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도시 거대한 공원에서 아이 뒤에 태워 자전거 타고 호숫가를 돌아다녔다. 돌아오는 길 거기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아이랑 읽은 책들. <헤이즐~>은 예전에 인터넷에서 원서 표지 보고 뿅가서 나오면 꼭 봐야지 했었는데 벌써 한글 책이 나왔네. 생기넘치는 작은 마녀와 채도 높은 그림. 나무냄새, 흙냄새 물씬 나는 듯한 숲의 존재감. 아쉽게 다 못 보고 나와서 희망도서 신청했다.
<나의 사랑스러운 할머니> 아이가 빼왔는데 읽어주다 줄줄 눈물 흘리며 울었다. 그림책 보다 내가 우는 게 자주 있는 일이라 아이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넘어가는 편인데 그 장면에서 나오는 풍습을 처음 보게 된지라 같이 잠시 쉬게 됐다. 입에 들어오는 내 눈물 맛 보며 잠긴 목소리로 설명해주었다. b맛이 따로 없네 ㅋㅋ 아이에게 제대로 소개할 기회가 없었지만 나에게도 정말 사랑스러운 할머니가 있다. 언피씨한 할머니 치맛폭에서 그야말로 깨춤추며 자랐다. 언젠가 할머니에 대해 써보고 싶다.
<나의 작은 아빠> 작가 조합도 그렇고 안 살 수 없는. 그런데 다비드 칼리 돌봄하면서 그렇게 다작했단 말이야.. 얼마전에 데이비드 스몰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했지만 어떤 창작물은 그런 깊이, 정확히 말하면 따뜻함의 깊이를 품을 수 밖에 없나 보다. 나이젤 베인스의 <엄마, 가라앉지 마> 봤을 때 남성 작가들의 간병기가 더 나와주었으면 했던 것도 생각나고. 처음엔 갸우뚱했던 제목 <나의 작은 아빠>, 작은 나의 아빠보다 적절한 번역이구나 읽으면서 설득되었다. 더욱이 그림책이니까 말이다.