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이루었나요? 아무것도요. 거의 한 단어도 쓰지 못했고, 쓰레기나 다름없는 것들을 한 무더기 읽었고, 당신도 못 만났죠. 하지만 30분 보겠다고 당신을 오라고 했다가 떠나는 모습에 화를 내는 게 무슨 득이 있겠어요? 고맙게도 두통은 가셨지만, 감기에 걸리거나 논쟁을 격하게 벌이면 다시 돌아오죠. 하지만 지금은 전에 어느 때보다도 두통 없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수다가 줄 기쁨을 뿌리칠 수만 있다면, 나는 영원토록 건강하지요. 하지만 내가 하려던 말은 더 환상을 품어달라는 간청이었어요. 당신이 나를 만들어내면, 나도 꼭 당신을 만들어줄게요. - P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