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티 보이 12
모리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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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리티 보이>에 대한 첫인상은 '흔한 일본식 순정만화'였다. 그림체며, 한 명의 여학생과 그녀와 성이 같은 3명의 남학생이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 전형적인 <일대 다대응>구도까지, 정말 흔함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나의 코웃음은 뒤로 갈수록 반전을 거듭했음이니, '코바야시'라는 성을 가진 네 사람의 남녀가 벌이는 사건과 심리전들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웃기지 뭔가. 오해와 화해가 반복되는 뻔한 전개 대신에 우정과 풋사랑과 서투름과 이해가 가득했다. 비현실적인 그림체지만 현실의 느낌이 짙게 배어나는 감정의 흐름들, 그것이 갈수록 능란하게 연출되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코바야시가 이미 3명이나 있는 반에 또다시 '코바야시 야마토'가 전학온다. 그리하여 넷이 된 이들의 관계는 급반전을 거듭하는데, 가면 갈수록 학급과 학교의 명물이 되어간다. 순진하고 아방한 야마토, 똑부러진 반장 후부키(이름보다 직책으로 많이 불리는 비운의 여학생), 과묵한 야구선수 켄고, 사기성짙은 미남 치히로- 네 사람의 사랑의 화살표는 실로 복잡하게 꼬불꼬불 연계되어있어서 앞으로가 어찌될 지 짐작하기가 참으로 난처하다. 그러나 그래서 더 흥미진진한 <프리티 보이>!

제목의 프리티 보이란 아마도 야마토겠지만, 글쎄- 내 눈에는 켄고도 치히로도 예뻐보이는데. ^^ 특히 얼음 안에 불이 들어있는 듯한 켄고와 불 속에 얼음이 들어있는 듯한 치히로의 투샷이 정말 마음에 든다. 후후. 후부키의 최종선택과 야마토의 숨겨진 과거는 과연~~두근두근 기대를 금할 수 없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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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 - 동화 속에 숨겨진 사랑과 인간관계의 비밀
웬디 패리스 지음, 변용란 옮김 / 명진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참 이상도 한 것이 서점가에서 히트치는 것은 으례히 <예쁜 제본 + 빈약한 내용>으로 묶인 책들이다. 흔히 '선물용'이라고도 한다. 겉보기에 부담없고 가볍고 번드르한~그런 책. 대표적으로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니 <우동 한 그릇>이니 하는 책들이 있다. 뭔가 좋은 얘기들이 가득한 것 같지만 읽고나면 남는 것 없다. 차라리 컬트소설을 읽는 편이 더 오래 기억되고 두 번 세 번 생각할 여지를 줄 것이다.

웬디 패리스의 <스무살이 넘어 읽는 동화>도 이런 서점가의 시류에 편승해 인기를 끈 책이라고 본다.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경로는 직장동료로부터의 선물이다. 내 돈 주고는 절대 선택 안 할테지만 공짜로 받았으니 읽었다. 결과, 역시나 불만족스러웠다. 어린 시절 많은 동화를 읽었던 내게 있어, 이 책에 실린 동화들은 모두 아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동화들에 존재하던 각 나라별 특성과 꽉짜인 전개 및 흡입력이 이 책에는 없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내용을 대거 삭제하며 대충 요약해버렸다. 그리고 그 동화에 대해 자신의 해석을 일견 패미니즘적으로 또 긍정적으로 쭉 늘어놓았다. 저자가 진실로 신념을 가지고 진심을 담아 주장한다면 독자에게도 전해지기 마련이다. 허나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것은 겉도는 느낌으로 다가올 뿐이었다.

글쎄 이런 견해가 나의 편협의 소치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이 책에 대해 <겉보기에 그럴듯한>이라는 평가 외엔 못 주겠다. 그러나 어린시절 동화를 별로 읽지 않고 큰 사람이라면, 비록 요약되고 중요한 점이 대거 삭제됐을지언정 소소한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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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리로! 4
마야 미네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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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파타리로는 참 특이한 만화다. 완전한 스릴러물도 추리물도 왕국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야오이라고 할 수도 없다. 또 방금 언급한 이 장르들과 전혀 무관하다고도 하기 힘들다. 이것저것 조금씩 섞여서 전혀 알 수 없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한 만화가 파타리로다. 나는 이것과 비슷한 만화를 하나도 언급할 수가 없다. 매니아적인 만화라는 점에서는 이나중 탁구부라든가 멋지다 마사루라든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암튼지간에 파타리로는 절대로 뻔하지는 않은 만화라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한 점이 있다.

파타리로의 주인공 '파타리로'는 땅딸막한 2등신(4등신?ㅡ_ㅡ;)의 캐릭터로서 얼굴은 넓적한 것이 참으로 눈 둘 데 없는 외모이다. 허나 본인은 스스로의 미모를 완고하게 믿고 있어서-게다가 그 사실을 참으로 뻔뻔하게 떠벌리곤해서- 주변인을 곤란하게 만든다. 배경에 왕관이 떠다녀도 무리없을만큼 king캐릭터인 파타리로에겐 그가 곤란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는 긴 흑발의 멋진 사나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영국정보부요원 반 크램이다. 크램은 참으로 모든 사건을 쉽사리 해결하는데, 주로 범인들을 억지로(?) 덮치는 것이 그 비법이다. 여리여리한 꽃미모의 범인들은 반 크램에게 저항하면서도 쉽게 덮쳐지고- 그 일(?)이 끝난 다음에는 시트에 감싸인 나체모습으로 정보를 불거나 속마음을 고백하거나 한다. 음...반 크램은 목적을 위해 수단을 불사하는 자인가, 아니면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은 자인가. 태연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할 거(?)하고 나면 싸늘하게 돌아서는 반 크램은 진정 '미소년의 적(?!)'이 아닐 수 없다. 파타리로는 반 크램이 사건을 해결하는 현장(???)을 몰래 훔쳐보고선 분한 듯 중얼거리곤 한다. '왜 나한테는 안 하는 거야'가 그 요지다......

썰렁하고 어이없는 유머를 연발하는 파타리로와 이해할 수 없는 매력을 남발하는 희대의 쾌남아(?) 반 크램 그 둘 앞에 펼쳐지는 사건들은 별로 신기할 것 없지만 두 사람의 행동과 그들을 스쳐가는 악당미소년 및 미청년들을 보는 것은 퍽 흥미롭다. 이제까지 못 접한 장르를 원하신다면 파타리로를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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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날 좋아하게 될 거야 4
아베 미유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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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아베 미유키를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교 때였다. (자그만치 10년전?!) 그 당시는 처음으로 책대여점이란 것들이 생겨나고 있을 때였고, 또한 파랗거나 빨간 야릇한 책시리즈가 한참 대여점에서 인기를 누렸다. 바로, 여고생들에게! 당시 Y물이 뭔지도 몰랐던 세대의 우리들, 그러나 Y물이 가지는 매력은 실로 강렬했다. 그리하여 해적출판사가 엉망으로 한 번역임에도 불구하고 필링시리즈니 핑크시리즈니 하는 것들은 너덜거릴 지경으로 잘 대여되었다. 그 중 필링시리즈에서 나는 유독 군계일학적으로 심금을 울리는 뛰어난 센스의 만화를 접했다. 그게 바로 <로스트 차일드>와 <미팅 파트너>, <위즈 키드>, <색다른 사랑>으로 아베 미유키의 작품이었다. 이 중 현재 위즈 키드는 정식 번역판으로 나왔으나 정말 멋진 로스트 차일드와 미팅 파트너는 아직이라 아쉽다. 현재 인기높은 <괴로울 땐~>시리즈 못지않게 탄탄하고 마력적인 내용인데 말이다.

<넌 날 좋아하게 될거야>는 해적판 <색다른 사랑>과 같은 작품이다. 그런데, 내가 의아한 것은 어째서 해적판이든 정식판이든 둘 다 번역이 얄딱구리하냐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가장 넌더리난 번역이 바로 <색다른 사랑>이었다. 그런데 이번 정식판 <넌 날 좋아하게 될거야>는 그 색다른 사랑의 번역보다도 엉망진창이다. 번역이 잘 되어야 감정이입이 잘 된다. 딴 소리지만 시미즈 유키의 <러브 모드>같은 경우, 해적판의 번역이 훨씬 적절하고 멋졌다. 내가 만약 해적판말고 정식판으로 먼저 러브모드를 봤다면 이렇게까지 러브모드의 팬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흠흠, 어쨌든 내가 하고싶은 말은 아베 미유키는 어쩐지 우리나라에서 번역복이 없다는 것이다. 괴로울 땐 별님에게 물어봐도 해적판의 번역이 훨씬~~훨씬! 나았다. (다만 이름들이 너무 촌스러워서 그렇지. ㅡㅅㅡ;; 민복이와 용운이라니)

<넌 날 좋아하게 될거야>에 실망하는 분들은, 유연하지 못한 번역 탓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번역만 잘 됐다면 꽤 괜찮은 작품이다. 글솜씨 있는 일어일문과 친구에게 부탁해 제대로 된 번역으로 본 사람으로서 단언한다. 휴~제발 또다른 아베 미유키의 책들은 문학적 소양을 갖춘 번역가가 맡았으면 한다. 글자만 해석한닥고 다 번역이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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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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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을 때도 느낀 거지만, 어째 이 작가는 뒷힘이 부족한 것 같다. 개미도 1부는 정말 스릴넘치고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는데 2부부터 '어럽쇼'라는 감탄사가 뱉어지더니 3부에는 '이게 뭐야!'라는 소리를 내지르게 됐었다.

타나토노트도 처음에는 뭔가 죽음과 사후세계, 그와 관련된 인간의 불안과 여러 활동 등이 연관되어 진지하고도 흥미로웠더랬다. 심지어는 헤르만 헤세의 철학적 냄새까지 풍겼더랬다. 그런데, 기묘한 방법을 통해 사후세계-영계-를 탐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리고 천사(영혼의 관리자?)들이 등장하면서부터는 판타지도 아닌 것이 무언가 기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하더라 그 말이다. 한 번 잡은 책이라 끝까지 읽기는 했으나 다 읽고 난 후 입맛은 퍽 씁쓸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이 책의 내용이 머리 속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정말로 영계탐험을 할 수 있게 되고, 사후세계의 비밀이 적나라하게 공개된다면, 우리 인간사회의 모습은 '착한 장난감들의 도시'가 될런지도 모른다. 충분히 그럴법한 일이기에 현실적인 섬뜩함이 생생한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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