공식을 써야할지 암기 속에서 나와야 바로 빨리 풀 수 있다고 가르친 것은 기억난다), 학교 교육은 이해 위주였다는 점이다.

단순히 배우고 암기하는 것보다 이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거지?” “어떻게 공부해야 더 오래, 더 많이 기억할 수 있는 걸까?” “대체, 배운다는 건 뭘까?” 이 ‘배움의 원리’를 향한 질문이 최신 뇌과학이 가장 몰두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라고 한다.



독일의 과학자 헤닝 벡은 이 책에서 ‘이해하는 공부’가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출판사에 따르면 무언가를 이해한 사람은 그것을 ‘이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해는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이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 가치이다. 이해하는 공부가 머신러닝을 필두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저자는 뇌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수포자'도 쉽게 배우고 적용할 수 있는 이해의 공부법에 대해 설명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이해는 세상을 변화시킨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배움의 원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은 시험을 앞둔 청소년들만의 숙제가 아니다. 그것은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화두이다. 이 책은 뇌과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유익할 수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라고 이 책을 평가했다. 독자들은 공부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배움의 궁극을 맛볼 수 있는 유레카의 순간을 이 책을 읽으며 경험하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뭔가를 외우거나 배워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에 다니고 직업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는? 염산과 질산 중에 어느 쪽이 더 산성인지를 외우고 있어야 할까? 검색만 해보면 답을 알 수 있는데? 인터넷과 스마트기기가 일상화된 21세기, 우리 인간은 ‘배움’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했다.

정보를 빨리 정리하고 저장해서 그것에 적응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은 간단히 배움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정말 정보를 정리하고 저장하는 것이 배움의 전부라면 인간은 이제 머신러닝을 결코 이길 수 없다. 포커나 체스, 바둑, 온라인게임 등에서 인간은 이미 기계에 추월당했다. 배움에 있어서 이제 인류는 세계 1인자의 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인간에게 ‘배움’은 정말 무의미한 일이 되어 버린 걸까?

독일의 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헤닝 벡은 이 현상에 대해 세계 뇌과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이해’를 통해 답을 내놓았다. 인간뿐 아니라 기계도, 그리고 세계의 모든 생명체는 배울 수 있다. 닭도, 호랑이도, 향유고래도 학습한다. 하지만 어떤 현상을 이해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무언가를 이해한 사람은 그것을 ‘이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이해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해가 배움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해란 예측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간에게만 주어진 기술이다.

- 〈본문 중에서〉



지금 시중에 출간되어 있는 '공부법'에 대한 책은 수천 권이 넘는다고 한다. 교수법이나 교육학에 기초한 책도 있고, 각기 다른 교육체계나 교육철학을 따르는 책도 있다. 그러나 이해에 대한 책은 거의 없다. 오래도록 과학계에서 ‘이해’의 방법은 홀대되어 왔다. 학습에 있어서는 속도와 암기하는 양이 늘 우선시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의 과학은 고대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정신과학 분야에서도 다루어 온 오래된 주제이다.

잘 배운 사람은 시험에 합격한다. 그러나 이해한 사람은 나중에 자신이 깨우친 지식으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 이해는 새로운 정보를 오류 없이 저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게 한다. 이해한 사람은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뿐만 아니라 창의적으로 풀 수 있다. 또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탐구하고, 세상을 구체화함으로써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즉, 이해는 모든 변화의 시작이다. 이것이 이 책의 주제다.


학습은 학습자의 능률을 최대한 높여주는 효율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는 학습을 위해 책을 사거나, 세미나에 참가하거나, 튜토리얼을 따라하거나, 놀이처럼 재미있게 외국어를 가르쳐주는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혹은 3분 만에 제2차 세계대전이 왜 발발했는지 배울 수도 있다. 5분 만에 이항정리 공식으로 이차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이 모두는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거나 시험에 대비해 구체적인 지식을 빨리 쌓고 싶거나 곧바로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특정한 의문을 품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진정한 지식을 얻지는 못한다. 훌륭한 지식 전달이란 언제나 조금은 비효율적이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말이다.

- 「르브론의 역설: 핵심을 이해하는 네 가지 방법」 중에서



책에 따르면 학습은 정보를 완벽하게 저장하는 과정이 아니다. 또한 견고하고 확실한 기억을 완성하는 과정도 아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공부법이 이런 잘못된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사실을 뇌에 욱여넣고 다음 시험에 활용할 방법을 나열한다. 하지만 문제는 뇌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건 뇌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로 가득 채울 뿐이다.

헤닝 벡은 이 책에서 기존의 공부법이 실패했던 원인들을 과학적 실험의 결과를 통해 분명하게 밝힌다. 반복학습이나 요약하기, 그림이나 도표로 시각화해 기억하기, 셀프 시험과 같은, 이른바 고전적인 학습법들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뇌가 왜 우리의 생각보다 부지런하고 동시에 게으른지, 왜 우리의 뇌가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비효율적인지, 독자들은 알게 된다. 스스로 학습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한계는 명백하다. 기계는 모든 퀴즈쇼의 질문에 아주 빠른 속도로 정답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퀴즈쇼에서 받은 상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컴퓨터는 오직 방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찾아내거나 유사한 패턴을 대입해 결과를 출력할 뿐이다. 이는 창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미 다른 사람이 떠올린 아이디어를 따라가는 것과 같다.


사람은 아무런 목적 없이 무언가를 배우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공부의 목적은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고전적인 학습법으로 공부하면 시험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학습과 관련된 책, 웹사이트, 세미나 등은 수없이 많으며, 저마다 근거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전적인 학습법을 활용해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아무리 효율적으로 배웠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해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로 향하려면 이미 퇴색한 학습 경로와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학습 방식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이해는 배움보다 훨씬 멀리에 있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또 지식은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나중에 모든 내용을 틀리지 않고 기억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걸러내고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받아들여, 다른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서 우리는 배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이 이해의 본질이란 주장이다. 앞서 독자가 언급한 '이해'의 범위를 훨씬 크게 확대하고 깊이 조명한 것이다.

이해는 배움과 다르다. 무언가를 이해하고 나면 곧바로 새로운 대상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생각의 스키마, 즉 인간만이 가진 정신적인 비밀 무기의 힘이다. 생각의 스키마가 완성되면 생각이 고도로 유연해질 뿐만 아니라 학습에 드는 시간도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헤닝 벡은 이 책에서 ‘이해의 공부법’을 위한 단계별 항목들을 제시한다. 동시에 이해를 가로막는 몇 가지 함정들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오류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이해의 공부법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도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이 생소하면서도 매력적인 공부법이 오직 우리 인류에게만 허락된 것이라는 점은 이 책이 희소적인 가치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해의 과정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가 생각 모델을 구축하고 여러 생각 모델을 연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과정 말이다. 이 과정이 언제나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생각 모델을 자주 연결하고 확장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하나의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 이런 아이디어는 정당성, 미래 혹은 가치의 초안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과 동물이 구분되기 시작한다. 우리가 아는 한, 인간만이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것을 생각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이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는 컴퓨터가 절대 하지 못하는 일이다.

- 〈본문 중에서〉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을 응용해야 한다”라고 철학자 괴테는 말했다. 배움은 좋은 것이고 이해는 더 좋은 것이며, 동시에 이해는 배움보다 훨씬 즐거운 과정이다. 이해란 좋은 아이디어와 의사결정을 길러내는 최고의 토양이다. 때문에 우리는 무언가를 이해한 후에 개념을 잡고, 탐구를 하고, 깨달음을 얻고, 통찰을 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꾼다. 바로 이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의 공부법을 깨우쳐야 하는 이유다.


저자 : 헤닝 벡


독일 남헤센에서 태어났고 튀빙겐 대학교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동 대학 세포 및 분자 신경과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일했다.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경제주간지 『비르츠샤프츠보헤』 등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며 뇌과학, 창의성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2012년에 과학 강연 대회인 독일 사이언스 슬램에서 챔피언 자리를 거머쥐었다. 현재는 프랑크푸르트대학교 신 그래머 연구소에서 일한다.


역자 : 강민경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독일계 회사를 다니며 글밥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어학연수 후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수레바퀴 아래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꿀벌 마야의 모험』, 『도대체 왜 그렇게 말해요?』, 『피터 틸』, 『궁극의 차이를 만드는 사람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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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
신진상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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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스트셀러는 무엇이었을까. 연말 세계 10대뉴스, 각 분야별 10대 뉴스 등 한 해를 결산하는 의미에서 지난 1년간 가장 이슈가 되었던 뉴스들이 리마인드된다. 우리는 '아, 그런 일도 있었지' '에이, 이런 게 무슨 10대 뉴스에 들어가?' 반신반의하면서 그냥 또 지나간다. 애초에 다시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해 열어본 '뉴스함'이 아닌데 크게 다시 문제 삼을 일이 없다. 교훈이나 받아들이고 반면교사로 삼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일년 내내 알 수 없는 앞날인데도 꾸준히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곳이 있다. 바로 주식 시장이다. 주식 시장은 한 해로 끝나는 일도 아니고 계속되고 변화하며 사람들의 경기 체감의 지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박처럼 돈을 벌 수 있기도 하고 잃을 수도 있는 곳이다. 특히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이나 정치적 변동, 사회적 문제, 문화 등까지 모두 관여되기 때문에 살아 움직이는 숙명을 갖고 있다.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생명을 위해 먹고 마시고 자는 것처럼 항시적인 것인데도 늘 일시적인 것에 주식의 가격을 급락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가 모든 이슈를 덮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있었고 우리로서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불똥, 대북 관계에 있어서도 개성공단 일부 시설물 폭파에 따른 대복 여론 악화 등으로 안팎으로 수많은 악재를 겪었는데도 이상하리만큼 주식 시장은 호황이다. 때문에 방송이나 신문을 들춰봐도 그렇고, 직장 동료 등 여기저기서 주식 투자를 한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식당에서도, 카페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나누는 대화가 주식 이야기가 많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실물 경제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데 주식 투자 열기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트코인이라는 유령이 2,000만 원을 넘어갈 때도 잠잠하던 주식 시장이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세계 경제가 얼마나 어려워질지 예측이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이 주식으로 쏠린다.



서점가에도 주식 관련 책이 다시 상종가를 치고 있다. 책 판매량만 봐도 이 같은 상황은 사실이다. 최근 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 서점인 교보문고가 올해의 종합 베스트셀러 및 결산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에세이'가 가고 재테크 책이 떴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돈과 재테크에 관련된 책이다. 제목을 여기에 다 적을 수는 없으니 관심 있는 분은 일간지 지난 12월 7일자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형식상 자기계발로 분류되지만 '부의 기운을 따르는 습관'을 알려주는 책이 1위를 차지했다. 역시 돈과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책이 재테크로 분류되어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다수 올렸다.

이 책 『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도 이제 출판돼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곧 순위에 들지 않을까 독자는 예상해 본다. 사실 독자는 재테크니, 주식이니, 부동산이니 하는 것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다. 처음부터 '부자가 되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가치관도 단 한 번도 돈과 관련된 것을 가져본 적이 없다. 무슨 '선비 의식'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돈을 벌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돈을 벌려면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해야 하는데 그런 직업도 가질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 돈을 많이 벌겠다고 생각할 리 없다. 그러나 나이가 먹으니 '노후' 문제가 슬슬 눈앞에 닥쳐오니 조금씩 생각이 바뀌긴 한다.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세상의 이치이고 돈의 세계다란 말에 딱 들어맞는 케이스가 아닐까.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지금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주식 투자 열풍을 이해하기 힘들다. 더구나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남들을 따라 힘들게 번 돈을 투자할 용기는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발 물러서 있기에는 나만 뒤처질까 봐 마음이 더욱 불안해진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는 먼저 돈 공부를 하라고 강조한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수많은 투자자도 이구동성으로 “제발 돈 공부 좀 제대로 하고 투자하라”고 했다.

투자를 못 하는 솔직한 이유는 돈을 모르는 상태에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세상과 돈을 대하기 때문이다. 돈은 공부하면 할수록 눈앞에 선명하게 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돈을 벌기 전에 먼저 공부, 바로 돈 공부를 제대로 하고 투자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은 돈의 속성에서부터 투자하기 전 알아야 할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담고 있다. 인문학, 심리학, 역사학, 정치학, 뇌과학, 4차 산업혁명, 바이오 산업 등 전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책과 그에 담긴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들려준다. 궁극적으로 투자를 잘하기 위한 기본기를 단단하게 다져 준다. 투자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했다면 이 책이 그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돈 공부는 인터넷 뉴스와 유튜브로도 할 수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활자를 통해서입니다. 책으로 하는 공부는 인터넷으로 할 때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깊이가 있습니다. 읽으면서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으며, 더 궁금한 점은 인터넷에서 찾아 돈에 대한 어렴풋한 지식을 살아 있는 지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책 한 권 한 권에는 저자의 경험과 지식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유튜브로 들은 풍월은 이 말도 진리 같고 저 말도 진리 같습니다. 판단도 누가 대신 해 주기를 바라게 되죠. 그러나 책으로 읽은 지식은 정보들을 취합해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 본문 중에서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자유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악의 근원일 수도 있는 것이 돈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돈이 없으면 고통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돈은 벌고 싶은데, 돈 때문에 고통받는 분들을 위해 쓰였다. 남들을 따라 주식 투자를 해봤지만 오르락내리락하는 주가를 보며 마음만 괴로울 뿐 자꾸 손실만 쌓여간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책에 따르면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의 회장이자 가치투자의 선도자로 불리는 하워드 막스는 저서 『투자에 대한 생각』에서 투자를 절대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투자를 단순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믿을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큰 손해를 끼친다. 투자가 얼마나 복잡한지 이해한 뒤 서로 다른 측면을 동시에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철학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투자의 세계는 세상 모든 일이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다. 그것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채권이든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이 책은 돈 이야기를 하지만 돈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문학, 심리학, 역사학, 정치학, 뇌과학, 4차 산업혁명, 바이오 산업 등 전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돈은 경제학으로만 접근해서는 그 실체를 알 수 없고 기술, 정치, 심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지금 주목받는 주식을 중심으로 미국 주식, 부동산, 채권, 금 투자, 달러 투자에서부터 안전한 재테크 수단이라는 보험까지 가능한 모든 투자 수단을 다뤘다. 이 책과 함께 돈에 대해 제대로 알고 미래를 읽는 통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에게 꼭 맞는 투자 전략을 세워 원하는 만큼 부의 경지에 올라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저자는 돈에 대해서 알고 싶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부자가 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내용을 이 책에 모두 담아냈다.

스텝 1에서는 돈이 무엇인지 돈의 속성과 본질을 파악한다. 스텝 2에서 본인, 즉 나를 포함한 인간군에 대해 고찰한다. 필요한 도구는 2가지이다. 바로 심리학과 뇌과학이다. 심리학과 뇌과학의 최신 이론에 관한 책과 함께 인간의 욕망을 분석한다. 스텝 3에서는 인간의 역사에서 돈과 관련된 가장 큰 사건 5개를 다룬다.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에서 2008년 금융 위기까지 탐욕과 두려움이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다룬다.



스텝 4에서 필요한 작업은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기본소득과 각자도생이 대립하는 가운데 유튜브, 세대 갈등에 숨어 있는 행간의 의미를 읽는 것이 우리 사회 이해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돈을 버는 데도 얼마나 요긴한지 밝힌다. 스텝 5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일본까지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해외 이야기들을 묶었다. 스텝 6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에 필요한 지식을 배운다.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기업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다. 어떤 업종이 뜨고 있는지 또 앞으로 뜰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스텝 7은 코로나 이후에 다가올 세상 변화에 대해서 다룬다. 어떤 이는 코로나로 전 세계를 지배해 온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끝날 것이라 주장한다.

반대로 자본주의가 한층 더 발전할 것이라며 큰돈을 벌 기회라는 이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스텝 8에서는 이론 공부를 끝낸 뒤 실전 투자에 들어가기 전에 읽어 두면 좋은 책들과 함께 주식에서 부동산, 보험, 금, 달러 등 다양한 투자 수단을 소개하고 전략을 알려 준다.



돈에 관한 공부는 결국 자유에 관한 공부이며 행복에 관한 공부이면서 동시에 사랑에 관한 공부이기도 하다. 내가 자유를 얻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리고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사랑을 줄 수 있도록 돈의 본질을 공부하는 것은 필요하다. 돈은 발이 네 개라 인간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인간과 돈이 경주하면 절대로 인간이 돈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부자들은 잘 안다. 그래서 돈 있는 사람들은 노련한 낚시꾼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지 않듯이 돈이 다니는 길목에 그물을 던지고 낚싯줄을 드리우는 사람들이다.

저자의 이 말은 재테크의 기본도 모르는 독자에겐 많은 희망을 주는 메시지다. 그동안 들었던 어떤 돈에 관한 이야기보다 감동적이다. 돈을 벌기 위한 사람의 노력은 어쩌면 평생하는데도 나중에 자신이 먹을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거나 모든 생활을 남에게 의존하는 사람과 없는 사람 도와가며 쓸 거 다 쓰고도 남는 사람으로 갈라진다. 평생 돈을 위해 일했는데도 왜 이렇게 결과는 달라질까를 고민한 독자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면 충분히 익히고 반복해서 습관화하면 '돈 버는 습관'을 들일 때까지가 문제이지, 돈을 번 이후 관리나 더 불려나가는 것은 다음 문제이다. 한 번도 돈을 많이 벌겠다고 관심마저 갖지 않은 사람이 돈을 뒤늦게 벌겠다고 제대로 충분한 돈을 바란다면 이른바 '도둑놈 심보'가 아니겠는가. 노후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지금까지 번 돈으로 여생을 살 생각이라면 굳이 돈 벌겠다고 뛰어들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단계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메시지만이라도 독서의 보람을 느낀다. 더욱이 우리 문화와 우리 언어로 쓴 돈에 관한 책을 오랜만에 대했지만 제대로 된 책을 하나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출발이 기대될 만큼 훌륭한 '돈에 대한 공부'였다.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슈퍼리치들은 공통점은 책을 즐겨본다는 읽는다. 이 법칙은 맞을까? 맞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4가지 능력이 필요합니다. 돈을 버는 능력, 돈을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입니다."(p. 47)

"그가 채권왕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으뜸 비결은 '독서의 힘'이라고 말합니다."(p. 333)

"책을 읽으며 돈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는 것은 3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지식이 그냥 늘어나는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길러집니다. 마지막으로 금리를 기초로 경제에 미치는 다양한 변인들의 상관관계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p. 358)


저자 : 신진상


공신교육입시연구소 소장. 「주간조선」, ‘조선일보’ 편집국 IT팀 기자, 「부산일보」의 교육주간지 편집부장, ‘스피드북’의 논술독해연구소장을 지냈다. 지금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에게 논술과 구술을 지도하고 있으며, 민사고, 용인외고와 같은 특목고와 서울대·연세대 등의 명문대에 수많은 학생들을 합격시킨 강사로 이름이 높다. 수시의 양대축인 논술과 입학사정관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1년에 수백명의 학생들을 컨설팅과 수업을 통해 서연고와 의치한에 진학시켰다. 강남대성학원과 대치동 신우성 학원의 논술 강사로 고려대 한국학연구소 주최 한국논술경시대회의 출제 및 채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BSi입학사정관제 강사이면서 유웨이 중앙교육에서 입시 컨설턴트로 활약 중이다. 조선일보의 맛있는 교육의 칼럼리스트로 입시 리포트를 연재 중이며 교총 후원의 서울신문 고교생 소논문 대회의 기획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신쌤의 통합논술 완전정복』 『신쌤의 시네마 통합논술』 『스타 강사로 10억 벌기』 『초등 독서가 대학을 결정한다』 『입학사정관제 시대, 초등 글쓰기가 정답이다』,책으로는 『수시의 진실 1: 교과부와 대교협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수시의 진실 2: 서연고와 의치한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서울대 수시 합격생 자소서 모음집』, 『in서울대 수시 합격생 자소서 모음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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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연습
수잔 최 지음, 공경희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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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신뢰 연습』은 미국의 한 공연예술 특목고에서 연기지망생들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 교사와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등 교사 킹슬리의 수업인 '신뢰 연습'이 제목이다.

총 3부작이며 1부의 주인공은 세라와 데이비드이며, 이들의 사랑의 시작과 주변 친구들과의 인간관계를 통해 상처받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그리고 2부는 미래의 캐런이 경험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데, 1부는 세라에 의한 소설임을 밝히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의 스토리를 캐런이 얘기해준다. 더 충격적인 부분은 3부에서 시작된다. 또 한번 주인공이 바뀌면서 이번엔 클레어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1부와 2부가 이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 3부를 위한 이야기인 것 같다. 클레어의 시점에서 진실을 밝혀나가는데, 저자는 이를 통해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지 신뢰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각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통해 삶의 진실과 타당한 의심에 대해 생각하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다.





1980년대 미국 남부의 한 예술고등학교 연극과 학생들은 음악과 동작, 셰익스피어를 추구하고, 특히 연기 수업에 열심이다. 서로 다른 집안 환경과 재능을 지닌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압박을 이겨내며 학교와 가정 등 관계들 속에서 성장해간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 교사인 킹슬리가 가르치는 ‘신뢰 연습’ 시간을 매개로 만 열다섯 살인 세라와 데이비드는 사랑에 빠진다. 세라와 데이비드의 서로를 향한 열정은 곧 동급생들에게 알려지고 킹슬리 선생의 귀에도 들어간다. 한편, 영국의 예술고등학교 연극팀이 세라네 학교를 방문하고, 영국인 연출 교사 마틴과 24세인 배우 지망생 리엄은, 세라 그리고 같은 반 캐런과 함께 어느 날 오후를 보내게 된다.

설정은 조금 다르지만 우리 공연계의 성 인지 감수성으로 공연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과 공연예술학교 재단의 비리로 사회 문제화돼 결국 법정으로까지 이어진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독자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소설의 이야기는 독자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책의 1부와도 같은 첫 번째 ‘신뢰 연습’은, 14년이 흐른 뒤 30세가 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두 번째 ‘신뢰 연습’이야기 속의 ‘소설’이다. 화자가 바뀌면서 전제가 뒤집히고, 세라와 캐런의 이야기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알아가는 가운데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불완전한 기억 속에서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되고, 화자와 독자 간 ‘신뢰 연습’처럼 충격의 소용돌이 같은 사건들이 전개되며, 끝에 이르러서야 한 여성의 가슴 아픈 과거의 진실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듯 연극 무대 위에서 밝혀진다.

이 소설 속 서로 관련 있는 세 여성 화자가 들려주는 세 이야기들은 책의 제목처럼 누구를 믿어야 할지 선택, 성적 합의에 관한 복잡한 문제를 담고 있다. 독자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도 깊은 울림과 여운을 느낄 것이다.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유사한 일들을 겪어온 우리 사회에도 경종을 울리며, 청소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어른들의 권력과 책임, 우정과 신뢰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에 대한 미국 사회의 평은 대단히 폭발적이어서 작년(2019년) 전미도서상 소설상을 수상했다. 포스트모던 기법을 지적으로 적용한, 시의적절하고 완전히 넋을 빼놓으며, 결국 마음을 동요시키는 이야기이다. 인물들의 서로 다른 관점을 탐구하여 자아에 관한 신화 창작의 모습, 거짓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입히는 피해를 드러낸다. 작가로서의 뛰어난 성취가 문장에서 드러나며,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이야기는 진행 방향에서는 비전통적이지만 탁월함에 있어서는 전통적인 수준을 맞춘다. - 2019년 전미도서상 소설상 심사평


세 편의 연극을 본 듯한 다양한 느낌과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읽는 마음에 따라 아주 다른 소설이 될 수 있어 매력적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세라의 이야기는 『신뢰 연습』 2부에서 캐런이 등장하면서 주인공이 캐런이 되어 스토리가 흘러간다. 캐런은 30대로 고등학교 시절 킹슬리 선생에게 수업을 들었던 것을 기억한다. 예술학교에서 연극을 하였지만 성공한 동창은 극소수였고 스타덤에 오른 경우는 없다시피 했다. 그 중 데이비드와 여전히 만남을 가지고 있는 캐런의 기억은 데이비드의 기억과는 사뭇 다르다.

성인이 된 세라는 소설을 출간하는데 데이비드는 세라와 고등학교 졸업 후 한번도 본 적은 없었지만 세라의 소설이 출간되자 조증에 걸린 사람처럼 굴었다. 세라의 소설에 등장하는 캐런은 우연히 만나는 동창일 뿐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실제로 캐런과 세라는 단짝의 친구였고 당시 세라가 없던 차가 있는 친구였다. 이렇게 작은 기억들도 소설과 현실은 많이 달랐다. 이런 엇갈리는 기억에서 어떤 것이 진실일까?

소설 『신뢰 연습』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고 주인공이 달라지면서 같은 사건을 보는 시점도 달라진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읽은 것일까?



이 소설에서 일부 드러나는 사랑과 권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해볼 충분한 가치가 있는 문제다. 작가가 의도하든 의도치 않았든 이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각종 문제를 일으켰으며 철학과 사회학의 주된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 문제이다. 권력이란 단순히 그 이름처럼 정치나 경제 제도권 내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우리 일상에 있는 권력은 훨씬 사람들을 더 잘 억압하고, 이에 대한 남용 또한 적지 않다. 더욱이 일상에 묻혀 비밀리에 권력 남용이 가능하고 교묘하고 피해자 역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행해지는 '범죄'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런 문제가 촉발돼 사회 문제로 비화돼 터진 게 '미투'다. 그리고 이 책 『신뢰 연습』은 작품의 배경과 관련이 깊은 공연예술고등학교라는 점, 공연계의 시스템에 관련됐다는 점 등에서 일상의 권력과 관련된 것이다.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일상의 권력이란 말, 혹은 일상에서의 정치란 말이 일반 사람들에겐 생경스러운 단어일 수 있다. 자신의 일상이 아닌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일상 중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신경 쓸 수 없으니까.

이 소설은 이 같은 범죄적 사랑을 전면에 드러내지만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개인의 희생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까지인지, 합의의 영역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한 사람이 권력을 남용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또한 그의 권력 남용을 어떻게 방지하고, 다시는 권력을 그렇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굴복시킬 것인지 등 많은 문제점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이 책은 고고하면서도 유유희 사람과 사람간의 정치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 태연하게 이를 일상적 이야기를 통해저 전하고 있다. 『신뢰 연습』이란 제목은 조금은 딱딱하게 들린다. 소설의 제목보다는 에세이나 자기계발서에 등장할 말인 듯하다. 그러나 공연 수업시간에 들어가 있는 제목인 것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으니 독자로서는 공연계의 현실을 잘 모른다고 고백하는 셈이 됐지만 내용은 읽고 싶은 충동이 크게 일었다. 그리고 작가는 제목이 될 수밖에 없는 개연성을 작품 속에 녹여내고 훌륭한 제목이라는 생각으로까지 독자의 생각을 진전시켜 놓았다. 배운 것도 많고 생각거리도 많은 훌륭한 소설을 읽었다는 느낌으로 서평을 대신한다.


저자 : 수전 최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한국인 교수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텍사스주에서 성장했다. 1990년 예일대학교를 졸업했고 1995년에 코넬대학교의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저자는 1998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외국인 학생》으로 ‘아시아계 미국 문학 작가상’을 수상했다. 2004년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 《미국 여자》는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영화로 만들어졌다. 세 번째 장편소설 《요주의 인물》은 2009년 펜/포크너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작가는 2010년에 세 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제발트상을 수상했다. 네 번째 장편소설 《MY EDUCATION》은 2014년 래미상을 수상했다. 이 책 《신뢰 연습》은 다섯 번째 장편소설로,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2019년 전미도서상 소설상을 수상했다. 미국예술기금과 구겐하임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은 그녀는 현재 예일대학교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며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SUSANCHO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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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 하드보일드 무비랜드
김시선 지음, 이동명 그림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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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영화를 처음 접할 때부터 예술보다는 즐거움(스토리나 화면 중심)으로 선택했다. '종합예술'이라고 학교에서는 배웠지만 예술성보다는 관객의 마음을 끌어모으는 선정적인 화면, 폭력적 장면에 더 눈이 갔고,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아슬아슬하게 심의를 통과한 작품이 더 인기가 있기도 했다. 1970년대 얘기다. 그때는 영화가 예술성(자체로는 작품성이라 표현)보다는 대량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장점 때문이었다. 영화 제작사나 감독, 스탭이나 배우까지 모든 영화인들이 그것을 모를 리 없었지만 당장 제작비와 관객 동원 가능선을 점치고 흥행이 되지 않은 영화는 감독, 배우, 심지어 제작사도 다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기 힘들 정도로 '돈'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아마 당국의 검열과 제작비 때문에 영화 환경은 최악의 시대였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영화에의 열정은 식지 않았고 꾸준히 발전을 거듭했다. 속도는 느리지만. 드디어 한국 영화는 90년대부터 뿌리를 깊게 내리고 사전 검열로부터 벗어나면서 비약적 발전을 무서운 속도로 해 나아갔다. 관객 100만 동원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수백만은 보통이고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것이다. 짧은 기간 우리 영화가 이렇게까지 발전한 것은 누가 뭐래도 영화인들과 관계자들의 영화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됐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지금은 아다시피 우리 영화는 세계 최고의 작품(아카데미상 수상 등)을 배출하고 배우들도 '한류'와 함께 세계 문화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선까지 올랐다.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영화 발전을 잘 알고 있지만 정작 개인적으로 "본 영화 중에서 당신의 인생작은 무엇입니까?"란 질문을 받으면 이것저것 주워대느라 땀을 흘린다. 그때 봤던 영화는 외국영화는 하나같이 좋아보였고, 우리 영화는 상대적으로 작품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책 『오늘의 시선』에서 '혹시 영화가 끝났는데도 좀처럼 의자를 떠나지 못한 경험이 있는가? 있다면, 김시선의 일상에 매우 공감하게 될지도'라는 말이 나온다. 독자는 영화를 본 다음 늘 약 5분 정도 앉아 있다 나온다. 지금은 습관이 돼 같이 간 사람 중에 먼저 나갔던 사람이 다시 찾으러 오는 것도 몇 번 있었다. 이 책은 영화 채널 ‘김시선’으로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영화 친구)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김시선의 첫 에세이다. 땅끝마을 해남의 작은 영화관, 비디오 대여점에서부터 시작된 영화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여러 사람과 영화를 나눌 수 있게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영화로 가득한 그의 모든 순간 중, 방콕하며 정주행하고 싶은 하이라이트 장면만 모았다고 한다.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의 일상은 온통 영화로 가득 차 있다. 책에 따르면 하루에 5편, 1년이면 700편의 영화와 함께하는 김시선의 하루는 말할 것도 없이 영화로 빼곡하다. 유튜브 채널 영상 준비, 팟캐스트 방송 준비, 라디오 게스트, 무비 토크 참석, 넷플릭스ㆍ왓챠 작품 리뷰, 모더레이터, GV 진행, 각종 영화제 참석, 인터뷰 등 김시선의 영화 생활을 고스란히 담는 동시에 사람을 대하는 시선, 세상을 대하는 시선,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선 등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그의 일상이 그대로 책 한 권이 된 셈이다. 대충 훑어봐도 열정과 흥미만으로는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일상 같다. 체력도 뒷받침 돼야 가능할 정도로 다른 일에 눈 돌릴 틈도 없는 것 같다.

“나는 사랑하려면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어는 단어를 암기하고, 수학은 공식을 외운다. 그런데 모든 것이 수치화되는 시대에, 문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시대에, 안타깝게도 ‘영화’는 문제집은커녕 교과서조차 없었다.” 저자의 말은 앞서 언급한 우리 영화에 대한 역사(?)를 독자보다 훨씬 문학적으로, 예술적으로 표현한다.



책에 따르면 영화를 추천받고 싶을 때, 영화를 더 잘 알고 싶을 때, 영화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영화 친구 김시선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3종 세트. ‘언제부터 영화를 좋아했는지.’ ‘어떻게 영화를 좋아하게 됐는지.’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지.’ 사람들이 아무리 물어도 김시선의 답은 두루뭉술할 뿐이다. “그저 우연히 사랑해서, 그냥 계속 사랑하고 있고, 아마도 사랑하는 것이 확실하다”는 말이 전부. 왜냐하면 그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얼마나’가 아니라 여전히 영화를 사랑하는 ‘지금’이기 때문이다. 마음껏 영화를 볼 수 있는 오늘이 가장 행복한 그의 일상은 무언가를 최대치로 사랑해본 사람만 보여줄 수 있는 진심이 가득하고, 그래서 ‘오늘의 시선’은 사랑하는 일이 두려운 이들에게 용기와 확신을 준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피할 수 없는 힘든 순간에 힘을 주는 ‘영화가 위로가 되는 순간’, 유튜버로서 일로 만난 일들을 담은 ‘유튜버 김시선의 하루 모음’, 시선만큼이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는 사람입니다‘, 영화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시선 ’하드보일드 세계에서 영화로 살아남기‘, 마음과 특별한 추억에 대한 이야기 ’시선이 머무르는 곳‘, 쭉 계속될 영화 관련 이야기 ’네버 엔딩 영화 생활‘까지. 유튜브 채널에서 영화 친구들과 친근하게 수다를 떨던 김시선과 또 다른 꾸밈없이 솔직한 김시선의 오늘을 만날 수 있다.



개인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독자는 이 책에서 저자의 영화에 대한 열정도 있지만 영화 철학도 읽힌다.

자신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즐기는 나머지 노력이라 생각하지 않는데도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 저자의 행보를 보면 영화 산업의 발전을 원하고 더불어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도 이견 없이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미친'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이런 모습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옛 선현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말도 생각나기도 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았고 그게 본업이 된 것이니 행운아이고 행복감도 충만하지 않을까. 무언가에 미쳐 있는 모습에 대한 동경 때문일까? 몇 장 넘기지 않았는데도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성의 시간도 된다. 좋아서 열심히 해본 적이 언제였던가. 나아가 내가 살아가는 삶이 주체적인가. 혹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관심과 즐거움에서 시작해 자성과 반성을 통해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가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된다.



또 간단하게 영화를 설명해주고 내용과 연계시키는 데 독자로서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말이 곧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책 내용 중에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공감백배다. 서양 유명한 철학자가 한 말처럼 멋지기도 하다. 곧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 행복해 보이려고 애를 쓰는 것 아닌가라는 자성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것 외에 또 하나 설득력 있는 일은 저자가 일부러 균형을 깨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정해진 틀이나 자신이 살아온 관습, 습관은 좀처럼 깨기 힘들다. 변화고 싶다면 기존의 것들을 버려야 한다. 기존의 것들을 지닌 채 변화할 수 없다. 그런데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지만 기존의 것을 버리는 것은 힘들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그러니 변화와 기존 습관 중간 지점에서 타협하고 어느 정도 이루면 변화를 포기한다. 살 만 하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자신이 변하지 않고는 주변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보면 분명 변화하지 않은 것이다. 그 선을 넘어서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점이 독보적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심정으로 끈기 있게 변화시켰다. 그리고 분명히 변화했을 것이다. 그도, 주위 사람들도, 그리고 그가 그토록 좋아하고 바라는 영화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본 지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이 대사를 가끔 떠올린다. 진짜 아름다운 것들은 누군가의 관심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글로 읽으면 쉬운데, 입으로 세 번만 소리 내보면 어렵게 느껴지는 대사다. 아마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아름다운 것이 관심 받는 세상에서 살아왔으니까. 새로 산 다이어리 앞에 이 문장을 멋들어지게 적어두면 왠지 모를 '쿨함'이 몸을 감싼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그걸 찍어서 SNS에도 올려본다.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니 기분은 좋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올린 게시물과 상황이 맞지는 않는다. 갑자기 그 관심이 따끔거린다. 나는 관심 받아 아름다운 것일까? 아니면 아름답다고 믿는 나를 알아본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일까?"


저자 : 김시선


1세대 영화 유튜버. 2014년 9월에 영화 유튜브 채널 ‘시선 플레이’로 시작해, 현재는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김시선’ 채널로 영화계 최고의 인기 유튜버로 거듭났다. 1세대 독립영화잡지 《시선일삼》을 발간했고, ‘찰리 채플린에서 스탠리 큐브릭까지’라는 영화사 100주년 강의, KBS2 라디오 〈음악이 있는 풍경 이정민입니다〉에서 ‘김시선의 무비어게인‘, 한국영상자료원 영화 수업, 좀비기획전 영화 토크 등 다양한 곳에서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KBS 라디오 〈김태훈의 시대음감〉 ‘시선의 시선’의 고정 게스트, 영화감독에게 직접 영화 이야기를 듣는 팟캐스트 〈김시선의 영화코멘터리〉 운영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 외에도 넷플릭스ㆍ왓챠의 공식 리뷰어, 모더레이터, GV 진행, 인터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마음껏 영화를 보고 듣고 말하는 중이다. 영화 잘 아는 할아버지가 되는 게 마지막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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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아침에 태양의 꽃을 장식하다
홍승훈 지음 / 젤리판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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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국인들은 어떻게 살까. 뜬금없는 소리지만 독자가 영국을 방문했다가 서유럽 선진국들 중 가장 건전하고 합리적이며,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보고 듣고 느꼈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시대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하는 말이다. 뉴스를 통해 들은 바로는 잉글랜드 국민들은 다른 서유럽과 약간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국경 폐쇄 조치를 했을 때도, 다중 집합 금지를 했을 때도 대체적으로 잘 따랐다는 것. 다른 나라에 비해 잘 따랐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같은 지역 같은 문화권 사람들과는 결을 좀 달리한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얘기될 만큼 전 세계 지구상 어디에도 식민지를 건설하고 부가 넘쳐 흐르는데도 향락에 치우치거나 향락적이지 않았다는 사람들이다. 미국에게 그 지위를 넘겨줬지만 긍지는 잃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 세게 쵝고 시민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부럽기도 하다.

그들 세상에도 인종 차별도 있고, 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고, 욕심이 지나친 사람도 있을 터다. 그러나 세계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의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고 자신들이 스스로 불렀겠지만 새로 세게의 주인 역할을 하는 미국인들과 사뭇 다르다. 이민 갈 생각은 없지만 한 1~2년 살고 싶은 나라를 꼽으라면 독자는 당연히 '영국'을 꼽는다. 우리 유학생이나 교포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런던 등 잉글랜드 시민들의 삶의 모습은 언제나 지나치지 않고 겸허하며, 남을 멸시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 『런던의 아침에 태양의 꽃을 장식하다』도 이런 영국의 모습에 관심이 높아서 자연스럽게 읽게 됐다. 흔히 말하는 자기계발서다. 그러나 자기계발을 위해 참고하는 책이 아니라 저자의 삶의 모습에서 영국인들의 모습도 간간이 보여 더 애착이 갔기 때문이다. 저자의 성격이나 삶의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고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기도 했다.

저자에 따르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가치는,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실의에 빠져 자칫 삶의 가치를 잃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으며, 지금의 시련 뒤에 반드시 아름다운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하는 게 섭리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다. 매우 호감가는 분이라는 게 단 몇 줄의 글에 그대로 나타난다. 겸양과 배려, 그리고 기쁨과 즐거움을 기꺼이 남과 나눈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와 닿았다.



이 책은 누구나 한번쯤 만나는 시련의 의미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그것을 통해 인생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기계발서와 차원을 달리한다는 설명은 책을 읽으며 확인했다. 특히 누구에게나 잠재된 슬픔, 자학, 비통함, 배신감, 절망감 등의 심리상태를 건강하게 해소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시련의 폭풍우 한가운데서 감정과 영혼의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등대 같은 공감 가는 내용들로 꾸며져 있다.

삶이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7가지 인생 테라피. 삶 속에서 다양한 시련과 위기, 전환점을 맞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안겨주는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20년 넘게 경제 심리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가 그동안 만난 사람들의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아픔을 껴안는 심리적ㆍ정신적 치유법을 제시한다.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상처를 끌어안고 고통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그러한 역경 속에서 건져 올린 가치들이 ‘인생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때는 미처 몰랐으나 이제야 터득하게 된 삶의 진리가 무엇인지, 다양한 우화와 깊이 있는 가르침을 통해 들려준다.



이에 비해 대한민국의 민낯은 각종 수치로 드러난다. 하루 평균 자살자 수 42명, 교통사고 23만2000건, 하루 평균 341쌍 이혼, 각종 질병 사망자 하루 677.(이상 2017년 조사결과) 이 수치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금도 뜻밖의 시련과 싸우고 있는지를 반증한다. 경제적으로는 그동안 엄청난 노력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반열에 올랐고, 앞으로도 그 순위는 큰 변동 없이 갈 것 같다고 많은 경제학자나 미래학자들이 강조하는데 '희망의 나라' 아닌가. 그러나 국내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치인들의 잦은 대립과 갈등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책 수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영 싸움은 왜 이렇게 질기게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은가. 먹고 살 만해졌으면 이제 너나 없이 서로 격려와 즐거움을 나눌 만하지 않은가. 독자의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욕심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팬데믹으로 인한 우울증 증가, 자연재해의 지속적 악화 등 누구나 믿기 싫거나 피하고 싶은 시련들마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매달 거금을 보험과 연금에 쏟아 부으면서도 정작 중요한 삶의 준비에는 소홀하기만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금 겪고 있는 시련에 대처하는 방법뿐 아니라 언젠가는 닥쳐올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인생의 통찰력을 선물한다고 다짐한다. 이래도 이 책을 읽지 않고 배길 수 있겠는가. 나아가 눈앞에 닥친 절박한 상황에 매몰되지 않도록 따듯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동시에 시련을 통해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정한 용기와 지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도 말이다.



이 책은 강조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한 다음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으며, 왜 거기에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그런 다음 무엇을 어떻게 할지 탐색하게 되며 마지막으로, 당신을 지지하는 동지들이 누구이며, 그들이 당신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발견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던지는 삶의 질문은 당신이 직면하게 될지도 모르는 모든 개인적·직업적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전망과 명료성을 제공해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삶이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7가지 인생 테라피가 눈길을 끈다. 이 책이 '영국인들이 선정한 내 인생의 책'이라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저자는 의미요법, 초심, 포용, 끈기, 긍지, 사랑, 기도를 꼽는다. 어느 페이지를 넘겨도 옳은 말이고 좋으 멘토가 토닥토닥해주는 느낌이어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싶은 책이다. 에세이처럼 향기가 나는 말도 많고, 아름다운 표현도 줄지어 있다.



내용은 더 알차다. 저자의 글에 따르면 "인생이란 멀리서 보면 하나의 긴 경기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삶의 단계나 굴곡에 따라 여러 토막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자신이 정한 지점을 용기와 끈기로 완주하는 성실함이 자신의 랠리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빛나는 선물이라는 말을 써놓았다.

굉장히 인상적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말처럼 정겹기까지 하다. 저자의 경험을 통해 얻은 "용기는 근육과도 같아서 많이 써본 사람이 더 잘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은 깊고 깊은 영혼까지 다가가 울림을 준다. '내 인생의 책'이 공연한 치사가 아니구나는 느낌이다. 어쨌든 걸어가야 하는 길인데, 그 길이 무섭다고 흔히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한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용기가 이때 중요하고 이때 힘을 발휘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바로 마음을 다잡을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내가 가진 게 없다고 여겨질 때 용기를 내어 꿈꾸는 삶을 실천하는 것은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말은 큰 위안을 준다. 똑같은 기회가 왔을 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대하는 사람은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을 얻을 수 있으니, 넘어졌을 때는 다시 일어서는 법도 배워야겠다. 누에고치는 고치를 찢고 나오는 고통의 과정을 겪지 않으면 나비가 될 수 없다.

고치를 찢는 것이 힘들어 보이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누군가 대신 고치를 찢어주면 나비의 모습이 갖춰지더라도 결국 날지도 못한다는 비유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내일은 오늘의 내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을 기억하고(이것도 어디선가 들어본 것처럼 낯익다),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가꾸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은 평생 머릿속에 간직하고 싶다.



저자 : 홍승훈(Craig H. Mcklein)


영국 케임브리지 출판사 멀티미디어 콘텐츠 CPU 수석 연구원을 역임했으며 유럽에서 아시아 기업 투자분석 전문 애널리스트로 활동하였다. 국내에서 유명 신사업 및 마케팅 전문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이끌었으며 최근 5년간 세계의 기업인, 정치인, 예술가, 미래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교우했다. 2013년에는 영국 텔레그래프에서 해외 문화언론인상을 수상하며, 저널리스트 출신 에디터로 국내활동을 시작했고 꿈과 열정의 강연자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미래 전략가로 정진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바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2017년 대표작 『꿈은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다』로 영국 워터스톤즈(waterstone's) 인터내셔널 TOP 10 수상 및 서울 동산영흥문화재단 작품 신인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꿈은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다』, 『이미 와 있는 미래』, 『이니셔티브』 등이 있으며, 국내 북 콘서트 “내가 힘들 때 그토록 찾았던 한 마디” 전국 강연은 연회 만석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려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Biological Science 에서 analytic psychology (분석 심리학) 박사 과정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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