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과 결핍은 어째서 한 덩어리일까. 갈 곳 없는 욕구가 분출하고 불안이 그 틈을 삐져나오면서 자아가 부서지고 꺾인다. 그 ‘바닥’을 대면하고 해체한 후, 내면을 봉합해가는 여정. 중독 대신 의존(증)이라는 말로 내 상태를 은폐해도 되겠나. 냅의 명징한 렌즈에 읽는 내내 내 낯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