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라라피포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마드북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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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유쾌.상쾌.통쾌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면 이 라라피포에 조금은 어리둥절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실망하는 이들까지 있을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은 기존의 오쿠다 히데오 소설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낙오자들의 향연.

연결점이라고는 전혀 없을것 같은 인생의 낙오자들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이어나가 마지막 에피소드가 다시 처음 에피소드에 귀결되는, 과연 오쿠다 히데오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구성적인 측면에서 치밀함을 보여주는 책이었지만 어쩐지 읽는 내내 불편함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소재 자체의 참신함과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작가의 필력 역시 충분한.. 그야말로 읽어봄직한.. 읽어보면 좋을 책 한권임에는 분명한데 도대체 이 불편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아마도 그것은 실패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포에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어렸을 때부터 실패에 대한 공포증을 안고 살아온 우리에게 인생의 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그야말로 불편함 그 자체. 거기다 일본 특유의 변태감이 느껴지는 성적 묘사 역시 거리감을 만들어 주는 한 요인이 된다.

만약 공중그네 등을 읽고 그 특유의 재치넘치는 발랄함에 반한 오쿠다 히데오의 팬이 아니라면.. 조금은 칙칙한 느낌과 일본 특유의 변태감을 참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봄직한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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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2007-07-1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해지네요. 낙오자들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더..^^
 
추천하고 싶은 일본소설 베스트는?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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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에 대한 편견 혹은 선입관은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별반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이라부선생을 찾아오는 환자들의 태도는 어쩐지 미적지근하다. 일반적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면 이라부선생을 찾는 환자들은 그런 치료의 의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들에게 뭔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는걸 인식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들은 멀쩡하다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이런 사람들이 이라부선생에게 자신들의 문제를 하나씩 터놓는다. 딱히 치료를 원해서는 아니다. 물론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겠지만 그보다는 뚱뚱한데다 마마보이에 주사놓는 걸 환장할 만큼 좋아하는 어딘가 이상한 의사선생과 미니스커트에 육감적인 몸매를 지녔으나 백의의 천사와는 거리가 먼 뚱한 간호사를 보고 있노라면 이런 의사와 간호사도 있는데 뭐.... 하는 자포자기식의 마음이 더 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한 건 이라부선생의 무대포 정신. 야쿠자를 만나는 것, 뚱뚱한 몸으로 공중그네를 뛰는 것, 공공시설에 천인공노할 낙서를 하는 것 등 어느 하나 무모하지 않은 것이 없어 보이지만 태연작약하게 그런 경악할 짓을 골라서 하는 이라부 선생을 보노라면...어쩐지 통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결코 나만일까?

유치하고 아이같은 성격에 뚱뚱하고, 의사로서 신뢰성 제로인 이런 멋대가리 없는 주인공이라니.. 어쩐지 속은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어떠랴.. 이런 이라부선생같은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계시다면.. 한번쯤은 만나러 정신과에 가보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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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또 읽고
순정만화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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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얼빵한 서른의 총각과 말씨 험한 여고생의 사랑이야기...가 순정만화의 주된 스토리라고 말하려니...어쩐지 원조교제의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듯하다. 사실 현실에서 직장인과 여고생이 만난다고 한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색안경을 끼고 볼법도 하잖은가?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바보로 가진 강풀이란 작가에 대한 좋은 느낌이 퇴색해 버리지나 않을까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그것이 나의 괜한 우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2살의 나이차나.. 고등학생과 사회인이라는 신분을 망각한것도 아닌데.. 우리의 주인공들을 보노라면.. 한없이 사랑스럽고..또 사랑스러워져... 나까지 행복한 기분이 드니 말이다.

드라마나 영화속에서 접하는 과대포장된 사랑이 아니라.. 우리 일상 어딘가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따뜻한 사랑이 이 책에 잔뜩 녹아져 있다. 늘 있는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시작될지 모르는 사랑.. 정말 제목 그대로 순정만화..그 자체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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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1 - 아버지의 사랑, 어머니의 사랑
나카하라 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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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엔 져도 좋아. 하지만 내일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다른 사람이 1년 전의 꿈을 안을 수 있을 만큼의 경기를 보여다오! 유스케!”

스포츠 만화는 특유의 긴장감과 성취감이 있다. 초반의 재능만 가진 어눌했던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도 주인공과 함께 웃고 울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스타트 만화는 기존의 스포츠 만화와는 조금은 다르지 않나...라고 감히 말하고 싶어진다.

처음부터 재능을 가진 아이인 유스케. 돌아가신 아버지의 쏙 빼닮았다는 그는 아버지의 재능과, 아버지의 성품과, 아버지의 꿈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듯 파도섬을 달리고 또 달린다. 아버지를 잃어버린 슬픔도,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것같은 도시에서 온 한 소녀에 대한 미움도 어쩐지 모두 달리기로 승화해내는 듯한 유스케의 작은 어깨가 어쩐지 슬퍼보이는 것은 나만일까?

주인공도, 주인공을 둘러싼 그의 친구들도.. 하물며 그의 적이랄수 있는 라이벌까지도 착하기만한 이 만화를 읽노라면 어쩐지 슬퍼진다. 너무나 다정한 아이들, 착함이란 어쩌면 모든 고통과 슬픔을 이겨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결코 주인공의 나홀로 성장형 만화가 아니라 이 책에 나오는 작은 조연 한명, 한명까지도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끌어갈 원동력이 되도록 하다니.. 정말이지 작가의 이 만화에 대한 애정과 노력이 눈에 보일 듯 하다.

그러므로.. 부디 애장판으로 복간되어 내 방에 고히 모실 수 있기를 고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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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17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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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양을 사귄지도 벌써 몇해가 되어가는 것 같다.

보면 볼수록 사랑스런 우리의 노다메양. 흔히 천재가 가질법한 고통과 외로움이 적어도 우리의 주인공 노다메양에게는 없는 듯하다. 그래서 언뜻 가볍게 이야기가 진행되는게 아닌가 하는 초반의 우려를 싹 날려버리듯 또 다른 주인공 치아키님께서 천재의 고뇌와 비운을 가지고 노다메양과 함께 적절히 무게감 있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단 며칠 연습한것만으로 남들이 일년내내 준비한 곡들을 소화해내는 노다메양과 천재임에도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치아키군. 어떤 재능을 가진 천재들도 여러가지 타입이 있구나 하고 묘하게 납득한채 몇년을 달려와 벌써 17권째에 이르렀다.

비행기와 물 공포증을 무사히 극복?한 치아키군과 피아노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 노다메양이 파리로 유학오고 연인이 된 지금.. 사실 보통 만화라면 이정도에서 완결이 될 법도 하건만 어디까지나 이 만화는 정통 음악만화를 지향하는 모양인지 음악에 대한 주인공들의 애정을 계속해서 그려내고 있다. 뭐..덕분에 계속해서 이들을 만나볼 수 있는 나로서는 고맙기 그지없지만 말이다.

부디 치아키군이 아버지의 그늘이 던져준 트라우마를 무사히 던져버리고 우리의 노다메양과 공연할 수 있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하며 노다메&치아키 월드에 입성한 이들에게 고한다.

welcome to 노다메&치아키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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