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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영화 속 인권 이야기 - 필름의 눈으로 읽는 법과 삶
임복희 지음 / 오디세이북스 / 2024년 6월
평점 :

<리뷰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세상을 바꾼 영화 속 인권 이야기』는 영화 속 '인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제든 소재든 인권은 이 책에서 중요한 모티프가 된다는 말이다. 저자 임복희는 〈서문〉을 통해 '법정의 눈'과 '필름의 눈'을 거친 영화를 '인권의 눈'으로 읽고 썼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책을 탈고할 때는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된 노래로 잘 알려진 비틀즈의 〈블랙버드(blackbird)〉를 들었다고도 밝힌다. 폴 매카트니가 "인종차별 문제를 겪고 있는 생각에서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 말도 덧붙인다. 이 책에 소개되는 18개의 영화는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사려깊은 시선으로 응시한 동시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영화가 세상의 신뢰와 정의에 대한 믿음을 환기시켜 줄 수 있다는 들뢰즈의 바람(『시간·이미지』)이 재현된 영화 속 인권 이야기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에 글의 초점을 두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사려깊은 시선으로 응시한, 18가지 영화 속 인권 이야기는 인권의 발달 역사 순으로 인종 및 성차별을 바꾼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나아가 복지, 노동, 환경, 난민 등의 3세대 인권 문제에까지 이르며 절망에 빠지기 쉬운 우리 동시대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 미국 대다수 로스쿨에서 수업 중 영화를 보면서 민사소송법 등을 공부하듯이 한국이나 미국 로스쿨 진학을 고려 중이거나 재학 중인 학생들의 공부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각 영화마다 「필름 속으로 깊이(deep into the film)」를 두고 해당 영화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이나 제도, 법률과 판례의 추이를 추적해 영화를 보다 역동적·심층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예를 들면 미국 대다수 로스쿨의 민사소송 텍스트에 준하는 영화 〈시빌액션〉에서는 미국 민사소송 절차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 책은 모두 18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앵무새 지론’, 희망의 새가 되어 날다」-로버트 멀리건 감독, 〈앵무새 죽이기〉(1962)는 1930년대 앨라바바주 법 현실 가운데 애디커스의 '앵무새지론'을 통해 '다름'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며 인간의 보편적 양심에 호소하는 영화다. 또 2장 「‘셀마-몽고메리 행진’, ‘아랍의 봄’에 영감을 주다」는 에바 두버네이 감독의 〈셀마〉(2014)를 다룬다. 1965년 마틴 루터 킹(Martine Luther King Jr.(1929~1968) 목사 등이 주도한 셀마-몽고메리 행진을 통해 흑인들도 백인들과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기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두 영화는 인종차별을 실태를 고발하고 차별의 부당성을 속속들이 파헤친 대표적 영화로 꼽히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성(gender) 차별을 바꾼 영화들이다. 3장 「‘모드들’, 역사의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다」는 사라 게이브런 감독, 〈서프러제트〉(2015)는 영국에서 전개된 '1세대 여성주의 운동' 중 특히 1912년에서 1913년까지의 격렬한 여성 참정권 운동을 그렸다. 독자로서는 처음 듣는 영화이름이지만 인권 이야기에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영화인 듯하다. 이 기간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바로 직전의 일이라 새로운 관심이 대상이 될 듯하다. 4장 「‘워싱턴 포스트’, 위대한 폭로 뉴스로 역사의 초고가 되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더 포스트〉(2017)이다. 이 영화는 미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이전인 1970년대 〈워싱턴 포스트〉의 신문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이 미국 정부가 숨기고 있던 '펜타곤 기밀문서'를 입수 후, 여기에 담긴 베트남 전쟁 이면의 진실을 용기있게 보도하기까지의 여졍을 담았다.
책에 따르면 1964년 8월 2일 북베트남 통킹만 해상에서 미해군은 북베트남 해군에 선제공격을 가했다. 이에 북베트남 어뢰정 3척이 미해군 구축함에 반격했고, 미해군은 항공모함을 동원해 북베트남의 어뢰정 3척에 손상을 입히고 4명의 사망자와 6명의 부상자를 냈다. 당시 미국은 남베트남에 미군을 파견해 베트콩 진압에 나섰지만, 북베트남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역이용해 독립국인 북베트남을 공격하고, 전쟁을 확대한 것이다.
맥나마라(케네디와 존슨 행정부 시절인 1960년대 미국 국방부 장관)는 당시의 상황를 그대로 기록물로 남겨 국방부 1급 기밀로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펜타곤 기밀문서이다. 여기에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1945년부터 1968년 5월까지 미국이 인도차이나에 개입한 기록을 담았다. 책임자는 맥나마라 장관이었고, 랜드연구소의 대니얼 엘스버그 연구원이 이 문서작성에 참여했다. 전직 해군장교였던 엘스버그는 처음에는 인도차이나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지지했으나 펜타곤 문서 작성이 끝나갈 무렵, 미국의 인도차이나 개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인도차이나에서의 미국의 저의를 폭로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을 강하게 느꼈고, 몰래 극비문서를 빼돌려 평소에 잘 알던 〈뉴욕타임즈〉의 닐 시언 기자에게 넘겼다. 〈뉴욕타임즈〉는 1971년 6월 13일 6면에 걸쳐 이 문서를 폭로해 보도했다.

이 펜타곤 문서에는 통킹만 사건을 비롯해 프랑스 점령 시의 미군의 지원, 베트남전 확대정책, 북베트남 침공 등의 극비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공식명칭 '미-베트남 관계: 1945~1967'인 이 보고서는 총 47권, 약 3,000면의 설명과 4,000면의 부속 서류로 구성되어 있고,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법률적,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영화는 엘스버그가 베트남 전쟁을 참관하고 전쟁의 충격적 실상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댄 엘스버그는 실제 전쟁과 다른 내용을 전하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에 모종의 결심을 하고,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4명의 전임 대통령과 당시 닉슨 대통령이 30년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내용을 담은 이른바 '펜타곤 문서'의 복사본을 몰래 만든다. 미국 최초의 신문사 여성 발행인인 캐서린은 고뇌에 찬 시간 끝에 회사와 자신을 비롯한 모든 것을 걸고 기사를 내기로 결단한다. 닉슨 정부는 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워싱턴 포스트〉를 상대로 언론 탄압을 시작했고, 1심 법원에서는 〈뉴욕타임즈〉에 대해 국가기밀누설 혐의로 보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모든 언론이 '펜타곤 페이퍼'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마침내 연방대법원이 6:3으로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며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판결을 내렸다. 영화는 이른바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의 단초가 된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 내 소재한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다섯 명의 수상한 사람들이 침입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처럼 반전 운동과 언론 자유의 문제를 영화 전면에 내세웠지만 스필버그 감독의 말은 '이 영화를 통해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이전의 사회를 다루어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스필버그는 1970년대 남성 우위의 사회에서 여성을 둘러싼 편견과 불합리에 맞선 캐서린 그레이엄의 용기와 결단을 온전히 담아냈다는 평가다. 5장은 1993년부터 2020년까지 여성으로서 미국에서 두 번째 연방대법관으로 재임하며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기본권 보호에 앞장섰던 긴즈버그(1933~2020)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벳시 웨스트-줄리 코헨 감독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이다.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긴즈버그는 1933년 뉴욕 브루클린의 노동자 거주 지역에서 자랐고,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해 남편 마틴 긴즈버그와 함께 학업을 이어나갔다. 그 사이 마틴의 암 진단 후 치료받는 동안 긴즈버그는 그의 과제를 도와주고 사니의 강의를 듣고 과정을 수료함벼 아이를 양육했다. 이후 콜럼비아 로스쿨로 옮겨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러나 당시 뉴욕의그 어느 로펌도 긴즈버그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하지 않았다. 이에 제럴드 건서 교수가 연방 판사에게 긴즈버그를 채용하지 않으면 향후 콜럼비아 학생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한 이후에 재판연구원으로 일하게 된다. 이후 긴즈버그는 럿거스 및 콜럼비아 대학교 교수, 콜럼비아 특별재판구연방항소법원 판사를 거쳐 1993년부터 2020년 사망 때까지 연방대법관으로 재직했다. 영화는 1970년대 긴즈버그가 로스쿨에서 '여성과 법' 강의를 하며 성차별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후, 미국시민연대자유연맹의 참여 변호사로 성차별 법률의 철폐에 매진하며 미연방수정헌법 제14조 제1항의 '사람(person)'이라는 표현에 주목해 여성도 이 평등권 조항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도록 선구적 노력을 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특히 긴즈버그는 당시 성차별 입법이 대부분 사법심사 과정에서 합리적 심사기준을 적용받아 합헌판단을 받아오던 것에 적극적으로 이견을 제시하며, 차근차근 차별적 입법이 폐지되도록 했다.
저자는 이 영화에 소개된 총 9건의 케이스 중 일부를 책에 소개한다. ① 1975년 와인버거 대 와이젠펠드 사건 ② 1996년 미국 대 버지니아 사건 ③ 2007년 레드베터 대 굿이어 사건 ④ 2013년 셀비 카운티 대 홀더 사건 등이다. ①의 경우 와이젠펠드는 아내와 사별 후 혼자 아이를 키우던 중 보육수당을 신청하기 위해 사회보장사무소를 찾아가지만 그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다. 당시 육아는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었기 때문에 남성에게는 보육수당이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긴즈버그는 이 사건이 성차별이 남성에게도 해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여겨 해당 사건의 변호를 맡아 승소로 이끌었다. ②는 남성 입학만을 허용하던 버지니아 군사학교(Virginia Millitary Institute, 이하 VMI)에 대해 긴즈버그는 "여성의 특성에 대한 일반화는 대부분 여성에게 가장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를 추측하게 하지만, 보통의 범주에서 벗어난 재능과 능력을 가진 여성들에 대한 기회를 부정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고, VMI가 남성과 여성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더 완벽한 연합'에 기여할 것이고, 학교나 성별 간 관계를 파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VMI가 남성만을 입학시키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은 헌법의 평등보호 조항에 위반되는 것"이라는 버지니아 주법원의 판결을 지지하며, "이러한 성별에 근거한 구분은 중간심사를 만족할 수 없다"고 하며 6:3으로 위헌 판결했다.
이처럼 긴즈버그는 "삶의 길을 갈 때 발자국을 남겨라. 후세의 건강과 안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갈 수 잇도록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다하라"는 생전 본인이 남긴 말을 일생 동안 그대로 실천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을 대변하여 타협 없이 반대 의견을 내며 이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정진했다."(p.60)
이 책은 외국 영화만 다룬 것은 아니다. 여섯 번째 영화(6장)에서 드디어 국내 영화가 나온다. 우리 인권과 국민의 기본권 등을 다룬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이다. 서구 선진국들이 채택한 자본주의 체제는 막강한 부를 축적하는 데는 성공적인 경제체제로 자리잡았지만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성공하며 사회주의 세계 혁명이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된다. 이에 따라 자본주의는 사회주의의 막강한 도전에 직면한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폐해라고 예측돼 온 '부익부빈익빈'의 기형적 사회로 급속도로 이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자본주의는 수정자본주의 정책을 내놓고 미국의 헤게모니 아래 '실물적 팽창'을 누리며, 자본축적의 순환체계를 이루었다. 나아가 1970년 초반 부상한 신자유주의는 미국, 영국, 중국 등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에 의해 축적을 위한 국가정책 노선으로 채택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 위기에 빠진 적도 있지만 여전히 지금까지도 세계자본주의의 지배적 축적체제로 작동하고 있다. 1990년대 사회주의 체제의 구 소련이 무너지며, 신자유주의에 의한 자본축적이 더 잘 이루어졌지만 문제는 여전히 빈곤율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959년부터 1973년까지 즉 신자유주의가 급부상하기 이전 미국의 빈곤율은 22.4%에서 11.1%로 내려갔지만 신자유주의 금융화가 진행되어 최고의 호황기를 맞이한 1990년대에는 오히려 증가한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영국의 경우에도 유사하게 나타났고, 특히 소득의 불평등과 빈곤 증가 문제를 가져왔다. 신자유주의가 광범위하게 시행되면서 거대한 부가 축적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축적된 부의 상향 집중으로 빈곤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우리나라에서도 신자유주의는 새로운 경제 관료 집단의 형성에 힘입어 가속화되었다. 우리 국민이 6·25 이후 최대의 국가 위기설까지 나돌면서 IMF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을 터다.

〈변호인〉은 신자유주의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 실제 있었던 '1981년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다.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제5공화국 정권은 집권 초기 공포정치로 통치기반을 확보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용공사건을 조작하며 민주화 세력을 탄압했다. 이 사건은 부산 지역의 민주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조작된 것으로 이들은 부마사태를 조장했다는 이유로 1979년 10월 16일 검거되었던 사라들로 박정희 사망으로 일시 석방되었다. 그러나 신 군부는 이들이 다른 반정부세력과 연계해 계속적 활동을 하리라 보고, 1981년 9월 7일에 1차, 10월 15일에 2차로 총 22명을 구속했다. 신군부 정권은 이들을 영장 없이 체포 후, 정부 전복을 꾀하는 '반국가단체 찬양 및 고무'로 몰아갔다.
영화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분(扮)한 주인공 송우석(송강호 분)이 대전지방법원 판사직을 사임 후,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면서 시작한다. 부동산 등기 업무부터 세금자문에 이르기까지 탁월한 수완으로 성공하며 부산 지역에서 소위 '잘 나가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송우석이 사법시험 공부를 할 때 밥값 신세를 진 국밥집 주인인 최순애(김영애 분)의 아들 박진우(임시완 분)가 '부림 사건'에 휘말리고, 송우석은 최순애와의 인연으로 부림사건을 맡는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우리가 그토록 오래 기억하는 대사는 지금도 생생하고 울컥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마지막 공판에서 송우석은 당시 고문경감 차동영(곽도원 분)을 증인으로 신청 후, 증인석에서조차 고압적 자세와 반말로 일관하는 차경감에게 국가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한다. 이에 차경감이 "변호사라는 사람이 국가가 뭔지도 몰라?"라며 반말로 소리치자, 송우석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라고 답한다. 송우석은 "증인은 그 국가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 보안 문제라고 탄압하고 짓밟았다. 증인이 말하는 국가란 이 나라 정권을 강제로 찬탈한 일부 군인드, 그 사람들 아니냐?"라고 일갈한다. 또 차경감을 가리켜 "애국자가 아니라 죄 없고 선량한 국가를 병들게 하는 버러지고 군사 정권의 하수인일 뿐"이라며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진짜 애국이다"라며 독재정권과 하수인들을 규탄한다. 영화는 이후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이날 법정에 선 사람들은 모두 징역형에 처해진다. 영화는 변호인(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목으로 채택했지만 역시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인권가 기본권의 문제를 통렬하게 노정시킨다.
"〈변호인〉은 한국전쟁을 역사적 축으로 분단 이후 한국 사회가 국가권력 모순 양상을 드러내며 힘겹게, 작위적으로 조형된 사회로 형성되었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국가권력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광장에서의 연대가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준다."(p.75)
저자 : 임복희
이화여자대학교 학부에서 행정학과 및 법학과를 졸업했고,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및 박사학위(Ph. D. in Law)를, 미국 코네티컷로스쿨(University of Conneticut School of Law)에서 LL.M을 취득했다.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연세대학교 등에서 법과 인문학을 주제로 연구 및 강의하며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거제시 입법평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오페라 애호가이자 영화칼럼니스트이다. 박사학위 논문은 「외국판결의 승인 및 집행법제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2011)이며, 최근 연구논문으로는 「한국 법원의 종교 성지공간에 대한 이해: 성지 공간을 둘러싼 종교 간 갈등에 관한 두 판례들을 중심으로」(종교문화비평, 통권 제44호, 2023) 등이 있다. 저서로는 『세상을 바꾼 영화 속 인권 이야기: 필름의 눈으로 읽는 법과 삶』(오디세이북스, 2024)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