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인의 어깨에서 사회와 힘을 묻다 ㅣ 거인의 어깨에서 묻다 철학 3부작
벤진 리드 지음, 진승혁 기획 / 자이언톡 / 2025년 8월
평점 :

<북카페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거인의 어깨에서 사회와 힘을 묻다』는 출판사 〈자이언톡〉 철학 3부작 중 하나로 「사회와 힘」의 문제를 다룬다. 1부 『거인의 어깨에서 존재와 참을 묻다』, 2부 『거인의 어깨에서 인간과 삶을 묻다』에 이은 3부에 해당된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의식과 삶 자체가 사회로부터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 또한 인간은 사회적 참여와 실천을 통해 자신의 삶을 실현한다. 〈자이언톡〉은 인류 지성의 위대한 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대중과 공유하는 동시에, 미래의 디지털 휴먼 메타버스를 위한 핵심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기획했다. 〈자이언톡〉에 따르면 철학, 실천, 문학과 예술, 학문, 역사 분야에 걸친 방대한 시리즈를 기획했고, 그 대장정의 서막을 여는 것이 바로 이 '철학 3부작'이다.
기획자 겸 발행인 진승혁은 「거인의 어깨 너머, 디지털 불멸의 지혜를 향하여」란 제목의 〈간행사〉를 통해 왜 철학 분야에서 시작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존재와 참, 사회와 힘, 인간과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야말로 인류 사유의 뿌리이자 줄기이며, 우리가 마주한 현재와 미래의 복잡한 문제들을 헤쳐 나갈 지혜의 원천이라고 믿기 때문"이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동서고금의 철학자, 종교가, 과학자 등 179명의 사상가들을 엄선하여, 그들의 핵심적인 사유와 생애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현대적인 의미를 조명한다. 특히 이번 기획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기획팀, 그리고 쳇지피티, 제미니, 딥시크 등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들이 하나의 팀처럼 협업했다는 점이 독창적이다. 발행인 진승혁은 "인공지능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초기 논점 정리에서 놀라운 효율성을 보여주었다"며 "하지만 인공지능이 쏟아내는 정보의 파편들을 꿰어 의미 있는 맥락을 만들고, 사상의 깊이를 탐색하며, 비판적 시각으로 오류를 걸러내고, 최종적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재구성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 전문가들의 몫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이 책 『거인의 어깨에서 사회와 힘을 묻다』는 인류가 사회를 구성하고 질서가 탄생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21세기 흔들리는 민주주의적 가치 속에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현재까지 역사적 흐름과 사유의 성격을 고려하여 모두 15장의 '생각덩어리'로 구성되었다. 각 장은 일정한 역사적 흐름을 따라 구성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인류의 사유 속에서 주로 ‘사회와 힘’에 관련한 ‘본질적 질문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상세하게 정리하면 쉬워진다는 것을 이번에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고 저자 '벤진리드'는 「해체와 충돌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인의 어깨’」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밝힌다. 철학적 사유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체로 해당 철학적 사유를 쉽게 설명한다고 피상적으로 표면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 책을 준비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철학을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게 사유하는 방식은 가능하다. 이 책은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집필했다.
〈서문〉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혼돈의 시대, 경계가 무너지고 질서가 흔들리는 세상에 서 있다. 전쟁의 그림자가 세계 곳곳을 덮치고 있고, 글로벌 무역전쟁은 세계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여겨졌던 나라들에서 정치적 양극화와 극단적 포퓰리즘이 만연하고, 한국에서는 충격적인 계엄 선포와 내전에 가까운 정치적 대립을 겪으며 민주주의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국가 주권의 문제가 제기되고,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 기반 디지털 권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팬데믹과 기후 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기저를 흔들며 우리의 삶은 한층 더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 국가의 미래와 글로벌 공동체의 운명도 자욱한 안개 속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이 모든 혼란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혼돈 속에서 더 깊이 있는 시선을 갖추기 위해, 우리는 시대를 앞서 고민한 사상가, 즉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야 한다.

저자는 세상은 거대한 흐름으로 보고, 보이지 않는 힘들이 우리의 삶을 밀고 당긴다고 말한다. 권력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 소비하는 패턴, 사고의 틀마저 결정한다. 사회는 개인을 만든다. 우리가 어떤 시대와 환경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기회와 선택지는 달라진다. 문제는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수동적 존재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 흐름을 이해하고 스스로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우리는 종종 '정치'가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반대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정치적 선택은 우리의 삶을 가장 직접적으로 뒤흔든다. 어떤 세상이 정의로운가, 어떤 질서가 공정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 모든 질문들은 정치적 신념과 맞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신념의 형성과 유지와 변화이고 그 신념에 대한 이해와 선택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익숙한 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속한 사회적 환경과 미디어, 교육을 통해 사고방식을 구축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시대는 변하고, 권력의 형태는 달라지며, 기존의 상식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내 신념이 단단하면서도 유연하려면, 다양한 생각들을 접하고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동의하지 않는 의견이라도 한 번은 들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사회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게다고 현대는 진실하지 않는 시대이고 많은 주장들이 강한 어조로 충돌하는 시대이다. 너무나 투명하고 너무나 풍부하며 너무나 생생한 정보들이 흘러다니지만, 그럴 수록 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진짜 나에게 도움이 되고 해가 되는지를 알기 쉽지 않다. 시대를 관통해 권력과 사회를 고민한 인류 역사 속 거인들의 사유를 통해, 우리는 보다 넓고 깊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를 이해하고 변화의 원리를 읽어내는 힘을 기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다.

우리에겐 지금 단단한 신념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누가 뭐라 해도 흔들리지 않는 완고함이 아니라, 스스로 따져보고 책임지는 태도에서 비롯된 신념을 말한다. 이런 신념은 낯선 생각을 밀어내는 방패가 아니라, 그 생각을 이해하고 들을 수 있는 내면의 여유를 만들어준다고 저자는 믿는다. 그제야 우리는 나와 다른 입장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질문하고 반응하며 관용이라는 태도를 실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15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앞서 '생각덩어리'로 언급) 0장 〈사회의 탄생: 인간은 왜 어떻게 함께 살게 되었는가?〉, 1장 〈권좌: 권력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사라지는가?〉, 2장 〈권좌: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사라지는가?〉 3장 〈유토피아: 자유와 평등〉, 4장 〈국가와 사회: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변화하는가?〉, 5장 〈시장과 국가: 정보와 가격과 혁신〉, 6장 〈세계 : 어떻게 움직이는가?〉, 7장 〈이데올로기와 공론장: 대화는 가능한가?〉, 8장 〈지식과 미디어: 생각의 지배자들〉, 9장 〈통제와 배제 : 현대의 재생산〉, 10장 〈정의: 영원한 꿈〉, 11장 〈인정과 정체성: 누구이며,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12장 〈연결: 새로운 행위자와 힘의 등장〉, 13장 〈민주주의: 위기와 극복〉, 14장 〈민주주의 너머: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등이다.
독자가 나름대로 핵심어를 찾아본다. 좀 더 오래 기억에 남길 생각에서다. '사회' '권력' '자유' '평등' '시장' '국가' '세계' '공론' '지식' '미디어' '민주주의' 등이다. 사회는 인간 존재의 활동영역이며 사고와 행동이라는 씨줄, 날줄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삶의 인프라이다. 거인들의 사유와는 달리 나, 우리의 생각은 어떠한지를 되돌아보고 사유하는 것을 돕는게 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지 싶다. 특이하게 이 책의 첫 장은 '0'장이다. 「사회의 탄생」을 다룬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어떻게 함께 살게 되었을까? 0장의 전체 내용을 아우르는 저자의 주해(註解)가 달려 있다.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사회'는 법과 국가, 시장과 권력, 제도와 규범, 문화와 이데올로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기원은 훨씬 더 오래된 시간의 층위에 놓여 있다. 이 '기원'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사회철학적 어떤 사유도 허공 위의 설계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의 서장(序文) 형식으로 제'0'장을 만들어 인간 사회의 기원에 대한 최신 연구들을 탐색해 본다.

0장에서는 토마셀로(1950~ )의 '공유 의도성', 헨리(1968~ )의 '문화적 학습 기계', 보엠(1931~2021)의 '역지배계층', 하라리(1976~ )의 '허구'는 각각, 그리고 함께 '사회'에 대한 철학적 탐구의 출발점을 제공한다. 0장에 등장하는 인물 중 「허구는 어떻게 집단을 탄생시키는가?」라는 제목의 '하라리'를 만나본다. 하라리는 "우리는 성서의 창조 이야기, 호주 원주민의 꿈의 시간 신화, 현대 국가들의 민족주의 신화 같은 공통의 신화를 직조할 수 있다. 이러한 신화는 사피엔스에게 유연하고 대규모로 협력할 수 있는 전례 없는 능력을 부여했다."고 그의 저서 『사피엔스』(2011)에서 역설했다.
저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인류는 지구상의 다른 어떤 동물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유연한 규모로 협력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개미나 벌과 같은 사회적 곤충은 혈연관계와 본능에 기반한 경직된 협력을 보이며,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은 소규모 집단 내에서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넘어서기 어렵다. 무엇이 인간, 사피엔스로 하여금 수많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도시를 건설하고, 국가를 운영하며, 전 지구적인 교역망을 구축하게 만들었을까?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뇌는 그렇게 설계되어 있지 않다. 인지과학자 로빈 던바(1947~ )는 인간이 직접적으로 사회적 유대와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집단의 최대 크기를 약 150명이라고 추정했다. 이를 넘어서는 관계는 신뢰 기반보다는 기호, 규범, 제도와 같은 상징 체계를 필요로 한다. 바로 이 지점을 돌파하게 한 것이,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가 말하는 '허구'의 힘인 것이다."(p.35)
저자는 두 가지로 나눠 히라리의 '허구'에 대해 설명한다. ① 인지 혁명: 상상력의 도약과 허구의 탄생 ② 현실을 지배하는 것은 이야기다 "수많은 낯선 사람들이 협력할 수 있는 것은 공통된 허구를 믿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는 공통된 허구를 믿는, '상상력의 진화'라는 인지적 전환의 결과로 재구성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저자는 『사피엔스』에서 약 7만 년 전 발생한 '인지 혁명'은 호모 사피엔스를 동물적 존재에서 문화적·사회적 존재로 탈바꿈시킨 결정적 계기였다는 서술에 공감한다. 인간이 '허구'를 창조하고 그것을 집단적으로 믿고 행위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을 하라리와 저자는 강조한다. 법, 종교, 국가는 허구이며, 그러나 그 허구가 수백만 명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다. 하라리는 이를 '상상의 공동체'라고 정의한다. 그 외의 '법'과 '인권' 역시 허구라고 말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명제는 생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함께 믿는 순간, 그것은 헌법이 되고, 사법 시스템이 되고, 국제 인권 조약이 된다. 즉 현대 사회는 허구를 법적으로 구조화하고 제도화함으로써 그것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매커니즘 위에 서 있다. 또 하나의 가설 ②에 대 "두 사람이 같은 신을 믿고, 같은 국기를 존중하며, 같은 법률에 동의할 때, 그들은 하나의 집단이 된다"에도 공통된 의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히라리와 저자는 "사회란 더 이상 인간 군집이나 법·제도의 집합만은 아니다. 그것은 의미가 공유되고, 존재가 이야기되고, 질서가 서사화되는 상상적 공동체의 결과물이다. 즉 인간은 허구를 통해 정체성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자신이 속한 사회적 현실을 정의한다. 이는 도덕과 질서, 권력과 이념, 심지어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들조차도 정치적 상상력의 산물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라리는 현실을 물질적 기반이 아니라 이야기에 의해 재정의하고, 신념이 실재를 만든다는 전환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62명의 '위대한 인물'들에 대해 저자가 15개 카테고리를 만들어 위대한 인물의 저서와 사상을 바탕으로 분류했다. 이 책의 독창성과 탁월한 인식 능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저자 : 벤진 리드(Benjin Reed)
벤진 리드는 철학과 기술의 접점을 탐구하며, 인류의 사유가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사상가이자 실천가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그는, 이후 IT 교육과 패턴 검색 AI 분야에서 활동하며 철학적 탐구를 기술적 현실과 결합시키는 독창적인 경로를 걸어왔다. 철학적 사유가 단순한 개념적 논의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인간 경험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는 21세기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이어왔다.
벤진 리드가 주도하는 ‘자이언톡(giantalk, 위대한 대화) 프로젝트는 인류 역사 속 거인들의 사유를 디지털 휴먼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지적 대화를 가능하게 하려는 시도이다. 이 프로젝트는 일차로 인류의 역사를 통해 사유와 실천의 전 영역에서 위대한 거인들의 사유를 복원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인문학적 콘텐츠를 구축 중이며, ‘거인의 어깨에서 묻다’ 철학 3부작은 이 프로젝트 팀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기획 : 진승혁
본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제1저자로 참여하고 있는 진승혁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휴먼 기술 스타트업인 클레온(KLEON)을 창업하고 현재 대표이사(CEO)로 일하고 있다. 세종과고를 졸업하였고, 대학 시절부터 다양한 IT 기업을 창업한 바 있으며, 2018년 디지털 휴먼 솔루션 기업 클레온을 창업하여, 현재 미국 세너제이에서 주로 일하고 있다. 클레온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소통의 혁신’을 꿈꾸며, 특히 본 자이언톡 프로젝트를통해 인류 역사의 사유의 거인들을 디지털휴먼으로 복원하여 살아있는 인류와의 소통이 가능한 메타버스를 추진 중이다. 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발기하였으며, 저자로도 적극 참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