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스페이스 - 나를 치유하는 공간의 심리학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서영조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힐링 스페이스(치유 공간)을 말하면 난 늘 명상이 생각난다.

갑자기 명상을 꺼내드는 이유는 힐링 스페이스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다.

처음 명상을 시작한 이유가 단순히 은퇴를 앞두고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고 해서 시작했다.

또 삶을 되돌아본다는 일은 앞으로의 삶을 바꾼다는 의미에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생각했다.

결정적 계기는 어느 명상가(명상전문가라고 해야 되나)가 쓴 책 한 권 때문이었다.(이 글은 힐링 스페이스의 서평이기 때문에 그 책의 저자와 제목은 생략한다)

그 책을 읽을 당시 내 마음 상태가 힐링이 필요하다는 점을 그 책이 강조했다.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명상 이전에는 생각, 지식뿐이지 경험이 없습니다. 명상을 하면서 그 지식, 생각들이 '경험'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명상의 첫 단계를 넘어가는 과정입니다."

그 책 속의 이 문장은 꽤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더욱 그 책을 깊이 있게 정독했다.

물론 시작하자는 내심에서 비롯해 당장 다음날부터 시작했지만 쉽게 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서 달쯤 지나자 뒤죽박죽이던 생각의 공간이 차츰 정리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 명상에 들어가면 다른 생각이 끼어들지 않아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커다란 수확이었고,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들었다. 이렇게 매일 한 번씩은 5분만이라도 명상을 하는 습관이 들었다.




요즘 우리는 미세먼지의 위험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살고, 환경오염을 줄이은 세계적 움직임이 커지는 등 매우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 이것은 한 개인이나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 전 세계의 문제이다.

거기에 특히 코로나19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 대유행(펜데믹)으로 왕래가 막히고 경제가 늪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이 문제는 인류 생존의 위기로까지 다가갈 수 있는 엄청난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 에필로그를 통해 저자가 쓴 내용이 지금 우리 인류에 대한 경고를 하는 부분이 있어 미리 차용해 쓴다.

19세기가 도시 전염병의 시대였고 20세기 초반은 도시 전염병이 소탕된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전염병 확산이 증가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질병을 심화시키는 사회 기반시설과 환경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 지도자와 보건정책 전문가들이 할 일이 될 것이다. (중략)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인 마거릿 챈(Margaret Chan) 박사는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강연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기후는 전염병의 지리적 분포를 규정하고, 날씨는 그 심각도를 결정합니다.”

챈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금세기를 규정하는 건강문제”다. -「에필로그. 이제 도시와 세계를 바꿔라」중에서



스턴버그는 《힐링 스페이스》를 통해 지금껏 감각, 정서, 면역체계를 둘러싼 복잡한 관계들을 밝혀낸 심리학과 뇌과학, 의학 연구의 역사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그 첫머리에 나오는 한 가지 예는 바로 ‘창밖으로 자연 경관이 내다보이는 병실의 환자들이 창밖으로 콘크리트 벽만 바라봤던 환자들보다 빨리 나았다’는 1980년대 연구다. 쾌적한 풍경이 보인다고 해서 어떻게 병이 빨리 나을 수 있었을까?

저자는 감각의 뇌과학적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일련의 장소와 상황들을 탐색하며 이 질문의 답을 찾아나간다.

뇌과학과 심리학, 건축학의 소중하고 경이로운 연구결과들을 섭렵한 끝에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권하는 것은 각자에게 치유의 힘을 불러일으키고 스트레스를 사라지게 하는 장소를 찾는 것이다. (그녀의 경우 그것은 어린 시절에 뛰놀던 정원이다).

스턴버그의 설명에 따르면, ‘감각’이 우리를 ‘치유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이끌 수 있다면, 우리가 어떤 공간, 어떤 장소에 있는지가 우리 삶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환경의 건강함은 개인의 행복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이 책에서 선보이는 수많은 발견들은 병원, 공동체, 그리고 근린 환경이 모두의 치유와 건강을 증진하도록 설계할 때 고려할 가능성들을 보여준다.




경쟁과 도시와 신자유주의에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은 책, 음식, 여행, 대중문화, 각종 제품 등 의식주 전반에 걸친 트렌드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더 크고 더 화려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치유시켜주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것을 본능적으로 찾기 시작한다.

획일적인 주거형태를 향한 갈망을 버리고 작은 단독주택이나 개성 있는 공간에 관심을 보이며, 신종 전염병에 긴장하고, 길어진 삶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

좀 더 내면적으로는, 온몸의 감각에 관심을 기울여 마음을 어루만지고 균형을 되찾는 것 역시 현대인이 갖춰야 할 삶의 기술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미처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 삶의 요소들은 자연과학, 심리학, 의학 등의 수많은 연구결과와 맞물려 발전해 왔다.

상식적인 믿음이었던 치유의 지혜는 이제 뇌과학을 비롯한 새로운 지식과 결합해 사람들의 삶을 바꾼다.

《힐링 스페이스》는 우리를 둘러싼 외부 환경과 몸속의 변화, 감정과 기억 사이에서 어떤 놀라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밝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공간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는 상식적인 믿음에 근거를 제시하고, 집, 마을, 도시, 세계로 시각을 넓혀가며 좀 더 근본적인 치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힐링 스페이스》는 우리를 둘러싼 외부 환경과 몸속의 변화, 감정과 기억 사이에서 어떤 놀라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밝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공간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는 상식적인 믿음에 근거를 제시하고, 집, 마을, 도시, 세계로 시각을 넓혀가며 좀 더 근본적인 치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단순히 내가 존재하고 이용하는 공간의 의미로 그치는 것이 아닌 파생되는 공간의 에너지와 흐름이 나의 몸속의 변화까지 작용한다는 정보는 이 책을 통하여 처음으로 알게 되었기에 많은 부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스트레스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에 대한 주제가 유독 흥미로웠고 일부를 발췌하여 전달한다.

미궁이 그 속에 들어오는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한 가지 더 있는데, 그것은 해리 포터가 스트레스 반응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한 가지 비법과 관련이 있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숨을 깊이 쉬었고, 다시 일어나서 서둘러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다. 호흡이다.

미궁 속을 걸으면 걸음에 맞추어 숨을 천천히 쉬게 된다.

천천히, 마음이 진정될 수 있도록 숨을 쉬는 것은 스트레스 반응을 관리하는 매우 효과적이다.

그런 호흡법이 교감신경계의 반응에 대응하는 미주신경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경험하였던 그러한 일로 인하여 공간에 대한 소중함과 중요성이 나의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음에 분명하다.




디즈니와 창안자들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 방법을 구상해냈다. 사람들의 뇌가 주변 환경에서 얻은 감각적 단서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이용하고, 랜드마크를 이용해 사람들이 특정 방향, 곧 성으로 가도록 만든다.

향기와 알록달록한 장식, 흥겨운 음악을 이용해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천천히 내려오도록 유혹한다. (중략)

매력적이고 안전한 상상 속 과거에서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가, 불안하고 놀라게 만들었다가, 다시 안전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은 테마파크 안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식과 속도를 그들이 의도한 대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말은 단 한마디도 없이. -「6. 현대 건축의 심리학적 모험」중에서

루르드의 순례자들이 치유가 일어난 첫 순간에 느꼈다는 기분은 ‘자애명상’이라는 티베트의 명상기법을 수행할 때

느끼는 기분과 그 심적 태도, 성격, 강도가 놀라우리만치 닮아 있다.

자애명상법은 불교 승려들이 모든 생명체에게 큰 연민을 느끼는 상태인 ‘대자비 삼매’에 도달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이런 명상을 할 때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최근 들어 많이 알려졌는데, 주로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심리학자 리치 데이비슨Richie Davidson과 부처의 환생인 14대 달라이 라마(본명은 텐진 갸초다)의 공동 작업 덕분이었다. -「8. 사람들은 왜 산티아고로 떠나는가」중에서




힐링 스페이스라는 책을 통하여 궁금했던 많은 것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는 집이라는 공간이 이토록 소중한 영역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단순한 이론이 아닌 많은 과학적 실험과 심리적인 이론에 접근하였기에 더욱 믿을만 하였다.

굉장히 유용하고 좋은 정보가 많이 함축되어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공간에 대한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항상 이 책을 곁에 두고 지내려 한다.

내가 머무는 공간과 그 속에서 지내는 시간은 어떤 가치로도 환산할 수 없기에 말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 쓴 말이 기억에 생생하다. 책을 덮었다가 이 부분만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우리는 자신을 위한 치유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세상 어디에 있든, 바쁜 삶 속에서 잠깐만이라도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자신만의 작은 섬을 만들 수 있다. 치유의 공간은 우리 자신 안에서, 우리의 감정과 기억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을 지닌 곳은 바로 우리 뇌와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_ ‘프롤로그 : 삶의 안식처를 찾아서’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 - 리더들의 성공비결 논리학을 주목하라!
치루루 지음, 권소현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논리학은 매우 어려운 학문이다."

"논리학은 학문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분야지만 학문을 하는 모든 사람이 논리학을 따로 배우진 않는다."

학교 다닐 때 들은 말이다. 논리학을 배워야 하는 전공도 아니어서 그쯤으로 알고 논리학과는 멀어졌다.이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논리학은 말을 잘하는 평론가나 정치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쯤으로만 인식했다.

실제 생활에서 말로 상대를 설득시켜야 할 때도 시중에 나와 있는 출판물에서 '대화법'을 말하는 책을 읽고 따라 해본 정도.

이 책을 주목한 이유는 논리학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왜 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나'는 점 때문이다.

성공이라 해도 좋고, 의미 있는 삶을 산 사람이라 해도 좋을 많은 사람들이 논리하과 무관하다는 건 꽤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학문이 아닌 경제 활동이나 예술을 하는 사람도 논리학을 따로 배운 적이 있다는 말은 내 삶을 되돌아봐야 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물론 이 책에 담은 내용은 아니지만...)

이 책은 논리학의 종류와 역사 등을 풀어놓은 책이지만 '왜 논리학인가'라는 나의 의문에 충분한 답을 준다.

삶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풀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는 만물의 유전하는 법칙을 Logos라 일컬었다.

또 『신약성서』 요한복음 1장 1절에서도 또한 그 Logos란 말은 아주 의미 깊게 표현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논리학을 문제투성이인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내기 위한 방대하고 과학적인 인류의 발명품이라고 전제하는 것 같다.

세계의 리더들은 논리를 통해 ‘최선의 선택, 올바른 결정, 이성적인 방법’을 배웠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관점과 치밀함으로 세상과 교류하며 관계를 설정하고 지혜를 얻었다는 것.




논리학이란 사유의 규칙에 대한 연구다.

논리와 논리학의 발전은 구체적 → 추상적 → 대칭 논리의 세 단계를 거쳐 발전했다.

또한 협의와 광의 등의 형식, 변증, 연역, 유추 등등 체계도 매우 방대하고 복잡하다.

이러한 방대함과 복잡함은 독자들이 논리학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논리학은 기초적인 학문으로, 논리학 기본 이론을 연구할 때 학문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원칙과 방법을 중시합니다.

또한 논리학은 도구적인 학문으로, 기초학문을 포함한 모든 학문에 분석, 비판, 추리, 논증을 위한 도구를 제시합니다.

논리학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힌 말이다.




15인의 위대한 논리학자들의 이론과 주장, 논리학의 처음과 끝을 강의 형식을 빌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구성했다.

논리학을 잘 모르더라도 전혀 기초가 없더라도 이 책을 통해 기초원리, 용어, 논리학의 생장과 변동에 대해 알게 되면 세상을 바꾼 논리학이라는 것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저자의 머리말을 주목한다.

논리학은 새로운 형식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달라지고 변화하는 형세 속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과 같다.

실용성 위주의 논리적 상식을 수업 형식을 빌려 설명하고, 재미있는 논리적 현상 제시하여,

복잡하고 어려운 논리학을 단순하고 쉽게 설명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 책의 서두에 나오는 저자의 머리말 중 가장 인상적이고 오래 남은 것은 이 부분이다.

"논리학은 지혜와 행복을 얻는 예술입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교류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논리학입니다.

논리학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업, 일, 대인관계 등 논리학 지식과 원리는 어디에서나 필요합니다."

심오한 이론이나 복잡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일단의 기초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논리학자처럼 사고하고, 논리학자의 사유 방식을 통해 문제를 고민하고,

논리학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초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경험을 통해 많은 순간이 ‘논리적인 순간’인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선택 방법, 결정 방법, 이성을 발휘하는 방법을 배우고 논리학을 이해해서 논리적인 순간에 빛나지 못했던 지난 과거를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논리학은 똑똑한 사람들의 선택이고 리더들의 무기이다.

무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대응할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리더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를 포함하여 모든 관계에서 이기는 자의 한쪽은 논리가 차지하고 있다.

승자가 추구하는 ‘최선의 선택, 올바른 결정, 이성적인 방법’을 논리학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논리로 사유하고, 논리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말이지만 미리 차용한다.

“논리학은 일상생활에서 생명의 근원이자 소금과 같은 존재이다.

만약 생활 속에서 논리가 없어진다면 생명이 규칙과 법칙을 잃은 것처럼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또한 논리학은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물처럼 눈에 띄지 않아 소홀히 하기 쉽지만, 우리는 그것과 떨어져 살 수 없다.

논리학이라는 ‘황금 열쇠’를 통해 여러분의 잠재력을 발굴해나가길 바란다.”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의 말이다.





지금 선거철이다. 코로나19로 중병을 앓는 가운데 투표를 한다.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은 각자의 선거운동 방법으로 하지만 대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논리적인 방법으로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고 하나는 가장 쉬운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이 폭발력이 있게 효과적인지는 선거가 끝나봐야 한다.

대개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선거결과를 분석한 사람들의 평가다.

우리의 언어생활에서도 논리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이 훨씬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고, 감정으로 상처를 받는 경우가 훨씬 비일비재하다.

논리라는 것이 학문이나 특수한 공간에서는 많이 요구되기는 하지만 실제 생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논리(학)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일까?




SNS에 올라온 글을 보면 논리적이기보다는 감정이나 느낌에 호소하는 글들이 훨씬 많다.

심지어 논리학에 관한 리뷰조차도 그런 게 다수이다. 여기에서 궁금증이 폭발한다.

감정적인 글들은 비논리적인 것 같은데 왜 대중은 비논리적인 주장에 더 귀를 기울이고 그 주장을 수용할까?

논리적으로 쓰는 글은 어려워서 그런가? 어려운 것을 쉽게 풀어쓰면 분량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길게 쓰면 읽히지 않는다. 읽히지 않는 글은 글로써 효용가치가 없다.

오래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면 분명히 분별할 수 있는 일도 대중은 남의 말이나 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 않는 것 같다.

이쯤 생각하면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논리학을 공부하다보면, 논리학 자체에 대한 의문과 학문과 현실의 괴리에 대한 의문이 넘쳐나게 되고,

의문을 해소하고자 했던 것이 오히려 더 의문에 파묻히는 꼴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논리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에 직면하든 성장할 수 있다."( p. 111 ) - 스티븐 레이먼

구체적 논리와 추상적 논리에 질서를 부여하는 논리학에는 아주 많은 전문용어가 나온다.

귀납, 연역, 변증, 유추, 분석, 인상과 관념, 보편과 본질, 오류 등의 용어는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게 한다.

그들만의 현학적인 대화에는 예가 없으면 쉽게 접근하기가 매우 껄끄럽다.

멋있게 보이는 친구이기에 친하게 지내고 싶기도 하지만 머리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불가원불가근(不可遠不可近)의 존재이다. 그것은 우리의 일상이 논리학과는 그만큼 친하지 않음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라는 정치적 행위를 떠나서 일상의 내면의 소리에 대해서도 그렇다. 논리학은 그저 소수 전문가들의 리그로 생각되는 영역이었다.

하물며 살아 움직이는 남녀간의 관계에서는 그들만의 마음은 화성과 금성 사이의 거리에 있다.

하지만 한 꺼풀을 벗겨내면, 논리는 자신의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숨어 있다는 진실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특히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지키면서 남과의 진실된 관계를 만들어 가는 도구가 된다.




논리라는 것이 과연 우리 일상생활에서 유의미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알기 어렵게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때로는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때로는 맹물 속의 맹탕처럼 말장난 같이 보이는 것은 무기력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역설의 역설 상황에서는 감성이나 궤변이 선동의 힘이 되어 훨씬 위력이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쉽지 않다.

특히 정치에서는 막말과 가짜뉴스가 먹히고 지식들이 동원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게 한다.

거짓말을 백 번 반복하면 진리가 된다(p. 99)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악의 평범성으로 대표되는 나치의 유태인 학살 앞에서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역사는 긴 안목으로 보면, 모든 것은 시간이 걸려서라도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길로 가는 것이었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지극히 미시적인 존재의 삶이 아니라면 진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전략(p. 153)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게 논리학이 인간에게 필요한 제일의 이유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심리학이 언제부터 우리 생활 공간에 자리하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인간은 각자 삶을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 또한 각각 다르다.

인간은 자신의 기준과 방식으로 살아가면서 가정, 직장, 사회, 국가를 형성해왔다. 이렇게 이루어진 조직은 자신의 이해 관계에 따라 친밀해지기도 하고, 적대시하기도 한다.

또 사회 생활을 하면서 무엇을 사고 팔지에 대한 투자와 소비, 그날의 감정 조절을 어떻게 할지 등 수많은 문제에 부딪친다.

특히 인간의 심리 상태는 의식적으로 숨겨도 말과 글, 행동이나 표정 등에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에 이것을 잘 파악하면 상대에 비해 우월적 위치를 좀더 쉽게 점할 수 있게 된다.

즉 심리학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발전시킨 학문이 아니라 경제 생활에서 더 많은 소유를 하기 위해 발전된 학문이라 추측한다.

물론 심리학을 잘 알지 못하면서 심리학의 이용도를 보고 판단한 나의 잘못일 것이다.

최근 심리학에 관한 책이 엄청 많이 쏟아져 나온다. 하루가 멀다하고 각각의 시점에서 학자가, 전문가가, 경영인이 책을 내기도 한다.

뭔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학문인 것처럼. 심리학은 별로 신뢰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던 내가 꽤 도발적인 제목의 책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를 펴든 이유다.




이 책은 인간 심리와 관련된 최신 연구 결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75가지를 정리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성취를 이루는 방법부터 행복을 위한 심리법칙까지 살아가는 데 꼭 알아둬야 할 인간 심리법칙을 총망라했다.

세상을 살다가 뜻밖의 고난과 부딪칠 때, 내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나와 타인의 심리 속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를 알아내 대처할 수 있게 해주고, 단점을 장점으로 끌어올려 성공할 수 있게 해주는 심리법칙을 소개한다.

또한 인간관계를 술술 풀리게 하기 위한 심리기술과 평범함을 넘어서는 탁월함은 어디서 오는지도 알 수 있다.

자아 인식, 인간관계, 투자와 소비, 행복, 직장 생활, 감정 조절 등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에 심리학이 답한다.

그밖에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깨달음을 주는 내용이 가득하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확대되고 사람의 심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저자 장원청이 이 책을 쓴 이유도 명쾌하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사람의 마음도 세상도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다.

수많은 문제 앞에서 막막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복잡한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자 이 책을 쓰게 됐다.

수많은 심리 법칙은 무엇보다 재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세상 물정을 이해하는 데 크나큰 도움을 준다.

어디에나 존재하고 당신의 삶을 좌우할 수 있는 심리학적 효과를 의심하지 마라.

이 책은 당신을 괴롭히는 인생의 문제들을 잘 설명해줄 것이다.

이 책으로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여 행복한 삶에 한 발 더 다가가기를 바란다."

심리학의 쓸모를 최대한 살린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는 중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수많은 독자의 관심을 끌어 15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수십만 개의 독자 리뷰가 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책의 서두에 "심리학에서 사람은 본래 이성적이지 않고, 수많은 감정 요인이 사랍의 인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결국 우리가 보는 세상은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있는 심리가 투영된 것이다."는 내용은 이 책을 끝까지 재미를 갖고 읽게 된 동기가 됐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머피의 법칙'처럼 수많은 현상에 대해 이름 붙여진 'OO효과' 'OO법칙'등이 75가지가 나온다.

일일이 자세한 설명을 붙였다. 왜 그런 용어가 나와 일반적인 법칙처럼 이름 붙여졌는지... 상세한 설명이라 읽어나가기만 하면 된다.

재미가 있어 읽기 시작한 후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알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는 제목이 나에게 딱 들어맞는 느낌이다.

외면했던 심리학이 정말 흥미롭고 배울 가치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학문적이 아닌 생활을 위해 실용적으로.

그것은 나의 지식 욕구와 삶의 위한 이용 욕구가 모두 채워지는 기분이었으니까.




저자는 다양한 심리법칙들을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들어가면서 친절하게 설명한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다. 그리고 몇 가지 분야에 편중된 심리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계발부터 인간관계, 상대방을 설득하는 법, 금융투자 시스템 속에 숨어 있는 심리적 함정,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 행복을 찾는 법까지 다양한 내용을 폭넓게 다룬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연신 고개를 끄덕여가며 자신의 마음은 물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까지 흥미진진하게 깨닫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싶다면 자신 있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일례로 책 중에 '통제의 환상'이란 심리 법칙이 있다. 통제의 환상이란 객관적으로 외부 환경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말한다.

저자는 '통제의 환상'에 빠지면 안 된다며, 직감으로 내린 결정은 그저 직감일 뿐이고, 이성적인 의사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복권이 이미 번호가 인쇄돼 있는 것을 고르는 것보다, 기계가 자동으로 선택하는 것보다 내가 직접 숫자를 고르면 당첨 확률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복권은 확률로 당첨되는 게임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파악하면 그 사람은 복권을 절대 사지 않을 것이란 문제는 별도다.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계획하지 않은 행동을 자꾸 반복한다.

자신의 마음이 왜 원래 의도와는 다른,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자꾸 이끄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면 계속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또 사회생활에 수반되는 인간관계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매끄럽게 대화를 풀어가고 상대방에게 원하는 바를 얻어내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꾸 상대방의 말에 따라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상대방은 인간 심리의 비밀과 근본 원리를 잘 이해한 상태에서 접근하는데 순진하게 마음이 가는 대로 대응했다가는 자신이 원하는 바와 상관없이 휘둘리기만 할 뿐이다.




심리학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 무기가 됐다.

심리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 심리의 작동 원리와 그 비밀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다양한 심리 현상을 설명해준다.

썸을 타는 연인이 있다면 상대방이 왜 좋은지, 상대방도 나를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고, 직원을 둔 사장이라면 조직 구성원이 임금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생산성을 올리는 데 쌓인 감정을 푸는 것이 왜 중요한지, 정말 간절한 부탁을 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읽은 독자들의 찬사를 출판사 측에서 내놨다. 열거해 본다.

“심리학과 경제학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수 있어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이론,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심리 현상을 배울 수 있다.”

“심리학에 흥미가 생기고 읽어 두면 배울 점이 많다.”

“알게 모르게 앞으로 행동에 영향을 줄 것 같은 실용적인 법칙을 담은 좋은 지침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일리 있는 법칙들!”

“쉽게 잘 읽히고 심리학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어서 추천한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다양한 심리적 효과와 예시를 들어 간단하지만 실용적이다.”

“왜 그런지 이유를 몰랐던 일상생활의 심리법칙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내용이 풍부하고 술술 잘 읽힌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심리 효과들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책 중의 한 내용이 나에게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한 75가지 중 아마 친숙한 이름에다 우리 주위에 항상 있어왔던 것이기에 더 머릿속에 남은 이유일 것이다.

1927년 미국의 서던 회사는 세계 최초로 편의점을 설립했다.

그리고 1946년에는 ‘7-Eleven’으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이는 매장의 영업시간이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라는 것을 뜻했다.

1974년 이토요카도는 편의점을 일본에 도입해 영업시간을 365일 24시간으로 바꿨다. 이후 이러한 24시 편의점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이렇게 365일 영업하는 상점은 일반 슈퍼마켓보다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예를 들어 조명, 저녁 교대근무 직원의 급여, 재고 관리자의 초과 근무 수당 등으로 인해 실제 이윤율은 일반 슈퍼마켓보다 낮았다.

그렇다면 이런 종류의 상점들은 왜 여전히 새벽 운영을 유지하는 걸까? 이것은 심리학에서 ‘의존성 법칙’과 관련이 있다.

의존성 법칙은 인간 사회의 기술 발전이나 제도의 변화가 물리학의 관성처럼 일단 어떤 경로로 들어가면, 이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물리 세계처럼 인류 사회에도 수익 증가와 자기 강화 체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단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면, 마치 돌아오지 않는 길을 걷는 것처럼 관성의 힘은 이 선택을 끊임없이 강화하고 쉽게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24시간 편의점은 의존성 법칙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일상용품을 살 때 자기가 제일 익숙한 가게에 가고 자신의 요구에 맞는 가게를 한 번 선택하면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경로 의존성 법칙」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 본기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이해원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20대 초반 이 말을 배운 나는 30여년 이 말을 생활신조로 삼아왔다.

중국 고전이지만 우리 삶을 매우 오랫동안 지배해온 유교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뜻도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로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할 때 쓰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사회의 리더가 되어서도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 받으려면 체화되어 있어야 할 덕목이다.

'모범을 보여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지' 등으로 리더의 태도를 규정할 때도 적절한 덕목이다.




실제로 나는 이 말을 배워 실천하는 삶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혜택을 봤다.

직장 생할을 오래 하면 '장(長)' 자리 하나쯤은 대부분 달게 된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될 때 후배들이 입사하면 아침 회의 자리에 참석하기 전 마실 것(주로 커피)을 하나씩 준비한다.

이때 어떤 후배들은 커피 준비하는 김에 자신들이 선배들의 커피를 하나 더 준비하기도 한다.

으레 관례적으로 후배들이 준비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관례에 반대했다.

'이 회사에 커피 타러 왔나'가 이유였다. 그 시간에 회의 준비를 더 철저하게 낫다는 말도 덧붙였다.

'잘난 척'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지속되면 나중엔 내 뜻을 잘 이해하고 나에 대한 신뢰감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어려운 일을 시켜도 '하필 왜 나에게...'라기 보다 '이유가 있겠지'로 묵묵히 열심히 잘한다.





중국을 이해하려면 ‘사기’를 읽어라.

최근 우리나라의 외교는 일본보다는 중국에 쏠려 있다.

중국어 가능자는 쑥쑥 늘어나고, 중국과 거래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코로나 이전 상황이지만 코로나가 진정되면 다시 그렇게 되돌아갈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들 중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중국인이 인용하는 고사의 그 깊은 뜻까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중국 사람들이 왜 저럴까에 대한 것을 알려 준다.

이 책은 단순히 고사성어의 한자 풀이가 아니라 그 깊은 이야기, 이를 인용하는 중국인의 속뜻까지 풀어냈다.

이 책은 사건 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그래서 평범한 고사 성어 공부를 위한 책처럼 아는 것부터 읽게 되면 퍽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 책은 고사 성어 책이 아닌 역사서이고 글뿐만 아니라 글을 좀 더 쉽게 해 줄 그림 자료도 들어가 있기에 차분하게 앞에서부터 읽어야 한다.





읽다 보면 아는 것도 꽤 많다. 물론 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인 줄 모르고 사용한 것들이다.

목차부터 보게 되면 눈에 익은 성어가 보인다.

주지육림, 백발백중, 사면초가. 초등학생들도 무슨 뜻인지 알고, 사회에 나가서도 흔히 쓰이는 고사 성어다.

하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 만약 중국인이 쓴다면 어떤 의중으로 쓴 건지 아는 사람은 적다.

백발백중은 백발을 쏴도 백발을 다 맞춘다는 말이지만,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그 백발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그저 훌륭한 궁수, 총사를 말하는 건 줄 알았지만 고사를 알게 되면 이 성어가 다의적으로 다가온다.

고사와 더불어 간체자, 발음, 몇 권에서 나왔는지 편명까지 쓰여 있으니, 중국인과의 교류에서 밀리지 않는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기는 워낙 방대한 분량에다 한자로 된 것이어서 원전을 제대로 읽기엔 일반인으로선 어려운 일이다.

그냥 우리 말로 번역돼 주석을 달거나 원전에 충실한 번역만이라도 읽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사마천이 쓸 때의 중국 상황이나 현재 그 뜻을 이해하려는 우리 사회의 정서가 똑같지 않은 어려움도 있다.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이나, 중국과 거래를 하는 사람이라면 진지하게 정독하고 연구도 하겠지만 일반인의 교양으로서의 사기는 쉽지 않다.

소설이어서 재미 있게 쓴 삼국지처럼 읽는 재미는 덜하겠지만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지금은 좋은 번역본도 많고 테마별로 분류해 재미있게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많은 학자들이 사기를 다루고 있다.

중국인이 고사 성어를 인용했다면 원래 알고 있던 뜻으로 이해하지 말고 사기를 펼쳐서 어떤 고사가 있었는지 알아야

어떤 뜻으로 인용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독자들이 이 책으로 하여금 중국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과 좋은 교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3기 인생혁명
최재식 지음 / 크레파스북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체적으로 우리 시대 삶은 30~60세는 일하고 가족들 부양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그리고 60세가 다 되어서야 자신의 노후를 생각해보는 게 일반적이다.

사회 시스템이 그렇게 돼 있고, 공적인 복지 시스템도 거기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부모 세대(지금은 대부분 고인이 되신)로부터 받은 높은 교육과 다소간의 부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생활비나 문화비, 의료비 등도 따라 올라가 부를 쌓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시 말해서 자녀를 적게 낳은 대신 더 높은 교육에의 집착, 가능한 경제적 여건을 위해 자신의 노후 대비를 충분히 할 정도로 여력이 없다.

더욱이 1950년대 생부터는 전후 베이미부머로서 인구가 크게 늘어난 첫 세대다.

의료 수준의 향상으로 자체 수명이 늘었으나 이를 뒷받침할 복지는 어렵게 됐다.

이른바 고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상대적으로 복지 혜택이 어렵게 된 것이다.

옛날처럼 자식이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는 의식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오히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더 높다.

부랴부랴 자신들의 노후 대책을 스스로 세워야 하는 위기에 몰린 것이다.

여기에 '행복한 노후'란 그림의 떡이다. 60세가 되어서도 앞으로 30~40년의 삶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누군가 인생에서 가장 서러운 일은 가난도 아닌 바로 나이 드는 거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100세 시대는 도래했고, 살아있는 한 나이 먹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노년의 삶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은퇴 후 30년의 행복이 달렸다.

그간 인생을 치열하게 살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애써왔다면, 이제 자신을 위한 삶을 챙길 때다.

은퇴 후 비로소 시작되는 ‘인생3기’ 충분히 멋지게 보낼 수 있다.

초보 노년으로서 은퇴 후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은퇴 후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었던 그 막막함까지 모두 담아냈다.

문장에 담긴 그 진심에 나이 들어감에 따른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노후를 건강하고 품위 있게 살 수 있을까.

선뜻 답할 수 없다면, 당신은 후반기 인생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60대 이후에 천천히 준비해야지’라고 생각하면 하루하루 텔레비전만 보며 시간을 흘러보낼 가능성이 높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처럼 은퇴 후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왔다면, 젊었을 때는 몰랐던 인생의 참다운 행복을 마주할 수 있다.

《제3기 인생혁명》 저자는 진정한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일, 마음을 채울 수 있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충언한다.

닥쳐서 준비하는 것이 아닌 미리 준비해서 그 시간을 풍요롭게 즐길 때 참다운 행복을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은퇴 후 아직도 멋진 당신을 위해 저자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수명의 연장과 함께 우리의 생애 과정에서 은퇴 이후 삶의 기간은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제3기 인생’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때 건강하고 풍요로운 인생을 열어주는 책 《제3기 인생혁명》(크레파스북)이 출간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낸 최재식 변화관리전문가가 쓴 이 책은 은퇴 후 새롭게 시작하는 제3기 인생의 가치를 알려주는 한편, 이 시기를 진정한 성장과 도약으로 삼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건강한 은퇴자들이 대거 사회에 몰려오고 있으며, 그들을 결코 노인으로 부를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생애 단계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바뀌어야 한다.” 영국의 역사인구학자 피터 라슬렛은 ‘제3기 인생’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제1기는 성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첫 25년이며, 제2기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시기다.

그리고 제3기는 은퇴 이후의 생애 단계로 보았다. 특히 그는 경제활동에서 물러났지만 아직 건강한 이들의 이후 생애에 주목했다.



《제3기 인생혁명》은 은퇴 후의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한편, 이 시기를 만드는 주요한 요소로 다양한 활동, 노년에 대한 인식의 전환 등을 꼽는다.

저자는 남은 인생을 잘 보내려면 적극적인 사회활동과 함께 하고 싶은 일,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가꿔 나갈 때 비로소 나이 들었지만 가치 있고, 오래되었지만 멋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전한다.

자신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일을 하며,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 ‘제3기 인생혁명’이며, 미리 준비해서 그 시간을 풍요롭게 누릴 때 진정한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진짜 인생은 은퇴 후부터 시작된다!

100세 시대 참된 인생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제3기 인생혁명》을 시작하라!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제3기 인생은 새로운 정점을 향해 갈 수 있는 시기다.

게임 오버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는가.

1989년, 영국의 사회철학자 피터 라스렛은 그의 저서 『신선한 인생지도』에서 인생주기를 네 단계로 나누었다.

제1기는 출생에서 교육이 끝나는 시기, 제2기는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결혼하고 가정과 직장에 의무를 다하는 시기,

제3기는 퇴직 후 건강하게 지내는 시기, 제4기는 신체와 정신이 쇠약해져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시기다.

그가 강조한 인생 단계는 제3기다. 이 시기의 발달 과업은 자신의 적성에 맞고 자기가 원하는 활동을 하면서 만족을 느끼는 ‘자기성취’라고 했다. < p. 62-64 >

나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하려고 이 세상에 왔을까?

진정으로 내가 잘할 수 있고, 꼭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자.

현역 시절의 직업이 가족 부양이라는 수단적인 가치에 중심을 두었다면, 은퇴 후에는 일 자체로서 즐거울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해야 노년의 삶이 풍성해진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일, 세상에 가치를 보탤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수단적인 가치가 되는 일들을 모두 걷어내고, 꼭 하고 싶은 일이나 가장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 이것이 은퇴 후 인생 비전을 정립하는 출발점이다. < p. 168-171 >





고대 로마의 시인 유브날이 의문을 던졌다. 이스라엘 전 수상 골다 메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70세가 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일도 아니다.”

나이 들어 늙으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리라.

역사적으로 노인을 천덕꾸러기로 취급한 나라도 있었지만 존중하고 긍휼히 여기는 나라가 많았다.

특히 복지국가를 표방하는 현대사회는 노인복지가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다.

그런데 과연 몇 세부터 보살핌의 대상이 되는 노인일까? 이는 매우 민감한 주제다.

연령 기준이 적정하게 정해지지 않으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거나 과잉복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100년을 살아보니》를 쓴 김형석 교수는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면서, 성장이 끝나는 시기를 노년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성장이 가능하고 그 이후 늙기 시작해 80세가 되면 노년기에 접어든다”고 했다. 그의 말씀대로라면 60대 중반은 아직 노년이 아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노인 연령 기준에 관한 합의는 대체로 65세다.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이후 오랫동안 그대로 굳어졌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빨라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고,

이에 따라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덩달아 사회적 비용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제 노인연령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노년 부양비가 급증하고 건강수명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노인 단체도 지금의 65세는 너무 낮다고 말한다.

이와 달리 정치권이나 정부는 표와 국민감정을 의식해 섣불리 나서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은퇴와 함께 사회적 역할을 상실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일자리도 없고 연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그래서 아직은 노인 기준연령 조정이 시기상조라는 사람들도 많다.



나이는 숫자에만 머물지 않는다. ‘느끼는 만큼 나이 든다’는 격언이 있듯이 나이를 대하는 태도에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과 인격이 담겨 있다. 그러다 보니 몇 세부터 노인으로 인정할지 합의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1956년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국가를 고령국가로 지정하면서 65세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는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별로 나타나지 않은 때에 나왔다. 그 후 UN은 2015년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을 측정해서 80세 이상이 노인이라는 새로운 연령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편 최근 우리나라의 여러 사회조사에서는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 정도로 답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저런 사정을 살펴보면 75세 정도가 노인 기준으로 적절하지 않을까. 논거를 제시할 만큼 객관적인 의견이 아니라 내 생각과 주장일 뿐이다. 이 역시 쏟아져 나오는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일자리가 받쳐주어야만 설득력이 있다. 정부에서 50?세대나 60?세대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마땅한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원래의 직장에서 하던 일과 임금을 같이 줄이면서 점진적으로 은퇴하는 제도가 확산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활기 넘치는 나이에 “나도 이제 지하철을 공짜로 타게 됐어”라고 스스럼없이 자랑한다면 헛되게 늙는 것이다. 65세에 지하철 경로우대를 자랑하기는 계면쩍다. 경로우대 연령을 더 높이면 그때는 몸이 불편해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할 거라고 비난하겠지만 말이다.

노인을 결정하는 것은 나이 듦의 세월일까? 아니면 늙었다는 생각일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