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가기 전, 눈에 담았던.


가을 빛과 공기

 

사진 하나,  그리던 그림 몇 장








2018년 공기와 햇살을 간직한 나뭇잎














가을 나무, 어느 건물 입구










< 제주 >


















흐린 날, 섭지코지 / 성산일출봉 / 용머리 / 마라도











그리고 








감 두 개








 Masaaki Kishibe  <November>  -  Elisabeth Fröhl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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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8-11-29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참 좋네요. 자꾸 보게 되네요. 딸아이도 보여주니 놀라네요.^^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겨요..

Nussbaum 2018-11-29 12:36   좋아요 1 | URL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면서 시간의 변화, 세월의 흐름, 의미의 변화같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림에 대해 부연설명을 조금 드리면,

어쩌면 매해가 될 지 모르겠는데, 나무가 잎을 떨어뜨릴 때가 되면 아마 주위 나뭇잎을 주워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는 그다지 원치 않은 여행이었는데, 비도 오고 계속 흐려서 좋은 기억은 아니었습니다. 예전에 갔을 땐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엔 그저 그런 풍경들이네요. 이것도 나이탓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아쉬운 건 흐린 날씨여서 사진도 흐리게 나오고 그림도 영 탁하게 나오네요.

마지막으로 감은 시월에 나뭇가지채로 따 둔 것인데 얘네가 스스로 홍시가 되어서 저렇게 변했습니다. 신기하네요. 그림 그리는 건 뭔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이어서 매일 꾸준히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그리고 나니 뭔가 다시 생각할 거리를 주니 다행입니다.

늦가을 정취를 조금이나마 같이 공유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

2018-11-29 0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9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9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9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6 0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6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일터에서 조퇴했다.


곧 일이 폭풍처럼 닥칠, 기상청의 폭풍예보에 마음의 준비를 하듯 그런 낮.

어제 도착한 시집을 하나 읽고 어느 작가의 수필집을 읽었다. 

시집은 긴 삶에 관한 것이었고, 작가의 수필집은 1년의 삶에 관한 것이었다. 



문득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아 책장을 뒤졌다. 

따로 노트를 모아 넣어둔 책장을 살펴보며 썼던 글을 읽었다. 밤, 낮,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울며 썼던 기억을 떠올렸다. 



늘 서툰 마음 연습지. 지금도 앞으로도 언제 완성할지 모를 연습지에 남긴 기록들이 무심히 다시 나를 바라보는 느낌.



08년부터 지금까지 쓴 노트를 모두 꺼내보았다. 08년이면 알라딘 서재를 처음 시작한 때이니 그때부터 뭔가를 어딘가에 열심 적었구나 하는 생각에 어딘가 오랫동안 떠나 있어도 다시 알라딘 서재를 들르게 되는 까닭을 알 것도 같다. 



각각 노트에는 조금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그림 반, 글자 반이 들어있다. 열심히 그리고, 열심히 적었지만 여전히 서툰 것을 보면서 마음이 움츠러든다. 그러니 글과 그림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분들은 얼마나 내면과 대화를 잘 하고 그것을 만들어내려 노력을 했을까 하는 존경심도 든다. 


 


요새 새로운 분들이 글을 쓰면 추천을 누르고 간다. 언젠가는 알라딘 서재가 없어지겠지만 열심 글을 남기는 마음에, 그리고 다시 그 글자를 새겨 삶을 마주하는 과정에 대한 추천을 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언젠가 알라딘 서재가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계셨으면 하는 바람에. 


그런가 하면 어떤 분들은 꽤, 꾸준히 엄청난 글을 쓰기 때문에 몇 줄만 보고도 늘 추천을 누를 수 있다. 그분들께는 존경의 마음을 담아.


얼마간 서툰 마음 연습지에 뭔가를 적기가 어려웠는데 다시 적을 힘이 난다. 이 말은 역설적이게도 당분간 알라딘 서재에서 멀어질 것 같다는 말도 포함하고 있다. 






참! 가끔 알라딘 서재를 지나다니는 분들께서 내 서재 이름인 Nussbaum을 궁금해하셔서 얘기하고 가야겠다. 또 언제 얘기할 기회가 될지 모르고, 이 자리가 아니면 말하기 어색할 테니. 


슈만의 가곡 "미르테의 꽃 Op.25 <Myrthen op.25>". 

이는 슈만이 클라라에게 결혼 선물로 헌정한 곡집이다.  그 가운데 세 번째 곡인 Nussbaum에서 따왔다.  


Nussbaum 은 호두나무를 뜻하는 것이고 가사는 이렇다. 





짙푸른 호두나무가 집 앞에 무성하게 서 있다. 


그 만발한 사랑스런 꽃은 미풍을 타고 둘씩 짝이 되어 속삭이고 입술을 맞댄다. 


그 꽃의 이야기는 처녀가 밤이고 낮이고 생각하는 일에 대한 것이고, 


속삭이는 것은 내년에 그녀가 새색시가 된다는 것. 


처녀는 그 소리를 듣고 동경하고 공상하며 미소를 띄우고 꿈길로 들어간다. 




음악세계 슈만 편에서 발췌          





슈만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미르테의 꽃을 작곡하여 클라라에게 주면서 온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서툴지만 그 어떤 마음에도 비견할 수 없는. 


나는 늘 서툰 마음 연습지이지만, 온 힘을 담아 호두나무처럼 단단히 적어보려는 마음으로 서재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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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4 17: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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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4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연 2018-07-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어디 가세요? ㅠㅠ 저 돌아왔는데 ㅠㅠ

Nussbaum 2018-07-18 20:40   좋아요 0 | URL
멀리 가지 않습니다.

잠시 생각 좀 하다 오겠습니다. 곧 돌아옵니다 ^^

그나저나 수연님 ! 돌아오셨군요. 다행입니다 :)

2018-07-17 0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18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8-11-29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새 자꾸 없어진다, 사라진다, 이런 것에 대하여 생각하게 돼요. 그러면 가슴이 선뜩해지지만 어쩌겠어? 이러네요. 커피 한 잔 하며 좋은 글 읽을 때는 영원히 살고 싶다, 뭐, 이런 생각도 들지만요. 아, 그리고 저는 왜 Nusbaum을 저는 막연히 ˝새시대˝라고 결론 내리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죠?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Nussbaum 2018-11-29 11:35   좋아요 1 | URL
저는 요새 소통과 태도같은 것들에 많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 때에 따라 오해하고 또 오해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시간도 보내고 있구요.

그럴때마다 예전에 썼던 노트들이나 알라딘 서재의 글들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ㅎ 그리고 한편 생각하면서 여기 오래 남아 있는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기도 합니다. 뭔가 늘 주위에 감사를 전하고 싶은 걸 보면 저도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blanca님. 꾸준히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 남아 계셔요 ^^

말씀하신 단어 새시대. 그것도 생각해보면 좋은 느낌이네요 ㅎ
 


요즘 나는 책을 사 모으기보다 버리고 있다. 


마지막 잠깐, 눈 인사를 뒤로 하고 아파트 분리수거장으로 향하는 마음은 무겁지만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이라는 생각에 아주 잠깐 뒤돌아선다. 그 뒤돌아섬이 나의 삶 속 장면들과의 이별은 아니라는 생각에 아파트 둘레를 걷는다. 걸으며 한 부분 책장을 넘기 듯 그 장면을 넘기다보면 이상하게도 익숙한 결말은 조금 달라져 있다. 


이사를 하고 뒤죽박죽 책장을 정리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몇 가지 꺼내보면. 

쉽게 사는 책은 쉽게 버려지는구나 

언젠가 떠나 보낼 날을 생각하며 읽자

읽기보다 더 쓰는 날을 만들자

등등  


그리고 책장을 정리하면서 몇 가지 원칙도 세웠다. 

책 앞에 물건을 놓지 말고 책 위에도 다른 물건을 놓지 말자

크게 세 분류로 묶자

남아 있는 책들은 다시 한 번 읽자

등등


그리하여 책장은 이런 모습이 되었다. 






사진을 찍고 보니, 이제는 볼 수 없는 인물이 담긴 가족사진 같다. 여기에는 10대 후반부터 내 삶을 지탱해온 책도 없고, 누군가와 함께 읽던 책도 없다. 한 때 열심히 리뷰를 하던 책도 없다. 빼고 빼서 버리고 버리다 보니 그냥 그림책, 음악사전, 시집만 남았다. 


요즘 감정의 바겐세일처럼 생각들을 헐값에 어딘가로 흘려보내니 마음이 편해서일까. 여기 책들은 활자보다는 마음에 끌려 남아 있다. 너무나 익숙해서 마치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 같은 책들이 보이지 않아 이상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한동안 멀어졌던 책과 가까워지는 시간이 많아 다행이다. 


요즘 나는 책을 버리고 있으니 당분간 정든 책들과 이별하는 날이 더 많을 것 같다. 그것은 한편 평안과 익숙함을 벗어나는 일이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그 만큼의 마음의 공간이 생기는 것 같아 상쾌하기도 하다.





이사 후 책장앞에 잡다한 물건을 모두 치우니 말끔하다. 예전에 참 좋아했던 시집도 가지런하다. 

이상하게도 책장이 여유가 있다보니 다시 시를 읽을 여유가 생겼다.  

거실을 지나 상쾌하고 맑은 느낌의 커텐을 달아준 방에 들어가 조금은 우울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혼자 살짝 웃어보기도 하면서.





<새벽에 생각하다>

                                                

                                             천양희


어느 잡지의 한 페이지에

누군가의 시 한 편이 들어 있다

누구의 시인지도 모르고 읽는

누군가의 시 한 편


머리에 도둑 든 것처럼 뒤죽박죽 시들이

쓸모없는 모자를 쓴 시들이

위기 극복의 유전자도 없는 시들이 시들해지고

씁씁할 시에 맛 떨어질 때


누군가의 시 한 편

입맛 돋우는 봄나물 같아

웰빙시도 좀 먹어봐야지

희망버스 같은 시도 좀 타봐야지

이 무슨 발견인가!

무릎도 좀 쳐 봐야지


나는 그만

아무 생각 없는 듯 쓴 누군가의 시 한 편이

너무 좋아서 미울 정도라네

눈물의 뼈 같은

침묵의 뿔 같은

누군가의 시 한 편



새벽에 책장에서 시집을 하나 꺼내 시를 읽었다.  


오늘같이 하루종일 비오는 날은 청소하기 좋은 날이다. 차분한 마음에 청소하고 말끔해진 사물을 찬찬히 바라보기 좋다. 

감정의 바겐세일이 거의 끝나갈 무렵, 빈 공간을 청소하고 물끄러미 바라보기 좋은 날이다.  


그리고 그런 날 읽었던 시 하나. 책장 빈 마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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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7-0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으는 건 좋은데 이사가면 그런 애물단지가 없죠.
안 산다, 안 산다해도 또 사지고...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평생 2백권의 책만 갖고 사셨다는데
저는 이게 가능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버리는 것도 자신없고...ㅠ

Nussbaum 2018-07-01 18:50   좋아요 0 | URL
네. 괜히 이사짐 나르는 분이 싫어하는 물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늘 살림에 비해 책을 많이 갖고 다녔는데, 이제는 더 갖고 다닐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국내책은 어찌 중고로 팔거나 할 수 있는데 외국책은 처분이 참 어렵네요. 그래서 늘어나는 외국책은 좀 고민입니다.

요즘은 물건도 많이 버리고 있는데 늘 집 둘러보며 버릴 궁리만 하고 있네요.

비오는 하루, 차분히 마감하셨음 합니다.

아주 오랜만에 뵙는 분인데 만나서 반갑습니다.^^

hnine 2018-07-01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 분류라 함은 음악, 미술, 문학인가요?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은 그냥 있던대로 두면 되니까 힘들어 뭘 결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버린다는 결정을 내리려면 생각을 해야하고 판단을 해야하는, 일종의 두뇌활동이 필요하니까 사람들이 쉽게 못하는 것 같아요.
‘버린다‘는 말은 어딘지 부정적인 의미로 들려서 저도 사실 좋아하지 않아요. 계속 보존하기를 멈춘다? 아니면 정리한다? 이렇게 바꿔 생각하면 좀 덜 심난하려나요.
눈물의 뼈, 침묵의 뿔.
눈물이 뼈가 되고 침묵이 뿔이 될 정도라면 얼만큼의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지...그 결과 탄생하는 시는 결국 심오하기보다 욓려 무심한 듯한 시가 되는거군요.

책장앞에 걸리적거리는거 놓지 않기로 하는 것은 저도 같습니다 ^^

Nussbaum 2018-07-01 23:29   좋아요 0 | URL
역시나 제가 쓰지 않은 말을 각주처럼 부연해 주시는 hnine님.

서재를 10년하다보니, 이렇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주시는 분들이 생기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세 분류는 음악, 미술, 문학인데 늘 먼발치에서나 바라보고 있고 가까이 다가서기가 어렵습니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리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끔은 허무할 때도 있습니다.

혹시 hnine님도 mbti 중 intj 이신지요? 저는 그러한데(매우 각각 성향이 뚜렸한) 이 부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추억이 담긴 물건을 쉬이 버리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최근 무언가 추억이 깊게 배인 물건들을 마구 버리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어쩌면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제 쌓아둔 생각들을 표현하는 쪽으로 당분간 나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둔 책도 많고, 해야 할 것들이 잔뜩이어서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눈물의 뼈, 침묵의 뿔같은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고요.

부디 다시 10년 후가 되었을때 지금보다는 조금 더 여유있는 마음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는 시간이네요. 페이퍼를 남길 때는 몰랐는데 hnine 님께 답글 달면서 그런 생각에까지 미치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


라로 2018-07-02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깔끔하네요!!! 제 책장은 저렇게 변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님처럼 몇가지 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못하지만 저도 언젠가 이사를 하게 되면 님의 이 정리법을 기억하겠어요~~~.^^

Nussbaum 2018-07-02 17:48   좋아요 0 | URL
라로님. 안녕하세요.

엄청 오랜만입니다. 소식 늘 잘 받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은 새벽이려나요?

책장은 아직도 막 지저분해보여서 막 버려야 할 책들을 고르고 있습니다. ^^ 맨 아래칸에는 다양한 사물들을 넣어놓았는데 사진에는 이 칸이 보이지 않아서 좀 깔끔해 보일 수도 있어요.


언젠가 라로님의 멋진 책장사진을 볼 수 있기를. 여기서 꾹 참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8-07-02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장 사진을 한참 쳐다봤어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삼림욕을 하듯 다른 세상에서 숨쉬는 기분이예요.

저도 물건을 정리하고 버리기 시작한지 좀 됐어요.
저는 이사때문은 아니고,
그동안 버리지 못하는 병을 앓았달까요.
물건에 감정이입을 해서,
뭔가를 버리면 제가 버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여전히 잘 버리지 못하기는 한데,
그래도 새로 구매하는 물건엔 신중해지더라구요.

그나저나 님의 이 페이퍼를 읽으니,
생각을 좀 단출하게 정리하고 글을 그렇게 써봐야겠다 싶습니다.
위로가 되는 페이퍼와 사진, 고맙습니다~(__)

Nussbaum 2018-07-02 18:17   좋아요 1 | URL
다른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이 동네에서 양철님이 그렇다면 그런겁니다 ^^

제 서재에 오시는 분들은 그래도 거의 알라딘 서재 경력 10년에 가까우신 분들이라 어쩌면 저보다 제 스타일을 더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위에 hnine님께 답글 달았지만 저는 intj 유형입니다. 뭔가를 참 못버리고 간직하고 쓰다듬고 꺼내보고 하는 스타일인데 이사오면서 참 많은 것을 버렸습니다. 아주 과감히. 그것 없이는 못살것 같았지만 그래도 버렸네요. 그렇게 한바탕하고 나서도 역시나 그리운 마음이 들지만, 또 한편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래서 물건들에서 멀어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저 책장에서 보일지 모르지만, 소설책 가운데 네 명의 작가의 책들이 대부분 살아 남았습니다. 그들의 책이 거의 전부이긴 하지만요.

파스칼 키냐르, 도스토옙스키, 마르셀 프루스트, 김소진. 제 관점으로는 이들의 공통점은 조용하면서도 자기 얘기를 한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참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고 자기 얘기를 하는데, 실은 저는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남들은 잘 모르는 특이한 것을 부풀려 말하거나 은근히 자신의 지적우월을 드러내는 글들. 우선 저부터 반성하고자 합니다.

그나저나 제가 작게 위로의 시간을 드렸다니. ^^

희선 2018-07-17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버리면 아쉽겠지만 가볍기도 하겠습니다 저는 정리를 잘 못해서 정리 잘하는 사람 보면 부럽습니다 정리하고 싶어도 하기 어렵지만... 아무것도 없는 방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책장에 여유가 생겨 시를 만나는 여유가 생겼다니, 좋은 일이네요

채우기보다 비우기를 더 잘 해야 하는데...


희선

Nussbaum 2018-07-18 20:42   좋아요 0 | URL
책을 또 샀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책을 그만큼 버릴 거니까요.

요즘 제가 그렇습니다 ^^
 








.

올봄에는 그림을 많이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간 그렸던 그림도 꺼내보고 있다. 

어디서 본 그림을 따라 한 것도 있고, 직접 그린 그림도 있다. 

부족한 그림도 있고, 다 그린 것도 있고, 아직 다 그리지 못한 것도 있다.





음악가, 풍경, 디자인 스케치.








디자인 스케치.





수채.









가끔은 내 사진도.





오늘은 그림에 대한 페이퍼이니 말을 아끼자.


그냥 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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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5-12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하나하나 보고 있으려니 말씀을 아끼셨어도 무슨 말씀인가를 조곤조곤 들려주시는 듯 합니다.
저는 그림을 잘 못그리니 주로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을 보러다니는 것을 즐기지만 이렇게 직접 그리시는 분의 시간에 비할까요.
그림 그릴때 음악을 틀어놓으시고 그리시나요?
기타치시는 Nussbaum님 그림은 특히 선이 무척 부드럽습니다.

Nussbaum 2018-05-12 12:1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역시나 오늘도 들러 많은 얘기를 들려주고 가시네요.

실은 그림 올리는 건 많이 주저하게 됩니다. 세상만사가 다 그렇지만 그려놓고 보면 늘 부족한 부분 투성이여서 부끄럽기도 하고요. 그치만 요즘엔 굳이 꾸미지 않으려 합니다. 그냥 내 모습 보여주면 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겁없이 올리곤 합니다.

그림 그릴 때 음악들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음악은 늘 들으니 아마 그림에 음악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그래서일지 요즘엔 스케치도 하지 않고 수채를 하곤 합니다.

자주 올리시는 꽃 사진처럼 적막하고, 부족한 글과 그림에 늘 뭔가 깊게 보고, 발견하려는 모습을 지닌 hnine님께 감사를.

비오는 토요일입니다. 편안한 오후 되셨음 합니다.



stella.K 2018-05-12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멋지네요. 혹시 하시는 일이...?ㅎ
잘 보고 갑니다.^^

Nussbaum 2018-05-13 18:53   좋아요 0 | URL
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주 낯익은 분인데 이렇게 새로이 인사를 드리네요~^^

편안한 주말 되셨음 합니다!!

2018-05-13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3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래 전 MDF에 나무 무늬 시트지를 덧씌운 아주 낡은 식탁을 썼다. 하나밖에 없는 식탁, 거기서 밥도 먹고 책도 읽고 노트북도 놓았다. 어느날 고무판을 놓고 칼질을 하지 않아 심한 칼자국이 생겼다. 나중에 그 식탁을 버릴 때 나중에 식탁이나 책상 또는 테이블과 같은 것을 사게 되면 꼭 아껴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건을 올려놓았거나 비어있는 책상, 또는 테이블은 마치 또 다른 나의 얼굴을 대하는 느낌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찰나에 나의 내면과 대면하는 조용한 바람이 분다. 그 바람 속에는 한달 전, 어제까지, 방금 전까지 했던 것들의 시간이 들어 있다. 





내가 집에 두고 있는 책상은 모두 세 개이다. 각각 모습을 보지 않고 그냥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담아 스케치를 해보았는데, 그리면서 뭔가 이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기억의 왜곡. 어쩌면 그것이 책상의 실제 모습보다 더 정확한 책상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싶다. 


그럼 실제 책상의 모습을 보자. 모두 내 생활의 모습 그대로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민낯의 사진으로 이들은 모두 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억에 의지해 그린 스케치와 다른 점은 가로로 나 있는 홈이 모두 세 개라는 점이다. 스케치보다는 더 가로가 길다. 



이 책상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책상 다운 것을 처음으로 갖게 된 것으로, 내가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전기료나 수도요금을 더 내야 한다고 늘 주장하던 어느 노파의 집에 세 들어 살던 때 쓰던 것이다. 전 주인은 나에게 이사를 하면서 물었다. 쓸 거냐고. 


꽤나 무겁고, 튼튼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며 얼굴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이 테이블에서 참 많은 글을 썼다.  


두 번 째 책상은 병원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도중 구매한 것으로 거의 기타 전용테이블이 되었다. 이케아에서 구입한 것인데 블루노트라는 색 페인트를 사서 직접 모두 칠한 것으로 그리 깊지 않은 색이지만 차가우면서도 따스한 느낌이 든다. 





이 책상에 대해서도 기억을 잘못하고 있었는데 가로 길이를 조금 짧게 그렸다. 이 책상은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색이 중요해서인지 슥슥 그려놓은 무늬에 집중했다. 의자에 앉으면 마음이 차분해져서 그런지 악기 연습에 제격인 책상.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마지막 책상은 최근에 구입한 것으로, 다리가 좀 전체적으로 긴 느낌이다. 원목을 이어 붙인 것으로 다리 하나 무게만도 상당하다. 지금 바다 먼 곳에서 열심히 날아오고 있는 천을 씌우기 전 모습으로 말끔하다. 




가로 길이 140cm, 세로길이 85cm, 높이 75cm로 조금 볼 때마다 살짝 큰 느낌이지만 볼 때마다 뭔가 믿음직하다. 용도는 아마 책을 읽거나 음악듣기, 또는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 있기에 쓸 것 같은데 얼른 테이블 위에 천을 깔고  "아무것도 안 하고 안자 있기" 를 본격적으로 할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일터에 있는 테이블인데, 하루에 여기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어서 소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도 그냥 일상적인 모습 그대로 가감없이 올리는 것으로 그림 연습을 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 모두 넓고 튼튼한데 조금 지저분해서 위에 도화지를 잘 깔아서 쓰고 있다.






아마 다치바나 다카시였나 싶다. 무릇 글을 쓰는 사람은 넓고 튼튼한 책상을 가져야 한다고. 다치바나 다카시였든 그 누구가 말했든 "넒고 튼튼한 책상" 에 부합하는 것은 가장 최근에 산 책상밖에 없지만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고 그냥 가끔 잡설이나 끄적이거나 가끔 별 볼품없는 작은 스케치나 하는 사람이니 그 넓고 튼튼한 책상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시간에 대한 것으로 바꾸어보려 한다. 무릇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넒고 튼튼한 책상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얼굴을 조용히 그리고 깊게 살피며 시간을 쌓아나가려는 사람도 넓고 튼튼한 책상을 가져야 한다고.  


내 주위에 지금 현재의 삶까지 함께 살아온 책상들을 살펴보면서 찰나에 나의 내면과 대면하는 조용한 바람을 느꼈던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그 많은 날들의 시간과 빛의 느낌, 그것들이 모두 고스란히 책상의 표면에 얇게 놓여져 있는 느낌. 그것은 마치 거울을 보면서 문득 평소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내 얼굴의 어딘가를 보는 

느낌과도 같다. 


생각해보면 책상은 그냥 거기 있었던 것이 아니다. 얇고 가볍지만 나의 삶의 시간의 무게를 참 오래 견디며 지내왔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나는 책상에 어떤 사물들을 올려놓고, 또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시간을 보낼지 모르겠다. 그에 따라 책상의 표면도 바뀔 것이고, 나의 얼굴도 그와 함께 늙어갈 것이다. 


제목은 책상이라 적었지만 실은 얼굴에 대한 것, 시간에 대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Time After Time> - Eva Cassidy 



Lying in my bed I hear the clock tick,
And think of you
Turning in circles confusion
Is nothing new
Flashback to warm nights
Almost left behind
Suitcase of memories,
Time after...

Sometimes you picture me
I′m walking too far ahead
You′re calling to me, I can′t hear
What you have said
And you say "go slow
I′ve fallen behind"
The second hand unwinds


- Chorus -
If you′re lost
you can look and you will find me
Time after time
If you fall I will catch you I′ll be waiting
Time after time
If you fall I will catch you I′ll be waiting
Time after time
Time after time


After your picture fades and darkness has
Turned to grey
Watching through windows
I’m wondering If you’re OK
And you say "go slow
I′ve fallen behind"
The drum beats out of time


- Chorus -

mmm…time after time
Oooh…time after time
Time after time





* 네이버뮤직 가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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