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람들의 심리학 - 해야 할 일보다 책상 청소가 재밌는 나를 위한 심리학
허용회 지음 / 넘버나인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 편한 얼굴로 녹아드는 아이스크림을 할짝대는 나무늘보.


그리고 나같은 사람들의 격공을 끌어내는 부제

"해야 할 일보다 책상 청소가 재밌는 나를 위한 심리학"


<게으른 사람들의 심리학>은 평소 할 일을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마지막 순간에야 허겁지겁 처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저 '의지부족' '게으름'이라고만 치부하지 않는다.


놀랍게도 '게이름'이나 '미루기'에 대해 과학적인 연구가 심리학자들에 의해 수행되어 왔고

엄밀한 이론을 바탕으로 경험적으로 가설을 증명해 놓았다.

물론,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다루는 심리학의 특성상, 모든 이론/전략은 모두에게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도 권하듯, 모든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는 과감히 버려야한다.

(차라리 무비판적인 수용이 더 쉬울 수도 있다. ㅎㅎㅎ)


하지만, 정말 내가 왜 일을 미루고, 회피하고, 하기 싫어하는지 알아차리고

어떻게든 해야만 하는 일을 보다 덜 괴롭게 하는 생활방식을 얻고 싶다면


나에게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과감히 넘어갈 줄 아는 태도와

소개된 내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여 일상에 적용시킬 지혜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게으른 습관을 개선시키는 의지가 필요하다. 


5파트로 이루어진 책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새로움에 대한 어색함으로 일을 미루는 게으름의 원인과 

중독과 전염이라는 게으름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우리 개인을 향한 비난으로 돌리거나, 

혹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합리화하지 말자고 건의한다.


완벽에 대한 집착과 과거 실패의 기억에 사로잡혀 자기 불신에 빠지거나

반대로 과거의 성공에만 집착하여 근본없는 자만심과 나르시시즘으로 

게으름을 피우게 되는 상황을 똑바로 인지하고

게으름이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절제력, 성공기억, 그리고 여유로움으로 게으름을 대체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시도해보기를 권하며 팁을 준다.



게으름에 대한 무한한 부정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좋았다.


완벽주의에서 나를 구원하는 것은 어쩌면 게으름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매우 과도하게 열심히 공부하고 일했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라는 게으름, 

그리고 빠르게 달리며 지나쳐버린 사소해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것들을 찬찬히 돌아보라는 게으름을 만끽할 여유 또한 게으름을 부리지 말고, 미루지 말고 지금, 누려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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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rerunner (Paperback)
Kahlil Gibran, / Createspace Independent Publishing Platform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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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래간만에 만나는 문고판의 책이다.

그리고 상당히 반가운 '칼릴 지브란'의 책 <선구자>이다.

<선구자>는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단편우화집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가을 

생각지도 않았던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사회에 멍-하고 있을 때 

칼릴 지브란은 간단한 명언과 우화로, 일상에 눌려 제 모양을 잃어가는 우리에게 

쉼과 성찰의 시간을 선물해준다.


이 책의 소개로 칼릴 지브란이 시인이며 작가일 뿐 아니라 화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바논 계 미국인으로 살며 영어와 아랍어로 글을 쓰다가 플아스에서 미술 공부를 한

문화적으로 풍성했지만, 그래서 한 곳에 정착하지 못했던 칼릴 지브란.

영적인 사랑을 주제로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데는 그의 생애가 많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그저 세상의 격랑에 맞추어 '좋은 것이 좋은 것', '남들도 다 이러는데' '긁어 부스럼' 이라며 

안락의자에 파묻혀 열정을 잃고 늙어가는 영혼에 대한 경고.


갑작스런 죽음으로 이 세상에서 떠난 사람들이 많은 요즘.

영원을 살 것처럼 착각하고 하루를, 삶을, 빛의 신비와 어둠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 우리들.

언제가 올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면 현재의 삶에 마음을 활짝 열고 삶이 주는 즐거움과 아픔, 고난과 창피함, 기쁨과 뿌듯함을 있는 그대로 맞이 해야하지 않을까.



굉장히 컴팩트한 책이고, 활자 수도 매우 적은데도

한 장 한 장을 빠르게 넘기지 못하는 이유는

매 페이지마다 삶과 옆의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혼을 담은 칼릴 지브란의 사유의 깊이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쌀쌀해진 출퇴근길과 아직도 졸린 아침 시간, 노곤하고 물때가 낀 것 같은 오후 시간에 

따스한 햇살같은 응원의 기운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을 사람들도 그런 따스함을 느끼길.

당신은 당신 자신의 선구자이며 당신이 세운 탑들은 당신의 위대한 자아의 토대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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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핵 - 최소의 도구로 즉석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고야마 류스케 지음, 황세정 옮김 / 지금이책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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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이 대세로 떠오른다.

일만 하고 살기에는 금전적인 보상도 정신적인 만족도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일을 제대로 못한다면 그 역시 위험한 일이다.

(생계나 자존감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 책 <라이프 핵>은 시간 효율을 높여주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정리법을

총 7장에 걸쳐 소개한다.


1장 생활속 수납기술에서는 부제 "미학과 실학"에서도 느껴지듯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으로 자기 공간을 바꾸고 유지하기를 촉구하며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



미니멀리즘이 대세이지만, 물건을 버려도 어느새 다시 채워지곤 하는

화수분같은 매직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과격하지만 효과적인 방법.

"수납공간을 반으로 줄이기"


2장. 사무실을 미니멀하게 만드는 기술에서 인상적이었던

'노의 무대를 만든다' 


일본인인 저자의 특색을 한껏 드러낸 챕터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약력에도 과연, 철학과 미학미술사를 공부하고 광고회사에서 

근무한 다음 '가부키'를 주제로 한 신규사업을 추진했다고 나와있다.


일본의 고유한 연극인 '노'를 설명하며

아무것도 없는 공간과 최소한의 도구 (오직 하나의 도구인 부채)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공간의 한계를 없애버린다는 개념을

이제는 식상한 '원소스 멀티유즈'와 연결지어, 훨씬 세련되고 멋지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책이 외국에 번역되거나 소개될 때 문화를 먼저 이해시키고 그 위에 기존의 개념과 연결시킨다면 훨씬 이해와 공감이 빠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사는 공간이 아닌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사무실의 공간을 잘 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임을 느낀다.


나의 업무스타일과 성격을 슬쩍 드러내는 책상 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단순한 도구만 갖추어 두고, 잘 분류하고 정리해두면, 시간이 흘러 필요한 것을 찾을 때, 온 책상을 뒤엎는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언제나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을 주는 것은 +@!


작가의 일본색(?)은 책 곳곳에 등장한다. 

처음엔 이게 정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었지만

사무실을 버리고 필드로 나가, 필드 업무 기술을 익히며

머리에 일을 꽉 채워 살지 말고, 가끔은 목적을 내버려둔 채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 "비움으로 채우는" 삶의 방식을 구축하자는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물론 작가가 권하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나만 해도 킨들언리미티드로 책장을 확장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종이책의 질감과 냄새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건 스킵!!





매일 습관처럼 하는 생활과 업무 스타일을 조금씩 바꾸어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진정한 능력자의 스킬이다.

새로 나온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가끔은 원시인처럼 필드로 나가 바람과 흙을 느끼고 맛보는 워라밸의 삶!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며 자기에게 필요한 것들을 쏙쏙 골라 정리하기 좋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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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해리포터가 삶을 바꿀 수 있다면 - 지혜에 이르는 글 읽기, 삶 읽기
이제월 지음 / 항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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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어린이와 어린 영혼들의 성장을 함께 해 줬던 해리포터.

해리포터 원작 뿐 아니라, 원작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신비한 동물사전>이

책으로도 나오고 영화로 상영되면서 관련 도서들의 인기도 오르고 있다.


<만일 해리포터가 삶을 바꿀 수 있다면>은 해리포터를 텍스트로 삼아

글의 표면 그 너머의 '숨은 이야기'를 얘기해보자고 말을 건낸다.


해리 포터가 인기가 있었던 까닭은, 해리 자체의 성장과 고난 극복, 영웅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작가가 보여주는 해리 주변 인물들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묘사가 톡톡히 역할을 했다.

롤링은 악의 부활과 부흥, 선과 악의 모호성이 깨지는 순간들, 차별과 적의를 이기는 우정과 용기를 섬세하고도 다채로운 층을 두어 천천히 여러 번에 걸쳐 변주하였고 독자들은 읽을 수록 그 이야기의 힘에 끌려 해리포터의 세계에 함께 참여하게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즐거운 모험동화로 시작했다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등장하는 많고도 복잡한 등장인물간의 관계와 현재와 미래, 과거를 넘나드는 '인연'의 영향 덕분에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가까이 갈 사람과 멀어져 갈 사람이 나뉘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롤링이 <해리포터> 시리즈에 심혈을 기울여 촘촘히 깔아놓은 복선을 독자들이 미처 놓친 것까지 꼼꼼히 다뤄준다.

그리고, 그 복선들이 의미하는 것들과 상징하는 것들을 '명시적 정보'에서 '암시적 정보'로 바꾸도록 질문하고, 이야기하며, 삶으로 살아내기를 촉구한다.





해리포터의 팬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읽는 행위'자체를 나의 '삶'을 바꾸는 경험으로 만드는 책이다.

이 책에서 알려준 새로운 감각으로 해리포터를 다시 읽게 된다면, 그곳에 늘 있었지만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사람들과 사건들을 만나게 될 것 같아, 기쁘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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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다운 죽음을 꿈꾼다 - 마지막 순간, 놓아 주는 용기
황성젠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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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최선을 다해야 최선이고, 프로일까?

신경외과 전문의로 뇌신경 중증 질환을 주로 진료하는 지은이 황성젠은

타이베이시립병원장이며, 세계적인 호스피스 전문의이다.


작가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뇌사 상태거나, 연명치료 말고는 더 이상 생명'연장'이 되지 않는

환자들의 경우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의사로서 '삶'을 지키는 것만이 의료행위의 전부인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것이 삶이고 운명이지만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지겹기도 하고 무의미하게 보내다가

지인이나 사랑하는 사람 및 존재가 이 세상에서 소멸되었을 때

비로소 삶의 유한성을 깨닫게 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면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떻게 나의 마지막을 맺어야 할 지'에 대해

진지하고도 실질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의학기술의 발달과 위생상태의 개선 및 웰빙 영향으로

사람들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지만

단지 죽음을 늦추기 위한 연명 치료 및 심폐소생술로

다시 회복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고통받지 않으며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아름답게 죽을 권리'를 빼앗기게 된다면.

나의 담당의는 '최선을 다했다'고 책임을 면해 죄책감을 덜까?

나의 가족은 '끝까지 노력해보았다'고 미련이 없어질까?


의료인인 저자가 얘기하는 

사망을 늦추기 위해 처치받은 후 환자의 신체 변화는

환자를 영영 떠나보내야 하는 가족들의 마음에

더 큰 상처와 후회를 남기게 되는 것을 여러 사례로 알게 되었다.


숨을 놓는 마지막 순간을 잘 보낼 수 있게 놓아주는 것이

가족들의 엄청난 용기와 삶과 죽음에 대한 겸허함을 요구하는지 

의료진의 솔직함과 가족들에게 소송당할 수 있음을 각오하는 용기가 필요한지

그리고, 가족들이 그 고통스러운 결정을 하지 않도록 

미리 죽음을 대비하는 결정과 철학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준비하게 되었다.  



웰빙(well-being)만큼이나 중요한 웰다잉 (well-dying)

시작이 있다면 끝이 있는 것처럼

내가 살아있다면 이 삶이 다 하는 순간도 온다는 것을 기억한다.


충만한 삶을 완성하기 위해 인간다운 죽음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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