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 인문쟁이의 재즈 수업
이강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매력적이다.

우선 깔끔한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심한 제목은 더 취향에 맞았다.


특별한 계기없이, 탐구정신없이, 그저 어쩌다보니 '재즈'를 듣게 되고

그러다보니 재즈를 좀 알게 되고, 그 끝에 재즈를 좋아하게 된 국어교사가

방과후 수업으로 마일스 데이비스부터 쳇 베이커까지 영업(!)하게 된 이야기이다.


물론, 저자의 워딩을 그대로 따오자면 '욕심일지 모르지만' 

이 수업을 들은 아이들 중 예술을 통해 타문화를 이해하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성적에만 몰입하여 감수성 Max인 10대의 시절을 보내기 보다는

책 읽고 음악 듣고, 거기서 얻은 감정과 생각을 글로 써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저자 이강휘는 낮에는 수업하고 밤이면 재즈 듣는 인문쟁이 국어교사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집에서 직장까지 두 시간씩 운전을 하면서 통근 시간이 긴 여느 직장인처럼

처음은 라디오, 그 다음에는 관심있는 분야의 팟캐스트를 듣다가 

운전을 하면서 머리가 아픈 것이 싫어 찾아 듣게 된 것이 재즈이다.


이강휘님의 첫 재즈는 Fly me to The Moon. (올리비아 왕의 버전으로! +ㅁ+)

CD를 구워 선물하던 시절에 20대 초반을 보낸 저자는 (CD굽기로 인증되는 연륜)

가벼운 주머니로 구입하지 못했던 재즈를 현대의 문물을 적극 받아들여 ^^ 

스트리밍 서비스나 유투브를 이용해서 플레이 리스트에 차곡차곡 쟁여두고

각 곡의 느낌을 정리하고, 재즈에 관련된 책이나 블로그를 살펴보며 (역시 인문쟁이)

재즈와 노는 법을 익혀 나갔고, 이 재미있는 놀이에 학생들을 참여시켰다.


차례는 마치 그의 플레이 리스트 중 한 폴더를 보는 것 같다. 

당장 귀에서 플레이가 되는 곡들을 만나면 반갑기도 하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전문가나 평론가처럼 지식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그 음악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정도의 이야기는 기억하거나 찾아보는 정도의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재즈의 세계에 풍덩- 빠지길 원하는 저자는

독자들이 가볍게 읽되, 더 깊이 재즈를 알고 싶다면 참고할 책들도 챙겨둔

<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를 썼다.




"방과후 재즈수업"이라는 설정을 두고 5개의 장에 걸쳐 주제에 맞춰 고른

재즈 뮤지션과 그들이 살아갔던 세상의 모습, 그들의 음악을 소개한다.

음악은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들을 수 있게 마련해주어

독자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공감각적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한 곡씩 듣기보다는 꽂히는 뮤지션의 모든 노래를 듣고 싶은 독자라면

음악과 뮤지션을 소개하는 중간에 '앨범 pick'으로 저자가 추천하는 앨범도

관심이 갈 것이다.(그리고 결제나 적어도 검색을 하게 될 지도... 후훗)




처음 책을 펼쳤을 때 곡을 후루룩- 보고 난 다음 

출퇴근길의 혼잡스럽고 정신없는 시간에 읽지 말아야겠다고 결정했다.


"재즈 들으려고 맥주 마시는 겁니다"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주중에 몰아치는 일상과 후덥지근하게 더운 날씨에 늘어져 있는 나를 다독이며

주말에 QR코드의 노래를 들으며 시원한 맥주와 함께 

이 책을 느긋하게 즐기겠노라고, 마시멜로우를 참는 아이처럼 버텼다.



그 선택은 아-주 만족스럽다.

재즈의 역사, 재즈의 변화, 재즈의 의미를 가득 담은 노래들도 좋을 테지만

내가 좋아하는, 글자로 만나 반가운 곡들을 플레이 하며 책을 읽는다.

보냉컵에 따른 차가운 맥주랑 간단한 마른 안주를 옆에 두고. 


신나는 보사노바, 더 신나는 스윙, 몽롱하고 애끓는 소울 넘치는 노래,

듣다가 내가 다 숨이 차는 스캣으로 사람의 목소리와 악기가 만나서 

돋울 수 있는 모든 흥을 다 돋운다.

마무리는 목소리가 모조리 빠진 재즈 연주곡으로 깔끔하게!

아... 좋은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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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거울나라의 앨리스 (패브릭 양장) - 187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손인혜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책소개를 보자마자 저 질감을 손으로 얼른 느껴보고 싶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 <거울나라의 앨리스> 초판본.

원작의 삽화가 고스란히 실려있는 것은 물론이다. 

거기에 1871년 오리지널 표지를 살린 패브릭 양장이라니!

앨리스를 좋아하고, 책을 사랑하는 덕후들의 마음을 아주- 제대로 파악한 기획이 아닐까? ^^

이래서 책이 있어도 또 지갑은 열리고야 마는 것이다.

앞으로도 그럴 의향이 충분히 있으니, 이런 기획을 계속- 끊임없이- 진행시켜주길 바랄 뿐:)


작가 루이스 캐럴은 옥스퍼드 대학교의 '수학' 교수였다.

수줍음이 많고, 전형적인 학자였던 그가 당대 최고의 아동문학가로 등단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고, 의아스럽기도 하다. (혹은 직장인으로서 공감가는 부분도 생겼다 ㅎ)

대학 학장인 리델의 집에 찾아갔다가 -그러니까 직장 상사- 

어린 세 딸을 만나 들려준 이야기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상상을 뛰어넘은, 그야말로 '이상함'의 총집합이라 그 우스꽝스러움에 깔깔대다가도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논리적이지 않아보이는 말들이 묘하게 철학적이기도 하여

읽을 수록 '이거 동화 맞아?' 싶은 감상을 느끼게 하는 그의 이야기는 

그래서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지금도 연령에 상관없이 '좋아요'를 외칠 수 밖에 없는 

고전으로 남았나보다.

-그리고 '앨리스'는 작가 루이스 캐럴이 평생 사랑했던 리델의 둘째딸 이름이라고;-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1869년 크리스마스가 배경이다.

지난번 '이상한 나라'에 뚱딴지같이 빠져들어갔을 때는 화창한 여름날이었는데

이제는 겨울에 '거울나라'에 들어가게 된 앨리스.

체스판 처럼 생긴 '거울나라'에는 지난 여름 '이상한 나라'에서 나왔던 캐릭터들,

즉 붉은 여왕, 하얀 여왕, 삼월토끼, 모자장수 등이 반갑게 등장한다.



"너의 길이라니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구나. 여기 있는 모든 길은 내 길이니라.

 그런데 넌 여기에 왜 왔느냐?" p.39


"대답할 말을 생각하는 동안 무릎을 구부리고 절을 하거라.

 그러면 시간이 절약될 테니 말이다." p.39


영국인의 안 웃긴데 웃긴 농담이나, 격식과 잔소리가 꼰대스러워 더 재밌는 언어 유희가

사실 한국어로 번역할 때 고스란히 담기기는 어려울 법도 하다.

말장난, 문화적 배경, 패러디(!) 같은 잔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점은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이스 캐럴의 독특한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은 

글로벌하게 어필하는 매력이 가득하다.

 

추운 겨울날, 아기 고양이와 놀면서 거울나라를 얘기하던 앨리스는

거울을 통과해서 거울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7살 앨리스의 두번째 모험은 '이상한 나라'의 후속편의 성격보다는 

체스판 위에서 감정과 행동이 반대로 움직이는 신비로운 세계관인 '거울나라'로 

독자들을 단숨에 몰입시킨다.




"가장 예쁜 건 항상 멀리 있어!" p.108


동화의 매력은 이런 것이 아닐까?

어렸을 때 읽었을 때는 몰랐던 감정을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을 때 알게 된다는 점!

시간이 흘러 세상을 경험한 어른인 저자가 보물지도처럼 곳곳에 숨겨 둔 생각과 감정들을

하나씩 발견하며 공감하는 즐거움, 곱씹어 생각하며 페이지를 바로바로 못 넘기는 아쉬움이

독자가 문득, 자신이 '나이'를 먹은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살짝 사무치는(!) 감정으로 책을 읽다가 '나이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만났다.

ㅎㅎㅎ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툭툭- 튀어나오는 이 재치스러움과 황당할만큼 자유로운 추상적임은

루이스 캐럴이 수줍음이 많았다는 사람들의 평가가 과연 진짜일까, 

사람들은 루이스 캐럴에서 속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답 없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체스판의 끝에 다달아 여왕이 되기까지의 여정은 

'거울나라'라는 특징상 원래 품었던 마음이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생각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자기의 틀 안에 갇혀서 도통 빠져나오지 못하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언뜻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거울처럼 비추어 보이는 것 같다.


쓰여있는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글자나

졸이 여왕이 될 수도 있는 체스의 규칙, 

같은 장소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들처럼 달려야 하며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쫓아갔지만 뒤에서 만나게 되는 공간의 왜곡,

어제와 내일은 오늘이 될 수 없고

미래와 과거가 함께 존재해서 결과가 원인보다 먼저 나오기도 하는 시간을 가진 거울나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예측불허 대사와 엉뚱하고 대담한 앨리스의 티키타카,

책 곳곳에 등장하는 '시'들은 과연 원서로 읽으면 어떤 맛이 날까? 하는 

위험한(!) 궁금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 


다행히(!)  출판사의 각주로 언어유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고

더불어 원서로 읽었으면 답 못찾을 문화적 배경에 대해 알 수 있어서 고맙다. 

책 뒤에 실린 작품 해설은 저자의 생애에 대한 정보를 주어 스토리의 색을 더해준다.


이 세계관에서 영감을 얻어 (혹은 세계관을 빌려오고 싶은 욕망으로) 미디어로 선보인

몇몇 작품들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도 재미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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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으로도 왠지 뭉클- 한다.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는 허유정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아마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에 관심있어 한번은 시도해 본 사람이라면

의외로 만만치 않음을 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편집 순서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제로웨이스트 단계를 체크해볼까?



장바구니와 텀블러, 비닐봉지를 쓰지 않는 것은 캠페인도 많이 하고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양식이지만

비닐봉지를 아예 끊고 살기는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직접 마트에서 장보기가 조심스러워지고

택배로 필요한 물건을 배달/배송 시키다보면

우리나라 고객들의 높은 '요구'에 만족시키느라 정성을 다해 포장하여

빠르게 집 문 앞까지 놓여지기까지 수많은 포장지와 에너지, 노동력이 쓰인다는 것을

애써 눈감고 싶기도 하다.


이렇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세상에 무해한 인간으로 사는 것은

결심도 어렵지만 꾸준한 실천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사람들의 선의가 그 온기를 잃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즐거움과 (남 뿐 아니라 나에게도!) 만족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쓴 허유정님의 프롤로그는 

'환경운동'이라는 거창함을 무너뜨리고, 같이 한번 해보자! 하며 맑게 손을 내민다.


대단한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는 일을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을 소소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해내면 변화가 생기는 것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지구에 미치는 효과이니까. ^^


책은 아래와 같이 총 3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잘 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자취생일때의 '무해한 삶'과 

가정을 이루고 생활감이 묻어나는 일상을 살면서의 '무해한 삶'은 꽤 차이가 있음을

작가는 자신의 실패담(?)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성장기를 에세이로 보여주어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를 통해 제로웨이스트에 마음은 있지만 아직 실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생활 속의 사용자들에게 죄책감을 누그러뜨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작지만 소중한 '같이' 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참, 무해하다. ^^ 



쓰레기 없는 살림, 쓰레기 없는 바깥 생활은 솔직히, 좀 고단하다.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관심은 있지만 시간과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 편리함을 포기할 수 없어서

혹은 그것만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는 플라스틱통에 담긴 세제, 샴푸, 섬유 유연제 등을 쓰고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만들어진 일회용품을 (비상상황을 위해) 모아놓고

분리수거/재활용과 종량제를 구분하기 어려워 한꺼번에 처리하기도 한다.

( 참고로, 이 책에는 헷갈리기 쉬운 분리수거/종량제 방법도 실려있다. 

자취/살림을 하면서 쓰레기 처리에 관해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해답이 알차다.) 


저자가 보여주는 환경보존을 위한 실천 방법은 

궁상스럽지 않고 말끔하고 예쁘기도 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체제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다소간의 불편감은 있을지언정,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주는 것들이다.

이미 사용해 본 사람이 (그리고 이것저것 시도해 본 사람이) 추천해주는 것들이라

신뢰도 가고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붙는다. 



욕심껏, 한번에 대단한 것으로 하려고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던 저자가 그 과정에서 깨달은

개인의 취향에 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내가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그래서 우리 모두가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우리 다음에 올 세대도 잘 살기 위해서

지금, 자기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얻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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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이런 것도 모르고 살 뻔했다 - 보험료는 싸게, 보상은 든든하게
이동신 지음 / SISO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하마터면 이런 것도 모르고 살 뻔했다>는 뭐랄까, 가정 상비약 같은 책이었다.

예측불허한 사건, 사고, 질병에 대비한 '보험' 

그러나 착실히 보험비를 내고도 정작 보험료나 보상이 필요할 때는

이런저런 조건 때문에 보험료 지급이 거부되거나, 혹은 그동안 낸 돈이 아까운 금액을 받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새로운 법이 생기면서 그것에 상응하는 상품처럼 보험이 마구 생기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지인을 통해 가입하고 계속 갱신하는 보험도 있고

자동차를 갖고 운행하기 시작하며 당연히 들어야 하는 보험이나 추가적으로 더 드는 보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병, 질환, 삶의 스타일이 변화해서 드는 보험들이 종류가 많기도 하다.

특히, 혜택은 중복되거나 꼭 필요한 것들은 빠져있는 경우들을 막기 위해서 

보험에 가입할 때 설명을 잘 듣거나 약관을 꼼꼼하게 읽으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말이 맞는것인지, 나의 지식수준이 이렇게 처참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ㅁ-;;;;

한글인데 그래서 읽을 수는 있는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거나

혹은 나는 이렇게 이해했는데, 보험사는 그게 아니라고 상황이 발생한 뒤 입장차이를 보여

분통과 '속았다! 이 나쁜 보험**!!!' 하지 않으려면 역시 나에게 필요한 지식은 확보해둬야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책을 폈는데 프롤로그를 보고 약간, 댕- 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든 나의 손해를 덜 보려는 마음에 책을 읽으려던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고 해야하나?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원치 않았던 상황 속에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보험과 보상에 대한 정보를 주는 이 책의 저자는

27년 동안 삼성화재에서 보상업무를 했던 경력이 있는 이동신씨다.

손해사정사, 도로교통사고감정사, 보험조사분석사 등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보험과 관련된 신문(이 있는지도 이제 알았다. 업계의 소식지가 아닐까 ^^;)에 칼럼도 쓴다.


회사에서 나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인 보험과 책쓰기를 결합시켜

'보험작가'라는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낸 저자는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자동차보험 가이드를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험과 관련된  Part 1과

보상과 관련된  Part 2다.



보험을 드는 필요성은 이미 충분히 '상식' 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경제적인 문제를 떠나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사람과 그 사람에 속해있는 가정 및 사회가 

꽤나 오랜시간 동안 회복을 위해 육체적, 심리적으로 고생하는 기간을 견뎌야 하고

혹은 그렇게 시간이 지난다고 회복이 되지 않는 비극적인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본인의 경험을 녹여 내어 사례를 소개하며 정보를 제공할 때,

보험에 대해, 그리고 보험료를 꼬박꼬박 낼 지언정 그것을 사용할 일이 없다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는 당연한 사실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었다. 



튼튼해 보이고 시야 확보가 잘 되는 것 같아서 다음 차는 SUV로 할까- 하다가

이런 보험적용사례들을 보면 다시 고민하게 되기도 하고,

위험요소들을 모으고 분석한 결과로 보험료가 책정되고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보험사가 보험의 종류와 내용이 다르게 만들기 때문에

나에게 필요한 보험을 어떻게 골라서 조합을 이뤄야 하나 팁을 얻고 싶은 마음으로 

정보를 탐색하며 읽기에 좋았다. 



그리고 사고를 유발하게 하는 일상적인 불법들 (불법주차, 위험요소가 제거되지 않은 공간)

에 대해 항상 경계하고 사회적 시스템으로 이런 요소들을 제거해나가도록 요구할 필요성,

사고를 방지하는 방어적인 습관, 사고에 대처하는 요령, 합의법, 

자동차 보험만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영역을 보완할 생활 보험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기본적인 지식을 얻고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읽는다면 지식인처럼 활용할 수 있는 

'백과사전'같은 책이라는 인상을 얻었다.



제일 접근이 쉽고 활용도가 높은, 

보험을 싸게 가입하는 방법, 보험료 비교하는 사이트 활용이나



실제 교통사고 현장을 시뮬레이션해서 

단계별, 상황별, 조건별로 필요한 대처법을 알려주는 것은 무척 도움이 된다.

절대 이런 상황이 생기길 원하지 않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케이스를 읽다보면 

사건과 사고는 무엇이라도 하나가 삐끗-하는 순간에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것이라는 

경각심과 함께, 어떻게 대처하고 예방해야 하는지에 대해 통찰도 할 수 있게 한다. 


규칙을 다같이 지키고

서로를 위해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며

무엇보다 나의 안전과 생명, 평온한 삶을 위해 조심하는 태도와 실천하는 방법 이외에도

최후의 순간 조금이라도 그 충격을 완화해줄 수 있는 에어백같은 보험에 대해서

필요한 정보와 팁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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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 - 음악과 미술, 문학과 건축을 좇아 유럽 25개 도시로 떠나는 예술 기행
이석원 지음 / 책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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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언제 가볼 수 있을까?

#stay home으로 지구의 대부분의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묶인 요즘,

여행책들을 보면 대리만족과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함께 생긴다.

(솔직히 말하면, 오바같지만, 좀 슬프기도 하다.)


여행책은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해 사전지식 및 상상을 가능하게 하고,

내가 다녀왔던 곳에 대해 그리움과 그 시간에 있었던 나 (혹은 함께 한 사람)에 대한 

되새김을 할 수 있게 하는 마법이 있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빠듯하게 낸 휴가를 하나도 아깝지 않게 보내기 위해 하나라도 놓칠새라 

정보를 모으려고 읽는 여행책이 아닌

음악, 미술, 문학, 건축 등 주제가 있는 여행지를 발로 걸으며 얻게 된 느낌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여행'기'가 담긴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 책을 읽는 것은

어쩌면 방 안에서 세상을 탐험할 수 있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즐거움을 누리게 해준다.


'유럽의 25개 도시로 떠나는 예술기행'이라는 부제에 맞추어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익숙한 나라의 이름도 보이고, 언제 한번 가보려나- 싶은 나라도 있다.

유럽 여행을 처음 가는 사람들은 영국의 런던, 벨기에의 브뤼셀, 이탈리아의 로마 처럼

잘 알려진 지역 속에서 잘 알려진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보는 경험을 스케줄 안에 넣을 수도,

유럽 여행을 많이 가본 사람들은 '다음 번에는 이곳에 가야지' 하고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행복하게 계획을 짜볼 수도 있겠다.




유럽을 다녀오지 않아서, 약간의 환상같은 것이 있는 나는

유럽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보면 '이 사람들은 동화 속에서 사는 기분이겠다' 하는

여행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낭만적인 상상을 한다.

-물론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출/퇴근길에 늘 지나치는 건물일 수도 있겠지.-


각각의 지역의 랜드마크를 사진으로 만나보며 (심지어 사진도 굉장히 분위기 있다!)

그곳에 얽힌 셀럽(!)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여행가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올라온다.

두근거리고 들뜨는 마음을 조금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저자의 차분한 말투가 느껴지는 '걷기' 기행 부분이다.



여행 좀 다녀본 지인이 옆에서 함께 걸으며 

"여긴 ~인 곳인데 ~로 잘 알려져 있지. 이 모퉁이를 돌면 ~가 보이기도 해. 여긴 말이야~" 하며

자분자분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특히 들어본 미술 작품들이 언급되면 사진이 없더라도 -혹은 빠른 검색으로-

작품을 보면서 '아ㅡ 이 작품엔 그런 뒷이야기가 있었군! 그래서 이름이 그랬군!' 하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


가장 큰 장점은(!) 실제로 여행을 가서 동행이 끊임없이 이야기를 -대충 본인은 다 안다는;;-

한다면 말소리 자체에 지칠 때가 올 수 있는데 (그러나 싸움이 날 수도 ㅎㅎㅎ)

이것은 책이니까, 내 취향과 상황에 맞추어서 적절하게 거를 수도 있고

놓치지 않고 나중에 보는 것으로 '킵' 해둘 수도 있다는 점! 





정말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

저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 

그들의 시야를 살짝 가리면서도 추억과 감동의 조각을 가져가고파 사진을 찍는 사람, ^^

무언가 설명을 하는, 아니면 이제 그만 보고 다음 작품으로 가자고 말하는 것 같은 사람도

내가 사는 이곳에서도 익숙한 풍경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미디어 아트로 모네의 전시가 열렸을 때의 경험이 떠오른다.

이 미술관을 재현해 놓은 공간에 들어갔을 때, 탄성이 절로 나왔었다.


실제 모네가 살았던 지베르니의 정원을 걸은 뒤 미술관에서 진짜 작품을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


묘지를 터부시하는 우리와는 달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유럽의 문화.

어찌보면 유명한 사람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 

번잡스런 여행지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산책하며 삶, 생명,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철학적인 생각을 하는 정서적 경험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유럽 여행을 처음 가는 사람들은 목록에 넣기 어려운 곳이라 

책에 소개된 몇몇 묘지들은, 그래서 신기하고 오래도록 읽게 된 부분이다. 


바쁘게 정신없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가만가만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이런 여행. ^^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것의 범위를 마구마구 넓혀주는 특별함이 아닐까? 



보기만 해도 눈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풍광의 사진들은

비행기를 타고 싶다는 마음에 부채질을 더한다.

아.... 여행가고 싶다.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에서 읽은 내용을 함께 떠난 사람에게 슬쩍- 흘려가며 ^^

여기서 소개된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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