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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어록 - 찰나의 기록
주택문화사 편집부 지음 / 주택문화사 / 2019년 7월
평점 :
지나가버리면 아쉬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순간에 영원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남기고
글을 쓰며 기록을 하지요.
휴대폰의 기능이 향상된 다음, 습관적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떠오르는 단상들을 메모패드에 타이핑하지만
아무래도, 오프라인으로 남는 것이 없다면
그것은 클라우드나 하드 어딘가에 남아있는 디지털 파일로 남겠지요?
아이와의 모든 순간이 경이롭고 신나며 눈물나고 뭉클한 부모님들이
반겨하며 꼭 갖고 싶을 책 <아이의 어록>은 그래서 특별합니다.
이 책은 아이가 말이 트일 때부터 시작해서 유년시절을 거쳐
언제 집필이 끝날 지 모르는 열린 결말의 책입니다.
모두가 똑같은 표지를 가질 수 있겠지만, 그 내용은 다양할 거구요.
어떤 책은 페이지를 다 채울 수도
어떤 책은 몇 장 채우지 못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모와의 갈등이 잦아질 청소년기
혹은 다 큰 청년이 되어 자기의 인생으로 뚜벅뚜벅 걸어갈 때
그 모든 순간과 함께 한 부모님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책이라는 겁니다.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아주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과
그 속에 녹아있는 부모의 감동과 기쁨, 슬픔과 좌절감, 기대와 기도가
아이가 여러 상황으로 마음이 힘들 때,
분명 그 수퍼파워를 발휘할 잠언록이 될 겁니다.
혹은, 다 커버린 아이를 보고 뿌듯하고 기특하다가도
어느새 품에서 벗어나 문득 멀어진 아이에 대한 그리움이 크게 파도칠 때
부모님의 마음을 잔잔하게 달래줄 책이기도 합니다.
아이의 성장은 곧 부모님의 성장이고
아이의 시간은 부모님의 젊음의 시간이었을테니까요.
매일 빠지지 말고 써야 하는 숙제도 아니고
누군가가 검사하고 점수를 매기는 과제물도 아닙니다.
(물론, 나중에 아이의 두 손에 들어간다는 생각이
항상 검열관 노릇을 하겠지만요)
함께한 사람, 기록한 장소, 이 날의 감정을 쓰는 것 만으로도
숫자만을 기록하는 육아일기의 가치를 훨씬 넘어선
하루를 충만하게 (그리고 조금은 낭만적으로 ^^) 기억하는
좋은 여정이 될 겁니다.
"엄마/아빠가 어렸을 땐~ " 이란 말을
두 귀를 막고 듣기 싫어하는 아이조차도 ^^
어른이 되어가는 사춘기에, 혹은 어른이 되고나서는 더더욱
엄마와 아빠의 삶의 비법을 슬쩍 꺼내보고 싶지 않을까요?
때론 말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글이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하니까요.
적다보면 아이의 어록일지, 부모님의 공감록일지 모르겠을 책.
그러나 분명히 이 책은, 펼치면 모두 사르르- 기분이 풀릴
솜사탕이자 가족의 보물이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