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 1
이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이빈님의 작품이라면 거의 다 본 편이다. 초기의 가늘고 날카로운 그림체와 진지함이 잔뜩 묻어나는 작품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one부터 시작된-내 분류는 그렇다-굵은 펜선과 둥글고 커다란 눈 및 좀 가벼운 작품들도 좋아한다. <개똥이>는 물론 후자에 속하는 작품스타일로, 최신작이니 당연한 일이랄까. 아무튼 현대적인 감각과 패션센스가 물씬 풍겨나는 메탈같은 만화라고 평한다. 청소년성매춘-구 원조교제-과 짧고 꽉 끼는 교복 등 학교생활의 면에선 지극히 현대적이고, 등장인물들의 옷차림도 패션잡지의 한 면을 방불케한다. 이런 면면이, 부잣집 식모신세라는 구태의연한 신파적 개똥이의 처지에서 느껴지는 무거움(?)을 상쇄시킨다고 본다. 만약 8,90년대적인 학교와 사회로 배경이 잡혔다면, 개똥이가 살아가는 억척스런 삶에 지금처럼 별로 안 분노하진 않았을지도. 아마 속터져했겠지. 계화류라는 잘난척쟁이 친구가 개똥이를 이따금 변신시켜주는 것도 그런 요소라고 본다. 아무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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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향기 1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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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고등학교 때 한참 애들 사이에서 떠돌았던 책이, 바로 남자의 향기다. 책을 안 읽던 내 짝마저도 심취해서 읽기에 나는 제목이 무척이나 맘에 안 들었음에도 한 번 읽어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내린 결론, '고전 신파'. 이 한마디보다 더 잘 이 책을 설명할 수 있을까. 예쁘고 착하고 순종적인 그리고 온갖 남자들로부터 사랑받은 여자와 강하고 잘생기고 의리있고 멋지지만 그래서 손해를 보게되는 한 남자. 은혜와 혁수. 이 두 사람의 어릴 때부터 싹 튼 사랑이 나중에 끼어든 부잣집 남자에 의해 어떻게 이간질되느냐-는 이야기랄까. 아니, 여기까지는 편의상 나누어 볼 때 1부고, 그 뒤는 은혜와 그 부잣집 남자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자기 분야-일면 조직-의 일을 하다가 여자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또다시 그녀를 위해 나서다가 대신 사형당하는 게 2부다. 어떤가? 전형적인 주인공 설정에, 삼각관계에, 거기다 조직이라는 뒷세계 가미와 모래시계류의 사형. 이것에 참신하다 이런 감동적이고 눈물이 흐르는 책은 읽은 적이 없다-라는 평가를 나는 도저히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말하는 애들이 주위에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정말 기가 막혔더랬다. 뭐 어쨌든 대중들에게 잘 먹혀들어가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동시대의 작품인 <아버지>니, 근래 상종가를 달린 <국화꽃 향기>가 그랬듯이. 하지만 나로서는 이런 소위 잘나가는 베스트셀러가 절대로 좋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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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이방인 2 - 하츠 아키코 걸작선 02
하츠 아키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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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츠 아키코라면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의 작가로 잘 알려져있다. 그리고 단편집도 몇 권 냈다. 사실 나는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보단 그녀의 단편집들을 더 재밌게 보았는데, 다양한 인생사가 잘 녹아들어 있으면서도 그녀 특유의 담담함과 약간의 허무가 맛깔났기 때문이다.

<정원의 비밀>은 그녀가 발표한 단편집들과 같은 분위기다. 아니, 그냥 같은 부류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거의 전형화되다시피 한 준수한 외모의 남주인공, 그리고 역시나 아름답고 단정한 느낌의 여주인공, 때로는 일본적으로 때로는 서양적으로 그도 아니면 일본과 서양이 혼합된 사건의 배경들. 늘 같아보이면서도 이상하게 확연히 다름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이야기들.

이렇다 할 만한 사건도, 똑 부러지는 특색을 가진 인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정원의 비밀>은 역시 하츠 아키코의 작품이로군-하는 복잡한 한 마디를 나오게 한다. 변함이 없다는 것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이마 이치코가 그녀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색깔과 느낌의 작품들을 내놓는 것과 달리 하츠 아키코는 늘 동일한 색채의 수채화를 내놓는 느낌이다. 그러나 외면할 수 없는 걸 보면, 그녀의 그런 방침이 실패는 아니니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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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꽃 용의 나라 1
나카야마 세이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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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황금꽃 용의 나라>라니, 정말 멋들어진 작명센스다. 언뜻 굉장히 유치하지만 책을 펴들고 그 내용을 읽고나면 딱 들어맞는 제목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제목은 없다라고. 순정만화의 고전적 그림체에, 지극히 순정만이 넘쳐나는 이야기라서 혹자는 이것을 혹평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구태의연할 수도 있는 그림체와 전체 내용이건만 어쩐지 끌리는 무언가가 있어서, 자꾸 다음 권을 손에 쥐게 되니까 말이다.

영국소녀 리조렛이 증조할아버지의 서재에서 시공을 이동해 황금꽃과 용이 있는 판타지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리고 은발의 아름답고 강한 왕자님 에스더를 만나고 급격하게 서로 사랑에 빠져 약혼에 이르고 이후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게 된다..는 그야말로 소녀들의 환상을 충족시키는 줄거리. 어찌보면 헛웃음이 나올만한데도 찬찬히 읽어나가다보면 그만 그 따뜻하고 소란스럽고 귀엽기 그지없는 분위기에 납득당해버린다. '아, 이 만화는 원래 이런 것이다, 뭐 그것도 좋지 않겠어?'라고. 영국풍의 티타임과 미국의 아메리칸 스타일 커피가 뒤섞이고-원피스와 판타지식 드레스가 뒤섞이고- 귀여운 몬스터같은 고양이, 늑대, 여우 캐릭터들과 미형의 인물들이 뒤섞인다. 돌의 나라, 숲의 나라같은 특색이 한 가지로 고정돼 있는 나라의 왕족들은 주류가 되는 에스더의 나라와 비교되어 감칠맛을 부여한다.

충분히 예상가능한 전개에다 뻔하기까지 한 악당들의 설정이면 어떤가, 웃음지으며 즐겁게 볼 수 있다면 그로써 충분하지 않을까. 판타지 장르이지만 요즘 게임에서 전형화된 것과는 굉장히 거리가 먼-그야말로 소녀들의 판타지. 나는 이 <황금꽃 용의 나라>에 과감히 별 네 개를 주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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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눈물 2
히다카 반리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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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히다카 반리의 신작, <양의 눈물>은 전작인 <세상에서 제일 미워>와는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같다는 것은 유쾌발랄 떠들썩한 대화신과 간간이 들어간 개그컷, 그러면서도 진지한 주제의 큰 흐름이 연결된다는 것이다. 다른 점은, 스토리다![...]라는 것은 물론 농담이고 주인공에게 감춰진 비밀이 꽤나 어둡고 그와 연관된 것들이 <양의 눈물>의 주축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미워>식의 매력을 가졌지만 보다 진지하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전작의 가벼움이 그리웠지만 보면 볼수록 양의 눈물의 매력에 눈뜨게 된다. 양갈래머리의 귀여운 케이, 그녀의 목에 걸린 반지와 잃어버린 또 하나의 반지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얽혀 있는 것일까? 추리의 묘미 또한 느낄 수 있는 썩 괜찮은 만화라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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