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했다는 문자 받고 편의점에 달려가 신나서 택배 뜯었다. 책을 꾸역꾸역 소아과까지 들고갔고 어린 식구들 수발에 치이며 앞부분 읽는다. 데버라 리비. 소설. 2016년작. 그 외에는 정보 없이 열었는데 이거 모녀서사인가 봐. 지독한 문장들.

“내가 살아온 스물다섯 해 중 스무 해는 어머니를 조사하고 관찰하는 나만의 연구 기간이었다. 아니, 아마 더 길 것이다. 네 살 때 어머니에게 두통이 뭐냐고 물었었다. 그녀는 머릿속에서 문이 쾅 닫히는 것 같은 거라고 말했다. 타인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으로 자란 나에게 그녀의 머리는 곧 내 머리였다. 언제나 아주 많은 문들이 쾅쾅 닫혔고, 나는 그 광경의 주요 목격자였다.“ 25

“스물다섯 살인 내가 어머니와 걸음을 맞추려 같이 절룩거리고 있다. 내 다리는 그녀의 다리다. 이게 우리가 찾아낸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명랑한 걸음이다. 걸음마를 막 시작한 어린아이와 어른이 함께 걷는 방법이고, 어른이 된 자식이 한쪽 팔을 부축 받아야 하는 늙은 부모와 함께 걷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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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23-10-13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넘 좋네뇨!! 저도 읽어볼래요 !!!
유수님이 지독하다고 말한 문장에 좋다고 열광한 저도 지독한 사람..???ㅋㅋㅋㅋㅋ

유수 2023-10-13 22:27   좋아요 2 | URL
데버라 리비.. 에세이가 두권 번역돼 나와있어요. 아직이시면 읽어보세요💛💙

2023-10-13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3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4 0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3-10-14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 아픈 문장들입니다...아직 다 물들지 않은 단풍 사진이 묘하게 아름답고 희망적이네요 토요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