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 테마 세계 명작 22 테마 세계 명작
스토우 지음, 김은희 그림, 전유준 엮음 / 두산동아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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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으로 흑인 노예가 해방되기 전, 노예부리기가 성행하던 남부를 무대로 한 작품이다. 비옥한 평야를 가진 남부는 대규모 농장에 노예노동력을 이용했고 노예는 개인의 재산으로 취급되어 노예의 자식 또한 그 부모가 아니라 주인에게 종속되었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 존엄이 완전히 무시된 이런 상황에서 노예의 운명은 오직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달려있었달까.

주인공 톰 아저씨는 다행히 좋은 주인을 만나 비교적 행복한 생활을 보낸다. 그는 그 집안 노예들 중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었으며 주인의 신뢰가 깊었을 뿐더러 예쁜 아내와 아이도 있었다. 그런 그에게 주인은 곧 해방시켜주기로 약속했었으나, 곧 주인이 죽어버리고 집안이 몰락하면서 그의 운명은 급변한다. 가족들과 헤어져 다른 곳으로 팔린 톰아저씨는 때론 안 좋은 처지에 때론 편안한 입장에 놓이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 중 몇몇이 톰아저씨를 구하려는 결심을 굳히게 한다.

그러나 결국엔 극악한 농장주 밑에서 학대당하게 된 톰아저씨는 그를 해방시키는 서류와 함께 찾아온 그의 친인들과 간발의 차로 만나지 못한 채 죽음을 맞게 된다. 인간적으로 너무도 훌륭했던 한 사람 톰아저씨는, 백인이란 이유로 무조건 사람을 증오하지도 않았고 비굴해지지 않았으며 오직 사람을 사람으로 대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흑인 노예로 대했고..결국 그는 스스로의 힘만으론 그런 현실을 타파할 수 없었다. 여담이지만, 이런 톰아저씨의 이야기가 북부인들이 남북전쟁을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하긴 나라도 톰아저씨의 오두막을 읽은 북부인이었다면 당장에 남부의 노예제도를 폐지하기 위해선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결심했을 것이다. 슬프지만 시대적 분위기와 톰아저씨 및 주변인물들이 무척 생생하게 묘사되어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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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 테마 세계 명작 23 테마 세계 명작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강은경 그림, 모윤희 엮음 / 두산동아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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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하면 흔히 우리는 커다란 거인처럼 보이는 걸리버와 손가락 크기도 안 되는 소인들을 연상한다. 그러나 이 소인국 이야기는 걸리버 여행기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일 따름이며, 소인국 다음에도 걸리버는 거인국, 천공의 섬, 말의 나라라는 3개국을 더 겪게 된다. 작은 사람들의 나라 소인국에서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는 거인국 이야기도 흥미진진하지만 천공의 섬이나 말의 나라는 정말 신선하고 기이하다.

망치로 귀와 입을 계속 때려줘야만 말을 알아듣고 할 수 있는 천공의 섬 사람들은 걸리버에게 죽지 않는 사람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에 대한 통렬한 비꼼과 죽음이 안식임을 보여주는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 소인국에서 그는, 강력한 병기인 걸리버를 끌어들여 막대한 식량 등의 손해를 감수하고 전쟁에 이기려는 두 나라를 통해 영국 정치를 비고았었다.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당파싸움을 벌이는 당시 영국정치를 비판한 것이다. 천공의 섬에서는 인간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 말실수나 남을 배려하지 못함 그리고 죽음을 거부하다가 저지르는 온갖 작태를 비판한다.

말의 나라에서 이런 작가의 신랄함은 최대로 드러나는데, 그 곳에서 지성적이고 온후한 존재는 말이며 인간과 유사한 야후는 본능에 충실한 사나운 동물에 다름아니다. 가치도 없는 반짝이는 돌에 집착하는 거친 야후는 인간들의 탐욕스런 본성이 뭉떵그려진 듯해 인간인 걸리버와 독자를 부끄럽게 만든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걸리버가 한동안은 인간들의 추악함에 견디질 못하고 말들과만 지냈다는 것은 암시적으로 인간세상의 더러움을 드러낸다.

얼핏 흥미진진 모험기로만 보일 수도 있지만, 걸리버 여행기는 인생과 인간에 대한 신랄한 조소와 날카로운 풍자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어릴 때야 재미로 읽겠지만 커서 다시 한 번 읽어보면 그 감춰진 의미가 바늘처럼 심장과 머리를 콕콕 찌르는 걸리버 여행기. 명작이란 이처러 어린이와 어른 양자를 다 만족시키는 작품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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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소년 표류기 - 테마 세계 명작 17 테마 세계 명작
쥘 베른 지음, 강향영 그림, 전유준 엮음 / 두산동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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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라는 소년의 한순간의 장난으로 선원들도 없이 소년들만 배를 타고 떠돌게 됨으로써 <15소년 표류기>는 시작된다. 원래 체스터 학교 학생들인 여러 국적을 가진 소년들은 항해를 할 계획이었지만 그것은 선원들이 이끄는 안전한 항해였었다. 밤중에 부둣가에 묶어둔 끈이 풀림으로써 항구 선술집에 간 선원들과 단절되어 표류하게 된 이들은 어떤 무인도에 도착하게 되고 그 곳에서 힘을 합해 살아나간다. 배 안에 있던 식량과 옷등을 최대한 이용하고, 사냥과 낚시 및 동굴 개척 등으로 그들은 의식주를 충당해나간다. 일을 분담하고, 또 규칙적으로 공부와 탈출을 모색하는 15소년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정말 그들에게 감탄하게 된다.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어도 과연 이럴 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다.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자, 다음으로 나이도 국적도 다르기에 소년들 사이에는 곧 분란이 생기고 무리가 나뉘어지는 등 '정치적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것은 곧이어 섬에 착륙한 위협적인 무리들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해결된다.

케이트라는 성인여자와의 만남을 계기로 위협적 무리들에 대처하며 배를 구하는 스릴러적인 얘기로 전개되는 15소년 표류기! 로빈슨 크루소보다 한층 드라마틱한 전개와 소년들간에 일어나는 일들이 무척 흥미로운 소설이다. 앙숙이었던 소년 둘-드니팬과 브리앙-이 나중에 화해할 때는 내가 다 기뻐서 환호를 지를 지경이었다. 아무튼, 뉴잉글랜드 체스터 학교로 다시 귀환하는 그 날을 향해 소년들이여 힘내라고 응원하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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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 삼성 어린이 세계명작 22
쥘 르나르 지음 / 삼성출판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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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를 성장소설이니 뭐니로 분류하고 싶지 않다. 나는 단연코 이것에 '가정 내 권력관계와 어머니의 육아방법에 따른 아이들의 인성형성에 관한 고찰문'이라는 장황한 긴 제목을 붙이련다. 홍당무는 머리가 빨간 못생기고 거친 소년이다. 순수하지만 적절히 교육받지 못한 탓에 고양이를 쏴죽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처음엔 돌발적으로 나중엔 어서 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양이에게 해를 가하는 그 모습은, 잔인한 듯 보이지만 어린애 특유의 감정 그대로이며 사실 순수한 동정심이 더 크게 드러나있다.

홍당무는 기본적으로 순수한 보통소년인데 어쩐지 방치된 느낌이 든다. 왤까? 그에겐 아버지도 어머니도 심지어 형과 누나까지 있는데. 그러나 가족 중 아무도 그에게 깊은 관심이나 애정을 기울이지 않으며, 어머니의 경우 노골적으로 그를 무시하고 깍아내리기까지 한다. 나머지 가족들끼리만 수박을 먹고 홍당무에겐 껍질을 주며 그것도 토끼한테 갖다주라고 말하는 어머니. 그 모습에도 아무 말 안 하는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토끼장 옆에 앉아 초록색 껍질 위의 달콤한 흰 부분을 갉어먹는 홍당무. 홍당무가 당하는 수많은 일들 중에서 이 부분에서 가장 눈물이 났다.

흰 부분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홍당무는 그 처지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애의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당하는 각종 은근한 학대를 자각하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고양이를 처음에 죽이려고 든 것은 학대받은 자로서 학대를 되돌리려는 심리라고 생각되는 것은, 내가 잘못 받아들인 것일까? 형과 누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 거만하며 홍당무에게도 무시와 냉대로 일관한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제약할 수 있으면서도 어머니와 두 남매와 갈등을 일으키기 싫어서 홍당무를 외면한다. 아버지가 사다준 나팔을 어머니가 빼앗아 옷장 위에 올려버리고 먼지쓸게 한, 그리고 결국 홍당무가 그 나팔을 단념하고 체념한 이야기는 그런 면을 잘 드러낸다.

어릴 때 읽었을 때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갔던 홍당무 어머니의 행동이지만 지금 생각하니 좀 알 것도 같다. 그녀에겐 이미 애정을 쏟아부을 대상인 두 아이가 있었고 홍당무는 '여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여분이 어찌되든지 신경도 안 쓰면서도 가끔씩 겉모습을 단장해줄 때 평소의 지저분한 모습을 꾸짖고 격하하고..정말이지 자신들의 나머지 두 아이가 늘 단정하고 빠릿하고 관습적인 것은 자신이 그렇게 키웠기 때문임을 모르는 그녀.
홍당무의 거친 모습이나 지저분한 외모를 홍당무 탓으로 돌리는 그녀. 육아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었다면 모를까,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나쁜 엄마다. 홍당무, 그 애는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부디 주변의 좋은 어른을 만나 바르게 성장했기를..환경이 너를 어떻게 종용한다고 해도 그 환경에 굴하지 말고, 네가 바라는 환경을 선택하고 만들어냈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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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마! 1
무토 히로무 지음, 김기숙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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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인 키리와 토야는 둘 다 컴플렉스 덩어리다. 그것도 완전히 똑같으면서 반대되는 컴플렉스- 성별 콤플렉스 말이다! 여자인 키리는 훤칠한 미남 타입이고 남자인 토야는 가녀린 공주님 타입이니 한창 민감한 소년소녀인 그들로서는 방황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그런 모습 자체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인 상대방 때문에 그런 모습을 싫어한다는 것을 볼 때 두 사람이 터놓고 얘기를 나누면 좋을텐데 말이다. 혼자서만 끙끙 앓지 말고. 아무튼 토야를 쫓아 모델계로 뛰어든 키리로 인해 학교 뿐 아니라 모델계까지 범위가 확장되어 고집쟁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키리는 자기만 토야를 좋아하고 노력하는 줄 알지만 토야도 마찬가지란 걸 언제 알아챌까? 휴~ 순탄치 못하 두 소년소녀에게 격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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