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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 본기 ㅣ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이해원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2월
평점 :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20대 초반 이 말을 배운 나는 30여년 이 말을 생활신조로 삼아왔다.
중국 고전이지만 우리 삶을 매우 오랫동안 지배해온 유교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뜻도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로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할 때 쓰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사회의 리더가 되어서도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 받으려면 체화되어 있어야 할 덕목이다.
'모범을 보여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지' 등으로 리더의 태도를 규정할 때도 적절한 덕목이다.
실제로 나는 이 말을 배워 실천하는 삶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혜택을 봤다.
직장 생할을 오래 하면 '장(長)' 자리 하나쯤은 대부분 달게 된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될 때 후배들이 입사하면 아침 회의 자리에 참석하기 전 마실 것(주로 커피)을 하나씩 준비한다.
이때 어떤 후배들은 커피 준비하는 김에 자신들이 선배들의 커피를 하나 더 준비하기도 한다.
으레 관례적으로 후배들이 준비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관례에 반대했다.
'이 회사에 커피 타러 왔나'가 이유였다. 그 시간에 회의 준비를 더 철저하게 낫다는 말도 덧붙였다.
'잘난 척'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지속되면 나중엔 내 뜻을 잘 이해하고 나에 대한 신뢰감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어려운 일을 시켜도 '하필 왜 나에게...'라기 보다 '이유가 있겠지'로 묵묵히 열심히 잘한다.
중국을 이해하려면 ‘사기’를 읽어라.
최근 우리나라의 외교는 일본보다는 중국에 쏠려 있다.
중국어 가능자는 쑥쑥 늘어나고, 중국과 거래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코로나 이전 상황이지만 코로나가 진정되면 다시 그렇게 되돌아갈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들 중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중국인이 인용하는 고사의 그 깊은 뜻까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중국 사람들이 왜 저럴까에 대한 것을 알려 준다.
이 책은 단순히 고사성어의 한자 풀이가 아니라 그 깊은 이야기, 이를 인용하는 중국인의 속뜻까지 풀어냈다.
이 책은 사건 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그래서 평범한 고사 성어 공부를 위한 책처럼 아는 것부터 읽게 되면 퍽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 책은 고사 성어 책이 아닌 역사서이고 글뿐만 아니라 글을 좀 더 쉽게 해 줄 그림 자료도 들어가 있기에 차분하게 앞에서부터 읽어야 한다.
읽다 보면 아는 것도 꽤 많다. 물론 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인 줄 모르고 사용한 것들이다.
목차부터 보게 되면 눈에 익은 성어가 보인다.
주지육림, 백발백중, 사면초가. 초등학생들도 무슨 뜻인지 알고, 사회에 나가서도 흔히 쓰이는 고사 성어다.
하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 만약 중국인이 쓴다면 어떤 의중으로 쓴 건지 아는 사람은 적다.
백발백중은 백발을 쏴도 백발을 다 맞춘다는 말이지만,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그 백발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그저 훌륭한 궁수, 총사를 말하는 건 줄 알았지만 고사를 알게 되면 이 성어가 다의적으로 다가온다.
고사와 더불어 간체자, 발음, 몇 권에서 나왔는지 편명까지 쓰여 있으니, 중국인과의 교류에서 밀리지 않는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기는 워낙 방대한 분량에다 한자로 된 것이어서 원전을 제대로 읽기엔 일반인으로선 어려운 일이다.
그냥 우리 말로 번역돼 주석을 달거나 원전에 충실한 번역만이라도 읽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사마천이 쓸 때의 중국 상황이나 현재 그 뜻을 이해하려는 우리 사회의 정서가 똑같지 않은 어려움도 있다.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이나, 중국과 거래를 하는 사람이라면 진지하게 정독하고 연구도 하겠지만 일반인의 교양으로서의 사기는 쉽지 않다.
소설이어서 재미 있게 쓴 삼국지처럼 읽는 재미는 덜하겠지만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지금은 좋은 번역본도 많고 테마별로 분류해 재미있게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많은 학자들이 사기를 다루고 있다.
중국인이 고사 성어를 인용했다면 원래 알고 있던 뜻으로 이해하지 말고 사기를 펼쳐서 어떤 고사가 있었는지 알아야
어떤 뜻으로 인용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독자들이 이 책으로 하여금 중국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과 좋은 교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