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Green 4 - 농촌 총각에게 시집갈래요, 완결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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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지하게 '얼굴' 따지는 여대생이 농촌에 놀러갔다가 농촌총각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리고 그에게 잘보이려고 팔자에 없는 농사일을 거들게 된다. 평일엔 대학에 가고, 주말만 농촌에 내려와 미남과 그 할머니와 함께 농사일을 하는 주인공. 멋지지 않은가? 사랑을 위해 현대처자들이 기피하는 농사일도 마다않다니 말이다. 이런 화끈한 여주인공과 순진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선수인 남자주인고, 무엇보다 농촌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이 더할나위없이 아기자기 신선하게 그려진 만화다. 주식회사 천재패밀리하고는 또다른 매력이 넘쳐난다. 잘 웃지 않는 내 여동생이 그린을 보면서 시종일관 웃어젖히는 모습에, 난 그린이 정말 재밌긴 재밌구나 하는걸 단면적으로 느꼈다. 어릴 때 시골외갓집에 가서 산딸기서리도 하고 근처 사과과수원에 가서 돈내고 먹고싶은만큼 사과먹은 기억들, 추수하는 데 따라가서 막걸리 먹고 취한 일 등등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외할머니가 시켜서 텃밭에 가서 수박이랑 참외 뽑아온 거랑, 옥수수 걷어와서 가마솥에 찐 거랑 시골에서 보낸 잊고있던 정겨운 추억들이 떠올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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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천재패밀리 7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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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 대강 그린듯한 그림체에 대충 흝으면 뻥 뚫린듯한 만화. 꽉꽉 찬 걸 좋아하는 나로선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지만, 주인공의 천재성에 끌려 선택한 책. 결과? 이런 명작이-라며 마지막권이 나올 그 날까지 오매불망 기다리며 끝을 보고야 말았다. 천재지만 오만한 면도 있는데가 좀생이 엘리트기질이 충만한 나오키가, 캐리어우먼 엄마와 그 엄마의 재혼상대인 한없이 널널한 정체불명 아저씨와 그 아저씨의 아들인 무공해소년 하루에 치여사는(?) 이야기다. 요약을 하자면. 처음에는 나오키 빼곤 다 대책없는 사람들 같지만 알고보면 나오키 못잖게 대~단한 면모가 보이는 사람들. 그래서 제목이 <주식회사 천재 패밀리>인 것인지 모르겠다. 나오키가 재능을 십분발휘해 살아가는 모습이 무엇보다 압권인 만화, 꽤 얄미울 타입인데 이상하게 좋아지는 나오키의 매력이 멋진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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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매 1 - 생명의 돌을 찾아서
홍정훈 지음 / 자음과모음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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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매는, 정말 아무 기대없이 봤다가 정신없이 빠져든 작품이다. 한 6권까진 정말 미친듯이 재미있어했다. 절정마도사 페르아하브, 고지식한 성기사 다한 등등 비매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만점에 어딘가 매력적인 데가 있어서, 단지 캐릭터만으로도 비매는 볼만했다. 뿐이랴, 문체 유려하지, 이야기 전개 토톡튀지, 사건 하나하나 범상치않지..난 정말 비매의 광신도가 될 뻔했다. 흑흑. 그러나, 왜 페르아하브가, 그 초절정 카리스마 미남 펠이 죽어야했더란 말인가아아아--- (절규) 무수한 클론체들 중 살아남은 하나가 페르아하브의 역할을 대행하지만, 클론은 클론 원판은 원판이 아닌가? 그렇다, 그것이 나의 기준이다. 클론에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죽고 내 기억세포가 옮겨진 또다른 육체가 움직인다고 그게 나인가?는 의문이므로. 내가 비매에 별 3개밖에 못 준 이유가 이거라고 하면 너무 작은 이유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서 펠의 존재는 너무도 컸었다.ㅠ_ㅠ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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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의 왕과 코코넛의 귀족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215
서정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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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라는 문학장르에 대해 호감보다는 오히려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쪽이다. 초등학교 시절 수시로 개최된 백일장에 참가해서도 운문/산문 중 언제나 산문을 선택했을만큼 어린시절부터 내 이런 취향은 확고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소위 '엄선된 좋은 시'들은 물론 대체로 날 감탄하게 만들었다. 멋지다고 생각하거나 감동을 받은 적도 있다. 다만, 그 뿐으로, 나는 주변의 또래 소녀들처럼 <시집>을 산다거나 그 시를 다이어리 한 귀퉁이에 베끼는 둥 강요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챙겨볼만큼은 시를 좋아하지 않았다.

공강시간, 교내 서점을 갔다가 왜 빽빽하게 꽂힌 얇은 책들에 눈이 갔는지 모르겠다. <시>라는 팻말이 달랑대는 책장에 꽂힌 그것들에 여태 시선 한 번 준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시리즈라서 동일한 규격인 한묶음의 책들 중에서 굳이 한 권에 손이 간 이유는 안다. <모험의 왕과 코코넛의 귀족들>이라는 제목이 판타지를 즐기는 내 구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하하, 난 정말 그 책이 동화틱한 판타지 시인줄 알았더랬다. 첫 장의 제목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파]. [파]라고? 설마 국거리나 김칫거리로 쓰이는 그 파? 아아, 그랬다. 그리고 시는, 파를 도마 위에서 써는 내용을 한 페이지 가득 늘어놓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쉼표(,)의 사용이 아주 절묘하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를 사용할 곳이 아닌 곳에서 사용되는 무수한 쉼표들은 작가가 읽어주기 바라는 방식으로 [파]를 읽게 만들었다. 그러자 쉼표없이는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시가 이제껏 본 적이 없는 독특한 시로 탈바꿈해버렸다. 그 다음 시인 [동물원]도 [텔레비전]도 쉼표의 유희가 돋보이는 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나를 흥미진진한 긴장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단지 이것 뿐이었다면 곧 식상해져버렸으리라. 표제인 [모험의 왕과 코코넛의 귀족들]은 정말 표제가 될만큼 범상찮은 시였다. 하하..모험의 왕은 공주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모험길에는 원숭이 방해자가 나타나 코코넛을 던진다. 코코넛을 피하며 나무 위로 올라가 원숭이를 죽인다. 점수가 올라간다...이것이 무어란 말인가?! 처음, 모험적 서사시의 탈을 쓰고 시작된 이 시는 알고보니 비디에 게임을 설명하고 있지 않는가. 그것을 깨달은 순간 절로 풋-파하하- 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유쾌했다. [핫도그맨]도 정말 걸작이었다. 뉴욕에서 태어난 핫도그맨은 생년월일도 있고 마치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핫도그를 먹는다. [지구방위백서]는 지구를 지키는 울트라맨, 바이오맨, 독수리 오형제 등등을 총망라하며 그들의 아픔(?)과 진실을 알려주었다.

분위기가 천차만별인 여러 시들이 복합적으로 담겨있지만, 이 시집은 결코 어수선하지 않다. 진지함이 너무 길어진다 싶으면 웃음을 주는 시가, 웃음에 지친다 싶으면 다시 어떤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가 이어진다. '호흡'이란 것을 잘 살린 그런 시집이다. 오후 2시, 공강을 이용해 들린 학교 서점에서 나는 서정학이란 시인이 창조한 이상야릇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들어갔었다. 그것은, '시'라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나라고 하는 하나의 경이를 내게 안겨주었다. 시에 대해 친숙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과 이 책을 함께 하고 싶다. 또 하나의 세상이 넓혀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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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로드 & 데블랑 2부 - 아르트레스 1
이상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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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트레스..라하면, 분명 데로드 앤 데블랑에서 주인공 란테르트를 좋아하던 마족여인이다. 존재감(비중)이 별로 크지 않았기에 설마 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2부를 쓸 줄은 짐작도 못한 바다. 뭐, 화통하고 강한 마족여인인 그녀가 싫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녀를 란테르트가 사랑한 그녀들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었으니. 아무튼, 마계에서의 일을 배경으로 아르트레스 위주로 전개되어 나가는 이야기다. 전작에서의 인물들도 조금 등장하니 그 재미만으로도 볼 만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인물과 스토리도 작가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만큼 흥미롭다. 라니안싸이트에서 보고 책으로도 봤을만큼. 한 번쯤 읽어도 후횐 없을 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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