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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짓은 나만 하는 줄 알았어 - 좋은 싫든 멈출 수 없는 뻘짓의 심리
피터 홀린스 지음, 서종민 옮김 / 명진서가 / 2019년 6월
평점 :
"뻘짓이란 무엇이냐~"
노래만 들으면 어깨가 들썩거리는 (그래서 요즘 나의 노동요가 된!)
한국의 히어로물 영화 <전우치>의 '궁중악사'가 자동재생된다.
(리뷰도 그 ost를 들으며 적고 있다)
친구 왈, "늬 회사 일은 니가 다 하냐? 월급 더 받는 것도 아니면서!"
할 정도로 정신없이 몰아치던 일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이 책을 만났다. (그리고 그 일폭풍은 아직도 진행중...)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온통 뻘짓이라고 느껴져서 더 제목이 와 닿았나보다.
원서의 원래 제목인 Discover Your Flawed Logic, 보다 백 배나 더!!!
왜 우리는 알면서 뻘짓을 계속 하는가?
좋든 싫든 멈출 수 없는 뻘짓의 케이스를 10개나 언급하며
독자가 하는 뻘짓의 이유를 밝히는 말랑말랑한 심리학 책의 저자는
피터 홀린스이다.
그는 한 가지 주제를 천착해 대중적 눈높이에서 부담되지 않는 수준으로
정리한 심리학 책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의 논문이 언어습득과 신경과학에 관한 것이어서일까? 단어가 맛깔스럽다.
(물론 번역본을 읽었기 때문에 이 찬사의 80%는 번역가 서종민의 몫이다. ㅎ)
아기 때, 우리 모두가 '귀여움'으로 용서받았던 뻘짓은 그러나,
나이가 들 수록 나이값을 못하는 바보 인증 절차이거나
학습 능력이 떨어져 같은 실수를 반복적으로 (성실하게) 하게 되고야 마는
어딘가 살짝 어긋나서 저지르는 브레인 파트(brain fart 뇌 방귀)이다.
무언가 자신을 넘어선 확신에 차서 말했다가 한밤중에 이불킥을 해봤거나,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인양 스스로를 포장해도 마법까지는 믿지 않아도
미신을 굳이 깨고 싶지는 않은, 혹은 재미삼아 점도 보는 심리를
뻘짓이 아니라고 말하는 작가피셜로 근거를 대보고 싶지 않은가?
일주일 동안 야근에 시달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먹을 양식을 사러 가서
이 세상 호구가 다시 없도록,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을 고스란히 '뻘짓'으로
(그러나 스스로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다시 없는 기회를 잡았다고 믿는)
갖다바치는 짓을 그만 두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의 몸이 방어해야할 상황이 오면 본능적으로 움직이듯
마음과 뇌가 방어해야할 상황에 처하면 우리는 방어기제로 '뻘짓'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바와 세상이 다르게 돌아가는 인지부조화가 일어날 때,
인간이 이성보다는 감정과 본능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뻘짓에는 호기심과 도전으로 연결되는 긍정적인 측면과
시간낭비와 시행착오를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어느쪽이든,
뇌가 원하듯 해변가 라운지에 누워 쉬면서 에너지를 아낄 수 없다면
'이런 바보!'라며 나를 탓하고 우울해하고 위축되기 보다
소소한 뻘짓 정도로 일탈을 꿈꾸는 것이 더 괜찮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