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불패 1
문정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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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불패가 23권으로 완간되었다. 마지막 권을 덮고 나서 표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석양을 배경으로 흐릿한 실루엣만 보이는 용비와 비룡(말)이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강호로 나온 용비와 비룡, 그리고 지금 하나의 큰 일을 마무리하고 과거지사와 얽힌 가슴의 앙금을 훌훌 털어내고 처음처럼 강호를 걷는 둘. 수미상관이라는 말이 언뜻 생각나도록 처음과 끝이 무섭도록 부드럽게 잘 어울린다.

황금성을 둘러싼 강호인들의 암투와 그 태풍의 눈격이던 용비의 과거에 얽힌 사연들. 천잔왕 구휘, 적련단주, 천웅방 방주, 무림맹 감찰, 금천보주의 독자 및 마교무리들이 펼치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무협적 스토리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한없이 진지하고 어두운가 하면 또 마냥 가볍고 돈밝히는 남자 용비의 개인사가 좋았다. 어떤 특정문파의 제자거나 그런 게 아니라, 어린 시절 역적집안으로 몰려 오직 살기위해 사람을 죽이며 전쟁터에서 키워졌기에 강해진 아이. 그리고 소녀시저릐 적혈단주를 만나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드러내진 않지만), 이후 자유를 위해 흑색창기병대라는 최악최강의 부대 장수를 떠맡게 되며, 흑색창기병대로 인해 현재의 아픔을 지게 된다. 처음에는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라고 생각한 용비에게 나는 점점 빠져들어갔다. 그는 무척이나 강한 사람이다. 일신의 무위 뿐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말이다. 주인을 꼭 닮은 준마 비룡도 보면 볼수록 좋아졌고 말이다.

용비불패, 무척 괜찮은 무협만화라고 생각한다. 아니-한국소년만화 중에선 따라올 자가 없는 수작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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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만리 - 논술세계명작 9
쥘 베른 지음 / 계림닷컴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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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만리는 무척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거대고래가 출몰한 줄로만 알고 조사에 나선 과학자와 작살잡이 등이 고래잡이에 실패한 후 눈을 떠보니 바로 그 고래 속이더라~게다가 고래가 아니라 잠수함이더라 하는 이야기! 시작부터가 시선을 확 잡아끈다. 도대체 아무도 모르는 비밀잠수함이라니, 게다가 네모함장이나 국적다양한 선원들 등 잠수함 대원들의 신상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만 해도 불가능하던 '해저 2만리까지 내려갈 수 있는 잠수함'을 가상하여 이 잠수함으로 하는 바다생활을 뛰어난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모터를 이용해 식수와 전기를 합성하고, 해초와 생선류를 이용해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만들어낸다. 또 난파선에서 보물을 건져내기도 하는 등 무언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투쟁하는 이 잠수함과 함장 네모를 과학자인 아로낙스 박사일행의 시각에서 서술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나디아가, 바로 이 해저 2만리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물론 잠수함은 훨씬 첨단을 달리고 네모함장도 한결 음침하고 알 수 없는 인물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나디아가 크게 히트한 것도 사실 원작인 해저 2만리의 매력 덕을 톡톡히 본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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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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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굉장히 예쁘면서도 무슨 뜻인지 얼른 알아챌 수 없는 책이 <꽃들에게 희망을>이다. '꽃'과 '희망'이라는 밝고 아름다운 이미지의 두 단어를 조합한 시적인 제목이 맘이 들어 대뜸 사버린 책이지만, 사실 '꽃들에게 희망을'이 무슨 뜻인지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꽃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길래 희망이 필요한 것일까? 꽃들의 희망이란 어떤 것이지? 소용돌이치는 궁금증 속에서 페이지를 펴들었을 때, 아하-하는 감탄성과 약한 웃음을 흘리게 되었다. 주인공은, 애벌레였으니 말이다.

만약 내가 제목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단순히 애벌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만으로는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꽃들이 수정하려면 나비나 벌같은 곤충이 꼭 필요함을 생각하고 있었던 나에게 주인공 애벌레의 정체가 나비유충임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나무 줄기에서 깨어난 여러 애벌레들은 대다수가 편안하게 애벌레 상태로 꾸물거리는 데 안주해버린다. 그러나 주인공인 애벌레는 아름다운 날개를 펄럭이며 창공을 날아가는 나비를 동경하며 힘든 변태(애벌레에서 나비로의 모습변화)의 길을 결심한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변화에 대한 동경은, 고생스러워 결심이 약해졌을 때 만난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들을 위한 사명감과 더해진다. 과연 애벌레는 힘든 여정을 거쳐 나비가 되어 꽃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무척 아슬아슬하고 긴장되기도 하면서 본 책이다.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선 편안함을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하고 고통을 감내하기도 해야하며 노력을 그치지 말아야 한다. 그 결과 성취된 것은 자신에게도 뿌듯함을 주고 때로는 타인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꽃들에게 희망을>이 내게 나태한 자신을 반성할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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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생각하는 숲 1
셸 실버스타인 지음 / 시공주니어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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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간결하고 예쁜 그림과 짧은 글로 된 동화같은 이야기다. 한 나무와 한 소년이 있었는데, 나무는 소년을 사랑하고 그래서 소년에게 자신을 아낌없이 준다. 어릴 때는 소년에게 잠잘 가지를 내주거나 따먹을 열매를, 커서는 집지을 목재를, 늙어서는 앉아 쉴 그루터기를 말이다. 그리고, 나무는 언제나 베풀면서 행복을 느낀다. 내가 처음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나는 소년이 너무 밉고 나무한테는 화가 났었다.

그리고 일방적인 애정관계에 굉장히 슬퍼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내가 성장하고 또 성숙한 지금 다시금 만난 나무와 소년은, 서로의 방법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럼으로써 둘 다 행복했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에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주고 싶고, 해주면서 기쁨을 느낀다. 또 내가 기대고 응석을 부리면 기뻐해주는 상대방도 안다. 그렇기에, 나무와 소년의 마음을 둘 다 이해하게 되었다. 뿐이랴, 다음 생에선 나무는 소년으로 소년은 나무로 태어나 이번엔 반대 입장으로 서로를 사랑할지도 모를 노릇이다. 그러니 나무를 억울하게 볼 필요도, 소년을 얄밉게 볼 필요도 없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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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아니야 1
야자와 아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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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고등학교를 무대로 학생회를 결성한 다양한 타입의 아이들이 뭉쳐서 벌이는 온갖 신나는 사건들. 그리고 짝을 맞춰 연애에 돌입하는 이야기. 그것이 바로 천사가 아니야다. 주인공 미독리가 천사에 비유되는데, 그녀와 학생회장인 아키라라는 조폭스타일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소년과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

그림에 재능있는 미도리와 결단력 있는 아키라 뭉칠 때 학생회가 해내는 일은 거의 신기에 가까울 정도! 그래서 학생회는 늘 승승장구다. 다만 연애에 있어서만은 그렇게 순조롭지 않아서, 아키라가 과거의 연인에게 매여서 미도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등 보다보면 속이 터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언제나 밝게 웃는 미도리기에 짜증을 내지 않게 된다.

아키라 미도리 커플 외에, 학생회 멤버 중 무척 잘생긴 소년과 성깔있게 생긴 미녀 그리고 청순가련형 후배미소녀 3인의 삼각관계 이야기가 아주 볼만하다. 한 남자를 둔 여자들의 암투(?)는 좋아하지 않지만, 이 3각관계는 노골적이지 않고 아주 독특하며 어딘가 맘을 끄는 데가 있기 때문이다. 우유부단한 남자도, 솔직하지 못한 여자도, 매달리는 후배도 누구하나 얄밉지 않으니 이상한 일 아닌가.

야자와 아이님 작품 중에선 처음 접했던 작품이다. (시기사으로도 가장 먼저 우리나라에서 출판되었기도 하고^^;) 천사가 아니야, 나나라든가 하현의 달, 파라다이스키스보다는 그림이 엉성하지만 열정은 그 어떤 작품보다 많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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