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어른이 읽는 아이들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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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ㅣ 네버랜드 클래식 28
요한나 슈피리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른의 나이를 눈앞에 둔 지금.. 다시 만난 하이디는 여전히 사랑스러웠다.
우리 세대들에게는 원제인 '하이디'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로 더 익숙한 이 책은 사실 책보다 만화 영화로 먼저 만났었다. 경쾌한 주제음악에 명랑하기만 했던 하이디.. 그 후 책으로 하이디를 다시 읽기도 했지만 내가 기억하는 하이디는..만화영화속의 그 모습 그대로였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만난 하이디는 예전의 느낌과 사뭇 달랐다. 고향 알프스를 떠나 먼 도시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슬픔을 속으로만 삼키는 하이디의 모습은.. 어쩐지 낯설었고... 군데군데 하느님을 경배하는 구절에서는 당혹스러웠다. 십수년 동안...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손꼽았으면서도 어째서 이 작품이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걸까? 물론 종교적 색채가 짙음에도 시대와 종교를 아우르며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그 무언가가 바로 이 책에 존재하기에 그다지 거북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아마도 어린 나이에 이 작품을 접하면서..나는 행복한 하이디의 모습 이외의 것은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보고 싶었던 것만 보고 있었던 나는... 이 책을 읽었음에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못했던 셈인 것이다.
그렇기에..나는 어른이 된 이들에게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힘들거나 슬픈일에서도 눈돌리지 않고 직시할 수 있게 되었을 때야말로 이 하이디의 진가를 확인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