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타케 후미오 지음, 김동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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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 뒷부분에 있는 「문헌 해제」(p. 262)에는 '행동경제학'에 관한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이 해제에는 "행동경제학이란 학문 분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미 훌륭한 교과서도 많이 출판되었다. 대니얼 카너만이 저술한 책 『Thinking, Fast and Slow』는 행동경제학이 어떤 것인지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체계 있는 교과서로는 『행동경제학 입문』이 초보자용으로 이해하기 쉽게 써졌다. 조금 더 레벨이 높은 교과서로서 전통 갱제학과 행동 경제학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있는 것이 『행동 경제학 신판』이다. 행동경제학은 매우 실천적인 학문이다. 본서에서 소개한 넛지를 이용해 우리들의 행동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갈 수가 있다. 넛지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는 『실천 행동경제학』(리처드 세일, 카스 선스타인)이 소개되어 있다. 행동경제학의 실천을 염두에 두면서 그림을 이용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 책이 『오는부터 사용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이다. 『세계의 행동 인사이트-공공 넛지가 이끄는 정책 실천』에는 세계의 넛지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행동경제학은 그리 오래된 이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근간에는 '넛지'가 있음도 밝히고 있다. 물론 일본의 예를 소개한 것이다.

 


 

'넛지'의 사전적 의미는 '(옆구리를)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이다. 넛지는 선택 설계자(choice architect)가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훼손하지 않고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 나라에 지난 2009년 처음 번역 소개된 책 『넛지』의 전반부가 인간이 선택 오류를 범하는 존재들이란 것을 수많은 예시로 설명하고 있다면, 책의 후반부는 주로 미국적 상황에서 넛지의 활용 예를 가져와 구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전반부는 경제학에서 '인간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무수한 판단착오 가능성을 지닌 인간과 경제학의 합리성은 아무래도 매치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후반부는 미국적 상황에서 넛지의 활용 예시들을 설명하고 있다. 넛지라는 개념을 참고하면 사람들은 경제적 선택 행위에서 보다 똑똑함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넛지라는 중심적 개념은 영양가가 높고, 인간의 불완전성을 무수한 예로 확인한 점은 앞으로 독자들이 행복한 경제활동을 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하다.

 


 

이 책 역시 한 챕터를 할애해 넛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을 이용하여 넛지를 만드는 방법, 넛지가 일·건강·공공정책에서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소개한다. 행동을 개선하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넛지 설계 가이드를 통해, 행동경제학의 기초이론과 응용 능력을 체득하게 될 것으로 저자는 확신하고 있다. 흥미롭고도 실용적인 다양한 사례는, 행동경제학 분야를 처음 접하거나 관심을 가지려 하는 일반 독자에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한 행동경제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전문 독자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고 예상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적 수단을 이용하여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금전적 인센티브 없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넛지이다. 물론 정책적으로도 이러한 변화를 유도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는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곤란하다면 이러한 정책적 유도는 넛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넛지는 명령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페테리아에서 과일을 눈높이까지 쌓아두고 과일 섭취를 촉진하는 것은 넛지에 해당하지만, 건강을 촉진하기 위해 카페테리아에 정크푸드를 진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넛지가 아니다."(p. 65)

 


 

독자는 행동경제학이나 넛지 같은 최근 경제 이론에는 문외한이다. 학교 때도 교과서와 교양 서적을 통해 경제이론을 조금 배웠을 뿐 지금까지 경제학 분야에 대해 배우거나 공부한 적이 없다. 그러다 한참 열풍이 불기 시작한 책 '넛지'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 차원에서 한 번 읽은 경험이 있다. 서점가 열풍이라고 매스콤에서 많이 보도돼 관심이 가 한 번 읽어본 바 있다. 그러나 워낙 경제 분야엔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는 편이라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꽃힌 다른 책과 마찬가지 신세였다. 이 책 『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을 읽는데 '넛지'가 많이 열거돼 다시 한 번 들춰본 정도이다. 이 책은 경제학의 한 분야인 행동경제학을 다룬다. 아직 경제학이 낯선 독자에게는 익숙지 않지만 전통경제학과 함께 행동경제학이 많이 발전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선 어느 정도 출판돼 있는지 아직 모르지만 일본은 상당히 많은 수의 행동경제학 이론이나 텍스트, 참고서 등이 나와 있는 것을 이 책 해제를 통해 알게 됐다.

 


 

책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통경제학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인간상을 전제로 하여 경제학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계산 능력이 높고 정보를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합리적 경제인이라는 전통경제학의 모델상은 개별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유효한 설정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합리적 추론에 의한 ‘설명가능한 경제’와 ‘현실 경제’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1980년대 이후 발전해온 행동경제학은 합리적 인간관에 의문을 제기하며, 현실적 인간의 의사결정을 전제로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은 때때로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을 분석의 대상으로 한다. 행동경제학이 전통경제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 경제의 다양하고도 복잡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 사고방식을 명쾌하게 해설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제 6장 「일하는 방식을 제대로 바꾸기 위한 넛지」 중 〈'시지푸스의 바위' 실험〉 부분이다.

"하나의 바이오니클은 40가지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조립하는 데 약 10분 걸린다. 그들은 조립된 바이오니클 개수에 따라 임금을 받았다. 처음 1개를 완성하면 2달러, 다음 1개는 1.89달러 식으로 완성되는 개수가 늘어남에 따라 0.11달러씩 임금이 줄어든다. 다만 20개 이상을 조립하면 그 이후에는 1개당 0.02달러를 일정하게 받는다. 만일 당신이 실험 참가자라면 바이오니클을 몇 개나 만들 것인가. 10분에 2달러를 받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10분에 0.02달러라면 아마도 만들지 않을 것이다. 어디쯤에서 만들기를 멈출 것이 분명하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2개 그룹으로 나뉘었다."(p. 164) 실험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또, 제 8장 「공공정책에 대한 응용」에서 〈O형 인간은 왜 헌혈을 하는가〉도 흥미롭다. 쉽게 이해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부분이다. O형이 다른 혈액형보다 헌헐을 많이 하는 이유는 O형 혈액이 다른 혈액형의 혈액보다 항상 부족하거나 다른 혈액형보다 건강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각 지역별 혈액의 재고율 및 계절 변동, 건강 상태를 컨트롤하여 분석해보아도 O형이 헌혈하는 비율은 여전히 높았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혈액형을 모르는 긴급사태나 특정 혈액형의 혈액이 부족한 상황이 아닌 한, O형 혈액이 다른 혈액형을 가진 사람에게 수혈되는 일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O형이 헌혈하는 이유가 자신의 피가 다른 사람에게 널리 수혈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는 경우의 사회 공헌 효과가 클수록 사회 공헌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p. 253)

 


 

이 책은 행동경제학이 전통경제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 경제의 다양하고고 복잡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 사고방식을 명쾌하게 해설한다. 흥미롭고도 실용적인 다양한 사례는 , 행동경제학 분야를 처음 접하거나 관심을 가지려 하는 일반 독자에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종래의 전통적 경제학에서는 뛰어난 계산 능력과 최대한의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하는 행동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합리적 인간을 상정해왔다. 행동경제학은 이와 같은 전통경제학의 인간상을 다음 몇 가지 관점에서 좀 더 현실적인 인간상으로 바꾸고 있다. "당신은 일기예보에서 강수 확률이 몇 %일 때 우산을 들고 외출하십니까?" 전통경제학에서 상정하는 합리적 인간은 제반 위험 상황 발생 확률과 각 상황에서의 만족도로 측정한 이득을 곱해서 더한 수학적 기대치를 기초로 하여 이를 최대로 하는 의사 결정을 한다. 이것이 전통경제학에서 말하는 위험 상황에서의 의사 결정이다. 그러나 현실의 인간은 이렇게 복잡한 상황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확히 계산하고 있을 턱이 없다. 행동경제학자들은 현실의 인간이 위험 상황에서 의사 결정을 할 때 사용하는 사고의 틀이 전통경제학에서 사용하는 것과 다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차이점과 주장하는 초점이 분명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 : 오타케 후미오

 

1961년 교토 출생. 1983년 교토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1985년 오사카대학 대학원 경제학연구과 박사 전기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오사카대학 박사(경제학). 오사카대학 사회경제연구소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오사카대학 대학원 경제학연구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은 행동경제학, 노동경제학이다. 저서로는, 『일본의 불평등』(2005년 닛케이 경제도서문화상, 2005년 산토리 학예상, 2005년 이코노미스트상을 수상), 그 외에 『경제학적 사고의 센스』, 『경쟁과 공평』, 『경쟁사회 걷는 방법』, 『경제학 센스를 연마』, 『의료 현장의 행동경제학』(히라이 게이와 공저) 등이 있다. 2006년 일본경제학회 이시카와상, 2008년 일본학사원상을 수상하였다.

 

역자 : 김동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도쿄대학 대학원 경제학 석사, 박사(이론경제, 금융론 전공). 금융발전심의회(금융위원회) 위원,

제재심의위원회(금융감독원) 위원, 약관심사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위원,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20년 현재 금융연구원 부원장, 금융학회 부회장, 은행법학회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진단의 출자 ㆍ 부채구조와 사업재편에 관한 연구』, 『구조적 대불황기 일본경제의 진로』(공저), 『한국 금융시스템의 비교제도 분석: 은행 VS 시장』,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 동향과 과제: 바람직한 금융규제 체계의 모색』, 『산업-금융자본 결합 규제에 관한 연구』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애덤 스미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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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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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수많은 감정과 생각 사이에서 쉼 없는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이 소설 『한순간에』는 눈 속 조난 사고로 인해 드러나는 두 가족의 생존과 우정 사이의 갈등, 우선순위와 선택 사이의 이해 등 현장 안에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다양한 감정을 엮어서 독자들을 분노하게 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면서도 다시금 슬퍼지게 하기도 한다.

이 소설 속 이야기는 모든 종류의 감정과 그 이상을 내포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것은 희망의 감정이다. 총 94장으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마치 영화의 장면들 같다. 읽어 가다 보면 각 장마다 처음에는 슬픔과 분노가, 이후에는 기쁨, 안타까움, 그리고 마지막에는 희망의 감정에 북받치게 된다. 우리는 생존이 최우선이 된 혹한의 상황에서 일어난 분투와 구조 그리고 이후의 회복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인간들의 대처와 선택이 이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묘사된 인간의 나약함과, 동시에 느끼게 되는 강인함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우리가 가진 감정이 분노와 대척점에 슬픔이, 나약함의 대척점에는 강인함이 있는 점을 대조적으로 드러나게 함으로써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소설은 사고 순간 죽은 '나'가 육신을 이탈해 사고 현장과 이후의 모든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나'는 열여섯 살 고등학생 핀이다.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가족 스키 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 가족과 나의 절친 모린, 엄마의 절친 캐런 이모 부부와 그 딸까지 열 명이 캠핑카를 타고 함께한다. 즐거웠던 기분도 잠시, 산속에 들어설수록 눈보라는 강해지고, 눈 깜짝할 사이 세상은 어둡게 변한다. 조심히 움직이던 캠핑카 앞에 사슴이 나타나고, 불행히도 캠핑카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산자락으로 추락한다. 이때 나(핀)는 즉사한다. 나는 육체를 벗어난 영혼이 되어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자세히 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나의 죽음에 가족들 모두 충격을 받지만 어두워지는 저녁, 즉시 조난 요청을 하러 이동해야 할지 그대로 하룻밤을 버틴 뒤 밝아지면 행동할 것인지 벌써부터 의견 충돌이 시작된다.

언니네 커플은 이대로 있을 수 없다며 먼저 눈길을 나선다. 아빠는 심한 부상으로 기절 상태이고, 엄마 역시 구조대를 찾으러 길을 나선다. 엄마가 캠핑카를 떠나기 전 내 시체에서 옷을 벗겨 내 절친 모린에게 줄지, 엄마 친구 딸인 내털리에게 줄지 잠시 고민하지만 모린에게 주고, 그때 캐런 이모의 얼굴에는 친구에 대한 심한 배신감이 서린다.

 

 

엄마가 떠나자 캠핑카에는 기절한 아빠 옆에 내 친구 모린, 내 동생이 있고, 캠핑카 뒤쪽에 캐런 이모네 가족이 모여 있다. 그때부터 이 캠핑카 안에는 이전에 없던 경계와 미묘한 긴장감이 생긴다. 지금까지 우리를 삼촌처럼 챙기고 우리 엄마 아빠와도 좋은 우정을 유지해 왔던 이모와 그 남편 밥이 자꾸 아빠의 노스페이스 모자 그리고 내 동생의 장갑을 쳐다본다. 이때 물을 마시고 싶다며 동생이 큰 몸을 움직여 이모를 밀친다. 그러자 이모가 한마디 한다. "이러다 쟤 때문에 우리가 죽겠어." 정신연령이 3세인 내 동생은, 우리 가족 모두가 사랑과 애정으로 잘 돌보아 왔다. 누구를 해할 아이가 아니다. 이모의 그 한마디가 나의 피를 얼어붙게 한다. 그 이후 밥은 동생을 캠핑카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파르르 떨며 눈을 뜬 아빠는, 통증뿐 아니라 점점 선명해지는 시야로 들어오는 광경에 겁에 질려 한 번 더 신음을 내뱉는다.

아빠는 작은 소리로 내 이름을 중얼거리다가 나를 발견하고 끔찍한 비명을 내지른다. 아빠를 따라 같이 내 쪽을 돌아본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버린다. 나의 죽음은 생각했던 것만큼 순식간에 일어난 일도, 고통 없는 죽음도 아니었다. 반쯤 잘린 내 머리에 있는 눈과 입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벌려진 채 굳어 있고 괴기하게 아빠 쪽을 향해 있다. 내 몸에 그 많은 피가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엄청난 양의 피가 흘러 아빠 주변에 웅덩이를 만들고 있다."(p. 67)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드나들 수 없는 차 상태다. 힘 좋은 오즈도 한몫 하며 서로 돕는 가운데 서서히 아침이 밝아온다. 그리고 다시 누군가의 구원을 요청하기위해 떠난다. 앤과 카일이. 그 뒤로는 사고가 아닌 선택에 의한 살인 혹은 일 뻔한 후회의 감정으로 사람이 피폐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스로 놓을 뻔한 생명줄로 그 한순간의 선택이 역풍이 되어 앤을 괴롭힌다.. 또한 모두 구출되지만 막내 오즈는 장갑에 욕심낸 밥 삼촌에 의해 길을 잃고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만다.(아래 단락 고딕체는 소설 속 '나'의 생각과 말을 현실과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네 엄마가 떠난 지 한참이 지났잖아. 가다가 길을 잃었을까 봐 말이야."

오즈가 미간을 찌푸리고, 나의 맥박이 요동친다.

"누군가 너희 엄마를 찾으러 가야 할 것 같아." 밥 삼촌이 말한다.

오즈가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가고 싶은데, 발목을 너무 심하게 다쳐서."

나는 고개를 흔든다. 너무 믿어지지가 않아서 공포감마저 천천히 찾아 든다.

"내가 갈 수 있어." 오즈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는 듯이 신이 나서 말한다.

안 돼! 나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나는 밥 삼촌 앞에 코가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간다. 이러지 마세요.

"엄마를 찾을 수 있겠어?" 밥 삼촌은 마치 오즈의 생각에 감동이라도 한 듯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한다.

"빙고가 같이 가면 돼." 오즈가 말한다. "빙고는 누구든 찾을 수 있어. 핀이랑 숨바꼭질하면 언제나 빙고가 찾아냈어. 누나는 아주 잘 숨는데도."

"아주 좋은 생각이네!"

제발요. 나는 애원한다. 제발, 밥 삼촌,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다시 생각해 봐요.(p. 115)

 

 

텅 빈 집, 영웅이 된 밥 삼촌네 가족, 하지만 진실은 드러나는 법. 조난자들 한 명 한 명 회복을 위해 애쓰는 가운데 엮여있던 실타래가 풀리고 과거와의 관계가 스러지는 모습들이 보인다. 핀의 멋진 남자친구가 될 뻔한 누구 얘기, 모의 새로운 남자친구 얘기 등등. 상처 난 구멍들이 하나씩 메꿔지고 메꿔지며 결국 일어서는 모습들...

무사히 구조를 마치고 돌아온 남겨진 자들의 이후의 생활모습을 통해 각기 저마다의 말 못할 비밀과 상처의 아픔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이를 이겨나가는 모습들을 통해 물음을 던진다. 누가 잘못했다고 비난만은 할 수 없는 저마다 처한 상황을 통해 독자들에게 판단을 맡긴 듯하다. 하지만 적어도 뒷부분 저자의 말에서 느낀 것은 도덕적인 면에서 최선을 다했더라면 두 배의 상처는 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말로 독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것 같다.

 

 

생명은 누구나 하나뿐이다. 내 생명은 물론 타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하지만 소설 속 일어나는 일들처럼 만약 이런 일들이 몇날이고 지속이 된다면, 과연 우리들은 우선순위를 어떻게 매기고 일을 처리할까. 나 자신부터? 아니면 연약한 타인부터? 도덕과 양심에 배치되는 본성의 행동은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엄마가 보인, 핀의 옷을 벗겨 모린에게 준 것을 본 캐린이 느꼈던 감정, 밥 삼촌이 오즈에게 엄마를 찾아볼 것을 꾀하며 거래한 두 개의 초콜릿 바와 오즈의 장갑 사건, 아빠와 엄마가 느끼는 상실의 아픔과 극복의 과정들이 현실로 부딪치는 모습들에서 독자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생각과 판단, 판단에서 실행까지... 제목처럼 '한순간에'란 말이 의미를 가지고 독자에게 다가온다. 도덕성과 이율배반적인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 본성 앞에서 닥친 이런 일들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 내용들은 공감과 아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이유를 대며 이겨나가려 하는 모습들이 정말 아픔으로 다가온다. 특히 아빠가 오즈에 대해 말한 부분들에선 슬픔이 느껴지고, 비록 양심의 가책이고 부모의 입장에서는 생각해선 안될 일이었다고 해도 실제 생활에서 겪어온 아빠의 힘든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기도 한다.

이 소설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 판단, 생각, 실행 등의 거의 모든 것이 도덕과 비도덕, 양심과 비양심, 선과 악 사이의 어디쯤 위치하는지 묻고 있는 것 같다. 책을 다 읽어도 카타르시스 같은 개운함보다는 도덕이나 양심이라는 가면을 쓴 비도덕과 비양심의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에 무거운 중압감이 느껴지는 것은 본성일까, 내 이익을 취하려는 순간의 이성적 판단일까.

 

 

저자 : 수잰 레드펀(SUZANNE REDFEARN)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끊임없이 소설적 상상력을 작동시키는 이야기꾼이자 진정한 페이지 터너.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2013년 학대하는 남편에게서 자신과 두 아이를 구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허시 리틀 베이비』를 발표해 처음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2016년 남편 없이 TV 스타가 된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의 삶과 내면의 갈등을 들여다본 『평범하지 않은 삶』을 발표하며 가족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는 서사로 풀어내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두 가족의 조난과 그 이후 벌어지는 갈등을 생생한 캐릭터와 감각적 묘사로 그려 낸 『한순간에』를 발표해 평론으로부터 경이로운 소설을 썼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한순간에』는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1위에 한동안 머물렀고, 전 세계 13개 언어로 알려지게 되었다. 레드펀은 건축을 하듯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핵심을 파고들며 플롯을 만드는 작가다. 현재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러구나비치에 살면서 주거 및 상업 설계 전문 건축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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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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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대체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져 있는 나라다. 구 소련 때문이다. 러시아 혁명(1917) 후 제정 러시아는 붕괴되고,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이란 이름으로 국호를 바꿨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체제 국가의 원조이다. 우리와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조선과 구한말 대한제국은 주로 중국(명, 청)과 교류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리나라에 미치는 정지, 외교적 영향력이 약했다. 그러나 우리가 일제에 의해 강제 병합되기까지는 외교와 정치적 이유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 이후 우리는 세계의 냉전시대에 따라 분단시대에 접어들었고, 북한에 군사적, 외교적 원조를 해주고 북한을 공산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론 제 2차 세게대전의 승전국으로서의 자격이었다. 지금의 러시아는 1991년 12월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The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 약칭 USSR, 소련蘇聯)이 해체되면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CIS)을 구성한 공화국의 하나로 그 주축이 되는 국가이다. 면적은 약 1710만㎢로 구소련의 약 4분의 3에 해당되고, 인구는 약 1억 4242만 명(2015년 현재)이다. 며, 수도는 모스크바이다.

 

 

러시아연방공화국 이전의 구소련은 1917년 10월 볼셰비키혁명에 의하여 탄생된 사회주의 국가로서 정식명칭은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이었다. 유럽과 아시아 북부지역에 걸쳐 있었으며, 면적은 세계 제1위로서 2240만 2200㎢이었고, 인구는 세계 제3위로 2억 8450만 명(1988년 1월 기준)이었다. 구 소련은 1985년 3월 고르바초프 등장 이후 이른바 개혁(페레스토로이카)과 개방(글라스노스트)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권력구조, 경제관리, 대외정책 등에서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 이와 같은 목표를 내건 고르바초프의 6년에 걸친 개혁은 무질서, 범죄의 증가, 지식인 이탈, 생산격감, 민족분리주의 요구 증가 등을 가져왔으며, 이로 인하여 일어난 8월 쿠데타는 1991년 12월 25일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을 공식적으로 해체시키고 옐친이 이끄는 러시아연방공화국을 출범시켰다.

한편, 18세기 초부터 1917년 러시아 혁명까지의 러시아를 ‘제정러시아’라고도 한다. 정식으로는 1721년에 표트르1세가 ‘황제’, 즉 임페라토르(imperator)라는 칭호를 사용한 시기부터 1917년 2월 혁명으로 니콜라이 2세가 퇴위하기까지를 말한다.

 

 

우리와 국교 정상화(1990년) 이후 교류가 다시 이어졌지만 구 소련은 우리에게 매우 어두운 그림자만 남겼다. 분단, 전쟁, 공산화 등 북한, 중공(지금의 중국)과 함께 '갈 수 없는 나라'였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이 좋을 리 없다. 전쟁 이후 태어난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반공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공산 체제의 소련, 중공, 북한에 대한 비판 교육을 많이 받아왔다. 구 소련 붕괴로 탈냉전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분단의 이유가 이념의 피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해 좋은 인식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을 터다. 그래도 국교 정상회 이후에는 정식으로 비자나 여권 발급이 쉽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지의 땅에 대한 설렘 때문이다. 또 러시아는 예술적으로도 대문호와 위대한 음악가, 화가, 무용가 등을 배출한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서양 어느 나라에 비해도 뒤지진 않아 거기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은 많다. 또 샹페테르부르크 같은 멋진 도시도 있고, 일주일간을 달려야 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등은 우리의 낭만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나 다큐 영상물을 통해 어느 정도 모습이 드러난 러시아는 이렇게 우리 앞에 어렵게 다가선 나라다.

 

 

이 책은 소설가 백민석의 여행 산문집이다. 저자 백민석은 홀로 러시아의 도시들을 가로지른 3개월의 시간을 80여 편의 짧은 단상과 120여 장의 사진으로 기록했다. 사진을 훨씬 많이 찍었지만 이 책에 실린 사진의 숫자를 말한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진작가임에 틀림없다. 사진의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내는 데 익숙한 듯 보인다. 사진 구도가 독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새로움을 강조하면 아낌없이 클로즈업 시키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그를 소설가 겸 사진작가라고 하는 것 같다. 사실 저자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러시아의 시민들〉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때문에 이 책이 탄생했을 것이다. 그 타지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자유롭고 솔직하게 문자와 이미지로 남겼다. 일반인들이 보고 느꼈을 감각과 소설가 겸 사진작가로서 느낀 감정과 감각은 다소 다를 터,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게, 음산한 것은 으스스한 감정으로 들여다보기만 하면 된다. 혹시 감정이 떨어질까 저자는 간단한 설명도 잊지 않으니 책 한 권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내 인생의 책'이 될 수도 있으리라 예상해본다.

 

 

블라디보스토크가 지리적으로 일본의 도쿄와 중국의 북경보다도 가까이에 있음에도 서양 문화에 속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정치적, 역사적으로 교류가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러시아는 멀게만 느껴진다. 이 책 『러시아의 시민들』의 저자 역시 "러시아는 냉전 시절의 이미지로 남아 있으며, 그나마 할리우드 영화에서 그리는 이미지로 러시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산문을 통해 만난 러시아의 다양한 풍경과 분위기, 도시와 사람들 틈에서 KGB, 혁명, 레닌 등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 잡았던 〈과거의 남루한 편견들〉이 많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직접 가보지 않으면, 영영 그 실체를 알지 못하고 지나가 버릴 수도 있는 나라'라고 말하는 저자는 어느 도시엘 가나 웃기를 잘하고,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주변을 엄청 예쁘게 꾸며놓고 사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 꾸밈 없고 담백한 여행기를 읽다 보면 그와 함께 러시아의 곳곳을 다니며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 도시와 자연과 마을을 같이 본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열차와 버스와 도보로 러시아를 경험한 그의 소박한 여행 수단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약간의 무덤덤한 시선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추운 나라에서 찍은 그의 애정이 담긴 흐뭇하고 따뜻한 사진들을 보면, 다음 여행지로 러시아를 추가하게 될 것 같다.

 

 

이날 또 하나 깨달은 것이 있었다. 니즈니의 크렘린을 둘러보다가 산책을 나온 부녀와 마주쳤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고는 나는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췄다. 인물에 위엄을 더하고 싶을 때 나는 종종 아래쪽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내가 자세를 낮추자 아이의 아빠도 무릎을 굽혔다. 나는 무릎을 더 굽혔고 그러자 그도 더 자세를 낮췄다.

그러다 결국 나는 한쪽 무릎을 땅바닥에 대고 꿇었다. 그러자 아이 아빠도 사진처럼 무릎을 완전히 굽히고 쭈그리고 앉은 자세가 되었다. 그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도 당혹스러웠지만 더 낮출 자리가 없으므로 그제야 셔터를 눌렀다. 사진은 그렇게 두 당혹스러움 사이에서 찍힌 것이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미소를 표정에서 지우지 않았다. 이 일로 나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릎 꿇는 행동이 러시아인의 습속에는 어딘가 온당치 않은 일일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를테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무릎을 꿇는 건 그저 사진을 찍기 위한 것일지라도 온당치 않은 것이다. 앞서 「부모의 표정을 행복하게 바꾸는 방법」의 도망가는 아이의 아빠도, 무릎을 꿇은 나를 따라 자세를 낮추다가 쭈그리고 앉게 된 것이었다. 내가 자세를 낮출 때마다 표정이 굳던 러시아인들이 기억났다. 이날 이후로 나는 러시아인들의 사진을 찍을 때는 꼿꼿이 선 자세로 눈높이를 수평으로 맞추고 찍었다.

-p.180, 「눈높이는 평등하게」 중에서

 

 

횡단의 뜻은 '대륙이나 대양 따위를 동서의 방향으로 가로 건넘'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끝에서 끝까지 6시간의 시차가 있다. 그 때문에 나는 모스크바에서 첫 기차를 탄 다음 중간 기착지에 내릴 때마다 손목시계의 시간을 새로 맞춰야 했다.

이처럼 횡단은 자신이 가로 건너는 시공과 물리적으로 접촉을 하는 일이다. 그곳에 직접 가보는 일이며, 시간과 공간이라는 현실의 제약을 순차적으로 가로질러, 그곳의 실재와 구체적으로 만나는 일이다. 그런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만남 속에서 여행자는 실존에 대한 현실 감각을 되찾고 세계에 육체성을,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 '횡단'은 그러므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특정 지역과 그 지역에 이르는 경로를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체계화하려는 의지에서 나온 행위, 실증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러시아 여행도 그랬다. 직접 횡단해 보지 않았다면, 내가 러시아에 대해 가졌던 많은 허황된 편견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실증은 편견을 깨는 데 필수적인 행위다.

어떤 여행지든 여행자에게 그곳은, 여행자가 다닌 만큼 새롭게 다시 생성된다. 나는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기도 했지만, 도시에 내려서는 걷고 또 걷는 식으로 도시들 또한 횡단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다른 누군가가 보여 주고 들려준 러시아가 아니라, 나만의 또 다른 새로운 러시아를 만들어 갖고 싶었다.

- p.291, 「횡단과 실증」 중에서

 

 

지금도 가끔 듣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전람회의 그림'으로 유명한 무소르그스키의 흔적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또 백야의 러시아 음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러시아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 애절하고 우수에 찬 목소리의 가수가 곳곳에 살고 있으리란 환상도 떠올린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등 문호들과 영화 속의 '닥터 지바고'의 설원 등 독자의 로망을 한껏 내뿜는 러시아에 대한 갈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 소중한 책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열차 안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고 싶고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읊조리고 싶다. 동토의 왕국으로만 각인된 러시아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영혼이 깃든 땅이기도 하다.

 

저자 : 백민석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순을 파헤치고 분노의 감수성을 일깨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온 소설가. 1995년 『문학과사회』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며 소설가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해피 아포칼립스!』 『버스킹』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가 있다. 2017년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그의 작품에는 대부분 소년이 등장한다. 어른인 등장인물 역시 심리적으로는 소년인 상태의 어른들로 보인다. 현실의 인물을 기준으로 볼 때 기괴한 인물을 등장시킨다고 평가받는 그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반사회적’ 경험으로 인해 날렵하면서도 냉소적인 문체를 구사한다. 이러한 문체는 힘 또는 권력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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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말 - 아픈 몸과 말의 기록
홍수영 지음 / 허클베리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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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디스토니아’라는 근육병이 찾아온 뒤 이 책 『몸과 말』의 저자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사전에 따르면 디스토니아(dystonia)란 근육 긴장 이상 증세를 보이는 병으로서 몸의 한쪽 또는 그 이상에서 발생하는 불수의적이고 지속적인 근육 수축이 특징이다. 빈번하게 꼬이며 반복적인 운동 또는 비정상적인 자세를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근육 긴장 이상을 가진 환자들은 영향을 받은 신체 부위에서 팽팽함, 경련, 비틀림 같은 비정상적인 자세를 가진다. 영향을 받은 몸의 부위에 장애 또는 기능의 손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근육 긴장 이상의 운동 범위는 무정위 운동에서부터 빠르고, 순간적인 근간대성 경련까지 다양하며, 때로는 율동적이고 떨림을 동반한다. 근육 긴장 이상 운동은 동작에 의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목의 운동 이상은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로, 머리의 비틀림 또는 경련, 머리 떨림, 경부 통증 등이 포함된다.[네이버 지식백과]

 

 

책에 따르면 제어할 수 없는 근육의 경련과 발성 장애는 말하는 일을 힘겹게 만들었다. 말하는 일이 어려워지면서 관계의 불균형과 소통의 단절이 시작됐다. 사람들은 저자의 ‘느린 말’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 책은 ‘말하는 일’이 어려워진 저자가 장애에 대한 사회의 고정관념 속에서 ‘침묵’하며 조용히 빚어낸 고통의 기록이다. 저자 자신의 몸에 대한 정직한 증언과 보이지 않는 병증을 가진 몸을 향해 파고드는 의심, 경증과 중증을 나누며 끊임없이 아픈 몸을 위축시키는 사례들, 말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받았던 크고 작은 차별들이 기록되어 있다. 상상만 해도 엄청난 고통이 수반됐을 것 같고, 타인과의 소통이 어려워지면 결국 침묵 속에서 살아야 할 터 그 고통의 시간이 일반인이 당하는 고통의 수십, 수백 배에 이를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이 희귀병인 데다 병의 원인도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듯하다. 특효약이 없다는 뜻이다. 통증이 찾아오면 진통제나 주사 등 일시적 고통 완화 외에 방법이 없다면 치료 희망도 갖지 못한 채 하루하루 침묵과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한다.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저자의 기도문을 보면 고통과 치유의 희망이 엇갈리며 독자의 눈시울마저 붉게 물들인다.

 

 

저기 지하철 노약자석에 멀쩡해 보이는 20대 여자가 앉아 있다. 고개를 한쪽에 기댄 채, 해사한 얼굴을 하고... 이 책의 저자 바디에세이스트 홍수영이다. 14살 가을, 저자에게 근육병이 찾아왔다. 의지대로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졌다. 목이 자꾸 곱아져 앞을 응시하는 일조차 어려웠다. 저자의 몸은 하루에도 수십 번 상태가 달라진다. 어떤 시간에 저자의 병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제법 다부지고 씩씩하게 보인다. 그러다가도 곧 몸의 리듬이 사라진다. 근육병은 근육의 불수의적 경련과 기억력 저하 그리고 발성 장애를 가져왔다. 생각을 뚜렷하게 말로 정리해서 다른 사람과 대화 나누는 일을 어렵게 만들었다. 저자에게 대화는 높이뛰기보다 어렵다. 저자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보이지 않는 병증을 가진 몸을 향해 파고드는 판단과 의심, 경증과 중증을 나누며 끊임없이 아픈 몸을 위축시키는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 말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받았던 크고 작은 차별들 속에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랜 침묵의 시간 동안 저자가 가장 많이 한 일은 역설적이게도 말하기였다. 이는 목의 떨림과 안면 근육을 사용해서 ‘몸으로’ 하는 말하기와는 다르다. 저자는 ‘기도'로 말을 한다. 서로가 애써 무관해지려는 세상에서, 너의 기도가 나의 기도가 되지 않는 이곳에서 저자는 하나님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그녀에게 기도는 무언가를 구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 대화하는 일이다. 저자는 하나님과 자신의 아픈 몸을 두고 이야기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겪는’ 방식으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상에는 이름 붙여졌거나 이름 붙여지지 않은 수많은 질병이 존재한다는 것과 사회의 지배적 이미지와 장애의 상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성찰의 노력이 없는 한 아픈 몸을 향한 섣부른 판단과 언어적 폭력은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아픈 몸들이 우리의 도처에서 억압을 견디며 연대의 마음들을 기다리고 있음을 글로써 외친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떤 아픔들 앞에서도 익명이 되지 말 것을 촉구하는 호소의 책이자, 가장 내밀한 고통은 결국 우리 모두의 고통임을 깨닫게 해주는 성찰의 책이다.

 

 

몸통이 앞으로 수그러지고 복부에 심한 통증이 온다. 똑바로 섰을 때 무게 중심이 발 안쪽과 발가락에만 실린다. 그러나 걷고 난 뒤는 다르다. 발바닥 전면이 고르게 땅을 딛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목과 어깨가 가벼워진다.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 이상을 걷고부터 균형감각이 확연히 좋아졌다. 비록 앞서 말한 조용한 소란과 일체 무관한 일상을 누리는 건 아니지만 컨디션을 그나마 좋게 하게 위한 방법이랄까. 건강한 한나절을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링거액 같은 역할. 많이 걸은 날은 작은 동작에도 역동성이 생긴다. 나는 환자마다 치료에 있어 다른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p. 46)

 

얼굴 하나, 표정 하나를 갖고 싶어서 헤맸던 시간들. 경련이 웃음으로 변하고, 그 어떤 웃음도 내 것이 아니었던 시간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떠나갔다. 나를 스치듯이 보고 스치듯이 사랑하려 했던 사람들. 그런 내게도 정말 뛸 듯이 기쁜 순간이 찾아오는데, 누군가가 헤어짐의 인사 뒤에 어색한 악수 대신 이 말을 건네줄 때다. “수영 씨, 우리 내일 만날래요?”, “다음 주에 또 볼까요?”(p.126)

 

 

질병이 나를 찾아온 뒤로 작디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체감하는 삶을 살아왔다. 한순간이 얼마나 낭비될 수 없이 무거운지, 내가 건네는 한마디가 다른 이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깨닫는 삶의 연속이었다는 거다.(p.182)

 

나는 이번 책을 통해서 세상에는 이름 붙여졌거나 이름 붙여지지 않은 수많은 질병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어낸 장애의 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섣부른 오해에서 비롯된 언어적 폭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p.322)

 

저자 : 홍수영

 

바디 에세이스트. 기다리고, 듣고, 느리게 대답하는 사람. 약을 복용하면 근육의 수축과 떨림이 경감되는 ‘경증’의 근육병 환자로 살고 있다. 근육을 쥐어짜는 통증과 휴지기가 반복적으로 오기 때문에 몸 상태가 급작스럽게 바뀌며,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몸과 만난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날은 ‘사랑해요’와 ‘감사해요’라는 두 마디 안에서 소통을 완성한다. 그 두 마디는 건네지 못한 모든 말들이 담긴 귀중한 그릇이다. 보이지 않는 통증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병증을 가진 환자들이 겪는 사회적 차별과 오해와 편견을 글로 풀어내고 물음을 던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랑을 주장하는 곳에 있는 배제, 다양성을 외치는 곳에 있는 선긋기를 마주하는 순간들을 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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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나를 생각해 - 날마다 자존감이 올라가는 마음 챙김 다이어리북
레슬리 마샹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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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누군가 "당신은 행복합니까?"란 질문을 던져온다면 행복하다고 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자신 있게 행복하다는 응답을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돈이 많은 부자도, 돈이 없어 먹고 사느라고 자신을 돌볼 틈 없이 사는 사람도... 이 책 『하루 10분 나를 생각해』는 우리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다이어리도 아니다. 그렇다고 에세이나 자기계발서 혹은 심리학 책에서 보여주는 위로의 글이 빽빽한 힐링 서적도 아니다. 굳이 서점식 분류에 의하면 '자기계발서'가 맞을 듯하다.

동화처럼 아름다운 문장과 나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들은 길 잃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마음이 부서진 나를 다독인다. 단순한 일기책이 아닌,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마법과 같은 ‘다이어리북’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의 많은 독자에게 찬사를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루 10분, 이 책과 함께 나를 사랑하고 기억하는 연습을 하면 무너진 자존감이 회복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그저 독자는 저자의 안내에 따라 속마음을 털어놓기만 하면 된다.

 

 

물론 자기 마음을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감정이 마음을 휘두르기 때문이다.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울분, 소슬바람처럼 밀려오는 그리움, 싱그럽게 다가서는 설렘, 그리고 불쑥 들어가 와락 안아버리고 싶은 사랑.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만의 생각이고 마음인데도 살그머니 들여다보다가 화가 나 씩씩거리기도 하고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그러니 이를 구체적인 글로 써 내려가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이렇게 자신과 대면하기 힘들어하는 이들을 저자는 다정한 목소리로 위로하며 내면의 길로 안내한다. 이 책은 도움이 될 메시지, 영감을 주는 인용문,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사랑을 끌어내는 운동 등을 소개하며 따스하게 손을 잡고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읽고 쓰는 동안 자기비하가 줄어들고 자존감이 올라가고 내면에 집중하게 된다.

 

 

이 책 『하루 10분 나를 생각해』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 구성돼 있다.

Spring 나에게 더 다가가기

Summer 나의 지지자가 되기

Autumn 나를 믿어주기

Winter 나를 아끼기

계절별로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채워가다 보면 자존감도 높아가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다음 한 문장이면 이 책 한 권을 충분히 읽은 셈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묵상하고, 기억하라."

 

 

저자와의 마음 챙김 여행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잘못한 것이 있다면 용서하고 서툰 것이 있다면 이해해 주고 외롭다면 자신을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게 해 준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마침내 받아들인다. 그러고 나면 이제는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며 망설이는 자신을 발견한다. 결정한 이후에도 자신을 의심한다. 저자는 자신을 믿고 선택할 수 있게 하며 다음에는 끝없는 신뢰로 스스로를 응원할 수 있게 이끈다. 나 자신이 나의 든든한 지지자가 된다면 세상의 어려움은 한발 물러서고 우리에게 고개를 숙일 것이다. 우리는 조용히 상상하며 자신의 마음을 이 다이어리에 털어놓고 저자의 손을 잡고 이끄는 대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기만 하면 된다.

 

 

요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 자신의 일상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좋은(?) 사진과 함께 자신을 뽐내는 이런저런 글을 올린다. 서로 경쟁하듯 나는 너희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어 안달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힘든 하루에 치여 이리저리 멍든 가슴을 부여안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은 상처받지 않았고, 정말 괜찮다며 오늘도 진짜 속내를 숨긴 채 부지런히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어떻게든 누군가의 공감이 그리워 하는 행동이지만 차가운 디지털 공간은 못내 허무하고 쓸쓸하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외부로 향한 시선을 돌려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자신을 가장 사랑했던 순간을 떠올려보라고 다독인다. 그리고 그 순간을 풀어낼 수 있는 여백을 준비한다. 글을 잘 못 쓴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점 하나만으로도 마음을 온전히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글자, 한 단어, 한 문장에 담을 진실한 마음만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은 우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실용서로 보면 된다. 또 마음을 건드려 사랑과 기쁨을 가져다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들은 자기애의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고,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낯선 곳으로 여행하는 상상도 해 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좋아했던 노랫말을 떠올리기도 하며, 짧은 시간이지만 조금 더 나를 알아가고 기억하는 시간을 갖게 유도한다. 중간중간 아름다운 문장과 나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들을 통해 상처받거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다독여준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그리고 기억하는 연습을 하게 만들어준다. 삶의 변화는 오늘을 기록하고 자신을 기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누구든 저자가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고 주어진 여백을 솔직하게 채우다 보면 자신의 신념과 행동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새해 새 출발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한 권쯤 갖고 안내대로 따라하면 좋은 길 안내를 받을 터다. 독자는 확신한다. 자신을 소중하고 매우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만들고 어떤 것이든 원한다면 이뤄질 것이라고...

 

 

저자 : 레슬리 마샹(Leslie Marchand)

 

임상사회복지사로서 25년간 활동한 전문가이며 TEDx의 연사이자 SoyoCo Wellness 설립자이다.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와 www.soyoco.org의 온라인 강좌를 통해 개인의 건강, 전문적인 자기관리, 자신을 새롭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방법에 대해 글을 쓰고 가르친다. 그 밖에도 요가 강사와 공인 생활코치로 건강, 긍정의 심리학, 자기계발, 기업가정신에 관한 최신 연구, 책, 기사 등을 읽으며 ‘자유’ 시간을 보낸다. 지은 책으로 『하루 5분 행복 일기(The 5-Minute Happiness Journal)』가 있다.남편과 함께 텍사스에 있는 유기농 목초지에서 아이 넷, 7마리의 개, 수십 마리의 돼지, 수백 마리의 칠면조, 수천 마리의 닭 그리고 땅에서 자라는 생산물과 더불어 살고 있다.

 

역자 : 김지혜

 

근사하고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내 마음이 향하는 곳, 내가 하고 싶은 일, 내 삶의 목적에 집중하며 자기에게 서툰 어른보다 자기 삶에 충실한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누구의 인정도 아닌, 내가 나로서 바로 설 때 비로소 빛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저서로는 〈꿈꾸는 십대가 세상을 바꾼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및 번역서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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