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타케 후미오 지음, 김동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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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 뒷부분에 있는 「문헌 해제」(p. 262)에는 '행동경제학'에 관한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이 해제에는 "행동경제학이란 학문 분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미 훌륭한 교과서도 많이 출판되었다. 대니얼 카너만이 저술한 책 『Thinking, Fast and Slow』는 행동경제학이 어떤 것인지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체계 있는 교과서로는 『행동경제학 입문』이 초보자용으로 이해하기 쉽게 써졌다. 조금 더 레벨이 높은 교과서로서 전통 갱제학과 행동 경제학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있는 것이 『행동 경제학 신판』이다. 행동경제학은 매우 실천적인 학문이다. 본서에서 소개한 넛지를 이용해 우리들의 행동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갈 수가 있다. 넛지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는 『실천 행동경제학』(리처드 세일, 카스 선스타인)이 소개되어 있다. 행동경제학의 실천을 염두에 두면서 그림을 이용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 책이 『오는부터 사용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이다. 『세계의 행동 인사이트-공공 넛지가 이끄는 정책 실천』에는 세계의 넛지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행동경제학은 그리 오래된 이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근간에는 '넛지'가 있음도 밝히고 있다. 물론 일본의 예를 소개한 것이다.

 


 

'넛지'의 사전적 의미는 '(옆구리를)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이다. 넛지는 선택 설계자(choice architect)가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훼손하지 않고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 나라에 지난 2009년 처음 번역 소개된 책 『넛지』의 전반부가 인간이 선택 오류를 범하는 존재들이란 것을 수많은 예시로 설명하고 있다면, 책의 후반부는 주로 미국적 상황에서 넛지의 활용 예를 가져와 구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전반부는 경제학에서 '인간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무수한 판단착오 가능성을 지닌 인간과 경제학의 합리성은 아무래도 매치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후반부는 미국적 상황에서 넛지의 활용 예시들을 설명하고 있다. 넛지라는 개념을 참고하면 사람들은 경제적 선택 행위에서 보다 똑똑함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넛지라는 중심적 개념은 영양가가 높고, 인간의 불완전성을 무수한 예로 확인한 점은 앞으로 독자들이 행복한 경제활동을 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하다.

 


 

이 책 역시 한 챕터를 할애해 넛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을 이용하여 넛지를 만드는 방법, 넛지가 일·건강·공공정책에서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소개한다. 행동을 개선하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넛지 설계 가이드를 통해, 행동경제학의 기초이론과 응용 능력을 체득하게 될 것으로 저자는 확신하고 있다. 흥미롭고도 실용적인 다양한 사례는, 행동경제학 분야를 처음 접하거나 관심을 가지려 하는 일반 독자에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한 행동경제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전문 독자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고 예상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적 수단을 이용하여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금전적 인센티브 없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넛지이다. 물론 정책적으로도 이러한 변화를 유도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는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곤란하다면 이러한 정책적 유도는 넛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넛지는 명령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페테리아에서 과일을 눈높이까지 쌓아두고 과일 섭취를 촉진하는 것은 넛지에 해당하지만, 건강을 촉진하기 위해 카페테리아에 정크푸드를 진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넛지가 아니다."(p. 65)

 


 

독자는 행동경제학이나 넛지 같은 최근 경제 이론에는 문외한이다. 학교 때도 교과서와 교양 서적을 통해 경제이론을 조금 배웠을 뿐 지금까지 경제학 분야에 대해 배우거나 공부한 적이 없다. 그러다 한참 열풍이 불기 시작한 책 '넛지'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 차원에서 한 번 읽은 경험이 있다. 서점가 열풍이라고 매스콤에서 많이 보도돼 관심이 가 한 번 읽어본 바 있다. 그러나 워낙 경제 분야엔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는 편이라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꽃힌 다른 책과 마찬가지 신세였다. 이 책 『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을 읽는데 '넛지'가 많이 열거돼 다시 한 번 들춰본 정도이다. 이 책은 경제학의 한 분야인 행동경제학을 다룬다. 아직 경제학이 낯선 독자에게는 익숙지 않지만 전통경제학과 함께 행동경제학이 많이 발전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선 어느 정도 출판돼 있는지 아직 모르지만 일본은 상당히 많은 수의 행동경제학 이론이나 텍스트, 참고서 등이 나와 있는 것을 이 책 해제를 통해 알게 됐다.

 


 

책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통경제학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인간상을 전제로 하여 경제학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계산 능력이 높고 정보를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합리적 경제인이라는 전통경제학의 모델상은 개별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유효한 설정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합리적 추론에 의한 ‘설명가능한 경제’와 ‘현실 경제’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1980년대 이후 발전해온 행동경제학은 합리적 인간관에 의문을 제기하며, 현실적 인간의 의사결정을 전제로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은 때때로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을 분석의 대상으로 한다. 행동경제학이 전통경제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 경제의 다양하고도 복잡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 사고방식을 명쾌하게 해설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제 6장 「일하는 방식을 제대로 바꾸기 위한 넛지」 중 〈'시지푸스의 바위' 실험〉 부분이다.

"하나의 바이오니클은 40가지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조립하는 데 약 10분 걸린다. 그들은 조립된 바이오니클 개수에 따라 임금을 받았다. 처음 1개를 완성하면 2달러, 다음 1개는 1.89달러 식으로 완성되는 개수가 늘어남에 따라 0.11달러씩 임금이 줄어든다. 다만 20개 이상을 조립하면 그 이후에는 1개당 0.02달러를 일정하게 받는다. 만일 당신이 실험 참가자라면 바이오니클을 몇 개나 만들 것인가. 10분에 2달러를 받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10분에 0.02달러라면 아마도 만들지 않을 것이다. 어디쯤에서 만들기를 멈출 것이 분명하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2개 그룹으로 나뉘었다."(p. 164) 실험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또, 제 8장 「공공정책에 대한 응용」에서 〈O형 인간은 왜 헌혈을 하는가〉도 흥미롭다. 쉽게 이해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부분이다. O형이 다른 혈액형보다 헌헐을 많이 하는 이유는 O형 혈액이 다른 혈액형의 혈액보다 항상 부족하거나 다른 혈액형보다 건강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각 지역별 혈액의 재고율 및 계절 변동, 건강 상태를 컨트롤하여 분석해보아도 O형이 헌혈하는 비율은 여전히 높았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혈액형을 모르는 긴급사태나 특정 혈액형의 혈액이 부족한 상황이 아닌 한, O형 혈액이 다른 혈액형을 가진 사람에게 수혈되는 일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O형이 헌혈하는 이유가 자신의 피가 다른 사람에게 널리 수혈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는 경우의 사회 공헌 효과가 클수록 사회 공헌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p. 253)

 


 

이 책은 행동경제학이 전통경제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 경제의 다양하고고 복잡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 사고방식을 명쾌하게 해설한다. 흥미롭고도 실용적인 다양한 사례는 , 행동경제학 분야를 처음 접하거나 관심을 가지려 하는 일반 독자에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종래의 전통적 경제학에서는 뛰어난 계산 능력과 최대한의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하는 행동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합리적 인간을 상정해왔다. 행동경제학은 이와 같은 전통경제학의 인간상을 다음 몇 가지 관점에서 좀 더 현실적인 인간상으로 바꾸고 있다. "당신은 일기예보에서 강수 확률이 몇 %일 때 우산을 들고 외출하십니까?" 전통경제학에서 상정하는 합리적 인간은 제반 위험 상황 발생 확률과 각 상황에서의 만족도로 측정한 이득을 곱해서 더한 수학적 기대치를 기초로 하여 이를 최대로 하는 의사 결정을 한다. 이것이 전통경제학에서 말하는 위험 상황에서의 의사 결정이다. 그러나 현실의 인간은 이렇게 복잡한 상황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확히 계산하고 있을 턱이 없다. 행동경제학자들은 현실의 인간이 위험 상황에서 의사 결정을 할 때 사용하는 사고의 틀이 전통경제학에서 사용하는 것과 다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차이점과 주장하는 초점이 분명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 : 오타케 후미오

 

1961년 교토 출생. 1983년 교토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1985년 오사카대학 대학원 경제학연구과 박사 전기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오사카대학 박사(경제학). 오사카대학 사회경제연구소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오사카대학 대학원 경제학연구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은 행동경제학, 노동경제학이다. 저서로는, 『일본의 불평등』(2005년 닛케이 경제도서문화상, 2005년 산토리 학예상, 2005년 이코노미스트상을 수상), 그 외에 『경제학적 사고의 센스』, 『경쟁과 공평』, 『경쟁사회 걷는 방법』, 『경제학 센스를 연마』, 『의료 현장의 행동경제학』(히라이 게이와 공저) 등이 있다. 2006년 일본경제학회 이시카와상, 2008년 일본학사원상을 수상하였다.

 

역자 : 김동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도쿄대학 대학원 경제학 석사, 박사(이론경제, 금융론 전공). 금융발전심의회(금융위원회) 위원,

제재심의위원회(금융감독원) 위원, 약관심사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위원,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20년 현재 금융연구원 부원장, 금융학회 부회장, 은행법학회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진단의 출자 ㆍ 부채구조와 사업재편에 관한 연구』, 『구조적 대불황기 일본경제의 진로』(공저), 『한국 금융시스템의 비교제도 분석: 은행 VS 시장』,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 동향과 과제: 바람직한 금융규제 체계의 모색』, 『산업-금융자본 결합 규제에 관한 연구』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애덤 스미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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