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으로도 왠지 뭉클- 한다.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는 허유정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아마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에 관심있어 한번은 시도해 본 사람이라면

의외로 만만치 않음을 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편집 순서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제로웨이스트 단계를 체크해볼까?



장바구니와 텀블러, 비닐봉지를 쓰지 않는 것은 캠페인도 많이 하고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양식이지만

비닐봉지를 아예 끊고 살기는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직접 마트에서 장보기가 조심스러워지고

택배로 필요한 물건을 배달/배송 시키다보면

우리나라 고객들의 높은 '요구'에 만족시키느라 정성을 다해 포장하여

빠르게 집 문 앞까지 놓여지기까지 수많은 포장지와 에너지, 노동력이 쓰인다는 것을

애써 눈감고 싶기도 하다.


이렇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세상에 무해한 인간으로 사는 것은

결심도 어렵지만 꾸준한 실천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사람들의 선의가 그 온기를 잃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즐거움과 (남 뿐 아니라 나에게도!) 만족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쓴 허유정님의 프롤로그는 

'환경운동'이라는 거창함을 무너뜨리고, 같이 한번 해보자! 하며 맑게 손을 내민다.


대단한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는 일을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을 소소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해내면 변화가 생기는 것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지구에 미치는 효과이니까. ^^


책은 아래와 같이 총 3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잘 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자취생일때의 '무해한 삶'과 

가정을 이루고 생활감이 묻어나는 일상을 살면서의 '무해한 삶'은 꽤 차이가 있음을

작가는 자신의 실패담(?)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성장기를 에세이로 보여주어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를 통해 제로웨이스트에 마음은 있지만 아직 실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생활 속의 사용자들에게 죄책감을 누그러뜨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작지만 소중한 '같이' 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참, 무해하다. ^^ 



쓰레기 없는 살림, 쓰레기 없는 바깥 생활은 솔직히, 좀 고단하다.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관심은 있지만 시간과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 편리함을 포기할 수 없어서

혹은 그것만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는 플라스틱통에 담긴 세제, 샴푸, 섬유 유연제 등을 쓰고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만들어진 일회용품을 (비상상황을 위해) 모아놓고

분리수거/재활용과 종량제를 구분하기 어려워 한꺼번에 처리하기도 한다.

( 참고로, 이 책에는 헷갈리기 쉬운 분리수거/종량제 방법도 실려있다. 

자취/살림을 하면서 쓰레기 처리에 관해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해답이 알차다.) 


저자가 보여주는 환경보존을 위한 실천 방법은 

궁상스럽지 않고 말끔하고 예쁘기도 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체제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다소간의 불편감은 있을지언정,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주는 것들이다.

이미 사용해 본 사람이 (그리고 이것저것 시도해 본 사람이) 추천해주는 것들이라

신뢰도 가고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붙는다. 



욕심껏, 한번에 대단한 것으로 하려고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던 저자가 그 과정에서 깨달은

개인의 취향에 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내가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그래서 우리 모두가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우리 다음에 올 세대도 잘 살기 위해서

지금, 자기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얻어가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