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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 사회의 절대 권력과 이념에 대항하는 전투에 참전하여 여성의 독립자존을 위해 싸우는 페미니스트치고 명예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는 점

…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리치는 이제 부명에서 벗어나 독립적 여성주체가 되었고 유대인 아버지 아널드의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나 표피적이었는지 페미니스트 비평가의 입장에서 조목조목 지적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백인 중심적 기독교가 사실상 배제의 논리를 통해 WASP사회의 인종, 계급,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이념적 장치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아버지가 통찰하지 못했기에 역설적으로 매우 비논리적인 ‘백인 행세‘를 하고 살았던 점에 대해 깊은 도의적 분노감을 드러낸다. - P94
그리고 맨 마지막의 시행에서 그녀는 가부장적 사회의 절대 권력과 이념에 대항하는 전투에 참전하여 여성의 독립자존을 위해 싸우는 페미니스트치고 명예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 P75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 그녀가 반전운동과 유색인 인권운동에 참여하며 격변기 미국사회의 고통을 직접 체험했던 것은 그녀에게 귀중한 시적 자양분이 되어 주었던 것 같다. 그녀는 저급한 대중들의 취향에서 멀찍이 떨어져 순수예술을 지양하며 관념적세계를 추구했던 모더니스트 선배 시인들의 고고한 사변적 스타일에서 벗어나 보통 여자들의 삶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그들의 세상을 대변할수 있는 시적 스타일을 모색하고 실험하기 때문이다. 가령, 이 시기에 리치는 페미니즘을 단지 여자들만의 해방을 위한 사유의 틀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유색인과 성소수자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포함하는 여성적 존재의 해방을 위한 사유의 틀로서 활용하고 있었다. 여성억압의 역사는 결국여성적 존재를 억압한 미국의 백인남성 중심적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는 페미니스트 사유를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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