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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오묘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표지부터 마음이 설렌다.
<개미>부터 시작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작품을 내면 늘 궁금했다.
"도대체 저 사람의 머리 속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저 사람이 보고 느끼는 세상은 얼마나 다를까?"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제목부터 구미를 당긴다.
사람들이 읽고 그 안의 지식을 '절대적인 사실'으로 여기는 백과사전의 첫 단어가
'상대적이며'로 시작한다는 것부터가 베르나르 답다.
게다가 프롤로그 첫머리는 어떠한가.
"백과사전을 구성하는 일은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연상시킵니다."
작가는 작가구나.
한 문장으로 이 책 뿐만 아니라 여타의 다른 (종이나 혹은 인터넷의) 백과사전들도
권위와 (판매부수 혹은 작성자의) 숫자에 가려져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자르고 다듬어'진 지식이 '어울리게 섞'여서 담긴 것이라는 경종을 이렇게 울린다.
늘 곁에서 보면서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아예 생각거리에도 올리지 않았던 것에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집요하게까지 느껴지는 수집과 정리벽이 더해져
새로운 세계관을 있음직하게 사람들에게 선보였던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사람을
-그리고 그의 취향을- 그의 다른 작품에서보다 이 책에서 더 많이 느꼈다.
열세 살 때부터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이야기를 자기 작품의 출간 순서에 따라
최근 책 <죽음>부터 지난 책들로 거슬러 올라가 <개미>를 마지막으로 배치했다.
'재미있게 골라 읽으세요'라고 책을 여는 지침을 충실하게 따르며
궁금한 것부터 펼치는 백과사전의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읽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들쭉날쭉, 아직 안 읽은 부분도 여전히 존재하는 -그래서 더욱 기쁜-
리뷰가 되고 있지만 그것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며 맛보는 방법일테다.
동시대에 살지만 서양과 동양, 인종과 성별, 교육과 문화, 사회경제적 지위, 국적 등
타고난 것과 자라고 경험하며 내재화된 시선이 사람 한 명마다 모두 다른 만큼
어떤 부분은 지극히 객관적인 숫자가 제시되어 절대적으로 느껴지고
어떤 부분은 그 이야기를 처음 듣고 눈이 반짝이며 자료를 확인했을 저자의 흥분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세상 하나밖에 없을 상대적이며 절대성이 느껴진다.
지난 출간작에서도 조금씩 흘려 보여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저자의 경험을 살려
저명한 과학자들에게 질문하고 정리한 내용, 스스로 겪어본 내용으로 다듬어가다
저자의 궁극적인 관심사인 영적, 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철학적인 탐구를 담아낸다.
과학, 역사, 문학, 신화, 연금술, 처세와 게임 등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총 542항목이
가끔은 기이하게도 보이는 흥미로운 삽화와 함께 독자를 기다린다.
독자인 나도 아직 읽지 못한 어떤 페이지에서 무슨 이야기를 만날 지 기대된다.
이런 것이 책을 읽는 짜릿함이 아닐까 싶어 저자에게 고마움마저 품게 될 정도다. ㅎ
그 중 각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식견을 넓혀줄 내용 몇 가지 정도는
독자의 머리 속에 오래도록 남아서 -혹은 노트의 어딘가에 기록되어-
음식과 가벼운 술을 앞에 두고 사람들이 함께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그 때에
활기와 호기심, 그리고 빛나는 영감이 함께 하는 '향연'을 만들어 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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