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아이 2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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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배경은 지구이건만, 주인공은 달의 아이다. -ㅅ-;;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계실 거다. 말 그대로 '달에서 살다가 지구로 온 아이'인 벤자민(지미)이 주인공이다. 그(그녀)는 인어로서 번식하기 위해 상대를 찾아 지구의 뉴욕에 오고, 슬럼프에 빠진 천재 발레리노 아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어린 소년의 모습인 벤자민에게 아트의 맘이 동할 리 만무하고..아름답기 그지없는 여자로 변신(?)한 벤자민에게 아트는 맘이 흔들리지만 그 때 벤자민은 말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나중에는 꼬마 지미의 모습에 반해버려서 벤자민이라는 미인 쪽을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인어공주 이야기의 우주적이고 환상적인 패러디라고 할까. ^^; 미국을 배경으로 발레계의 얘기라든지 우주에서 지구로 연어처럼 번식을 목적으로 온 인어들의 얘기라든지도 아주 흥미롭고, 또 아트와 벤자민 그리고 벤자민에게 반한 인어남성과 벤자민의 자매(?) 두 명 사이의 러브스토리도 너무나 재밌다. 안타깝고 괴로울 때도 많은 사랑의 작대기의 어긋남이지만 말이다. 나중엔 소련의 체르노빌 핵사고와 연계되어 환경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달의 아이. 과연 시미즈 레이코님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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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NANA 4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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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고등학생이나 중학생,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전개하시기에 이런 어른스런 분위기의 작품을 내실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게다가 이렇게나 재밌게! 매혹적이게 그려내실 줄이야..정말 입이 딱 벌어지게 퀄리티와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이런저런 어려운 소린 다 치우고서라도 일단 너무너무 재밌다!!!!!!!!

처음엔 툭하면 반해버리는, 가벼운 여고생의 사랑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더랬다. 그러나 곧 그것이 내 착각임을 알게 해 준 것은 카리스마 짱인 락커 나나의 등장이었다. 밴드를 하고 사람들을 압도하는 미인 나나가 너무 맘에 들어 앞부분의 얼빵하고 순진하고 이기적인 평범한 나나는 금방 기억에서 잊혀졌었다. 그리고 생각하길, '아, <나나>는 나나라는 이름을 가진 다양한 여자애들이 나오는 연작시리즈물인가'라는 것이었다. 물론 엄청난 착각이었음을 두 사람이 만나면서 곧 깨달았지만 말이다. ^^;

<나나>는 나나라는 이름을 가진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여자애가 도쿄로 상경해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동거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이야기다. 1권에서는 각각의 이야기가, 그리고 2권에서는 도쿄를 무대로 둘이 겹쳐지면서 본격적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번째 나나인 오사키 나나가 너무나 매력적이지만, 보다보면 첫번째 나나도 나름대로 귀엽고 끌리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론, 두 나나가 둘 다 너무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20을 넘어선 인물들이 등장해 꿈과 현실, 사랑 등으로 방황하고 웃고 우는 이야기가 나나이고 야자와 아이님 특유의 가는 그림체와 화려한 소품&의상이 뭔가 세련된 느낌을 더해준다. 나나를 과감히 야자와 아이님 최고의 수작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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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친구 이야기 2
야자와 아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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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와 아이님은 학원물에 무척이나 능하시다. <천사가 아냐>에서도 그랬지만 <내 남자친구 이야기>에서도 독특한 학교를 설정하고 그 속에서 맘에 맞는 친구들끼리 뭉쳐서 일을 벌이는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놓는다.

천사가 아냐에서는 학생회가, 내 남자친구 이야기에서는 같은 아뜨리에의 친구들 모임이랄까. 예술학교 야자와 고등학교에서 디자이너 지망생과 공예가 지망생 등이 모여들어 아지트(?)를 만들고 그 곳에서 자신들의 꿈을 위해 노력한다. 얼핏 미카코와 그 남자친구가 주역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들을 둘러싼 친구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양념과도 같이 내 남자친구 이야기를 빛내고 있다. ^^ 이들이 없다면, 으으..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작가님 특유의 꼬챙이같이 가느다란 몸과 화려하고 특이한 패션을 자랑하는 인물들, 그리고 아기자기 귀여운 소품들이 눈을 현혹시키는(?) 내 남자친구 이야기. 애니메이션보다는 만화가 훨씬 낫다고 생각되는 작품이다. 퍽 재밌으니 안 본 사람들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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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우
권교정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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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교정님은 창작물에도 다시없이 능하시지만, 패러디에도 재주가 탁월하시다. 자신만의 감각으로 원작을 새롭게 재창조해내시는 그 탁월함이라니..[메르헨, 백설공주의 계모에 관한]이나,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은하영웅전설 패러디]에서도 느꼈던 바지만 <붕우>에선 특히나 더 감탄하게 된다.

손자병법을 쓴 손무의 손자 손권. 그에게는 방연이란 동문수학한 친구가 있었으니, 일찍이 그 성품이 좋지않아 그 할아버지인 손무가 그를 경계하라 일렀다. 그러나 손권(손서하)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후 배신당해 다리를 잃게 되며, 나중에 적국 모사가 되어 뛰어난 전술로 복수한다.

이상이 원래의 스토리지만, <붕우>에선 다르게 나온다. 즉 방연은 간교하고 나쁜 놈이 아니라, 진정으로 친구를 사랑하는 착한 남자로 나온다는 것이다. 다만 방연의 아내가 방연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서하를 경계하여 그를 함정으로 몰아넣고, 이후 방연은 그런 오해를 풀지 못한 채 친구의 손에 만족스럽게 죽는다는 슬픈 이야기..게다가 방연의 아내가 보낸 진실을 쓴 서찰도 전해지지 못한다는 정말로 안타까운 이야기..

ㅠ_ㅠ 붕우를 보고 방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아, 정말 이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우리가 아는 역사란 것이 겉만 보고 씌어진 것이니 진실과는 다를 수 있지 않나'라고 말이다. 권교정님은 역시 캡~>_<이라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패러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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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정성의 원리
미셸리오 지음, 이재룡 임승원 옮김 / 책세상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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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정성의 원리>는 얼핏 무슨 과학서적이나 되는 듯한 딱딱한 제목으로 사람들의 손이 쉬이 가지 않는 책이다. 그러나 실상 이것은 소설이며 그것도 무척 흥미로운 소설이다. 나는 이 중편집을 본 것을 내 독서인생(?)의 큰 행운으로 생각한다.

실족이나 틀라퀼로, 그리고 표제인 불확정성의 원리 등 중편들이 실린 중편집, <불확정성의 원리>. 이 책만큼 독특한 것이 또 있을까. 아,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있군.^^; 나는 현대 작가 중 사변적이면서도 놀랄만큼 흥미로운 글을 쓰는 작가로 독일에선 쥐스킨트를, 프랑스에선 미셸 리오를 꼽는다.

각 중편집들은 다른 소재, 다른 내용이지만 놀랄만큼 동일한 무엇이 흐르고 있어서 [미셸 리오]라는 상표(?)를 드러낸다. 등장 인물 하나하나가 어찌나 박학다식한지, 상대방의 어렵고 문어체인 말들을 잘도 알아듣고 맞받아쳐주는 일도 문제없다. -ㅅ-; 게다가 심리를 나타내는 묘사 하나하나가 얼핏 대강 훑어서는 이해가 안 되고 두 세번은 읽어야 제대로 파악되는 것이 반복의 묘미가 살아숨쉰달까. ^^; 아무튼 다 읽고 나니 수학 문제집 한 권을 풀었을 때처럼 뿌듯하고 머리가 개운했다.(-ㅁ-; 우하하--)

에이, 이게 뭐야- 라고 집어던질지도 모른다. 소위 가벼운 판타지에 익숙한 다수 젊은층에겐 말이다. 그러나 조금만 정신 집중해서 자세 잡고 읽어보면, 자신이 보물을 손에 쥐고 앉아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족]이 특히 감명깊었는데, 마지막 주인공의 대사에서 제목인 실족이 의미하는 바가 극명히 드러나며 머리가 화살에 꿰뚫리는 느낌이었다. 꼭 장미의 이름에서 끝 부분 문장(...장미의 이름만이 남는다)을 읽었을 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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